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지쳐버린 심신을 쉴 겸 바다가 보고싶어 속초로 향했습니다. 어제(토) 길이 얼마나 막히든지. 겨우 속초에 도착했을 떄는 이미 녹초가 되었다는 것이죠. 속초에는 명물거리가 있습니다. 영랑동 포장마차 촌이라는 곳이죠. 동해를 끼고 있는 이곳은 포장마차가 죽 늘어서 있는 곳입니다.

물론 밖에는 테이블과 의자를 놓아 바닷바람과 파도소리를 들으면서 한 잔 할 수 있디고 하고요. 이 많은 집 중에 제가 잘 가는 곳이 있습니다. '당근마차'라는 이 집을 찾는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털게탕'을 먹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 아무나 못 먹어

털게탕은 쉽게 먹을 수가 없는것이, 그렇게 많은 양이 잡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 집은 늘 털게탕을 먹으려는 분들이 들리는 곳이고, 주인의 솜씨가 칭찬할말 하다는 것이죠. 시원한 국물은 술 한 잔을 하기에도 아주 제격입니다. 그러나 하나 좀심해야 할 것은 털게 잘 드셔야 합니다. 털이 가시같다는 것이죠.

술 한 잔 하다가 답답하다 싶으면 바로 밤 바다를 볼 수 있는 곳. 그곳이 바로 속초 포장마차 촌이기도 합니다. 자주 갔던 곳인데 한 3년 넘어 찾아왔나 봅니다.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저 사람이 늘었다는 것 밖에는. 아마도 토요일이라 그런 듯 합니다.



요즈음 양미리와 도루묵도 제철

다음 주부터 속초는 양미리 축제를 한다고 합니다. 시내 여기저기 걸린 현수막이 눈에 띠네요. 그 때까지는 못 있겠지만, 어제 양미리와 도루묵도 함께 맛을 보았죠. 도루묵은 알이 꽉 찬 것이 입안에서 자꾸만 끌어들이기도. 요즈음은 무엇인들 맛이 없겠습니까? 모처럼 맞은 자유가 입맛까지 돌아오게 했나봅니다. 

오늘은 동해 쪽으로 발길을 옮기려고 합니다. 그동안 오래 찾아보지 못한 곳이기에. 바람이 찹니다. 그런데 발길은 자꾸만 나가자고 하네요. 좋은 날들 되시기 바랍니다. 사진을 환하지 않은 등 밑에서 폰으로 찍었더니 엉멍입니다. 아마도 한 잔 먹은 것을 알리는 듯. 속초 밤바다 하나 남겨 두렵니다.


밥 시간을 제때 못 맞추는 나로서는, 시간을 놓치기가 일쑤이다. 그러다가 보면 밥 맛을 잃을 수도 있고, 무엇인가 색다른 것을 먹고 싶기도 하고. 그럴 때 가장 편한 것이 바로 라면이다. 라면도 자주 먹으면 질리게 마련, 가장 편한 것이 바로 컵라면이다. 난 주로 편한 컵라면을 이용하는 편이지만, 그것 하나를 갖고는 조금 부족하다.

그렇다고 두개를 끓일 수도 없는 법. 컵라면 하나를 이용해 한끼 식사를 해결하는 나만의 방법이 있다. 바로 <떡김치 컵라면>이라는 것이다. 나만의 특식인 이 특별한 요리의 비법을 공개한다. 물론 사람마다 식성이 틀리고, 손마맛이 다르니 다들 같은 맛을 내리라고는 판단하지 마시길....


떡김치 컵라면을 제조하는 순서

1. 우선 찬 물을 냄바에 넣고 물을 끓인다(위 사진)

 


2. 컵 라면 하나를 준비한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라면을 이용하면 된다는 것    



3. 물이 끓기 전에 먼저 스프를 집어 넣는다.


4. 특별한 요리를 만들기 위해 김치와 고추장을 준비한다. 김치는 자신의 취향에 따라 넣으면 된다, 난 향이 좋은 2년 묵은 여수 돌산 갓 김치를 즐겨 사용한다. 여수에 사는 아우 블로거가 사 준것이다.


5. 물이 팔팔 끓기 전에 고추장을 반 숟깔 정도 넣는다.


6. 고추장을 잘 풀어 놓으면 이런 색이 나온다. 


7. 물이 끓기 시작하면 컵라면을 투입한다.


8. 그리고는 김치를 집어 넣는다. 계란을 즐겨하시는 분들은 알아서 계란 하나 투척


9. 이것이 맛있는 라면을 끓이는 비법 중 하나. 면이 풀어지면 찬물을 3분지 1 정도 되게 붓는다. 면발이 쫀득해지게 하는 법이다.


10. 이렇게 보글보글 끓을 때 조그만 더 기다리면 된다. 요때쯤이면 냄새가 진동한다.창자는 마구마구 요동을 치고.

  
11. 라면과 김치, 떡을 그릇에 담으면 대충 요런 모양이다.


12. 국믈을 그릇에 부으면 떡김치 컵라면이 완성된다. 다음은 그냥 마구마구 드시면 된다는.

이 떡김치 컵라면 가장 중요한 것은 고추장과 김치가 되겠다. 장맛이 좋아야 음식 맛도 좋은 법. 그리고 김치는 본인이 알아서 먹으면 되지만, 이왕이면 묵은 김치가 제맛을 낸다. 또 하나 찬물의 투입 시기와 양이다. 그것을 잘 맞추어야 한다. 이 비법 절대로 공개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난 아무래도 맛집 블로거는 못할 듯싶다. 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음식을 먹기 전에 먼저 카메라부터 들이밀고, 다음에 먹으면서도 연신 찍어대야 하는데 우린 죽어도 그 짓은 못한다. 내가 일부러 음식을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기에, 타인들과 밥상머리에 앉아 카메라를 들이민다는 것 자체가 쑥스럽기 때문이다.

이번 출장길에 여러 사람을 만나고 다녔다. 그 중 한 분이 점심대접을 하겠다고 해서 찾아간 곳. 화성시 향남읍 하길리 569-5번지에 소재한 ‘뽕나무 골’이란 식당이다. 식당 주차장에는 이미 만차가 되어있다. 안으로 들어가니 좁지 않은 식당 안에 무슨 사람들이 그리 많은지. 아마도 인근 뿐 아니라 먼 곳에서도 찾아온 듯하다.


아이폰에 역광까지. 사진은 엉망입니다.

누에
박물관이 있는 '뽕나무 골' 식당

식당 안으로 들어가니 벽에 곤충들이 가득하다. 옆으로 보니 이상한 것들이 즐비하게 전시가 되어있다. 자세히 보니 ‘누에박물관’이란다. 예전 베틀이며 여러 가지 누에를 치는 기구들이 전시가 되어있다. 이왕 왔으니 이런 것도 찍어야 하는데. 그러고 보니 카메라가 없다. 단 분 차를 이용했으니 당연히 카메라는 차에 두고 올 수 밖에.

이래서 난 파워블로거가 못 되는 것인가 보다. 블로그의 필수품이 카메라라고 하는데, 점심 한 그릇에 정신을 빼앗겨, 카메라를 두고 왔으니 말이다. 그래도 아이폰이 있으니 우선은 그것으로 대처를 하는 수밖에.




점심에 받은 뽕정식. 황제가 따로 없네.

뽕정식이라고 하는 상차림을 시켰다. 소갈비찜이 나오면 1인분에 2만 5천원이고, 돼지갈비찜이면 2만원이란다. 싼 가격은 아니다. 도자기 그릇에 담겨 나오는 반찬들을 보니 26가지나 된다.

이럴 때는 정말 나 스스로를 책한다. 바보처럼 카메라를 두고 오다니. 이것만 해도 글 두 개는 쓸수 있는데 말이다. 밥상과 박물관을 찍었으면, 하루 글 쓸 소재는 충분한데 말이다. 그래도 한 두 어장 찍으려는데, 식당 안에 밥을 먹으로 온 사람들이 연신 쳐다본다. 잠시 고민을 해댄다. 그래도 막 찍어버려? 그러나 나에게는 그런 배짱이 없다.





더구나 처음 만난 사람 앞에서 시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이나저나 이 먼 곳을 다시 오기도 그렇고, 참으로 난감하다. 할 수 없이 아이폰을 꺼내 몇 장만 찍는다. 찍으면서도 연신 부담스럽다. 거 참, 내가 맛집 블로거도 아닌데, 왜 꼭 이래야 하는 것이지.

어쨌든지 밥상을 받고 보니 황제도 부럽지 않다. 화학조미료를 일체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니, 그만해도 괜찮다는 생각이다. 대접을 받는 자리이니 그 맛을 음미를 해가면서 천천히 먹을 수도 없는 일. 그저 앞에 놓인 반찬만 뒤척이고 있었다니.



먼저 자리를 일어나 박물관으로 가 일일이 찍어댄다. 그런데 이건 또 웬일이람. 아이폰에 밧데리가 10%가 남았다고 한다. 더 이상 찍었다가는 통화도 못할 지경이다. 이쯤해서 사진찍기를 그만해야 하는데.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밥상도 그렇고 박물관도 그렇고. 다음에 이 방면으로 지나갈 일이 있으면 꼭 한번 들려보아야겠다. 황제 노릇 한번 하려고.

주소 : 화성시 향남읍 하길리 569-5
전화 : (031) 353-6220(예약) / 353-6223

여기저기 다니다가 보면 밥을 먹는 것이 큰 고민꺼리가 아닐 수 없다. 10월 10일 여수를 내려가서 먹은 점심은 음식 맛도 좋았지만, 그보다는 사람의 정이 더 좋은 그런 음식이었다. 아침 일찍 여수로 향했다. 여수는 해산물을 살 일이 있어 내려갔는데, 지리도 잘 모르지만 싱싱한 생선을 사기 위해 여수에 사는 블로거인 임현철님께 부탁을 했다.

임현철님은 그 동안 몇 번 만나 술을 같이 한 적이 있어, 형님 아우 하는 사이이니 오랜만에 얼굴도 좀 볼 겸 부탁을 했다. 여수에서 만나 함께 수산시장을 들어가 수산물을 구입한 후 저밈을 먹자고 한다.

여수에 사는 블로거 임현철님이 안내해 준 식당의 상차림. 보기에도 깔끔한 것이 맛 또한 일품이다.


맛깔스런 음식, 그리고 좋은 사람.

임현철님이 안내를 해준 곳은 작은 식당이다. 안으로 들어가니 테이블 몇 조가 있을 뿐이다. 미리 예약을 해 놓은 터라 상위에는 음식이 차려져 있는데, 보기만 해도 깔끔하단 생각이 든다. 우리가 시킨 음식은 갈치조림이었는데, 준비가 다 된 듯 바로 음식을 내어준다.

“형님 막걸리 한잔은 하셔야죠”
“당연하지”

정갈하니 차려진 밑반찬. 남도답게 음식 맛은 더 이상 이야기 할 필요가 없다.


늘 만나면 그렇게 술로 회포를 푼다. 참 이 술은 어찌 그리 시도 때도 없이 술술 들어가는 것인지. 막걸리 한 주전자를 나누어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아마도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맛있는 음식보다 그 정이 더 즐거운 것이 아닐까?

마침 시간이 지나 속이 출출한 탓도 있지만, 좋은 사람을 만나 함께 먹는 음식 맛은 더할 나위가 없다. 음식은 간결하니 깔끔하다. 그 중에서도 오래 묵은 갓김치와 갈치내장젓갈이라고 하는 것은, 음식 까다롭기로 소문 난 내 입에 감길 정도였으니 더 이상 무슨 말을 하랴. 좋은 사람과 좋은 음식,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을 듯하다

갈치조림. 이런 것 하나만 갖고도 밥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곳이 바로 남도였다.

원래 낮술을 않하지만, 좋은 사람을 만났으니 어찌 그냥 헤어지랴. 남도의 맛있는 막걸리와 좋은 사람. 이보다 더 좋은 음식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음식 맛에 취하고 사람에 취하다가 보니 사진을 찍는 것을 잊었다. 밥을 먹다말고 생각이 나 잠시 한 장 찍고. 옆에 있는 것김치는 해묵은 것이다.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고 글 한자 남기지 않는다면 그도 블로거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맛있는 식사를 만들어 준 여수 해오름식당. 전문적인 음식 소개 블로거가 아닌 나로서는 주소며 연락처 등은 항상 묻지를 않는다. 간판에 전화번호가 나와 그도 다행이라는 생각. 임현철님이 선물로 준 해묵은 갓김치와 꼬들빼기 김치. 그것을 갖고 와 밥을 두 그릇이나 비웠다는. "아우님 고마우이~"
먼 모닥불을 피워놓고 전어 회를 먹는다고?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데, 그럼 전어를 모닥불에 구워 먹었다는 소리인감? 그것도 아니면 전어회를 먹는 것을 구경이라도 했다는 것인감? 도대체 궁금하구0만, 어서 이야기를 풀어내 보셔.

성질 급할 것 없다. 말 그대로이니. 모닥불을 피어놓고 전어회를 먹었다는 이야기이다. 맛은 둘째치고 그 분위기가 사람을 잡았다는, 자랑 비슷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10월 1일 행사를 마치고 초대를 받았다. 물론 군 부대의 관계자분 집으로. 이 마을은 일반인들은 출입이 통제되어 있는 곳이다. 집을 들어가니 마당에 잔디가 깔리고, 상이 거나하게 차려져 있다.


10월 밤 밖에서 먹는 전어회 맛

10월 초라고는 하지만, 며칠 째 날이 쌀쌀했다. 밖에서 전어를 구이와 회로 먹는다는 것 자체가 색다른 풍미이다. 그런데 날이 쌀쌀하다고 참나무 모닥불을 피워 놓았으니, 그 또한 운치가 상당하다. 전어 맛도 일품이려니와 모닥불에세 풍겨나오는 솔의 향이 그만이다. 술을 먹으면 안된다고 했지만, 한 두어잔이야 어떠랴.   



싱싱한 전어회와 상차림이다. 보기만 해도 침이 넘어간다. 그런데 이 전어에다가 숯불로 지글거리며 굽고 있는 목살까지. 이런 분위기는 정말 최고였다.




전어회무침과 갓김치, 그리고 알타리김치. 모든 것이 무공해 웰빙반찬이다. 분위기 좋고 사람들이 좋은데, 어찌 술 한 잔 생각이 나질 않을까? 내일 산수갑산을 간다고 해도 한 잔 해야지



한 잔씩 하고는 모닥불가에 둘러앉아 그날 캔 고구마까지 호일에 싸서 구워먹었다. 이보다 더 풍성한 밤은 없을 터. 사람이 사는 것이 결국 이런 정 때문이 아닐까? 모닥불에 통으로 구워먹는 전어는 집나간 며느리가 아니라, 오래 전에 세상을 뜬 분들도 찾아올 듯한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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