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번 수원을 찾아와 스님짜장으로 봉사를 하시던, 남원 선원사 주지 운천스님이 오랜만에 수원을 찾았다. 전라북도 남원시 도통동에 소재한 천년고찰 선원사의 주지인 운천스님은, 4년 전부터 전국을 다니면서 스님짜장으로 봉사를 하고 있다. 운천스님이 짜장봉사를 한 것은 태안 기름유출 사고가 난후부터이다.

 

당시 남원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태안을 찾아가 천여 명에게 짜장봉사를 한 것을 시작으로, 군부대, 보육원, 경로당, 복지관 등을 찾아다니면서 그동안 8만 그릇이 넘는 짜장을 사람들에게 무료로 베풀었다. 운천스님은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 있으면, 어디나 마다않고 쫓아다녔다. 구미 불산 사고가 났을 때도 가장 먼저 이곳으로 찾아간 운천스님이다.

 

 

수원이 고향인 운천스님

 

운천스님이 이렇게 수원을 찾아와 봉사를 하는 것은, 그의 고향이 바로 수원이기 때문이다. 어릴 적 수원에서 태어나 자란 운천스님은, 나중에라도 수원에 올라와 봉사를 하겠다고 한다.

 

제가 어릴 때 친구들과 어울려 뛰어놀던 수원에도, 짜장으로 봉사를 할 곳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수원에서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사실 남원서부터 이곳까지 와서 2~3일씩 봉사를 하고 내려간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고향이기 때문에 더 정이 가는 것은 사실이죠.”

 

그렇게 봉사를 하다가 곤혹을 치루기도 했다. 손가락이 으스러져 15일 간이나 병원에 입원을 했기 때문이다. 그 고통 속에서도 매주 찾아가는 어르신들을 만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스님의 봉사는 남들이 이해를 하지 못할 정도로 열심이다.

 

 

필리핀에 우물 40개를 파기도

 

스님은 그동안 소년소녀 가장에게 장학금을 주기도 하고, 국내뿐이 아니라 해외에도 봉사를 계속했다. 선원사는 남원 시내에 자리하고 있지만, 그렇게 부유한 절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촌 공생회를 통해 필리핀에 40개의 우물을 파서, 식수난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돕기도 했다. 12월에는 네팔에 선원사 초등학교를 준공한다고 한다. 스님이 이렇게 봉사를 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이다.

 

종교가 제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무슨 사람들을 구제하겠습니까? 꼭 절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법문을 하고 염불을 해야 구제중생이 아니란 생각입니다. 세상에 많은 불행한 사람들에게 작은 것이나마 베풀 수 있는 것이 종교죠. 나 혼자 잘 먹고 잘 쓴다면 어려운 사람들을 언제 구제할 수가 있나요?”

 

 

그래서 한 달이면 거의 10일 이상을 전국을 돌아다닌다. 그곳에 스님짜장이 필요한 이웃들이 있기 때문이다. 19일 오전부터 수원시 팔달구 우만동에 소재한 우만종합사회복지관에 스님이 짜장봉사를 하기 위해 찾았다. 200여 명의 어르신들에게 짜장을 봉사하기 위해서이다. 20일에는 이목동에 소재한 장애인들이 생활을 하고 있는 바다의 별에서 봉사를 한다.

 

농사를 직접 지어서 봉사

 

사실 운천스님이 1년이면 3만 그릇 가까운 스님짜장을 베푸는 경비는 만만찮다. 그래서 선원사 경작지나 신도들의 땅을 도지를 내고 농사를 짓고 있다. 양파, 고구마, 호박, 감자 등 직접 농사를 지어서 재료를 충당한다. 지리산에서 야생으로 자란 돼지감자를 채취해 돼지감자차를 만들어 그 수익금으로 짜장을 만드는데 충당을 한다. 스님짜장에는 고기가 들어가지 않는다. 그 대신 10여 가지나 되는 야채로 육수를 낸다.

 

처음 먹는 사람들은 밋밋하다고 하지만, 먹고 나면 뒷맛이 개운하다. MSG(화학조미료)나 고기를 넣지 않는 대신, 직접 농사를 지은 무공해 재료를 이용해 조리를 하기 때문이다. 우만종합사회복지관의 식당에 어르신들로 가득하다. 짜장면과 복지관에서 준비한 우유를 한 병씩 받아들고 좋아 하신다.

 

 

그동안 수원에 와서 많은 봉사를 했다. 우만복지관, 서호노인복지관, 지동 경로당, 바다의 별, 율천동, 장애인 체육대회 등 20여 회의 봉사를 하면서, 조리를 해서 베푼 짜장만도 3천 그릇이 넘는다.

 

그래도 주변 분들이 많은 도움을 줍니다. 20일에는 부산에서 버스 2대로 봉사자들이 올라와 김장을 해주겠다고 하네요. 내가 베풀면 남도 나를 위해 베푸는 것이 세상의 이치입니다. 움켜쥐고 아까워하는 것이 가장 어리석은 짓이죠. 조금 부족한 듯해도 남에게 베풀면, 그 이상의 것이 나에게 돌아옵니다. 이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기도 하고요

 

20일 봉사 때문에 재료를 미리 갖다 주어야 한다고 총총히 길을 떠나는 운천스님. 스님짜장을 드신 어르신들이 인사를 하신다.

짜장스님 정말 반갑습니다. 그리고 잘 먹었습니다

 

어제인가 휴대폰에 문자가 하나 들어온다. ‘고객님 택배 601372 ○○045를 오늘 배달예정입니다. 동수원우체국이라는. 누가 무엇을 보냈기에 택배가 오지? 아무리 생각을 해도 선뜻 생각나는 것이 없다. 그렇다고 택배를 기다리고 무조건 앉아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취재 약속을 해 놓은 곳이 있으니.

 

나가서 일을 보고 오후에 집에 들어오니, 문 앞에 커다란 상자가 하나 보인다. 상자에는 남원 고구마라는 글씨가 적혀있다. 그때서야 아 스님이 보내셨구나.’하고 깨닫는다. 바쁘게 살다가 보면 잊어버리는 것이 많다. 남원에 계신 스님은 짜장스님으로 유명세를 타고 계신, 선원사 주지이신 운천스님이시다.

 

 

고구마 한 상자 보내드릴게요.’

 

그 전날 통화를 했지만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리고 설마 이렇게 빨리 고구마가 온 줄은 꿈에도 생각지 않았다. 전화를 하고나서 바로 택배로 보내셨는가 보다. 하루 만에 도착을 한 고구마 한 상자. 열어보니 한 상자 가득한 고구마 중에는 아이 머리통만한 것들도 들어있다. 한 해 동안 스님이 땀 흘려 농사를 지으신 것이다.

 

6개월 정도인가 선원사에서 스님과 함께 생활을 한 적이 있다. 짜장면을 들고 전국 각처를 다니면서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스님짜장을 만들어 봉사를 하는 운천스님. 그 짜장에 들어가는 재료를 이렇게 직접 농사를 지으신다. 양파, 고구마, 감자 등, 짜장면에 들어갈 재료를 직접 농사를 지어 충당하는 것이다.

 

고구마를 캤는데 고구마 한 상자 보내드릴게요.”

스님 짜장 재료도 부족하실 텐데요

올 해는 농사가 잘 되었어요. 받을 주소 보내주세요

, 스님 고맙습니다.”

 

 

몸이 부서져도 봉사를 하시는 운천스님

 

운천스님이 선원사 주지로 임직을 받고나서, 선원사는 많은 발전을 했다. 우선은 낡은 담장을 허물어버리고, 사람들의 눈높이로 담을 낮추었다. 남원시 도통동에 소재한 선원사는 천년고찰이다. 도심 한 복판에 자리하고 있는 선원사에는 보물인 철불이 있으며, 선원팔경 중에도 거론될 만큼 유서가 깊은 고찰이다.

 

스님들이 할 일이 꼭 예불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무엇인가 대중 속에 아픔을 볼 수 있어야죠. 태안기름 유출 사고 시에 그곳에 가서 짜장면 1000그릇을 봉사하는 것을 보고난 후, ‘나도 저렇게 짜장면을 들고 봉사를 해야겠다.’라고 생각을 했죠.”

 

그 뒤로 벌써 몇 년이다. 일 년이면 3만 그릇이 넘는 짜장면을 만들어 봉사를 하신다. 남들이 들어가기 꺼려하는 곳도 마다하지 않는다. 구미 불산유출 사고마을은 기자들도 들어가기를 꺼려했던 곳이지만, 제일 먼저 그곳으로 달려가기도 했다. 수원이 고향인 운천스님은 수원에서 짜장봉사를 하다가 손가락 세 개가 부스러지는 고통을 당하기도 했다.

 

 

수술을 하고 병원에 입원을 해 있으면서도 가장 먼저 걱정을 한 것은 짜장봉사를 가야하는데, 어르신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빨리 퇴원을 해야지라고 한다. 흡사 봉사를 위해 태어난 듯하다. 그렇게 봉사를 할 때 필요한 고구마 등을 직접 농사를 지은 것이다. 일 년 동안 땀 흘려 농사를 지은 고구마 한 상자가 앞에 놓여있다. 가슴이 뭉클하다 난 스님을 이해 해드린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

 

스님, 고맙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스님의 마음을 담아 이웃에 어르신들과 함께 나누겠습니다. 혼자 이 한 상자를 다 먹는다면 정말 죄스러울 듯 하네요.”

 

마돈나?’. 우리에게 잘 알려진 미국의 음악가요 배우이자 엔터테이너, 그녀를 말하는 줄 알았다. 마돈나는 미시간 주 베이시티에서 태어나, 1977년 가수가 되기 위해 뉴욕으로 이사를 했다. 1983년에 데뷔 음반을 발표한 마돈나는, 상업적인 뮤직비디오와 성적 매력으로 엄청난 인기를 얻은 가수이다.

 

그런데 그 마돈나가 아닌 돈가스 가게란다. 왜 하필이면 이름이 마돈나일까?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에 있는 조원종합시장 한 편에, 정말 마돈나라는 간판을 건 집이 있다. 수원새마을금고 조원지점 앞으로 난 안길 좌측에 자리한다. 이 마돈나는 마을을 가꾸는 돈가스 나눔터의 준말이다. 참 가게 이름 한 번 기가 차다.

 

 

대충동이 문화마을 만들기 위원회에서 운영해

 

돈가스 집 마돈나는 수원시의 마을만들기 르네상스 사업으로 지원을 받아 시작했다. 20134월에 마을만들기 사업 마을로 지원을 받아, 20137월에 이 마돈나라는 가게를 냈다는 것이다.

 

이 가게는 조원동에 살고 계시는 독지가 한 분이 무상으로 저희들에게 대여를 해주셨습니다. 안에 구조변경 등은 마을르네상스 기금으로 이렇게 조성을 한 것이고요.”

 

마돈나에서 만난 대추동이 문화마을 만들기 김병곤 위원장은, 마돈나 돈가스 집은 순전히 문화마을 만들기 위원회 회원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3년 동안 함께 봉사를 한 40여 명의 회원들이 힘을 합쳐 이루어 낸 작품이라는 것.

 

 

저희 회원들이 그동안 조원동에서 봉사를 해 오면서, 무엇인가 더 보람된 일을 해보자고 의논을 한 결과물입니다. 저희들은 저희 문화마을 만들기 위원회에서 실질적으로 소득을 낼 수 있는 사업을 하자고 의논을 한 것이죠.”

 

앞으로는 이곳에서 일자리도 창출 할 터

 

그래서 시작한 것이 돈가스 집이라고 한다. 이렇게 실비에 돈가스를 판매하고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한 것은, 김병곤 위원장이 조원시장 안에서 축산물 점포를 하고 있기 때문에 더 질 좋은 고기를 싸게 공급해 주기 때문이란다. 문화마을 만들기 정순옥 부위원장은

 

만일 위원장님이 이렇게 싼 가격으로 좋은 고기를 공급해 주지 않았다고 하면, 저희들도 돈가스 가게를 할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란다.

오후 1시가 가까운 시간이지만 넓지 않은 점포 안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진다. 이곳에서 파는 음식은 돈가스와 탕수육 두 가지이다. 돈가스는 1인 분에 4900원이며. 탕수육은 대()9900원이고 소는 4900원이다.

 

 

저희는 앞으로 더 많이 팔 수 있게 되면, 사업을 좀 더 내실 있게 운영하려고 합니다. 지금은 문화마을 만들기 위원회 회원님들이, 하루에 3명 씩 돌아가면서 봉사를 하고 있어요. 영업도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만 하죠. 앞으로는 시간도 좀 늘리고, 봉사를 하는 사람들도 적당한 급료를 책정하려고 생각 중입니다. 이 마돈나에서 일자리를 창출해 내려는 것이죠.”

 

어려운 이웃과 나누는 마돈나가 될 것

 

김병곤 위원장은 조원시장 상인회 회장을 겸하고 있다. 하기에 이렇게 주민들이 운영하는 돈가스 가게와 시장 안 점포와는 마찰이 없다는 것이다.

 

앞으로 가게가 운영이 잘 되면 일자리는 물론이려니와, 그 수익금으로 시장 활성화를 하는 데도 사용할 생각입니다. 또한 지역의 독거노인들과 소년소녀 가장들도 돕도록 할 것이고요. 저희들은 이 거리를 모두 돈가스 거리로 만들도록 노력을 할 것입니다. 큰 특징이 없는 저희 조원시장을, 마돈나 돈가스로 인해 명품시장을 만들자는 것이죠. 앞으로는 도시락 배달도 하려고 계획 중입니다.”

 

지금은 비록 미약하지만 앞으로는 많은 발전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다. 집에서 살림을 하기에도 바쁜 회원들이 교대로 봉사를 하는 것도 미안하다는 것이다. 열심을 다해 장사가 잘 되면 유급으로 바꾸겠다고 포부를 밝힌다.

 

 

바삭한 것이 일품인 마돈나 돈가스

 

오후 2시가 다 되어서야 가게에 손님들의 발길이 끊겼다. 주방과 홀에서 손님들에게 음식을 나누던 봉사자들도, 돈가스와 탕수육 등을 들고 나와 자리에 앉는다. 마돈나 돈가스를 한 입 베어 먹어본다. 바삭 한 것이 느끼하지가 않다. 마돈나 돈가스는 최고로 좋은 등심부위를 사용하며, 소스도 대추와 황기 등 한약재를 끓여 만든다고 한다. 빵가루를 입힌 고기의 씹히는 맛이 다르다. 좋은 재료만을 엄선해서 사용하기 때문이라는 것.

 

사람들이 저희 마돈나 돈가스를 먹어보시고는, 딴 곳에서 먹던 것과는 다르다고 해요. 그래서 단골이 되신 분들도 많고요. 이번에 마돈나를 마을기업으로 등록을 했는데, 이번 주에 허가가 날 것 같아요. 그러면 본격적으로 돈가스 사업을 시작해야죠. 허가증이 나오면 그때 다시 한 번 소개해 주세요.”

 

학생들에게 공모를 통해 명칭을 정했다고 하는 정옥순 부위원장. 작은 도서관도 자랑을 하고 싶다고 함께 들려보자고 한다. 마을주민들이 힘을 합해 차린 돈가스 집 마돈나’. 유명 가수의 이름을 딴 이 집이 날로 번창하기를 기원한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도록.

 

남부 녹색어머니회 자원봉사자들

 

수원에는 3개 녹색어머니연합회가 있다. 이 녹색어머니연합회 회원들이 생태교통에 나와 돌아가면서 자원봉사를 한다. 처음에는 서부녹색어머니연합회가 봉사를 하고, 이어서 중부녹색어머니연합회가 봉사를 했다. 그리고 22일부터 30일까지는 남부녹색어머니연합회가 생태교통 시범지역인 행궁동 여기저기서 봉사를 한다.

 

남부녹색어머니연합회(회장 구은주)는 하루에 8명씩 2 교대로 봉사를 한다. 23일 남부녹색어머니연합회 회원들은 레지던시 전시장과 당나귀꽃마차 체험장에서 봉사를 하고 있다. 당나귀꽃마차 체험장에는 구운주 연합회장과 2명이 봉사를 하고, 레지던시 전시장에는 서옥민등 2명이 봉사를 하고 있다.

 

 

생태교통 거리를 걷는 재미가 좋아.

 

생태교통을 돌아보고 나서 정말 이렇게 깨끗한 거리에 차가 없다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이렇게 차가 없다는 것이 불편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깨끗하게 잘 정리가 된 길에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걸어 다닐 수가 잇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해요.”

 

구은주 연합회장은 수원시 전체가 다 이렇게 깨끗해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말한다. 물론 차가 없어 불편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마을이 잘 정리가 된 것이 가장 기분 좋은 일이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남부녹색어머니연합회는 3개 연합회 중 가장 많은 6,480명의 회원이 가입되어 있으며, 학교도 42개교에 달한다.

 

남부녹색어머니연합회의 자원봉사자들은 가장 바쁜 일정에 봉사를 하게 되었다. 27일부터 화성문화제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구은주 회장은 어차피 봉사를 하는 것인데 바쁜 것이 더 좋지 않겠느냐고 반문을 한다. 녹색어머니연합회 자체가 봉사를 주로 하는 모임이다 보니, 많은 봉사를 할수록 좋다는 것이다.

 

 

레지던시 전시장 관람객들에게 미안해

 

레지던시 1층에 있는 전시장에는 리폼작품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버려진 물건들을 소재로 작품을 만든 것이다. 그런데 벽면에 보니 작품이 없어졌다고 돌려달라는 글귀가 적혀있다. 이곳에서 봉사를 하는 김민정, 서옥민, 김나영씨 등은 23일부터 봉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저희들은 이곳을 방문하는 인원을 체크하는 일과 사람들이 질문을 하면 그런 것을 알려드리는 봉사를 하고 있어요. 그런데 작품이 너무 없어서 휑하니 빈 공간이 너무 많아서, 관람객들이 들어와도 어서오세요라는 말을 하기가 부끄러울 정도입니다.”라고 한다.

 

이곳에 전시된 리폼 작품 중 한 점이 분실되었다고 적혀있다. 하지만 레지던시 리폼전시장에 전시된 작품들보다 빈 공간이 너무 많아 제대로 전시가 되지 않은 듯하다. 팸플릿에 보면 더 많은 작품들이 보이는 듯한데, 빈 공간이 너무 많아 휑한 느낌이 든다.

 

저희는 아침 9시 밤부터 오후 1시까지 자원봉사를 하고, 그 뒤로는 딴 단체에서 들어와 봉사를 해요. 그런데 정말 찾아오시는 분들에게 죄송할 정도예요. 생태교통과 화성문화제가 겹치게 되는 27일부터는 많은 분들이 이곳을 방문할 텐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작품이 너무 없어서 거의 비어있는 공간인 듯해 관람객들에게 미안하다는 것이다. 마침 관람을 하러 들어 온 사람들이 작품 설명을 해 달라고 부탁을 한다. 글자가 적어서 보이지가 않는다는 것이다. 작품 밑에 작가이름과 작품명이 적혀있지만, 너무 글씨가 적어서 알아보기도 힘들 지경이다.

 

리폼작품이기 때문에 많은 것들을 전시할 수가 없다고 하면, 설명이라도 좀 크게 붙여놓고 재배치를 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저원봉사를 하는 봉사자들이 다 미안할 정도라고 한다면, 화성문화제로 인해 몰려드는 관람객들은 이곳에 들려 무슨 생각을 할까? 즐겁게 돌아보아야 할 축제장에 옥에 티가 되지는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생태교통 수원2013’이 진행되고 있는 행궁동에는 별별 사람들이 다 모여 있다. 그 중 한 곳이 바로 강경젓갈을 파는 집이다. 정조로 사거리에서 화서문 방향으로 조금 들어가면 좌측 생태교통 추진단 건물 아래편에 강경젓갈이라는 간판을 달고 있는 가게가 있다. 행궁동이 정리되면서 이곳이 영업을 시작했다고 하는 채성수(남, 59세)씨가 대표이다.

 

“저는 행궁동에서 한 20년 정도 살았어요.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죠. 충남 논산시 강경은 우리나라에서 젓갈로 유명한 곳이잖아요. 벌써 그곳에서 장사를 시작한지가 한 15년 가까이 된 것 같아요. 일 년이면 절반은 수원 행궁동에 있고, 절반은 강경으로 내려가 있죠.”

 

생업이 젓갈장수라고 한다. 강경 저온창고에는 질 좋은 새우젓이 500드럼이나 있단다. 최상품 젓갈을 사람들에게 공급한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산 새우젓만을 고집하고 있다는 것이다. 채성수 대표를 만난 것은 22일 오후였다. 일요일을 맞아 생태교통 시범지역인 행궁동에 평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바쁜데도 선선히 대담에 응해준다.

 

 

처음부터 생태교통을 적극 지지해

 

‘저는 상가번영회 분과위원에 불과합니다. 더 많은 일을 해야 하지만 생업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 조금은 미안할 뿐이죠. 하지만 처음부터 생태교통을 지지하고 나섰습니다. 우리가 당면한 문재를 조금 불편하다고 반대를 해서야 되겠습니까?“

 

그래서 번영회 사람들과 함께 봉사를 하면서 생태교통 유치를 하는데 힘을 보탰다는 것이다. 채성수 대표는 불우이웃돕기는 물론, 동네청소와 새벽에 나가서 생태교통을 알리는데도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한다. 쓰레기를 치우는 일은 물론이려니와 남들이 섣불리 나서지 않는 궂은일에도 발 벗고 나섰다는 것.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겠어요. 그저 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습니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우리 마을이 살기 좋은 곳이 된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으니까요.”

 

 

한 때는 국악협회 사무장 직임도 맡아봐

 

채성수 대표가 행궁동에 자리를 잡은 것은 오래되었다. 한 때는 경기도 국악협회에서 사무장을 맡아 일을 보기도 했다(1994년도). 그러면서 어린 안지혜(부 안호성)가 가야금으로 전국국악경연대회에 나가 최고의 상을 받을 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하기도 했다.

 

“조카인 지혜가 워낙 출중한 실력을 갖고 있어서 전국대회를 거의 휩쓸다시피 했어요. 아마도 아버지의 재능을 그대로 물려받은 듯합니다. 지금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죠. 그 당시는 지혜가 경연대회에 나가서 수상을 하는 것이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었죠. 수원이라는 크지 않은 도시에서 전국대회를 제패했으니까요.”

 

지금도 그때만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한다. 1년여 정도를 국악협회에 몸을 담고 있다가, 자신의 고향인 강경의 특산품인 젓갈판매에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생태교통 수원2013’이 행궁동으로 정해지고 공사가 시작되자, 반대를 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욕을 먹기도 했단다. 하지만 그런 반대 때문에 국제적인 행사를 망칠 수는 없었다는 것.

 

“참 여러분이 고생 많이 했죠. 저희야 그저 그분들을 따라 일을 하기도 했지만, 어려가지 불미스런 일도 많았어요. 지금은 이렇게 달라진 마을을 보면서, 처음에 반대를 했던 분들도 함께 행복해 하는 것은 보고 있으니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남을 돕는 일은 언제나 행복해.

 

생태교통을 시작하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는 채성수 대표. 그러나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말을 하지 않는다. 손해를 보았지만 자신이 해결을 했다는 것이다. 평소 불우이웃돕기 등을 적극적으로 앞장서기를 좋아하는 인물이라고 주변에서는 귀띔을 해준다.

 

“올 가을에는 김장철에 부녀회에게 부탁을 해 가장 좋은 강경젓갈로 김치를 담가 독거노인 분들께 나누어 드리려고 합니다. 제가 젓갈장사를 하고 있으니, 최상품의 젓갈을 이용해 김치를 담구면 아무래도 어르신들 입맛에 맞을 듯해서요. 젓갈 바자회라도 열어 이익금으로 김장을 해드리려고요.”

 

행궁동에 작은 점포 하나를 마련한 것도, 질 좋은 젓갈을 주민들에게 공급하고 싶어서라고 한다. 그리고 이익금 중 일부를 불우이웃돕기나 독거노인들께 김장을 담아드리겠다는 것.

 

“남을 돕는 일이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남을 도울 수만 있다면 열심히 노력을 해 보아야죠. 사람이 살면서 이웃과 함께 돕고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입니까? 우리들이 그런 이웃과의 상생을 알았다면 생태교통도 훨씬 더 좋아졌을 것으로 생각이 듭니다.”

 

올 가을에는 더 많은 주변사람들을 도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는 채성수 대표. 27일부터 열리는 ‘제50회 수원화성문화제’때에 전국의 특산품이 초대되어 판매를 할 수 있게 되었는데, 그 중에 강경젓갈도 포함이 되었다고 한다. 그의 바람대로 질 좋은 강경젓갈을 화성문화제에서 만날 수가 있게 되었다. 그의 바람대로 강경젓갈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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