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교통 수원2013’이 열리고 있는 행궁동을 다니다가 보면 심심찮게 만나는 사람들이 있다. 여기저기서 어린 학생들을 모아놓고 열심히 무엇을 가르치거나, 아이들을 안내해 가면서 열심히 설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곳곳에 이러한 숨은 봉사자들이 있어, 생태교통을 돌아보는 것이 더욱 재미가 있는가도 모르겠다.

 

생태교통 10일 째인 9월 10일 오전. 생태교통 시범지역인 행궁동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날마다 이렇게 행궁동을 구석구석 찾아다니면서, 생태교통의 30일간을 기록하기 위해서이다. 한번 스치고 지나간 수많은 사람들은 생태교통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 안에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를 알 수가 없다. 하기에 그런 기록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록에 충실한 생태교통

 

생태교통 시범지역을 다니다가 보면, 날마다 만나게 되는 반가운 얼굴들이 있다. 이들은 생태교통의 이모저모를 영상으로 담아내기도 하고, 때로는 사진으로 담아 보존을 하려고 애를 쓴다. 기록의 중요성 때문이다. ‘생태교통 수원2013’ 자체가 화석연료가 고갈되고 난 뒤 우리기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가를 위한 기록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10일 째 아침에도 생태교통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어린 유치원의 아이들로부터 어른들까지, 이들은 행궁동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구경을 한다, 혹시라도 길을 잃을까봐 선생님들도 아이들의 손을 꼭 잡고 다닌다. 무동력 전기 자전거에도 사람들이 타고 신나게 거리를 달리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할아버지 선생님, 이용관씨

 

화성옥 동편 건너편에 있는 쌈지공원. 이곳은 매일 초등학생 20여명이 앉아서 무엇인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다.

 

“매듭을 하나 밖에 못 묶었어요. 할아버지가 어떻게 해주세요.”

“선생님 여기다가 이렇게 끼우면 되는 거예요?”

“저는 이 줄이 안 들어가요. 어디다가 끼워요.”

 

창룡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이 이곳을 찾아 이용관 선생님께 한참 팔찌를 만드는 법을 배우고 있다. 자연에서 만들어진 팔찌며 목걸이를 만드는 체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재미있어요. 오늘 이것 만들어서 집에 가서 자랑할 거예요.”

“저는 여자 친구 생일 날 선물할 거예요.”

 

남자 녀석들의 말이 사람을 웃게 만든다. 이렇게 찬찬히 설명을 해가면서 아이들에게 공예품 만드는 것을 알려주시는, 이용관 선생님 같은 분들이 곳곳에 계시기에 생태교통이 재미있어 진다.

 

 

아이들과 함께 걷는 화성길라잡이 김경자씨

 

화성옥 앞에 초등학교 학생들이 모여 있다. 그 중에 KYC화성길라잡이 김경자씨의 모습도 보인다. 아이들을 데리고 화성과 생태교통 지역을 돌아보기 위해서이다.

 

“저희들은 1인당 20여 명씩 관람객들을 담당해요. 4명이 한 조가 되어서 움직이는데 화성과 생태교통 지역을 돌아보면서 안내를 하죠. 오전에 한 번 오후에 한 번 돌아보는데, 한 번에 2~4시간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하루에 8시간 정도를 안내를 하는 편이죠.”

 

 

아이들을 인솔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김경자씨는 KYC화성길라잡이이다. KYC는 문화, 역사 현장을 찾는 시민들에게 안내 해설 활동을 하는 시민자원활동가이다 문화유산을 지키고 보존하며, 자긍심을 높여 역사문화에 대한 시각을 바로 세우는 활동을 한단다. 또한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자긍심과 애정을 확산시켜, 살기 좋은 지역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활동가들의 모임이다.

 

“생태교통을 찾아 온 관람객들에게 생태교통 시범지역에서 즐길 수 있도록 제기차기, 자동차 타기 등도 안내를 하고, 텃밭에 가서 빗물 재활용 방법 등도 알려 주죠.”

 

아이들을 인솔 해 골목 안으로 들어가는 김경자씨. 생태교통 현장에는 이렇게 봉사를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숨은 노력이 바로 생태교통을 더욱 빛나게 만드는 것이다.

 

 

먹거리촌이라고 해서 대단하게 많은 먹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생태교통 시범지역인 행궁동 화서문로에 소재한, 제일감리교회 주차장에 마련한 먹거리촌이다. 이곳에서는 eco음식(무공해 저탄소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조리법도 알려준다, 한편에는 행궁동 음식점 몇 곳이 함께 마련한 맛집과, 전통차 시음을 할 수 있는 부스, 그리고 다문화 음식을 맛볼 수도 있다.

 

이곳에서 전통차 시음을 마련하고 있는 곳을 찾았다. 잘 우려낸 연꽃 차 한 잔을 따라준다. 날이 덥기는 하지만 그래도 차 한 잔에 여유롭기까지 하다. 차는 우리 몸에 좋다고 한다. 대개의 사람들은 무엇이 그리 좋은지도 모르고, 가끔 차를 즐겨 마시고는 한다. 팔달구 남수동에 자리하고 있는 수원사의 <감로다회>, 김형연(, 58) 회장에게 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차가 우리 몸에 좋은 이유는?

 

김형연 회장이 설명하는 차가 우리 몸에 좋은 이유는 여러 가지라고 한다. 우리 한국 사람들의 체질에는 전통차가 맞는다는 것이다. 우리 차는 수용성이라 몸 안에 노폐물을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는 것. 그래서 차를 마시는 사람들이 건강하다는 것이다. 요즈음에 많은 비만증 환자와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 등의 병은 우리 차를 마시면 치유도 가능하다고 한다. 김형연 회장이 들려주는 우리 차가 좋은 까닭을 정리해 보았다.

 

차는 기억력을 좋게 만든다고 한다. 차를 마실 때는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바쁜 생활 속에서 마시는 따뜻한 차 한 잔이 우리 생활을 바꾸어 줄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차가 항암작용을 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차의 성분에는 레몬의 5~7배나 많은 비타민C가 함유되어 있다.

 

그 비타민이 피부를 탄력 있고 윤기 있게 만든다고 한다. 또한 차는 보습효과와 미백효과에 도 도움을 주며,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줌으로써 얼굴을 생기 있게 유지시켜 준다는 것이다. 차가 항암효과가 있다고 알려지자 미국에서는 차 밭을 일구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만큼 우리 차가 이제는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탄다는 것이다. .

 

 

피를 맑게 하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차에는 지방을 분해하고 콜레스테롤을 억제하는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각종 다이어트에 실패한 사람이나, 영양불균형 때문에 다이어트에 실패한 많은 사람들에게는 적절한 다이어트 음료라고 할 수 있다. 차를 식후에 자주 여러 번 마시면 지방성분이 체내에 흡수되는 것을 막아 주고, 혈액순환이 원활해져서 노폐물 축적을 예방하여 배변을 쾌활하게 해 준다고 한다.

 

특히 녹차를 식혀서 마시게 되는 한차는 심혈관 기관에 좋다고 한다. 혈액순환이 잘 되다보면, 우리 체내에서 발암물질이 생성되는 것을 억제해 준다는 것이다. 차를 마시는 사람의 90%이상이 항암에 탁월한 효과를 보았다고 한다. 그만큼 차를 마시면 체내 활성화를 촉진시키고 두뇌를 자극해 두뇌활동이 원활해져 머리가 맑아진다는 것. 요즈음은 공부하는 학생들이나 수험생 등이 꾸준히 차를 마심으로써 학습 능률을 올리는데도 효과가 높다고 한다.

 

 

생태교통 축제장에 나와 봉사

 

감로다회가 전통차 시음 봉사를 하는 것은 94일까지이다. 차라는 특성상 한 달 내내 봉사를 할 수가 없다는 것. 감로다회는 회원이 20여 명 정도이며, 매주 월요일 오후 2시부터는 수원사에서 차에 대한 상식 및 차를 잘 우려내는 법도 가르쳐 준다고 한다. 이곳에서 교육을 받고 회원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 차가 우리 몸에 좋다는 것은 다들 잘 알고 있죠. 하지만 현대인들은 커피 등을 너무 많이 마시기 때문에, 여러 가지 병에 걸리기가 쉬워요. 적당한 양만 마시면 좋은데 말이죠. 우리 차는 자주 마셔도 건강에 도움이 되죠. 많은 분들이 생태교통에 찾아와 차도 마시고, 건강도 좋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차는 다식이나 떡과 함께 먹을 때 더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하면서, 떡과 다식을 내어놓는 감로다회의 한 회원은 차가 드시고 싶으면 오후 2시부터 이곳을 찾아오세요.’라고 한다. 4일 오후까지 봉사를 한다는 감로다회의 전통차 시음. 생태교통 시범지역을 찾아 관람도 하고 전통차도 맛보기 바란다.

 

봉사를 하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단다. 사업의 실패로 수원시 권선구에서 화성시 봉담읍 유리 기산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그리고는 집안에만 있으니 심한 우울증에 걸렸단다. 그래서 시작한 봉사였다. 그렇게 1년 가까운 시간을 봉사를 하면서, 점차 우울증이 나았다고 한다. 문혜영(여, 49세)씨는 그렇게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 봉사에 발을 디뎠다는 것.

 

“남편과 함께 수원에 살면서 봉사를 정말 많이 했어요. 그런데 2년 전에 사업의 실패로 인해, 집까지 이사를 하게 되었죠. 화성시 봉담으로 이사를 한 후, 사업 실패의 후유증으로 인해 심한 우울증이 왔어요. 그런데 그렇게 보낼 수가 없어 봉사를 다시 시작했죠. 봉사를 하는 시간은 모든 것을 잊을 수가 있으니까요. 봉사를 시작한 후 우울증도 사라지고, 이제는 옛날처럼 제 스스로를 되찾았다고 보아야죠,”

 

 

자신을 치료하기 위한 택한 봉사

 

봉사라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말로만 하는 봉사야 누구든지 할 수가 있다. 그러나 문혜영씨의 봉사는 그야말로 ‘살신성인’이라는 말이 적합하단 생각이다. 하루에 4시간, 봉담 인근의 18개 요양원을 한 달에 두 번씩 다닌다고 하니, 줄잡아도 하루에 한 곳 이상을 다니면서 봉사를 하는 셈이다.

 

그렇게 봉사를 하면서 차츰 우울증도 가시게 되었다니, 문혜영씨의 봉사는 자신과 남을 함께 살린 폭이 되었다. 요양원에 찾아가면 어떤 일이나 가리지 않고 했다. 청소부터 어르신들 목욕시키기, 심지어는 화장실 청소까지 맡아서 했다. 어르신들을 안마를 해주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어르신들께 다가서는 것이 그리 쉽지가 않았어요. 그러나 이제는 어르신들을 내 부모님처럼 대하다가 보니, 정말로 좋아들 하시죠. 안마도 해드리고 발 마사지도 해드리고요.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어요. 발 마사지를 해드리다가 아마 간지러우셨나 봐요. 할머니께서 대뜸 욕을 하시는 거예요. 간지럽다고요. 조금은 당황하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정말 고맙다고 하시데요.”

 

딸자식 보다 낫다는 봉사자들

 

화성 나눔에 봉사단의 회원은 모두 30~40대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재 16명이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봉담의 요양원을 다니면서 하루에 4시간씩을 봉사도 하고, 노래교실도 운영한다고. 봉사를 하러 다니면서 어르신들이 하고 싶은 것이 있다고 하면, 어떻게 해서라도 들어주어야 마음이 편하다는 것이다.

 

“할머니들이 저희가 봉사를 가면 오히려 아들, 딸보다 낫다고 하세요. 자신들이 낳은 자식들도 찾아오질 않는데, 한 달에 두 번씩 찾아와서 청소도 하고 목욕도 시켜드린다고요. 그래서 가끔은 자식 대하듯 스스럼없이 대하시기도 하시고요”

 

그렇게 봉사를 하면서도 김장봉사도 하고. 농촌봉사를 나가 2만 여 평에 양배추를 돕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봉담 나눔에 봉사단’은 인원을 많지 않지만, 그래도 많은 일을 감당해 내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봉사를 하면 경비도 만만치 않을 텐데 어떻게 조달하느냐고 물었다.

 

“저희들은 원칙적으로 남에게 도움을 받지 않고 저희가 해결을 하고 있어요. 2만 원씩 회비를 걷어서 그것으로 점심도 먹고, 만원은 남겨 두었다가 년 말에 장학금을 주기도 하고요”

 

천성이 봉사를 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같다는 느낌이 드는 문혜영씨. 힘들지 않느냐고 묻자 전혀 힘들지 않다고 대답한다.

 

“저는 이렇게 생각을 하요. 저도 나중에 나이가 먹으면 요양원에 들어가야 하잖아요. 그래서 항상 내가 올 곳이기에 더 열심히 봉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죠. 지금 이곳에 계신 어르신들이 결국 나중 나의 모습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노인에 관한 자격증은 모두 다 땄다고 한다. 요양사 자격증을 비롯하여, 자살방지, 노인상담 등 8가지가 되는 자격증을 갖고 있다는 것. 이렇게 자격증을 딴 것도 노인들에 대해서 더 많이 알아야 올바른 봉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버지가 치매를 앓고 계세요. 그래서 이 분들이 저에게는 더 많이 소중하게 느껴지죠. 앞으로도 요양원 봉사는 꼭 하려고요. 시간을 내서 더 많은 봉사를 하고 싶기도 하고요”

 

 

봉사를 하겠다는 욕심은 그 누구도 따라올 수가 없을 듯하다. 이야기를 하다가 말고, 봉사를 하러 가야한다고 총총히 걸음을 옮기는 문혜영씨. 오랜 장맛비로 꿉꿉하던 마음이, 구름 사이로 얼굴을 내민 햇볕에 모두 가시는 듯하다.

바람이 불고 비가 오면 그리운 어머니

한평생을 자식 위해 살다 가신

우리 어머니

바다와 같은 사랑 제게 주시고

온 몸이 부서져라 일만 하시다

이 자식 효도 한 번 못 받으시고

밤하늘 별이 되어 저를 비추네

어머니 아~ 어머니 보고 싶은

우리 어머니

 

가수 이채영. 올 해 나이 47세에 음반을 냈다. 음반에는 시인 같은 인생, 허수아비 사랑, 보고 싶은 어머니, 토요일 오후 등 4곡이 노래와 MR로 수록되어 있다. 이름이 생소한 이채영이라는 가수는 과연 누구일까? 올 5월에 늦깎이로 첫 음반을 냈다는 그녀. 재능봉사로 노래를 하고 있는 가수 이채영에게 깊은 인생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처녀 때의 꿈인 가수를 접고 호주로

 

“아마 저는 어머니의 재주를 이어받은 것 같아요. 어머니께서 옛 노래를 잘하셨다고 하는데, 저도 어릴 적부터 노래를 좋아 했죠. 처녀 때는 가수가 될 꿈도 키워보았지만, 결혼을 하고 호주 시드니로 이주를 했어요. 그곳에서도 시드니 가요제에 나가 수상을 하기도 했고, 노래봉사도 했죠. 그러다가 2002년에 한국으로 아이들과 함께 나왔는데, 다시 시드니로 돌아가지 않고, 시민권을 포기했어요.”

 

그 때부터 혼자의 몸으로 아들 2명과 막내인 딸을 데리고 가장 노릇을 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사업을 하기도 했지만, 세상 물정을 잘 모르다가 보니 가까운 지인에게 속아 많은 것을 잃었다고.

 

 

“아마 그 사람도 지금은 속이 편치 않을 것 같아요. 그래서 별별 일을 다 해 보았죠. 어차피 숨길 것도 없잖아요. 내가 누군지 알 사람은 다 알고 있는데, 무엇을 숨기겠어요. 그러나 아직 남을 아프게 한 적은 없어요. 그러면 잘 산 것이 아닌가요? 저는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가르쳐요. 공부 잘 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인성이라고요. 사람답게 살라는 말이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쳐

 

그래서 수원에 와서 세류동에 거주하면서 안 해 본 일이 없단다. 전에는 잠시나마 세류지킴이 예능국장을 맡아도 보았고, 그 뒤 재능봉사를 하고 다닌다고 한다.  아마도 요양원을 찾아다니면서 노래를 부르는 것도,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쳤기 때문인가 보다.

 

“저는 어머니가 늘 그리워요. 그래서 제 음반에도 ‘보고 싶은 어머니’라는 곡이 들어있어요. 어머니께서 요양원에서 돌아 가셨어요. 제가 갈비집을 하다가 이리저리 다 날리고 너무 힘들어서 어머니를 요양원에 모셨는데, 건강이 많이 악화되셨어요. 제대로 찾아뵙지도 못했는데 돌아가시는 바람에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더 깊은가 봐요. 지금도 요양원에 재능봉사를 하러 찾아가서 어르신들을 보면 가슴이 뭉클한 것이 많이 아파와요.”

 

1년이면 보훈처 등에 20회 정도 봉사를 다니고 있지만, 생활을 해야 하다 보니 더 자주는 못 간다는 것이다. 그런 것조차 미안하다고 말을 할 만큼 심성이 착한 그녀이다. 앞으로도 재능기부로 봉사를 계속하겠다는 그녀는, 봉사를 하고나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시인 같은 인생을 살고픈 여인 이채영

 

속속들이 말 못하는 이 내 사연을

저 구름이 알아줄까 바람이 알아줄까

지나간 세월이 야속하지만

미련도 후회도 없을 것이다

막아보고 잡아 봐도 세월만 흐르네

남은 인생 사랑도 주고 정도 주다가

저 바람이 알려주는 길을 가면서

시인처럼 바람처럼 살자구

 

음반에 수록되어 있는 ‘시인 같은 인생’이란 노래의 가사이다. 어쩌면 이 노래는 스스로를 달래기 위해 하는 노랫말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모든 아픔을 다 훌훌 털어버리고 재능기부로 남은여생을 보내고 싶어 하는 늦깎이 가수 이채영.

 

 

“지금은 나아졌지만 처음에 요양원에 노래봉사를 갔을 때는 눈물이 나서 노래를 제대로 부르지도 못했어요. 어머니 생각이 나서요. 그래서 앞으로도 딴 곳은 몰라도 요양원 봉사는 계속하려구요.”

 

7월 24일(수) 수원시 팔달구 월드컵 경기장 내 컨벤션 웨딩홀에서 열린 장애인들에게 삼계탕을 대접하는 자리에서 만난 가수 이채영은 무대 위에서도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그곳에 어머니를 그릴 수 있는 많은 어르신들이 함께 하고 있기에.

 

그동안 참 무더위가 어지간히 기승을 부렸다. 그런가하면 연일 그치지 않고 쏟아지는 비에 사람들은 지쳐가고 있기도 하고. 이런 지루한 장마와 무더위에는 누구나 힘이 들 수밖에. 이럴 때 그저 딱 좋은 것이 바로, 한 여름 더위를 이겨내는 삼계탕이다. ‘제3회 삼계탕으로 더위 날려 버리기’. 이 행사의 제목이다.

 

제목 그대로 (사)수원시지체장애인협회(협회장 최종현)에서 주최를 하고 (사)수원시지체장애인후원회에서 후원을 한 삼계탕 잔치가, 24일 오전 12시부터 수원시 팔달구 월드컵 경기장 내에 자리한 수원월드컵컨벤션 웨딩홀에서 열렸다. 이 행사에는 수원여성리더회, 수원중부 녹색어머니연합회, 한우리봉사회, 수원시의회봉사회, 하늘사랑봉사단 등이 봉사로 참여를 했다.

 

 

더위를 이겨낼 수 있도록 삼계탕 준비

 

“오늘 한 600인분 정도 준비를 했습니다. 수원시 전체에서 장애인들이 모여, 이렇게 삼계탕으로 더위를 물리칠 수 있도록 준비를 했죠. 더구나 많은 분들이 협찬도 해주시고, 또 가수들과 벨리댄스, 하모니카 합주단, 한국무용, 민요 팀들이 자원을 해주셨기 때문에 흥겨운 한마당 잔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지체장애인협회 최종현 회장이 이야기를 한다.

 

삼계탕은 수원중부녹색어머니연합회 회원들이 아침 9시부터 나와 준비를 했다. 적십자 밥차와 수원자원봉사센터 밥차가 나와 삼계탕을 끓이는 것을 도왔으며, 많은 봉사단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를 해 장애인들이 맛있는 삼계탕을 먹을 수 있도록 땀을 흘린 것. 한 자원봉사자는

 

“이렇게 저희들이 조금만 고생을 하면, 많은 분들이 행복해 질 수 있어서 좋습니다. 마침 오늘은 비도 그치고 해서, 정말 기분 좋게 봉사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하기도.

 

 

일일이 장애인들에게 찢어주고, 먹여주고

 

삼계탕을 배식할 시간이 되기 전에 이곳을 찾은 민주당 김진표 의원과, 경기도의회 오완석, 김재귀의원, 수원시의회 박순영, 염상훈, 최강귀, 심상호, 전애리의원 등, 그리고 정미경, 배은희, 이기우, 김용남, 김영진씨 등이 삼계탕 그릇을 일일이 장애인들의 자리까지 날라다 주기도. 삼계탕을 먹고 있던 한 장애인은

 

“이렇게 맛있는 삼계탕을 먹을 수 있도록 해 주는 것도 고마운데, 좋은 공연과 노래까지 들을 수 있도록 배려를 해 준 지체장애인협회 회장님과, 또 의원님들께도 감사를 드리고 싶다. 오늘은 정말 기분 좋게 삼계탕을 먹었기에, 올 여름을 건강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하기도.

 

경품 추천을 하고 난 김진표 의원은

“여러분이 오늘 삼계탕을 맛있게 드시고, 그저 건강하게 한 해를 보내시기를 기원한다. 우리도 늘 여러분이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했다.

 

장애인들이 삼계탕을 먹는 동안 진정한 봉사가 무엇인지를 알게 해주는 광경이 목격되기도 했다. 수원여성리더회, 중부녹색어머니연합회, 한우리봉사회 회원들이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의 상으로 찾아가, 일일이 삼계탕을 찢어주기도 하고 뼈를 발라 먹여주는 모습도 보였다. 수원여성리더회와 중부녹색어머니연합회에서는 방학을 맞은 자녀들이 함께 와서 봉사를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다양한 재능기능봉사 무대에 즐거움 가득

 

식사를 하는 동안 경품 추첨도 이어졌다. 선풍기, 선크림, 야구공, 우산, 세재 등 많은 경품이 주어지기도. 무대에서는 민요에 이어 장구춤 등 한국무용과 아이리스 팀의 벨리댄스, 그리고 많은 가수들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재능기부로 즐거움을 배가시키기도. 무대를 마치고 내려 온 한 가수는

 

“이렇게 장애인들 앞에서 재능기부를 할 수 있게 되어 행복하다. 오늘 이런 자리를 마련해 준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도 이런 자리가 있다면 언제든지 달려가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도.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여 봉사를 하고, 재능이 뛰어난 사람들의 재능기부로 꾸며진 ‘삼계탕으로 더위 날려 버리기’는 두 시간 가까이 진행이 되었다. 그리고 많은 봉사자들의 정성과 땀으로 인해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었던 장애인들. 올 여름 내내 더위를 이기고 건강하기를 바란다.

최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