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스님은 남원의 천년 고찰 주지스님인 선원사의 주지 스님이신 운천스님을 말한다. 2009년부터 전국 각지를 돌며 소외된 이웃들을 찾아다니면서 년간 3만 그릇 이상의 짜장면을 만들어 급식봉사를 하는 운천스님은 사랑실은 스님짜장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급식공덕을 하는 것으로 유명세를 타신 분이다.

 

우리의 옛 이야기 중에 사람이 죽어 저승에 가면 무슨 공덕을 하고 왔는가를 묻는다고 한다. 헐벗은 이에게 옷을 준 것은 의복공덕이요, 목마른 이에게 물을 준 것은 급수공덕이요, 다리가 없는 개울에 다리를 놓아 준 것은 월천공덕이라고 했다. 그 중에 가장 큰 것은 역시 굶주린 이에게 배고픔을 면하게 해주는 급식공덕이라는 것이다.

 

 

 

쉬지 않고 하는 급식공덕

 

운천스님이 급식공덕을 시작한 것은 벌써 4년째이다. 전국 방방곡곡을 돌면서 찾아간 곳만 해도 엄청나다. 운천스님은 남들이 들어가기 싫어하는 곳도 마다않고 드나들었다. 구미 불산누출마을에도 두 번이나 찾아갔다. 불산으로 인해 마을이 황폐화가 되어, 남들이 들어가기를 꺼려하는 곳에, 스스럼없이 찾아든 것이다.

 

올 초에는 손가락이 망가지는 아픔도 당했다. 그러나 두 달여 만에 다시 아픈 손가락이 비닐봉지를 씌우고 다시 짜장을 만들기 시작했다. 굶주린 이들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운천스님이 4월의 마지막 날 찾은 곳이 바로 구리시에 있는 인창경로식당이었다.

 

 

이곳은 남양주의 봉선사에서 운영하는 남양주노인복지관에서 운영하는 경로식당이다. 이곳은 무의탁어르신들과 차상위 계층어르신들을 비롯해 어려움이 있는 분들에게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무료급식을 하고 있는 곳이다. 30일 오전 730분에 수원을 출발하여 인창경로식당에 도착을 하여 준비를 하고, 1130분부터 급식을 시작했다.

 

봉사자들 줄 이어 찾아와

 

이곳에서 운천스님이 스님짜장봉사를 돕기 위해 찾아온 분들은 구리시 유적답사회 회원 20여명 이었다. 인창경로식당에는 매일 돌아가면서 봉사를 하는 분들이 찾아오신다고 하는데, 많은 모임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분들이 일사분란하게 봉사를 한다. 그런데 수많은 곳을 다니면서 운천스님과 봉사를 해보았지만, 이곳처럼 규율이 잡혀있는 곳을 보지 못했다.

 

 

어르신들이 식당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먼저 하는 것이 있다. 바로 화장실에 들어가 손을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누구라도 예외는 없었다. 식당 봉사자 한 분이 문 앞에서 한 분 한 분 손을 씻으라고 하는 것이다. 누구라도 먼저 들어갈 수가 없다. 한 번에 50여명이 식사를 하고 있는 조금은 비좁을 식당이지만, 이렇게 철저하게 지켜지는 질서로 인해 큰소리 한 번 나지 않고, 200여분의 어르신들이 식사를 마칠 수가 있었다.

 

스님 다음 달에도 오시나요?”

 

인창경로식당에서 스님짜장의 급식은 딴 곳보다 많은 양을 그릇에 담아주었다. 그런데도 한 분도 음식을 남기는 분들이 없다. 그리고는 짜장을 다 드시고 나서 모두가 맛이 있다고 인사를 하고 나가신다. 그 중 한분은 운천스님께 인사를 하면서

 

 

스님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다음 달에도 또 오시나요?” 라고 묻는다. 이래저래 짜장스님의 행보는 더욱 더 바빠질 것만 같다. 급식을 시작할 때쯤 남양주노인복지관의 관장이신 동각스님께서도 배식에 한 자리를 도와주신다. 그런 아름다운 보습을 보면서 속으로 생각을 한다. 늘 운천스님이 하시는 말씀이다.

 

사랑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찾아가는 것입니다. 찾아오는 분들에게 베푸는 것은 반쪽짜리 사랑이죠.”

저희들은 봉사에 대해서는 가리는 것이 없습니다. 수원중부녹색어머니연합회 회원들은 4,200명이나 됩니다. 중부경찰서 유관단체에서는 아마도 가장 많은 인원이 어머니연합회에 가입이 되어있죠

 

417. 수원시공설운동장 한편에서 장애인 한마당축제에 수원시 장애인들을 위해 봉사를 하고 있던 김영옥 중부녹색어머니회 회장의 이야기이다. 녹색어머니회는 중부경찰서 관내 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이들을 둔 어머니들의 모임이다.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저절로 어머니들도 가입자격이 사라지게 된다.

 

 

봉사는 우리에게 맡겨주세요

 

이날 스님짜장으로 유명한 남원 선원사 주지인 운천스님이, 수원시 장애인들을 위해 마련한 짜장만들기에 일을 거들기 위해 모인 어머니들은 모두 24. 몇 개 단체에서 모였지만, 가장 많은 인원이 참석을 했다. 그리고 아침 일찍부터 나와 짜장면에 들어갈 채소를 다듬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오늘 저희들은 24명이 모였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저희들이 모든 일을 다 맡아 할 것입니다. 녹색어머니연합회는 봉사에는 이골들이 나 있으니까요. 아마 마지막 뒷정리까지 저희들이 말끔히 처리를 하고 돌아갈 겁니다. 앞으로도 봉사를 할 일이 있으면, 저희들에게 맡겨만 주세요. 어떤 일이든지 다 할 수 있습니다

 

 

김영옥 연합회장의 말대로, 녹색어머니연합회 회원들은 일을 하는데 막힘이 없다. 어떤 일이 되었던지 척척 거들어 댄다. 아마도 몸에 밴 봉사습관인 듯하다. 밀려드는 사람들로 인해 복잡하기도 하겠지만, 그런 것도 아랑곳 하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자신이 맡은 일만을 해 낼 뿐이다.

 

저희들은 가장 많은 회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제일 일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일을 하면서도 저희들이 나서지 않는 것은, 바로 몸에 밴 겸손함 때문입니다. 우리 아이들을 의해 일을 하는 것인데, 나를 알아달라고 할 필요가 없죠. 나 할 일 다 하고 나면 그것으로 만족하니까요.”

 

열심히 채소를 다듬고 있던 한 어머니의 이야기이다. 그만큼 녹색어머니연합회 회원들은 굳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렇게 노력을 하는 것을 아이들이 보고 배웠으면 하는 생각도 있다고 한다.

 

 

하루가 부족한 날도 있어

 

저희 녹색어머니연합회 회원들은 중부경찰서 관내 34개 초등학교에, 한 학교에 60여명에서 100명이 넘는 인원들이 가입되어 있습니다. 학교마다 어머니회 회장님들이 계셔 개별적인 봉사를 하고 있죠. 아침에 아이들이 등교를 할 때나, 수업을 마치고 하교를 할 때는 교통정리들을 합니다. 그리고 중간에 연합회 차원이나 혹은 각 학교별로 한 몸 노인분들을 찾아가 청소도 하고, 이것저것 돌보아 드립니다. 그 외에도 장애인복지관 등 많은 곳에서 어머니연합회 회원들이 손길이 필요한 곳을 찾아다니죠. 하루가 시간이 짧을 때도 있고요

 

김영옥 회장은 녹색어머니연합회 회원들을 찾으면 언제라도 달려가겠다고 한다. 올해 초등학교 6학년과 4학년의 두 아이의 학무보인 김영옥 회장은 2011년부터 3년 째 연합회장 일을 맡고 있다.

 

어머니들이 열심히 하시니까 모두들 좋아하시죠. 정말 내일처럼 봉사를 즐겨하십니다. 누가 시킨다고 하면 이렇게는 못할 것 같아요. 본인들이 원해서 하는 일이라서, 모두들 봉사를 하시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씀들을 하시죠.“

 

 

짜장면을 나르는 일서부터, 짜장을 자르고 그릇에 담고, 다 먹은 그릇을 물에 세척하는 일들을 순식간에 해치운다. 그렇게 많은 봉사를 해서인가, 한 사람 한 사람의 얼굴에 기쁜 빛이 역력하다.

 

잊지 마시고 봉사를 할 일이 있으면 저희들을 찾아주세요

 

4월의 하늘이 참 곱다. 마음이 고운 사람들을 만나서인가 보다. 녹색어머니회 회원들의 봉사가 있어서인가 보다. 봉사란 사람의 얼굴까지 바꾸어 놓는 듯하다. 아주 평안하고 행복한 표정으로.

수원여성리더회’ 김순천 회장에게 듣는 봉사

 

“봉사를 하는 데는 성역이 필요 없죠, 우리를 필요로 한다고 하면 어디든지 가서 팔 걷어붙이고 도와야죠. 저희들은 한 번 봉사를 나갈 때 10여명 정도가 모입니다. 한 달에 5~6회 정도 정해놓고 나가는 곳이 있어요. 그러니 한 달이면 50~60명 정도가 봉사를 하는 것이죠.”

 

수원여성리더회 김순천 회장의 말이다. 수원여성리더회의 회원은 350명 정도이다. 그리 많은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봉사를 하는 것은 어느 단체 못지않게 한단다. 회원으로 가입을 하는 것도 까다로운 편이다. 아무나 여성리더회에 들어갈 수가 없다고 한다, 일정한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과정을 거쳐야 회원자격 주어져

 

“저희들이 인원이 많지 않은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요. 저희들은 정해진 교육과정을 거친 사람들만이 회원이 될 수 있죠. 수원시에서 지원하고, 아주대학교에서 운영하는 수원여성지도자대학의 과정을 거쳐야만 자격이 주어지거든요. 이번 5월 8일에 10기가 등록을 하게 되죠”

 

그래서 여성리더회는 그야말로 여성들의 리더역할을 한다는 것. 인원은 많지 않더라도 여성리더회가 하는 일은 상당히 광범위하다고 한다. 봉사와 함께 상담 등의 일도 한다는 것. 어느 곳에 가서 무슨 봉사를 하던지 상당히 긍지를 갖고 있다고 하는 수원여성리더회의 회원들은 4월 17일 경기도장애인한마당 축제 수원시지회의 점심준비를 하는 자리에서 만났다.

 

 

다문화 가정의 멘도 역할도 맡아

 

수원여성리더회는 수원시의 발전과 상생을 위한 일에는 가리지 않는다고 한다. 장애인들에게 점심봉사를 하는 자리에서도 열심들을 낸다. 수원시 장애인들에게 대접할 전을 부치고, 한편에선 열심히 스님짜장을 나른다. 몇 개의 단체가 모여 봉사를 하고 있지만, 서로 분담을 하여 봉사를 하고 있다.

 

“저희 수원여성리더회 회원들은 정식으로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다문화 가정의 멘도 역할도 합니다. 그들과 상담을 하고 조치를 취하기도 하고요. 또 무슨 일을 하던지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도 저희들의 책임이죠. 오늘도 21명이 봉사를 나왔는데, 마지막까지 책임을 다하고 돌아가야죠.”

 

 

여성리더회 회원들은 자긍심을 갖고 있다고 한다. 봉사를 하기 위해 정해진 곳만 해도 장애인협회 행사나 서호노인복지관 등에서 봉사를 한다고. 수원장애인 복지관, 수원시립요양병원,  효원공원무료급식소 등에서 봉사를 한다. 그 뿐만이 아니다. 수원시의 행사가 있으면 언제라도 가서 봉사를 한다는 것.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봉사를 할 것

 

“봉사에 어디 성역이 있나요? 저희들을 찾아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죠. 저희 회원들은 봉사를 하는 것이 즐겁다고 합니다. 350명의 회원들이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죠. 무슨 봉사를 하든지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죠.”

 

여성들의 리더이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열심을 내어야만 한다고 하는 김순천 회장. 임기 2년의 회장을 맡아 일을 하지만, 굳이 회장이라고 해서 다를 것이 없다고 한다. 그저 회원들과 똑같이 봉사에 임한다는 것이다.

 

 

여성리더회라는 이름에 걸맞은 봉사를 하고 있다는 수원여성리더회 회원들. 정신없이 음식을 나르고 그릇에 담아내면서도, 얼굴에는 웃음들이 가득하다. 진정에서 우러나는 봉사를 하는 사람들만이 느끼는 흡족함 때문인지.

 

“언제라도 저희가 필요하면 연락주세요. 저희들은 항상 봉사를 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한 리더회 회원이 하는 말이다. 봉사라는 것이 결코 쉽지가 않다. 하지만 누구보다 더 많은 일을 하기 위해 모인 모임답게, 말에서도 자긍심을 갖고 있음을 느낀다. 여성리더회답다는 생각이다.

장날이 되면 마을 사람들은 장으로 가고, 도둑들은 마을로 간다.”

예전 시골장을 빗대어 한 말이다. 그만큼 장날이 되면 사람들이 장으로 다 나가버려, 마을이 텅텅 비어버린 다는 것이다. 장은 단순히 물건만을 팔고 사는 곳이 아니다. 장은 사람들이 몰려들다가 보니, 정보의 창구 역할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이 장에서 나라의 걱정을 하기도 했다. 3·1독립만세 운동 역시 많은 장에서 시작을 했다. 그만큼 장이란 곳은 우리민족에게는 단순히 매매를 위한 곳이 아니었다. 장에서 만나 서로 사돈을 맺는가 하면, 장에서 이웃의 소식을 다 접할 수도 있었다. 그래서 장날은 사람들이 모두 장으로 모여드는 것이다.

 

 

지동교는 새로운 장()을 체험할 수 있는 곳

 

날이 차다. 바람도 세차게 불어 천막이 다 날아갈 정도이다. 그런데도 지동교 위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무슨 일인가 궁금하다. 한편에선 수원 메니아 색소폰 회원들의 연주가,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붙들고 있다. 그리고 어린 학생들의 보부상 체험에 참가한 꼬마 보부상들이 진열한 물건들이 죽 늘어져 있다.

 

47() 그렇게 지동교 위에는 지동시장상인회에서 마련한 보부상체험과 장금이체험(순대 만들기와 인절미 만들기)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 것이다. 날이 차고 천막이 날아갈 정도로 바람까지 강한데도 사람들의 열기는 막지 못했다.

 

 

날씨가 춥고 바람이 강해 오늘은 그만 두려고도 했지만, 장이라는 곳이 비가 오고 바람이 분다고 쉬는 곳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날이 추워 아이들이 걱정스럽기도 했지만, 부모님들이 함께 오시니 간수를 할 것이라 여겨 장을 개설했습니다.”

 

최극렬 지동상인회장의 이야기이다. 날이 추운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지난주보다 더 많은 꼬마보부상들이 자리를 하고 있다. 진열된 물건들을 보다가 웃음을 터트렸다. 꼬마 보부상들인데도 불구하고, 구두와 핸드백까지 진열이 되어있기 때문이다. 저 물건을 갖고 나오기 위해 얼마나 엄마를 졸라댄 것일까?

 

 

봉사를 하는 젊은이들

 

지동교 위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장 분위기에 흠뻑 젖어있을 때, 이곳에서 봉사를 하는 젊은이들이 있다. 바로 수원 영리더스 아카데미의 회원들이다. 이들은 수원에 거주하는 대학생들이나 수원 소재 대학을 다니고 있는 학생들로 구성이 되었다. 수원시에서 후원을 하는 이 단체는 64명의 회원이 있으며, 그 중에서 14명이 지동시장 체험에서 봉사를 하고 있다.

 

영리더스 아카데미 회원을 이끌고 있는 팀장 김소희(경기대 국어국문학과 4)와 부팀장 이믿음(아주대 경영학부 4)은 보부상 체험을 하는 어린이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추운 날 장시에 참가를 해준 것에 대해 고마움을 표현하고 있다. 또 아이들에게 '얼마나 팔았나?' '춥지는 않아?'라며 일일이 챙기고 있다.

 

 

처음에 이곳에 와서 봉사를 하려고 할 때는 질서도 잡히지 않고 어수선 했어요. 그런데 이곳을 찾는 분들이 너무 재미있어 하고요. 꼭 물건을 사러 오신 것이 아니라, 구경을 하러 오셨다는 분들도 계세요. 그래서 시장이라는 곳이 꼭 매매를 위한 것이 아니란 것을 알았죠. 제 스스로도 이곳에 와서 봉사를 하면서 전통시장이란 곳에 대해서 하나씩 배워가고 있어요. 참 인정이 넘치는 곳이란 것도 알았고요

 

김소희 팀장은 전통시장에 대해서 새로운 것을 알아가고 있다고 즐거워한다.

 

저는 제 전공을 살려 전통시장에 대한 새로운 것을 찾아보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엽전을 만들어 장금이 체험 때 그것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죠.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과 접하게 되면서, 새로운 것을 배워 나가기도 하고요. 전통시장이라는 곳이 우리에게 어떤 것을 줄 수 있는가도 체험하고 있고요. 봉사를 하면서 배울 수 있다는 것이, 더욱 즐겁습니다.”

 

이믿음 부팀장 역시 이곳에서 많은 것을 배워가면서, 또 나름 자신의 진로에 대한 것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 두 사람 다 4학년이기 때문에 지동시장에서의 봉사는 남다를 것 같다. 일요일 한참 많은 사람들과 교류를 해야 항 시간에 이렇게 와서 봉사를 하는 젊은이들.

 

 

영 리더스 아카데미 회원들이 아니면, 저희들끼리는 이런 행사를 시작할 수가 없었죠. 젊은 사람들이 봉사를 마치고 나면 회의를 가져 그날그날 문제점 들을 지적하기도 하고, 새로운 것을 저희에게 건의도 하고요. 그래서 저들에게 거는 기대가 큽니다.”

 

최극렬 상인회장의 말대로 그들은 부지런히 체험장을 돌아다니면서, 일들을 보고 있었다. 전통시장과 젊음의 조우. 아마 이런 아름다운 만남이 있기에 이 춥고 바람 부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자동교가 더욱 들썩거리는가 보다.

짜장스님이 돌아왔다. 짜장스님은 지난 125일 수원시 장안구 율천동 밤밭문화센터 3층에 있는 조리실에서, 마을 어르신들께 스님짜장 봉사를 하다가 면을 뽑는 기계에 손이 딸려 들어가 세 손가락이 뭉그러져 몇 시간의 수술을 받은 뒤 근 20여 일을 입원했다. 그리고 퇴원을 했지만, 정작 짜장스님은 봉사현장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그동안 짜장스님의 봉사는 선원사 봉사단원들이 주축이 돼 진행됐다고 한다. 그러다가 지난 3월부터 여기저기서 스님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다친 손을 비닐로 싸고, 봉사를 시작한 것.

 

 

"여기저기서 짜장면을 해달라고 찾는데, 무작정 쉴 수가 없었죠. 봉사란 힘이 있을 때 하는 것 아닌가요? 나중에 지치고 힘이 들면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으니까요."

 

염태영 수원시장도 깜작방문

 

그렇게 말을 하고 다니기 시작한 봉사. 그런데 오늘(5), 자신이 손을 다친 율천동에 짜장봉사를 한다고 나타난 것이다. 웬만한 사람 같으면 그곳에서 불상사를 당했으니 피해 가기라도 할 텐데 말이다.

 

"제가 그날 짜장면을 대접하지도 못한 채 손을 다치는 바람에, 어르신들께 누를 끼쳤습니다. 당연히 이곳부터 달려와야죠. 오늘은 200분의 어르신들께 짜장을 만들어 드리려고요."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함께 도움을 주면서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그렇게 아픔을 당한 곳에 나타나기란 쉽지가 않았을 텐데 말이다. 이 자리에는 염태영 수원시장도 깜짝 방문을 했다.

 

"남원서부터 수원까지 달려오신 운천스님이, 우리 율천동에서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을 하셔서 마음이 참 아팠다. 그런데 이렇게 오늘 다시 율천동에 와서, 짜장봉사를 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 달음에 달려왔다. 오늘은 스님과 함께 저도 어르신들께 봉사를 해야겠다."

 

염 시장은 손수 앞치마를 두르고 짜장면을 나르기도 했다.

 

 

율천동 봉사 현장에서 만난 유인선·송경애씨

 

"봉사를 하면 우선 뿌듯함이 있죠. 그리고 봉사를 하면서 스스로 자기만족을 하기 때문에 봉사는 늘 즐거운 것 같아요. 봉사를 하면서 내가 힘이 든다고 생각을 하면, 절대로 할 수가 없습니다. 즐기면서 해야죠."

 

밤밭문화센터 3층 조리실 앞에서 '스님짜장'에 사용할 면을 뽑는 것을 돕는 봉사를 하고 있던 송경애(46)·유인선(46)씨는, 봉사가 즐겁다고 이야기를 한다. 오래전부터 아이들을 데리고 봉사를 시작했다는 두 사람은, 나이가 같고 같은 곳에 사는(율천동 삼성아파트) 친구란다.

 

"봉사를 시작한지가 꽤 됐어요. 아이들이 어릴 적에는 아이를 데리고 함께 봉사를 다녔죠. 아이들이 식탁에 수저를 놓는 것을 도와주기도 하고요. 그래서 지금도 아이들이 어릴 때 다니던 곳의 어르신들을 만나면 아이들 소식을 묻고는 하죠."

 

 

같은 아파트에 사는 두 사람은 모두 일주일에 5~6회 정도 봉사를 한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송경애씨는 삼성 아파트 내에 있는 삼성문고의 문고장이고, 유인선씨 또한 문고 일을 거쳐 현재는 율천동 44통의 통장 소임을 맡고 있다. 두 사람 모두 한 주를 거의 봉사를 해야 한다.

 

봉사, 즐기면서 할 때가 가장 행복

 

"봉사라는 것을 남이 시켜서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렇게 하구한 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절대 그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그저 마음속에서 스스로 우러나 본인이 즐길 줄 알아야만 해요. 저는 봉사를 하는 것은 운동이라고 생각하면서 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오히려 힘이 들지도 않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봐요."

 

쉽지 않은 대답이다. 하지만 두 사람이 스님짜장에 사용할 면을 뽑는 것을 도와주는 모습을 보니, 정말 봉사를 하면서 즐기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몇 시간을 서서 봉사를 하다가 보면 힘도 들 텐데, 그런 기색 하나 없이 행복한 표정이기 때문이다.

 

 

"봉사라는 것이 언제까지 한다고 정해놓고 할 수가 없잖아요. 하지만 할 수 있을 때까지는 해야죠. 봉사를 하다가보니 오히려 매사에 긍정적인 사고를 갖게 되어 더 좋은 것 같아요. 또 즐겁게 하다가 보면 젊어지는 듯도 하고요."

 

두 사람 모두 자녀들이 세 명씩이라고 하는데,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봉사를 한다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을 듯하다. 지금은 아이들이 다 자라 대학과 중학교 등을 다니고 있어 마음 편하게 봉사를 할 수 있다고.

 

 

가끔은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빨리 잊어야

 

"봉사를 하다가 보면 가끔은 난처할 때도 있습니다. 어르신들께 음식을 날라다주는 봉사를 하는데 늦게 가져왔다고 혼을 내시거나, 역정을 내시는 분들도 계세요. 그럴 때는 정말 울고 싶기도 하죠."

 

하지만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란다. 그렇게 역정을 내시는 어르신들 보다는, 그래도 고맙다고 인사를 하시는 분들이 더욱 많다는 것.

 

"봉사를 할 때 어르신들이 젊은 사람들이 와서 이렇게 봉사를 해주니, 음식 맛이 더 좋은 것 같다고 하세요. 그런 말씀을 들을 때는 정말 행복하죠. 아마 이렇게 봉사를 계속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어르신들의 말씀 때문인 듯해요"

 

청솔복지관에서 무료 급식을 할 때 많은 봉사를 했다는 두 사람은, 스님짜장의 봉사는 처음이라 조금은 낯설기도 하다고. 하지만 이렇게 봉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이라면서, 다음에도 불러만 주신다면 언제라도 달려가 봉사를 하겠다고 한다.

 

진정한 봉사는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봉사'라고 한다. 남들이 보고 있기 때문에, 혹은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 하는 봉사는 상대를 기쁘게 만들 수가 없다. 유인선·송경애 두 사람이 정말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그렇게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 하는 봉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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