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안택굿 고성주 명인, 문하생들과 재인무대 마련해

 

재인(才人)’이란 재능이 있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과거 우리나라에는 <재인청(才人廳)>이라는 조직이 있었다. 민간조직인 재인청은 지금으로 본다면 한국예총이나 민예총과 같이 모든 문화예술인을 총 망라한 조직이다. 재인청에는 광대, 춤꾼, 소리꾼은 물론 무부(巫夫)들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제인청은 경기, 충청, 전라 삼도에 있었으며, 1920년대 일제에 의해 우리문화말살정책의 일환으로 재인청이 폐청될 당시 재인청에 속해있던 재인의 수는 전국에 4만여 명이나 되었다고 하니, 그 방대한 조직은 현재의 예총이나 민예총을 능가하는 대단한 조직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 재인청에 속해있던 춤꾼 고 운학 이동안 선생의 춤을 물려받은 경기안택굿 고성주 명인이 727() 오후 7시부터 남문로데오거리에 소재한 남문로데오아트홀 무대에 20회 재인의 향연을 올린다.

 

고성주 명인은 어렸을 때부터 고 이동안 성생에게서 재인청 춤을 배웠다. 고 운학 이동안 선생은 18세에 서울 광무대에서 용인 춤꾼인 재인청의 김인호 선생에게서 재인청에 전해지는 춤을 배웠다. 이동안 선생이 김인호 춤꾼에게서 전수받은 춤은 태평무, 승무, 진쇠무, 검무, 살풀이, 엇중모리신칼대신무, 한량무, 승전무, 정진무, 학무, 화랑무, 무녀도, 극우, 장고무, 기본무, 노장춤, 신선춤 등 17종이었지만, 고성주 명인이 운학 이동안 선생에게 전수받은 춤은 그보다 많은 30여 종에 이른다.

 

 

스승을 생각하며 매년 스승의 춤 무대에 올려

 

어릴 때부터 이동안 선생님께 춤을 배워온 저로서는 선생님의 춤을 온전히 후대에게 전승시켜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20년 넘게 선생님의 춤을 가르쳐 무대에 올린 많은 문하생들이 결국 선생님의 춤을 온전히 추지도 못하면서 재인청 춤을 춘다고 허울뿐인 재인청 춤을 추는 것을 보고 상처를 받았죠. 그래서 춤을 그만둘까도 생각했지만 그래도 저마져 그만두면 그 많은 재인청 춤이 전승이 되지 않을 것 같아 매년 무대에 올리고 있습니다.”

 

고성주 명인은 내림을 받기 전 춤과 소리 등을 많은 선생님들께 사사받았다. 하지만 자신이 내림을 받은 무격이기 때문에 전문적으로 춤에만 매달릴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고성주 명인에게서 춤을 배워 나간 사람만 해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전국에 고성주 선생 문하생이 없는 곳이 없다고 할 정도로 문하생들이 많다. 심지어는 미국, 일본 등 외국에서도 문하생들이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

 

제가 무격이기 때문에 안택굿은 매년 무대에 올렸어요, 재인청 춤은 올해가 20회 째니 벌써 20년이나 춤을 추었네요. 그동안 경기문화재단 다산홀, 수원제2야외음악당(만석공원), 경기도박물관, 민속촌 등 많은 곳에서 재인청 춤을 추었어요. 그 세월이 벌써 20년이 흘렀네요. 올해는 굿과 춤, 소리 등을 준비해 재인의 향연무대를 준비했어요.”

 

 

춤과 소리, 굿이 어우러진 재인의 향연

 

27일 남문로데오아트홀 무대에 오를 재인의 향연에는 재인청 춤인 노들강변, 교방무, 엇중모리신칼대신무(김현희, 김미경, 박미애)와 고성주 명인의 한량무와 살풀이 춤, 그리고 남도민요인 성주풀이 등을 연곡으로 강승의(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춘향가·적벽가 이수자), 양용자, 조진숙, 이정은 등이 부른다.

 

굿 무대는 인간의 수명과 복을 관장한다는 제석굿을 고성주 명인의 굿으로 진행되며, 인간에게 재복을 준다는 신장·대감굿은 김진섭(경기도무형문화재 58호 안산 잿머리성황제 이수자)이 진행한다. 굿 반주를 하는 악사는 곽승헌(피리)과 전형길(바라)이 담당하며, 남도민요 고수로는 진민구 고수가 담당한다. 굿을 보조하는 담당자로는 이은애와 전승훈이 맡아본다.

 

 

이번 재인의 무대는 그동안 열심히 노력해 온 문하생들과 함께 무대에 오릅니다. 그동안 많은 인원을 동원해 무대에 올렸다면 이번에는 소박한 무대를 마련했어요. 남문로데오아트홀이 무대도 좁고 객석도 그리 많지가 않아 조촐한 무대로 꾸몄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무대에서는 최고의 기량을 선보일 것입니다

 

고성주 명인은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집안에 무대를 꾸미고 두 달에 한 번 정도 재인의 무대를 올리겠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재인청 춤이나 뛰어난 경기재인청의 재능을 제대로 무대에 올리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하면서 이제는 나라도 경기재인청의 재능을 제대로 이어가야 하겠다.”고 한다.

 

한국종합예술협회 회원들, 각종 대회 수상작 전시 열어

 

지동, 불꽃 인두화를 품다전이 지동 창룡마을 창작센터 2층 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한국종합예술협회 회원들의 작품들로, 회원들이 각종 공모전 등에 출품하여 수상한 작품 위주로 전시가 이루어진다. 그동안 인두화는 동호회가 늘어나면서 인두화 교육 및 전시도 날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번 지동 창룡마을 창작센터에서 전시를 갖는 한국종합예술협회 회원들의 작품 중에는 제3회 전국인두화공모전 대상(우송연), 34회 대한민국 전통미술대전 대상(우송연) 작을 비롯하여, 4회 전국인두화공모전 대상(홍성철), 37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홍성철), 4회 한국인두화공모전 및 버닝 캘리그라피 은상(류선희), 37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박보균), 4회 전국인두화공모전 금상(류선일) 등 다양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18일 오전, 지동 창룡마을 창작센터를 찾았다. 며칠 전에 인두화 작품들을 창작센터 이층 갤러리로 옮기는 것을 보고, 오늘쯤은 전시를 할 것 같아서이다. 하지만 아직 정식 개막을 한 것은 아니다. 19일까지 작품설치를 마치고 정작 전시는 20일이 돼야 가능할 것 같다. 하지만 그때까지 기다리면 좀이 쑤실 것 같아 미리 전시실을 돌아보았다.

 

 

수원화성인두화공방 우송연 원장 작품 등 전시

 

이번 전시회를 사전에 돌아보면서 가장 눈에 띠는 것은 팔달구 행궁로 31-3에 소재한 수원화성인두화공방·Diy교육센터 수원교육원장인 우송연 작가의 연꽃이라는 작품이다. 인두화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연꽃의 잎이며 줄기, 그리고 백색의 백련을 표현한 작품으로 금방이라도 바람에 꽃잎이 떨어질 듯하다.

 

자연친화적인 목재를 이용해 작품을 창출하는 인두화는 예전에는 불에 달군 인두를 사용해 작업을 했다고 한다. 그렇게 뜨겁게 달궈진 인두를 사용하기 때문에 화상을 입는 일도 잦았다는 것이다. 인두화(우드버닝)는 화로에서 달궈진 무쇠인두로 문양과 자연풍경 등을 그림으로 새기는 것을 말한다. 나무의 재질에 따라서 대나무에 그리는 것은 낙죽(烙竹), 나무에 하는 것은 낙목(烙木) 또는 낙화(烙畵)라고 한다.

 

항상 불에 달군 인두를 사용하기 때문에 화상의 위험을 안고 있던 인두화가 최근에는 납땜용 인두나, 숯에 달구어 사용하던 인두 대신 전기로 펜을 달구는 인두기인 버닝펜이 개발됨에 따라 간편하게 작품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버닝펜의 개발에 따라 인두화 작가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어 이제는 각종 협회나 동호회 등 다양한 인두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색을 입힌 인두화 작품, 아름다움 더해

 

예전 어릴 적에 어머니가 빨래를 하신 후 불에 달군 인두를 이용해 옷을 다림질할 때 그것을 잡아주었다가 몇 번이고 인두에 손을 댄 적이 있는 나로서는 인두에 대한 기억이 남다르다. 그런 인두를 이용해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고 색까지 입힌 이번 지동 창룡마을 창작센터에서 열리는 지동, 불꽃 인두화를 품다전은 색다르게 다가온다.

 

언젠가 인두화 전시를 돌아보면서 시간이 허락한다면 그동안 전국을 다니면서 숱하게 만났던 우리문화재들을 인두화로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물론, 그 바람이 이제는 물거품이 되었지만, 인두화 작가들에게 멋진 문화재 사진을 주고 우리문화재를 인두화로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아직도 가시지 않았다.

 

지동 창룡마을 창작센터에서 전시개막을 앞둔 지동, 불꽃 인두화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 가능하다(월요일은 창작센터 휴관). 색을 입힌 인두화를 보려면 지동 창작센터를 찾아와 각종 경연대회에서 입상한 작품들을 만나보면서 인두화의 매력에 빠져보기를 권한다.

 

7명의 작가 작품을 만날 수 있는 ‘PROJECT ZEBRA 2019’

 

얼룩말은 홀로 있으면 맹수의 먹잇감이 되지만 뭉쳐있으면 무늬 때문에 오히려 맹수를 겁먹게 한다.”

 

행궁동 예술공간 봄의 전시공간에서 712일부터 31일까지 전시를 갖는 7명의 작가들. 고진이, 곽은지, 김지니, 남지은, , 엄소완, 이동숙 등 작가들의 전시는 올해가 6회 째이다.

 

‘PROJECT ZEBRA’2014년 대학생과 신진작가를 위한 아트페어로 시작하여, 작년까지 총 5회차 지브라 아트페어를 진행해왔다. 올해는 아트페어가 아닌 릴레이형식의 판매 전시로 각 콘셉트에 맞는 작가를 선정하여 PROJECT ZEBRA를 진행한다. 2019년 첫 번째 릴레이 전시는 ‘PEACE & GREEN’이라는 콘셉트로 7명의 작가를 선정하여, 그린컬러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 ‘PROJECT ZEBRA 2019’ 전시는 김건이라는 새로운 큐레이터를 영입하여 갖는 첫 번째 전시이기도 하다. 13일 오후, 예술공간 봄을 찾아가니 마침 김건 큐레이터가 전시실에 전시된 7명 작가의 작품들을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큐레이터의 설명을 들으면서 돌아보는 작가들의 작품은 어느 때보다 쉽게 이해가 간다.

 

 

7명의 작가가 그려낸 여름의 색 ‘GREEN’

 

이번 전시의 특징은 바로 여름을 상징하는 GREEN톤을 사용해서 작가들이 작품을 그렸다는 것입니다. 7명 작가의 공통된 작품이 모두 GREEN이죠. 작가들의 작품은 각기 특징이 있지만 통일된 것이 있다면 바로 색을 통일시켰다는 것입니다

 

김건 큐레이터의 설명대로 전시실 전체가 시원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작가들마다 특징있는 작품이지만 색은 모두 한 가지 색을 중점적으로 사용했다. 2전시실에는 4명의 작가 작품이, 3전시실에는 3명의 작가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김건 큐레이터는 작가들의 직품 특징을 일일이 설명해준다.

 

 

엄소완 작가의 작품을 고산자 김정호 선생의 대동여지도에서 콘셉트를 가져왔다고 합니다. 작품을 보면 흡사 고지도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그런 고지도의 느낌을 그대로 작품으로 구성한 것이죠

 

벽면에 붙어있는 두 점의 작품은 설명 그대로 옛 고지도를 연상케 한다. 작가들이 직품을 그려내면서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도 설명을 들으니 쉽게 이해가 간다. 엄소완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이미지는 고지도의 형식과 시점이 주로 나타나며 공간성과 시간성을 상징한다. 또한 감정의 공간을 표현하면서 또 다른 세계, 즉 이상적 공간을 나타낸다.”고 했다.

 

 

각양각색의 작가들이 모인 ‘PROJECT ZEBRA 2019’

 

고진아 작가는 2012년 건국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현대미술을 전공했다. 그동안 11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곽은지 작가는 2016년 홍익대학교 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했다. 그동안 2회의 개인전을 가졌다. 김지니 작가는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동양화과 석사과정을 마쳤다. 2018<신진작가 공모전> 김지니 개인전을 복합문화공간 아이원(서울)에서 열었다.

 

남지은 작가는 2018년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했으며, 2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센 작가는 2012년 수원대 패션디자인학과 졸업하고, 그동안 일러스트와 달력그림 등을 주로 작업했다. 엄소완 작가는 2018년 건국대학교 디자인대학 회화학과를 졸업했다. 그동안 2인 전과 단체전 등에 작품을 출품했다. 이동숙 작가는 1997년 경기대학교 조형대학원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14회의 개인전을 가졌다.

 

그림도 특징 있고 그동안 작품 활동을 한 공간도 다르다. 하지만 이번 예술공간 봄 제2, 3전시실에서 만난 7명 작가의 작품 공통점은 바로 여름이라는 색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그런 작가들의 작품을 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즐거움이다. 더구나 김건 큐레이터의 설명을 곁들여 돌아보는 작품은 그동안 보아왔던 전시회와는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30일까지 전시되는 예술공간 봄의 ‘PROJECT ZEBRA 2019’전을 찾아가 또 다른 여름을 만나보길 권한다.

 

 

국악연희단 하랑’, 신나는 국악여행으로 관객과 상응해

 

풍물구경은 언제나 흥이 넘친다. 그렇게 흥을 돋우는 풍물공연이 7일 오후 7시부터 남문로데오 청소년공연장에서 열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추진하는 대국민 문화향유 증진사업인 신나는 예술여행한마당이 열린 것이다. 이 행사는 국악연희단 하랑이 주관하는 행사로 12명의 연희단 하랑 단원들이 연 풍물한마당이다.

 

국악연희단 하랑이 연 풍물한마당은 단순히 풍물판을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판소리 흥부가와 진도북춤, 대금연주, 버나놀이 등 다양한 놀이판을 콜라보로 보여준 무대였다. 20대의 젊은이들답게 시종일관 흥에 넘치는 이 무대는 신나는 국악여행이라는 제목으로 펼쳐진 흥에 겨운 무대였다.

 

저희 국악연희단 하랑은 20대의 젊은 국악도들이 모여 만든 단체입니다. 대개 대학에 들어가기 전부터 국악을 전공해 온 젊은이들이 모여 만든 단체죠. 거의가 용인대학교 출신들로 구성된 하랑은 수원시 팔달구 신풍동 208번지에 소재하고 있습니다.” 국악연희단 하랑의 박성희 대표는 문화진흥위원회의 지원금을 받아 공연하는 이번 신나는 국악여행은 수원을 비롯하여, 용인, 오산, 화성 등에서 12월까지 46회의 공연을 갖는다고 한다.

 

 

다양한 변화로 즐거움을 주는 무대

 

풍물굿이라고 해서 그동안 우리가 보아오던 판굿과는 전혀 다르다. 한 마디로 흥이 절로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우리 가락이나 장단을 벗어나지 않는다. 하랑의 기예가 뛰어난 것은 젊은이들인데도 불구하고 판굿의 모든 요소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야말로 젊은 국악도답게 흥과 열정이 넘치는 무대를 만들어간다.

 

정말 이런 국악공연은 처음인 듯하네요. 젊은이들이 저렇게 흥이 넘치게 마당굿을 열어가는 것을 보기 힘든데 말이죠. 이런 대단한 단체가 수원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상당한 자부심을 느낍니다. 정말 대단한 젊은이들예요

 

자리에 앉지도 않고 연신 휴대폰에 공연장면을 담아내고 있던 지아무개()씨는 모처럼 일요일에 시내에 나왔다가 정말 좋은 공연을 만났다고 하면서, 우리음악이 우리민족에게는 그 어떤 것보다 잘 맞는 것 같다면서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운다. 상쇠와 부쇠, 장고 2, 2, 2, 태평소, 북춤을 춘 무용수 1, 대금연주자 1, 그리고 소리꾼 등 12명의 출연자가 만들어내는 무대치고는 정말 대단하다는 말로 표현할 수밖에 없다.

 

 

판소리꾼과 풍물패, 공연자들이 한데 어울린 무대

 

판소리 흥부가의 한 대목을 이야기로 설정해 흥부가 다리가 부러진 제비를 살려내는 장면부터 강남에 갔던 제비가 다시 돌아와 박씨를 전해주는 대목을 발림과 아니리 등으로 엮어가면서, 그 중간에 대금연주가 곁들여지고, 이어 무용수가 나와 진도북춤을 멋들어지게 춘다. 처음에는 몇 사람 안되던 관객도 어느새 불어나 외국인들까지 공연장에 합세했다.

 

로데오가리를 걷던 사람들도 모두 휴대폰을 꺼내들고 촬영을 하느라 분주하다. 국악연희단 하랑의 흥겨운 국악무대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찬사를 받았다. 흥이 절로 넘치는 판굿을 비롯하여 대금연주자와 풍물의 주고받는 장단과 선율, 그리고 진도북춤의 섬세한 춤동작을 풍물로 장단을 맞춰주면서 흥을 몰아가는 단원들. 그 모두가 지금까지 접했던 풍물패와는 또 다른 흥겨움이다.

 

생각지도 않았던 곳에서 만난 흥겨운 국악무대. 젊은이들이 뿜어내는 그 좋은 기운이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소서(小暑)의 무더위를 식혀준다. 많은 사람들이 흥겨움에 절로 박수를 치며 어깨를 들썩인 국악연희단 하랑의 무대. 무더운 여름날 땀을 흘리며 공연에 최선을 다한 하랑의 단원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715일까지 행궁동 크로키에서 16명 인두화 회원전 가져

 

불꽃을 피우는 여자라는 재목이 마음에 든다. 7일 오후, 행궁동을 찾아갔다가 우연히 지인이 운영하는 크로키 앞에 붙어있는 현수막 한 장을 보았다. '불꽃을 피우는 여자 우송연 작가와 함께하는 회원전이라고 한다. 모두 16명의 작가들이 참여한 이 회원전은 도대체 무엇을 하는 작가들일까?

 

크로키 안으로 들어가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을 보고 미소를 짓는다. 말 그대로 불꽃을 피우는 여자였기 때문이다. 전시된 작품들은 다름 아닌 인두화 작품이었다. 인두화는 불에 달군 인두로 나무 등을 지져 자신이 원하는 작품을 만들기 때문이다. 인두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직업을 할 때는 연기도 나고 불꽃이 튀기도 한다.

 

조선시대부터 전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인두화(우드버닝)’는 화로에서 달궈진 무쇠인두로 문양과 자연풍경 등을 그림으로 새기는 것을 말한다. 나무의 재질에 따라서 대나무에 그리는 것은 낙죽(烙竹), 나무에 하는 것은 낙목(烙木) 또는 낙화(烙畵)라고 한다. 수원에는 인두화 작가들이 상당수가 있어 인두화 전시를 자주 만날 수 있다.

 

 

인두화 우송연 작가와 회원들

 

우송연 작가와 회원들이 전시를 갖는 크로키는 오후에만 영업을 하는 집이다. 이곳은 작가들이 자주 모임을 갖는 곳으로 많은 작가들이 크로키에서 전시회를 갖는다. 이번 인두화 전시를 갖는 회원들도 우송연 작가의 공방이 팔달구 행궁로 31-3에 소재하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과 회합을 갖기 좋은 크로키를 선택한 듯하다.

 

작가 우송연은 인두화(버닝) 작가이면서 캘리그라피 작가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공예대전에서 인두화로 대상을 수상했으며, 전국인두화작품 공모전에서도 대상인 산림청장상을 수상했다. 현재 우송연 작가는 수원화성 인두화공방을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종합예술협회 대표이기도 하다.

 

그런 우송연 작가가 회원 권영일, 김영해, 김정옥, 김주희, 김형식, 박보균, 배윤희, 우송연, 이은경, 이주희, 이진옥, 장진원, 조외남, 최영은, 최향미, 홍성철 작가 등 16명의 회원들이 각자 작품들을 제출해 전시회를 마련한 것이다. 많은 작가들이 한 자리에서 작품을 전시하다보니 다양한 형태의 작품을 볼 수 있어 즐겁다.

 

 

조선조에는 불에 달군 인두를 사용해

 

자연친화적인 목재를 이용해 작품을 창출하는 인두화는 예전에는 불에 달군 인두를 사용해 작업을 했다고 한다. 그렇게 뜨겁게 달궈진 인두를 사용하기 때문에 화상을 입는 일도 잦았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납땜용 인두 대신 전기로 펜을 달구는 인두기인 버닝펜이 개발됨에 따라 간편하게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인두화를 즐길 수 있는 소재들이 개발됨에 따라, 다양한 동호회와 작가들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는 추세이기도 하다. 수원에도 인두화 동호회가 상당수 있으며, 그들 나름대로 곳곳에서 강습과 전시를 열고 있다. 그런 인두화 작품을 크로키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새롭다. 전문적인 전시공간이 아니라, 사람들이 모여 술과 음식을 막으면서 회합을 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불꽃을 피우는 여자’, 그 한 마디로 정리가 되는 인두화 작가 우송연과 회원들. 그들의 작품을 돌아보면서, 한편에 앉아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들을 보니 괜히 입맛이 다셔진다. “여기까지 취재하러 오셨네요?”라고 크로키 안에 있던 손님이 말을 건넨다. 알고 보니 지인이다. 크로키가 좋은 것은 이곳을 찾아가면 늘 많은 작가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15일까지 계속되는 불꽃을 피우는 여자와 회원들의 작품이 궁금하면 수원시 팔달구 남창동 133-2에 소재한 크로키를 찾아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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