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다(多) 어울림 한마당, 수원 다양성에 물들다’
행궁광장서 이주배경청소년들과 화합의 장 마련
‘다양성이 글로벌 인재를 만듭니다’
글로벌시대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이해와 사회통합 환경조성을 위해 수원시와 수원시글로벌청소년드림센터가 주관한 ‘2018 다 어울림 한마당 - 수원 다양성에 물들다’ 행사가 1일 오후 3시부터 행궁광장에서 수많은 다문화가족과 다문화청소년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막을 열었다.
가을이라고 해도 아직 한 낮의 날씨가 덥다. 그런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행궁광장을 찾은 다문화 이주배경청소년 및 일반청소년들이 한데 어우러져 열린 축제장에는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 자리에는 조명자 수원시의회 의장을 비롯하여 수원시의회 의원, 경기도의회 의원들 다수가 자리를 함께했다.
다(多)어울림 한마당은 미래사회를 이끌어갈 이주배경청소년 및 일반청소년들의 어울림 마당을 마련하여 수원시 다문화시책 및 현황을 인식하여 ‘편견Zero - 공존의 도시 수원’을 선도하는 자리였다. 행궁광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은 다양한 민족과 함께 베풀어가는 '다양성에 물들다’라는 잔치를 즐겼다.
문화예술공연 및 문화체험장도 운영
‘2018 다(多) 어울림 한마당’은 이 행사를 통해 다문화 이주배경청소년들이 일반청소년들과 함께 어울려 공동체를 인식할 수 있도록 마련한 축제이다. 문화예술공연 및 문화체험을 통해 다문화에 대한 이해와 사회통합 분위기를 조성하고, 나아가 수원시가 이주배경 1.5세대와 2세대들을 건강한 지역사회 구성원을 만들기 위한 선도적 도시로 성장시키기 위하여 마련한 청소년 어울림 한마당이다.
다(多) 어울림 한마당은 다문화 인식개선에 초점을 두고 행사에 참석한 청소년들이 Music Festival과 각국의 의상체험, 음식체험 등을 통해 다문화 인식개선을 홍보하고, 인식개선 메시지 전달 및 지구촌 플래시 몹 등을 통해 힘께 소통하는 자리였다. 다문화 인식개선 홍보부스에서는 글로벌청소년드림센터 사업소개와 이주배경청소년 개념 및 이해홍보, 수원시 다문화시책 관련 홍보 등을 참가자들에게 전했다.
이날 축제장에는 주말을 맞이하여 행궁 및 행궁동 생태교통마을을 찾아온 관광객들까지 참여하여 2,000여명이 넘는 인원이 함께했으며, 행궁 광장에 마련한 각종 체험부스를 찾아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특히 다문화 의상체험을 하는 부스에는 다문화의상을 착용하고 사진촬영을 하는 가족들이 줄을 이었다.
행궁광장 오후 내내 인파로 북적여
“수원에는 4만여 명의 다문화 가족이 거주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글로벌도시가 된 것이죠. 이런 수원시에서 이와 같은 다(多) 어울림 한마당 축제를 연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이 행사를 돌아보면서 이제는 우리나라도 글로벌 시대에 맞는 다양한 다문화청년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행사장에서 만난 최아무개(남, 47세)씨는 이제는 올바른 다문화정책으로 다문화가정의 청소년들이 우리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야 한다면서, 우리와 생김새가 다르고 피부색이나 언어가 다르다고 해서 ‘다르다’라는 인식을 갖기보다는 ‘함께 한다’는 생각으로 그들을 포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날 행사는 오후 3시부터 오후 8시까지 계속되었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행궁광장은 다양한 무대공연 및 체험행사 등을 즐기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였다. 경기도의회 의원 한 사람은 “다문화 행사를 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이 우리와 같은 이웃이라는 점을 생각해 함께 동회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주배경청소년들이 우리사회에 온전하게 젖어들 수 있도록 마련한 ‘2018 다(多) 어울림 한마당‘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우리와 함께‘라는 메시지를 전해주었다.
80세 여류화가의 전시작품에 반하다
‘2018 해움미술관 윤석남 기획초대전’
작가는 올해 80세의 고령이시라고 한다. 윤석남 작가의 작품을 보기 위해 팔달구 매산로 128, 4층에 소재한 해움미술관을 찾아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관람료 2000원을 입구 관리자에게 지불하고 전시실 안으로 들어선 순간, 전기에 감전된 듯 온몸에 찌릿해진다. 바로 전시된 설치미술 때문이다.
‘설경(說經)’, 법사가 무(巫)의식에서 경(經)을 읽는 종교 의식을 할 때 굿상 앞에 느려 거는 종이로 만든 경문의 형상을 설경이라고 한다. 설경은 그 자체가 무의식에서 구송되는 경문을 상징하는 것이기 때문에 강한 영력의 힘을 갖는다. 그 설경이 보호하는 범위 안에서 법사는 경문을 독송하고 필요한 무의식을 진행하게 되는 것이다.
30여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 무속에 대한 공부를 하고 책을 써온 나로서는 전혀 낯설지 않은 광경이다. 오히려 작가의 설치미술인 설경과 바리데기 이야기를 들으면서 멀리 떠났던 향제가 돌아온 듯 반가움마저 느낀다. 그동안 수십 수백 번을 보아오던 낯익은 광경이다. 그런 설경을 윤석남 작가의 초대전에서 만난 것이다.
40세에 시작한 윤석남 작가의 작품들
“작가님은 올해 80세예요. 그림을 그리실 때 주로 어머니를 비롯한 여성을 많이 그려요. 자화상이 유난히 많은 것도 작가선생님이 윤두서 자화상을 좋아하기 때문에 얼굴만 그린 작품도 있고요. 작가선생님은 바리데기 이야기를 듣다가 울컥하셨다고 해요. 설치미술에 불경을 형상화 한 것은 모두 바리데기에 나오는 것이죠”
해움미술관 유선욱 큐레이터가 작가의 작품을 설명해 준다. 작가는 한쪽 벽면 전체에 푸른색으로 설치미술을 전시하고 있다. 설경의 조각들을 작품으로 엮어 한 면을 채우고 그 밑에는 푸른색 구슬을 깔아놓았다. 구슬이 깔린 안에는 의자에 앉아있는 바리공주의 형상도 전시해 놓았다.
바리공주는 바리데기라고 해서 사람이 죽어 저승에 가기 전 저승을 잘 갈 수 있도록 천도굿에서 저승길을 열어주는 무의식에 등장하는 주인공을 말한다. 왕의 일곱째공주로 태어나 버림을 받은 바리데기가 나중에는 무장식한테 시집을 가 부모를 구한다는 무속설화이다. 수십 년 동안 전도굿을 취재할 때마다 수도 없이 들어온 바리공주 설화의 내용이다, 하도 들어 무가의 사설까지 줄줄 외우고 있을 정도이다.
‘말미’라고 하는 바리공주 무가는 천도굿의 끝에 큰 머리를 얹은 무당이 장고를 치면서 한손에는 방울을 들고 거의 한 시간 반 이상의 시간을 소요하며 무가를 구송한다. 바리데기의 설화는 긴 서사무가로 구성되어진다. 무격(巫覡)이라고 해도 갓 내린 무격들은 바리데기 과정을 행할 수가 없다. 적어도 10년 이상, 록은 그 이상 무의식을 한 다음에야 바리데기 무가를 구송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슴 먹먹한 윤석남 초대전
가슴이 먹먹하다. 바리데기 설경이 걸린 것을 본 후부터 아무 이야기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보다는 벽에 늘어놓은 조각조각마다 걸린 설경을 찬찬히 훑어보면서 바리데기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기억해낸다. 그 안에 무수한 바리데기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 긴 무가의 사설을 그대로 벽에 나열한 듯한 윤석남 작가의 초대전. 많은 작품 가운데서도 유난히 눈길을 끈 것은 바로 벽면을 가득채운 설치미술이다.
‘윤석남의 근작은 종이에 그려진 자화상이다. 예민한 먹선으로 형상의 윤곽선을 떠내고 채색을 입힌 그림이다. 두루마리 형식의 프레임 안에 들어간 초상 내지 흉상, 또는 무릎 아래 부분까지 그려낸 경우도 있다. 상당수는 얼굴만이 단독으로 그려진 그림, 그래서 마치 공중부양하고 있는 두상도 있다. 공통적으로 정면을 매섭게 응시하는 눈이 핵심이다.(하략)’
미술평론가 박영택은 윤석남 작가의 작품 평에서 윤석남 작가의 작품의 핵심은 자화상이며 눈이라고 했다. 매섭게 무엇인가를 쏘아보는 듯한 날카로운 눈매. 얼핏 굿판에서 접신이 된 무격들의 눈매가 그랬다고 생각 든다. 바로 굿판에서 만난 수많은 눈매를 윤석남 초대전에서 만난 것 같다. 나만의 생각일까? 일정 때문에 오래도록 차분히 감상하지 못하고 돌아서면서 10월 20일까지 전시되는 윤석남 특별 초대전을 반드시 다시 한 번 찾아오겠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초대전을 찾아가 더 많은 이야길 듣고 싶기 때문이다.
시인 용환신 '아침 햇살 심고 싶다'
아침 햇살 심고 싶다 - 용환신
어둠, 어둠으로만 날 밝혀
들풀도 목이 긴 동강 난 이 땅
짓밟히고 짓밟힌 상처 남는데 없이
아침 햇살 심고 싶다.
이름 팔아 왜놈 됐다
하루 아침에 양놈 되어
당산나무 찍어 넘어뜨리고
안방, 건너방 다 내 주고도
시퍼렇게 살아가는 식민지
무심히 흐르는 저 붉은 강물 속속들이
아침 햇살 심고 싶다.
스스로 쳐 놓은 그들만의 그물에 갇혀
아직도 말 잇기 놀음, 헛소리에 취해
대들보 무너져도 태평소리 새어 나오는
여의도 녹슨 돌집 철거한 땅까지
겨울 보리밭 고랑마다
아침 햇살 심고 싶다.
먹어도 먹어도 배 부른 줄 몰라
안마당 뒷마당, 애비 자식
분간 없이 싸움질 하며
기적이라 이름 붙인 강가
젖은 모래밭에 세운 탐욕의 탑 그늘진 곳곳
아침 햇살 심고 싶다.
잃을대로 다 잃고
잊은대로 다 잊은
우리네 가슴 깊은 노래
다시 불러내 울음웃음 한마당
걸판지게 놀아 볼 멍석 구석구석
아침 햇살 심고 싶다.
아, 이 새 아침
뿔뿔이 헤어졌던 사람들
모두 돌아와 맞는 저 가난한 밥상
가슴 벅차 손이 떨리는
숟가락 하나 하나에
을유년 햇살 꼭꼭 심고 싶다.
(주) 시인 용환신은 1949년 수원에서 태어나 서울대를 졸업하였으며, 『민족문학』지를 통해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시집 「다시 시작해 가자」, 「겨울꽃」 등이 있다.
‘2018 팔달 어울림음악회’ 도서전 등과 함께 열린다.
9월 6일 팔달구청사 앞 무대서 구민들 모여 잔치 한마당 열어
매년 9월이 되면 팔달구청 앞에 팔달구 주민들이 모여든다. 오후 6시부터 수원화성박물관(팔달구청 광장) 앞 야외무대에서 열리는 ‘팔달 어울림음악회’에는 매년 팔달구 10개동에서 모인 구민 500여명이 자리를 함께 한다. 이날은 팔달구민들의 잔치 한마당으로 다양한 공연 등이 세 시간 정도 이어진다.
팔달구 주민들은 어울림음악회에 참석하면 구민노래자랑을 시작으로 개회식과 축하공연 등으로 이어진다. 다양한 공연과 많은 경품 등으로 즐거운 시간을 갖게 되는 팔달 어울림음악회는 팔달구에서 여는 행사 중에서는 가장 큰 구민행사로 각 행정복지센터마다 최고의 상을 수상하기 위한 응원전도 열광적이다.
행사 중 시상식 때는 각 행정복지센터마다 목소리를 높여 응원을 하며 서로가 가장 잘했다고 큰 소리를 내기도 한다. 행사 중간 중간에 경품잔치도 푸짐해 구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축제 한마당이기도 하다. 매년 팔달 어울림한마당에는 500명 이상의 구민들이 참석하며 각 복지센터에서 준비해 온 음식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올해는 더 다양한 행사로 즐거움 주었으면
“올해는 다양한 공연과 경품 등으로 주민들에게 더 많은 즐거움을 줄 것입니다. 저희 팔달 어울림음악회를 개최하는 9월 6일은 '2018 수원한국지역도서전‘이 시작되는 날이기도 헙니다. 이날은 화성 행궁 광장과 행궁동 일원에서 각종 행사가 동시에 열리기 때문에 그동안 어울림음악회보다 더 많은 관람객이 모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팔달구 관계자는 올해 ‘2018 팔달 어울림음악회’는 행궁광장에서 9월 6일부터 10일까지 열리는 ‘2018 수원한국지역도서전’과 같은 날 열리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한다. 그만큼 행사도 그동안의 행사보다 다양하게 준비했다고 한다. 초청가수들도 다양한 계층이 좋아할 만하다는 것이다.
이날 초청가수로는 이재영이 출연한다. 이재영이 초청가수로 출연한다는 말에 지역주민들은 벌써부터 기대가 크다고 한다. 그 외에도 팔달여성 합창단, 점프의 갈라쇼, 초대가수로 바나나우주선, 오윤주 등의 무대가 준비되어 있다. 무더위가 가신 9월 6일에 열리는 ‘2018 팔달 어울림음악회’의 날짜가 확정되자 주민들은 벌써부터 기대하는 눈치다.
각 동 대표가 벌이는 열전 노래자랑
팔달 어울림음악회애서 가장 많은 기대를 거는 것은 바로 동별 주민노래경연대회이다. 각 동을 대표하는 주민들이 나와 노래경연을 하는데 언제나 경쟁하듯 응원전을 펼치고는 한다. 노래경연이 시작되면 어울림 음악회의 분위기도 최고조에 달해 축제 한마당에 모인 많은 구민들도 덩달아 흥겨워 한다.
팔달 어울림음악회의 또 다른 진풍경은 바로 각 동 주민자치위원회 등이 준비해 온 각종음식이다. 동마다 각종 먹거리를 준비해 주민들의 친교마당이 열린다. 팔달구 10개동 주민들은 6시 팔달 어울림 음악회기 시작되기 전 화성박물관 앞 광장에 자리를 펴고 먹거리를 펼쳐놓는다, 자신의 동만 먹는 것이 아니라 서로 이웃한 동끼리도 친분을 쌓는 등 먹거리 친교를 펼친다.
주민노래자랑은 대상을 비롯해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 인기상, 참가상 등 골고루 선정한다. 축제 한마당이기 때문에 더 많은 상이 돌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음악회기 진행되는 중간에는 각 동 주민들이 경품권함에 넣은 경품권 추첨행사도 열리는데 각 동 자치위원장들이 추첨해 푸짐한 선물을 증정한다.
팔달구민들의 친교를 위해 열리는 ‘2018 팔달 어울림음악회’에 많은 기대를 거는 것은 올 여름 폭염으로 인해 모두가 힘든 여름을 보냈기 때문에, 선선한 가을날 열리는 음악회 자리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참석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더욱 팔달구청 인근인 행궁광장과 행궁동 등에서 열리는 '2018 수원한국지역도서전‘이 함께 열리기 때문이다. 9월 6일 행궁 광장에서 열리는 도서전도 관람하고 수원화성박물관(팔달구청사) 앞 야외공연장에서 열리는 팔달 어울림음악회에 참석해 초가을 밤의 즐거움을 만끽하기 바란다.
대안공간 눈에서 만난 인디오 작가 ‘호르헤 이달고’
콜롬비아 인디오 작가인 ‘호르헤 이달고(Jorge Hidalgo)’가 비가 내리는 날 행궁동 벽화골목 복원프로젝트 참여를 위해 독일서 달려와 골목벽화를 그리고 있다는 소식이 SNS를 통해 전해졌다. 전날은 행궁동 대안공간 앞에서 행위예술까지 했다고 하는데 찾아가지 못한 아쉬움에 작가의 벽화라도 볼 양으로 행궁동 대안공간을 향해 빗길을 나섰다.
장마철에도 만나지 못한 굵은 빗줄기가 우산을 쓴 좌우로 몰아친다. 말만 우산을 쓴 것이지 전혀 도움에 되질 않는다. 하긴 이런 날 누가 작업을 할 것이며, 누가 그런 작업하는 모습을 보겠다고 취재를 나갈 것인가? 아마 님들이 그런 나를 보면 제 정신 가진 사람으로 보지 않을 듯하다.
하지만 비가 온다고 해서 볼 것을 보지 못한다면 그 또한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을 것만 같다. 팔달구 북수동에 소재한 대안공간을 찾아갔을 때는 위, 아래 할 것 없이 온통 젖어버렸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골목을 들어서니 이미 작가가 완성한 벽화가 사람을 반긴다. 이런 우중에 작업을 한 작가의 열정이 놀랍다.
장대비에 작가도 속수무책인 듯
골목을 한 바퀴 돌아보고 난 뒤 대안공간으로 들어섰다. 이왕 빗길에 이곳을 찾아왔으니 작가들의 작품이라도 보고 갈 심산이다. 제1전시실에는 문상흠 작가의 ‘파충류의 대가리’전이 열리고, 제2전시실에는 나기 작가의 ‘재활치료 중’이라는 작품전이 열리고 있다. 두 작가 모두 독특한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9월 5일까지 이어지는 대안공간 전시는 1, 2전시실과 나만의 방 등의 공간이 있다. 1전시실을 들어서니 원색의 큰 그림들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히피가 나자빠진 수영장 풍경’, ‘싸이키델릭 베이비’, ‘큰 짐승이 치여 죽은 풍경’ 등. 문상흡 작가의 작품은 제목부터가 남다르다. ‘파풍류의 대가리’라는 전시제목을 달 만큼 개성 강한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작품은 특정한 상황에서 현실과 자아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라는 평범한 삶의 영위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발판이 발밑으로 꺼져버리는 순간 그 무중력 상태가 유발하는 공포, 공황, 어지러움증을 표현한다. 데카르트의 전능한 악마도 퍼트넘의 통 속의 뇌도 극복되지 못했으며 자아는 세워진 바 없다. 절대적인 것에 대한 갈망, 독트린과 프로파간다로 사람을 갈아 넣는 큰 이야기의 허상을 깨는데 일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믄상흠 작가는 작가노트에 적고 있다.
제2전시실에서 전시중인 나기 작가는 올해 두 번째의 개인전이다. ‘재활치료 중(On Rehabilitation)’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작가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무엇인가 뒤통수를 망치로 맞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작가는 스스로를 사이보그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사이보그라는 점에 자부를 느낀다고 한다.
‘내 재활치료는 계속 듣는 것이 중요하다. 사이보그 수술(인공와우)을 받았던 의미가 없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나는 계속 들어야만 하지만, 사람들과 피상적인 관계만 맺어왔던 나에게 이것은 꽤나 시련이었다. 재활치료 때문에 나는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을 되돌아보았다. 이것이 내가 미시적으로 느껴지는 인간관계를 탐구하기로 결정한 시발점이다.’라고 작가노트에서 나기 작가는 말하고 있다.
찻집 한편에서 만난 벽화작가 호르헤 이달고
대안공간 눈 전시실을 돌아본 후 입구에 있는 찻집으로 들어갔다. 잠시 비라도 좀 피할 심산이다. 그런데 찻집 한 편에 낯익은 모습이 보인다. 바로 SNS를 통해 만난 콜롬비아에서 날아 온 벽화작가 ‘호르헤 이달고’다. 아마 비가 너무 내려 작업을 포기하고 쉬면서 작품을 구상하는 듯하다.
테이블 위에 종이를 펼쳐놓고 무엇인가 열심히 그리고 있다. 호르헤 이달고는 콜롬비아에서 온 아메리카 인디오 작가로 2015년 한 차례 대안공간을 찾아 드로잉,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작업을 행궁동에서 풀어나가기도 했다. 그는 세계창조에 대한 콜롬비아 KOGUI지역의 인디언 토착신화 "처음으로 바다가 있었고, 그 바다는 곧 어머니였다."를 주제로 대안공간 눈의 외부 벽에 벽화를 그렸다.
행궁동 벽화골목의 벽화를 그리기 위해 독일에서 날아왔다는 콜롬비아 작가 호르헤 이달고. 하지만 통역을 할 만한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어쭙잖은 실력으로 다가설 수도 없다. 연락이라도 취하고 올 것을 후회하지만 어쩔 수 있지 않은가? 날이 개이면 다시 한 번 찾아와 작업하는 것을 보아야겠다. 쏟아지는 가을비를 괜스레 탓하며 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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