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엽기적인 살인마 오원춘이 살인을 하고, 사람을 점점이 도려낸 살인사건이 난지도 벌써 100일이 지났다. 그동안 오원춘은 검찰조사와 법정에서도 계속 거짓된 주장을 하다가 결국은 사형을 언도받았다. 수원시 팔달구 지동, 살인사건이 난 곳은 지금 어떻게 변해가고 있을까?

 

외형적으로도 그 동안 뒤숭숭하던 분위기는 많아 가라앉았다. 거리는 새롭게 보도블록을 교체하고 있고, 마을 안길도 말끔히 포장이 되었다. 뙤약볕 아래서 작업을 하는 사람들도 한 낮의 더위에 지친 듯 그늘을 찾아들고 있는 시각, 지동을 찾아 골목골목을 돌아보았다.

 

화성 성곽을 길게 따라 조성이 된 마을 수원시 팔달구 지동


생각하기도 싫어요.

 

살인사건이 난 곳인 지동초등학교 후문 건너편의 사람들은 아직도 마음이 불안하다고 말들을 한다. 이곳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이 아무개(남, 53세)는

 

“생각하기도 싫습니다. 지금도 외국인들을 보면 섬뜩할 때가 있어요. 동네에 인식이 안 좋아져서 큰일입니다. 요즈음은 방을 구하러 오는 사람들도 뜸해졌어요. 외국인들도 주변의 눈초리가 불안하다고, 방을 내놓고 떠나기도 하고요”

 

 

 하수관거와 보도블록 등을 교체하고 있다. 마을 호나경개선 작업이다


한 마디로 아직도 분위기는 그리 좋지가 않다는 것이다. 지동은 수원시 중에서도 낙후된 마을 중 한 곳이다. 화성을 끼고 마을이 형성되어 있어, 개발조차도 함부로 할 수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주변의 주거환경이 나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변한다는 것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지동에서는 그동안 도로의 포장과 마을 안길 포장, 큰길가 보도블록 교체 등 많은 작업을 하고 있다. 아무래도 분위기 쇄신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래서인가 요즈음 지동은 눈에 띠게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정이 깊은 마을이었는데

 

지동은 노령층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 대개는 이곳 토착민들인 노인들은, 방을 세를 놓고 집세를 받아 생활에 도움을 얻기도 한다. 그러나 엽기 살인사건 이후, 방을 내어 놓아도 예전처럼 사람들이 빨리 찾아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은 조금 나아지긴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예전과 같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지를 않아요. 이곳은 집세가 수원에서도 가격이 낮은 편이라, 방을 내놓기가 무섭게 나가고는 했는데”

 

부동산 소개업을 한다는 신아무개(남, 49세)는 한 낮의 더위를 잊으려는 듯, 문 밖 평상에 앉아 부채질을 해댄다. 손님들이 찾아오지를 않다보니 에어컨을 틀기도 겁난다는 것이다.

 

 감시 카메라도 늘었다. 그나마 지금은 불안감이 많이 가셨다고


“요즈음 인심이 예전같지가 않아요. 우리 지동은 정말 인심하나는 좋았던 곳인데, 그 사건 이후 사람들이 낯 선 사람들을 보면 시선부터 피하곤 해요. 아마 이런 상태가 꽤 오래갈 것 같아요. 그래도 염태영수원시장님이나 윤건모팔달구청장님이 저희 지동에 남다른 신경을 써주시는 바람에 주변 환경은 매우 좋아졌습니다. 그것으로나마 위안을 삼고 살아야죠.”

 

지동 271번지에 거주한다는 이아무개(여, 46세)는 그래도 자신들은 조금 떨어져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한다. 사건이 난 주변에 살던 사람들은 보도가 나가고 난 뒤, 며칠씩 음식을 먹지 못했다는 것.

 

 

 도로와 마을 안길도 말끔하게 포장을 하였다


환경 개선사업은 계속될 것

 

낙후된 마을인 지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근본적으로 삶의 주거환경들이 변해야 하는데, 그런 것을 자비로 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집들이 많지가 않다, 도로포장이나 보도블록 교체, 하수관거 교체 등 그래도 많은 변화가 보이고 있다. 팔달구청 건설과 담당인 진상훈은

 

“이 보도블록 교체가 끝나면 지동초등학교서부터 못골 사거리까지 도장포장을 할 겁니다. 이미 주민센터(동사무소)까지는 포장공사를 마쳤고요. 지동은 환경개선에 더 많이 신경을 써서, 주민들이 쾌적한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라고 한다.

 

 

 아름다운 벽화가 있는 골목길에는 작은 쉼터도 있다


골목길마다 그려진 벽화. 일부러 그것을 보러오는 사람도 생겨났다고 한다. 올해도 골목길 벽화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 아마도 그런 주변의 노력이, 지동이 예전처럼 정겨운 마을로 되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그 악몽 같은 일이 쉽게 잊혀 지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고려암 고성주 백미 100만원 상당 희사

 

6월 12일(화) 오후 2시 팔달구 지동 271-124 고려암에서는 고성주와 박찬복지동장, 그리고 신도회장 최병석 등이 참가해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백미 전달식을 가졌다. 이 행사는 매년 2~3차례 지역의 불우한 이웃들을 위해 쌀 등으로 도움을 주는, 고성주(남, 56세)의 이웃돕기 일환으로 열렸다.

 

“4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에 신도들이 부처님께 바친 공양미를 재포장해서 불우이웃들에게 나누어 주고자 준비를 했습니다. 매년 두 세 차례씩 한 번에 5가마 정도의 백미를 제공합니다. 저희는 신을 모시고 있는 사람들이라 수양자들이 정성을 들인 쌀을 많은 사람들에게 나누어준다면, 그 복을 골고루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 일을 하는 것이죠.”

 

 다섯가마 분량의 백미전달식. 좌로부터 최병석 신도회장, 박찬복 지동장, 고성주


사비를 들여 경노잔치도 열어

 

고성주는 남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무당이다. 스스로는 자신을 ‘만신’이라고 표현을 한다. 늘 수양부리들을 위해 정성을 드려 그런가, 이 집 신도들치고 잘못된 사람은 없다고 한다. “자신들이 떠나서 잘못되고 나면, 한 10년 지나 또 찾아옵니다. 하지만 신의 세계에서 영적인 부모자식을 맺었으면 끝까지 책임을 져야죠. 그렇게 잘못 되어서 찾아올 때, 그것이 가장 슬픈 일입니다”

 

자식들이 잘되게 하는 길은 많은 사람들에게 덕을 베풀어야 된다고 한다. 그래서인가 늘 사람들에게 베푸는 것을 천성으로 알고 있다. 집에 찾아오는 사람들에게는 자신이 준비한 음식 하나라도 먹여 보내야 직성이 풀린다. 늘 끊임없이 찾아드는 손님들에게 정성을 다한다. “어차피 자식들이 갖다 준 물질입니다. 더 많이 베풀어야 그 덕을 자식들이 보는 것이죠.”

 

그래서 30여년 이라는 시간은 사비를 들여 집에서 경노잔치를 해왔다. 한 번에 2~300명이라는 많은 인원을 감당해낸다. 그런 날은 온통 집안에 어르신들이 자리를 잡고 앉는다. 음식만 대접하는 것이 아니라, 소리도 들려주고 춤도 춘다. 그 모든 것이 다 자신의 제자들이라고 한다.

 

쌀을 모두 재포장하였다. 재포장된 쌀임을 알리는 표시를 한다. 재포장을 하는데만도 10만원의 비용이 들어갔다고 한다 


처음으로 맡은 지동, 새로운 마을을 만들 터

 

지동은 1912년 당시에는 수원군 남부면 지동이었다가, 1914년 전국의 행정구역을 통폐합 하면서 태장면 지리라고 하였다. 1949년에는 수원읍이 수원시로 승격되면서 수원시 지동으로 되었다. 1972년 수원시의 동을 통폐합할 때 지동과 우만동을 합하여 행정동명을 지만동이라 하였다.

 

1988년 수원시의 구제 실시로 장안구에 편성되고, 1990년 1월 1일, 시 조례 제1607호로 지만동을 지동과 우만동으로 분동하였다. 1993년 수원시 팔달구의 설치로 인해, 팔달구 지동으로 되었다. 지동은 수원에서도 낙후된 마을 중 한 곳이다. 더구나 이곳은 화성과 접해있어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개발조차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

 

“우리 지동은 큰 연못이 있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고유어로는 '못골'이라는 지명이 지금도 쓰이고 있으며, 약 7,500세대에 인구 20,000명 정도입니다. 저는 그동안 30년 정도의 공직생활을 보건소 쪽에서 해왔습니다. 이번에 처음으로 지동 동장의 소임을 맡아, 어제는 저녁 8시까지 곳곳을 찾아다니면서 지동을 둘러보았습니다.”

 

직접 쌀을 수령하러 온 팔달구 지동 박찬복(여, 57세) 동장은 앞으로 지동을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들겠다고 한다.

 

“비록 우리 지동이 낙후되고 노인층이 많다고는 하지만, 정말 깊은 정들이 있는 분들이 모여 사는 곳입니다. 이렇게 자신이 남을 위해 도울 일을 찾는 분들이 저희 지동에는 상당히 많죠. 오늘도 두 곳에서 경노잔치를 했는데 부녀회원들이 직접 반찬을 만들어 어르신들께 대접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자신의 가족들이 먹는 음식처럼 준비를 해 온 것을 보고 감명을 받았습니다.”

 

지동은 지동시장을 비롯하여 못골시장, 미나리광시장 등 재래시장이 모여 있는 곳이다. 그래서 장을 가깝게 두고 있어 어느 곳보다도 상권을 접하기가 쉽기 때문에, 그것만 해도 지동의 자랑꺼리가 된다는 것.

 

 

“일전에 지동 살인사건으로 인해 주민들이 많이 마음 아파하고들 있습니다. 지동은 방값이 싸기 때문에 저소득층 사람들과 외국인들이 많이 세를 들어와 살고 있는데, 이 사건으로 인해 방이 나가지 않아 어려움을 당하는 집들이 많이 생겼다고 합니다. 언론에서 하도 심하게 다루어놓으니, 지동 전체가 다 그런 영향을 받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동처럼 정이 깊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 없는 듯합니다.”

 

골목길의 벽마다 그림을 그려 놓은 지동. 사람냄새 나는 ‘골목길 축제’는 또 하나의 명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앞으로 좋은 마을 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지동의 골목길을 아름답게 꾸미려고 합니다. 지동처럼 골목이 많은 곳도 흔치 않습니다. 이제는 주민들 스스로가 참여를 해서 보수를 하기도 합니다. 올해도 유순희 작가와 삼성전자, 그리고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그림 그리는 작업을 계속할 것입니다. 삼성전자에서는 3,000만원 정도 지원도 해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사람이 살기 좋은 지동, 정이 묻어나는 지동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박찬복 동장은 “올 연말에도 부탁드립니다.”라고 인사를 한다. “추석 때 또 한 번 도와드릴게요.”라고 대답을 하는 고성주. 그래서 지동은 살기 좋은 마을인가 보다.

“혹시 굿 보신 적 있으세요?”

 

이런 질문을 하면 대답은 두세 가지로 구분이 되어 나온다. 그 첫째는 “굿 좋죠. 우리 굿이야말로 정말 축제죠”라는 대답이다. 이런 대답을 하는 사람들은 대개가 그래도 우리 문화나 정체성에 대해서 조금은 인식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굿 TV에서 가끔은 보았는데, 무섭기도 하고요” 이런 대답을 하는 사람들은 한 마디로 무관심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의 사람들이 있다. “굿 그거요 미신이고 귀신들이 장난질 하는 것이잖아요” 라는 대답을 하는 부류이다. 이런 사람들은 난 종교적 사대주의자라고 표현을 한다. 한 마디로 굿이 무엇인지 그 어원조차 모르고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란 것이다. 여기서 어떤 특정 종교를 거론하는 것이 아니다. 굿은 아주 오래 선사시대부터 우리 민족의 정신적인 지주였고, 그 굿을 통해 우리는 감사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먼 뜬금없이 굿 이야길 하자고

 

굿 이야길 하자고 하면 아마 삼년 열흘을 해도 모자랄 판이다. 그만큼 한 때 우리 굿에 미쳐 살았다. 오늘 뜬금없이 굿 이야길 하자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 굿판에서 나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도대체 저 사슬세우기는 왜 하는 것인지 모르겠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바로 그 특별한 이야기를 하자는 것이다. 굿판을 혹 한번이라도 본 사람이 있다면, 굿을 하는 도중에 통돼지나 족발, 혹은 소머리 등을 월두나 삼지창 등에 끼워 세우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사슬세우기’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떡시루 등을 걸어서 세우기도 한다. 이 사슬이 잘 서야 그 굿을 신령들이 잘 받았다고 흔히 이야기들을 한다.

 

그런데 사슬세우기는 두 가지가 있다. 이런 굿판에 진열되었던 돼지나 떡시루 등을 세우는 사슬세우기가 있고, 또 하나는 물동이 위에 무당이 직접 올라서서 뛰는 ‘용사슬 세우기’가 있다. 용사슬이란 물동이 안에 물이 있다는 뜻일 것이다.

 

 

'사슬'은 신과 인간을 연결하는 고리

 

'사슬을 세운다' 는 것은 무의식에서는 상당히 중요한 행위를 말한다. 대감이나 장군, 혹은 별상이나 신장 등에서 사슬을 세우는데, 사슬을 세우는 것은 단순히 중심을 잡는 것이 아니다. 그 안에는 상당히 깊은 뜻을 내재하고 있다. 무의식에서 ‘사슬’이란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사슬' 이란 고리로 형성되어 있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흔히 생태계 등에서도 '먹이사슬' 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먹이고리’를 말하는 것이다. 무의식에서 나타나는 사슬이란 의미도 이런 고리로 연결이 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가 있다. 즉 창이나 삼지창 등을 자루를 밑으로 하고, 위에 소머리나 돼지머리 우족이나 통돼지 등을 올려 중심을 잡는 행위이다.

 

이것은 두개의 연결고리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즉 사슬을 세우는 것은, 하늘과 땅, 신과 인간의 연결을 하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그 안에 신에게 올리는 제물을 드리는 것이다. 하기에 이 사슬이 잘 서야 신령이 감응을 했다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니다. 바로 그런 신과 인간을 연결하는 고리가 사슬인 것이다.

 

무격이 직접 고리가 되는 용사슬

 

무당들이 자신이 모시는 신령들을 위하는 굿인 맞이굿 등을 할 때나, 내림굿 등을 할 때는 항아리에 물을 담고 그 위를 한지로 덮어놓는다. 이 위에 오르는 것을 ‘용사슬’이라고 한다. 흔히 ‘용사슬 세운다’ 혹은 ‘용사슬 탄다’고 하는데 이것은 어떤 의미일까? 이것 역시 사슬과 다름이 없다.

 

일반적인 사슬은 제물로 대신하지만, 용사슬은 무당 자신이 직접 제물이 되는 것이다. 즉 신과 인간의 연결고리인 사슬을 자신이 직접 세움으로써, 자신이 주제자(主祭者)의 위치에 서게 되는 것이다. 사슬이란 단순히 중심을 잡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에서 중요한 뜻을 가진 하나의 신성한 의식이 된다.

 

‘굿은 미신이다’라는 일제의 허망한 이야기가, 아직도 공공연히 종교적 폄하로 사용이 되고 있다는 것이 참 안타깝기만 하다. 굿을 제대로 이해를 하려고도 하지 않는 사람들과, 그 굿을 이용해 정말로 혹세무민을 하는 사람들. 이제 제발 이런 마음 아픈 이야기들은 들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온전한 사슬이 서야 나라가 평안하다는.

이웃과 정을 나누는 ‘추억의 골목길 축제’. 제목만으로도 사람을 끌어당긴다. 11월 26일(토) 10:00~16:00에 걸쳐서 수원시 팔달구 지동 게이트볼장 입구 골목길에서 열린 축제장, 새마을지도자 지동협의회가 주최를 하고 지동주민자치회 등 7개 단체가 후원을 한 ‘추억의 골목길 축제’ 현장을 찾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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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축제'란 그야말로 골목길에서 열리는 축제이다. 2011년 ‘지동 마을 르네상스 공모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8월부터 ‘수원화성과 지동 골목길 반가운 동행’이라는 주제로, 시범골목 약 1km의 구간에 골목의 특색을 살린 벽화 그리기와 조형물들을 10~11월에 걸쳐 설치하였다.




삭막한 골목길이 따스한 길이 되다

지동 골목길 축제. 세계문화유산 수원 화성을 성벽을 따라 길게 자리하고 있는 지동. 팔달구 지동은 그리 부유한 마을이 아니다. 옛 건물들이 늘어선 골목길은 우중충하던 곳이다. 그 좁고 우중충하던 골목길이 탈바꿈을 했다. 지동 주민들과 삼성 자원봉사단, 창작 작가, 학생, 직장인 등 다방면에서 활동 중인 많은 봉사자들이 특별한 마을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하였다.

말 그대로 골목길 축제였다. 한편에서 화성 앞에서 제기차기를 즐기는 젊은이들과, 아이와 함께 연날리기를 즐기고 있는 젊은 엄마. 그리고 축제장인 게이트볼 장에서는 왁자한 소리에 그칠 줄 모르는 웃음소리가 화성을 감돌아든다. 그저 마을잔치 같은 이 골목길 축제가 남다른 재미를 주는 이유였다.





옛 추억이 새록새록 담겨있는 축제

길게 테이블을 놓은 앞에서는 사람들이 줄을 지어 서 있다. 연 만들기에 정신들이 없다. 직접 연을 만들고 날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축제장에는 역시 먹거리가 빠질 수 없다. 추억의 음식인 어묵이며 여러 가지 음식들이, 차가운 초겨울 날씨를 훈훈히 녹이고 있다. 살아가기에 힘든 사람들은 오랜만에 이웃들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마을 어르신들은 윷놀이를 하면서 즐긴다. 그 얼굴에 오랜만에 세월의 주름을 펼 수 있는 행복함이 가득하다. 골목 안으로 접어들었다. 사방치기를 준비하는 모습이 보인다. 골목길 어구에는 추억의 솜사탕 장수가 나와 있다. 우중충하던 골목길의 벽들이 이런저런 모습으로 새 단장을 했다.




축제장에서 만난 한 어르신은 따듯한 국물을 드시다가 한 말씀 하신다.

“이런 축제가 정말 좋은 축제가 아닌가? 세상에 이렇게 집 대문을 나서서 즐길 수 있는 축제가 어디 또 있을까 십구만. 먼 길 찾아가고 바가지 쓰고, 거기다가 정신 사납고. 이 골목길 축제는 얼마나 좋아? 멀리 안가서 좋지. 이웃들과 함께 즐기니 좋지. 거기다가 마을이 달라졌으니 보기도 좋지”

모든 사람들이 즐거워할 수 있는 축제. 그저 모인 사람마다 낯익은 얼굴들이라 낯설지 않아 좋은 축제. 수원 팔달구 지동의 ‘추억의 골목길 축제’가 행복한 축제인 까닭이다. 그리고 엄청난 예산을 들여 하는 축제가 한 수 배워야 할 축제이다. 골목길에서 배어나오는 즐거움이 가득한 ‘추억의 골목길 축제’. 재미와 행복이 가득한 축제였다.

<골목길 들여다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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