‘홍합짬뽕’ 드시려면 줄을 서시오. 줄을
참, 이 집 갈 때마다 이상하게 길거리에서 짬뽕을 먹었다. 물론 실내가 그리 넓은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갈 때마다 길거리에서 짬뽕을 먹어야 하는 것인지. 그래도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보다는 나은 편이지만.
화성 행궁에서 길을 건너 창룡문(화성 동문) 방향으로 조금 가다가 보면, 매향교 다리를 건너기 전에 착한 짜장집이 보인다. 이 집은 착한가격도 그렇지만 갖은 짬뽕이 다 있는 집이다. 전날 술이라도 과음을 했으면, 바로 이집으로 달려간다. 물론 속풀이에 좋은 홍합짬뽕을 한 그릇 먹기 위해서.
그릇이 넘치게 주는 홍합
이 집의 홍합짬뽕은 가격이 6,000원이다. 그 가격이 무엇이 착한 가격이냐고 하겠지만, 천만에 말씀이다. 홍합 가격으로만 따져도 그 정도는 충분하다. 큰 대접에 가득 내다주는 홍합짬뽕 안에는 해물과 홍합이 가득하다.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홍합. 그래서 이 집에는 점심시간이면 매일 줄을 서야만 한다.
홍합은 그날그날 들여오는 물 좋은 해물이다. 그것을 일일이 손질을 해 하나 가득 내오면 보기만 해도 침이 넘어간다. 한창이나 홍합을 까먹어야 겨우 밑에 면과 국물을 맛볼 수가 있다. 세상에 어찌 이런 짬뽕이 있을까 싶다. 짬뽕 안에 들어있는 홍합을 다 까면, 그 홍합이 한 대접에 되니 말이다.
"맛있게 생겼네요.”
10월 7일 화성문화제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그 전날 과음을 한 탓에 짬뽕 생각이 나서 찾아갔지만 역시 자리가 없다. 또 길가에 판을 펴고 앉았다. 20분 정도를 기다리니 짬뽕이 나온다. 한창 홍합을 까먹고 있는데, 지나가는 분이 발길을 멈춘다.
“그 짬뽕 얼마예요?”
“6,000원입니다”
“정말 맛있어 보이네요.”
“예, 정말 맛있습니다.”
한 대접 껍질을 까놓았는데도 짬뽕안에 홍합이 그득하다
그러면 무얼 하나 벌써 줄이 늘어나고 있는데. 시간이 바쁜 사람들은 아예 포기를 하고 지나간다. 이런 짬뽕 집이 어디에 또 있을까 싶다. 수원을 들리거든 화성박물관과 행궁을 구경하고 난후, 꼭 이집에 한 번 들려가기를 권한다.
문의/ (031) 255-5649
가격 / 홍합짬뽕 6,000원
빈대떡과 막걸리, 단 돈 2,000원으로 맛보는 행복
여주 장에 가면 꼭 들려야 할 집이 있다. 5일만에 서는 여주 5일장은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5일장 에서는 두 번째로 큰 장이다. 여주는 5일과 10일이 장날이다. 5일장은 어떤 것보다도 먹거리가 많다는 것이 즐거움이다. 장을 돌다가 보면 하루 종일 먹어도 먹을 것이 남는다고 한다. 그만큼 5일장은 풍성한 곳이다.
그래도 5일장은 생명력이 있어
대목이 되면 5일장은 온통 난리 법석이다. 아마도 제수 준비를 하느라 나온 사람들이다. 5일장은 아무래도 대형 장 보다도 30% 정도 싼 가격에 물건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몰려드는 것 같다. 여주장은 서울 등 각처에서 사람들이 몰려드는 것도, 그만큼 많은 물건과 좋은 것을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인 듯하다. 여주장에 나갈 때마다 뵙는 노점상 할머니는 오늘도 자리를 지키고 계시다.
매번 장에 나갈 때마다 뵙는 할머니다. 오늘도 빠지지 않고 장에 나오셨다. 이것저것 저렇게 챙겨서 나오시려면 힘도 드셨을 텐데. 사람들은 그래도 평소에 30% 정도의 장꾼들이 나온 5일장을 찾는다. 먼 길을 걸어서 나오셨다는 한 분은 '그래도 5일장이라 이렇게 장이 서지'라고 하신다. 끈질긴 5일장의 생명력이다. 비가 오고 날이 아무리 추워도, 5일장은 거르는 법이 없단다.
전 한 장에 1,000원이다.
2,000원의 행복, 빈대떡 한 장에 막걸리 한잔
5일장을 찾으면 가끔 들르는 집이 있다. 빈대떡도 있고, 돼지껍데기 볶음도 있다. 내가 이 집을 찾는 이유는 2,000원만 가지면 5일장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파전이나 메밀전 한 장에 단돈 1000원, 그리고 막걸리 한 잔에 1,000원이다. 2,000원만 가지면 허기도 면할 수 있고, 장 분위기를 혼자 다 느낄 수가 있다. 이렇게 싸게 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5일장이다.
"많이 파셨어요?"
"손님이 없어서 팔지도 못했어."
"그런데 빈대떡 한 장에 1000원 받고, 막걸리 한잔에 1000원 받아도 남는 것이 있나요"
"남기는 하겠지. 그런 것은 계산 안 해보았어."
"그렇게 싸게 파시는 이유가 있으세요?"
"어르신들 때문이지. 요즈음은 장에 나와도 재미가 없다고들 하시거든. 이렇게 빈대떡 한 장에 막걸리 한잔이면 속이 든든하시다는데. 그 어르신들 때문에 이것은 빠트릴 수가 없어. 이게 다 정이지."
양은 대접에 가득 떠 막걸리가 한 잔에 1,000원이다.
가족들과 함께 장에서 식당을 하시는 이종진옹(73세). 연세가 적지 않으신 분이 꼭 '어르신들'이라고 하신다. 평소에는 식당을 하시지만, 장날이 되면 식당 앞에 난전을 펴시고, 천 원짜리 빈대떡과 천 원짜리 막걸리를 파신다. 2000원의 행복을 파시는 셈이다. 늘 해오시던 것이라 오늘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혹 한 분이라도 장에 나오셨다면 막걸리 한잔 드시러 오셨는데, 드실 수가 없으면 서운하실까봐 오늘도 난장을 펴셨단다.
5일장의 훈훈한 인정이요, 끈질긴 생명력이다. 5일장 안에는 오늘따라 장사치들의 고함소리가 더욱 크게 들린다. '하나라도 팔고 들어가야지'라는 생선가게 아저씨의 외침소리다.
사골 국물에 우린 우거지감자탕, 말을 못 하겠네
수원시 팔달구 자동하면 사람들은 먼저 ‘순대타운’을 생각한다. 그만큼 해가 지고나면 순대타운 안에는 빈자리 찾기가 수월하지가 않다. 그렇다고 지동시장 인근에 꼭 순대타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조금만 길을 벗어나면 나름대로 꽤 괜찮은 먹거리가 있는 곳이 바로 지동이기 때문이다.
원래 ‘장사가 장사를 만드는 법’이라고 했던가? 지동 순대타운을 나서 화성 성벽 밑으로 난 차도를 걷다보면 우측에 ‘쩡근이네 감자탕’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이곳에 문을 연지는 오래 되지 않았지만, 벌써 10년 째 감자탕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 집은 감자탕 중(中)을 시키면 15,000원이다.
이 집은 감자탕 중(中)을 시키면 15,000원이다. 밑반찬도 집에서 먹는 반찬처럼 깔금하다.
우거지 감자탕의 백미
중자 하나만 시켜도 3 ~ 4명은 충분히 먹을 만한 양이다. 이 집이 마음에 드는 것은 깔끔하게 내주는 밑반찬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냄비에 가득 담아 주는 우거지 감자탕을 보는 순간, 군침이 절로 흐른다. 사골 국물을 5 ~ 6시간으로 고아서 만든다는 감자탕의 국물은 정말 진한 맛을 낸다.
수원시 팔달구 지동 306 ~ 6에 소재하는 쩡근이 감자탕 집의 주인인 안정숙(여, 61세)은 수원에서는 손맛 있기로 소문난 분이라고 한다. 그래서인가 이 집은 연세가 드신 분들이 단체로 예약을 하고 감자탕을 드시러 온다. 감자탕을 단체로 드시러 오신 어르신들은, 그동안 감자탕 집을 하다가 잠시 쉬었지만 손맛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하신다.
중자 하나만 시켜도 3 ~ 4명은 충분히 먹을 만한 양이다. 우거지와 뼈에 붙은 살을 함께 먹으라고 권유를 하신다. 국물도 잊지 말고 먹으란다. 그 안에 영원이 다 들어있다고.
“그저 내 가족을 대하듯 하는 정성이 제일이죠.”
여기저기 다니면서 감자탕을 꽤 먹어보았다. 이 인사가 워낙 좀 고급스런 칼질을 하는 음식보다는, 장거리에서 파는 탕을 더 좋아하는 탓이기도 하다. 그러다가 보니 이런 감자탕 집이 보이면 그냥 지나치지를 못한다. 우선 들어가서 한 그릇 먹어야 직성이 풀리기 때문이다.
“이렇게 국물을 진하게 내는 비결이 따로 있나요?”
“비결이 따로 있겠어요. 정성이죠.”
“정상이라뇨?”
“모든 손님들이 내 가족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음식 하나라도 함부로 할 수가 없잖아요. 그런 정성 하나만 있어도, 음식 맛은 저절로 나게 되어있어요”
두 사람이 배부르게 먹었는데도, 냄비 안에 가득 남아있다. 뼈도 딴 집에 비해 엄청 많이 들어있어서 먹을 것이 많다.
하긴 그렇다. 가족에게 맛없는 음식을 만들어 먹이려고 하는 주부는 없을 테니까 말이다. 지나가다 보면 가끔 어르신들이 단체로 찾아와 감자탕을 드시는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한 마디로 10년 단골이라고 하신다. 물론 식당에 따라서는 대물림 단골이나, 30년 단골들도 많이 있다. 하지만 이 집은 이제 장사를 한지가 10년이라고 하니, 10년 단골이면 꽉 찬 셈이다.
쩡근이네 우거지 감자탕은 양도 후한 편이다. 딴 곳에서는 20,000원짜리를 시켜놓아도, 둘이 먹다가 보면 조금 부족한 듯하다. 하지만 이집은 다르다. 배부르게 먹었는데, 냄비 안에 가득 남아있다. 이 감자탕집 주인 마나님의 손이 워낙 큰 탓이다. 손 큰 것이야 처음 감자탕을 내올 때부터 이미 알아차렸지만 말이다.
음식 한 그릇에 정까지 가득 담아내는 감자탕 집. 참 사는 곳 주변에 이런 먹거리 집이 많다는 것도 행복이다. 감자탕 집을 나오면서 생각을 해본다. 이렇게 후한 손으로 장사를 하시면, 무엇으로 이문을 남기실까 하고 말이다.
상호 / 쩡근이네 감자탕
주소 / 수원시 팔달구 지동 306-6
전화 / (031) 243 - 6114
가격 / 감자탕 중 15,000원
(길 찾기)
불황도 안타는 이집, 주모의 손맛에 있었구먼.
요즈음 수원은 여기저기 정말 볼 것이 많다. 길거리마다 벌어지는 작은 공연들이 사람들의 발길을 붙들고는 한다. 9월 22일 지동교 위에서는 영동시장에서 펼치는 공연 한 마당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오후의 길거리 공연을 즐긴다. 화성박물관에서는 풍물패 꼭두의 공연도 이루어진다고 하여 자리를 옮겼다.
그런데 화성박물관을 가던 중 수원천변에 자리를 한 소머리국밥 집 앞에 ‘전어회’, ‘전어구이’를 한다고 현수막이 걸려있다. 지금은 전어가 제철이다. ‘전어 굽는 냄새에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왕 옮긴 발걸음이니 전어회라도 한 접시 먹자고 안으로 들어갔다.
밑반찬을 보니 사람 끓겠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이 집은 불황을 타지 않는다고 한다. 요즈음 가는 곳마다 장사가 안된다고 하는데, 이 집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는 것이다. 전어회를 먹겠다고 주문을 하고나니 반찬이 나온다. 그런데 이 집 밑반찬이 딴 집과는 다르다. 주인이 직접 반찬을 만든다고 하는데, 전어회를 먹겠다고 했는데, 밑반찬이 마치 밥을 먹을 때 반찬을 방불케 한다.
깻잎에 전어회를 싸서 밑반찬을 골고루 얹어 먹어보라는 것이다. 시키는 대로 해보았다. 입안에 감칠맛이 돈다. 나름대로 이 집은 전어회를 맛있게 먹는 방법을 연구했는가 보다. 전어회 한 접시에 15,000원이란다. 가격도 그런대로 괜찮은 법이다. 전어구이 한 접시를 더 시켰다. 10,000원이란다.
그런데 전어구이를 시키니 딴 반찬이 한 가지 더 나온다. 고추무침을 주는 것이다. 전어의 맛과 이 고추무침이 더해지자 매운 맛이 가시면서 독특한 향이 입안에 가득찬다. 갑자기 이 집 음식이 궁금해진다.
“막걸리에는 부추전이 제 맛입니다.”
막걸리 한 잔과 함께 먹는 전어회와 구이. 그런데 이 집 주모(난 주인이기 보다는 주모라고 부르는 것을 좋아한다.) 장사를 할 줄 안다. 막걸리 안주에는 부추전 만한 것이 없다고 한다. 부추로 만드는 음식도 다양하다. 부추전에 부추김치는 물론이고, 부추잡채나 부추짠지를 만들어 먹거나 오이소박이의 속으로 넣어 먹기도 한다.
부추는 특이한 냄새가 나고 매운 맛이 도는 씨는 ‘구자’라 하여 한방에서 비뇨기성 질환과 건위에 쓰며, 또 ‘기양초’라 하여 강장제나 강정제로도 사용한다. 그만큼 부추는 남자들에게 좋다. 부추전 한 장에 5,000원이란다. 시간을 보니 공연관람도 틀렸다. 이왕이면 이 집 음식을 한 번 먹어보자고 생각한다.
부추전을 시켰다. 그런데 부추전이 나왔는데, 이 부추전 한 장이 또 사람을 놀라게 한다. 딴 곳에서 먹던 부추전으로 생각했는데, 이 집은 그렇지가 않다. 일부러 먹기 좋게 부추를 썰어 부쳤다고 하는데, 색부터가 전혀 다르다. 부추전을 먹을 때는 양념장이 다르다며 또 다른 장을 내어준다. 음식 한 번 제대로 할 줄 아는 집이다.
주모의 노력이 불황을 이겨
수원시 팔달구 남수동 71 -1 에 소재한 ‘소머리국밥’집. 주모 김정희(여, 55세)는 나이에 걸맞지 않은 미모를 자랑하고 있다. 거기다가 음식 맛까지 이렇게 구색을 맞출 줄 안다. 가격도 딴 곳에 비해 싼 편이다. 그러니 사람들의 발길이 그치지 않을 수밖에. 이곳에서 장사를 시작한지 5년 정도가 되었다고 하는데, 가게 안은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인다.
“우리 집은 막일을 하시는 분들이 많이 오세요. 그 분들에게 정성껏 음식을 만들어 드려야 기운들을 차리죠. 그래서 반찬 하나라도 직접 신경을 써서 내어드리고는 해요. 요즈음 장사가 안된다고 말씀들을 하시는데, 저희 집은 전혀 불황을 타지 않아요. 아마도 정성을 드린 음식 때문인 듯합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 집 주모의 음식솜씨가 제대로이기 때문인 듯하다. 누구나 이런 음식을 먹어보면 또 다시 들릴 것만 같다. 역시 음식은 주모의 손맛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먹거리 집의 기본인 듯하다. (문의전화 (031) 253 - 6363)
잔치국수 2,000원, 칼국수 3,000원. 이래도 되나?
팔달문 앞 수원천을 건너서면 세 곳의 재래시장이 나란히 있다. 큰 시장 같으면 모두 하나의 시장의 넓이 밖에는 안되겠지만, 이곳은 들어가는 골목마다 이름이 다르다. 우선 다리를 건너게 되면 만나는 시장이 순대타운으로 유령한 지동시장이다. 그리고 그 좌편으로는 미나리광시장이 있고, 그 옆으로는 다시 못골시장이 있다.
나란히 서 있는 이 세 곳의 시장은 나름대로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그 중 ‘지동(池洞)’의 우리말인 ‘못골’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시장 안으로 들어가면, 그저 시골마을 어디서나 볼수 있는 장거리가 길게 형성이 되어있다. 나에게는 팔달문 앞에 있는 10여 개의 시장 중에서 가장 편안하게 돌아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이 못골시장이기도 하다.
골목시장에 또 골목에 있는 집
못골시장을 돌다가 보면, 중간쯤 되는 곳 골목 안에 사람들이 드나드는 집이 보인다. 앞에는 커다란 현수막이 하나 걸려있다. 잔치국수는 2,000원이고 손칼국수는 3,000원이란다. 불과 한 시간 전에 점심을 먹었지만 왠지 눈이 번쩍 뜨인다. 정말 착한 가격이다. 그런데 ‘싼게 비지떡’이라는데 맛이 괜찮을까 모르겠다.
수원시 팔달구 수원천로 258번길 10-13에 소재한 ‘통큰 칼국수’ 집이다. 우선은 안으로 들어갔다 몇 분의 손님들이 시간 지난 점심이라도 드시는가 보다. 안은 말끔하게 정리가 되어있다. 잔치국수 두 그릇을 시켰다. 그런데 주문이 끝나기도 전에 국수를 갖다 준다. 김치는 셀프란다.
주문을 하면 그 자리에서 직접 해주는 손칼국수
국수 맛이 깔끔하다. 불과 한 시간 전에 점심을 먹었지만, 그래도 맛이 있는 것을 보면 이 집 그저 담백한 잔치국수 맛이 제대로 라는 생각이 든다. 국수를 먹고 있는데 누가 와서 칼국수를 시킨다. 시간이 걸린다고 조금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유는 주문을 하면 그때서애 밀가루를 직접 밀어 칼국수를 하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이 집도 ‘착한가격업소’이다. 요즘 수원에는 이런 착한가격 업소가 가는 곳마다 있어,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사람들도 음식을 즐길 수가 있다. 주인장의 밀가루를 반죽하고 칼질을 해대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이런 광경을 보고는 그저 지나치지 못하는 것이 우리가 아닌가? 바쁘게 조리를 하는데도 말을 붙여본다.
“이곳에서 국수 장사 하신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딴 곳에서 하다가 이곳에서 시작한지는 6개월 정도 되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싸게 팔아도 남는 것이 있나요?”
그 질문에 대답이 시원하다.
“손님들이 많이만 찾아오셔서 많이 팔아주시면 남는 게 있죠. 주변 분들한테 홍보 좀 많이 해주세요. 저희는 정말 맛있고 깨끗하게 손님들께 대접을 합니다.”
어딜 보나 깨끗하다는 것도 인정을 한다. 그리고 맛이 있다는 것도 인정을 한다. 그런데 이 주인장 ‘파는 것이 아니고, 대접을 한다.’고 말을 한다. 그 말 한 마디가 기분 좋게 만든다. 맞는 말이다. 요즈음은 손님은 다 돈으로 보이는 세상이다. 그런 세상에 손님들을 대접한다는 이 말이 정말 상도의를 아는 말이다. 2,000원으로 누리는 행복, 수원에 들릴 기회가 있으면 꼭 한 번 이집을 찾아가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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