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퇴근시간이 되어서 주변 분들에게 물었다. 오산시에서 가장 좋은 산책길이 어디인가를. ‘은빛개울공원을 찾아가라고 알려준다. 은빛개울공원이라, 이름만 들어도 정감이 있다. 장소를 물었더니 고인돌공원이 개울공원의 끝자락이라고 한다. 차를 타고 그곳을 찾아가 산책로로 접어들었다.

 

대단위 아파트 단지와 차도 사이에 난 구불거리는 길. 잘 정리가 된 소하천과 정자, 늙은 소나무가 반기는 곳. 첫걸음부터 가볍다. 태풍이 올라오다가 소멸되었다고 하는데, 하늘엔 아직도 먹구름이 가득 끼었다. 천천히 걸음을 옮겨 산책로를 걸어본다. 저만큼 멋진 나무 한 그루와 정자가 참 잘 어울린다.

 

왜 이곳을 걸어보라고 권유를 했는지 알만하다. 작은 개울에 흐르는 물이 조금 더 많았으면 더할 나위 없었을 것을. 물이 적어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물가에 각종 식물들이 꽃을 피우고 있다. 중간 중간 만들어 놓은 목책교들이 어릴 적 살던 동네 검정다리를 기억하게 만든다. 내가 어릴 적에도 이렇게 개울가에 다리가 하나 놓여있었다.

 

 

 

 

 

 

 

어린 시절을 생각나게 만들어 준 산책로

 

개울이란 골짜기나 들에 흐르는 작은 물줄기를 말한다. 은빛개울공원은 인위적으로 조성한 개울이다. 주변에는 꽃과 나무를 심어놓고 중간에 쉴 수 있는 쉼터도 마련되어 있다. 내가 어릴 적 자라난 곳은 서울이다. 어릴 적 살던 곳은 성북동에서 흐르는 물이 있어, 여름이면 그 물에 들어가 물놀이를 하고는 했다.

 

그곳에도 검정다리라고 하는 나무다리가 개울에 걸려있었다. 잠시 걷다가 땀을 식히려고 의자에 앉아있으니, 어릴 적 동무들과 물놀이를 하던 개울이 그리워진다. 그 동무들은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잠시 쉬기를 마치고 다시 산책로를 걷는다. 어디선가 기계 돌아가는 굉음소리가 들린다. 산책로에 무성하게 자란 풀을 정리하고 있다.

 

얼마 걷지 않았는데 땀이 흐른다. 선선한 바람이 분다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한 낮의 더위는 아직 가시지 않았다. 길가에 물이 흐르는 곳으로 다가가 손을 담가본다. 손끝을 타고 시원한 느낌이 온 몸에 퍼진다. 은빛개울공원 6구간이 여기서 끝났다는 안내판에 서 있다.

 

 

 

 

 

 

 

색다른 길에 취하다

 

길을 건너면 은빛개울공원 5구간이 시작된다. 그러고 보니 나는 산책로를 반대로 걷고 있는 중이다. 그런들 어떠하랴, 길이란 것이 내가 걷기 편하게 걸을 수만 있으면 되는 것을. 한편에선 산책로 좌측으로 큰 공사를 하는 듯하다. 이곳은 또 어떤 건물이 지어지는 것일까? 그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걸음을 옮긴다.

 

길지 않은 길을 걸었는데 좌측으로 죽미다목적체육관이 나온다. 이곳이 은빛개울공원 5구간의 끝이라고 한다. 다음에 만날 4구간은 또 어떤 모습일까? 이왕 걷기 시작했으니 남은 구간도 내쳐 걸었으면 좋으련만, 오후에 약속을 해놓았으니 여기서 발을 멈출 수밖에 없다. 아쉽지만 다음으로 미루고 산책로를 벗어난다. 도로 건너편에 죽미체육공원이란 조형물이 보인다.

 

아파트 조성지역을 따라 마련한 은빛개울공원. 천천히 걸으면서 옛 생각을 기억해 낼 수 있는 이런 산책로가 있다는 것은 행복이다. 작은 물줄기가 흐르는 개울과, 주변에 나무들과 온갖 풀들을 만나면 걷기만 해도 절로 힐링이 되는 길이다. 행복이란 멀리서 찾는 것이 아니라, 늘 내 주변에 있다는 생각이다.

 

 

 

 

절에 오는 사람들이 도대체 걸을 줄을 몰라요. 차를 타고 절 경내까지 들어와 잠깐 부처님 앞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린다고 해서 서원이 이루어진다고 하면, 세상에 불행한 사람 하나도 없어야죠. 절 뿐만이 아니라 요즈음 사람들 종교에 대한 믿음이 사라진지 오래예요. 간구란 것은 볼 수가 없어요.”

 

일전에 어느 절에서 만난 한 스님의 말씀이다. 예전에 어머니들이나 할머니들이 머리에 무거운 짐을 이고 먼 길을 걸어서 절을 찾았고, 그런 정성과 간절함이 있었기에 자손들이 잘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요즈음 사람들은 차가 없으면 종교생활까지도 제대로 못하는 팔푼이라고 일침을 놓는다.

 

 

 

 

수원에서 가장 큰 절이라는 봉녕사. 봉녕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교구 용주사의 말사로 광교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다. 고려 희종 4년인 1208년에 원각국사가 창건하여 성창사라 하였고, 조선조 성종 1년인 1469년 혜각국사가 중수하고 봉녕사라 하였다.

 

봉녕사는 1971년 묘엄스님이 주석한 이후, 40여 년 동안 비구니 승가교육의 요람으로 발전을 거듭하였다. 1974년도 봉녕사 강원개원(승가대학), 19996월 세계 최초로 비구니 율원인 금강율원(금강율학승가대학원)을 개원하여, 승가교육과 율학연찬을 통한 수행도량으로서 사격을 갖추고 대가람을 이룩하였다.

 

 

 

 

봉녕사 가는 길이 즐겁다

 

봉녕사를 가는 길은 두 곳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경기경찰청을 지나 들어갈 수 있는 길이다. 이 길은 일주문을 지나서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차량을 이용하여 봉녕사를 이용하는 길이다. 또 한 곳의 길은 월드컵 경기장 방면에서 봉녕사로 오르는 길이다. 난 가급적이면 이 길을 이용하길 당부하고 싶다.

 

월드컵 경기장의 남측입구는 아름다운 단풍이 사람들을 반긴다. 봄이 되면 진달래와 벚꽃이 묘하게 어우러지는 길이기도 하다. 거기다가 나뭇가지에 앉아 지저귀는 이름 모를 새 한 마리 더 한다면 그 이상 바랄 것이 없다. 꽃길을 천천히 걷다보면 세상 시름을 다 내려놓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이 길이다.

 

차도를 건너 봉녕사 오르막길로 들어서면 차도를 반으로 갈라놓고 한편으로 사람들이 자유롭게 통행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잠시 걸으면 숲길로 들어서는 봉녕사 길이 나온다. 조금은 오르막길이라고 해도 그렇게 가파른 길이 아니다. 더욱 그 거리 또한 길지가 않다. 아이들과 함께 헤도 그저 손을 잡고 걸을 만한 길이다.

 

 

 

 

숲속 쉼터가 아름다운 곳

 

조금 오르면 숲 속에 철가시문이 하나 나온다. 일몰 이후에는 스님들의 수행공간이라 출입을 할 수 없다는 푯말이 붙어있다. 그곳을 지나면 돌로 바닥을 조성한 봉녕사 경내가 된다. 가을은 이곳에 소리 없이 찾아왔다가 그렇게 자취 없이 사라지는 것인지. 가을 풍광이 그윽한 곳에서는 사시예불을 드리는지 청아한 염불소리가 경내에 가득하다.

 

붉게 물든 봉녕사 경내는 피안이다. ‘피안이란 진리를 깨닫고 도달할 수 있는 이상적 경지를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이 곳에서 많은 비구니스님들이 깨달음을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수행을 한 것일까? 세계사찰음식문화축제를 열기도 하는 봉녕사는 이제 사찰음식에 관해서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곳이 되었다.

 

대적광전 앞에 자리하고 있는 수령 800년이 지난 보호수인 향나무. 아마 그 숱한 세월을 많은 사람들의 기도로 이렇게 실하게 자란 것은 아닌지. 아니면 맑은 마음으로 매일 예불을 드리고 있는 스님들의 염불소리에 병 없이 자라고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나무 자체가 향나무인 것을 보면, 이 나무도 오랜 세월 많은 이야기를 간직하면서 사람들에게 좋은 기운을 주었을 것만 같다.

 

 

 

 

용화각 앞에 머리를 조아리다

 

용화각 안에는 고려시대의 석불로 보이는 석조삼존불이 모셔져 있다. 이 석조삼존불은 대웅보전 뒤편 언덕에 건물을 지으려고 터를 닦던 도중에 출토되었다고 한다.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51호로 지정이 되어있는 석조삼존불상은, 본존불을 중심으로 좌우에 보살입상을 배치하고 있다.

 

불상과 연화대좌는 각각 하나의 석재로 구성이 되었는데, 모래가 많이 섞인 화강암으로 조성을 하였다. 삼존불 모두가 뚜렷한 이목구비가 보이지 않는데, 이는 오랜 시간 땅 속에 파묻혀 마모가 된 것으로 보인다. 도대체 이 부처님들은 어떤 연유로 그 오랜 세월을 땅 속에 있었던 것일까?

 

 

 

 

용화각에서도 비구니스님의 예불이 이어진다. 차마 세파에 찌든 몸을 들고 용화각 안으로 들어서기가 죄스럽다. 밖에서 머리를 숙여 잠시 세상과 인연을 끊어본다. 오래 전에 만난 스님 말마따나 걸어서 이곳을 올랐다. 그런 사연이 있어 조금은 세파에서 찌든 때가 가셔지지는 않았을까?

 

까치 한 마리가 향나무 가지를 온통 흔들어 놓고 날아간다. 저 까치도 무슨 사연이 있으려나? 아님 속세에서 매일을 술도 보낸 처사 하나가 마음에 들지 않아 자리를 피한 것일까? 대적광정 위로 구름 한 덩이 절로 흘러간다. 세상에 아무 미련도 없다는 듯. 진정 이곳이 피안일까? 오늘 오른 봉녕사 오름길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수목원이란 공원이나 유원지와는 다르다. 수목원은 다양한 식물 유전자원을 수집, 증식, 보존, 관리, 전시를 하는 곳을 말한다, 더불어 그 자원화를 위한 학술적, 산업적 연구를 위한 시설이다. 오산시 청학로 211(수청동) 일원에는 약 10만 평 규모로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조성한 경기도 물향기 수목원이 자리하고 있다.

 

수청동(水淸洞)은 예로부터 맑은 물이 흐르는 곳이라 하여 붙여진 명칭이다. 이곳에 경기도에서 <물과 나무와 인간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물을 좋아하는 식물과 관련된 습지생태원, 수생식물원, 호습성식물원 등의 주제원을 위주로 하여, 19개의 주제원으로 조성한 수목원을 마련했다. 이곳에는 현재 1,700여 종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다.

 

연일 찜통더위라고 한다. 18일 역시 서울과 경기도 일부지역에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바람이 불면 시원한 기가 섞여있다고 하지만, 내려쬐는 뙤약볕은 조금만 걸어도 등줄기를 타고 땀이 흐른다. 오후가 되면 더 뜨거울 것 같아 서둘러 수목원으로 향했다.

 

 

 

뙤약볕 아래서도 즐거운 사람들

 

물향기 수목원은 개인 일반은 입장료가 1,500(단체 1,000), 청소년과 군인은 1,000(단체 700), 어린이 700(단체 500)이다. 나이가 드신 연장자(1950년생 기준)들은 경로우대를 받기 때문에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단 자신의 신분증을 제시하여야 한다.

 

물향기 수목원은 11, 설날, 매주 월요일은 휴원 일이다. 다만 월요일이 공휴일이거나 연휴와 겹치는 경우에는, 다음 평일에 휴원한다. 관람시간은 31~531, 91~ 1031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하절기인 61~ 831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동절기인 111~ 228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다.

 

정문을 지나 천천히 수목원 안으로 걸음을 옮긴다. 울창한 숲에서 나오는 신선한 바람이 땀을 식혀준다. 하지만 워낙 뜨거운 날이라서 인가 그도 잠시, 이마에서 흐르는 땀을 주체할 수 없다. 저만큼 아이들이 선생님 뒤를 따라 오면서 하나, 구령을 따라한다. 그 모습만으로도 조금은 더위를 잊을 것 같다.

 

 

 

 

다양한 식물 구경에 시간 가는 줄 몰라

 

천천히 길을 걸으며 주변에 나무들을 구경한다. 각종 꽃이며 하늘 닿게 나무들이 여기저기 자라는 모습이 원시림이 따로 없다는 느낌이다. 발아래 밟히는 길들마다 감촉이 다르다. 어디는 흙길, 어디는 나무 조각들로 조성한 길, 또 어디는 목책으로 길을 만들었다. 길과 나무, 그리고 사람이 하나로 어우러질 수 있는 물향기 수목원. 이런 곳이 우리 고장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즐거움이다.

 

숲속 빈 나무탁상들엔 사람이 없다. 수목원 숲 속으로 들어오면 시원하지만, 이렇게 더운 날 이곳까지 찾아온다는 것이 버거웠던 것일까? 길을 따라 걸으면서 습지생태원을 향한다. 습지 옆 커다란 버드나무 그늘아래 잠시 발을 멈춘다. 바람에 흔들리는 버드나무 가지를 보면서 조금이나마 더위를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터널처럼 조성이 된 넝쿨식물이 자라나고 있는 만경원부터, 미로원, 토피어라원, 향토예술의나무원, 수생식물원, 단풍나무원, 중부지역자생원, 관상조류원, 기능성식물원, 물방울온실, 습지생태원, 무궁화원, 한국의 소나무원, 곤충생태원, 호습성식물원, 유실수원, 물향기산림전시관, 분재원, 난대. 양치식물원 등이 마련되어 있는 물향기 수목원. 어찌 이처럼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는 곳을 자랑하지 않을 것인가?

 

이곳을 들릴 때마다 괜히 마음이 우쭐해지는 것도, 알고 보면 이렇게 좋은 식물원이 이 고장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물원을 한 바퀴 돌아보고 난 뒤, 뙤약볕 아래서 점차 붉은 색을 띠워가고 있는 단풍나무를 본다. 올 가을이 깊었을 때 이곳 수목원을 찾아와, 물든 단풍을 바라보며 한껏 가을에 젖어보아야겠다.

 

 

꽃뫼마을 그림 산책로현장을 찾아가다

 

도시가 변화하면 사람들도 달라지곤 한다. 어떤 도시가 되었든지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를 시작하면 사람들도 함께 변화하는 것이다. 수원의 많은 골목길들이 벽화를 그리기 시작하면서, 그곳에 사는 사람들도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다. 우중충한 집들을 손보기도 하고, 주변에 널린 쓰레기들을 정비하고는 한다.

 

화서2동에 소재한 화서역 먹거리촌. 16일 점심을 먹기 바쁘게 카메라를 챙겨들고 집을 나섰다. 화서역 먹거리촌에 그림 산책길을 조성한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출근을 하면서부터 주말과 휴일이면 괜히 마음만 더 바빠진다. 한 곳이라도 더 돌아보기 위해서이다. 가급적이면 남들이 찾아가지 않는 곳과, 남들이 만나기 힘든 사람들을 찾아 나서기 때문이다.

 

 

 

 

 

인도에 그려진 그림들, 주민들 반겨

 

화서역 먹거리촌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입구에서부터 좌측은 식당거리와 공원 등이 줄지어 있고, 반대편은 나무가 우거진 산책길이다. 식당들이 줄지어 선 곳은 깨끗한 돌로 바닥을 정비해 놓았고, 숲이 우거진 길에는 바닥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꽃뫼마을 그림 산책길은 팔달구(구청장 박흥식)에서 조성하는 사업이다. 729일부터 시작해 816일까지로 예정되어 있는 이 그림 산책길 조성사업은, 그동안 가로수 길에 많은 그림들을 그렸다. 아직은 페인트로 그려놓은 그림이 다 마르지를 않은 듯, 길을 막아 줄을 쳐놓았다. 사람들의 통행으로 인해 애써 그린 그림이 훼손이 될 것 같아서인가 보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와서 그림을 그렸어요. 처음에는 무슨 그림을 그리는지 몰라 괜히 쓸데없는 짓을 한다고 푸념들도 늘어놓고는 했는데, 이렇게 바닥그림을 그려 놓고 보니 거리가 한결 산뜻해진 듯하네요. 앞으로 이 그림산책길을 어떻게 오래도록 보존할 수 있을지 그런 점에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아요.”

 

 

 

 

 

그림 산책길, 수원의 명물 될 수 있을까?

 

그림 산책길 건너편에서 장사를 한다는 한 주민은, 연신 휴대폰에 그림을 담아내면서 이 길이 오래도록 보존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화려하게 페인트로 그린 그림들은 어두운 보도블록을 밝게 만들어 놓았다. 숲길에 보라색으로 꽃을 피운 맥문동과 함께 어우러지는 그림 산책길이, 수원의 명품 길로 소문이 날 수 있을지는 주민들이 하기 나름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그림 산책길을 조성하면, 그 다음은 주민들이 이 길을 지켜내야 할 것 같아요. 힘들어 그린 그림들인데, 이 길로 인해 이곳 먹거리촌이 소문이 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림 산책길을 막아 주차를 하는 일도 좀 자제해야 할 것 같고요.”

 

 

 

 

 

딱히 주차공간이 많지 않은 먹거리촌을 들리는 사람들이 그림이 그려진 산책길 앞에 주차를 해놓으면, 그림이 모두 가려져 큰 효과를 볼 수 없다고 걱정을 한다. 해당 관청에서는 예산을 들여 아름답게 길을 꾸며놓았지만, 이제 그것을 지켜가는 것은 모두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몫이라는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산책을 나왔다가 보도블록에 그려진 그림을 보고 아이들이 좋아한다고 하는 주민 한 사람은, “이렇게 아름다운 길이 생겨 좋다면서 이런 산책길이 더 길게 이어졌으면 더 유명해 질 것 같다며 큰 소리로 웃는다. 화서동 먹거리촌에 조성한 그림 산책길. 공원에서 만난 주민 한 사람은 이 길로 인해 주변 먹거리 집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들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나타낸다.

 

 

오산에는 모두 81개소의 크고 작은 공원이 있다. 종류별로 보면 근린공원이 20개소이다. 근린공원은 도심지의 주택가 근처에 있는 녹지대로, 인근 주민들이 쉽게 드나들 수 있는 공원을 말한다. 근린공원은 주로 인근 주민의 보건과 휴양, 정서생활의 향상을 위한 목적으로 설치하는데, 체육공원으로 불리던 공원이 1991년부터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한 정책수립 때 근린공원으로 그 명칭이 바뀌었다.

 

어린이공원은 주민밀집 지역에 소재한 생활권공원 중 하나로, 어린이의 보건 및 정서생활의 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설치된 공원이다. 오산에는 오산어린이공원을 비롯하여 모두 46개소의 어린이공원이 있다. 이 외에도 소공원 6개소, 고인돌 역사공원 등 역사공원 3개소, 죽미체육공원 등 체육공원 2개소와 수변공원 4개소가 소재한다.

 

사람들의 건강과 휴양, 정서생활의 도움, 그리고 어린이들의 건전한 놀이문화를 유도하기 위해 마련한 공원 중에는, 어느 곳에 내 놓아도 자랑할 만한 곳들이 상당수 자리한다. 또한 집에서 걸어 운동을 할 수 있는 등산로나 문화유적지, 그리고 오산천의 산책로 등 오산을 알릴 수 있는 곳들이 많다. 이런 곳 중에서 시민들이 추천하는 30곳을 선정해 소개를 한다.

 

 

 

 

 

폭포와 시()가 공존하는 수청근린공원

 

수청동 산 32-1에 소재한 수청공원은 2008년 근린공원으로 조성되었다. 수청근린공원은 1번 국도변에 자리하고 있어 근접하기가 용이한 곳이다. 차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큰 불편을 느끼지 않아서 좋다. 이곳은 근린공원으로 조성을 하면서 인공폭포를 설치해, 하루 6회 정도 인공암벽을 타고 흐르는 시원한 폭포를 감상할 수 있다.

 

폭포와 분수가 시간대별로 물줄기를 흐르게 하는 수청근린공원은 갖가지 식물들이 자라고 있어, 안으로 들어서면 더위도 한풀 가시게 만든다. 연일 기온이 33도를 웃돌아 국민안전처에서 폭염특보를 발령하던 날 수청근린공원을 찾았다. 마침 시간이 폭포가 멈춘 시간이라 옆에 있는 관리동을 찾아보았다.

 

공원관리를 하는 담당자에게 물으니 하루에 6회 정도 폭포와 분수를 교대로 운영한다는 것이다. 계단을 오르기 전에 여기저기 설치해 놓은 시들은 오산문인협회 오산지부 회원들의 시화를 적어 걸어놓았다. 아름다운 경치를 관람하면서 시 감상도 할 수 있는 곳이라 더욱 정감이 간다.

 

 

 

 

 

수청정 널마루에 앉아 더위를 피하다.

 

수청근린공원은 걷기에 좋은 곳이다. 수풀과 나무 사이로 난 길을 걷다가보면 조각품이며 시들이 눈에 띤다. 그저 천천히 그런 것을 감상하다가 인공폭포 위에 있는 수청정을 찾았다. 수청정은 선조26년인 15937월 임진왜란 중 전라도감찰사 권율장군이 전라도로부터 근왕병 2만여 명을 이끌고 이곳에 주둔하며 왜병 수만 명을 패퇴시켰다.

 

수청정은 독산성 내에 자리하고 있는 세마대의 정자 모형을 형상화하여, 20089월 수청근린공원 조성과 함께 축조하였다고 한다. 찜통더위라고 하는 날, 수청근린공원을 돌아보다가 수청정 누마루에 더위를 피해 앉았다. 바람 한 점 없는 날인데도 불구하고 그늘이라 그런지 시원한 느낌이 든다.

 

 

 

 

수청정에서 잠시 쉰 후 계단을 올랐다. 수청근린공원 위에는 현충탑이 자리하고 있다. 현충탑은 197366일에 건립되었으나, 시설이 노후하어 국가유공자 유가족 및 시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현재의 현충탑을 건립하게 되었다. 현충탑의 높이는 16미터로 기도하는 두 손을 형상화 하였다고 한다. 뒤편으로는 위패실이 마련되어 있다.

 

무더운 날 찾아간 수청근린공원. 이곳은 계절별로 달라지는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더욱 물과 시, 그리고 호국의 의미를 담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사진을 찍고는 한다. 오늘이 말복이다. 입추가 지나면서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부는 듯하다. 수청근린공원을 찾아 나라를 위해 산화한 영령들에 대한 예를 지키고, 건강을 위해 숲길을 걸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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