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동네 음악회에서 즐기는 큰 기쁨
지동 창룡마을 창작센터서 문화공연 열려
수원시 팔달구 지동(동장 이현희)은 화성의 동쪽마을이다. 지동은 현재 36개통에 13,906명의 주민이 살아가고 있는 크지 않은 마을이다. 과거 지동은 화성의 창룡문서부터 남수문까지를 잇는 마을로, 지동 관내에는 30년 이상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이 대다수였으며 이웃과 가깝게 지내던 말 그대로 ‘이웃사촌’이 모여 사는 마을이었다.
그런 지동으로 외부 인원이 유입되면서 한 때 불편한 소문이 나기도 했으며, 그 때부터 주민들이 이주를 시작했다. 더욱 화성을 끼고 주거지역을 이뤘던 집들이 문화재 보존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많은 주민들이 이주해 주민수가 줄어드는 요인이 되기도 하였다. 그런 지동이 안심마을 작업을 하면서 그동안의 지동과는 달라진 마을로 변하고, 지역에 방치되어 있던 (구)서울목욕탕을 수원시에서 매입 주민소통 공간인 ‘창작센터’를 개설하면서, 지동주민들은 물론 수원 각지의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와 문화강좌 등을 개설해 소통공간으로 애용하고 있다.
그런 소통공간인 창작센터 앞마당에서 14일 오후 5시부터 지역주민들을 상대로 경기도와 수원시가 주최하고 한국향토음악인협회 수원지부가 주관하는 ‘2018 찾아가는 문화활동 희망실은 노래열차’가 열렸다. 때마침 이곳에는 수원시의회 한원찬 의원을 비롯해 이현희 지동장과 이정오 주민자치회장 등 70여명의 주민들이 모였다.
지역가수들이 지동주민 위한 음악회 열어
비록 많은 사람들이 모이지는 않았지만 이날 공연은 ‘찾아가는 작은 음악회’라고 하기에는 못내 아쉬움이 컸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함께 관람을 했다면 더 없이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다. 문화는 향유하는 것이다. 장소는 좁고 많은 사람들이 모이지는 않았지만 이 ‘희망실은 노래열차’는 그 뜻 하나만으로도 큰 공연이었기 때문이다.
이 공연은 주민이 한데 어우러져 즐길 수 있는 문화향유 공간인 창작센터라는 장소에서 음악위주의 멋진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창룡마을 창작센터를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일상에서 가깝게 접할 수 있는 작은 음악회를 열어 주민들의 소통을 장을 마련하고자 열린 것이다.
이날 음악회를 주관한 송봉수는 지역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연예인으로 사회를 맡아 하면서도 자신이 노래를 직접 부르기도 했다. 가수 겸 MC인 김상기와 함께 음악회를 이끌어 나간 희망실은 노래열차는 오보이스트인 제시카 리와 인더팩, 안주연, 최수진, 송희라. 조영이 등 많은 지역가수들이 출연하여 주민들을 위해 노래를 불러주었다.
마을소통공간에서 열린 즐거운 음악회
“오늘 정말 노래 원도 없이 듣게 생겼네요. 이렇게 많은 지역가수들이 찾아와 주민들을 위해 노래를 불러준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더 넓은 장소에서 더 많은 주민들이 함께했으면 좋았을 것이란 생각예요”
주민 한 사람은 작은 음악회가 시작하기 전에 벌써부터 기대된다면서, 음악회가 시작되면 지나던 주민들이 많이 모여들 것이라고 한다. 지역에서 데뷔한 가수들이 모여 주민들을 상대로 즐거움을 주는 ‘2018 찾아가는 문화활동 희망실은 노래열차’. 주민 한 사람은 “오늘 계 탔다”며 즐거워한다.
고성주 명인의 흥겨운 ‘경기안택굿 한마당’ 열려
300여명 관객, 함께 수원특례시 지정 위한 염원 담아
굿은 즐겁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우리 굿을 '굿(Good)'이라고 한단다. 굿은 우리전통문화의 결정체이다. 우리 전통문화인 악가무희(樂歌舞戱)‘가 굿에서 파생됐다. 굿은 지역적 특징을 갖고 있다. 전해진 지역의 모든 예술이 그 지역의 굿 안에 그대로 남아있다. 그래서 굿은 그 지역의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서와 가장 잘 부합되는 예술이기도 하다.
‘경기안택굿’은 경기도 지방에 전해지고 있는 굿이다. 그런 경기안택굿이 15일 오후 6시부터 수원제1야외음악당(만석공원) 무대에 올랐다. 몇 시간 전 비가 내렸는데도 불구하고 무대 앞과 주변에 300여명의 관람객이 모였다. ‘경기안택굿 고성주 명인의 2018 수원특례시 지정을 위한 경기안택굿한마당’이 열렸기 때문이다.
본지 하주성 기자의 사회로 진행된 경기안택굿 한마당은 처음부터 달랐다. 우리가 흔히 보아오던 그런 정체성 없는 굿판이 아니라 총제극인 굿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것을 함께 만날 수 있는 그런 굿판이었다. ‘굿은 미신이나 우상이 아닌 우리의 전통적인 문화예술이다’라고 설명을 한 후 경기안택굿의 진행을 시작했다.
전통문화와 지역을 지켜가는 고성주 명인
고성주 명인은 4대째 가계로 경기안택굿을 대물림하고 있는 집안이다. 흔히 ‘경기안택굿은 고성주 명인의 집에서 전승되면서 화려해졌다’고 한다. 그만큼 100년 이상 집안으로 전해진 것이기에 전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우리가 굳이 전통이라는 수식어를 붙이지 않아도 고성주 명인의 경기안택굿은 ‘경기도스럽다’고 한다.
경기안택굿 안에는 경기소리제가 그대로 묻어있다. 그리고 한발 한발 내닫는 몸짓과 춤사위에도 경기도스러운 특징이 잘 나타나고 있다. 집안의 내력이기도 하지만 고성주 명인은 어려서부터 경기도의 내로라하는 명인들에게서 소리와 춤을 배웠다. 그리고 가게로 전승된 경기도만의 굿제를 지켜내고 있다. 그래서 경기안택굿은 흐드러진 흥겨움이 묻어있다.
경기안택굿 부정놀이가 시작되기 전 객석에는 경기도의회 최종현 의원과 수원시의회 한원찬 의원도 동석했다. 종교가 다르다고 해서 지역에 전승되고 있는 전통문화를 기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두 의원의 생각이었을 것이다. 그만큼 지역 내에 전승되고 있는 문화는 중요하다. 그리고 그 문화를 지켜가는 이의 심성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고성주 명인은 주변에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으로 유명하다. 년 중 많은 행사를 벌여 이웃을 돕고 있다. 그런 고 명인의 삶을 좋아하는 것이다. 굿판은 시간이 갈수록 객석에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리고 그들은 추임새까지 함께 거들면서 어깨를 들썩였다. 굿은 우리의 아주 오랜 전통이다. 삼한시대부터 하늘에 감사하는 의식으로 우리는 굿을 벌여왔다. ‘답지저앙’하면서 노래하고 춤추며 먹고, 마시기를 3일 밤낮으로 행했다는 기록이 있다.
다양한 전통문화에 물들다
이날 경기안택굿 한마당에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무대에 올랐다. 굿꾼인 고성주 명인과 임영복 외에도 반주를 맡은 김무경, 김형표, 변남섭, 오호범, 신정은 등이 굿을 맡았다. 그리고 경기안택굿 무용분과 회원인 서금자와 변부현이 고성주 명인이 춘 살풀이춤과 함께 춤판을 열었다. 그 외에 남도소리인 성주풀이를 중요무형문화재 판소리 적벽가 이수자인 강승의를 비롯해 김도영, 이정은, 양용자, 조진숙 등이 고수 김한샘의 장단에 맞춰 소리를 했다. 경기민요는 (사)천안전통진흥회 김영실, 김영자, 차영희, 신오순, 유연경 등이 자진방아타령 등을 구성지게 불렀다.
시간이 지나도 객석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은 사회자의 설명을 들으며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복을 엄청 받아 갈 것”이란 말에 절로 기분까지 좋아진 것이다. 그래서 세 시간이 다 됐지만 자리를 뜨지 못했다. ‘굿은 흥겹고 재미있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 무대였기 때문이다.
이날 ‘수원특례시 지정을 위한 경기안택굿 한마당’은 우리전통문화를 한 자리에서 오롯이 즐길 수 있는 무대였다. 樂(굿 반주음악)과 歌(남도민요와 경기민요), 그리고 舞(경기재인청 춤)와 戱(무격이 행하는 경기안택굿)가 조화를 이룬 고성주 명인이 이끌어 간 경기안택굿 한마당. 세 시간 정도를 관객들이 자리를 뜰 수 없도록 만든 주말 저녁 최고의 공연이었다고 생각한다.
정월 행궁나라 박근희 ‘또 하나의 풍경’전 열려
무무트 공방 정지현의 실자수도 관람할 수 있어
‘나의 작업은 손끝에서 시작된다. 파스텔을 손에 쥐고 작업하는 순간, 나의 감정은 손끝을 통해 그대로 그림에 전달되어 번져 나온다. 온화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힘이 느껴지는 파스텔의 매력에 빠져 손끝 지문을 포기한지도 오래다.
파스텔은 간편하면서도 어떤 재료와 혼합해도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그 순간에 느낄 수 있었던 감정과 풍경을 그대로 담아올 수 있기에 나는 오늘도 파스텔을 들고 가벼운 산책길에 나서본다.‘
작가 박근희는 정월 행궁나라(팔달구 행궁동 행정복지센터 민원실)에서 전시 중에 있는 정월 행궁나라 초대전 ‘또 하나의 풍경’ 작가노트에서 파스텔의 매력에 빠져 어떤 재료와 혼합해도 좋은 파스텔의 감정과 풍경을 그대로 담아올 수 있어 가볍게 산책길에 나선다고 했다. 물론 그 산책길이란 작가가 작품을 구상하거나 작품을 그리기 위해 나서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월 행궁나라 갤러리 초대전으로 열리는 박근희 작가의 ‘또 하나의 풍경’전은 10월 4일까지 계속된다. 일반적으로 갤러리들이 월요일에 휴관을 하는데 비해 행궁동 행정복지센터(동장 민효근) 민원실이 전시실인 정월행궁나라는 주말과 일요일, 국경일 등이 휴관이라 일반적인 갤러리와 다르게 관람할 수 있는 곳이다.
한국파스텔공모전 대상 수상작가인 박근희 작가
박근희 작가는 한국파스텔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가이다. 파스텔(Pastel)은 그림분필이라고도 하며 순수 가루의 그림물감과 접합재로 이루어진 막대 모양의 미술 도구를 말한다. 파스텔은 크레용의 일종으로 색을 입힌 분필과 흡사하다. 천연물질과 찰흙과 풀로 만들어져 안료를 배합해 그림을 그리는데 사용한다.
작가는 그동안 개인전 3회와 부스전 2회, 다수의 단체전 등에 참여했다. 한국파스텔공모전 대상을 비롯해 대한민국미술대전 입선 4회, 목우미술대전 특선 1회, 입선 7회의 수상경력을 갖고 있으며, 현재 한국미협, 수원미협회원, 경기구상작가회, 수원드로잉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개인화실을 운영하고 있다.
정월행궁나라에서 만날 수 있는 작가의 작품을 보면 마음이 편해진다. 생태교통 리마인드 축제를 마친 행궁동을 한 바퀴 돌아보기 위해 12일 오후 찾아간 행정복지센터는 항상 민원인들로 분주하다. 그런 민원실의 분위기를 한층 편안하게 해주는 작가의 작품들이다. 작가가 편안하게 산책길에 나서 그려온 작품들이기에 보는 이의 마음도 덩달아 편해진다.
산책길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길가에 핀 연꽃, 목련, 맨드라미 등을 그려냈기 때문이다. 이렇게 편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것 역시 작가의 마음과 다르지 않음을 느낀다. 작가의 편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서 늘 보아오던 것을 그려낸 작품이기에 더 편한 마음이 드는 것인가도 모르겠다.
무무트 공방 정지현의 ‘펫’ 작품도 만나
“저희 공방 이름이 무무트인데요. 무무트란 불란서말로 고양이라는 뜻예요. 그래서 저희 공방 로고도 제가 만들었죠. 고양이를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제 작품에도 고양이가 많아요. 여기 붙어 있는 사진이 바로 제가 기르고 있는 고양이들이죠.”
2년 전(2016년, 6월) 무무트 공방에서 만난 정지현 작가가 무무트의 뜻을 설명하면서 했던 말이다. 천연염색 공방 무무트에는 고양이를 작품에 인용한 것들이 유난히 많다. 무무트를 상징하는 작품들이라는 것이다. 정지현 대표는 천연염색을 하기 전 웨딩드레스 디자인 등을 했기 때문에 자연히 바느질이나 재봉질 등은 제대로 할 수 있는 실력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모든 것을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을 한다는 것이다.
그런 작가가 이번에는 ‘펫 자수’인 실 그림인 입체자수를 선보이고 있다. 실로 한 땀 한 땀 정성스럽게 자수를 놓은 작품은 엄마의 정성이라고 한다. 펫 자수로 만들어낸 고양이와 강아지 등 반려동물들이 전시 공간 안에 들어있다. 한 공간 안에서 만나는 전혀 색다른 두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정월행궁나라 초대전. 정월행궁나라는 언제 찾아가도 크고 화려하기보다 크지 않고 신선한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편한 곳이다.
팔달새마을지도자협의회 지동서 계절밥상 봉사
오전 10시가 조금 지나자 지동행정복지센터(동장 이현희) 주차장에 연세가 드신 어르신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14일 오전 11시부터 지동행정복지센터 주차장에서 새마을지도자 팔달구협의회(회장 문강오)가 주관하는 ‘팔달새마을지도자협의회 계절밥상’ 행사가 관내 어르신 200여명을 모시고 점심식사 제공 및 문화공연을 열었기 때문이다.
팔달새마을지도자협의회에서 주관하는 계절밥상은 <2018 경기도자원봉사 우수프로그램 공모지원사업>으로 행복한 건강밥상을 지역의 어르신들께 대접하는 프로그램이다. 계절음식만 아니라 각종 문화공연도 열렸는데 (주)수원효사랑문화예술단 단원들이 점심을 드시기 전 분위기를 한껏 띄워놓았다.
이 행사는 외식 및 문화혜택의 기회가 많지 않은 소외 노인들에게 제철 식재료를 이용해 조리한 음식과, 문화공연 향유 기회를 제공하여 지역구민들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이다. 수원시 4개구에서 돌아가며 일 년에 한 반씩 하는 행사로 올해가 세 번째 맞이하는 행사라고 한다.
식전공연부터 달아오른 행사장
“오늘 이 계절밥상으로 어르신들을 대접하는 행사는 이웃과 정을 나눔으로써 훈훈한 마을부위기를 만들고 따듯한 지역공동체를 조성하자는데 있습니다. 또한 소외 노인의 고독감을 해소시켜 혼자가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주어 어르신들의 삶의 만족도를 제고하자는데 그 뜻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문강오 팔달새마을협의회장은 “팔달구는 10개동이 소재하며 한 동에 10여 명씩 새마을협의회원이 있지만 아직 새마을협의회가 구성되지 않은 곳이 있다”면서 “모든 동에 새마을협의회를 구성해 각 단체 중에서 새마을협의회를 활성화 시켜는 것이 목적”이라고 했다. 하기에 이날 행사도 새마을협의회 회원들이 모여 부족한 경비도 추렴하고 직접 현장에 나와 봉사도 한다는 것이다.
어르신들을 모셔놓고 11시부터 식전공연을 하기로 했지만 10시가 조금 넘어서면서부터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효사랑문화예술단 단원들이 출연해 한 곡조씩 노래를 하고 들어가자 어르신들도 덩달아 박수를 치면서 즐거워한다. 간간이 비가 내리긴 하지만 분위기가 달아오르면서 그런 것에는 괘념치 않는다는 표정들이다.
푸짐하게 차려진 식단, 즐거운 마음으로 식사
이날 어르신들께 대접한 제철음식은 바나나, 포도 등 과일과 떡, 묵, 두부, 전, 잡채, 오징어무침, 김치, 소불고기, 고사리나물, 숙주나물, 코다리 찜, 소고기 우거지 국 등 푸짐하게 한 상 잘 차려냈다. 전날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음식준비를 하느라 지동새마을부녀회(회장 윤영순) 회원 10여명이 꼬박 하루를 힘들여 봉사로 마련한 음식들이다.
“오늘 어르신들 200여명 정도를 초대했는데 그 이상 오실 것 같아요. 팔달구는 워낙 어르신들이 많이 거주하시는 원도심이다보니 오늘 음식을 많이 차렸다고 해도 배불리 드실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지금 같은 분위기를 보아서는 250명 정도 모이실 것 같아 걱정이 되기도 하고요”
팔달새마을협의회 회원이라는 한 사람은 음식을 나르고 있다가 어르신들이 너무 많이 오시는 것은 좋은데, 음식이 부족할 것이 걱정이 된다면서 웃는다. 제철 식재료를 이용해 준비한 음식을 한 상 차려놓고 공연까지 이어지면서 즐거운 식사를 하시는 어르신들. “지동은 역시 어느 곳보다 좋은 마을”이라고 하시며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운다.
평안남도 무형문화재 제1호 ‘평양검무’를 다시보다
남문로데오아트홀서 로데오상인회 후원으로 무대에 올라
검무는 ‘검기무((劍器舞)’라고도 하며 신라 화랑 관창이 죽은 후 사람들이 나라를 위해 죽어간 관창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관창의 가면을 만들어 쓰고 추었다는 데서 기인했다고 한다. 검무는 진주, 통영, 해주, 광주, 평양 등 여러 곳에서 전해지고 있는 춤으로 11일 오후 수원남문 로데오아트홀 무대에 평안남도 무형문화제 제1호인 평양검무보존회 수원지부(지부장 이영자) 제2회 공연으로 열렸다.
기록에는 검무의 유래에 대하여 신라(서기 667년경)때 황창랑(黃昌郎)이 지은 것이라고 <동경잡기> ‘풍속조(風俗條)’와 <문헌비고> 등에 기록되어 있다. 신라의 어린 화랑 황창랑이 8세의 소년으로 백제왕을 척살하고 백제인들에게 피살되었다고 한다. 황창랑은 검무를 빙자해 백제왕의 어전에 나아가 춤을 추다가 백제왕을 시해하고 죽임을 당해 신라인들이 슬퍼하여 '소년의 얼굴을 닮은 가면을 만들어 쓰고 칼춤을 춘 것'이 검무가 시작된 유래라는 것이다. 하지만 〈동경잡기〉에는 7세의 소년 화랑 황창(黃倡)이 검무를 춘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있으며, 〈삼국사기〉에 15세의 소년인 화랑 관창(官昌)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것으로 정확한 기원을 알기 어렵다.
검무는 조선조에 들어와 4인이 추었다. <정재홀기>에는 4인이 춘 검무로 되어 있으며, 조선 영조 때 ‘첨수무(尖袖舞)’와 ‘공막무(公莫舞)’라는 이름이 생겼다. 첨수무는 외연에서 주로 추어졌고, 공막무는 여자들이 모인 잔치에서 추는 것으로 용도가 변화한 것이다. 외연용인 첨수무는 무동이, 내연용인 공막무는 기녀인 무녀들이 추었던 것이다. 신윤복의 풍속화첩 ‘쌍검대무’에 보면 2명의 기녀가 검무를 추고 있어 4명이던 것이 2명으로 감축된 것으로 보인다.
남성적이고 호탕한 평양검무
우리지역에서 발생한 춤은 아니라고 해도 평양검무는 2001년 평안남도 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되었다. ‘평양검무보존회 수원지부’는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 남문로데오청소년공연장 앞에 보존회사무실을 두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정기공연을 열고 이날 제2회 공연으로 무대에 올린 것이다.
처음에 4인이 나와 무대에서 검무를 춘 후 나중에는 15명이나 되는 인원이 무대에 올랐다. 남문로데오아트홀 무대가 넓지 않아 무대를 꽉 채운 무희들이 움직이기도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모두가 평양검무보존회원이라는 각오가 되어 있어 그런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것이 장관이다.
평양검무는 삼국시대 북방 기마민족의 고구려 벽화를 보면 전쟁이나 무술훈련을 통해 검무가 발전되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민족의 상무정신이 깃들어 있는 춤인 평양검무는 고구려의 강건한 기질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평양검무의 춤사위를 보면 상당히 박력 있으며 회전이 빠른 것이 일반적인 검무와 다르다. 특히 칼로 땅을 치는 동작은 평양검무만의 독특한 동작이라고 볼 수 있다.
다양한 춤과 함께 무대에 오른 평양검무
이날 무대에 오른 평양검무 제2회 정기공연 무대에는 많은 춤들이 무대에 올랐다. 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를 비롯하여 3명이 춘 입춘, 부채산조, 한량무, 화관무. 영남교방청무, 장검무, 버꾸춤 등 두 시간 정도 이어진 무대는 ‘춤판’ 그 자체였다. 한 가지 흠은 홍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많은 관객이 공연장을 찾지 못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평안남도 무형문화재 제1호 평양검무 예능보유자 임영순은 축하의 인사말을 통해 “이영자 지부장은 예술과 문화의 도시 수원에서 전통문화예술을 보존하면서 지역사회 문화발전에 큰 공헌을 몸소 봉사공연으로 소외된 이들을 찾아가 함께 문화예술을 나누며 즐기는 실천을 하고 있다”라고 하면서 이날 마련한 무대가 몸에 배어있는 사랑과 봉사실천에서 응축된 그 내면을 몸짓으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했다.
평안남도 무형문화재 제1호 평양검무보존회 이영자 수원지부장은 장정희에게 춤을 사사하기 시작하여, 강선영류 태평무, 김숙자류 도살풀이, 최종실 소고춤 등을 두루 섭렵했다. 2015년 평양검무를 사사하기 시작해 2016년 이수했으며, 2017넌 수원지부를 창단했다. 이영자 지부장은 2006년부터 남문로데오 거리에 소재한 춤사랑이라는 공간에서 한국무용을 교습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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