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시간에 돌아다니는 것을 삼가고, 해가 설핏 넘어가는 시간을 이용해 생태교통 수원2013’의 시범지역인 행궁동을 돌아보기로 했다. 한 번 탈이 난 사람은 무엇을 보고도 놀란다고 했던가? 한 낮의 뙤약볕이 두렵기도 하다. 그보다는 땀을 워낙 많이 흘리는 체질이다 보니, 냄새로 인해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후 6시가 넘어서 행궁동으로 향했다. 먼저 화성 행궁 앞에 마련하고 있는 국제 회의장 등으로 이용할 파빌리온을 돌아보기로 했다. 그런데 엊그제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었다. 파빌리온 주변은 푸른 대나무들이 식재가 되고, 그 앞으로는 잔디와 화단으로 꾸며 놓았다.

 

아름다운 조형, 벌써 아이들이 찾아들어

 

요즈음은 생태교통 현장을 가면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모습들이 자주 보인다. 어린 꼬마들이 자전거를 타고 이곳을 찾아오는 것이다. 파빌리온을 돌아보고 있는데, 초등학교 1학년이나 됨직한 여자아이 대여섯 명이 자전거를 타고 와 일대를 돌아보면서 재잘거린다. 생태교통의 무엇인가를 확실히는 모르는 아이들이지만, 그래도 그 무엇인가를 느끼는 것일까?

 

 

앞으로는 화단에 잔디를 입힌 차가 한 대 서 있다. 조형물인 듯한데 아직은 설치가 마무리 되지 않은 듯하다. 그리고 연못에는 연꽃의 싱싱한 잎이 하늘거린다. 이제 제법 아침저녁으로는 바람기도 있어, 가을을 부르고 있는 것인지. 그저 이런 모습만 보고 있어도 기분이 좋아진다. 답답하고 음습하던 거리가 변한 것이다.

 

그렇게 반대를 하던 사람들도 변해가는 마을의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마음의 문을 열고 변해가기 시작했다. 무엇인가 스스로 동참을 하지 않으면, 후에 함께 얼굴을 맞대고 사는 사람들에게 미안할 것 같아서라고 한다. 그 자체가 행궁동 주민들이 꽁꽁 닫혔던 마음의 문을 열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변해도 너무 변한 헹궁동 마을

 

천천히 걸어서 생태교통 수원2013의 행사가 열리는, 주도로인 화서문로 쪽을 향한다. 지나는 갈에 만나는 사람들이 인사를 한다. 벌써 근 40여일이나 이곳을 돌아다니다가 보니, 얼굴을 익힌 사람들이 늘었다. 그저 인사 한 마디가 무슨 큰 의미가 있을까? 하지만 사람들의 낯빛이 예전과 같지 않음을 느낀다. 전보다 훨씬 밝아졌다는 생각이다.

 

 

지나는 길에 골목 몇 곳을 돌아본다. 사람들이 쌈지공원에 나와서 이야기들을 하는 모습들도 볼 수가 있다. 언제 이런 모습을 보기는 했을까? 간판 자랑을 하는 사람도 있다. 자신의 점포에 간판이 일품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건물이 깨끗해졌으니, 집안도 좀 고쳐야겠다고 너스레를 떠는 사람도 있다. 진즉에 이런 행사를 했으면 훨씬 좋아졌을 것이라면서.

 

거리로 나오기 시작한 사람들

 

화서문로 방향으로 가다가 생태교통 추진단 사람들을 만났다. 퇴근시간이 이미 지났는데도 마을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앞으로 10여일 밖에 남지 않은 개막일이다. 혹 공정이 마무리되지 않을까봐 걱정스러운 것일까? 화서문로로 접어들었다. 그렇게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허공을 지나던 전깃줄들이 많이 사라졌다.

 

많이 깨끗해 졌죠?”

곁에서 말을 건넨다. 깨끗해진 정도가 아니다. 속이 다 후련하다. 21()일부터는 묵은 전신주를 뽑아내는 작업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나면 얼마나 깨끗한 거리가 될까? 점포 앞에 사람들이 테이블을 내놓기 시작했다. 이제는 그럴 정도로 정리가 되었다는 것일까? 이곳을 찾아와 담소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하나도 부자연스럽지가 않다. 언제나 그랬다는 듯.

 

 

거리 곳곳을 돌아보는 젊은이들이 보인다. 이 오래되고 답답했던 마을이 변한 것이다.

인터넷에서 생태교통에 관한 기사를 보고 둘라보러 왔어요, 전에도 이곳을 지났는데 정말 많이 변했네요, 처음에는 어디 딴 나라에 온 것으로 착각이 들었어요.”

전선의 지중화 작업을 다 마치고나면, 얼마나 아름다운 거리가 될 것인가?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좋은데, 이곳에서 생활을 하는 주민들의 마음이 어떨까? ‘생태교통 수원2013’이 우리에게 어떤 생활의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가 벌써 기대가 된다.

 

820일 찾아간 수원 제일교회. 그 종탑에 올랐다. 참 길고 긴 작업이었다고 한다. 벌써 1년이란 기간을 작업에 몰두했다. 수원제일교회 종탑에 마련한, 수원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 제일교회의 종탑은 7층부터 시작된다. 그 중 8층부터 10층까지 3개 층은 노을빛 갤러리, 그리고 11층부터 나선형 계단을 오르면 13층 문 밖에 노을빛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다.

 

이 노을빛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수원 팔달산의 일몰과 수원의 야경은 가히 압권이다. 몇 번을 올라가 보았지만 계절별로, 시간대별로 느낌이 다르다. 우선은 이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수원의 야경은 아름답다. 노을빛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노을과 야경, 그리고 설경 등, 어느 것 하나 빠트릴 수 없는 곳이다.

 

지난 달 찾아갔을 때는 한창 마무리 작업중이었다 


 

이렇게 전망에 좋은 노을빛 전망대로 오르는 길목. 8층 중앙에는 전망대로 오르는 둥근 형태의 입구의 있다. 이 입구 외벽에 축성도가 그려졌다. 1년 넘게 유순혜 작가에 의해 그려진 축성도가 완성이 된 것이다. 그리 크지 않은 축성도에는 모두 1,200명이 넘는 인물들이 그려져 있다.

 

갤러리 8층에 조성 된 화성 축성도는 명물

 

유순혜 작가는 오랫동안 KBS에서 그림을 그려왔다. 유 작가는 지동의 음습하던 골목길을 바꾸어 놓은 장본인이다. 골목길만이 아니라 주민들의 마음까지 열어놓았다. 골목에 사는 사람들은 끄떡하면 골목에 자리를 편다. 그림이 있는 벽화골목에서 삼겹살을 굽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까맣게 잊고 있었던 우리네의 모습을 다시 만들어 낸 것이다.

 

 

공동체, 우리에게는 공동체라는 것이 존재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외래의 문물에 찌든 삶을 시작하면서 공동체는 사라지고, 그곳에는 나만이 존재했다. 그런 아집과 편견이 가득한 사람들을 다시 한자리로 불러 모은 것이다. 그 정점에 이제 노을빛 전망대의 새로운 명물 화성 축성도가 완성이 된 것이다.

 

제각각 다른 인물들을 묘사해

 

95(), 오후 5시에 이 축성도가 개막을 한다고 한다. 미리 완성된 축성도를 찾았으나, 보존을 위해 벽면 전체를 감싸놓았다. 행여 개막을 하기 전 사람들이 훼손을 할까보아서라고 한다. 그래도 이리저리 돌아보니 대충 윤곽은 알아볼 수가 있다. 이미 감싸 놓은 것을 풀어달라고는 할 수 없으니, 그것으로 만족하는 수밖에.

 

 네모 선 안이 신나게 장단을 두드리는 사람들. 붉은 원 안은 눈이 하트이다. 한 마디로 뿅 간것이다.


 

그런데 그림을 찬찬히 둘러보다가 그만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그림 안에 있는 내용 때문이다. 그림 속에는 별별 재미있는 것들이 다 들어있다. 하긴 화성을 축성할 때 전국에서 모인 사람들이 성을 쌓기 위해서 한 자리에 모였고, 그들의 주변에는 더불어 사는 장사치며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있었을 것이다.

 

성돌을 나르고, 거중기를 이용해 큰 돌을 들어 올리는 모습은 기본이다. 그 중에는 한량들도 끼어 있었을 테니, 그들이 이 많은 사람이 모인 곳을 그냥 지나칠 리가 없다. 그래서 맷돌이 타악기가 되고, 빗자루는 현악기가 됐다. 그 주변에는 오빠부대가 난리법석을 떨고 있다. 그 중에는 눈이 하트로 변한 아가씨도 있다. 보면 볼수록 웃음보가 터진다.

 

 

재미있게 묘사한 그림들, 명물이 될 듯

 

그림을 찬찬히 살펴보면 별별 그림들이 다 있다. 남들은 한창 축성을 하기 위해 애를 쓰는데, 그 한편에 있던 무 하나를 들고 도망을 가는 남자도 있다. 당연히 장용외영의 군사들이 칼을 빼들고 쫒아가고. 그 옆에는 마누라인 듯 등에 무를 지고 도망을 치다가 무 하나를 그만 흘려버렸다. 부부절도단이라고 한다.

 

1,200명이나 되는 인물들은 각각 하는 일들이 다 드리다. 표정과 하고 있는 모양새도 하나도 같은 것이 없다. 이 그림을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있다. 95일 오후 5시에 이 축성도가 제막을 하고나면, 입구 7층에서는 작은 음악회가 열린다고 한다. 그리고 난 이후 일반에게 개방을 한다는 것이다.

 

 

종탑이고 나선형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하기 때문에, 노인들이나 아이들은 위험도 따른다. 그래서 안내 도우미들도 양성할 계획이다. 9월에 행궁동 일원에서 열리는 생태교통 수원2013에 맞추어 제막식을 갖는 화성 축성도.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와, 또 하나의 수원 명물을 보는 즐거움을 느낄 것으로 기대가 된다.

 

수원시는 지난 2009년부터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빗물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레인시티(Rain City)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레인시티 사업은 건물의 지붕에 내리는 빗물을, 빗물저장시설에 모은 후 이 빗물을 이용해 청소용수, 조경용수, 생활용수, 기타비상용수 등으로 활용해 물을 절약하는 사업이다.

 

수원시는 기존의 건축물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지붕의 상태나 홈통 등에 대한 현장 실사 등의 선정과정을 거쳐 시설 설치비의 90%를 지원했다. 수원시는 지난 2009수원시 물 순환 관리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법적근거를 마련했고, 지난해에는 화서1, 2, 입북동 농가를 비롯해,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및 어린이집 등 총 12개소에 빗물이용시설을 설치했다.

 

생태교통 시범지역에도 설치 해

 

2013년에 신청된 24개소 중 시설 설치가 타당한 22개소에 대해, 설치비의 90%를 지원하는 등 시설 설치 사업을 추진했다. 아울러 마을만들기 시범지역과 생태교통 수원2013’ 지역 등에 빗물이용시설을 일부 설치해, 시민과 방문객에게 빗물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수원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생태교통 시범지역인 행궁동을 돌다가 보면 행궁장터라는 상호를 붙인 상점 외벽에 커다란 항아리가 두 개가 놓여있다. 하나는 크고, 하나는 그보다 조금 적다. 목재로 바닥을 장식한 앞에는 펌프가 한 대 보인다. 펌프는 그야말로 물을 퍼 올리는 기구이다.

 

건물의 옥상에서 벽을 타고 내려오는 배수통의 중간에서 수로를 만들어, 큰 독으로 물이 유입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큰 독의 물은 작은 독으로 파이프가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큰 독의 물을 정화시켜 작은 독으로 보내는 듯하다. 이 빗물저장시설을 장치한 상점에 자세한 내용을 묻고 싶었지만, 주인이 아니라서 잘 모른다는 답변이다.

 

지속적으로 순환하는 물, 빗물은 수자원의 출발점

 

빗물이란 지상에 내린 비가 하천이나 지하수 등의 수체에 흘러들어가기 이전에, 지표를 흐르고 있거나 체류되어 있는 것으로 사실 수자원의 출발점이라고 볼 수 있다. 물은 지표를 타고 흐르다가 증발이 되고, 이것이 구름을 만들어 다시 눈이나 비로 지표에 떨어지는 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이러한 순환 과정에서 지표에 떨어진 물은 도시화로 인한 지표의 변화와, 지하침투 감소, 과다한 하천수와 지하수의 이용, 수질오염의 증가 등으로 인해 물 환경의 변화가 급속도로 저하되고 있다. 이런 상태로는 생태계의 파괴 등 심각한 오염 등으로 오는 피해를 막을 수가 없다.

 

현재의 물 관리 방법만으로는 이러한 생태환경의 피해나 부족한 물 관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요즈음 수원시에서 행하고 있는 빗물관리사업인 레인시티(Rain City) 사업의 진행은, 수자원 관리의 근본적인 문제해결의 방법이기도 하다. 빗물을 생황용수, 조경용수, 공업용수 등으로 사용하는 것은 물론, 재해시의 비상용수로도 사용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생태교통’, 생태환경과 함께 이루어져야

 

빗물관리시설로 인해 집수면에서 받은 빗물은 적은 노력으로도 수량과 수질을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관리가 용이하고 침전시설을 함께 설치함으로써 깨끗한 물을 다양하게 사용할 수가 있다. 생태교통 수원2013의 현장에서 볼 수 있는 빗물저장시설. 생태교통 만이 아닌 생태환경으로서의 모습까지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 많은 시설을 설치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생태교통 시범지역인 행궁동을 돌다가 만난 빗물저장시설이 반가운 것도, 우리의 고갈되어가는 자원을 지키고, 오염 등을 막아 우리의 후손들에게 아름답고 쾌적한 환경을 물려주기 위한 것이라면, 수원시의 레인시티(Rain City) 사업의 일환인 빗물저장시설이 생태교통 시범지역인 행궁동 일원에 더 많이 설치되어야 할 것이라고 본다.

 

 

수원천은 수원시민들의 휴식 장소이자, 힐링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수원천 길을 걸으면서 운동도 하고, 생태하천인 이곳을 걸으면서 즐기기도 한다. 더욱 1박 2일 방영이후 수원으로 관광객들이 모여들면서, 수원천을 걷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수원천은 큰 물고기들이며 오리 떼, 비둘기들까지 함께 있어 환경이 살아있는 하천이다.

 

그런 수원천은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의 한 복판을 가로지르고 있다. 광교산에서 발원하여 흐르는 수원천은, 언제 걸어보거나 살아있는 생태를 접할 수가 있어서 좋은 곳이다. 그런 수원천에 걸린 지동교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무엇인가를 들고 모여들었다. 입고 있는 노란 조끼 뒤에는 ‘동성중학교’라는 글씨가 보인다.

 

 

가족끼리 봉사활동, 너무 좋아요

 

마침 영동시장 작가들의 공방인 아트포라에, 팔도에서 ‘생태교통 수원2013’을 홍보하기 위해 모인 파워소셜로들이 방문을 하고 있는 시간이라 지동교로 내려가 보았다. ‘동성중학교 기족봉사단’이라고 소개를 한 이들은, 모두 15기족 37명이 모였다고 한다. 모인 이유는 바로 수원천에 버려진 쓰fp기를 줍기 위함이란다. 앞에는 봉지마다 가득한 쓰레기들이 쌓여있다.

 

“수원천과 맞물린 행궁동에서 생태교통 행사가 열린다고 해서, 수원천은 쓰레기가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저희들이 화홍문부터 지동교 밑에까지 쓰레기를 주웠는데, 그 양이 이 정도입니다. 이렇게 버려진 쓰레기들을 수원을 찾아 온 관광객들이 보면 무엇이라고 하겠어요? 쓰레기를 주우면서도 정말 낯이 뜨겁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쓰레기 청소를 했다는 한 어머니의 이야기이다. 얼마나 더렵혀져 있었으면 낯이 다 뜨거울 정도였을까? 그보다 이 더운 날씨에 아이들과 함께 가족들이 쓰레기를 치웠다는 말이 더 반갑다. 더렵혀진 것이야 사람들이 함부로 쓰레기를 버렸겠지만, 그것을 자녀들과 함께 치울 수 있는 부모님들이 있다는 것이다.

 

 

우만동 일대에서 봉사를 하는 동성중학교 가족봉사단

 

동성중학교는 1985년 12월 5일 ‘동성여자중학교’라는 명칭으로 30학급의 설립인가를 마치고, 1986년 3월 5일 10학급 650명으로 수업을 시작했다. 1989년에 제1기 졸업생 647명을 배출했으니, 단 3명의 학생만이 누락한 것이다. 수원시 팔달구 우만동에 자리한 동성여자중학교는 2005년 3월 1일 ‘동성중학교’로 교명을 개명하였다.

 

2013년 2월 8일 제25회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졸업생 수도 벌써 10,940명에 이른다. 동성가족봉사단은 동성중학교에 재학생을 둔 가족들이 모인 모임이다. 이들은 학교는 물론, 우만동 일대와 수원시에서 봉사를 하고 다닌다. 이날도 생태교통을 앞두고 수원천을 청소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

 

“저희들 나름대로 봉사를 할 것을 찾다보니까, 수원천을 깨끗이 치워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죠. 15가족이 모여 화홍문 일대부터 쓰레기를 주웠는데, 정말 너무 많은 쓰레기들이 버려져 있었어요. 생태교통 때 이곳에도 많은 관람객들이 찾아올 텐데 이렇게 쓰레기가 많이 쌓여있는 것을 보고 걱정도 앞서네요. 특히 다리 밑에는 여기저기 무더기로 쌓여있어요. 담배꽁초며 빈 술병, 거기다가 음료 캔 등이 아무데나 너부러져 있고요.”

 

 

생태교통에서도 봉사하고 싶어

 

가족봉사단 김연희(여, 42세) 단장은 그런 수원천을 치웠다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이 뿌듯해 한다고 한다. 중학교 2학년과 1학년 두 아들을 둔 김연희 단장은, 동성중학교 가족봉사단이 생태교통을 위해 할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저희들도 함께 봉사를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아무래도 생태교통에는 많은 손길이 필요할 것 같아요. 아이들도 그렇게 수원시에서 하는 전 세계적인 프로젝트에 일조를 했다는 것 만으로도 보람을 느낄 것 같고요.”

 

잠시 대담을 하면서도 연신 모아 온 쓰레기들을 분리수거 하느라 정신이 없는 봉사단에게서 눈길을 떼지 않는다. 이 날 부모님과 함께 수원천 쓰레기 청소에 참석을 한 김은수(남, 동성중1) 학생은 ‘정말 뿌듯하다. 수원천에 담배꽁초를 너무 많이 버리는 것 같다. 앞으로 수원천을 깨끗이 지켰으면 좋겠다.’고 하기도.

 

학생들과 가족이 함께하는 봉사. 동성중학교 가족봉사단이 생태교통에서도 더 많은 봉사를 할 수 있는 길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더운 날 불평 하나 없이 수원천을 깨끗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한 동성중학교 학생들에게 큰 박수를 쳐주고 싶다.

 한 낮의 뙤약볕 아래서 취재를 하다가 보면, 솔직히 이런 분수대에 뛰어 들고도 싶었다 


 

누가 시킨다고 할 일인가? 아니면 더 많은 돈을 지불하기라도 하는 것일까? 그도 아니면 그곳에 떡이라도 숨겨 놓았을까? 모두 다 아니다. 나에게 주어진 책임이라는 것이, 스스로 그 땡볕으로 나가게 한 것이다. 벌써 얼마나 많은 시간을 그렇게 돌아다녔는지 모른다. 매일 30도를 훨씬 웃도는 땡볕에 나가 돌아다니다가 쏟은 땀만 해도 엄청날 듯하다.

 

사람의 체력은 한계가 있다. 누구나 강철 같은 체력이라고 하지만, 아무리 운동으로 단련이 된 사람이라도 올 여름 같은 때는 대책이 없다. 거기다가 시원한 그늘에서 다니는 것도 아니다. 그저 다니는 곳마다 지열이 후끈거리고 올라온다. 얼음물을 준비하지만, 그도 얼마 버티지 못한다.

 

 

생태교통 수원2013’을 말하다.

 

시민기자. 그저 편안하게 글을 써도 된다. 아주 편안하게 취재를 하고, 그것을 글로 쓰면 되는 전문적이지 않은 기자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시민기자의 개념이다. 사실 모든 시민기자들이 이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기사를 쓰지 않는다고 해서 나무랄 사람도 없다. 그리고 기사를 꼭 써야한다는 의무도 없다.

 

그런 시민기자의 편안함을 버린 지 오래이다. 생태교통 수원2013의 시작에서부터 지금까지 난 늘 그 현장에 있었다. 누가 등을 떠밀었을까. 그렇지 않다. 그런데 왜 그렇게 그 땡볕 아래서 골목을 누비면서, 생태교통 시범지역을 마치 안방처럼 돌아친 것일까? 그것은 바로 우리의 몫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 ‘생태교통이 밥 먹여주남?‘이라고. 생태교통이 밥을 먹여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생태교통은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는 해준다. 알고 보면 이 무더위도 그동안 화석연료와, 무분별하게 사용한 화학물질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던가? 그것을 누가 사용을 했을까? 바로 우리들이다.

 

 

우리 자손들에게 무엇을 알려주어야 할까?

 

그것이 바로 내가 생태교통에 그토록 집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내가 생태교통의 책임자도 아니다. 나 하나 없다고 생태교통이 잘못 되어지는 것은 더 더욱 아니다. 그 뙤약볕 아래서 돌아다니며 자질구레한 기사를 쓰지 않는다고 해서, 아무도 나에게 무엇이라고 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생태교통이라는 것을 접하면서, 난 솔직히 우리의 후손들에게 미안함 때문에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지구는 후손들에게 빌려온 것이다. 이런 철학적 용어는 나에게는 맞지 않는 문구이다. 그런 복잡한 문구로 생태교통이나 이 지구의 온난화 현상, 그리고 자꾸만 불편해져만 가는 우리 주변의 이상기후들. 그런 것을 설명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약속을 한 것이다. 생태교통에 관한 어떠한 작은 기사라도, 현장을 다니면서 충실히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겠다고. 그것이 곧 한 사람이라도 이 현장으로 물러 들일 수만 있다면, 난 내 일을 다 했다는 생각 때문이다.

 

 

난 그래도 행궁동으로 간다.

 

더위를 먹는다.’라는 것이 이런 것이야. 낮에 점심을 먹고 다시 생태교통 지역으로 가려고 길을 나섰다. 그런데 영 속이 불편하다. 매슥거리면서 금방이라고 토할 것만 같다. 점심을 잘 못 먹은 것일까? 그렇지는 않은 듯하다. 갑자기 속이 부글거린다. 급한 김에 근처에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탈이 났다. 정신을 차릴 수가 없을 정도이다. 그래도 대행인 것은 근처에 약국들이 많다는 것이다. 땀을 어지간히 흘리며 증상을 이야기를 하는 나를 보더니, “더위 드셨네요.“란다. 더위는 먹었는데 왜 이렇게 매슥거리며 토사가 나느냐고 하니, 너무 햇볕 아래 오래 있어 체력이 고갈된 듯하다는 것이다.

 

그 숱하게 산을 오르며 땀을 흘렸어도 괜찮았는데. 하기야 생각을 해보니 40여일 가깝게 쏟아진 비에 이어, 연일 33도를 웃도는 뙤약볕 아래 있었다. 탈이 날 만도 하다. 약을 먹고 조금 시원하게 있다가 보니 정신이 돌아온다.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일거든 다니라는 시민기자의 말이 생각난다. 서늘해 질 시간이 되었나? 난 행궁동으로 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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