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수원에서는 축제가 계속된다
◦‘수원 문화재 야행’, 매년 19만여 명 찾는 대표 여름축제로 자리매김
◦2019 수원국제발레축제, 국내외 최정상급 발레단 출연
◦9월 6~7일에는 광교호수공원에서 수원재즈페스티벌 열려
여름밤, 수원에서 한여름 더위를 식혀줄 축제가 잇따라 열린다. 수원화성 곳곳의 아름다운 야경을 감상하며 문화를 체험하는 ‘밤빛 품은 성곽 도시, 수원 문화재 야행(夜行)’이 한 달여 동안 이어질 여름 축제의 문을 연다.
9~11일 화성행궁, 행궁동, 공방길 등 수원화성 일원에서 열리는 ‘수원 문화재 야행’은 저녁 6시부터 11시까지 8야(夜)를 소주제로 한 문화재 체험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40여 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수원 문화재 야행은 문화재청이 2016년 시작한 ‘문화재 야행’의 하나다. 수원시는 2017년 문화재 야행 공모 첫 선정 후 3년 연속으로 선정돼 수원 문화재 야행을 개최하고 있다. 2017년 관광객 19만 2500여 명, 2차례에 걸쳐 열린 지난해 야행에 18만 8400여 명이 찾은 수원 문화재 야행은 여름철 수원시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했다.
경제적 효과도 상당하다. (사)한국관광학회의 ‘2018년 지역상권분석’에 따르면 수원 문화재 야행 기간에 행궁동 일원 상가의 86%가 고객 수가 늘어났고, 84%가 매출액이 증가했다. 수원 문화재 야행의 주제인 8야(夜)는 야경(夜景)·야로(夜路)·야사(夜史)·야화(夜畵)·야설(夜設)·야시(夜市)·야식(夜食)·야숙(夜宿)이다. 야경(밤에 비춰보는 문화재)은 화성행궁·화령전·수원화성박물관·한옥기술전시관·수원아이파크미술관 등 12개 문화시설을 연장 운영(밤 11시)하는 것이고, 야로(밤에 걷는 거리)는 화성어차·자전거 택시·플라잉 수원 등 탈거리를 연장 운행하는 것이다.
야사(밤에 듣는 역사 이야기)는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신풍루, 화성행궁, 화령전 등을 거치는 길을 걸어서 여행하는 ‘행궁, 이야기 속을 걷다’와 거리 상황극 ‘달밤의 행궁동’ 등 프로그램으로 이뤄진다. 야화(밤에 보는 그림)는 봉수당·낙남헌 등을 캔버스 삼아 빛으로 작품을 만드는 미디어아트 기획전 ‘빛 그리고 아름다움’과 야행등 퍼레이드 등으로 진행된다.
야설(밤에 보는 공연)은 곳곳에서 펼쳐지는 공연이다. 무예 24기 시연, 장용영 수위의식, 수원시립교향악단·시립합창단 공연 등이 펼쳐진다. 야시(밤에 하는 장사)는 수원시 공방작가·예술인이 참여하는 ‘밤빛마켓’과 ‘예술장터’로 진행된다. 야식(밤에 먹는 음식)은 행궁동 일원 음식점·카페가 늦은 밤까지 문을 여는 것이다. 축제에 참여하는 음식점·카페들은 ‘야행 특별 메뉴’를 개발할 예정이다. 행궁 야식기행 체험프로그램 ‘탕탕평평 탕평채’도 있다. 구 신풍초등학교 담장 앞에는 청년푸드트럭이 운영된다.
야숙은 수원에서 숙박하면서 야행을 즐기는 것이다. 숙박 앱 ‘여기 어때’, 코레일의 ‘내일로’와 연계해 수원시 숙박업소(게스트하우스)를 예약한 사람에게 할인혜택을 준다. 올해는 처음으로 지역 주민·상인·예술인 등이 ‘문화재 야행 지역 협의체’를 자발적으로 구성해 수원시와 함께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수원 문화재 야행 홈페이지(culturenight.swcf.or.kr)에서 프로그램 일정을 볼 수 있다.
수원 문화재 야행 이후에도 축제는 계속된다. 20일에는 시 승격 70주년과 수원고등법원·검찰청 개원·청을 기념해 수원컨벤션센터 특설무대에서 KBS 열린음악회가 열린다. 국내 정상급 가수, 성악가가 출연한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2019 수원국제발레축제’는 21~25일 수원 제1야외음악당과 수원SK아트리움에서 펼쳐진다. 국내 최정상급 발레단 공연과 발레를 사랑하는 아마추어 발레단의 열정적인 공연을 볼 수 있다.
수원시가 주최하고 발레STP협동조합이 주관하는 축제에는 유니버설발레단·서울발레시어터·이원국발레단·SEO(서)발레단·와이즈발레단·김옥련발레단 등 국내 최정상급 발레단과 스위스 바젤발레단·독일 슈타츠발레단이 출연한다. 발레STP협동조합 홈페이지(http://www.balletstp.kr)에서 일정을 볼 수 있다. 30일에는 수원 제1야외음악당에서 수원시립합창단의 대표 기획공연인 ‘2019 잔디밭 음악회-밤을 잊은 그대에게’가 열린다. 수원시립합창단, 프로젝트팝스오케스트라, 가수 거미 등이 출연한다.
‘2019 수원재즈페스티벌’은 9월 6~7일 시민들을 찾아간다. 광교호수공원 재미난밭에서 열린다. 6일 재즈보컬리스트 BMK와 말로, 7일에는 웅산과 연주가 고상지 등이 출연한다. 7월 2일 시작된 ‘화성행궁 야간 개장’은 9월 28일까지 이어진다. 화성행궁의 아름다운 야경과 다양한 상설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제 역할 못하는 빗물저금통, 손보아 주세요.
지동 창룡마을 창작센터 빗물저금통 무용지물
‘빗물저금통’은 말 그대로 빗물을 저금해 두었다가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빗물관리 시설을 말하는 것이다. 수원시에서는 극심한 가뭄과 물 부족 현상을 이겨내기 위해 새로운 빗물 저장고를 제작해 요소요소에 설치해주고 있다. 빗물저금통은 내리는 비에서 모아놓은 빗물을 이용하여 생활용수 등으로 사용하는 시설을 말한다.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가끔 뉴스를 통해 거북등처럼 쩍쩍 갈라지고 있는 논밭이나, 말라버린 하천의 물길을 보면서 애를 태우기도 한다. 지자체에서는 이러한 물 부족 현상을 이겨내기 위해서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수원시는 빗물의 재활용을 통해 물 부족을 해소하고 하수도 부하를 경감시키며, 상수도 사용량을 감소시켜 공공요금을 줄이는 것을 중심으로 곳곳에 빗물저금통을 설치하여 효과를 보고 있다. 수원시는 또 빗물재활용을 위한 빗물저금통의 설치를 점차 확대할 방침이며, 행정복지센터의 경우 시설을 전면 개방해 센터 인근 주민들도 언제든 이 빗물을 받아가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동 창룡마을 창작센터 빗물저금통이 비었어요.
3일, 폭염이라는 말이 어울리듯 무더운 날이다. 지동 창룡마을 창작센터를 들렸더니 카페에 더위를 피하여 몇 사람이 앉아있다. 잠시만 밖에 나가 서 있어도 땀이 흐르는 날씨다. 그런데 창룡마을 창작센터 관리자 한 사람이 허드렛물을 사용하는 작업을 하면서 곁에 있는 빗물저금통에 물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수돗물을 이용하고 있다
왜 빗물저금통에 모인 물을 이용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빗물저금통에 물이 없다고 한다. 며칠을 그렇게 많은 비가 내렸는데 빗물저금통에 물이 없다니 이건 무슨 말일까? 그 많이 고여 있을 빗물을 그동안 다 사용했다는 것인가? 창작센터 카페에 앉아 칭직센터 인근 문화재보호구역에 무성하게 자란 잡풀을 제거하는 것을 보고 있던 수원시의회 한원찬 의원이 빗물저금통을 열어보더니 “빗물저금통이 비었다”고 알려준다.
지동 창작센터 빗물저금통은 창작센터 앞마당에 있는 화초 및 나무에 물을 주고 창작센터의 청소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설치했다. 그런데 정작 빗물저금통에 모인 물을 사용하는 것은 몇 번밖에 본적이 없는 듯하다. 처음에 설치를 해놓고 빗물을 수집하는 관도 연결했지만 정작 빗물을 이용하는 모습을 자주보지를 못했다
빗물저금통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취해야
빗물저금통이라는 큰 항아리 앞에 놓인 작은항아리를 열어보니 무엇인가 가득 들어있다. 겨울에 빗물을 내보내는 관이 얼지 말라고 옷가지로 덮어놓았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올해는 빗물저금통에 물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그동안 많은 비도 내렸으니 빗물저금통에 물이 가득해야 할 텐데 왜 물이 바닥에 조금밖에 없는 것일까?
항아라 옆에 있는 담장을 타고 연결된 빗물수집관도 그대로 있고 항아리도 그 자리에 서 있는데, 도대체 빗물이 모이지 않는 까닭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지붕에서 빗물이 저금통까지 흐를 수 있도록 연결한 수집관이 잘못 된 것은 아닌지? 아니면 빗물이 모여 흘러들어야 할 3층 옥상에 물이 딴 곳으로 흐르는 것이 아닌지 알 수가 없다.
‘빗물저금통이 제 구실을 하지 못하면 예산만 낭비한 것이 아닌지 모르겠네요.“
한원찬 의원은 빗물저금통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제 구실을 못하는 빗물저금통을 원인을 알아보아야한다고 했다. 지동 창룡마을 창작센터 앞에 서 있던 집들이 문화재보호구역으로 고지된 후 이주를 한 곳에 텃밭을 마련하고 그곳에 물을 대기도 했다. 그동안 텃밭에 준 물도 모두 빗물저금통의 물이 아닌 수돗물을 가져다 사용했다.
빗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마련한 빗물저금통. 왜 물이 모이지 않는 것인지 그 원인을 조사하여 하루빨리 빗물저금통이 제 구실을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주기 바란다. 시민들의 세금으로 마련한 빗물저금통에 물이 모이지 않아 사용할 수 없어 허울만 빗물저금통이 되지 않도록 말이다.
<야행 특별기사> 수원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미리 돌아본 수원화성, 화성 야경은 최고의 관광상품
수원은 낮보다 밤이 더 아름답다. 수원화성의 낮은 단순히 세계문화유산이자 사적 제3호인 수원화성을 만날 수 있지만, 밤이 되면 또 다른 수원화성을 만날 수 있다. 그런 수원화성의 밤은 어떤 모습이고, 어떤 사람들이 즐겨 찾을까? 2일, 해가 설핏 넘어갈 시간에 화성행궁으로 나갔다.
2일 오후 1시를 기해 폭염경보가 내렸다고 쉴 새 없이 문자가 들어온다. 꼭 문자가 아니라고 해도 밖을 나가면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쏟아진다. 오후 7시 반, 집을 나서 화성행궁으로 향했다. 얼린 생수 한 병을 손에 들고 가급적이면 땀이 흐르지 않을 정도로 천천히 발길을 옮긴다. 하지만 워낙 날이 덥다보니 그도 소용이 없다. 이미 행궁에 도착하기도 전에 땀이 줄줄 흐른다. 하지만 야경을 볼만한 곳을 미리 정해놓고 길을 걷기 시작했으니 땀이 흘러도 걸을 수밖에 없다.
수원화성과 화성행궁, 행궁동 등을 돌아보며 문화재의 밤의 역사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인 '수원문화재 야행(夜行)'이 8월 9일부터 11일까지 수원화성, 행궁광장, 행궁동 등에서 열린다. 2017년 시작해 올해 세 번째로 열리는 ‘수원 문화재야행’은 수원화성 곳곳의 야경을 감상하며 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그동안 인기가 높아 문화재청이 주관한 야행 사업 중 우수 사업으로 선정돼 국비를 지원받았다.
야행을 준비하는 화성행궁은 야간개장까지 곁들여져 신풍루 앞에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천천히 행궁동을 향해 발길을 옮긴다. 행궁동 차 없는 거리로 향하다보면 양편에 넝쿨식물이 자라고 있고, 식물 위에는 조명을 환하게 켜 놓았다. 수원야행을 준비하고 있는 듯하다.
보물 화서문과 서북공심돈 야경은 압권
화서문을 지나 수원화성 밖으로 나갔다. 밖에서 보는 보물 제403호인 화서문과 보물 제1701호인 서북공심돈의 야경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화서문관 서북공심돈은 보물로 지정될 정도로 원형을 보존하고 있지만, 성 밖에서 보는 화서문과 서북공심돈의 조화는 뛰어난 조형미를 갖추고 있다.
화서문 앞 쉼터에는 많은 시민들이 나와 더위를 피하고 있다. 마침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잠시 돌의자에 앉아 땀을 식혀본다.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하기 위해 성 밖 산책로를 걷는다. 그 중에는 외지인인 듯 열심히 화서문과 서북공심돈의 야경을 담아내고 있는 사람도 눈에 띤다.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은 너나가 없는 듯하다.
“수원분이 아니신가 봐요?”
“예, 청주에서 수원화성 야경이 아름답다고 해서 야경 보러 왔어요.”
“구경은 다 하셨습니까?”
“이제 화성행궁 몇 장 촬영하고 이곳으로 왔어요. 얼른 촬영마치고 방화수류정으로 가보려고요”
청주에서 수원화성의 야경을 촬영하기 위해 찾아왔다는 한 관람객은 이야기를 하면서도 연신 셔터를 눌러댄다. 그런 모습을 보던 피서를 즐기던 시민들도 화서문과 서북공심돈의 야경을 휴대폰에 담아낸다. 수원에 살고 있지만 타지에서 여행 온 관광객이 칭찬하는 소리를 듣고 새삼 그 아름다움에 빠져든 듯하다.
화성 성벽 안 길 조명 손봐야, 방화수류정 조명 좀 더 밝았으면
화서문에서 서북공심돈, 북포루, 북서포루, 북서작대를 거쳐 장안문을 통해 성 안으로 들어선다. 장안문을 성 안에서 촬영한 후 장안문 가파른 돌층계를 올라 북동적대와 북동치를 거쳐 상을 끼고 성안을 걷기 시작한다. 야간에 성벽을 따라 조명이 들어와 길을 걷기에 큰 불편함은 없다. 하지만 곳곳에 조명이 들어오지 않아 어두운 곳도 있고, 조명이 깜박거려 눈을 피곤하게 만들기도 한다.
상 안길은 흙길이다. 걷다보면 곳곳에 땅 위로 돌출된 돌이 걸리기도 한다. 조명이 꺼진 곳은 야경이 시작하기 전에 손을 보았으면 좋겠다. 외지에서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물편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올해 3년째인 수원야행은 첫해인 2017년 19만2470명이 방문했으며, 지난해는 8월 10일과 11일, 9월 7일과 8일, 4일 동안 18만8400명이 방문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짧은 기간 동안 이렇게 많은 관람객이 찾아오는 수원야행이 관람객들에게 불편함을 주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북동포루를 지나 화홍문과 보물 1709호인 방화수류정을 보니 그 아름다운 자태를 제대로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조명에 어둡다. 주변 조망을 관람하기 위해 일부러 조명을 어둡게 한 것이 아니라고 하면, 화홍문과 방화수류정의 조명이 좀 다 밝았으면 좋지 않을까?
다양한 즐길거리 마련한 수원문화재 야행
올해 수원문화재 야행은 8야로 구성된다. 밤에 비춰보는 문화재 야경 (夜景)을 시작으로 밤에 걷는 거리인 야로(夜路), 밤에 듣는 역사이야기 야사(夜史), 밤에 보는 그림 야화(夜畵), 밤에 보는 공연 이야기 야설(夜設)은 정조대왕의 친위부대인 장용영 군사들의 수위의식과 24기 무예 시연을 비롯하여 경기도무형문화재 승무·살풀이춤, 수원시립교향악단과 시립합창단의 공연, 전통·퓨전국악·재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공연을 거리 곳곳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밤에 하는 장사 이야기 야시(夜市)로는 공방작가를 비롯한 지역예술인들과 주민들이 함께하는 밤빛마켓과 예술장터가 준비되어 있다. 밤에 먹는 음식 이야기 야식(夜食)은 행궁 야식기행 ‘탕탕평평 탕평채’ 체험프로그램을 비롯하여 청년 푸드트럭, 행궁동 심야식당·카페가 수원 문화재 야행과 함께 한다. 문화재에서의 하룻밤 야숙(夜宿)은 숙박 앱 ‘여기 어때’와 코레일 ‘내일로’와 연계하여 수원시 숙박 예약 시 할인을 받을 수 있는 특별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수원화성과 화성행궁, 향궁동, 남문시장 등을 돌아보며 마음껏 밤의 아름다움에 취해볼 수 있는 수원문화재 야행. 무더위에 땀을 흘리며 돌아본 수원야경은 낮보다 더한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예전엔 수원천에서 여름철 물놀이 즐겼죠.”
장맛비로 맑아진 수원천에서 물놀이하는 아이들은 즐거워
“예전에 수원천에 지금보다 물이 많았어요. 저희 어렸을 적에는 수원천 넓이가 지금보다 더 넓었죠. 수심도 깊었고요. 현재 남수문 앞에 물이 고여있는 소(沼)가 있어서 그곳에서 뛰어들기도 하고요. 이젠 그런 추억이 다 사라진 것이죠.”
지동시장 최극렬 상인회장이 들려주는 어릴 적 수원천에 대한 기억이다. 당시는 수원천이 지금보다 하천의 넓이도 더 넓었고 깊었다고 한다. 그래서 여름이 되면 수원천에서 다이빙도 즐기고 물놀이를 했다는 것이다. 예전엔 수원천이 지금보다 물도 깊어서 여름이 되면 굳이 멀리까지 물을 찾아 딴 곳을 찾아가지 않고 수원천에서 물놀이를 즐겼다고 한다.
“지금이야 수원천이 물놀이를 할 만큼 물이 깨끗하지 못하잖아요. 예전에 정말 물이 깨끗했어요. 광교저수지 인근에 집들도 없었고, 수원천이 흘러내리는 곳 여기저기 아이들이 물놀이를 할 만한 곳이 많았으니까요. 이젠 모두 옛 추억이 되었지만 말이죠.”
최극렬 회장은 여름이 되면 수원천에서 물놀이를 즐겼기 때문에 피서가 따로 필요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수원천이 지금은 물놀이를 할 수 있을 만큼 물이 깨끗하지 않아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고 한다. 수원천은 여름철 아이들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어르신들은 최극렬 회장만이 아니다. 수원천 인근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어른들은 누구나 수원천에 관한 기억을 이야기한다.
깨끗해진 수원천에서 물놀이 즐기는 아이들
31일, 며칠 동안 퍼붓던 비가 그치더니 수원천애 물이 불어났다. 바닥에 검게 자리하고 있던 물이끼 등도 사라져 수원천 물길이 맑아졌다. 화홍문 앞에서 천천히 수원천을 따라 걸어보았다, 물 흐르는 소리가 한낮의 더위를 가시게 해준다. 도심 한 복판을 흐르는 수원천이 있기 때문에 수원시민들은 이곳 주변에서 더위를 피할 수 있다.
수원천에 걸린 다리마다 밑에 그늘이 져 사람들이 더위를 피하고 있다. 남수문을 지나 시장에 볼일을 보기위해 수원천 옆 둑길을 걸어가는데 여자아이들 웃음소리가 들린다. 무슨 일인가해서 바라보니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여학생들이 수원천에 몸을 담그고 이야기들을 하면서 깔깔거리고 있다.
고거에는 어디서나 볼 수 있었던 풍경이다. 내 어릴 적에도 집 근처에 개울이 흐르고 있어 여름이면 그곳에서 헤엄도 치면서 물놀이를 한 기억이 새롭다. 수원천에 상반신을 담가놓고 웃고 까부는 아이들을 보니 그 때 기억이 새롭다. 지금이야 어느 곳이나 마을이 들어서고 집들이 늘어나면서 많은 하천을 복개하여 건물을 지었지만, 그와 반대로 수원천은 복개구간을 걷어내고 자연생태하천으로 조성해 놓아, 여름이면 물놀이를 하는 아이들을 볼 수 있다니 다행이라 여겨진다.
많은 사람들이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수원천
수원천은 생태하천이다. 많은 수생식물과 어종들을 이곳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런 어종들을 먹이로 삼는 조류들까지 날아들어 수원천은 그야말로 생명이 살아있는 하천이다. 여름철이 되면 늘 수원천 옆으로 난 산책로를 걸으며 더위를 피하곤 하지만, 장맛비가 내려 깨끗해진 수원천을 바라보니 마음이 한결 산뜻해진다.
”어린아이들이 물에서 놀아도 괜찮을지 모르겠네요? 장맛비가 내려 물이 깨끗해지긴 했지만 너무 오래 물속에 들어가 있으면 안 될 텐데 말이죠.“
아이들이 수원천에 몸을 담그고 있는 것을 보고 지나가던 행인이 걱정스럽게 말한다. 하지만 저렇게라도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일까? 아마 아이들은 이 무더운 여름날 잠시 동안이나마 물속에 몸을 담갔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할 것이다. 수원천이 우리에게 주는 이 무더운 여름의 시원함, 그 행복을 느끼는 것도 필요하단 생각이다.
지동 창룡마을 창작센터, ‘지동, 불꽃 인두화를 품다’ 개막
인두화공모전 등에서 입상작 등 다양한 작품 선보여
7월 30일 오후 3시, 수원시 팔달구 지동에 소재한 창룡마을 창작센터에서 ‘지동, 불꽃 인두화를 품다’ 개막식이 열렸다. 이 전시는 그동안 한국종합예술협회장이자 수원화성인두화공방 대표인 일연 우송연 작가와 인두화 작가 20명이 전국인두화경진대회, 대한민국미술대전, 대한민국전통미술대전 등에서 입상한 작품이 전시되었다.
자연친화적인 목재를 이용해 작품을 창출하는 인두화는 예전에는 불에 달군 인두를 사용해 작업을 했다고 한다. 그렇게 뜨겁게 달궈진 인두를 사용하기 때문에 화상을 입는 일도 잦았다는 것이다. 인두화(우드버닝)는 화로에서 달궈진 무쇠인두로 문양과 자연풍경 등을 그림으로 새기는 것을 말한다. 나무의 재질에 따라서 대나무에 그리는 것은 낙죽(烙竹), 나무에 하는 것은 낙목(烙木) 또는 낙화(烙畵)라고 한다.
항상 불에 달군 인두를 사용하기 때문에 화상의 위험을 안고 있던 인두화가 최근에는 납땜용 인두나, 숯에 달구어 사용하던 인두 대신 전기로 펜을 달구는 인두기인 버닝펜이 개발됨에 따라 간편하게 작품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버닝펜의 개발에 따라 인두화 작가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어 이제는 각종 협회나 동호회 등 다양한 인두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어려서부터 그림에 소질이 있어
작가 우송연은 인두화(버닝) 작가이면서 캘리그라피 작가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공예대전에서 인두화로 대상을 수상했으며, 전국인두화작품 공모전에서도 대상인 산림청장상을 수상했다. 현재 우송연 작가는 수원화성 인두화공방을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종합예술협회 대표이기도 하다.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유화를 그렸어요. 캘리그라피 강사 자격증도 땄고요. 제가 그림이 그리고 싶었는데 결국 대학에서는 그림전공을 하지 못한 것이 늘 마음에 걸렸나 봐요. 선생님께 인두화를 배우면서 인두를 이용해 그림을 그리면서 제 원을 풀어버린 것이죠.”
우송연 작가는 기업강의와 문화센터 등에서도 인두화에 대해서 소개를 하거나 직접 인두화 작품 강의를 했단다. 대기업 등에서 인두화를 강의하면 상당히 좋아하면서 “인두화가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며 즐거워한다는 것이다. 우송연 작가는 호매실동에 소재한 수원시장애인복지연합회에서도 지체장애인들을 가르치기도 했는데, 처음에는 손이 떨려 인두화 버닝펜도 못 잡던 장애인들이 작품을 그려내는 것을 보고 감동을 받기도 했다는 것이다.
100일 동안 작품에 정진한 ‘일월호봉도’ 감탄이 절로
불꽃을 다루는 여인, 불꽃같은 여인, 그녀를 지칭하는 말은 불꽃이다. 작품을 창작하면서 늘 불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인두화는 불에 달군 인두를 사용해 그림을 그리는 작업이다. 요즘도 달구어진 버닝펜을 이용해 작업을 하다보면 조심을 한다고 해도 뜨거운 인두에 데기 일쑤다. 그래서 그녀와 불은 땔 수 없는 관계로 맺어진다.
“저는 인두화를 시작한 지 6년 정도 되었습니다. 사단법인 한국버닝협회 회장인 김현수 전통명장으로부터 인두화를 사사받고 그동안 작품 활동에 정진해왔죠. 어릴 때부터 그림에 소질이 있었기 때문에 아마 인두화에 대해 색다른 매력을 느낀 것 같아요. 이제는 인두화가 제 삶의 전부가 되어버렸죠”
지동 창룡마을 창작센터 2층 전시실 자신의 작품 앞에서 대담에 응한 우송연 작가는 “이제는 자신이 가르치는 문하생들이 훌륭히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을 보는 것도 큰 낙”이라면서 “인두화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나무에 안두를 대면 나무마다 다른 타는 냄새가 너무 좋다”고 한다. 그 각기 다른 나무의 타는 냄새가 흡사 서로 다른 세상 사람들 이야기 같다는 것이다.
처음 인두화를 시작하고 나서 2~3년은 기술습득을 위해 많은 애를 먹었다고 하는 우송연 작가는 “저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인두화 제작기술을 알려주고 싶어요. 세상은 사로 소통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제가 가장 큰 바람이라면 인두화를 하는 작가들이 활성화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죠.”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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