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창룡문 옹성 보수공사를 보면서

 

화성 창룡문은 화성의 동문(東門)이다. 창룡문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파손이 되었던 것을 복구하였다. 화성의 동문인 창룡문(蒼龍門)’. 이 이름은 음양오행설에서 푸를 ''자가 동쪽을 의미한다는 데에서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동방을 ()’이라고 하는데, 그 청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인다.

 

창룡문은 한국전쟁 당시 크게 손실된 것을 1978년에 복원하였다. 창룡문은 홍예의 크기만을 놓고 볼 때는 장안문보다 더 크다. 안팎으로 홍예를 설치하였는데, 안쪽은 높이가 16척 너비가 14, 바깥쪽은 높이가 15척 너비가 12, 전체 두께는 30척이다.

동문의 옹성은 밖은 벽돌로 쌓고, 안은 화강암으로 이용하여 축성을 했다. 옹성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은 창룡문을 바라보고 우측에 터진 곳 밖에 없다. 성문을 깨트리는 공성무기를 안으로 옮기기도 힘들지만, 성문 앞으로 다가서면 전멸을 하게 된다. 성문은 모두 여러 조각의 철퍈으로 덮어 놓았다

 

문루에 올라가면 옹성위로 난 길을 따라 이동을 할 수가 있다. 옹성 위 여장에는 총과 화살을 쏠 수 있는 구멍이 마련되어 있으며, 아래로 끓는 기름 등을 부을 수 있는 구멍도 있다. 상상만 해도 옹성 안으로 들어온 적이 어떻게 될지가 그려진다.

 

 

 

 

옹성은 해체보수 공사 중

 

창룡문의 바깥 옹성은 요즈음 펜스가 설치되어 있다. 옹성 보수공사를 한다는 것이다. 옹성의 안과 밖을 모두 펜스로 막아 놓았는데 중간에 유리창을 설치해 안에서 하는 공사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하였다. 수원시에서 발주한 이번 옹성 보수공사는, 713일부터 1010일까지로 공사기간이 적혀있다.

 

아마 이렇게 공사기간을 잡은 것은 수원화성문화재가 시작되기 전에 옹성 공사를 마무리 짓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화성문화재 때는 외지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들고, 그들은 대개가 화성을 한 바퀴 돌아보기 때문이다.

 

이번 공사 기간 중에 창룡문 옹성보수공사는 가설공사와 여장해체 설치공사, 전벽돌 교체공사 등을 한다고 한다. 한 마디로 옹성 전체를 해체시키고 다시 쌓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만큼 힘든 공사이기 때문에 석공과 미장, 보존과학과 세척 등의 전문가들이 작업을 한다. 옹성의 전벽돌이 훼손된 것이 늘 마음이 아팠는데 정말 잘된 일이라 생각한다.

 

 

 

 

동남각루 공사는 안하나요?

 

동남각루는 지난 해 129일부터 올 49일까지로 공사기간을 정했었다. 동남각루 해체보수 공사는 공사비 일억천사백육십육만 원을 들여, 문화재청과 경기도, 수원시가 발주하고 태원종합건설주식회사가 시공을 맡았다. 하지만 공사기간이 5개월이나 지난 지금도 동남각루는 전체를 감싼 펜스 안에 몸을 숨기고 있다.

 

동남각루는 화성을 관람하는 사람들이 항상 찾아드는 곳이다. 더구나 이곳은 화성을 돌아본 사람들이 지동시장 등 인근 전통시장 먹거리촌을 이용하기 위해 꼭 들려가는 곳이기도 하다. 전통시장 사인들이 언제나 모습을 보일지 약속된 날짜 하나를 지키지 못할 것을 안내판은 무엇 때문에 걸어 놓는지 모르겠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올해는 ‘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를 준비하는 해이다. 그만큼 수원화성 문화재에 대해 많은 홍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동남각루와 보수공사를 하는 창룡문 옹성공사. 이번에는 제 날짜에 공사를 마칠 수 있을까?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 할 것이다.

 

 

아침 일찍 돌아본 화성, 이건 안 됩니다.

 

출근을 하기 시작하면서 매일 취재를 하느라 땀을 흘리며 걷는 일이 줄어들었다. 그래서 생각을 한 것이 바로 주말이 되면 이른 시간에 집을 나서 화성을 반씩 논아서 도는 일이다. 8월의 첫날이고 해서 마음도 다잡을 겸 일찍 화성으로 향했다. 오늘의 걷는 구간은 남수문서 수원천을 따라 화홍문까지 간 후에, 그곳에서 시작해 동장대를 거쳐 다시 남수문까지 돌아오는 거리이다.

 

화홍문에서 방화수류정으로 올랐다. 방화수류정에서 내려다보는 연지에 연잎이 무성하다. 8시를 조금 넘긴 시간인데도 화성을 돌아보는 사람들이 상당수가 보인다. 아마도 해가 뜨거워지기 전에 운동을 하기 위함인 듯하다. 천천히 걸음을 옮겨 성안으로 걷기 시작한다. 아직은 해가 뜨겁지 않다고 해도, 8월의 날씨는 바로 땀이 흐르게 만든다.

 

 

 

 

꽃구경과 함께 하는 화성 따라 걷기

 

계단을 따라 오르다가 높은 곳에 자리한 동북포루 앞에 섰다. 그곳에서 방화수류정을 바라다보면 저 멀리 장안문이 보인다. 그리고 동편을 바라보면 동장대인 연무대와 동북공심돈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이렇게 시야기 트인 곳에 자리한 동북포루이다. 조금 걸어가면 성벽 우측으로 맥문동이 지천에 깔려있다.

 

삼일공고와 동북포루 사이 비탈진 곳에 심어놓은 맥문동. 수원은 어딜 가나 꽃 천지이다. 이곳에 꽤 너른 면적에 맥문동이 피어있다. 동암문을 거쳐 동장대로 향했다. 그런데 동장대 솟을삼문이 열려있다. 아마도 관광객들을 맞이하기 위해 개문을 한 것 같다. 안으로 들어가 살펴보니 문 옆에 무엇이 전시되어 있는 모습이 보인다.

 

 

 

 

수문규범이라는 글을 적은 족자 하나가 눈에 띤다. <1. 장수의 명령을 따르지 않는 자는 처벌한다. 1. 밤에 돌아다니거나 군호를 잃은 자는 처벌한다. 1. 직무에 불평하는 자는 처벌한다. 1. 부녀자를 데려 들어오는 자는 처벌한다. 1. 헛된 말을 하여 혹하게 하거나 까닭 없이 군을 놀라게 하는 자는 처벌한다. 계축 6월 초1일 수원유수 채제공>이라 적혀있다.

 

아마도 당시에 이렇게 규범을 정해놓고 모든 군사들이 이 규범을 지키도록 했나보다. 정조대왕이 가장 신임하는 장용외영의 병사들이었으니, 그 규범 또한 어느 곳보다도 엄격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동문을 나서보니 이런 일이 있나?

 

성안으로 돌던 발길을 돌려 창룡문에서 밖으로 나갔다. 성안과 성밖을 골고루 돌아보는 것 또한 화성구경의 재미가 아니던가? 창룡문을 떠나 남수문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그런데 성벽 밑에 무엇인가 허연 것이 눈에 띤다. 다가가 보았더니 누군가 이곳에서 소포라도 풀었는지 우편물 비닐 포장지를 버리고 갔다.

 

성벽을 따라 걸어본다, 성안에선 하나도 볼 수 없었던 쓰레기들을 곳곳에 버리고 갔다. 화서의 두 얼굴일까? 깔고 앉았던 신문, 목이 말라 먹었을 캔 음료수 통과 물병, 더위를 잊기 위해 먹고 버리고 간 얼음과자 포장지, 음식을 먹고 난 후 버리고 간 비닐케이스. 그 종류도 참 다양하다.

 

 

 

 

심지어는 문화재 사적지에 출입이 금지되어 있는 개똥까지 널려있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자랑스러운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이다. 더구나 오늘은 주말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걸을까 생각하면 낯이 뜨거워진다. 물론, 이 모든 것을 수원시민들이 버렸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개가 남기고 간 것은 그 색으로 보아 아침에 생긴 것 같다.

 

화성은 수원의 얼굴이다. 화성이 이렇게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남들에게 보인다는 것은, 곧 수원시민들이 창피한 일이다. 그리고 그 끝에는 아직도 공사를 중단한 채 덩그러니 공사 막을 치고 있는 동남각루가 서 있다.

 

 

요즈음 수원 화성을 한 바퀴 돌아보면 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그만큼 아름답기 때문이다. 수원 화성은 평산성이다. 평산성이란 산과 평지에 걸쳐 성을 쌓은 것을 말한다. 9일 오후 점심식사를 마친 후, 지인들과 함께 장안문에서 성 안으로 들어섰다. 천천히 걸어 팔달산 회주도로를 걸어보고 싶어서이다.

 

며칠 전 회주도로를 걸었을 때 아름답게 핀 꽃들이, 며칠 만에 더 하얗게 변해있다. 멀리서 바라보는 팔달산이 온통 꽃으로 도배를 해 놓은 것만 같다.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화성은 자연이다. 자연을 벗어나지 않고 축성을 한 화성은 거대한 미술품이다. 그저 이곳이 전쟁을 하기 위해 쌓은 성이라는 것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제부터 화성은 꽃밭으로 변한다.

 

여기저기 사진을 찍으면서 성을 걷는다. 성 안이고 성 밖이고 간에 모두가 꽃 천지다. 나뭇가지에도 푸른 잎들이 얼굴을 내밀기 시작한다. 이런 날 꽃구경을 하지 않는다면 나중에라도 얼마나 후회가 될까?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며칠 전보다 꽃구경을 하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난 듯하다.

 

상춘객(賞春客)’이라고 한 말이 실감이 난다. 아직은 팔달산 쪽으로만 화려한 꽃 옷을 입은 화성이지만, 조금 더 지나면 온통 연산홍으로 꽃 옷을 덧입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화성이 아름다운 것은 그런 주변의 자연과 하나가 되기 때문이다. 화서공원에서 성 밖으로 나와 공원길을 걸어본다.

 

한편에 군락을 이룬 진달래들이 꽃을 피우고 있다. 젊은 연인들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사진을 찍어 줄 것을 부탁하는 모습도 보인다. 이 아름다운 봄날에 남는 것은 사진 한 장 밖에 없다고 했던가? 가을이면 억새가 흐드러지게 바람이 날리는 곳인데, 이 계절엔 벚꽃이 벌써 꽃잎을 떨어트리기 시작했다.

 

 

 

 

화성의 벚꽃잔치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오늘부터 경기도청 벚꽃축제가 시작이 된다. 3일간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축제지만 정작 그 아름다움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벚꽃을 정말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은 만개한 벚꽃보다 바람에 날려 공중으로 날리는 꽃잎이 더욱 아름답다고 표현을 한다. 그만큼 벚꽃은 필 때부터 질 때까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그렇게 벚꽃이 지고나면 화성 주변으로 연산홍이 붉은 얼굴을 보인다. 새색시처럼 부끄러움을 탄 연산홍은 화성 곳곳을 아름답게 만든다. 방화수류정을 찾아가면 연산홍과 방화수류정이 한데 어울려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한다. 수많은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화성으로 몰려드는 이유도 연산홍과 방화수류정 때문이다.

 

 

 

 

회주도로로 진입하는 곳에는 성벽에 걸친 가지들이 가득 달린 꽃으로 인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아래로 처져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 밑에서 사진을 찍느라 야단이다. 뒤편 푸른 소나무 가지와 어우러진 벚꽃이 묘한 대조를 이루며 아름다움을 뽐낸다.

 

꽃소식을 어찌 그리들 잘 아는 것인지, 화성열차에도 빈자리가 없다. 성신사 앞에는 사람들과 비둘기들이 함께 어우러져 봄을 즐기고 있다. 이제 이번 주말부터는 꽃잎이 날릴 것이라고 한다. 다음 주에는 비소식이 있다고 하는데, 주말을 이용해 팔달산 벚꽃을 즐기기를 권유한다.

 

 

 

 

꽃은 한 철이다. 팔달산에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며 길가에 노랗게 물을 들이고 있는 개나리. 그리고 만개한 벚꽃이 한데 어우러진 수원 화성. 꽃으로 옷을 제대로 입은 것을 느낄 수 있는 가장 좋은 때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이산 정조의 끔도 함께 느껴보기를 권한다.

 

 

한 마디로 진행이 이렇게 끊어지면 기다리는 사람들이 얼마나 지루합니까? 파발은 말을 타고 나왔으면 바로 행궁에 정조대왕 능행차가 도착하는 것을 알리러 미리 달려야 하는데,팔달구청과 화성박물관 앞을 몇 바퀴롤 돌고 거기다가 능행차 시연은 140분까지 한다고 하고 지금 두 시가 넘었는데 팔달구청 앞에서 멈춰 서서 왜 행진을 하지 못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네요.”

 

12시가 조금 넘어 4일 오후 1시부터 시작이 되는 화성행궁 상설한마당 개막공연 및 정조대왕 능행차시연을 여민각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한 시민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기다리다가 시간에 맞추어 행진이 제대로 도착하지 못하자 불만이 가득한 목소리이다.

 

지난 번 328일 독립만세 행사도 지루하기기 이를 데 없었는데, 오늘 또 이렇게 매끄럽지 못한 진행으로 인해 지루함이 더해지네요. 행사란 깔끔하게 기획을 해야 하고 구경을 하는 사람들 누구나 함께 흥겨워야 하는데, 이렇게 지지부진하게 진행을 하다보면 도대체 무엇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진행에 서투름이 그대로 들어 나

 

꼭 진행을 하는데 매끄럽지 못한 것만이 아니다. 여기저기 행사를 볼 때 과연 이것이 제대로 된 진행이었는가를 생각하게 만든다. 시간이 다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홍보가 제대로 안됐는지 행사구간으로 들어오는 차량들과 막는 사람들의 실랑이가 벌어진다.

 

명색이 수원시입니다. 해당 관련 부서에서 이런 것은 적극적으로 홍보를 해야 하지 않습니까? 달랑 현수막 몇 장에 입간판 몇 개 해놓았다고 내 책임을 다했다는 이런 사고는 하루 빨리 개선되어야죠. 전국 최고의 지자체에서 올해 가장 큰 행사를 시작하는 날, 이렇게 지루하게 사람들을 기다리게 해서는 안되죠.”

 

길가에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도 왜 버스가 오지 않느냐면서 앙칼진 목소리를 낸다. 그 이유를 모르겠다는 것이다. 마침 경찰 한 분이 나서서 행사 때문에 교통을 통제하고 있으니 조금 걷더라도 빨리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 좋겠다고 이야기를 한다. 자칫 오랜 시간을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었어야 할 사람들에게 조차 알리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정체성 없는 행사, 의미도 없다고

 

올해는 정말 관객이 지난 해 절반 정도네요. 올해는 광복 70주년 해입니다. 지난해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개막공연에 모여들 것이라고 기대를 했는데 조금은 황당하네요. 파발마도 그렇고 의장대도 화성박물관 앞에서 대기를 하고 있고요. 무엇인가 총체적으로 부족한 듯 합니다.”

 

매향교에서 사진을 찍고 있던 한 사람은 2% 부족하다고 지적을 한다. 행사는 지난해와 같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한 마디로 매끄럽지 못한 진행이라는 것이다. 상설한마당 개막공연은 4월부터 11월까지 행궁 신풍루 앞에서 벌어지는 각종 공연을 시작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볼 때 당연히 무예24기 시범공연이 주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는 집이 남수동입니다. 매년 이 개막공연 때는 딴 곳을 가지 않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무엇인가 달라졌습니다. 좋아진 것이 아니라 퇴보를 했다는 느낌입니다. 진행도 매끄럽지 못해 기다리는 시간도 지루했고요. 더구나 화성과 무예24기는 함께 있어야하는데도 불구하고, 올해는 무예24기 시범단이 몇 사람 보이지 않네요.”

 

화성이 유형의 문화유산이라면 무예24기는 무형의 문화유산이다. 정조대왕의 왕권정치를 대표할 수 있는 것은 화성과 무예24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예24기 시범단 전체가 참가하지 않은 무예24기 시범은 수작이라고 할 수가 없다. 축제란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것이다. 그런데 볼멘소리가 더 터졌다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일까?

 

 

 

올해는 전체적으로 불안합니다. 개막공연도 정조대왕이 축성한 화성을 기리는 행사로 진행이 되었어야죠. 말 그대로 화성행궁 상설한마당 아닙니까? 정체성 없는 행사는 이제 수원에서는 그만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기다리는 것이 익숙해져 있는 나도 지루하다. 하물며 미리 나와서 행사를 지켜보고 있던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 지난해까지 매끄럽게 진행되던 능행차가 이렇게 변질 되어버린 이유가 무엇일까? 해당부서에서는 이런 부족한 것을 내년에는 다시 보여주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출처 / 오마이뉴스)

 

328일 오후 7시 화성 행궁 광장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광복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총체극 수원, 그 날의 함성이 열리기 때문이다. 무대에 오르는 출연자만 777. 이 출연자들은 전문배우 5, 무용수 20, 남녀사회자 2, 국악연주단 20, 스텝 19, 플래시몹 50명에, 수원시립합창단 및 4개구 여성합창단 150명과 매산초 전통연희단 10명 등이다.

 

그 외에 시민참여단은 시민만세퍼레이드, 극중 조연배우 역할을 맡게 되는 501명으로 장안구 25, 권선구 82, 팔달구 98, 영통구 71명 등 281명과, 매향중 36, 매향여고 19, 삼일상고 91, 동원고 57, 공모지원자 18명 등 모두 501명도 이날 수원, 그 날의 함성총체극에 참여를 한다.

 

이 외에도 이날 만세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5천여 명의 시민들을 동참시킬 계획이다. 28일 오후 7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화성 행궁광장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이날 수원독립운동사 재연 퍼포먼스는, 시민만세퍼레이드 및 수원 여성독립운동가인 이선경, 김향화, 나혜석의 활동을 재조명하는 총체극으로 꾸며진다.

 

 

 

4막으로 구성될 수원, 그 날의 함성

 

28일에 열릴 수원, 그 날의 함성은 전 4막으로 꾸며진다. 1막은 망곡례로 민족대표의 대한독립선언서 낭독과 고종황제의 승하와 망곡례, 2막은 수원의 꽃 이선경이다. 3막은 못다 핀 꽃이라는 주제로 대한독립여자선언 낭독과 세여인(이선경, 김향화, 나혜석)의 항거와 고문, 김향화, 나혜석의 석방과 이선경의 순국 등을 조명한다.

 

4막은 앞으로 행진곡이라는 주제로 고은 시인의 주제시 낭독과 전출연진의 합창, 수원시장 등의 평화, 인권, 통일의 메시지, 태극기 플래시몹, 콘서트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콘서트는 노브레인이 무대에 오르며, 이날 행사에는 경기도지사를 비롯하여 수원시장, 수원시의회 의장 및 국회의원, 경기도의원, 수원시의원 등 내빈들이 참여를 하게 된다.

 

수원, 그 날의 함성의 전 과정은 EBS에서 녹화를 하며, 수원시의 각급 학교장, 시단위 기관장, 독립유공자 및 후손, 각급학교 학생들, 시민사회단체, , 동 단위 단체원과 공직자 및 일반시민들 5천여 명이 참석해 그날의 뜻을 기리게 된다.

 

 

 

수원은 독립만세운동의 중심지였다.

 

수원의 3,1운동은 남녀노소와 종교, 신분을 넘어 모든 민중이 참여한 조직적이고 격렬한 투쟁을 보여준 만세운동이다. 수원지역의 3,1운동은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독립운동이자 민족해방운동이었다. 수원에서 이렇게 대단위 만세운동이 펼쳐진 것은 당시 수원의 역사성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수원은 정조대왕이 내탕금을 들여 성안과 상밖에 장시를 조성했다. 그리고 말총과 인삼의 전매권을 주어 수원의 상권은 전국 최대의 문물교류지였다. 일제는 수원을 기점으로 수인선과 수여선을 가설해, 수원을 수탈의 중심지로 삼는다. 또한 수원 상권을 장악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으며, 팔달문 인근에는 각종 금융회사들이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이러한 일제의 만행을 본 수원사람들은 어느 곳보다도 자주독립과 민족해방의 중요성을 깨달았을 것이다. 또한 수원만세운동을 일으켰던 이선경과 김향화라는 인물이 있었지만, 그녀들은 잘 알려지지도 않은 체 역사의 뒤안길로 스러져버렸다. 이러한 안타까움을 이번 28일 총체극으로 무대에 올려 수원의 위상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다.

 

 

 

여성이 주축이 되어 벌인 만세운동

 

191931, 서울서부터 시작한 3,1만세운동은 전국적으로 확산이 된다. 수원권번에 몸을 담고 있던 김향화는 경성에서 태어났다. 수원 기생조합의 일원으로 승무와 검무, 정재, 시조 등 다양한 예능을 지니고 있었다. 김향화는 만세운동을 벌이기 위해 수원에서 활동을 하는 기생 33명을 모았다. 하나같이 꽃다운 나이의 기생들이다.

 

329일 건강검진을 받으러가는 날, 자혜의원 앞에서 치마폭에 숨겨두었던 태극기를 꺼내들고 독립만세를 외친다. 김향화는 이 만세운동의 주모자로 잡혀 2개월 동안의 모진 고문과 감금을 당한 후 징역 6개월의 형을 선고받는다.

 

 

 

수원에서 태어난 이선경을 공립보통학교를 수원에서 졸업한 후, 서울 숙명여학교에 들어간다. 하지만 1년 만에 퇴학처분을 받는다. 35일 서울 학생만세운동에 참여했다가 구속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후 이선경은 어린 여자의 몸으로 비밀결사조직인 구국민단의 일원으로 활동을 한다.

 

구국민단은 매주 금요일마다 수원 삼일학교에 모여 독립신문의 배포 등을 논의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인다. 이선경은 이곳에서 회원을 모집하는 일을 하며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활동을 하기 위해 중국 상해로 망명을 시도한다. 그러나 일경에 체포가 된 이선경은 모진 고문으로 인해 재판에 참석할 수 없을 정도로 약해져 풀려난 뒤 9일 만에 세상을 떠난다.

 

 

나혜석은 서양화를 전공했으며 여성의 권리신장을 주창한 신여성이다. 나혜석은 여성지식인들과 비밀회합을 열어 여성들을 독립운동에 참여하게 계획을 세우고, 자금을 모으기 위해 해주와 평양지역을 돌며 독립운동을 하다가 붙잡혀 5개월의 옥고를 치르게 된다.

 

수원은 정조대왕이 최초의 계획도시로 화성을 축성한 후 역사가 단절되는 상황에서도 우리 민족성을 찾으려고 끊임없는 저항을 해온 곳이다. 수원의 독립운동가로는 민족대표 48인의 한분이었던 김세환, 구국민단의 박선태, 김노적, 임면수, 여성운동가인 이선경, 김행화, 나혜석, 삼일학교의 최문순, 임순남 등을 키워낸 곳이다. 이런 수원에서 열리는 수원, 그 날의 함성에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함께 해, 뜨거웠던 만세운동을 벌였으면 하는 바람이다.(출처.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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