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의 벽화골목 하면 누구나 다 ‘지동 벽화골목’을 먼저 떠올린다. 모두 5개년 계획으로 장장 3km가 넘는 벽화골목을 조성하는 지동은, 이미 많은 지자체들이 벤치마킹을 하러 몰려 올 정도로 나름 유명해졌다. 아마도 제일교회 종탑에 그려지고 있는 ‘축성도’까지 완성된다고 하면, 전국 어디서도 따라올 수 없는 벽화길이 조성될 듯하다.

 

하지만 벽화골목이 지동에만 있을까? 그렇지가 않다. 수원에는 각 주민센터와 마을만들기 센터들이 주축이 되어서 ‘마을르네상스’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벽화골목 등을 조성하고 있다. 지동의 벽화길과 화성, 노을빛 전망대가 유명 하듯, 서둔동의 앙카라 벽화 길과 앙카라 공원, 행궁동의 벽화골목과 수원천 등도 빼 놓을 수가 없다.

 

 

보완되어 가고 있는 행궁동 벽화

 

‘생태교통 수원2013’은 화성을 안과 밖으로 끼고 있는 행궁동과 지동 등을 변화시키고 있다. 그 중에서도 직접 시범지역과 맞물려 있는 행궁동 벽화 길은 요즈음, 눈에 띠지는 않아도 하나 둘씩 달라지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늦은 소걸음처럼 하나씩 탈바꿈을 하고 있는 중이다.

 

3일(토) 행궁동으로 들어섰다. 행궁동은 수원천을 끼고 과거 우시장과 청과물시장이 있던 곳이다. 당시의 아픈 기억들이 아직도 수원천 한 편에 오밀조밀하니 집들이 몰려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좁은 골목에서는 금방이라도 구부정한 할머니가 지팡이를 손이 들고 나설 것만 같은 그런 골목이다.

 

 

그 주변에 문구거리가 조성되어 있다. 과거 팔부자들이 모여 있던 곳이기도 하다. 화성 축성을 마친 정조대왕은 ‘호호부실(戶戶富實) 인인화락(人人和樂)’이라고 했다. 즉 집집마다 부자가 되게 하고, 사람마다 즐겁게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 마을에 팔부자를 불러들여 살게 하였다.

 

이곳에 모인 팔부자들은 정조대왕의 배려로 인해, 인삼과 갓을 만드는 말총 등에 대한 전매권을 갖게 되었다. 이 팔부자 거리에 모인 사람들은 대개 장사치가 아닌 유생들이었으며, 그 중 윤선도의 후손들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이곳을 ‘보시동’이라 명칭을 붙인 것도 정조대왕의 배려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였다.

 

 

나름 독창적인 벽화를 조성해

 

지동의 벽화가 테마를 주제로 조성을 했다고 하면, 행궁동의 벽화는 그렇게 할 수 없는 짧은 거리에 조성이 되었다. 지동은 철저하게 준비를 하고, 모든 단계를 체계적으로 조성을 했다. 그리고 수많은 자원봉사자들과 골목에서 생활을 하는 주민들이 하나가 되어 공동작업을 했다.

 

하지만 행궁동은 지역의 특성상 그렇게 작업을 할 수가 없는 곳이다. ‘대안공간 눈’이 위주가 되어 그저 골목을 조금 더 아름답게 꾸미고자 노력을 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와 또 달라진 모습들이 보인다. 좁은 골목에 칠을 새로 했는가 하면, 골목 안담에 문이 하나 생기고 그곳에서 커피를 판다고 써 놓았다.

 

 

담장이가 타고 오르는 벽 한편에는 사랑의 잠을 통을 걸 수 있게 해 놓았다. 크게 변한 것은 없지만 변화고 있는 것이다. 행궁동만의 벽화 골목을 조성하기 위해 나름 애를 쓴 흔적이 보인다. 큰 변화는 없지만 조금씩 변화를 해가고 있는 행궁동 벽화 길. 그래도 주말이 되면 이곳을 둘러보기 위해 길을 묻는 관광객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맙다.

 

‘생태교통 수원2013’의 준비가 막바지에 달했다. 공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30도가 웃도는 이 더위에도 행궁동 일원의 공사는 토요일과 일요일도 쉬지를 못한다. 3일(토) 오후 행궁동에 있는 생태교통 추진단 사무실에 들려보았다. 남들은 휴가철이다, 토요일이다 해서 출근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생태교통 추진단 사무실에는 사람들이 있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3~4명씩 돌아가면서 근무를 하고, 8월 15일 경에는 아예 생태교통 수원2013의 행사를 마칠 때까지 전원이 다 출근을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쉬지 않고 생태교통의 성공을 위해 애를 쓰고 있는데, 조금 덥다고 호들갑을 떤 것이 부끄럽다. 그래도 이왕 행궁동을 들렸으니 몇 곳 돌아보리라 마음을 먹는다. 덥기는 하지만 그래도 생태교통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 할 것이 아닌가?

 

 

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 작가들

 

행궁동 한 편에 건물이 있다. 낡고 퇴락한 건물이지만, 이 건물 안에는 레지던시 작가들이 입주해 있다. 그런데 이들이 주말을 맞이하여 거리로 나왔다. 신풍초등학교 담장 밑에 좌판을 놓고 사람들에게 페이스 페인팅이며 케리캐쳐, 솟대만들기 등을 체험하고 그려주고 있는 것이다.

 

이들 작가들은 실비만 받고 사람들에게 재능기부를 한다. 가격이라야 천원에서 이천원 정도이다. 이들 작가들이 이렇게 생태교통 준비가 시작되기 전부터 이 거리로 나온 것은, 더 많은 사람들이 생태교통 시범지역만이 아니라 인근 지역까지 돌아보게 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즉 연결고리를 만들어 주자는 것이다.

 

 

이런 얌체족들이 있어서야

 

신풍초등학교 앞은 이미 공사가 마무리가 된 상태이다. 공사기간 동안 차량출입을 통제했던 이곳에도 이제는 차들이 출입을 한다. 그런데 신풍초등학교 입구에는 많은 차들이 주차해 있다. 한편에서는 생태교통 지역과 행궁, 공방거리를 연결하자고 더위도 아랑곳 하지 않고 길에 나와 있는데, 버젓이 주차를 해 그런 흐름을 막아 놓은 이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사는 사람들일까?

 

“방학을 맞이하여 가족들과 외지에서 놀러 온 사람들도 있지만, 행궁 앞에서 공연을 하는 사람들도 그곳에 주차를 해요. 북군영이 탈의 장소가 되니, 그곳에다가 차를 대야 편하다고요. 보세요. 행궁으로 들어가는 길이 막혀 답답하잖아요. 남들은 차를 뺀다고 하는데, 저 사람들은 도와주러 온 것인지, 방해를 하러 온 것인지 구별이 안돼요.”

 

더위에 연신 부채질을 하는 작가 한 사람이 하는 말이다. 8월 15일부터는 주민들의 차도 행궁동 거리 안에서 인근 주차장으로 옮겨가야 한다. 그런데 이런 사실을 알고는 있는 것일까?

 

 

주변 볼거리와 연계 동선 고민해야

 

9월 한 달 동안 행궁동 일원에서 열리는 ‘생태교통 수원2013’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65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숫치는 계산에 불과한 것이다. 어떤 계기가 이루어진다면, 그 몇 배가 되는 사람들이 찾아올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 많은 관람객들을 그냥 행궁동에서 돌려보낼 것인가?

 

물론 생태교통 시범지역 인근인 공방거리 등이나, 하루를 묵는 사람들이 찾아들 통닭거리 등은 행궁동 시범지역과 연계가 된다, 하지만 수원에는 이들이 더 많은 것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이제는 주변에 팔달문 인근 전통시장, 장안문 밖 거북시장, 그리고 수원의 곳곳을 돌아볼 수 있도록 연계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이다.

 

 

통닭거리에서 팔달문 앞 시장으로 내려오다가 보면, 중간에 남문 가구거리가 있다. 행궁 앞에서 연결이 되는 동선은 이곳에서 끊기게 된다. 물론 요즈음은 인터넷검색 등을 통해 지동시장의 ‘장날만두’나 미나리광시장의 ‘추억의 도너츠’등을 찾아 일부러 오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으로 다일까? 어떻게 하면 이들을 주변의 볼거리와 즐길거리로 연결을 해, 하루를 묵어가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할 때이다.

 

지동의 경우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을 다각도로 연구 중이다. 그리고 벽화골목을 찾아오는 관람객들을 위해 안내도우미까지 양성을 할 예정이다. 제일교회 종탑의 화성축성도도 그 때를 맞이해 개막을 한다는 계획까지 세워놓았다. 생태교통 시범지역에서 연결이 될 수 있도록, 이제는 함께 머리를 맞대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65만이나 되는 관람객을 그대로 돌려보내기에는 이 좋은 기회가 너무 아깝지 않은가?

 

“가장 힘든 것은 혼자 매표소를 지키다가 보니, 생리현상을 제대로 해결할 수가 없다는 점일 거예요 그래서 가급적이면 하루에 두 번 정도 밖에는 가지 않아요. 자리를 비운 사이에 관람객들이 관람권을 구하러 오거나, 화성에 대해 묻기라도 하려고 찾아왔는데 사람이 없으면 불편하니까요”

 

화성의 북수문인 화홍문 건너편 성곽 밑에 작은 임시건물이 하나 있다. ‘화성관람매표소’라는 현판을 달고 있는 이 작은 기와구조물이, 바로 김숙희씨가 근무를 하는 화성관람매표소이다. 사실 이 매표소는 화성의 6곳의 매표소 중에서는 가장 한적한 곳이다. 사람들이 많이 표를 구할 때라야 60여장 정도라고 한다.

 

 

관람객이 적다고 쉬운 일은 아니다

 

김숙희씨가 수원문화재단에서 일을 한지는 이제 5년째라고 한다. 원래 고향은 경남 거창이지만, 결혼을 하고나서 수원에 정착했다는 것.

 

“이제 저는 이곳에 근무하는 직원치고는 아직 햇병아리예요. 오래 되신 분들은 10년이 넘은 분들도 계세요. 저희는 매표소와 행궁, 안내소 등을 돌아가면서 3개월씩 근무를 하기 때문에, 꼭 어디가 편하고 어디는 힘들고 하는 것은 없어요. 저도 8월까지 이곳에 있다가 또 딴 곳으로 가서 근무를 하게 되니까요”

 

화홍문 매표소는 하루에 이용객이 가장 적다고 한다. 이곳은 화성열차를 승차하는 곳도 아니고, 딴 곳처럼 사람들이 많이 왕래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란다. 그래도 하루를 보내는 것은 어디나 똑 같다고 한다.

 

 

“아침에 9시에 근무지로 나오면 오후 6시까지 자리를 지켜야 하죠. 전에는 둘이 근무를 했는데, 지금은 혼자라서 밥을 먹거나 생리현상을 해결하거나 혼자서 알아서 해야 하죠. 또 관람객들이 이곳으로 돌아오면 검표도 해야 하기 때문에, 항상 출입문을 열어놓고 있어야 해요”

 

시비를 거는 관람객의 의사도 존중해야 해

 

아무래도 매표소에서 혼자 감당을 하다가 보면, 이러저런 일로 피곤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하루에도 몇 명씩 시비조로 이야기를 하는 관람객들이라고 함부로 대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하루에 보통 두 명 꼴은 시비를 거는 분들이 계세요. 이곳은 화성열차를 하차는 할 수 있어도 승차는 하지 못하는 곳인데도 불구하고, 마구잡이로 승차를 하겠다는 분도 있고요. 표를 구입하지 않고 관람을 하겠다는 분들도 계세요. 그분들도 나름대로 의사를 표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무엇이라 할 수는 없는 일이죠. 그 중에는 존중해야 할 의사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이곳은 많은 사람들이 이용을 하지 않는 곳이라 낫다는 것이다. 연무대매표소나 장안문매표소, 행궁 등은 워낙 많은 사람들이 찾아들기 때문에 힘들다는 것.

 

“그곳에 근무하는 동료들은 정말 많이 힘들어요. 올 해 1박 2일이 끝나고 나서 행궁 매표소 같은 곳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을 정도였어요. 엄청나게 밀려드는 관람객들로 인해 몇 사람이 달라붙어도 힘이 들었으니까요. 장안문이나 연무대는 1박 2일 촬영지라고 간판을 놓았는데 여기는 그런 표시가 없으니, 사람들이 이곳에서도 촬영을 했느냐고 물어보시죠. 화홍문에서도 퀴즈도 내고 그랬는데, 안내판이 없어 잘 모르시는 것 같아요”

 

어디에 근무하던 지 최선을 다할 터.

 

1박 2일이 끝나고 난 뒤 그렇게 밀려들던 관람객들도 지금은 소강상태라고 한다. 그러나 관람객들이 꾸준히 찾아오고 있다는 것. 매표소 앞에 있는 상점에서도 1박 2일 이후 정말 많은 관람객들이 찾아왔다는 것이다. 그 이후 조금 줄기는 했지만, 아직도 꾸준히 찾아오고 있다고 한다.

 

 

“날이 더워서 에어컨을 틀어도 시원한지를 모르겠어요. 그러나 제가 어느 곳에 근무를 하느냐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봐요. 그것보다는 제 일을 얼마나 최선을 다하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죠. 요즈음은 ‘생태교통 수원2013’ 때문에 가이드 분들이 많은 질문을 해요. 행궁 주차장이 사용을 할 수 없다는데, 어디에 차를 대느냐고요. 아직 저희들은 지침을 받은 것이 없어서 설명을 잘 해드릴 수가 없어 죄송하죠.”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는 김숙희씨. 수원 화성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늘 미소로 대한다는 그녀로 인해, 화성을 찾은 모든 관람객들이 행복해 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는 흔히 ‘명품’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그것은 세상이 변하다가 보니 사람들이 내실보다는 허영에 물들어 있기 때문인가 보다. 명품이란 말을 붙여야 남들보다 나아보이는 것인지. 하지만 정말 명품이란 돈의 가치로 따지는 것이 아니란 생각이다. 명품이란 내실이 있어야 한다. 명품이란 단어를 부쳤다고 해서, 그것이 명품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내실이 있는 곳이 있다. 일반적인 공사를 한 것이 아니다. 기본부터 탄탄히 조성을 하고, 그 위에 좋은 재료를 이용해 아름답게 꾸몄다. 주변도 아름답게 장식을 했다. 그리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스스로 명품마을의 주민들이 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바로 ‘생태교통 수원2013’이 열리는 시범지역인 행궁동이 ‘명품마을’이다.

 

 

명품마을에 조성한 ‘명품골목’

 

생태교통 시범지역인 행궁동이 명품마을이 되기까지에는 주민들의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했다. 몇 개월 동안 날이 무덥고, 비로 인해 땅이 질퍽거리는 날이 많았음에도 묵묵히 명품마을로 변해가는 것을 지켜보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괜한 짓거리들을 한다고 불평도 했고, 반대도 많이 했다.

 

그러나 골목길이 깨끗하게 변해가고 점차 주변 정리가 되기 시작하면서, 주민들 스스로가 주민추진단 사무실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처음에야 저도 많이 반대를 했죠. 우선 먼지가 나고 시끄러워서 불편하니까요. 거기다가 우리 집에 아이가 입시준비생이 있는데, 여간 짜증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서요. 이런 집은 대개 가족 모두가 입시생이 되잖아요?”

 

 

그렇지만 골목을 깊이 파 그 곳에 하수관거를 묻고, 그 위를 색이 있는 블록으로 깔아 잘 정비가 되어가는 골목을 보고 마음을 바꾸었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명품골목이 생겨난 것이다. 그런데도 반대를 해야 한다는 것이 앞뒤가 맞지 않는 다고 한다.

 

전국 최고의 명품골목 탄생

 

그동안 행궁동 생태교통 시범지역의 골목길을 몇 번이고 돌아다녔다. 달라져 가고 있는 골목을 돌아보면서, 과연 이 골목 길 조성공사가 다 끝나고 나면 얼마나 명품골목이 될까 하는 기대여서이다.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았던 골목길 조성공사는 이제 공정 98%를 넘어서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명품 골목길이 생겨나면서 주민들의 변화도 함께 시작이 되었다. 높다랗게 쌓았던 담을 헐어내는 집들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자신들 스스로가 느끼기에도 칙칙한 시멘트 블록으로 쌓은 담장과 골목길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란다.

 

‘이제는 골목주민들 스스로가 마음을 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주변이 깨끗해지니 가득 쌓여만 가던 쓰레기가 줄었고요. 거기다가 주민들이 벽을 허물고 주변 정리를 하는 집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어요. 주변에 걸맞지 않는 담이라면서요.“

 

주민생태교통추진단에 있는 한 담당자의 말이다. 꼭 그렇게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골목을 돌아보면 이 골목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알 수가 있다. 골목마다 작은 화단이 만들어지고, 그곳에 주민들 스스로가 꽃을 심고 물을 주기 시작했다. 주변에 잡다하게 너부러져 있던 보기 흉한 것들도 모두 정리가 되었다. 정말 전국 최고의 ‘명품골목’이 탄생한 것이다.

 

 

이제는 주민들 스스로가 지켜가야 해

 

‘생태교통 수원2013’의 시범지역으로 선정이 된 행궁동 일원. 아름답게 변한 골목길을 천천히 걸어본다. 그 골목길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바로 곳곳에 마련한 쌈지공원 때문이다. 잘 정리가 된 골목길과 함께 작은 도심 속의 공원이라는 쌈지공원, 그리고 벽 밑에 다소곳 웅크리고 있는 작은 화단들.

 

비록 지금은 그 아름다움의 모든 것을 다 느낄 수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마지막 작업을 마무리 하고 나면, 이 명품골목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찾아들 것인가? 그런 것만 생각해보아도 기분이 좋아진다. 생태교통으로 인해 전국 최고의 명품골목이 수원에 생겨난다는 것. 이것으로 만도 기쁘지 아니한가?

염태영 수원시장은 ‘생태교통 수원2013’이 우리 수원뿐만 아니라 전 지구상의 문제임을 강조하면서, 수원이 생태교통의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것은 앞으로 우리 수원이 세계의 어느 도시보다도 경쟁력을 높이고 쾌적성을 확보하기 위한 작업임을 강조한다. 염태영 수원시장과의 대담 중에서 생태교통 부분만을 정리하여 보았다.

 

-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9월이죠. ‘생태교통 수원2013’이 행궁동 일원에서 개최됩니다. 세계적인 행사인데요. 그동안 어려움도 많았던 만큼 성공적인 행사가 돼야 할 텐데요. 어떤 의미를 가진 행사인지, 어떻게 준비가 되어 가고 있는지 말씀해 주시죠.

 

‘생태교통 수원 2013’ 사업은 올 9월 한 달 간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 일원에서 수원시, 이클레이(ICLEI), 유엔해비타트(UN-HABITAT)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국제사업으로 30년 뒤 화석연료가 고갈된 상황의 미래생태교통 도시를 재현하여 교통부분의 새로운 대안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입니다.

 

시범지역 주민들이 한 달간 차 없이 친환경, 무동력 이동수단과 대중교통으로 생활을 해 보는 세계 최초의 미래 생태 교통도시 체험 프로젝트죠. 먼저 사업을 위하여 차량위주로 되어있던 도로를 사람중심의 보행하기 좋은 도로를 만들기 위하여 화서문로와 신풍로를 특화 거리로 조성하고, 골목길 및 옛길을 정비하였습니다. 또한, 주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쌈지 공원도 조성 중에 있는데 모든 공정은 3월에 착공을 하여 8월 중순까지 공사를 마무리하기 위하여 정상 공정으로 진행 중에 있습니다. 현재 전체 공정은 95% 정도가 진행되었습니다.

 

또한 사업 구역 인근인 영화지구에 600면, 연무지구에 350면의 임시 주차장도 정비가 완료 되어, 우선적으로 희망하는 주민을 대상으로 시범지역 내 자가용의 이동 주차를 이미 추진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개막식 및 ICLEI 생태교통 세계총회 등 공식 행사 준비와 외국인 초청 등 본행사 준비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 환경을 소중히 여기시는 시장님께서 생태교통을 수원으로 유치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요?

 

도시의 삶의 질을 높이고,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쾌적성(amenity)을 어떻게 확보해나가느냐가 대단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행궁동은 과거 수원의 얼굴이었고, 자존심이었던 곳이죠. 그러나 지금까지 문화재보호구역이라는 이유로 각종 규제를 겪고 있어 상대적으로 발전에서 소외되었다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행궁동을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들기 위해서는 자동차 중심에서 벗어나 사람중심으로, 보행권이 완전하게 확보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다면 사람들이 찾아오는 마을로 변신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행궁동은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이라는 다양한 문화컨텐츠를 보유하고 있고, 수원천을 비롯한 환경적인 친수공간, 그리고 전통시장이 주변에 즐비해 문화와 환경, 골목경제가 어우러진 곳으로 쾌적성이 확보된다면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어 있기에 발전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죠..

 

 

- 생태교통수원 2013 행사를 개최함으로서 수원시가 얻게 되는 이익은 무엇인지요?

 

첫째, 지속가능한 도시 만들기의 세계최초 사례를 구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세계 최초로 도시에서 생태교통을 실천하는 프로그램으로 생태교통으로 만들어 질 수 있는 미래일상을 미리 예측하고, 비동력·무탄소 교통수단의 수송분담을 증대하여 자동차 등 동력을 이용한 교통수단의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고 환경 친화적인 에너지 절감형 교통물류체계로 전환함으로써, 기후변화 등에 적극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죠

 

둘째, 수원화성과 연계한 역사, 문화, 환경 도시의 기반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대상지인 수원시 행궁동은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이 위치한 곳으로 보행환경 개선과 생태교통 시범사업을 통하여, 역사, 문화, 환경이 한데 어우러진 상징적인 지역으로 자리 잡게 될 것 입니다. 행궁동 거리를 보행이 안전하고 친환경적으로 디자인하여 수원화성과 연계한 걷고 싶고, 다시 찾고 싶은 세계 명소로 발 돋음 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수원을 방문하는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입니다.

 

 

- 생태교통수원 2013 행사로 인해 수원시민의 삶의 질이 어떻게 달라진다고 보시는지요?

 

예, 이번 생태교통 수원2013은 자동차 중심에서 사람중심의 도심을 만들어간다는 철학적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삶의 변화가 가능할 것입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한 번도 시작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도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수원시민들은 세계 어느 도시들보다 환경적인 마인드가 높고 지역공동체 정신이 높은 곳입니다.

 

행궁동의 사례를 통해 우리시의 보행환경 개선에 따른 보행자 안전과,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에 나설 것입니다. 또한, 가로환경 정비를 통해 쾌적하고 활력있는 매력적인 도시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구도심권 내의 균형개발로 역사·문화·관광도시로 부각되어 주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될 것으로 보입니다.

 

- 평소 일자리 창출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계시는 시장님께서 더 많은 일자리 창출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우리 수원시는 창업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무실만 분양해 주는 일반창업지원센터 기능과는 다르게, 입주한 기업에게 성공적인 창업이 되도록 조력자 역할은 물론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지원하는 중소기업청의 인증을 받은 전국 최초의 특화형 창업지원센터 입니다.

 

현재 IT, 벤처, 지식서비스 기업 등 8개 직종 47개 기업이 입주하여 불과 14개월 만에 39억 원의 매출 실적을 올렸습니다. 수원시 관내 9개 창업지원센터와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공동협력을 위한 수원시 창업센터 협의회를 구성 ․ 운영 중이기도 합니다. 또한 여성기업 CEO을 대상으로 경영, 기술 등 애로사항 해결을 위한 수원시 사통팔달 여성친화 창업자문단 등을 구성 ․ 운영하여 다양한 맞춤형 창업지원 사업도 펼치고 있습니다.

 

- 관광자원이 많은 수원입니다. 그 중에서도 역사와 문화 그리고 자연이 어우러진 멋진 곳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디를 말씀하시는지?

 

제주도 올레길과 지리산 둘레길이 있다면, 우리 수원에는 팔색길이 있습니다. 팔색길은 수원의 대표명소인 ‘수원팔경’과 수원의 주산인 ‘팔달산,’ 교통중심지를 뜻하는 ‘사통팔달’의 ‘팔’의 긍정적 의미를 담아 수원의 역사, 문화, 자연을 체험 할 수 있도록 연결한 8개의 걷기 전용 도로입니다.

 

팔색길은 물길을 따라 걷는 모수길, 신대저수지지에서 출발해 칠보산을 거쳐 신대지로 되돌아오는 수원둘레길, 그리고 조선시대 정조대왕이 부왕 사도세자의 묘가 있는 현릉원을 참배할 때 왕래하던 효행길, 세계문화유산 화성을 한 바퀴 도는 화성 성곽길 등이 있습니다.

 

이밖에도 광교저수지의 수려한 자연풍경을 감상 할 수 있는 지게길, 자연하천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매실길, 광교저수지와 원천호수공원 을 연결한 여우길, 영통신시가지 메타세쿼이아 길을 연결한 도란길을 말합니다. 팔색길은 수원의 역사와 문화, 자연을 체험 할 수 있는 거리로 수원의 모든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는 명소라고 생각이듭니다. 수원의 팔색길은 제주 올레길처럼 지역의 대표적인 걷기도로로 조성 해 나갈 것 입니다.

 

- 앞으로 남은 1년 시장님께서 가장 이루고 싶은 수원사의 정책은 무엇입니까?

 

지난 3년은 수원의 미래준비와 거버넌스 행정의 이념을 실천한 시기였다고 봅니다. 남은 1년 임기동안은 광교컨벤션시티 사업 추진과 수원비행장 이전, 경기고등법원 유치, 100만이상 대도시(특례도시) 추진, 수인선 지하화, 농수산물도매시장 현대화, 수원역 환승센터 건립 등 수원의 미래성장 동력 확보에 전력을 다할 계획입니다.

 

- 끝으로 120만 수원시민들께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은?

 

사람이 반가운 휴먼시티 수원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전폭적인 협력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민을 섬기고 시민과 함께 함으로서 언제나 시민과 소통하는 거버넌스 행정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시민 여러분께서도 우리 수원시가 문화, 교통, 복지 등 모든 분야에서 최고의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와 참여 당부 드립니다.

 

- 긴 시간 고맙습니다. 모쪼록 이번 생태교통 수원2013 프로젝트가 성공을 거두어서, 120만 수원시민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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