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0일 찾아간 수원 제일교회. 그 종탑에 올랐다. 참 길고 긴 작업이었다고 한다. 벌써 1년이란 기간을 작업에 몰두했다. 수원제일교회 종탑에 마련한, 수원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 제일교회의 종탑은 7층부터 시작된다. 그 중 8층부터 10층까지 3개 층은 노을빛 갤러리, 그리고 11층부터 나선형 계단을 오르면 13층 문 밖에 노을빛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다.

 

이 노을빛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수원 팔달산의 일몰과 수원의 야경은 가히 압권이다. 몇 번을 올라가 보았지만 계절별로, 시간대별로 느낌이 다르다. 우선은 이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수원의 야경은 아름답다. 노을빛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노을과 야경, 그리고 설경 등, 어느 것 하나 빠트릴 수 없는 곳이다.

 

지난 달 찾아갔을 때는 한창 마무리 작업중이었다 


 

이렇게 전망에 좋은 노을빛 전망대로 오르는 길목. 8층 중앙에는 전망대로 오르는 둥근 형태의 입구의 있다. 이 입구 외벽에 축성도가 그려졌다. 1년 넘게 유순혜 작가에 의해 그려진 축성도가 완성이 된 것이다. 그리 크지 않은 축성도에는 모두 1,200명이 넘는 인물들이 그려져 있다.

 

갤러리 8층에 조성 된 화성 축성도는 명물

 

유순혜 작가는 오랫동안 KBS에서 그림을 그려왔다. 유 작가는 지동의 음습하던 골목길을 바꾸어 놓은 장본인이다. 골목길만이 아니라 주민들의 마음까지 열어놓았다. 골목에 사는 사람들은 끄떡하면 골목에 자리를 편다. 그림이 있는 벽화골목에서 삼겹살을 굽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까맣게 잊고 있었던 우리네의 모습을 다시 만들어 낸 것이다.

 

 

공동체, 우리에게는 공동체라는 것이 존재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외래의 문물에 찌든 삶을 시작하면서 공동체는 사라지고, 그곳에는 나만이 존재했다. 그런 아집과 편견이 가득한 사람들을 다시 한자리로 불러 모은 것이다. 그 정점에 이제 노을빛 전망대의 새로운 명물 화성 축성도가 완성이 된 것이다.

 

제각각 다른 인물들을 묘사해

 

95(), 오후 5시에 이 축성도가 개막을 한다고 한다. 미리 완성된 축성도를 찾았으나, 보존을 위해 벽면 전체를 감싸놓았다. 행여 개막을 하기 전 사람들이 훼손을 할까보아서라고 한다. 그래도 이리저리 돌아보니 대충 윤곽은 알아볼 수가 있다. 이미 감싸 놓은 것을 풀어달라고는 할 수 없으니, 그것으로 만족하는 수밖에.

 

 네모 선 안이 신나게 장단을 두드리는 사람들. 붉은 원 안은 눈이 하트이다. 한 마디로 뿅 간것이다.


 

그런데 그림을 찬찬히 둘러보다가 그만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그림 안에 있는 내용 때문이다. 그림 속에는 별별 재미있는 것들이 다 들어있다. 하긴 화성을 축성할 때 전국에서 모인 사람들이 성을 쌓기 위해서 한 자리에 모였고, 그들의 주변에는 더불어 사는 장사치며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있었을 것이다.

 

성돌을 나르고, 거중기를 이용해 큰 돌을 들어 올리는 모습은 기본이다. 그 중에는 한량들도 끼어 있었을 테니, 그들이 이 많은 사람이 모인 곳을 그냥 지나칠 리가 없다. 그래서 맷돌이 타악기가 되고, 빗자루는 현악기가 됐다. 그 주변에는 오빠부대가 난리법석을 떨고 있다. 그 중에는 눈이 하트로 변한 아가씨도 있다. 보면 볼수록 웃음보가 터진다.

 

 

재미있게 묘사한 그림들, 명물이 될 듯

 

그림을 찬찬히 살펴보면 별별 그림들이 다 있다. 남들은 한창 축성을 하기 위해 애를 쓰는데, 그 한편에 있던 무 하나를 들고 도망을 가는 남자도 있다. 당연히 장용외영의 군사들이 칼을 빼들고 쫒아가고. 그 옆에는 마누라인 듯 등에 무를 지고 도망을 치다가 무 하나를 그만 흘려버렸다. 부부절도단이라고 한다.

 

1,200명이나 되는 인물들은 각각 하는 일들이 다 드리다. 표정과 하고 있는 모양새도 하나도 같은 것이 없다. 이 그림을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있다. 95일 오후 5시에 이 축성도가 제막을 하고나면, 입구 7층에서는 작은 음악회가 열린다고 한다. 그리고 난 이후 일반에게 개방을 한다는 것이다.

 

 

종탑이고 나선형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하기 때문에, 노인들이나 아이들은 위험도 따른다. 그래서 안내 도우미들도 양성할 계획이다. 9월에 행궁동 일원에서 열리는 생태교통 수원2013에 맞추어 제막식을 갖는 화성 축성도.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와, 또 하나의 수원 명물을 보는 즐거움을 느낄 것으로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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