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슈퍼 1호점’이 생겼단다. 그저 마을에 있는 새로 생긴 슈퍼 이름이 ‘문화슈퍼’이고, 아마 계속해서 체인점으로 슈퍼를 내려는가 보다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그것과는 전혀 무관하다. 이 슈퍼는 사람들이 모여 문화를 공유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모여서 차 마시고, 노래하고, 영화도 본단다.

 

7월 26일(금) 수원시 팔달구 신풍동 93-1에 소재한 조금은 낡은 듯한 가옥 한 채. 담벼락으로는 담장이가 운치 있게 기어오른다. 오후 6시부터 문화슈퍼가 개관을 한다고 해서, 궁금증이 일어 찾아가 보았다. 집 입구에서부터 시끌벅적하다. 문 앞에는 사람들이 모여 막걸리를 마시고 있다.

 

 

오픈하우스로 마련한 마을문화공간

 

행궁동 문화슈퍼 1호점이 가진 첫 만남은 ‘동네슬리퍼파티’란다. 말 그대로 집안에 있다가 아주 편하게 슬리퍼를 끌고 참석하라는 것이다.

 

“아니 왜 신발을 바꿔 신었데요. 아까는 슬리퍼를 신었었는데.”

“운동하고 오느라고 바꿔 신었지”

 

마을 사람들의 대화이다. 하긴 사람들 중에는 슬리퍼를 끌고 온 사람들도 있다. 이 문화슈퍼는 ‘생태교통 수원2013’의 시범지역인 행궁동 주민센터 옆에 자리하고 있다. 원래는 나혜석 기념관을 짓기 위해 수원시에서 매입한 부지 위에 있는 건물을, 지역 주민들이 진행하고 있는 문화프로그램 작품 전시 및 마을 문화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신바람 나는 슬리퍼파티

 

안에서는 한창 연극 ‘어느 세일즈맨의 죽음’ 중에서 한 대목을 두 사람이 열심히 낭송을 하고 있다. 구경꾼들보다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는 사람들이 더 많아 보인다. 이클레이 관계자들도 나와서 구경꾼 틈에 끼었다. 마을 젊은이들인 듯한데, 제멋대로 음악회도 열렸다.

 

‘제멋대로 음악회’, 그저 아무 노래나 신바람나게 기타를 치면서 노래하고, 모인 사람들은 박수를 치면서 함께 소리치고. 그야말로 제멋대로이다. 그런 와중에 사람들은 즐거움이 배가된다. 마땅한 놀이 공간이 없는 도심 한 복판에 정말 좋은 곳 하나가 생긴 것이다. 이런 것 하나만 보아도 행궁동이 변해도 정말 너무 변했다.

 

이날 문화슈퍼 안에는 3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그들은 기타도 치고, 노래도 부르고, 연극의 대목도 들려주고, 거기다가 푸짐하게 차려진 음식을 나누면서 시간을 즐겼다. 그야말로 마을 문화공간이 하나 생겼음을 즐기는 그런 잔치였다.

 

 

“차린 것은 없지만 좀 드시고 가세요.”

 

어디를 가나 우리들에게는 귀에 잘 들리던 말이다. 차린 것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차린 것이 없단다. 그야말로 우리들만이 갖고 있는 말 속에 겸손이란 생각이다. 슈퍼 안에 모인 사람들을 보니 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저 즐기고 싶은 데로 즐기면서, 또 하나의 문화공간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층으로 올라가보니 이클레이 관계자들과 김병익 생태교통 추진단장 등이 열심히 무엇인가를 만들고 있다. 나무 판에다가 자신의 명패를 만드는 것이란다. 작은 한 쪽 방에서는 영화도 상영한다. 행궁동 문화공간인 문화슈퍼 1호점은 그렇게 주민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를 잡아간다.

 

한 바퀴 돌아보고 나오려는데, “차린 것은 없지만 좀 드시고 가세요.”라고 한다. 상다리가 휘어지게 차려졌는데, 어째 차린 것이 없다고 할까? 이래저래 이 동네 변해도 정말 너무 변해간다. 다음엔 또 무엇이 사람을 놀라게 하려는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생태교통 수원2013’의 개최가 이제 한 달 남짓 남았다. 7월 26일 오후, 그동안 지역 주민들과 각을 세우면서도, 맡은 일에 책임을 다한 수원시생태교통추진단의 김병익 단장을 만나 그동안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정말 힘도 들었지만, 이제는 한 숨 돌린 듯합니다. 하지만 지금부터가 진짜로 중요한 때라 생각합니다. 생태교통 수원2013이 성공리에 마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할 일이 너무 많아요. 아마 이제는 전 직원들이 긴장을 하고 있어야 할 듯합니다.”

 

그동안 생태교통 수원2013의 추진단에는 하루도 끊임없이 민원이 제기가 되었다. 심지어는 장맛비에 누수현상이 일어나는 것조차, 공사를 핑계를 대면 고쳐줄 것을 요구하고는 했다는 것이다. 지난 이야기지만 김병익 단장은 그동안 참 고통스러운 날들도 있었다고 한다. 주민들에게 멱살을 잡히는가 하면, 욕도 많이 들었다고.

 

 

“이 자리가 어쩔 수 없는 자리였던 것 같아요. 그래도 이제는 주민들도 많이 동참을 해주시고, 정조로 상인들도 100% 찬성을 해주셔서 간판 등 교체작업을 순조롭게 하고 있습니다. 그분들에게 고마울 뿐이죠. 3개월에 걸친 공사기간으로 인해 손해도 보셨을 텐데도, 우리의 후손들과 마을을 위해 선뜻 찬성을 해주셨으니 까요.”

 

앞으로 난해한 작업들이 남아

 

그동안 생태교통의 시범지역인 행궁동 일원은 몰라보리만큼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낡고 음습하던 거리는 외벽치장과 함께, 아름다운 간판들로 바뀌었다. 그늘이 없이 뙤약볕만 내리쪼이던 거리는 소나무가 들어서고, 바닥은 대리석 등으로 교체가 되었다. 신풍로 일부 구간에 민원이 발생한 것을 뺀다면, 순조롭게 모든 것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오늘 오시면서 보셨겠지만 정조로에 서 있는 가로수들도 모두 치장을 마쳤습니다. 서구식으로 가로수를 다듬었죠. 그것을 보신 분들이 정말 좋다고 하시네요. 이제 8월부터는 전선을 모두 지하화 해야 하고, 걷은 전선을 치우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쌈지공원도 다섯 곳 모두가 완성이 되었고요.”

 

아직은 5%의 어려운 공정이 남아있긴 하지만, 지금까지 행궁동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가히 수원 제일의 명품 마을로 재탄생을 한 것이다.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도 이렇게 변화를 가져올지는 몰랐다고 이야기들을 한다.

 

 

주민 참여만이 성공여부를 가를 것

 

그동안 공무원들을 비롯해 주민추진단 등의 노력으로 1,500명의 주민추진단이 확보되었다. 매일 2~5명씩 꾸준히 주민추진단 사무실에 들려 가입을 하고 간다는 것. 하지만 앞으로도 끝까지 모든 주민이 다 찬성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다.

 

“생태교통 지역인 행궁동에는 2,200세대에 주민인 4,300명 정도입니다. 이분들 모두가 생태교통에 적극적으로 동참을 할 수 있도록 해야죠. 개막식과 기간 중 공연단 섭외 등은 이미 준비를 마쳤습니다. 9월 1일 개막식에는 외국인들이 500명 정도 참가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미 이클레이 등을 통해 환경단체나 외국의 지자체 등에서 300명 정도가 참석을 통보해 왔습니다. 남은 200명도 계속 연락 중입니다”

 

개막식은 모두 세 부분으로 구분이 된다고 한다. 식전 퍼레이드와 개막식, 그리고 만찬의 순으로 진행이 된다는 것. 안전행정부를 비롯해 중앙부처에서도 참석을 할 것이라고 한다. 문제는 바로 자동차 없는 거리인 생태교통 시범지역 내에 거주하는 주민들이다. 그들이 불편하더라도 차를 주변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

 

 

“8월 15일을 기점으로 시범지역 내에 승용차를 모두 주변 주차장으로 빼야 합니다. 그런 작업이 상당히 힘들 것 같습니다. 일일이 연락을 취해야 하고요. 8월 15일 경이되면 자전거 1,000대가 확보됩니다. 주차장부터 집까지는 자전거를 이용해 이동을 해야죠. 그런 작업들이 바로 생태교통이 추진하고자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대담을 마치고 근처 쌈지공원을 돌아보고 있는 김병익 단장. 주변이 깨끗해지면서 상권이 바뀌고, 마을의 집들이 스스로 담을 헐어내고 있다고 알려준다. 이렇게 변화가 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반드시 성공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는 것.

 

“생태교통은 우리 후손들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자 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대체 연료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생태교통에서 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그것이 우리가 이번 시범사업을 꼭 성공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작은 녹색혁명’이라고 물리는 도심 속에 작은 공원. 우리가 흔히 공원이리고 이름을 붙이는 그러한 대단위 규모의 공원이 아니다. 작지만 주변 주민들이 마음 편하게 나와서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그런 소규모의 공원을 말한다. 각 지자체마다 앞 다투어 조성하고 있는 ‘쌈지공원’은 매력은 도대체 무엇일까?

 

쌈지란 우리말로 ‘담배나 부시 등을 담기 위하여 종이나 헝겊, 가죽 따위로 만든 주머니’를 말한다. 그것도 큰 주머니가 아니라, 허리춤에 달고 다닐만한 작은 것을 말한다. 흔히 ‘담배쌈지’라고도 한다. ‘찰쌈지’는 허리에 차게 된 주머니 모양의 담배쌈지를 말한다. 쌈지에 들어있는 작은 돈을 ‘쌈짓돈’이라고 한다. 많지 않은 푼돈이라는 뜻이다. 이런 뜻으로 볼 때 ‘쌈지’란 작은 것을 말한다.

 

 

행궁동 생태교통 시범지역에 선보인 쌈지공원

 

생태교통추진단의 한 관계자는 이번 생태교통이 열리는 행궁동 일원에는 여러 곳에 쌈지공원이 있다고 알려준다. 행궁동 생태교통 수원2013 시범지역 안에 조성되는 쌈지공원은 화성옥 건너편과 장안경로당, 또한 신안경로당과 행궁동사무소 앞, 신풍초등학교 후문 등에도 조성이 되었다.

 

7월 25일 오후, 그동안 줄기차게 내리던 장맛비가 멎고, 이재는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왔다. 잠시 생태교통 시범지역을 돌았을 뿐인데도, 등줄기를 타고 땀이 흘러내린다. 이런 날 취재를 한다는 것은 정말 힘들다. 한 두 시간만 돌아다녀도 땀으로 흥건히 젖기 때문이다. 하지만 눈으로 확인을 하지 않고, 얼마나 아름답게 조성이 되었는지 알 수는 없다.

 

 

“우리 집 곁에도 저런 정원 하나 있었으면”

 

먼저 신풍초등학교 후문 쪽에 쌈지공원 하나가 자리를 하고 있다. 사진 촬영을 하고 있는데 곁을 지나던 사람이 “우리 집 곁에도 저런 정원 하나 있으면 좋겠네.”라고 한다. 아마 그 사람은 이것이 쌈지공원이 아닌 정원쯤으로 보였나 보다. 그만큼 쌈지 공원이 사람들에게는 좋게 보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행궁동 주민 센터 앞에도 쌈지공원이 있다. 행궁동 주민 센터 맞은편에는 조금 색다르게 조성을 하였다. 쌈지공원은 나름대로 특징이 있게 조성이 되어있어,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있다. 장안경로당 앞에 있는 쌈지공원을 가니, 지난번에는 볼 수 없었던 구조물이 하나 들어서 있다. 날마다 변화를 하고 있는 쌈지공원이다.

 

 

도심 속에 녹지공원이라는 쌈지공원. 주변에 사는 주민들의 휴식공간과, 친환경 자연을 맛볼 수 있는 쌈지공원을 돌아보다가 보면 누구라도 부러울 수밖에 없다. 바로 우리 집 곁에도 저런 쌈지공원 하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그만큼 쌈지공원은 도심 속에 아름다운 작은 휴식 공간이 되기 때문이다.

 

주변도 말끔하게 정리하고

 

신안경로당 앞에 조성된 쌈지공원을 돌아본 후 화성옥 건너편에 있는 쌈지공원을 찾았다. 공원에 조성한 식물들이 햇볕에 마를까봐 차광막으로 덮어 놓은 쌈지공원이, 작지만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의자와 함께 조성이 되었다. 그 한편에서 조적공(벽돌을 쌓는 기능을 가진 사람)이 작업을 하고 있다.

 

“먼저 돌아보니 공원 옆에 지저분하다가 느꼈는데, 대문으로 막나보죠?”

“예. 이렇게 지줏대를 만들어 대문을 달아놓으면 한결 깨끗해 질 테니까요”

 

 

쌈지공원 주변까지도 말끔히 정리가 되는 생태교통 수원2013의 시범지역. 현재 전체공정 95%를 넘어서면서 막바지 작업에 한창인 행궁동 일원을 돌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얼마 안 있어 제 모습을 드러낼 쌈지공원을 배경삼아, 아이들과 함께 사진촬영을 해보는 재미도 있을 듯. 이래저래 살맛나는 마을로 변화고 있는 행궁도. 땀을 흘리며 돌아 볼 시범지역을 떠나면서 부럽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생태교통 수원2013’은 올 9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한 달간 수원의 장안문(북문) 일대인 행궁동 일원에서 펼쳐지는, ‘차 없는 거리’를 시험운영해 보는 프로젝트이다. 이 생태교통은 화석연료가 점차 고갈되어 가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심각해진 지구 온난화 현상 등을 막아내기 위한 시범운영을 하는 것이다.

 

9월 한 달간 수원 화성 안 동네인 행궁동 일원에서 열리는 생태교통 수원2013에는, 이클레이와 유엔, 수원시 등이 합작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기록한다. 이렇게 기록을 한 것은 자료는, 전 세계적으로 그런 문제들을 해결하자는데 그 목적이 있다. 현재 전체공정 95%를 넘겼다는 생태교통 시범지역인 행궁동 일원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생태교통 e-서포터즈 발대식도 가져

 

7월 21일(일) 수원시 팔달구 화성 행궁 앞쪽애 있는 수원문화재단 영상실에는, 유니폼을 입은 생태교통 e-서포들이 모였다. 오후 2시에 서포터즈 발대식이 있기 때문이다. 대학생 36명과, e수원뉴스 시민기자, 수원시 서포터즈 등 50명의 생태교통 서포터즈 들은 9월 30일까지 생태교통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홍보하게 된다.

 

서포터즈들은 ‘생태교통 수원2013’의 홍보 컨텐츠 및 전파, 생태교통 기간 중 각종 행사 및 문화 체험, 생태교통 행사참여 후기 작성, 공동 프로젝트 서퍼터즈,(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운영 등을 담당하게 된다. 한 마디로 이들 50명의 생태교통 수원2013의 홍보를 전담하는 모임이다.

 

 

발대식에 참석한 염태영 수원시장은

“지역의 모든 축제 성향을 띠고 있는 잔치는 하나를 더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생태교통 수원2013의 잔치는 하나를 제하는 것이다. 바로 행궁동 일원 생태교통 시범지역d에서 자동차라는 것을 빼는 것이다. 사람들이 상용화 되어있는 차를 뺀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그런 불편을 무릅쓰고, 9월 한 달 동안 이 거리 안으로 차를 갖고 들어올 수가 없다. 다행히 주민들이 변화하는 거리를 보고 많은 지지를 해 주는 바람에 우리도 자신을 갖고 이 행사를 추진할 수가 있다.”고 했으며 이어서,

 

“지금은 SNS의 시대이다. 그런 만큼 서포터즈 여러분들이 정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홍보야말로 화석연료가 고갈되는 시기에 우리는 어떠한 대체연료를 찾게 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무동력 교통수단이 대세이다. 전 세계적으로 차가 없는 거리를 만든 나라는 다 성공을 했다. 하지만 우리 수원은 한 개 거리가 아니라, 마을 전체에서 차를 빼 버리겠다는 것이다. 그만큼 불편도 가중되겠지만 우리의 후손들이 잘 살 수 있는 고장을 만들이 위해서는 누군가는 먼저 행동을 보여주어야만 한다. 그것을 우리 수원이 하겠다는 것이다”라고.

 

염태영 수원시장은 발대식을 마친 후, 서퍼터즈들에게 일일이 아이디카드를 목에 걸어주면서 많은 홍보를 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빼앗겼던 도로에서 뛰놀다.

 

21일 오후 4시부터는 수원의 북문인 장안문부터 행궁 앞까지와 화서문로 일대에서, 차 없는 거리‘인 카프리데이가 펼쳐졌다. 4개 차선 중에서 2개 차선을 시민들에게 돌려줄 것이다. 이들은 그동안 자동차에게 내어주었던 도로에서 마음껏 뛰놀기도. 생태교통에서 선보일 무동력 차와 전기차 등을 타보기도 하고, 화서문로에는 먹거리 등을 팔기도.

 

휴일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안산에서 찾아왔다는 방아무개(남, 47세)는 아이들이 너무 신나 한다고 하면서,

“당분간은 행궁동 주민들이 많이 힘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도로에서 마음껏 탈거리들을 타고 돌아다니면서 즐길 수 있는 생태교통 시범이야말로 꼭 해야 할 프로젝트입니다. 자원이 고갈 된 다음 우리의 아이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인가를 알려주는, 이번 시범이야말로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한다.

 

 

‘즐거운 도시산책 생태교통 수원2013’. 차도로 나온 부모들과 아이들은 탈것들을 기다리느라 줄을 서기도. 여기저기서 작은 무대로 마련한 공연장 앞에도 사람들이 모여 박수를 치며 즐거워하는 모습도 보였다. 자동차에 빼앗겼던 도로를 되찾은 아이들이 마음껏 도로에서 뛰어노는 모습을 보면서, ‘생태교통 수원2013’의 사업이 성공리에 마치기를 기원한다.

 

7월 21일(일), 차 없는 거리인 카프리 데이가 열리는 수원 행궁동 일원. ‘생태교통 수원2013’을 준비하기 위해 사전에 미리 예행연습을 겸한 ‘차 없는 거리’가, 수원시 화성 북문인 장안문부터 화성 행궁 앞까지 오후 4시부터 시작되었다. 이날 차 없는 거리에는 많은 시민들이 찾아들어 다시 찾은 도로의 의미를 되새기며 즐기고 있었다.

 

장안사거리에서 화성의 서문인 화서문까지는 아예 모든 도로가 시민들에게 돌아갔다. 부스를 치고 그 곳에서 상품, 즐길거리, 체험, 먹거리 등이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화서문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간이 무대가 놓여졌다. 그 무대 위와 무대 앞에서 신바람 나게 춤을 추고 있는 사람들. 바로 장안구에서 하는 문화강좌인 ‘라인댄스’를 수강하는 주부들이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시작한 라인댄스

 

라인댄스는 자연스러운 '걷기' 움직임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운동이다. 흔히 ‘댄스’라고 명칭을 부치고는 있지만, 파트너가 필요 없이 여러 명이 선상(線上)에서 동서남북의 4방향으로 몸을 전환하여 정해진 루틴에 따라 추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에서 시작한 라인댄스는 전 세계에 급속히 확산이 되었다.

 

라인댄스는 다른 춤에 비해 배우기 쉽고, 심장과 관절 등에 큰 무리를 주지 않아서, 서구를 중심으로 그 인기가 높아지고 있으며 아시아에서도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라인댄스의 좋은 점은 이것만이 아니다. 고가의 무용복을 필요로 한다거나, 춤을 추기 위해 넓은 장소를 요하지 않는다. 그저 어디서나 어느 복장으로도 춤을 출 수 있기 때문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출 수 있는 라인댄스

 

7월 21일에 공연을 하는 모습을 보고 난 후, 22일(월) 오후 7시에 라인댄스 문화강좌를 하고 있는 장안구청 구민회관 연습실을 찾아보았다. 20여명의 동호회원들이 조성임(여, 53세) 전문강사의 지도로 열심히 춤을 추고 있다.

 

“라인댄스는 미국에서 컨트리 음악에 맞추어 시작했어요. 그래서 연세가 드신 분들이 추는 춤으로 오해도 하고요. 저는 장안구민에서 라인댄스 문화강좌를 하면서 케이팝의 음악을 접목했죠. 그래서 지금 저희 동아리들은 모두 4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어요. 한 마디로 라인댄스의 세대가 젊어진 것이죠.”라고 한다.

 

 

조성임 라인댄스 전문강사의 전공은 수학이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라인댄스를 접하게 되었고, 서울로 쫒아 올라가 전문 강사자격증을 취득했다고. 그 뒤 수원시 장안구 조원주민센터에서 시작을 한 것이, 이제는 동호회원이 100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저희들의 자랑이라면 우선은 춤을 추는 연령대가 젊어졌다는 것이고요. 또 하나는 저희들은 소외된 이웃을 직접 찾아가는 문화 봉사단이라는데 있어요. 대개 위문공연을 하면 그냥 무대에서 공연만 하고 그치는데, 저희들은 휠체어에 앉은 어르신들까지 손을 잡고 함께 춤을 추죠. 마음으로 함께 느끼는 것이죠. 그래서 다들 좋아하시고요”

 

“정말 추기 쉬워요. 그리고 흥도 나고요”

 

현재 장안구의 모든 라인댄스 강사들은 조성임 전문강사에게 배워나간 사람들이라고 한다. 구민회관 5층에서 학습을 하고 있는 라인댄스 동아리는 모두 4팀이라고. 이들은 매주 월, 수, 금요일에 모여서 춤을 추고 있단다. 이 4팀은 각각 동아리 회장이 있고, 그 모든 팀을 다 합한 동아리 총회장이 있다는 것.

 

“저는 이제 춤을 춘지 1년 정도 되었어요, 처음에 이곳에 와서 라인댄스 강좌가 있다는 소리를 듣고 신청을 하게 됐죠, 집에서 살림만 하던 주부가 이 춤을 추고 나서부터, 정말 춤에 푹 빠지게 된 것이죠. 저희 집은 아들만 셋에 남편까지 남자만 넷이 있는데, 이제는 남편과 아이들이 적극 후원을 하는 셈이죠.”

 

 

동아리 연합회 박정애(여, 58세) 회장의 이야기이다. 함께 춤을 추던 오후 7시 반의 'S라인 동호회‘의 김경희(여, 48세)회장은 원래 재즈댄스를 하다가 라인댄스를 접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라인댄스에 더 매력을 느낀다고.

 

“라인댄스는 재즈댄스에 비해 힘이 들지 않아요. 그렇다고 그에 비해 뒤쳐지지도 않고요, 저는 오랫동안 재즈댄스를 추어왔지만, 오히려 라인댄스가 제게는 더 맞는 듯해요. 재미도 더 있고요”라고 한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꼭 할 말이 있다고 찾아 온 S라인 동호회 회원들. 김명희(여, 48세), 엄명애(여, 47세), 함기분(여, 50세) 등은

“저희들 몸매 좀 보세요. 조금 살이 쪘어도 몸매가 끝내주지 않나요? 라인댄스를 추면 정말 몸매가 S라인으로 변해요. 그리고 복장도 필요하지 않아요. 등산복을 입고도 추고요. 아무 옷이나 입고 추어도 되요. 춤을 추는 장소도 넓은 공간이 필요 없어요. 그저 아무데서나 아무 옷이나 입고 추어도 되요. 정말 추기도 쉽고, 몸매 끝내주고 변하고. 이보다 좋은 댄스가 어디 있어요?”

라면서 깔깔 웃는다. 40~50대의 주부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소녀와 같은 마음을 갖고 있다. 아마도 라인댄스를 추면서 마음도 소녀들처럼 S라인이 되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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