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 물향기 수목원과 고인돌 공원을 들려보자

 

수원시는 지난 326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수원시민, 수목원을 만들다를 주제로 제8참시민 토론회를 열고, 수원 수목원 조성을 위한 시민 의견을 들었다. 수원시에 처음으로 만들어지는 수원수목원은 천천동 일월공원 내에 축구장 14개 넓이인 101500규모로 조성된다. 2020년 공사를 시작해 2022년 개방을 목표로 한다

 

염태영 수원시장이 진행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다른 수목원과 차별화된 독창적인 수목원을 만들기 위한 시민 의견을 나눴다. 시민, 공원 전문가, 시의원, 시 관계자 등이 참여해 의견을 공유하고, 조성 방법을 모색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수목원 조성에 필요한 부분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시민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면서 수목원의 본래 기능을 살리면서도, 다른 곳과 차별화되는 수원만의 특징을 살린 수목원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수목원이란 공원이나 유원지와는 다르다. 수목원은 다양한 식물 유전자원을 수집, 증식, 보존, 관리, 전시를 하는 곳을 말한다, 더불어 그 자원화를 위한 학술적, 산업적 연구를 위한 시설이다. 꽃소식이 들리는 봄에 인근에 있는 수목원을 찾아 힐링을 즐길 수 있다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오산시 청학로 211(수청동) 일원에는 약 10만 평 규모로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조성한 경기도 물향기 수목원이 자리하고 있다. 수청동(水淸洞)은 예로부터 맑은 물이 흐르는 곳이라 하여 붙여진 명칭이다. 이곳에 경기도에서 <물과 나무와 인간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물을 좋아하는 식물과 관련된 습지생태원, 수생식물원, 호습성식물원 등의 주제원을 위주로 하여, 19개의 주제원으로 조성한 수목원을 마련했다. 이곳에는 현재 1,700여 종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다.

 

 

봄날 찾아가면 즐거운 사람들도 만나

 

물향기 수목원은 개인 일반은 입장료가 1,500(단체 1,000), 청소년과 군인은 1,000(단체 700), 어린이 700(단체 500)이다. 나이가 드신 연장자들은 경로우대를 받기 때문에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단 자신의 신분증을 제시하여야 한다.

 

물향기 수목원은 11, 설날, 매주 월요일은 휴원 일이다. 다만 월요일이 공휴일이거나 연휴와 겹치는 경우에는, 다음 평일에 휴원한다. 관람시간은 31~531, 91~ 1031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하절기인 61~ 831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동절기인 111~ 228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다.

 

오산 물향기 수목원을 찾아가 정문을 지나 천천히 수목원 안으로 걸음을 옮긴다. 울창한 숲에서 나오는 신선한 바람이 땀을 식혀준다. 지난해 이곳을 찾아갔을 때는 뜨거운 날이라서 인가 이마에서 흐르는 땀을 주체할 수 없었다. 저만큼 아이들이 선생님 뒤를 따라 오면서 하나, 구령을 따라한다. 그 모습만으로도 조금은 더위를 잊을 것 같다.

 

 

다양한 식물 구경에 시간 가는 줄 몰라

 

천천히 길을 걸으며 주변 나무들을 구경한다. 각종 꽃이며 하늘 닿게 나무들이 여기저기 자라는 모습이 원시림이 따로 없다는 느낌이다. 발아래 밟히는 길들마다 감촉이 다르다. 어디는 흙길, 어디는 나무 조각들로 조성한 길, 또 어디는 목책으로 길을 만들었다. 길과 나무, 그리고 사람이 하나로 어우러질 수 있는 물향기 수목원. 이런 곳이 우리 고장 가까이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즐거움이다.

 

숲속 빈 나무탁상들엔 사람이 없다. 수목원 숲 속으로 들어오면 시원하지만, 이렇게 더운 날 이곳까지 찾아온다는 것이 버거웠던 것일까? 길을 따라 걸으면서 습지생태원을 향한다. 습지 옆 커다란 버드나무 그늘아래 잠시 발을 멈춘다. 바람에 흔들리는 버드나무 가지를 보면서 조금이나마 더위를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터널처럼 조성된 넝쿨식물이 자라나고 있는 만경원부터, 미로원, 토피어라원, 향토예술의나무원, 수생식물원, 단풍나무원, 중부지역자생원, 관상조류원, 기능성식물원, 물방울온실, 습지생태원, 무궁화원, 한국의 소나무원, 곤충생태원, 호습성식물원, 유실수원, 물향기산림전시관, 분재원, 난대. 양치식물원 등이 마련되어 있는 물향기 수목원. 어찌 이처럼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는 곳을 자랑하지 않을 것인가?

 

이곳을 들릴 때마다 괜히 마음이 우쭐해지는 것도, 알고 보면 이렇게 좋은 식물원이 이 고장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물원을 한 바퀴 돌아보고 난 뒤, 뙤약볕 아래서 점차 붉은 색을 띠워가고 있는 단풍나무를 본다. 올 가을이 깊었을 때 이곳 수목원을 찾아와, 물든 단풍을 바라보며 한껏 가을에 젖어보아야겠다.

 

 

오산은 이미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살고 있었다.

 

고인돌 공원. 오산시 금암동 산 53번지 일대에 조상한 고인돌 공원은 단순한 공원이 아니다. ‘오산 금암리 지석묘군인 이곳 일대는, 이미 선사시대부터 인근에 사람들이 모여 살던 취락이 존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금암리 지석묘군 인근에는 고층 아파트들이 줄을 지어 서 있다. 그 한편 야산을 끼고 조성된 고인돌 공원이다.

 

이곳을 고인돌 공원이라고 명칭을 붙여 사람들이 우리 선사유적과 함께 힐링의 공간으로 삼고 있지만, 엄밀히 따지면 이곳은 선사유적지이다. 공원이기 보다는 사적 등으로 지정을 했어야 마땅한 곳이다. 하지만 주변 아파트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이곳에서 건강과 여가를 즐길 수 있다고 하면, 그 또한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찾아와 높지 않은 산을 돌아보면서 마음껏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고, 거기다가 옛날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곳. 더구나 우리나라 고인돌에 대한 자세한 설명까지 곁들여 있어 이곳에서 문화재 사랑과 우리 옛 풍속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이곳처럼 자랑할 만한 곳은 그리 많지가 않다는 생각이다.

 

 

개석식 고인돌 9기가 널린 곳

 

고인돌 공원에는 현재 개석식 고인돌 9기가 소재하고 있다. 하지만 주변을 돌아보면 고인돌 형태로 보이는 돌들이 있어, 앞으로 더 정밀발굴이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경기도 기념물 제112호로 지정되어 있는 이 금암리 지석묘군은 전형적인 바둑판식 고인돌이다.

 

청동기시대의 대표적인 무덤의 형태인 고인돌은 좌우에 길고 넓은 받침돌을 세우고 앞뒤로 조금 좁은 받침돌을 세운 후 그 위에 평평한 덮개돌을 얹는 탁자식과, 땅 속에 돌방을 만들고 작은 받침돌을 세운 후 그 위에 덮개돌을 올린 바둑판식이 있다. 오산시 금암동에 위치한 9기의 고인돌은 바둑판식 고인돌이다. 땅 위로는 커다란 바위만 노출이 되어있어 흔히 개석식 고인돌이라 부른다.

 

금암리 고인돌의 형태를 보면, 덮개돌은 땅 위에 드러나 있지만 하부구조는 흙속에 묻혀 있어 형태이다. 그렇기에 그 아랫부분은 자세하게 알 수 없다. 금암리 고인돌 가운데 규모가 큰 것은 덮개돌의 길이가 6m 정도이다. 이곳에 있는 고인돌 중 제2호 고인돌의 덮개돌의 윗면에 성혈이 있다고 한다.

 

금암동 고인돌 공원을 찾았다. 하늘엔 뭉게구름이 덮여있는데, 공원 안에는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아마 근처 어디 유아원에서 바람을 쐬러 온 모양이다. 고인돌 공원 안쪽에 커다란 할아버지 바위와 할머니 바위가 나란히 서 있고, 그 뒤편에 몇 기의 개석식 고인돌이 보인다.

 

숲길 가에도 지석묘와 같은 돌 한 기가 놓여있다. 근처에 표지판이 없는 것으로 보아 아직 확인이 된 것은 아닌 듯하다. 산길을 걷다가 숲속에 놓인 쉼터 안에 다리를 뻗는다. 초가을 오전 하늘이 유난히 푸르다. 도심 인근에 아파트촌과 학교, 그리고 숲에 쌓인 고인돌 공원. 어찌 이 좋은 곳을 돌아보지 않을 수 있을까?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 717에 소재한 안산어촌민속박물관. 앞으로는 서해가 펼쳐 있고 탄도가 자리하고 있어 주말이며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는 곳이다. 이곳에 소재하고 있는 안산어촌민속박물관은 안산시가 경기도 어촌관광종합개발사업과 연계하여 2006311일 개관하였다. 안산어촌민속박물관은 2007216일 제1종 전문박물관으로 등록되었으며, 2008122안산어촌민속박물관으로 명칭을 변경하였다.

 

안산어촌민속박물관은 안산 어촌 지역의 점차 사라져 가는 전통 민속과 어업 문화를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서 마련하였다. 총 면적 7,500, 건물은 2,569.46의 지상 2층으로 이루어져 있는 어촌민속박물관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을 할 수 있으며, 매주 월요일과 매년 신정·설날·추석에는 휴관한다. 앞으로는 탄도항이 자리하고 있고 주변으로는 회 센터 등이 널려있어 가족들이 관람하기 좋은 곳이다.

 

민속박물관 앞으로는 탄도가 바라다 보인다. 이곳 주차 공간 한편으로는 가족들이 찾아와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언제라도 찾아가면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시간적 여유를 갖고 찾아간다면 서해의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연중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어촌민속을 돌아볼 수 있는 어촌민속박물관

 

안산어촌민속박물관은 안산 지역의 어촌민속 문화 자료를 수집·보존, 전시하고 있는 어촌전문 박물관이다. 전시실을 돌아보면 안산시 선감동 일대의 역사와 생태 환경, 어업 문화, 어촌의 민속을 주제로 한 3개의 상설전시실과 어린이상설체험전시실로 구성되어 있다. 입구를 들어서면 서해어종과·열대어종을 2개의 대형 수족관을 통해 만나볼 수 있으며, 이 밖에 3D입체영상실과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2층으로 올라가면 해양·공룡·민속·역사와 관련한 다양한 도서 자료가 비치되어 있다.

 

안산어촌민속박물관의 전시실에는 안산시의 역사와 생태 환경을 주제로 한 안산시 해양 유적 관련 유물과 대부도 인근 지역의 패총, 해양 방어 유적 등에서 발굴된 유물들을 통해 선사시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문화의 변천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공룡 집단의 서식처였던 시화호의 생태 환경 및 서해안의 물때에 대한 정보를 알아볼 수 있다.

 

2전시실에는 어업 문화를 주제로 한 갯벌을 둘러싼 어촌의 삶과 어업에 관해 전시되어 있다. 세계 5대 갯벌 가운데 하나인 서해안 갯벌의 특징을 살펴보고, 갯벌 생태계를 구성하는 갯벌 생물들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있다. 또한 갯벌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어민들의 모습과 다양한 어업 문화를 만나볼 수 있다.

 

 

3전시실은 안산의 어촌 민속을 재현한 공간으로, 바다와 함께한 어민의 삶의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바다라는 자연을 상대하는 어민들이 살아갈 수 있는 어촌의 주거문화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 또한 그 당시의 어민들의 삶을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의 학습에도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3전시실을 나서면 작가의 작품을 전시해 놓은 공간이 있으며(이 공간은 변형이 있을 수 있다) 어린이상설체험전시실은 서해안의 생태 환경과 어업 문화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게 구성하여 직접 만지고 체험할 수 있는 교육의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안산어촌민속박물관은 기획전과 특별전을 개최하며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다채로운 체험학습이 운영되고 있다.

  1. 모피우스 2020.03.23 13:47 신고

    한 동안 블로그 소홀리했다가 다시 찾아 왔습니다.

    구독하고 갑니다. 앞으로 자주 놀러오겠습니다.

 

사람들이 수원을 자랑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바로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이다. 그리고 수원을 여행할 때 어디가 좋은가를 물으면 광교호수공원이나 화장실 문화공원인 해우재, 또는 물을 따라 걸을 수 있는 만석공원이나 일월저수자, 낙조가 유명한 서호저수지 등을 꼽을 것이다.

 

하지만 수원에는 그렇게 유명하지 않은 곳이라고 해도 이 가을에 뚜벅이 걸음으로 걸을 만 한 곳이 있다. 바로 팔색(八色)길이다. 팔색길은 여덟 가지로 구분했는데 그 첫째는 모수길이다. 1색 모수길은 수원시민과 함께하는 도심 속의 길이다. 수원천을 따라 거니는 모수길은 물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는 길이다. 2지게길은 광교저수지 수변길로, 아름다운 풍광을 관람하며 걸을 수 있는 길이다.

 

 

3매실길은 자연하천과 숲의 정취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생태길이며, 4여우길은 광교저수지와 원천저수지(광교 호수공원)를 연결하는 녹음이 짙은 숲길이다. 5도란길은 영통 신시가지 메타세콰이어길을 연결한 녹음이 우거진 가로수길을 말한다.

 

6수원둘레길은 수원시와 인접한 타 지역과 경계가 되는 길로 녹음이 짙은 길이며, 7효행길은 정조대왕이 부친 사도세자의 능침인 현릉원을 참배할 때 왕래하던 길을 말한다. 끝으로 8화성성곽길은 수원 화성을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는 역사와 사색의 길이다.

 

 

이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여우길

 

28일 오후, 수원 봉녕사 일주문을 바라보고 좌측으로 난 숲길로 접어든다. 여우길이다. 그 길을 따라가면 마치 시골길을 걷는 기분이 든다. 혼자 조용히 사색하며 걷기 좋은 이 길은, 가끔은 혼자이기 때문에 주변을 돌아보아야 할 때도 있다. 혼자 걸으면서 , 여우라도 나타나지 않을까?’하는 걱정을 하기도 한다. 그만큼 숲이 울창한 길이다. 이 길은 광교공원에서 광교저수지를 잇는 5.5km의 길을 말한다.

 

가끔 바람이 서늘할 때면 이 길을 혼자 걷고는 한다. 이 길이 좋은 것은 가을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 외에도 숲길을 걷다보면 쉼터와 화장실, 볼거리가 있어 즐거운 길이다. 여우길은 생태통로를 따라 조성된 길로 정비가 잘되어있고, 숲이 우거져 한 여름에도 걷기 좋은 길이다. 중간에는 공원 등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인근 주민들이 즐겨 걷고는 한다. 봉녕사에서 생태통로를 이용해 여우골 숲길, 원천배수지 등을 지나면 광교호수공원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연결되어 있다.

 

광교신도시는 개발사업의 주체가 경기도지사, 수원시장, 용인시장, 경기도시공사사장 등이다. 20046월에 지구지정, 200512월 개발계획 수립, 20076월 실시계획 수립, 200711월에 착공하였으며, 201112월에 1차 준공을 마쳤다. 광교신도시에는 광교산을 비롯하여, 광교중앙공원, 광교역사공원, 광교호수공원, 안효공원, 혜령공원, 사색공원, 연암공원, 다산공원 등이 있으며, 수원박물관과 광교역사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이 광교신도시 주변을 한 바퀴 도는 생태통로가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즐겨 걷는 명소가 되었다. 그 생태통로를 팔색길 중 4색길인 여우길로 명명했다.

 

 

자연과 인간이 만나는 곳 여우길

 

이 생태통로는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길이다. 이곳에는 모두 10개의 끊어진 구간을 잇는 에코브리지가 있다. 도로 위를 잇는 이 에코브리지에는 숲을 조성해, 동물이나 사람들이 이곳이 끊어진 구간이 아닌 자연스런 숲처럼 마음놓고 즐길 수 있도록 조성했다. 이와 같이 에코브리지와 공원 등이 자리하고 있는 광교신도시의 녹지율은 전국 신도시 중 최고수치인 41.7%나 된다.

 

10개소의 다리는 저마다 이름이 있다. 반딧불이다리, 나비잠자리다리, 소나무다리, 갈참나무다리, 풍뎅이다리, 여담교, 하늘소다리, 무지개다리, 꽃더미다리, 새터다리 등이다. 다리마다 이름이 다르듯 그 분위기도 다르다. 그래서 이 길을 많은 사람들이 즐겨 걷는다. 봉녕사에서 나비잠자리다리를 지나가는 길이 바로 여우길이다.

 

이곳은 인위적으로 조성한 에코브리지와 자연적으로 조성되어 있던 숲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광교공원에서 출발을 해 다시 광교 공원으로 돌아오는 길은 10km를 조금 넘는다. 그 길에는 두 곳의 저수지를 연결하는 광교호수공원과 10곳의 에코브리지가 있다. 그리고 그 끝에는 광교저수지의 목책길과 수변길, 그리고 광교산으로 연결이 되는 아름다운 길이다.

 

 

시인들의 시를 즐길 수 있는 길도 있어

 

이 길에 시인들의 시 숲길이 있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만치 않다. 왜냐하면 이 생태통로에는 워낙 소로가 여기저기 나 있고. 그 시 숲길은 한편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생태통로를 이어서 걷는 사람들은 이 시 숲길로 들어서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이런 좋은 길이 있다는 것을 잘 모르고 있다.

 

나 역시 이 생태통로를 몇 번이고 걸었지만 이런 시 숲길이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다. 그저 흙을 밟으면서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는 길, 그 곳에는 조지훈을 비롯하여 김현승, 서정주, 박목월, 김영랑, 김소월 등의 대표적인 시를 만날 수 있다. 욕심 같아서는 지금 수원의 시인들의 시도 쉴 수 있는 공간에 마련해 이곳이 정말 시 동산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을 초입에 걷는 팔색길 중 4색길인 여우길. 꼭 여우길이 아니라도 좋다. 수원의 팔색길을 돌아보면서 이 가을을 만끽할 수 있다면, 사람들은 수원의 또 다른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단풍이 아름답게 물들 때 이 길을 다시 한 번 걸어야겠다.

 

처서에는 길을 걸으며 재충전 시간 가져야 할 때

 

어정 칠월 동동 팔월이라는 말이 있다. 무더운 여름철에는 뙤약볕에서 농작물이 익어가기 때문에 농촌에서는 크게 바쁜 일이 없다. 하지만 8월이 되면 다르다. 음력으로 7월에 해당하는 처서가 지나면 사람들은 바빠진다. 농작물의 수확을 본격적으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어정 칠월 동동 팔월이라는 말까지 생겼을까? 23일은 가을의 두 번째 절기인 처서(處暑)이다.

 

처서가 되면 여름의 무더위도 한 풀 기세가 꺾인다. 무더위가 가시고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한 가을날씨가 된다. 아무리 한낮의 기온이 30도에 가깝다고 해도 7월 복중(伏中)의 따가운 햇볕과는 다르다. 처서가 지나면 따가운 햇볕이 누그러져 풀이 더 자라지 않기 때문에 논두렁이나 산소의 풀을 깎아 벌초를 한다.

 

처서가 되면 선선한 바람이 불다. 이 때는 포쇄(曝曬)’를 한다. 포쇄란 여름 동안 장마에 젖은 옷이나 책을 햇볕에 말리는 일이다. 이 무렵에는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라는 속담이 있다. 여름동안 극성을 피우던 파리와 모기의 성화도 사라져가는 무렵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나들이를 즐기기에 딱 좋은 계절이다.

 

 

가장 바빠지는 농촌의 절기는 8월이다.

 

처서가 지나면 사람들은 백중의 호미씻이를 끝낸다. 호미씻이란 봄철부터 여름 내내 농사일에 필요한 호미를 잘 씻어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걸어두는 의식이다. 우리 농촌에서는 호미는 가장 많이 사용하는 농기구 중 하나이다. 호미를 잘 간수해야 다음해에 농사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호미씻이 의식도 거행한다.

 

그야말로 어정칠월 동동팔월이 지나 농작물의 수확을 마치면 팔월한가위에 조상들에게 새로운 곡식과 과실로 차례를 지낸 후 농촌은 한가한 한때를 맞이하게 된다. 처서에 비가 오면 십리에 천석 감한다.’고 하여 곡식이 흉작을 면치 못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가을수확을 해야 하는 농작물이 비로 인해 수확을 못하게 되면 농사를 망치기 때문이다.

 

음력팔월을 동동팔월또는 건들팔월이라고 한다. 동동팔월은 수확을 하기 때문에 부지깽이도 뛴다는 속담이 있다. 그만큼 바쁜 절기가 바로 팔월이다. 처서 때가 되면 첫가을에 선들선들 부는 바람이 있다. 이를 건들바람이라 한다. 건들팔월은 음력팔월이 바쁜 수확일로 인해 건들바람처럼 빠르게 지나간다는 뜻이다. 그만큼 바쁜 계절이 바로 팔월이다.

 

 

처서가 되면 가까운 곳을 찾아 재충전하는 날로 잡아

 

난 매년 처서 때가 되면 가까운 곳을 찾아가 길을 걸으면서 재충전하는 시간을 갖는다. 여름 복중에 지친 심신을 달래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부터 다시 열심을 내기위해 재충전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2017년에는 인천시 영흥도를 찾아가 바닷가 목책길과 소사나무 길을 걸었으며, 지난해는 광교저수지 산책로를 걸었다.

 

올해는 8월이 되면 아름답게 연꽃이 피는 곳을 찾아보기로 마음먹고 가까운 화성시 정남면 보통리에 소재한 보통저수지를 찾아갔다. 23일 오후, 30여분의 시간이 걸려 찾아간 보통저수지는 화성시에서 저수지를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는 목책산책로를 조성했다. 그렇게 조성한 보통저수지 인근에는 카페들과 식당들이 몰려 사람들이 즐겨찾는 곳이기도 하다.

 

한 카페에 들려 차를 한 잔 마신 후 보통저수지 산책로로 접어들었다. 그리 크지 않은 저수지지만 가득 핀 연꽃이 반긴다. 천천히 산책로를 걸어본다. 7월 북중이라면 조금만 걸어도 땀이 비 오듯 흐를 텐데 바람까지 불어 산책로를 걸어도 여름 복중 같지가 않다. 더구나 저수지에 가득 핀 연꽃이 걷는 발길을 따라 함께 걷는 듯하다.

 

 

그저 바쁠 것이 없다. 천천히 걸으면서 주변 경치를 만끽한다. 푸른 하늘도 높다. 아침에 꽃을 피우는 연꽃이기에 한 낮이라 꽃잎은 만개하지 않았지만 무수한 각양각색의 꽃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이렇게 아름다운 꽃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처서 무렵에 길을 나서면 가급적이면 연꽃이 피어있는 곳을 찾아간다.

 

어정 칠월 동동 팔월이라는 처서를 맞이하여 나름대로 한 여름 무더위를 잘 이겨내고 또 다음 절기를 맞이하면서, 늘 보아오던 길과는 또 다른 길을 걸으며 심신을 재충전한다. 이제부터 가을절기를 지나 겨울절기로 접어들 때 또 한 절기를 이겨낼 수 있도록 말이다.

 

오르막 산길에 웬 아낙네가 비를 맞고 서 있을까?

 

길은 어디에나 있다. 사람이 살고 있는 곳에 길이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길은 세상에 변하면서 차츰 사람들에게 잊히기도 한다. 청양군 칠갑산은 콩밭 매는 아낙네 상으로 유명한 곳이다. 조금 넓은 1차선 도로는 차를 만나게 되면 비켜가기도 힘이 들 정도지만, 이 길에서 느끼는 지연의 운치는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더욱 비가 오는 날에는 말해 무엇 하랴.

 

장곡사를 거쳐 장승공원을 둘러본 후 칠갑산 구길을 넘어 정산면으로 향하기로 하고 길을 들어섰다. 초입부터 여느 길에서 느껴보지 못한 고즈넉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구불구불 돌고 돌아 오르는 길. 그 양편으로 우거진 숲. 그리고 빗방울이 떨어지는 데로 튀겨 오르는 도로. 모든 것이 사람을 반기는 듯하다.

 

 

이 도로 왜 이렇게 좋은 것이야!

 

벌써 이 길을 걸은 지가 15년 가까이 되었다. 2005823일 당시 장곡사를 들려, 역시 이 길을 넘어 정산면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지금은 큰 도로가 개설되고 터널이 뚫려 사람들이 이 길을 이용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길을 넘다가 차라도 만나면 비켜가기가 어렵기 때문인 듯하다.

 

하지만 이 좋은 길을 어찌 놓아두겠는가? 마침 비가 내리는 날이라 이 길을 이용하는 차량들이 보이지 않는다. 그저 마음 편하게 천천히 산길을 올라본다. 차창을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마저 정겨운 길이다. 중간 중간 사람들이 쉴 수 있는 쉼터가 있지만, 장맛비에 젖어 있어 선뜻 앉아볼 수가 없음이 안타깝다.

 

그렇게 좁은 옛 도로를 따라 고개 마루턱에 오르면 터널이 나온다. 그 터널 끝에는 우측으로 칠갑산 정상과, 칠갑산 천문대로 오르는 길이다. 좌측으로 내려가는 길을 택하면 정산면으로 가게 되는데, 그 중간에 칠갑산 노래비가 서 있다. 콩밭 매는 아낙네상이 서 있는 곳이다.

 

 

아낙네 한 사람이 늘었네.

 

옛 기억을 더듬어 찾아간 칠갑산 노래공원. 그런데 노래공원 비 앞에 낯선 여인 한 사람이 서 있다. 예전에는 보지 못했던 아낙네다. 전에는 노래비 위에 앉아있는 아낙네와 건너편에 아낙네상이라는 호미를 들고 서 있는 여인상이 있었을 뿐이다. 그런데 이번 답사 길에서 만난 또 다른 여인네가 노래공원 비 앞에 호미를 손에 들고 서 있다.

 

콩밭매는 아낙네야 베적삼이 흠뻑 젖는다.

무슨 설움 그리 많아 포기마다 눈물 심누나.

홀어머니 두고 시집가던 날 칠갑산 산마루에

울어 주던 산새 소리만 어린 가슴 속을 태웠소.

 

그저 이 노랫말만 들어도 가슴이 싸하다. 아마도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이기에 더욱 그런 느낌이 드는가도 모르겠다. 거기다가 한 사람이 늘어난 아낙네도 그렇고, 예전에는 칠갑산 산마루라고 하던 음식점이 있던 자리가, 지금은 불은사라는 절이 되어 전혀 낯선 광경에 조금은 당황하기도 한다.

 

 

벌써 오래 전 이 길을 넘을 때는 그래도 차들이 다니고는 했는데, 고개를 넘어 정산면에 들어서는 큰 길에 나올 때까지 단 한 대의 차도 만나지 못했다. 사람들에게서 잊힌 길일까? 아니 비가 내리는 날이기에 만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위로를 해본다. 빗길에 돌아 본 칠갑산 고개를 넘던 도로인 옛길. 그렇게 한적함을 지닌 아름다운 길을 지나며, 옛 생각에 젖는다. 사람도, 길도, 자연도 그렇게 젖어버렸다.

 

전국의 아름다운 길과 아름다운 경치를 찾아다니는 여행. 이렇게 비가 내리는 칠갑산 산마루 길을 걸어보면서 또 다른 정취를 느낀다. 우리나라의 많은 길들은 그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어 좋다. 그런 길을 걷고 있노라면 더 많은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사람의 명이 좀 더 길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아름다운 길을 더 많이 걸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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