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에 아름다운 집들 생겨나

 

수원에서 가장 긴 벽화골목을 자랑하고 있는 지동의 집들이 변하기 시작한 것이 2년 전쯤부터이다. 골목 안에 집들이 벽을 새로 치장하는가 하면, 벽화를 그리기 좋게 벽 앞에 쌓였던 적치물을 제거하기도 했다. 어느 집은 지붕을 새로 개조해 벽에 그려진 벽과 어울리게 조성하기도 했다. 처음 벽화골목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행궁동 벽화골목을 걸어보았다. 날이 무더웠지만 여기저기 다니면서 벽화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런데 예전에 보았던 그림을 아무리 찾아도 못 찾겠다.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그런데 골목을 찾다가 보니 벽에 그려졌던 벽화가 골목 한쪽에 떨어져 있다. 벽이 부서진 것이다.

 

저 쪽 골목길 입구에 있는 집과 그 옆집이 새로 개조를 하고 벽을 허물었어요. 이 길 끝에 있는 집도 개조를 했고요. 벽화마을에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하면서 집들이 조금씩 변하고 있는 것이죠. 이렇게 한 집 두 집 변하다 보면 나중에는 행궁동 벽화골목이 다 변할 것 같아요. 아무래도 외지 사람들이 찾아오니 이왕이면 예쁜 집들이 보기에 좋겠죠.”

 

 

 

 

집들이 변하면서 골목도 깨끗해져

 

벽화마을에서 만난 주민 한 분은 행궁동 벽화길이 달라지고 있다면서, 모든 벽들이 이렇게 바뀌면 나중에는 벽화마을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면서 크게 웃는다. 집들이 개조를 하고 벽을 허물면서 벽화도 함께 사라지긴 하지만, 달라지고 있는 행궁동이 보기에는 좋다고 한다. 벽화마을에 또 다른 그림들이 생겨났다고 하면서 한 번 찾아보라고 한다.

 

벽화마을 골목을 천천히 걸어본다. 비가 온 후인데도 워낙 무더운 날이라 조금만 걸음을 재촉해도 땀이 비 오듯 한다. 굳이 이런 날 빨리 걸을 필요가 없다. 큰길가로 나가는 좁은 골목에 최근에 그린 그림인 듯 정겨운 그림이 보인다. ‘기아 가족봉사단이 그렸다는 그림은 흡사 어느 만화에서 만날 듯한 그림들이다.

 

요즘 사람들이 와서 그림을 다시 그리고는 하는데, 길 건너 생태교통 지역은 아름답게 변화한 것에 비해, 우리 동네는 옛날 집들이 많아 보기가 안 좋았어요. 그런데 이렇게 벽화를 그리고 나니 한결 아름다워졌죠. 주말이나 휴일이 되면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기 때문에 앞으로도 좋아질 것 같아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림들을 그려야

 

벽화마을 이곳저곳을 찬찬히 살펴본다. 어느 곳에는 벽화가 칠이 다 벗겨져 흉물이 된 곳도 있다. 아무래도 벽화의 특성상 그림을 그리면 그 수명이 대개 2~3년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인가 유명한 벽화마을인 동피랑의 경우 2년이 지나면 새로운 그림을 그리고는 한다. 행궁동 벽화마을도 일부 벽화들은 시간이 지났으니 이젠 그 수명을 다한 듯하다.

 

다시 그리는 벽화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림을 그렸으면 좋겠어요. 물론 유명한 화가들의 그림도 좋지만 행궁동을 찾아오는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줄 수 있는 그런 그림들이 더 좋을 것 같아요.”

 

 

 

 

늘 그림을 보고 살아야 하는 주민들과 벽화마을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위해서라도 그들이 좋아할 수 있는 그림들이 그려졌으면 좋겠다고 한다. 벽화마을에서 만난 주민 정아무개(, 58)씨는 2016년이 수원 화성 방문의 해라 많은 관광객들이 화성과 행궁을 돌아본 후, 생태교통 지역과 이곳 벽화마을을 찾아올 것이라고 하면서 앞으로는 그들이 더 좋아할 수 있는 그림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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