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의 꿈 수원 화성’ 봄꽃을 입다
요즈음 수원 화성을 한 바퀴 돌아보면 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그만큼 아름답기 때문이다. 수원 화성은 ‘평산성’이다. 평산성이란 산과 평지에 걸쳐 성을 쌓은 것을 말한다. 9일 오후 점심식사를 마친 후, 지인들과 함께 장안문에서 성 안으로 들어섰다. 천천히 걸어 팔달산 회주도로를 걸어보고 싶어서이다.
며칠 전 회주도로를 걸었을 때 아름답게 핀 꽃들이, 며칠 만에 더 하얗게 변해있다. 멀리서 바라보는 팔달산이 온통 꽃으로 도배를 해 놓은 것만 같다.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화성은 자연이다. 자연을 벗어나지 않고 축성을 한 화성은 거대한 미술품이다. 그저 이곳이 전쟁을 하기 위해 쌓은 성이라는 것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제부터 화성은 꽃밭으로 변한다.
여기저기 사진을 찍으면서 성을 걷는다. 성 안이고 성 밖이고 간에 모두가 꽃 천지다. 나뭇가지에도 푸른 잎들이 얼굴을 내밀기 시작한다. 이런 날 꽃구경을 하지 않는다면 나중에라도 얼마나 후회가 될까?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며칠 전보다 꽃구경을 하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난 듯하다.
‘상춘객(賞春客)’이라고 한 말이 실감이 난다. 아직은 팔달산 쪽으로만 화려한 꽃 옷을 입은 화성이지만, 조금 더 지나면 온통 연산홍으로 꽃 옷을 덧입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화성이 아름다운 것은 그런 주변의 자연과 하나가 되기 때문이다. 화서공원에서 성 밖으로 나와 공원길을 걸어본다.
한편에 군락을 이룬 진달래들이 꽃을 피우고 있다. 젊은 연인들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사진을 찍어 줄 것을 부탁하는 모습도 보인다. 이 아름다운 봄날에 남는 것은 사진 한 장 밖에 없다고 했던가? 가을이면 억새가 흐드러지게 바람이 날리는 곳인데, 이 계절엔 벚꽃이 벌써 꽃잎을 떨어트리기 시작했다.
화성의 벚꽃잔치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오늘부터 경기도청 벚꽃축제가 시작이 된다. 단 3일간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축제지만 정작 그 아름다움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벚꽃을 정말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은 만개한 벚꽃보다 바람에 날려 공중으로 날리는 꽃잎이 더욱 아름답다고 표현을 한다. 그만큼 벚꽃은 필 때부터 질 때까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그렇게 벚꽃이 지고나면 화성 주변으로 연산홍이 붉은 얼굴을 보인다. 새색시처럼 부끄러움을 탄 연산홍은 화성 곳곳을 아름답게 만든다. 방화수류정을 찾아가면 연산홍과 방화수류정이 한데 어울려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한다. 수많은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화성으로 몰려드는 이유도 연산홍과 방화수류정 때문이다.
회주도로로 진입하는 곳에는 성벽에 걸친 가지들이 가득 달린 꽃으로 인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아래로 처져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 밑에서 사진을 찍느라 야단이다. 뒤편 푸른 소나무 가지와 어우러진 벚꽃이 묘한 대조를 이루며 아름다움을 뽐낸다.
꽃소식을 어찌 그리들 잘 아는 것인지, 화성열차에도 빈자리가 없다. 성신사 앞에는 사람들과 비둘기들이 함께 어우러져 봄을 즐기고 있다. 이제 이번 주말부터는 꽃잎이 날릴 것이라고 한다. 다음 주에는 비소식이 있다고 하는데, 주말을 이용해 팔달산 벚꽃을 즐기기를 권유한다.
꽃은 한 철이다. 팔달산에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며 길가에 노랗게 물을 들이고 있는 개나리. 그리고 만개한 벚꽃이 한데 어우러진 수원 화성. 꽃으로 옷을 제대로 입은 것을 느낄 수 있는 가장 좋은 때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이산 정조의 끔도 함께 느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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