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폭염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방법

 

연일 30도를 웃도는 찜통더위 속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시원한 계곡이나 바닷가를 찾아 떠나고 있다. 일상에서의 탈출은 누구나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생활을 하기 위해 그렇게 훌쩍 떠날 수 없는 사람은 생활의 전선에서 땀을 흘려야만 한다.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피서, 그러나 떠날 수 없는 현실. 이럴 때 사람들은 가까운 계곡 등을 찾기도 한다.

 

진위천 지천의 하나인 오산천은 기흥구 동백동 향린동산에서 발원하여, 동탄면을 지나 오산시내 중앙을 가로질러 흐른다. 오산천은 용인시 구성읍과 기흥읍 지역에 속하는 지역은 신갈천이라 부르고, 신갈저수지를 지나 중·하류 지역인 화성시 동탄면과 오산 지역에 속하는 곳은 오산천이라 부른다.

 

 

 

오산천은 오산시 중앙 한가운데를 흐르기 때문에 붙여진 하천의 이름이다. 고문헌에 의하면 오산천은 오산원천(烏山院川), 토범천(兎汎川), 토현천(兎峴川), 오산천(鰲山川), 오매천(烏梅川), 오산천(烏山川) 등으로 시대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는 오산천을 오산원천(烏山院川)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는 과거 이곳에 오산원(烏山院)’이라는 역원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중환의 택리지에는 오산(鰲山), 수원부읍지에는 오매천(烏梅川), 여지도에는 오천(烏川), 김정호(金正浩)청구도에는 토범천(兎汎川)으로 나온다.

 

 

 

 

오산천이 있어 행복한 오산시민

 

찌는 듯한 더위로 인해 사람들이 생명을 잃었다는 뉴스가 나온다. 그만큼 강렬한 햇볕 속에 노출되어 있는 사람들은 이 계절에 무더위와 햇볕을 조심해야 한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불볕더위와 열대야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현상으로 인해 불쾌지수가 높아지고 노약자들은 건강에 위협을 받게 된다.

 

기상청에서는 폭염특보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폭염주의보는 일일최고기온이 33˚C 이상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린다. ‘폭염경보는 일일최고기온이 35˚C 이상으로 2일 연속 계속될 것이 예상될 때 내린다. 하지만 연일 30˚를 웃도는 요즈음의 날씨는 스스로 조심을 하지 않으면 불상사를 초래하게 된다.

 

오산은 오산천이 도심 중앙을 흐르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이용을 하고 있다. 오산시에서는 종합하천인 오산천을 정비해 예술회관 뒤편부터 탑동대교까지의 구간을 정비했다. 이곳은 자전거도로와 산책로를 겸비해 마련하였으며, 치수 안전도와 정상적인 이수기능,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할 수 있는 하천정비 사업으로 누구나 걷기 좋은 하천으로 꾸며놓았다. 많은 오산시민들은 이 오산천 산책로에서 건강을 위한 걷기를 즐기고는 한다.

 

 

 

 

폭염에 대처하는 방법

 

찌는 듯한 더위라는 말이 있다. 기온이 30˚C를 웃도는 시간에 오산천으로 나가보았다. 무더운 날씨 때문인가 걷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다. 얼만 전 내린 비로 인해 오산천 물 흐르는 소리가 기분 좋게 들린다. 이런 소리로 인해 더위가 조금은 가시는 듯하다. 이런 폭염에 우리는 어떤 대처를 해야 할까?

 

폭염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충분한 양의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또한 적당한 알칼리성 음료와 염분도 섭취해야 한다. 밖에 나가 운동을 할 때는 햇볕을 피하기 위한 모자, 선글라스 등을 필히 착용하고 물을 꼭 지참해야 한다.

 

또한 일사병 등 응급환자 발생 시에는 바로 119에 신고하여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무더운 날씨가 연일 계속되면서 생명까지 잃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이런 찜통더위 속에서는 무엇보다도 폭염에 대체하는 방법을 잘 지켜야 한다.

 

 

오산 성호초 등굣길에 그린 벽화 정말 좋아

 

<아름다운 꿈을 키우는 우리 친구들의 등, 하굣길입니다. 바르고 건강하게 자라도록 도와주세요. - 성호초 어린이회장 울림>이라는 작은 글 간판이 학교 담장에 걸려 있다. 그리고 그 옆으로는 학교 담장에 여러 가지 벽화가 그려져 있다. 그런데 이 벽화를 보니 모두가 우리 아이들이 예전에 놀던 놀이 그림들이다.

 

자치기, 닭싸움, 실뜨기, 고무줄, 공기놀이, 굴렁쇠, 바람개비, 딱지치기, 썰매타기 등이다. 모두가 우리 아이들이 과거에 즐겨하던 놀이들이다. 지금이야 이런 놀이를 보기 힘들다, 아이들이 방과 후에는 학원을 다니거나 집안에서 컴퓨터에 매달려 있기 때문이다. 그런 변화된 시대에 조금은 아이들에게 낯선 그림들일 수도 있다.

 

 

 

 

 

최고의 벽화,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

 

길을 가다가 이 벽화를 보고 어찌 그대로 발길을 돌릴 것인가? 과거 어릴 적 우리가 놀던 놀이들이다. 물론 남자아이들과 여자아이들이 하는 놀이가 달랐다. 아이들의 그림 속에는 예전에 놀던 성별 구별까지 구색을 맞추어 그려놓았다. 그림을 보면서 괜히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고 싶어진다. 그만큼 이 벽화가 주는 감흥은 남다르다.

 

요즘 들어 전국에 벽화열풍이 불고 있다. 통영 동피랑이나 경주, 부산 등은 물론이고 가까운 수원시에도 지동 벽화골목과 행궁동 벽화마을이 있다. 이미 이런 곳은 많은 사람들이 관광을 오거나 벤치마킹을 다녀간다. 일부 지자체는 벽화를 보기위해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인한 수입도 적지 않다고 한다.

 

벽화는 단순히 그림을 그려 누구를 불러들이자는 것만이 아니다. 그 벽화를 보는 사람들의 심성이 변하고, 사람들은 스스로 담을 허물기도 한다. 잊혔던 공동체가 되살아나고, 골목에는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단순한 벽화하나가 많은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그런 벽화가 성호초등학교 뒷담에 그려져 있다.

 

 

 

 

 

최고의 벽화, 막아놓은 차가 안타까워

 

벽화가 참 좋아요. 전부 옛날에 놀던 놀이들이네요. 건너편에는 농악 등 우리 풍물을 그려 놓았고요. 이런 벽화를 곳곳에 그린다면 우중충한 골목도 밝아질 것 같은데 말이죠. 아이들이 이 그림을 보고 등하교를 하면서 마음이 정말 착해질 듯합니다.“

 

벽화를 보던 한 시민의 이야기이다. 그만큼 벽에 그려진 벽화들이 정겹다. 어린이들은 이 벽화를 보면서 옛 놀이를 알아가게 되고, 어른들은 이 길을 지나면서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길이 될 듯하다. 오산시에 이런 벽화가 얼마나 더 그려져 있는가는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초등학교나 유치원 등의 벽에는 이런 그림이 필요할 듯하다.

 

 

 

 

다만 한 가지 흠이 있다면 학교 담장 앞 도로에 많은 차들을 세워놓아 지나는 사람이 이 좋은 그림을 제대로 볼 수 없다는 점이다. 물론 아이들이 다니는 등, 하굣길은 아니지만, 이런 우리 전통 놀이를 그려놓은 벽을 막아 꼭 주차를 해야만 했을까? 더 많은 사람들이 벽화감상을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과 숲이 있어 저절로 힐링이 되는 길

 

이 계절이 가장 걷기 좋은 길은 어디일까? 사람마다 좋아하는 길은 다르다. 누구는 산을 오르는 것을 좋아하고, 누구는 끝없이 이어지는 길을 걷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길은 광교저수지 수변산책로이다. 이 길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으면서도 산책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26일 일요일. 날씨가 가장 무더운 날이라고 한다. 집안에만 있는 것이 무료한 차에 버스를 타고 광교저수지로 향했다. 버스에서 내려 접어든 수변산책로. 초입부터 짙은 초록색으로 가지를 늘이고 있는 나무들 사이로 흙길이 보인다. 광교공원까지 2.1km, 그리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걷기 딱 좋은 거리이다.

 

이 길은 언제 걸어도 좋지만 이 계절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저는 주말이나 일요일에는 계절에 관계없이 이 길을 걷는데, 장마가 끝나고 나서 이 길을 걸으면 저절로 힐링이 됩니다. 그리 먼 거리가 아니라서 누구나 걸을 수 있고요.”

 

 

 

 

많은 사람들이 즐겨 걷는 길

 

다리를 건너 수변산책로 초입에서 함께 걷기 시작한 한 사람이 하는 말이다. 연무동 신미주아파트에 거주한다는 이 분은 주말과 휴일이면 항상 이 길을 한 바퀴 돈다고 한다. 반딧불이 화장실 앞에서 목책길을 걷기 시작해 수변산책로까지 돌아보는데 걸리는 시간은 4km 정도로 50분 정도라고 한다.

 

한 바퀴 돌고 난 뒤 찬물에 샤워를 하고나면 정말 날아갈 것 같습니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 이렇게 좋은 산책로가 있다는 것이 정말 행복합니다. 수원은 이렇게 걸을 수 있는 좋은 길이 많아서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이죠.”

 

천천히 산책로로 접어들어 걷기 시작했다. 바쁠 것도 없으니 재촉할 일도 없다. 천천히 걸어도 40분이면 충분하다. 걷다가 보면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된다. 하지만 그렇게 심한 경사도 아니다. 비가 온 뒤라 그런지 숲이 더 없이 시원하다. 땀이 흐르지만 닦을 생각도 하지 않는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산책길에서 만나는 반가운 얼굴

 

절반이나 걸었을까? 반대편에서 걸어오는 가족들과 만났다.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운동 나오셨나 봐요?”

, 아이들과 함께 운동 나왔어요.”

 

아이들과 함께 수변산책로를 걷고 있는 수원시의회 김미경 의원이다. 이 길을 그렇게 많이 걸었어도 아직 한 번도 아는 사람을 만난 적이 없는데, 참 우연히 만나게 된 것이다. 취재를 하다가 만나면 늘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는 김미경 의원. 산책길에서 만난 아들, 딸도 엄마를 닮아서인지 톤 높은 인사를 한다. 아이들을 보면 그 부모를 알 수 있다고 했던가? 산책길에서 만났지만 인사성 밝은 아이들로 인해 내 기분까지 좋아진다.

 

 

 

 

수변산책로를 벗어나 광교공원으로 내려오니 많은 사람들이 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내가 이 길을 걷기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길이 시작하는 곳과 끝나는 곳에 쉼터가 있다는 점이다. 땀을 흘리고 난 뒤 잠시 쉴 수 있는 여유. 이 계절에 가장 걷기 좋은 길로 꼽는 이유이다.

 

 

골목에 아름다운 집들 생겨나

 

수원에서 가장 긴 벽화골목을 자랑하고 있는 지동의 집들이 변하기 시작한 것이 2년 전쯤부터이다. 골목 안에 집들이 벽을 새로 치장하는가 하면, 벽화를 그리기 좋게 벽 앞에 쌓였던 적치물을 제거하기도 했다. 어느 집은 지붕을 새로 개조해 벽에 그려진 벽과 어울리게 조성하기도 했다. 처음 벽화골목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행궁동 벽화골목을 걸어보았다. 날이 무더웠지만 여기저기 다니면서 벽화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런데 예전에 보았던 그림을 아무리 찾아도 못 찾겠다.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그런데 골목을 찾다가 보니 벽에 그려졌던 벽화가 골목 한쪽에 떨어져 있다. 벽이 부서진 것이다.

 

저 쪽 골목길 입구에 있는 집과 그 옆집이 새로 개조를 하고 벽을 허물었어요. 이 길 끝에 있는 집도 개조를 했고요. 벽화마을에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하면서 집들이 조금씩 변하고 있는 것이죠. 이렇게 한 집 두 집 변하다 보면 나중에는 행궁동 벽화골목이 다 변할 것 같아요. 아무래도 외지 사람들이 찾아오니 이왕이면 예쁜 집들이 보기에 좋겠죠.”

 

 

 

 

집들이 변하면서 골목도 깨끗해져

 

벽화마을에서 만난 주민 한 분은 행궁동 벽화길이 달라지고 있다면서, 모든 벽들이 이렇게 바뀌면 나중에는 벽화마을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면서 크게 웃는다. 집들이 개조를 하고 벽을 허물면서 벽화도 함께 사라지긴 하지만, 달라지고 있는 행궁동이 보기에는 좋다고 한다. 벽화마을에 또 다른 그림들이 생겨났다고 하면서 한 번 찾아보라고 한다.

 

벽화마을 골목을 천천히 걸어본다. 비가 온 후인데도 워낙 무더운 날이라 조금만 걸음을 재촉해도 땀이 비 오듯 한다. 굳이 이런 날 빨리 걸을 필요가 없다. 큰길가로 나가는 좁은 골목에 최근에 그린 그림인 듯 정겨운 그림이 보인다. ‘기아 가족봉사단이 그렸다는 그림은 흡사 어느 만화에서 만날 듯한 그림들이다.

 

요즘 사람들이 와서 그림을 다시 그리고는 하는데, 길 건너 생태교통 지역은 아름답게 변화한 것에 비해, 우리 동네는 옛날 집들이 많아 보기가 안 좋았어요. 그런데 이렇게 벽화를 그리고 나니 한결 아름다워졌죠. 주말이나 휴일이 되면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기 때문에 앞으로도 좋아질 것 같아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림들을 그려야

 

벽화마을 이곳저곳을 찬찬히 살펴본다. 어느 곳에는 벽화가 칠이 다 벗겨져 흉물이 된 곳도 있다. 아무래도 벽화의 특성상 그림을 그리면 그 수명이 대개 2~3년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인가 유명한 벽화마을인 동피랑의 경우 2년이 지나면 새로운 그림을 그리고는 한다. 행궁동 벽화마을도 일부 벽화들은 시간이 지났으니 이젠 그 수명을 다한 듯하다.

 

다시 그리는 벽화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림을 그렸으면 좋겠어요. 물론 유명한 화가들의 그림도 좋지만 행궁동을 찾아오는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줄 수 있는 그런 그림들이 더 좋을 것 같아요.”

 

 

 

 

늘 그림을 보고 살아야 하는 주민들과 벽화마을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위해서라도 그들이 좋아할 수 있는 그림들이 그려졌으면 좋겠다고 한다. 벽화마을에서 만난 주민 정아무개(, 58)씨는 2016년이 수원 화성 방문의 해라 많은 관광객들이 화성과 행궁을 돌아본 후, 생태교통 지역과 이곳 벽화마을을 찾아올 것이라고 하면서 앞으로는 그들이 더 좋아할 수 있는 그림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수원천은 생명을 살리는 생태하천

 

그동안 날씨도 무덥고 가뭄도 어지간히 심했다.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강물은 바닥을 들어낼 정도로 낮아지고, 여기저기서 물이 부족하다고 난리를 치기도 했다. 그런 가뭄을 조금이나마 해갈을 시킬 수 있는 반가운 비가 내렸다. ‘마른장마라고 하더니 그래도 끝판에 제법 굵은 빗줄기를 뿌린다.

 

가뭄은 우리에게는 자연의 깨우침이다. 인간들이 마구 훼손한 자연에 대한 벌이라고 늘 생각한다. 자연을 유난히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런 가뭄과 태풍, 그리고 가끔은 자연재해의 모습을 보면서 겁이 나기도 한다. 자연의 일부분일 뿐인 인간이 그동안 자연에 대해 너무 몰지각한 행동을 많이 저질렀기 때문이다.

 

 

 

 

물소리가 그리워 수원천을 걷다

 

수원에는 유난히 아름다운 길이 많다. 꼭 아름다운 길이라고 정해놓은 곳이 아니라고 해도, 다니다가 보면 놀라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만큼 사람의 눈을 호강시켜주기도 한다. 그런 길들이 올 5월부터 유난히 가뭄이 들어 걸을 때마다 먼지가 올라와 걷기조차 힘들었다. 정말 이번 비가 반가운 것은 그렇게 흙먼지만 폴짝거리고 나던 길이 달라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비가 소강상태에 접어드는 것을 확인하고 수원천으로 나갔다. 올해는 정말 수원천의 물 흐르는 소리를 제대로 들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남수문에서 천변 산책로로 내려가 천천히 걷기 시작한다. 다시 실비가 내린다. 비 좀 맞아도 좋다. 그동안 너무 목말라 하던 가뭄이었기 때문이다.

 

천천히 화홍문을 향해 걸어가는데 축대 밑에 무엇인가 희끗한 것이 눈에 띤다. 누군가 쓰레기라도 버린 줄 알고 다가갔더니 세상에 이게 웬일인가? 그곳에 버섯이 나 있다. 도대체 이곳에 버섯이 왜 있는 것일까? 수도 없이 걸어 다녔던 수원천 산책길이다. 하지만 한 번도 버섯을 볼 수가 없었다.

 

 

 

 

생태하천 수원천의 진면목

 

버섯은 자낭균이라는 포자가 들어있는 자낭으로 번식하는 진균류의 일종이다. 1700년 말엽에 서명응이 지은 <본사(本史)>라는 박물서에서는 버섯을 지이(芝栭)’라고 하였다. ‘버섯 지이고 버섯 이이다. 또 버섯은 균()이라고도 한다. 버섯은 결국 포자로 번식을 하는 균의 일종이다.

 

그런 버섯이 어떻게 이 수원천 산책로에서 자라고 있는 것일까? 가까운 팔달산에서 포자가 이곳까지 날아오기라도 한 것일까? 그런 것 보다는 이곳에서 버섯을 만났다는 것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수원천을 생태하천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이 버섯 하나만으로도 생태하천이 실감이 난다.

 

 

 

그게 무엇예요?”

버섯이 자라고 있네요.”

먹을 수 있는 버섯인가요?”

그것은 잘 모르겠습니다. 쌀 버섯 비슷한데 잘 모르겠네요.”

 

사진을 찍고 있는데 지나가는 사람이 무엇인가 궁금해서인지 말을 건넨다. 하지만 나에게는 이 버섯이 무엇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곳에서 버섯이 자라고 있다는 것만 해도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버섯은 습도와 토양, 그리고 생육조건이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수원천 산책로에 버섯이 자란다는 것은 이곳이 자연친화적인 곳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우연히 물소리를 듣기 위해 나선 수원천 걷기. 그곳에서 난 자연을 만났다.

최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