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서 착한 소비를 통한 공정무역 확산 노력”
수원공정무역협의회 창립…수원시도 공정무역도시 인증 추진
생산자에게 정당한 대가가 지불되는 소비를 위해 노력하는 공정무역의 기치를 확산할 민간협의체가 수원에서 출범했다. 수원공정무역협의회는 지난 29일 오후 4시 수원아이쿱생협 교육장에서 창립총회를 통해 이현아 수원공정무역협의회 추진위원장을 회장으로 선출하고, 공식적인 활동의 시작을 알렸다.
수원공정무역협의회는 공정무역에 내재된 사회적 가치들을 삶과 연결해 일상과 공동체, 마을, 도시의 근본적인 변화를 수원시에서 확산하고 일궈내기 위해 창립된 민간단체다. 경기남부두레생협, 바른두레생협, 라온경제교육사회적협동조합, 수원지속가능발전협의회, 수원iCOOP생협, 수원미래iCOOP생협, 수원협동조합협의회, 수원YMCA, 수원YWCA, 솔대노리협동조합, 식생활교육수원네트워크, 참살이협동조합, 한살림수원생협 등 13개 단체와 2명의 개인이 참여했다.
이들은 앞으로 공정무역 인식개선 캠페인과 강사단 교육, 시민을 대상으로 한 인식개선 교육, 공정무역도시인증활동 등을 통해 수원에서 공정무역 소비가 확산될 수 있도록 활동할 예정이다. 수원시 역시 공정무역의 가치와 노력을 지역에서 확산하기 위한 지방정부로서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0월 공정무역을 알리기 위한 ‘2019 경기도 공정무역 포트나잇(Fortnaght) 캠페인’에 참가했으며, 지난 3월 공정무역 지원에 관한 조례를 공포한 데 이어 수원시 공정무역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기 위한 막바지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한국공정무역마을위원회로부터 ‘공정무역도시 인증’을 받기 위해 공정무역마을가게 등 공정무역상품 판매처 확보와 교육·캠페인 등을 통한 인식 확산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공정무역에 대한 수원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수원시가 공정무역인증을 받아 공정한 거래 관계와 상호 존중 및 신뢰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무역은 공평하고 장기적인 거래 파트너십을 통해 세계무역과 빈곤, 환경, 인권 문제를 해결하려는 세계적인 운동이다.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슬기로운 소비생활? ‘강성범 박명환에게 물어봐’
강성범 박명환,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수원페이로 착하게 잘 썼어요!’
경기도(도지사 이재명)는 4월 29일 오후 수원시 영통구 아주대학교 앞 구매탄시장 인근에서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슬기로운소비생활 31개시군데이트’ 수원시 편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을 ‘수원페이’로 잘 소비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개그맨 강성범과 한국프로야구 통산 103승의 전 야구선수 박명환 코치가 참여했다. 두 사람은 최근 자신의 이름을 딴 유튜버로도 왕성하게 활약 중이다.
이번 이색데이트는 비대면으로 진행하면서도 유튜브와 아프리카 TV를 이용해 실시간 라이브 방송으로 경기도민들과 자연스러운 소통도 이뤄졌다. 도는 이 같은 이벤트로 재난기본소득 소비 촉진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총 31개 시·군 중 용인·안양에 이어 3번째 방문지는 수원시로 MC에는 개그맨 강성범, 특별 게스트로는 박명환 야구코치가 참여했다.
이들은 방송시작과 함께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신청방법을 자세히 알려주며 신청을 독려했다.그리고 구 매탄시장 골목상권의 첫 방문지인 생활용품 할인점에서는 물품을 구매하며 강성범은 매장주인과의 대화를 통해 경기지역 화폐 사용에 관한 실제 목소리를 들었다. 매장주인은 “코로나19로 인해 줄었던 손님들이 경기지역화폐를 들고 찾아와 주고 있고 70%~80%의 고객들이 수원페이로 결제하고 있어 경기도와 수원시에 매우 고마움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방문한 사진관에서는 강성범, 박민환이 사진촬영을 하고 사진관 주인과의 대화를 통해 경기지역화폐 가맹점 스티커 수령에 관련한 정보를 전달하였다. 그리고 이어진 할인제공에 모두가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2천여명의 시청자들이 함께한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의 댓들 반응도 뜨거웠다. 경기 재난기본소득 방송을 통해 첫 유튜브 스트르밍 데뷔를 한 강성범의 시청자들은 재난기본소득에 대한 좋은 정보와 강성범의 재치에 “너무좋았다”,“재난기본소득 활용방법 뿐만 아니라 가맹점주에게 좋은 정보를 알려줘서 너무 센스있다”라는 등 그 어느때보다 폭발적인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강성범과 박명환은 이어 동네 제과점을 방문,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수원페이를 활용하여 빵을 구매한뒤 음반사에 방문 하였다. 특히 저렴한 빵 가격에 강성범과 박명환, 시청자들 모두 놀랐고 옛날 느낌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음반사를 보며 시청자들에게 옛 향수를 일으키고, “CD, 테이프를 판매하는 곳에도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으로 결제를 할 수 있다는 정보를 얻어 좋다”라는 반응을 얻었다.
이들은 끝으로 버스로 이동하여, 강성범과 박명환은 돌아다니면서 출출한 배를 전화주문을 통해 배달음식을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으로 결제하는 모습을 보이며, 음식을 배달온 배달원과 경기재난기본소득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를 나누었다.이날 방송에 함께한 수원시민들은 하나같이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급이 생활의 활력을 돕고 우리 가정을 무너지지 않게 하는 힘이 되고 있다”고 입을 모으며 경기도와 수원시에 고마움을 표했다.
경기도는 앞으로 시흥시, 안성시, 부천시 등 경기도 31개 시·군 전역을 돌며 재난기본소득 소비 진작 캠페인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한편,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신청과 지급이 본격화된 가운데 코로나19로 위기에 빠진 지역경제에 재난기본소득이 활력소가 되고 있다는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의 조사결과도 나온 바 있다. 이 조사 결과에서는 도내 자영업자 488명을 대상으로 조사, 재난기본소득 발표 이후 지역화폐 사용 가능 문의가 57% 급증했으며 전월 대비 매출이 5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괴산 홍범식 가옥, 이 집 도대체 광이 왜 이리 많아?
괴산군 괴산읍 동부리에 소재한 충청북도 민속자료 제14호로 지정된 홍범식 가옥. 이 가옥은 1730년경에 건축된 것으로 추정된다. 홍범식 가옥은 조선후기 중부지방 양반가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가옥으로, 경술국치에 항거 자결 순국한 항일지사 일완(一阮) 홍범식 선생의 고택이다. 이 가옥은 괴산 3.1만세 시위를 준비한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말끔하게 복원을 마친 홍범식 가옥. 일요일에 찾은 홍범식 가옥 앞에는 관광 안내소가 자리하고 있어 괴산군이 이 가옥을 남다르게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부지방 양반가의 전형적인 집인데다가 역사적인 장소인 홍범식 가옥은, 괴산군의 문화를 알리는데 크게 일조를 할 것으로 보인다.
웬 문이 이렇게 많아?
말끔하게 단장된 홍범식 가옥을 돌아보면 절로 한마디를 하게 된다. 대문서부터 시작해, 집안으로 들어서면 수도 없이 많은 일각문 때문이다. 집안을 돌아보니 10여 개가 되는 문이 여기저기 자리하고 있다. 흡사 미로 찾기라도 하는 집인 듯하다.
이렇게 집안에 문이 많다보니, 조선시대 사대부가의 꽁꽁 감추어 놓은 집안의 내력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민초들의 담장은 그저 안을 들여다 볼 수 있을 정도의 높이인데 비해. 아무래도 반가의 집들은 이렇게 조금은 가려 놓는 것이 당시의 풍습인 것 같다.
대문을 들어서면 행랑채를 들어가는 일각문을 지나 좌측으로 사랑채로 들어가는 일각문이 있다. 일각문은 작게 만드는 것이 통례인데, 홍범식 가옥의 사랑채를 들어서는 일각문은 두 칸으로 되어있다. 그리고 일각문 우측에는 작은 쪽문이 나 있는데, 일각문을 열지 않고 이 쪽문을 통해 드나들 수가 있다. 이런 쪽문은 대개 솟을대문에 마련하는데 비해, 이렇게 사랑채를 출입하는 문에 쪽문을 놓은 것은 특별한 건축 구성이다.
사랑채는 一 자 형으로 동북쪽의 부엌 앞에 한 칸 방을 두고 옆으로 두 칸 방, 대청, 다시한 칸 방을 나란히 배열하였다. 부엌 앞의 돌출이 된 방을 빼고는 네 칸 모두 앞으로 툇마루를 놓았다. 전체적으로 다섯 칸으로 구성된 사랑채를 바라보면, 우측 끝에 작은 쪽문이 있다. 바로 사랑채에서 안채로 출입을 할 수 있는 비밀 문이다. 밖으로 나가 중문을 통하지 않고, 사랑채에서 이 문을 통해 안채로 출입을 할 수가 있다. 나름대로 넓은 집안의 동선을 최대한 짧게 하기 위한 방법인 듯하다.
반가라 다르네, 도대체 광이 몇 개여?
홍범식 선생은 풍산 홍씨의 명문가 출신이다. 홍범식 가옥을 둘러보면, 집안의 내력을 짐작할 수 있다. 1888년 진사시에 합격하여, 1907년 전북 태인, 1909년 충남 금산군의 군수가 되었다. 1910년 8월 29일 순종이 한일합방의 조약체결을 발표하자, 그날 밤 빼앗긴 나라를 되찾으라는 유서를 남기고 목을 매어 자결하였다. 『임꺽정』의 작가인 홍명희는 바로 홍범식 선생의 아들이다.
홍범식 가옥을 돌아보면 집안에 많은 광이 있다는 것에 놀란다. 우선 대문채에 광이 있는 것은 그렇다 치고, 안채 뒤편에는 뒤주를 겸한 다섯 칸의 ㄱ 자형 광채가 있다. 그 맞은편에도 담장을 둘러 일각문을 들어서면 세 칸으로 마련한 건물이 있는데, 이 건물도 광인 듯 하다. 담장을 둘러 별도로 마련한 것을 보아서는, 특별한 것을 보관하던 곳 같다.
안채 부엌의 뒤로는 뒤주가 있으며, 안채로 들어서는 중문채에도 세 칸의 광이 자리하고 있다. 집 전체를 돌아보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광들. 곡간으로 사용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집안에는 이러한 광들이 많아, 당시 이 집이 얼마나 많은 농토와 식솔들을 거느렸는지 가늠이 간다.
넓은 안채에 재미난 작은 것
사랑채를 드나드는 일각문을 조금 지나면 우측으로 중문이 있다. 이 집의 중문채는 사람이 기거하는 방이 없고, 세 칸의 광이 있다. 중문은 바람벽을 두어, 안채를 들여다보는 것을 막았다. 안채는 ㄷ자 형으로 꾸며졌다. 중앙에는 세 칸의 대청을 두고, 그 좌우에 세 칸씩의 방과 부엌을 두고 있다. 대청을 벗어나 꺾어진 양편의 날개채 끝에는 각각 부엌을 두었다. 너른 대청이 시원하게 보이는 안채는 오른쪽에는 세 칸의 툇마루를, 왼쪽에는 두 칸의 툇마루를 두었다.
안채를 돌다가 보면 재미난 것을 발견하게 된다. 안채의 뒤편으로는 세 칸 대청 뒤로도 툇마루를 놓고, 안방과 윗방 뒤로도 툇마루를 놓았다. 그런데 이 툇마루 밑에 굴뚝과 아궁이가 숨어 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한 것일까? 굴뚝과 아궁이는 윗방에 불을 때기 위한 것 같다. 이 큰 집에서 이렇게 툇마루 밑에 숨겨놓은 굴뚝과 아궁이라니. 고택을 돌아보는 또 다른 재미는 이렇게 새로운 것을 찾을 때다. 마치 보물찾기라도 한 듯한.
번듯한 대문채와 행랑채
홍범식 가옥의 대문채는 모두 일곱 칸으로 꾸며졌다. 대문을 들어서면서 좌측으로는 세 칸의 광이 있고, 우측으로는 두 칸의 방과 한 칸의 부엌이 있다. 그리고 좌측으로 담장을 두른 작은 일각문을 들어서면, 네 칸으로 꾸며진 행랑채가 자리한다. 행랑채에 안담을 두르고 마루방을 놓은 집은 보기가 힘들다.
행랑채는 바라보면서 좌측에 부엌을 두고, 두 칸 방을 드렸다. 그리고 맨 끝의 한 칸은 마루방을 두었다. 이 세 칸의 방 앞에는 모두 툇마루를 놓았는데, 이 마루방은 행랑채에 기거를 하는 남정네들의 작업 공간으로 보인다. 행랑채의 부엌은 사랑채로 들어갈 수 있도록 뒷문을 내었다. 이곳에서 음식이라도 해서 사랑채로 나르기 위함이었는가 보다. 넓은 집 안에서 집안 식솔들의 동선을 생각한 집이다.
응급환자 이송 시간 절반 이하로 단축해 ‘골든타임’ 확보
수원시, 구급차량에 녹색신호 부여하는‘긴급차량 우선 신호시스템’ 구축
수원시가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구급차량이 교차로에 진입할 때 자동으로 녹색 신호를 부여하는 ‘긴급차량 우선 신호 시스템’을 구축했다.
긴급차량 우선 신호 시스템은 구급차량이 응급환자를 병원에 이송할 때 수원시도시안전통합센터에서 차량 위치를 GPS(위성항법장치)로 추적해, 구급차량이 교차로에 진입할 때 자동으로 녹색 신호를 부여하는 것이다. 긴급차량 우선 신호 시스템 구축으로 구급차로 긴급환자를 이송하는 시간은 기존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수원시와 관내 경찰서·소방서가 함께 긴급차량 우선 신호 시스템을 시범 운영해 관내 10여 개 지점에서 아주대병원·성빈센트병원까지 통행 시간을 측정한 결과, 1㎞를 이동할 때 평균 통행 시간은 시스템을 운영하지 않았을 때보다 56.32% 단축됐다. 시스템이 없을 때 1㎞ 평균 통행 시간은 3분 20초, 시스템을 운영할 때는 1분 27초였다.
한 예로 긴급차량 우선 신호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긴급차량을 망포동에서 아주대학교병원까지 5.6㎞를 운행했을 때 9분 8초 만에 도착했다. 시스템이 없었을 때는 21분이 걸렸다. 긴급차량 우선 신호 시스템을 운영하면 수원시 어디에서나 아주대학교병원, 가톨릭대학교성빈센트병원에 10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원시는 전국 최초로 ‘센터 방식’으로 시내 전 구간에 긴급차량 우선 신호를 구축했다. 교차로에 긴급차량 송신 장치·신호제어기·무선기지국을 설치해 운영하는 ‘현장 방식’은 무선기지국이 설치된 교차로에서만 긴급차량 우선 신호를 작동할 수 있지만, 수원시가 도시안전통합센터를 기반으로 구축한 ‘센터 방식’은 도시안전통합센터와 연결된 모든 교차로의 신호를 제어할 수 있다.
수원시는 지난 1월 긴급차량 우선신호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현재 시험 운영 중이다. 경찰청 ‘교통안전 시설물 심의위원회’ 승인을 받고, ‘시스템 표준화’가 제정되면 ‘센터 방식’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수원시와 수원남부경찰서, 수원남부소방서는 27일 수원시청 상황실에서 ‘응급환자 골든타임 확보를 위한 긴급차량 우선 신호 운영 협약’을 체결하고, 긴급차량 우선 신호 시스템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협약에 따라 수원시는 신호제어기·신호등 등 현장 설비와 센터 시스템을 운영·관리하고, 수원남부경찰서는 긴급차량 우선 신호를 운영할 때 소방서 구급차 이동 경로 주변 교통상황을 모니터링·분석한다. 수원남부소방서는 긴급차량 우선 신호를 활용해 긴급환자를 신속하게 이송한다.
이날 협약식에는 염태영 수원시장, 이정래 수원남부소방서장, 박성훈 수원남부경찰서 교통과장, 김미경 수원시의회 교통건설체육위원장, 오영태 아주대 교통공학과 교수 등이 참석했다. 염태영 시장은 “긴급차량 우선 신호 시스템은 시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시스템”이라며 “시스템 특성상 일시적 차량정체가 불가피한 만큼, 시민 여러분께서는 조금 불편하시더라도 적극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장성 황룡리는 조선 제일, 한양은 천하제일‘이라네
전남 장성군 황룡면 황룡리에 가면, 전라남도 기념물 제70호로 지정된 ‘요월정원림’이 있다. 500~600년이 지난 소나무들이 여기저기 서 있는 이 숲은, 그야말로 ‘원림(園林)’이라는 명칭이 부끄럽지 않은 곳이다. 아니 그보다 ‘원시림(原始林)’이라고 표현함이 옳을 듯도 하다. 그만큼 노송과 각종 나무들이 어우러진 숲이다.
전남 장성군의 몇 군데 문화재를 답사하다가 찾아간 요월정원림. 휴일이라 그런지 숲 앞 황룡강가에는 여기저기 자리를 펴고 앉아서 사람들이 쉬고 있었다. 황룡강을 앞에 두고 서 있는 이 숲은 약 4,500평 규모로 그리 큰 숲은 아니다. 그러나 숲 안으로 들어가면, 아주 오랜 옛 이야기를 들을만한 곳이다
숲과 강과 정자가 한데 어우러지다
길을 지나다가 이름이 생소하여 들린 요월정원림. 사실은 이 숲보다는 정자가 있다는 말에 눈이 번쩍 뜨였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숲길로 들어서니, 초여름 더위를 가시게 하는 바람과 숲의 내음이 코를 간질인다. 숨을 한 번 크게 들이쉬고 천천히 계단을 오른다, 답사를 할 때는 늘 바삐 걸음을 옮기지만, 이곳은 그렇게 바쁜 걸음을 걷게 하지 않는다.
도로변 가까이 위치하고 있으면서도, 숲 안으로 들어서면 깊은 산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나는 그런 자연림이다.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니 황룡강을 굽이보고 있는 노송들이 보인다. 아래쪽을 보니 그 긁기가 꽤나 됨직하다. 이곳의 소나무들은 수령이 500 ~ 600년이 되었다고 한다.
500년 가까이 된 요월정, 살림집처럼 꾸며
이 숲 안에는 조선 명종 때에 공조좌랑을 지낸 요월정 김경우(1517~1559)가 말년에 낙향하여 지은 정자가 있다. 산수를 벗하며 음풍농월하기 위해 건축한 요월정이 바로 그 정자이다. 앞으로는 황룡강이 흐르고 주변에는 수령 100년이 지난 자미나무와 배롱나무 들이 서 있다. 아마도 이 요월정은 1550년 이후에 지어진 듯하다.
요월정은 1811년에 1차로 중건하였으며, 1925년 후손 김계두가 재중건하였다. 요월정은 많은 시인묵객들이 찾아들었던 곳이다. 당대의 명사인 하서 김인후, 고봉 기대승, 송천 양웅정 등이 이곳에서 시를 읊고 글을 남겼다. 정면 세 칸, 측면 두 칸의 요월정은 정자이기 보다는 차라리 살림집처럼 꾸며 놓았다. 이곳에서 노후를 보내고자 한 김경우의 마음이었을 것이다.
정자는 겹처마 팔작지붕으로 꾸미고 사방에 활주를 달아 지붕을 받치고 있다. 측면으로 보면 앞으로 툇마루를 놓아 세 칸인 듯 보이나, 전체적인 넓이는 두 칸 정도이다, 다만 처마를 앞으로 내밀어 세 칸으로 보인다. 요월정은 전면은 모두 문을 달았다. 두 개의 방으로 들인 요월정은 ‘당(堂)’에 가까운 살림집의 형태이다.
‘황룡은 조선제일, 한양은 천하제일입니다’
이곳에 전하는 말로는 김경우의 후손인 김경찬이, 이 정자의 경치를 찬양하여 ‘조선 제일 황룡리’라 현판하였다 한다. 이에 나라에서 장성 황룡이 조선제일이면, 한양은 어떠하냐는 질문을 해왔다. 자칫 대답을 잘못하면 곤욕을 치루기도 하겠지만, 그 보다도 목숨도 잃을 판이다. 김경찬은 바로 답을 내었다.
“장성 황룡은 조선제일, 한양은 천하에 제일이다”라는 답으로 화를 면했다고 한다. 정자 앞으로는 황룡강이 흐르고 주변은 오래된 노송과 숲으로 우거진 곳. 이곳에서 시를 읊고 자연을 벗 삼아 살아갔던 사람들. 우리 선조들은 이렇게 자연과 하나가 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는 점에 새삼 머리를 숙인다.
숲길을 천천히 걸어본다. 이 시간에는 답사의 바쁜 걸음도 잊고 싶다. 아래쪽으로 흐르는 황룡강에 낚싯대를 늘여놓고 세월을 낚고 싶다. 아마도 이 노송들도 그런 마음에 강 쪽으로 가지를 두었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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