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이제 74세인데, 다들 나를 부러워하죠.”
참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즐거울 수가 없다. 나이를 먹다가 보면 할 일이 너무 많은데, 살 날이 얼마 안 남았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생각을 한 마디로 무안하게 만든다.
“내 아이 이제 74세 밖에 안 되었어요. 그런데 아픈 곳이 한 곳도 없어요. 지금도 춤과 소리로 봉사를 하러 다녀요”
이렇게 말을 할 수 있는 분이 부럽다. 부러운 정도가 아니다. 나도 저 어르신처럼 ‘저 연세에 답사를 계속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아무래도 나야 그 이전에 답사에서 멀어질 것만 같기 때문이다.
춤을 춘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7월 9일(화), 오후 1시부터 두 시간 가까이 행궁동 주민센터에서 시행하고 있는 문화강좌가 열리는 곳을 찾았다. 이 날 찾아간 곳은 행궁동 주민센터가 아닌, 무용을 전문으로 가르치는 박경현 무용학원이다. 행궁동 주민센터에 문화강좌를 할 수 있는 교실이 마땅치가 않아, 무용학원에 위탁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한다.
“예전에는 한 40명 정도가 우리 춤을 배웠어요. 그런데 인원이 너무 많아 가르치기도 힘들고, 집중력이 떨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주민센터에 이야기를 해 15명을 정원으로 삼아 제대로 가르치고 있죠..”
그러다가 보니 배우고 싶어도 배울 수가 없는 사람들이 생겨나 조금은 안타깝기도 하다고. 춤이란 것이 워낙 넓은 공간을 필요로 하다가 보니, 더 많은 인원을 받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거기다가 전문 춤꾼인 박경현 선생과 딸인 신나리 선생이 함께 춤을 가르치다가 보니, 단순한 문화강좌가 아닌 무대에 설 수 있을 정도의 춤꾼을 만든다는 것.
“지금 이곳에서 춤을 추고 계시는 분들은 모두 3 ~ 8년 정도 되었어요. 그냥 문화강좌 수강생들이 아닌, 거의 무대에 설 수 있는 준 프로들이죠. 그래서 더 열심히 교육을 시키기도 하고요”
요즈음은 춤을 배우는 문화강좌 강습생들이 장고까지 배우겠다고 아우성이란다. 행궁동 문화강좌는 모두 7 종목이 개설되어 있다. 거기다가 정원이 차지 않아 동아리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4개 팀이 있다고 한다.
“춤을 추면 정말 신나죠.”
“올 해 내 나이가 74세인데, 3년 동안 춤을 추어서인가 아직 어디가 아파보질 않았어요.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나를 엄청 부러워하죠. 이 나이에도 아프지 않고 춤을 추어도 관절이 아직도 부드럽게 움직여요. 요즈음은 경로당 같은 곳에 봉사를 하러 다녀요. 가서 춤도 추어주고 노래도 불러주고”
행궁동에 사시는 이경례 할머니는 74세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젊은이 못지않게 정정하시다. 3년 동안 춤을 춘 덕분에 젊음과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 올해 4년 째 문화강좌에서 춤을 추고 있다는 이춘희(여, 44세)씨도 나이보다 젊어 보인다.
“저는 딸아이가 이곳에서 춤을 배워요. 그래서 함께 춤을 추고 있죠. 제가 춤을 추어 보니 요즈음은 딸과 춤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가 있어서 좋아요. 더구나 춤을 추지 않았을 때는 남편 직장 가고, 아이 학교가고 나면 할 일이 없어 하루가 길다고 느꼈는데, 이제는 일주일에 두 번(화, 금) 이곳에 와서 춤을 추고, 집에서 연습을 하다가 보면 정말 일주일이 즐겁죠. 남편도 딸아이와 함께 무대에 올라 춤을 추는 것을 보고 즐거워하고요.”
우리 것이 좋다고 했던가? 주민센터마다 이렇게 문화강좌를 열어 많은 시민들이 그곳에 가서 자신이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고, 그것을 활용하여 생활에 활력을 준다는 것이 정말 바람직하다. 그래서 춤을 추는 내내 땀을 흘리면서도 행복한 표정들을 짓는 것인지.
주말엔 화성 행궁으로 놀러가세!
화성 행궁. 행궁이란 왕의 원행시에는 왕의 거처로 이용하는 궁을 말한다. 화성행궁은 정조가 현륭원에 전배하기 위하여 행행 때에 머물던 임시 처소이다. 평상시에는 부사(뒤에는 留守)가 집무하는 부아로도 활용하였다. 정조는 재위기간인 13년 10월에 이루어진 현륭원 천봉부터, 정조 24년 1월까지 12년간 13차례에 걸친 원행을 정기적으로 행하였다.
정조는 화성행궁에 머물면서 여러 가지 행사를 거행하였다. 뿐만 아니라 정조가 승하한 뒤 순조 1년인 1801년 행궁 곁에 화령전을 건립하여 정조의 진영을 봉안하였는데, 그 뒤 순조·헌종·고종 등 역대 왕들이 화성행궁을 찾아 이곳에 머물렀다.
따라서 화성행궁은 조선시대에 건립된 수많은 행궁 중, 그 규모나 능행면에서 단연 으뜸으로 친다. 또한 건축물의 규모뿐만 아니라, 성곽과 더불어 정치적, 군사적 면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는 곳이다.
주말에 즐거운 행궁 일원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함께 왁자한 곳이 있다. 바로 행궁 광장 한 편에 물이 솟아오르는 분수대이다. 그 물줄기 속으로 아이들이 뛰어들어 물을 맞고 있다. 옷이 젖는 줄도 모르고 물놀이에 푹 빠진 아이들이다. 그것을 보고 있는 부모님들도 말릴 생각이 전혀 없는 듯하다. 오히려 함께 그 안에 뛰어들고 싶은 심정이었을까?
사람들이 행궁 정문인 신풍루 앞으로 모여든다. 한 낮의 기온이 30도를 웃돌고 있지만, 그런 무더위도 이겨낼 있는 무대가 마련이 되어있는 것이다. 신풍루 앞에서는 주말이 되면 오후 2시부터 ‘토요상설문화공연’이 열린다. 각종 공연을 즐길 수가 있다. 거기다가 한 시간 정도 공연이 끝난 다음에는 무예24기를 연이어 볼 수가 있다.
“사실은 무예24기를 보기 위해 왔는데, 그 전에 공연이 있다고 해서 조금 일찍 이곳으로 왔습니다. 다양한 공연과 무예24기까지 함께 볼 수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일거양득이네요”
매탄동에서 주말을 맞아 가족과 함께 생태교통 시범지역인 행궁동 일대를 돌아보고 있다는 이아무개(남, 43세)씨는 이렇게 다양한 공연과 볼거리를 즐길 수가 있어 행복하다고 한다. 1시간 30분 가까이 진행된 신풍루 앞에서의 공연과 무예24기 시범이 다 끝나고 나면, 사람들은 행궁관람이나 공방거리 구경에 나선다.
생태교통 시범지역도 돌아볼 만해
요즈음 행궁 일원인 행궁동은 변화가 한창이다. 바로 9월 한 달 동안 이 일대에서 열리게 되는 ‘생태교통 수원2013’의 준비가 한창이기 때문이다. 음습하던 길은 소나무가 심어지고, 낡고 퇴락하던 건물의 외벽은 보기 좋게 목재와 벽돌 등을 붙여 새롭게 구미고 있다. 그동안 천차만별로 우중충하던 간판들도 보기 좋게 새로 바뀌고 있다.
거기다가 여기저기 작은 소공원들이 들어섰다. ‘쌈지공원’, 이름도 정겹다. 정말 쌈지만 하게 조성된 이 공원들은 주민들과 나그네들의 쉼터로 거듭나고 있다. 반대를 하던 일부 주민들도 찬성 쪽으로 돌아선 것을 보면, 역시 환경의 변화라는 것은 사람도 변화시킬 수가 있다는 것이다. 생태교통은 그런 변화를 기대하고 시행하는 것이다.
“우리 동네가 얼마나 좋아지고 있습니까? 골목이 다시 포장이 되고, 여기저기 공원이 들어오고 외벽 치장과 아름답게 꾸며지고 있는 간판들. 8월 말이 기다려집니다. 아마 수원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마을에 될 듯합니다.”
집 앞 골목에서 작은 화단에 풀을 뽑고 있던 주민은 생태교통으로 인해 동네가 달라졌다고 즐거워한다. 아직 시작도 하기 전이지만 카메라를 맨 젊은이들의 모습도 보인다. 변화는 기대를 가져온다고 했다. 그리고 그 기대가 또 다른 변화의 시작이 된다. 요즈음 생태교통 시범지역인 행궁동 일대가 그러하다. 주말을 맞아 화성 행궁으로 찾아가보자. 거기 역사와 전통, 그리고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아름다운 수원천에 웬 ‘옥에 티’
장맛비가 연일 오락가락이다. 생태교통 수원2013이 열리는 행궁동 일원에 취재를 나갔다가 화홍문(화성 북수문) 앞에서 수원천으로 내려왔다. 내가 수원천을 가장 걷기 좋아하는 계절이 바로 지금이기 때문이다. 장맛비가 내리고 나면 수원천 바닥에 겨우내 싸였던 앙금이 조금은 물에 씻겨 사라지기 때문이다.
화홍문 앞에서 수원천 가로 조성된 천변 길. 걷기만 해도 활력이 돋는다. 푸른 수초들과 한가롭게 수원천을 유영하고 있는 오리 떼. 양편 축대를 타고 오르며 서로 높이 오르겠다고 아우성인 담쟁이들. 그리고 그 틈새에 나 몰라라 피어있는 작은 꽃들. 거기다가 팔뚝만한 물고기들이 서로 입을 물 위로 내밀며 한 마디씩 하는 듯하다.
여름이 좋은 수원천
내가 수원천을 여름이 가장 좋다고 하는 이유는 푸른 수초들 때문이다. 가을에 잎이 바람에 나부끼는 갈대를 보는 맛도 일품이지만, 그것보다는 푸름을 간직하고 있는 여름이 한결 운치가 있어 보인다. 어디 그것뿐이랴, 흐르는 수원천 물에 발을 담구고 세족이라도 할 량이면 그야말로 거뜬히 여름을 이겨낼 수가 있다.
“시원하세요?”
“그럼요 함께 들어와 발을 담가보세요. 피서 멀리 가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매년 이렇게 수원천에서 여름을 보냅니다.”
흐르는 물에 발을 담구고 정담을 나누고 있는 사람들의 답변이다. 여름에는 아이들도 수원천에서 물장구를 치며 놀기도 한다. 그런 수원천을 비가 멎은 후 걷는다는 것이, 바로 요즈음 대세인 ‘힐링’이란 생각이다.
항상 하는 생각이지만 힐링이란 돈을 들여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저 편하게 내가 즐길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가장 좋은 힐링이 아니겠는가? 아주 천천히 풀냄새를 맡으면 걸어보는 수원천. 그 안에 오만 잡동사니 같은 생각들을 다 잊을 수가 있다. 풀 냄새 하나 만으로도 머리가 맑아지는 수원천이다.
“비가 온 다음 수원천을 걸으면 정말 행복합니다.”
아이와 함께 손을 잡고 수원천 갓길을 걷던 한 어르신의 말씀이다. 그만큼 수원천은 수원사람들 만이 아닌, 수원을 찾아 온 사람들이 즐겨 걷는 곳이 되었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수원천을 따라 걷다가 소리를 친다.
“오리들 좀 봐. 비에 젖은 몸을 말리고 있나봐”
잠시 비가 갠 틈에 오리들이 물이 흐르고 있는 바위 위에 올라 쉬고 있다. 그런 모습들이 잠시나마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곳이 비로 수원천이다. 물과 풀, 그리고 물고기와 날짐승. 그런 것들이 그저 눈을 편하게 해준다.
이게 무슨 ‘옥에 티’람.
그저 행복함에 젖어 걷는 수원천이다. 걷고만 있어도 행복이 밀려온다. 사람들은 그런 작은 행복을 느끼면서, 절로 얼굴에 미소를 띤다. 그런데 몇 사람이 벽을 보며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눈에 띤다. 바로 매향교 밑이다. 무슨 일인가 궁금하여 함께 들여다본다.
“이거 작년에 사람들이 열심히 그려대더니 벌써 이렇게 흉물이 되었네.”
“그러게나 말야. 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코팅을 하지 않았나보지”
“설마, 물가에 그림을 그리면 일반 벽보다 먼저 부식이 된다는 것을 모르고 조성한 것은 아니겠지”
얼굴이 화끈거린다. 수원천을 즐겨 걷는 나도, 지난해에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을 보고 코팅을 하지 않으면 쉽게 벗겨진다고 이야기를 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9월이 되면 생태교통 수원2013이 행궁동 일원에서 열린다. 그때는 많은 사람들이 수원천을 걸어 이동을 할 것이다. 그 많은 사람들이 이런 흉물을 본다면 무엇이라고 할까? 그 전에 이 타일에 그린 그림들이 제 모습으로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생태교통 수원2013 시범지역 공정 70% 넘어서
‘생태교통 수원2013’은 올 9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한 달간 수원의 장안문(북문) 일대인 행궁동 일원에서 펼쳐지는, ‘차 없는 거리’를 시험운영해 보는 프로젝트이다. 이 생태교통은 화석연료가 점차 고갈되어 가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심각해진 지구 온난화 현상 등을 막아내기 위한 시범운영을 하는 것이다.
9월 한 달간 수원 행궁동 일원에서 열리는 생태교통 수원2013에는, 이클레이와 유엔, 수원시 등이 합작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기록한다. 이렇게 기록을 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문제들을 해결하자는데 그 목적이 있다. 현재 생태교통 시범지역인 행궁동 일원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6월 27일(목) 시범지역을 돌아보았다.
공정 70% 넘어서 마무리 박차 가한다
27일 오후 생태교통추진단 사무실에서 만난 김병익 추진단장은, 짧은 공기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한다. 가급적이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불편을 최소화시키겠다는 것이다. 김병익 단장의 말대로 정자로에서 화서문으로 나가는 주 도로인 여기저기 바쁘게 공사를 하고 있는 모습들이 보인다.
쌈지공원 조성도 모두 7곳 중에서 이미 5곳이 완공이 되었다. 쌈지공원에는 쉼터 등이 자리를 잡고 있으며, 갖가지 조형물들이 여기저기 널려있다. 심어놓은 꽃과 나무들이 마를 것을 염려해 차광막으로 덮어 놓았지만, 그 안에 식물들은 이 무더위에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7월 10일이면 공연팀 섭외도 마무리 할 것
시범지역은 점차 큰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그동안 화서문로 상가 여기저기 붙어있던 반대를 위한 현수막은 다 사라져 버렸다. 정조로 일부 상점만 반대 현수막을 달고 있을 뿐이다. 화서문 앞에는 민간추진단 운영위원을 모집한다는 현수막이 걸린 가운데 통행을 전면 통제하고 있지만, 운전자들은 안내를 하는 데로 잘 따르고 있는 편이다.
“이제 생태교통이 실행되는 중심부는 거의 다 찬성을 하고 있습니다. 8월 안에 모든 공기를 다 마쳐야 하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이 따르고 있지만, 저희들이나 주민 모두 최선을 다해 성공적으로 이끌 생각입니다. 불편하실 텐데도 잘 참아주시는 주민들께 정말 감사를 드립니다.
김병익 추진단장은 이제 공사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노영란 공연 담당 팀장은 어느 정도 공연 팀들의 섭외를 마쳐가는 중이라고 하면서, 7월 10일까지는 초청공연자들의 윤곽이 나올 것이라는 것이다.
무더위 속에서 공사 강행군
30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서도 공사는 한창이다. 그렇게 공사를 강행하면서도 작업을 하는 인부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하고 있다. 생태교통으로 인해 개방이 된 화령전 앞길에 화강암으로 된 바닥돌을 깔고 있던 인부 한 사람은
“이 생태교통은 우리 후손들의 미래가 결려있는 중요한 프로젝트입니다. 이번에 반드시 이 프로젝트를 성공해야 합니다. 우리 후손들을 우리 스스로가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공해와 온난화 속에서 살게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저희들도 힘들고 지쳐가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정해진 공기 안에 마치려고 노력 중입니다”라고 한다.
점차 변해가는 생태교통 수원2013의 시범지역. 반듯한 도로와 일부 간판작업이 병행이 되면서 주민들 스스로도 놀라고 있다. 변화가 되어간다는 것을 실감한다는 것이다. 골목길에서 만난 마을주민 한 분의 이야기가 생태교통 수원2013의 성공을 기대하게 만든다.
“반드시 성공해야죠. 조금 불편 한 것만 감수하면 우리 마을이 정말 수원에서 가장 아름다고 살기 좋은 마을이 됩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마을로 변해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이 거리에도 이젠 젊은이들이 넘쳐 날 것이란 기대도 함께 합니다. 반드시 성공을 해야죠.”
수원시 팔달구 지동, 벤치마킹 일 순위.
수원시 팔달구 지동 일대의 골목길에 조성중인 벽화길. 그려지는 그림들도 테마를 주제로 해서 연결을 시키고 있지만, 그 벽화 길에서 만나는 조형물을 보면 깜짝 놀라게 된다. 지동은 화성을 가장 가까이 두고 조성된 마을이다. 건물의 높이 제한은 물론이려니와, 개, 보수조차 마음대로 할 수가 없는 곳이다.
지동시장에서 제일교회로 올라가 창룡문(화성의 동문)쪽으로 난 마루 길을 흔히 ‘용마루길’이라고 부른다. 이 길을 사이에 두고 화성 쪽으로 난 곳은, 세계문화유산이자 사적으로 지정되어 있는 화성으로 인해 모든 규제를 받는 곳이다. 골목은 비좁고 음습하며, 집들은 30년을 훌쩍 넘긴 건물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지동을 벽화로 새롭게 변화시키면서, 지동이 날마다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딴 곳에서는 만날 수 없는 구조물들
지난 해 조성한 2년 차의 벽화 골목은, 제일교회를 중심으로 창룡문 방향으로 화성을 바라보고 조성중이다. 이 벽화 길의 총 감독을 맡은 유순혜 작가는 테마가 있는 길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저 처음 지동 벽화골목을 돌아보다가 보면, 조금은 밋밋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지난 해 그림이 그려진 600m의 벽화골목 중에는 아직 미완성 된 부분들이 있다. 그런 미완성 된 부분도 차츰차츰 정리 중에 있다. 그리고 새로운 IT골목 벽화가 조성 중에 있다. 올해는 더 많은 느낌이 있는 벽화길이 조성된다고 한다. 기대가 크다.
그런데 지동 벽화 길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은 그런 그림보다 더 눈에 띠는 것들이 있다. 바로 골목길에 조성 중인 구조물들이다. 지동주민센터 기노헌 총괄팀장과 유순혜 작가에 의해서 조성 중인 이 구조물들은, 골목길을 찾아온 사람들의 눈길을 붙들고 발길을 멈추게 만든다. 그야말로 다양한 변화를 하고 있다.
벽에 붙은 평상, 담장 위에 꽃 등
지동 벽화골목을 찬찬히 돌아보면 재미있다. 어느 집 담장 밑에는 나란히 화분이 놓여있다. 그 화분들이 우리가 흔히 만날 수 있는 화분이 아니고, 목조로 특별 제작한 화분들이다. 초록색에 가까운 목조 화분 위에 핀 꽃들이 더욱 싱그럽게 느껴진다. 그런가 하면, 담장 위에 여러 가지 색으로 칠한 화분들도 꽃을 피우고 있다.
그러나 지동 벽화 길에는 또 하나의 압권이라 할 만한 곳이 생겨났다. 아직은 짧게 한 구간만 조성을 했지만, 앞으로는 많은 길들이 이렇게 바뀐다고 한다. 보도블록을 예쁘게 깔아놓고, 그 한편에 작은 꽃들을 심어 꽃길을 걷는 기분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리고 보도블록 사이에는 잔디를 심어, 그 길을 걷기만 해도 행복함이 밀려온다.
벤치마킹 일 순위로 떠 오른 지동 벽화길
지동만의 벽화 길. 지동만의 아름다운 골목, 그리도 지동에서만 볼 수 있는 다양한 조형물들, 지동 벽화 길을 찾는 사람들이 날마다 늘어나고, 지동은 찾아와 벽화 길 조성을 배워가는 지자체들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동의 모든 벽화 골목 조성이 다 끝나게 되면, 아마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골목길이 될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6월 25일 오후. 제일교회에 지동 36개 통장들이 모였다. 지동 벽화 길을 들러보기 위해서이다. 박찬복 지동장의 설명을 듣고 난 뒤 기노헌 지동주민센터 총괄팀장의 안내로 들러보기 시작한 벽화골목. 통장들은 미쳐 돌아보지 못한 벽화길 조성에 연신 감탄을 한다.
“우리 통도 이렇게 해주세요.”
“우리 통은 언제 이렇게 할 거예요?”
저마다 벽화 길을 둘러보면서 하는 말이다. 제일교회에서 시작한 벽화길 탐방은 되살림발전소에서 끝이 났다. 골목을 돌아본 후에 한 통장은
“정말 지동에 살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이렇게 길게 조성이 돈 벽화 길은 어디에도 없을 듯 하네요. 거기다가 옥상음악회 등 우리 지동만이 갖고 있는 자랑은 아마 우리 아이들이 커서도 자긍심을 가질 수 있을 듯합니다. 정말 이런 동네가 어디 있겠어요?” 라고.
삼성전자 연구원들 무더위 속 벽화작업 강행
30도를 웃도는 더위라고 한다. 날이 꾸무럭한 것이 오히려 이런 날 땀이 더 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렇게 무더운 날씨에도 많은 사람들이 지동을 찾았다. 바로 삼성전자의 연구원들이다. 팀별로 교대로 지동을 찾아와 벽화작업을 하고 있다.
올 들어 벌써 여러 번 팀별로 찾아온 연구원들이다. 삼성전자 연구원들이 담당하고 있는 벽화 길은, 내리막 차도가 있는 지동 270-222번지 인근과 제일교회에 새로 마련한 주차장이다. 이곳을 'IT골목‘이라고 이름을 붙여, 원시인들을 그리고 있다. 차도 양 옆 벽은 물론 골목길까지 원시인들이 벽에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아마 다 완성이 된다고 하면, 꽤나 특색 있는 벽화길 하나가 생겨날 듯하다.
제일교회 주차장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삼성전자 연구원들을 격려하고 있던 지동주민센터 기노헌 총괄팀장은
“이곳 주차장이 화성 서장대에서 보면 환히 내려다보이는 곳입니다. 그래서 이곳에서 노을빛 음악회를 열고, 이 주차장을 아름답게 꾸며 지동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려고 합니다. 딴 곳과는 차별을 두자는 것이죠.”라고 한다.
날마다 달라지고 있는 지동 벽화길. 그리고 벤치마킹 일 순위로 떠오르고 있는 지동. 그동안 100여 곳의 지자체에서 다녀갔다고 한다. 모든 골목의 벽화가 다 끝나고 나면, 암울했던 기억마저도 함께 사라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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