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장사하고도 망하지 않는 비결이 있나?
사람이 세상을 살다가 보면 가끔은 팍팍할 때가 있습니다. 더욱 주변에 함께 하는 사람이 없는데, 몸이 아프다거나 비가 부슬부슬 오는 날이면 무엇인가 모를 허전함도 생겨나고요. 그런 날은 괜히 누군가 해질녘이 되면, 전화라도 걸어 한잔하자고 하기를 기다리기도 합니다. 바로 어제 같은 날이 그런 날이죠.
마침 전화가 한통 왔습니다. 날도 꾸무럭한데 막걸리나 한 잔 하자고요. 예전에는 막거리를 잘 마시지 않았지만, 요즈음은 아주 좋은 막걸리에 푹 빠져 있습니다. 이 막걸리를 아무데서나 팔지 않는다는 것이, 좀 불편하지는 하지만요. 대충 정리를 하고 만나기로 한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갖은 양념에 한 냄비 가득한 도루묵 찌개가 단돈 만원입니다
항상 정갈한 찬이 마음에 들어
수원천 변 화성박물관 길 건너편에 있는 ‘소머리국밥’집은 제가 가장 자주 가는 곳 중 한 곳입니다. 우선은 이 집 주인은 항상 손님들을 반갑게 맞이합니다. 그리고 음식솜씨가 또 일품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이집의 밑반찬은 모든 것을 직접 만듭니다. 그리고 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런 것도 물론 다 좋지만, 이 집을 가는 이유는 다른데 있습니다. 우리가 즐겨 마시는 좋은 막걸리가 있고, 안주 값이 딴 곳에 비해 아주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한 달에 몇 번을 가보아도 늘 정갈한 음식에 싼 가격, 술을 가볍게 한 잔 하고 싶을 때는 참 부담이 없는 집이기 때문입니다.
이 집의 정갈한 밑반찬(위)과 서비스로 내주는 소머리국입니다. 소머리국에는 수육이 가득합니다
착한 가격에 먹을 수 있는 계절별 음식
수원시 팔달구 남수동 71 -1 에 소재한 ‘소머리국밥’집. 이 집의 사장을 우리는 주모(김정희, 여, 55세)라고 부릅니다. 주모는 나이에 걸맞지 않은 미모를 자랑하고 있죠. 아름다운 데다가 음식까지 잘하니, 어찌 일석이조가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 집은 일석삼조나 됩니다. 바로 음식 값이 정말 저렴하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 집의 특징은 바로 서비스가 좋다는 점입니다. 국물을 달라고 하면, 수육이 많이 들어간 소머리 진국을 내어 줍니다. 딴 곳에 가면 이것도 7,000 ~ 10,000원을 받습니다. 또 하나는 바로 계절별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가을철에는 전어가 상당히 쌉니다.(이 집만 그렇습니다)
도루묵에 알이 꽉 차 있습니다. 요즈음이 제철이죠
요즈음에는 꼼장어와 도루묵찌개, 거기다가 꼬막 등을 준비해 놓고 있습니다. 요즈음이 제철 들인 것들이죠. 어제 세 사람이 자리를 함께 해 도루묵찌개를 시켰습니다. 냄비 안에서 맛을 내며 끓고 있는 도루묵찌개는 정말 기가 막힙니다. 그런데 단 돈 10,000원이라는 겁니다. 세상에 이런 집은 없습니다.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
계란찜 하나에도 딴 곳에서는 최하 5,000원입니다. 그런데 이 집은 3,000원입니다. 가오리찜을 딴 곳에서는 12,000 ~ 20,000원 정도 받습니다. 이 집은 6,000원입니다. 이렇게 싼 가격에 줄 수 있는 것은, 바로 코앞에 재래시장에 세 곳이나 있기 때문입니다. 하기에 항상 싱싱한 어물을 사용해 멋이 일품입니다.
도루구 하나를 접시에 옮겼습니다. 누르자 알집이 쏟아집니다. 휴대폰으로 찍어 화잘 엉망입니다
아무튼 이 집만 가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어제 세 사람이 먹은 것은 도루묵찌개 한 냄비 10,000원, 계란찜 하나 3,000원에 막걸리 9병입니다. 막걸리는 형평에 의해 딴 집들처럼 3,000원씩을 받습니다. 그래서 세 사람이 정말 포식을 하고 난 뒤 지불한 돈이 4만원입니다. 거기다가 막걸리 한 병을 또 서비스로 더 마셨지만. 이 집 주모는 늘 이런 말을 합니다. "우리 집에는 어려운 분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이랬거나 저랬거나 이 집 이렇게 장사하고도 망하지 않는 것을 보면 참 이상합니다. 아무리 손을 꼽아가며 계산을 해보지만, 남는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장사를 계속하는 것을 보면, 참 이 집에 무슨 화수분이라도 있는 듯합니다. 다음에 수원을 들리시거든 꼭 한 번씩 찾아가 보세요. 애주가들에게는 정말 끝내주는 집입니다.
속리산 자락 지하 250m 암반수에서 길어올린 물로 빚는 막걸리입니다. 우리는 이 술만 먹습니다. 탄산을 섞지 않는 술입니다(위) 아래는 이 집의 가격표입니다. 정말 대단히 착한 가격이죠. 요즈음 조금 올린 것들도 딴 집과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주 소 : 수원시 남수동 71 -1(수원천 변)
문의전화 : (031) 253 - 6363)
카페에서 먹어는 보았나? ‘얼큰이 칼국수’
참 세상을 살다가 보면, 아주 가끔은 길에서 횡재를 하는 수가 있다. 이런 글을 쓰면 무슨 ‘돈지갑이라도 주웠나 보다.’라고 생각을 할 것이다. 그런 것과는 전혀 무관하다. 요즈음 통 답사를 나가지 못했다. 하는 일이 많다가보니, 하루 종일 취재하고 글쓰기도 바쁘기 때문이다.
11월 22일(수), 모처럼 멀리는 가지 못하고, 가까운 곳인 화성시로 답사를 나갔다. 가까이 있으면서도 제대로 가보지 못한 몇 곳을 돌아볼 생각으로. 그런데 두 곳을 돌고 보니 속이 허하다. 어제 과음을 좀 한 탓인지, 아침에 밥맛이 별로 없어 몇 술 뜨는 둥 마는 둥 길을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땅히 들어가 속풀이를 할 만한 음식이 보이지 않는다.
커다란 속이 깊은 냄비에 가득한 칼국수(위)와 마치 카페같은 분위기가 나는 호호락 전경
즐거운 맛이 있는 곳 ‘호호락’
어차피 내선김에 대부도를 들어가 얼큰한 매운탕이라도 한 그릇 먹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대부도로 가는 길인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189-2에 간판이 보인다. ‘즐거운 맛이 있는 곳 호호락’이란 글이 쓰여 있다. 그런데 식당을 찾아도 비슷한 것이 보이질 않는다. 그 대신 꽤 괜찮은 카페 같은 집이 있다.
‘설마가 사람잡는다.’고 그 아름다운 집이 바로 호호락이라는 식당이다. 안으로 들어가니 깔끔한 곳이 여느 식당 같지가 않다. 메뉴판을 보니 해물 얼큰이 칼국수, 샤브샤브 칼국수, 그리고 부대찌개가 주 종목이다. 속을 풀려고 얼큰이 칼국수를 시켰다. 그런데 이 집은 점심특선이 11시부터 13시까지 한사람 1인분에 한해 8,000원이란다.
처음에는 카페로 이 집을 지었다고 한다. 실내가 상당히 심플하다.
그것도 좋지만 우선은 ‘해물 얼큰이 칼국수’를 시켰다. 반찬은 김치 딱 2가지, 그런데 8,000원이면 좀 비싸지 않은 것인지? 실내를 돌아보니 정말 깨끗하고 특이하게 꾸며져 있다. 하기야 이 정도 분위기라면 반찬이 김치 2가지라고 해도, 그 분위기에 젖어들 것만 같다.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조개
커다란 속이 깊은 냄비에 가득한 칼국수가 물 위에 올려졌다. 그런데 2인분치고는 양이 상당하다. 속을 한번 휘저어 본다, 바닥에서 무엇인가 달그락 거린다. 한 번 뒤집어 보았다. 세상에 이럴 수가. 냄비 안에 조개가 가득하다. 거기다가 버섯과 새우를 넣어 국물 맛 또한 일품이다.
해물 얼큰이 칼국수(위)와 밑반찬으로 나오는 김치. 이 집은 모든 음식재료를 유기농으로 지은 화성에서 생산된 것들만 사용한다고 한다.
이렇게 장사를 해서 도대체 무엇이 남을까? 먹으면서도 걱정스럽다. 음식을 먹으면서 미안해 보기는 이번이 또 처음이다. 둘이서 한 참을 먹었는데도, 밑에는 조개가 가득하다.
“지난해 8월에 이 길을 지나다가 보니 집이 너무 예쁜 거예요. 그래서 이 집을 사버렸죠. 그리고 칼국수를 팔았는데, 요즈음처럼 물가가 비쌀 때라 남는 것이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요새는 입소문을 듣고 이리로 일부러 찾아오시는 분들도 계세요”
‘왜 안 그렇겠습니다. 이 분위기에, 이 냄비 가득한 해물에, 거기다가 맛까지 일품인데 누군들 한번 찾아오지 않을라고요.’ 속으로 중얼거려 본다. 이 집은 원래 카페로 지어진 집이라고 한다. 그리고 난 후 한 때는 영양탕을 팔기도 했다고. 세상에 이 아름다운 집에서 어쩌자고 영양탕을 판 것일까?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도 조개와 새우 등에서 우러난 국물이 시원하다. 거기다가 고추가루를 최상품을 사용한단다. 칼구수 안에는 조개와 새우, 그리고 버섯까지 가득하다(위) 아래는 칼국수에 들어있는 조개(이것이 반 정도의 양이었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집 호호락에서 먹는 얼큰이 칼국수. 아마도 한 동안은 그 맛을 잊지 못할 것 같다. 이런 음식을 먹고 나면 또 얼마동안은 힘을 얻어 답사를 한다. 답사길에서 만난 음식 한 그릇이 주는 행복. 아마도 땀을 흘리거나, 눈길에 미끄러지거나, 혹은 비를 맞으며 답사를 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로 느낄 수가 없는 행복이다.
즐거운 맛이 있는 곳 호호락
주소 :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189-2
전화 : 031)357-6432
산 낙지를 통째로 냄비 속에 ‘풍덩’
11월 10일(토) 수원시에서 운영하는 '도란도란 수원e야기‘의 블로거들과 함께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팸투어를 다녀왔다. 버스에 올라 처음으로 향한 곳은 사도세자와 정조의 능인 세계문화유산이자 사적 제206호인 화성의 ’융건릉‘. 그곳을 돌아보고 나 뒤 찾아간 곳이 그리 멀지 않은 식당이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단다. 점심을 먹으려고 예약을 해 놓은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식당 이름 한 번 거창하다. <쭈구미 색시, 낙지 서방>이란다. 우리가 시킨 것은 냄비 안에 커다란 낙지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가는 ‘낙곱전골’. 대자는 40,000원, 중자는 30,000원을 받는다.
블로거들은 못 말려
어딜가나 블로거들은 표시가 난다고 한다. 식당을 들어가면서 카메라를 챙기는 사람은 십중팔구 블로거들이라는 것이다. 가스레인지 위에 낙곱전골을 담은 냄비가 올려지자, 너도 나도 카메라를 꺼내들고 찍기 시작한다. 미디어 다음에서 주관한 수원블로거들의 팸투어이다. 이 집 화성에 있지만 참 열심히도 찍어댄다.
화성시 안녕동 154-13에 소재한 이 집은, 그동안 블로거들의 포스팅에서 자주 보아왔던 집이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식당 안은 그리 붐비지 않는다. 살아있는 낙지들이 얼마나 싱싱한지 덮어 놓은 뚜껑 밖으로 발을 내민다. 참 이렇게 싱싱한 음식을 먹으면서도 반주 한 잔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맛이야, 입맛 따라 다른 법이니.
하긴 나는 맛집 블로거가 아니다. 그저 답사를 하거나 취재를 나가서 끼니때가 되면 밥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가끔 맛집을 소개하고는 한다. 언젠가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맛집이라고 해서 찾아갔더니 형편없었다.’는 것이다. 그럴 수도 있다.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니, 내아 맛있다고 해서 남들도 맛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골이 끓기 시작한다. 그런데도 참 오랜 시간 낙지가 버티고 있다. 잠잠해진 낙지를 잘라 한 입 넣어본다. 쫄깃한 것이 감칠맛이 난다. 전골을 한 번 뒤집으니 바닥에 곱창이 깔려있다. 곱창에서 나오는 맛 또한 괜찮은 편이다. 곱창과 낙지를 같이 먹어본다. 이렇게 먹어야 제맛이 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반주가 없다는 것
음식을 먹는다는 것도, 사람마다 다 다르다. 낙지의 머리를 잘라본다. 흔히 ‘밥’이라고 부르는 속이 꽉 차있다. 이것이 남자들에게는 그만이란다. 무엇에 그만인지는 모르겠다. 그저 맛있으라고 먹는 음식이니 꿋꿋하게 먹을 뿐이다. 낙곱전골 한 냄비를 4명이서 다 비우는 동안 내내 아쉬운 것은 반주가 없다는 것이다.
이럴 때 반주가 빠져서야 어디 음식 맛을 제대로 알 수가 있을까? 낙지에 곱창까지 곁들였다면, 막걸리 한 탁배기를 주욱 들이켜야 하는데 말이다. 애주가는 아니라고 해도, 그냥 밥만 비비기는 무엇인가 빠진 듯하다. 이 집은 본점이고 지점이 수원 파장동에도 있다고 한다. 다음번에는 파장동으로 가서, 막걸리 한 잔과 함께 먹어보아야겠다. 그 맛 또한 일품일 것이란 생각이다.
환절기에 즐겨먹는 묵은지 버섯찌개, 죽어도 책임 안져!
요즈음처럼 날씨가 쌀쌀할 때는 무엇인가 좀 따듯한 것이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타고난 천성이 ‘살아생전 굶는 한 끼, 저승에서도 못 찾아먹는다’리고 늘 생각하는 인사인지라, 하루 세 끼 밥은 꼭꼭 찾아먹는 편입니다. 가끔 답사를 나가 제 시간을 못 맞추기는 해도, 그래도 끼니를 거르지는 않습니다.
새벽까지 글을 쓰다가 보니, 아침을 해먹는다는 것이 조금은 불편하기도 합니다. 이럴 때 묵은지가 있으니, 따듯한 버섯찌게라도 끓여야겠다고 생각을 하죠. 저희는 생각이 나면 바로 실행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인사인지라, 가릴 것 없이 시작을 했죠. 요즘 같은 날씨에 제격이라고 스스로를 칭찬을 해가면서. 암튼 아무도 못 말립니다.
1. 준비
준비라야 머 있습니까? 집안에 있는 재료 이용합니다. 거창하게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마침 며칠 전에 ‘e수원뉴스’ 시민기자 한분이 묵은지를 한 통 주셨습니다. 그런데 이 묵은지 맛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마치 어머니의 손맛을 그대로 담아낸 듯하죠. 거기다가 강원도 깨끗한 바닷물로 간수를 해 담은 된장이 있습니다.
이 된장 맛을 보신 분들. ‘대한민국 최고의 장이다’라고 할 정도니까요. 거기다가 버섯과 파, 두부는 늘 냉장고 안에 조금씩 준비를 해놓고 있습니다. 조미료를 일체 사용하지 않는 나로서는 머 이 정도만 가져도 충분합니다.
먼저 버섯을 잘라놓고 파는 썰어 준비를 합니다. 물론 두부도 잘라놓습니다. 그리고 냄비에 묵은지와 된장을 아래 깝니다. 그래야 물이 끓으면 된장이 골고루 잘 퍼지니까요. 사람들은 두부를 나중에 넣습니다. 허나 저는 먼저 집어넣습니다. 그래야 두부에 간이 잘 밴다는 나름대로의 되먹지 않은 고집 때문입니다.
2. 조리
조리라고 해서 특별하지는 않습니다. 물을 끓이다가 김이 나기 시작하면 버섯과 파를 집어 넣습니다. 그리고 물이 끓기 시작하면 잣과 다진마늘을 조금 넣어줍니다. 잣은 씹히는 맛이 일품이고, 마늘을 천천히 넣으면 묵은지의 맛과 잘 어우러지기 때문이죠.
팔팔 끓기 시작하면, 미리 준비를 한 밥도 뜸이 들 때가 됩니다. 그럴 때쯤 밥을 먹기 위해 밑반찬을 준비합니다. 냉장고 안에는 그대로 꽤 여러 가지 반찬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시계바늘 방향으로 이야기를 하자면 멸치볶음, 깻잎, 젓갈, 양파짱아치입니다. 젓갈을 좋아하는 고로 꼴두기젓, 밴댕이 젓, 그리고 게도 있습니다.
이렇게 모든 준비를 마쳤습니다. 먹기만 하면 됩니다. 항상 ‘밥은 잘 먹고 다니자’가 제 주장입니다. 남들보다 더 많이 걸어야하고, 남들보다 더 많은 일을 해야 하는 나로서는 잘 먹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단 생각입니다 . 아침은 유난히 신경을 써서 먹습니다. 아침이 든든해야 하루 종일 잘 돌아다니니까요. 11월 13일 오늘 아침 제가 먹은 밥상입니다.
갱상도 음식이 별로라고! 누가 그런 소릴 해?
사람들은 각자 자신들의 고장에 대한 맛에 길들여진다.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그 쪽 나름대로, 또 전라도에 사는 사람들은 전라도 음식이 최고라고 한다. 경상도 사람들은 당연히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음식이 최고일 것이다. 그렇기에 다 자기 고장의 음식이 최고라고 하지 않는가.
하지만 우리가 보편적으로 보면 전라도 음식이 풍성하고 맛깔스럽다고 한다. 경상도 음식은 맵고 짜다는 것이 보편적으로 알고 있는 음식 맛이다. 하지만 그것은 정답이라고 할 수가 없다. 전국을 돌아다닌 나로서는 전라도라고 해서 다 맛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경상도라고 해서 맵고 짜지만도 않았기 때문이다.
워크숍에서 만난 해물탕, 끝내줘
e수원뉴스는 수원을 홍보하는 인터넷 매체이다. 이곳에는 180여 명의 시민기자들이 기사를 쓰고 있는데, 그 중 30여 명이 2박 3일 동안 통영을 찾았다. 시민기자 워크숍으로 떠나 일행은 충렬사와 통영의 여기저기를 돌아본 후, 3일 째인 14일에는 한산면 두억리에 소재한 충무공 이순신장군의 유적지를 돌아보았다.
한산섬을 돌아 나온 일행은통영시 도남동196-13에 위치한 ‘도남식당’에서 점심을 먹게 되었다. 이 집은 굴요리가 전문이라고 하는데, 상에는 굴전과 생굴 등이 차려져 있고, 휴대용 가스레인지 위에는 해물을 가득 담은 냄비가 올려 있다. 가득하게 이것저것을 넣은 해산물이 싱싱해 보인다.
굴전을 하나 들어 장에 찍어 먹어본다. 입 안에 굴의 향이 가득하다. 역시 바닷가라 틀린가보다. 이것저것 먹어본다. 야채와 멸치를 함께 무친 멸치무침을 한 입 먹어본다. 비릿한 냄새가 없다. 깔끔한 맛이 입 안에 감돈다. 이것만으로도 행복하다. 하긴 무엇인들 맛이 있지 않겠는가? 남들보다 몇 배나 더 땀을 흘리고 뛰었는데.
누구야! 경상도가 음식 맛이 없다고 한 사람이
냄비에 든 해물탕이 끊는다. 조개, 게, 바닷가재, 새우, 참 풍성하게도 들었다. 국물을 떠 먹어본다. 맛이 있다. 누가 이런 맛을 보고, 갱상도가 음식을 잘 못한다고 할 것인가? 한 그릇 가득 떠 밥에 넣고 먹는다. 빨리 먹고 남들이 먹는 시간에, 난 한 곳이라도 더 돌아볼 심산이다.
정말 밥 한 그릇을 ‘게 눈 감추듯’ 비워버렸다. 국물만 갖고도 밥 두 공기는 해치울 수 있을 듯하다. 통영에 내려와 몇 끼 만에 모처럼 맛있는 밥을 먹은 듯하다. 다음에 통영을 내려가게 되면 이 집은 꼭 다시 들려보아야겠다. 그 맛을 영 잊을 수가 없기 때문에.
주소 / 통영시 도남동 198-13
전화 / 055)643-5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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