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시장천 산책로 주변 아파트와 어우러져

 

수원시 권선구 동수원로25번길 32-52에는 한림도서관이 소재하고 있다. 한림도서관 옆을 흐르는 우시장천은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사이로 흐르는 하천이다. 우시장천은 한림도서관 문화공원에서 아이파크 아파트 단지를 가로지르는 하천으로 왕복 2.4Km 정도이다. 이 우시장천 양편으로 산책로가 나 있어 걷기 좋은 길이다.

 

우시장천 산책로는 권선동 수원아이파크 1, 2차아파트에서 시작해 물이랑교를 지나 아이파크 아파트 3, 4차 아파트를 양옆에 두고 흐른다. 곡정초등학교 앞을 지나 아이파크 6단지 아파트까지 이어지는 하천으로 천천히 걸어도 1시간이면 족히 왕복할 수 있는 산책로이다. 6일 저녁 찾아간 우시장천 산책로에는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늦은 신책을 하고 있다.

 

요즈음 날씨가 워낙 덥기 때문에 한 낮에 길을 걷는 것이 어렵다. 자칫 더위라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기에 해가 떨어진 오후 7시쯤 이곳을 찾았다. 마침 이곳 아파트에 거주하는 지인이 있어 이곳을 둘러보기로 한 것이다. 지인의 설명으로는 우시장천은 물이 흐르는 것이 일반하천과는 다르다고 한다.

 

우시장천은 물이 산 등에서 흘러내리는 것아 아니라, 황구지천 물을 끌어올려 1단지아파트에서 물을 흘려보낸다고 하네요. 자연하천이기보다는 물이 부족한 우시장천에 황구지천 물을 이용해 조성한 하천이라고 보아야죠. 하기에 이곳은 물이 마르지 않고 가물어도 물이 흐르고 있어요

 

 

주변 아파트와 어우러지는 우시장천

 

우시장천은 현대 아이파크 아파트 사이를 흐르고 있다. 권선동 현대아이파크 아파트는 8천세대의 집단거주시설로 조성되어 이곳 우시장천의 산책로를 주변 아파트 주민들이 주로 이용한다는 것이다. 낮에 비가 잠시 뿌린 저녁인데도 산책로를 걷는 주민들이 여기저기 눈에 띤다. 폭이 넓지 않은 우시장천 가운데 물이 흐르는 곳에 수초가 큰 키로 자라있다.

 

물이 없다고 하자, 지인은 여긴 물이 마르지 않아요. 수초 사이로 물길이 나있기 때문에 잘 보이지 않지만 물이 흐르기 때문에 이렇게 산책로 양편으로 풀이 자라고 있는 것이죠

이곳 우시장천은 계절에 따라 꽃들이 피고지기 때문에 인근에 거주하는 시민들도 이곳을 찾아와 걷는다고 한다.

 

걷기 좋은 아름다운 길이 많은 수원. 그곳에서 또 다른 아름다운 길 하나를 만났다. 아파트 사이에 이런 하천이 흐르고 그 양편에 산책로를 조성해 일반적인 숲길을 걷는 신책로와는 또 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길이다. 더욱 이곳 가까운 곳에 마중공원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주말이나 휴일에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길을 걸으면 절로 힐링이 되

 

올해 들어 수원의 아름다운 길을 걷는 재미에 푹 빠졌다. 남들은 이 더운 여름철에 왜 땀을 흘리며 길을 걷느냐고 하지만, 길을 걸으며 많은 생각을 정리할 수도 있을 뿐 아니라 그런 길을 소개해 더 많은 사람들이 걸을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이다. 그렇게 걷는 길이 쌓이다보면 나중에 수원의 정말 좋은 길을 소개하는 작은 책자 한권을 쓰고 싶기도 하다.

 

우시장천, 이곳을 찾아가기 전에는 우시장천이라는 작은 하천이 대단위 집단 아파트를 가로질러 흐르고 있다는 것조차 알지 못했다. 아름다운 길을 찾아 걷기 시작하면서 이 많은 길을 하나하나 찾아 걷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사람이 살기 좋은 도시 수원, 길거나 짧거나 길의 길이는 별로 중요치 않다.

 

그저 내가 편하게 걸으면서 즐거움을 느낄 수만 있다면 절로 힐링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길을 걷고 난 후 찬물 한바가지 끼얹으면 더위도 말끔하게 가신다. 이보다 좋은 피서가 어디 있겠는가? 내가 아름다운 길을 찾아 걷는 재미에 푹 빠져든 이유이기도 하다.

 

종합공구단지삼거리 양편 산책로는 쓰레기통

 

참으로 어이가 없다. 이 길은 한 번도 관리를 하지 않은 듯하다. 배수로만 아니라 산책로 주변에 온통 쓰레기들이 쌓여있다. 기분좋게 걷기위해 찾아온 길에 쌓인 쓰레기를 보는 순간 참으로 황당하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5일 오후, 숲길을 걸으면 더위도 좀 가시고 기분이 좋아질 것이라 생각했다.

 

수원역 롯데쇼핑몰 앞 고가 차도를 지나 호매실동 방향으로 나가다보면 수원시공구종합단지삼거리가 나온다. 그곳에서 차를 내려 육교를 향해 오르는 길 양편에는 정자와 물레방아 등이 설치되어 있다. 천천히 숲길을 걸어본다, 한편으로는 소나무 숲이 우거져 있어 한낮 뜨거운 태양으로 인한 더위를 조금은 가시에 만든다.

 

 

이 육교 위까지 연결된 도로를 따라 걸으면 ‘고향의 봄 길’과 만나게 된다. 벌써 몇 번인가 이 길을 지나면서 꼭 한 번 들려보고 싶었던 길이다. 더운 날이라고 해도 비탈이 심하지 않아 그저 뒷짐을 지고 오를 수 있는 길이다. 고개 위에서 만나는 육교로는 차들이 통행을 하고 있다. 차도를 건너 건너편 숲을 들어가 본다.

 

우거진 숲이 사람을 기분좋게 만든다. 그런데 도로변에 무엇인지 잔뜩 쌓여있다. 자세히 보니 누군가 이곳에 쓰레기를 버리고 간 것이다, 심지어는 오래 된 현수막을 떼어내 방치한 것도 있다. 도대체 이 아름다운 길에 누가 이런 짓을 한 것일까? 육교를 건너 반대편 산책로를 돌아보았다.

 

도대체 이걸 관리라고 한 것인가?

 

이건 길이 아니다. 그저 온통 쓰레기들이 여기저기 너부러져 있다. 차도 쪽으로 내려가 보니 가관이다. 이 정도면 말이 나오지 않는다. 검은 비닐봉지에 담아 내다버린 쓰레기며 빈 깡통, 패트병과 술병 등 온갖 쓰레기들이 나뒹굴고 있다. 이렇게 잘 조성을 한 산책로를 관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반대편 길을 어떠할까? 육교 옆으로 난 도로를 건너 숲길로 들어섰다. 정말로 말이 나오지 않는다. 온통 쓰레기들이 여기저기 너부러져 돌아다니고 있다. 심지어는 갖다 버린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 쓰레기도 보인다. 거기다가 건축자재까지 내다버렸다. 사람들의 통행이 많지 않은 이 숲길이 쓰레기를 내버리는 곳으로 변한 것이다.

 

배수로에도 쓰레기가 쌓여 배수로를 막고 있다. 비에 떠내려온 나뭇가지와 얽힌 잔나무가지들도 한몫을 거들고 있다. 온통 Tm레기 천지인 이 길을 왜 조성한 것일까? 수원에는 아름다운 길이 많다. 이 길 역시 쓰레기가 아니라면 어느 길에도 뒤처지지 않을 듯하다. 무더위를 무릅쓰고 찾아 나선 길을 보면서 오히려 울화만 치민다.

 

하루빨리 정리해야 할 길

 

육교까지 닿은 비탈길을 내려오면서 곰곰이 생각해 본다. 도대체 이 아름다운 숲길을 어쩌다가 이렇게 볼썽사납게 만들어 놓았단 말인가? 날이 더워 걷는 사람들이 없기에 망정이지, 만일 외지인이라도 이 길을 들어섰다면 얼마나 입소문을 낼 것인가? 쓰레기를 버릴 때가 없어 잘 조성해놓은 숲길로 된 산책로에 버린 것일까?

 

길 끝에서 만나는 돌탑과 장승, 그리고 물레방아와 쉼터인 정자에게 미안한 생각마저 든다.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이렇게 엉망이 되어버린 길. 물레방아 옆 쉼터 옆에는 아예 쓰레기더미가 모여있다. 이런 쓰레기더미 옆에서 사람들을 쉬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런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짜증이 난다.

 

난 늘 수원의 아름다운 길을 걸으며 자랑을 한다. 수원처럼 걷기 좋은 길이 많은 도시는 없다고 자랑을 한 것이 부끄럽다. 도대체 아무리 사람들의 왕래가 뜸한 곳이라고 하지만 이건 해도 너무했다. 관계부서에서는 이 아름다운 산책로를 조속히 원상복귀 시켜줄 것을 촉구한다.

 

경기도기념물 제19호 노송지대를 걷다

 

소나무길을 걷는다는 것은 항상 싱그러움을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곳곳에 소나무길이 있다. 그만큼 소나무는 우리의 목조주택의 자제는 물론, 궁궐이나 사찰 등 많은 건축물에서 사용하는 중요한 자원이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소나무를 함부로 베어가지 못하도록 ‘황장금표’ 비를 세워 황장목을 보호하기도 했다.

 

이러한 소나무길 중 가장 의미가 있는 곳이 바로 수원시에 소재한 경기도기념물 제19호인 노송지대이다. 노송지대의 소나무들은 지지대비가 있는 지지대고개 정상에서부터 옛 경수간 국도를 따라 펼쳐진 5km의 도로변에 식재된 소나무들을 말한다. 정조대왕이 내탕금 1,000량을 현릉원 식목관에게 내주어 소나무 500주와 능수버들 40주를 심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동안 많은 나무들이 사라지고 현재는 일부만 남아있다. 이 노송지대는 정조대왕의 아버지 장헌세자의 원침인 현릉원(현재의 융릉)을 다니는 길목에 식재한 것으로 아버지에 대한 효심을 보여주는 길이다. 이곳 노송지대는 이 시대 교육의 지표로 삼아 보존해야 하는 중요한 의미를 띠고 있는 곳이다.

 

 

수원시 노송공원으로 정비

 

수원시는 이 노송지대를 노송공원으로 지정하고, 시민들이 찾아와 정조의 아버지에 대한 효심을 생각하고 쉴 공간으로 운영하기 위해 정비하였다. 30일 오후, 노송지대를 찾아보았다. 그동안 보던 노송지대와는 전혀 달라진 노송공원은 아직 정비가 다 끝나지 않았지만, 현재의 모습만으로도 훌륭한 쉼터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

 

노송지대 가운데로 난 도로를 폐쇄한 후 노송지대 밖으로 도로를 새로 개설했으며, 도로변에 지저분하게 자리를 잡고 있던 보기흉한 가건물도 말끔히 정비하였다. 곳곳에는 의자 등을 놓아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으며, 새로 식재한 소나무들은 물이 스며들어 잘 자랄 수 있도록 빗물받이 등을 설치해 놓기도 했다.

 

이곳을 들릴 대마다 항상 마음이 편치 않았던 것은 바로 노송지대의 관리가 너무 소홀했기 때문이다. 정조대왕 당시에 효심으로 심은 소나무들은 대개 고사하고 지지대고개에서 약 5km에 걸쳐 식재되어 있던 소나무 중 현재 38주 정도가 남아 있을 뿐이다. 효행기념관 부근에 9주, 삼풍가든 부근에 21주, 그리고 송정초등학교 부근에 8주 정도의 소나무만이 남아 있다.

 

교육의 장으로 삼아야할 노송공원

 

노송지대 압구에 차를 대고 천천히 소나무길을 걸어본다, 새로 식재한 많은 소나무들 중 몇 그루에는 영양주사를 놓고 있다. 소나무는 솔씨를 퍼트려 주변을 숲으로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곳 노송지대 소나무들은 나뭇길 사이로 도로를 개설해 차량의 매연 등으로 인해 소나무들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그 일부가 남아있을 뿐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수원시가 이곳을 노송공원으로 지정하고 많은 소나무를 옮겨와 노송길 답게 조성했다는 점이다. 앞으로 더 많은 소나무를 심고 주변 정리를 깨끗하게 하고나면 이 노송길은 수원의 명소가 될 것이란 생각이다. 더구나 이곳 소나무들은 그저 잘 자란 소나무가 아니라 정조대왕의 부친 장헌세자에 대한 효심이 서린 곳이기 때문에 남다르다.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노송지대에 대한 정비와 이곳을 공원 등으로 지정해, 교육의 장으로 삼아야한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던 나로서는 새롭게 정비를 한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정조대왕의 효심이 깃들어 있는 노송지대와 노송공원, 앞으로 이 길은 수원을 찾아오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 더 많은 사람들이 찾도록 해야 한다.

 

관광은 작은 것 하나에서부터 시작한다. 이곳을 이용한 관광콘텐츠를 개발하고, 소나무와 정조대왕의 관계를 스토리텔링으로 만들어 멋진 관광자원이 될 날을 고대한다. 주변에 SK아트리움과 해우재 등이 소재하고 있기 때문에, 이용하기에 따라서는 북수원권의 새로운 관광벨트를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뜨거운 여름날씨에도 산책하는 사람들 붐벼

 

날이 뜨겁다. 6월의 날씨인데 벌써 30도를 웃도는 날씨라고 한다. 그것도 오후 2시경의 날씨는 기온이 최고에 달했다고 한다. 그런 뜨거운 날이지만 수원의 길을 걷기위해 집을 나섰다. 전날 격한 산행으로 인해 다리가 천근이지만, 그렇게 뭉친 다리를 풀어주는 데는 걷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일월저수지는 수원시 장안구 천천동 445-6에 소재하는 저수지이다. 일월공원으로 조성되어있는 일월저수지는, 서수원권의 아름다운 공원으로 산책로 입구의 버드나무와 단풍나무 외에도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메타세콰이어가 늘어선 길이 있어 산책로를 걷다보면 절로 멋에 겨운 길이기도 하다.

 

일월저수지는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와 서수원버스터미널 사이에 자리하고 있는 저수지로 저수지 산책길은 2km 정도이다. 빠른 걸음으로 걸으면 25분 정도가 소요되고, 천천히 걸어도 40분 정도면 한 바퀴 돌 수 있다. 뜨거운 날이지만 물병도 준비하지 않고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주차장에서 걷기 시작해 나무그늘을 벗어나면 그동안 가뭄으로 인해 물이 줄어든 저수지에 새끼오리들이 몇 마리 유영을 한다. 물은 줄어 한편은 바닥이 드러나고 땅은 거북등처럼 갈라졌지만 그래도 산책로를 따라 걷는 주민들이 상당수 있다. 휴일을 맞아 자신의 건강을 위해 열심히 걷고 또 걷는다.

 

 

그림 같은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

 

족구장을 지나치면 바로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을 만난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월저수지의 정경이 아름답다. 가뭄이 계속되지 않아 물이 가득했다면 얼마나 더 아름다웠을까? 이곳 일원저수지는 수원청개구리 서식지이다. 수원청개구리는 멸종위기야생동물 1급으로 이곳 서식처에는 맹꽁이 서식처와 수원청개구리 동면기서식처, 생태습지, 산란처인 논습지 등으로 구분되어 있다.

 

심한 가뭄으로 인해 물이 말라 갈라진 습지 바닥을 보면서 마음이 안타깝다. 혹 이런 가뭄으로 인해 수원청개구리의 서식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그래도 한편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많은 물고기들이 떼로 몰려다니는 것을 보면서 조금은 마음에 위안이 된다.

 

수원청개구리 서식처를 지나면 버드나무들이 가지를 늘이고 있다. 한 가족인 듯한 몇 사람이 이야기를 하면서 길을 걷는다. 몇 사람인가 빠른 걸음으로 곁을 지나친다. 이 더위에 땀을 흘리며 빠르게 걷는 사람들은 아마 살이라도 빼려는 심산인가보다. 나무그늘 길을 걷노라니 시원한 바람이 땀을 식혀준다.

 

 

휴일 맞아 인근주민들로 붐비는 공원

 

한편은 논과 밭이 있고, 한편은 저수지이다. 저수지에 물이 말라 시원한 기분은 덜하지만 그래도 바람이 불어 걷느라 흘린 땀을 식혀준다. 공용화장실 주변에는 더위를 피해 나온 인근주민들인 듯 많은 사람들이 가족단위로 모여 있다. 나무그늘마다 자리를 펴고 음식들을 먹고 있는 사람들도 보인다.

 

처음 주차장에서 걷기 시작한 저수지 산책로의 끝이 보인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수원청개구리 서식처인 습지 또한 장관이다. 크지 않은 일원저수지이건만 그 어느 곳에 떨어지지 않는 풍광을 자랑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일월저수지를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월저수지는 겨울에도 아름답기로 소문난 곳이다. 설경 또한 일품이기 때문이다. 겨울 눈꽃이 아름다운 거리이기도 하다.

 

뜨거운 날 땀을 흘리며 돌아본 일월저수지 산책로. 날이 뜨거워 더 좋은 이곳이 저수지 물이 말라 드러난 바닥이 안타깝다. 기온은 오르기만 하고 비 소식은 없어 더 마음이 아프지만, 그래도 이렇게 한 바퀴 저수지 산책길을 돌면서 마음속으로 간구를 했으니 곧 비가 내리지 않겠는가? 그저 시원한 빗줄기를 맞으며 다시 걸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수원 광교중앙공원 6색 수원둘레길을 걷다

 

수원의 길을 그토록 많이 걸었다고 생각했다. 길이란 길을 거의 다 돌았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동안 내가 걸은 길은 수원전체 길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그저 발길이 닿는 대로 걷다보면 그 길이 아름답고, 그런 길을 소개하면서 더 많은 길을 찾아 나서게 된 것이다. 8일 만난 광교중앙공원의 6색길은 수원둘레길이다.

 

광교 카페거리의 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난 후 곁에 있는 산으로 오르는 길을 택했다. 점심을 먹은 것이라도 소화를 시킬 생각으로 오른 그 길은 처음부터 사람을 놀래게 만들었다. “정말 수원 둘레길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 왜 이 길을 모르고 산 것일까?”

길이 아름답다. 그 길이 짧은 것도 아니다. 봉녕사 옆에서 시작하는 이 둘레길인 에코브리지라고 하는 생태통로에는 모두 10개의 다리가 있다.

 

 

반딧불이다리를 시작으로 나비잠자리다리, 소나무다리, 갈참나무다리를 지나 풍뎅이다리를 건넌다. 그리고 만나게 되는 다리가 바로 여담교이다. 여담이란 화성의 성벽위에 설치한 시설인 여장(女墻)의 다른 말이다. 수원 화성의 곡선이 아름다운 것에 비해 이 다리를 상징적으로 여담교라 불렀다고 한다.

 

길은 숲길이다. 조금만 걸어도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나타난다. 한 낮 더위를 피해 이곳을 찾아와 책 한권 읽으면 딱 좋을 그런 곳이다. 한 가지 흠이 있다면 근처에 고속도로가 지나기 때문에 차량이 질주라는 소음이 들린다는 것인데, 이 숲속에서 자연을 만끽하자면 그런 조금의 불편을 참아야 할 듯하다.

 

숲이 우거진 길에서 어디로 갈까 망설이다

 

길이 좋다보니 고민을 하게 만든다. 중간에 길이 갈라지기 때문이다 이리로 가면 어디가 나오고 저 길로 가면 어디가 나올까? 그런 고민조차 할 필요가 없다. 갈림길이 나올 때마다 반드시 이정표가 서 있기 때문이다. 한 곳은 광교카페거리와 푸드타운으로 가는 길이고 또 한 길은 호수공원으로 가는 길이다.

 

호수공원 1.7km, 멀지 않은 길이지만 오후에 할 일이 남았다. 그렇다고 올라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카페거리로 다시 돌아간다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조금 더 걸어본 후에 결정을 하기로 하고 흙길을 천천히 걷는다. 길가에 개망초가 벌써 부쩍 자라 꽃을 피우고 있다. 벌써 계절이 이리 되었나? 혼자 속으로 묻고 대답하기를 반복한다.

 

혼자 길을 걸으면 이런 것이 좋다. 굳이 대답을 듣지 않아도 좋기 때문이다. 그저 혼자 자연을 보고 묻고, 지나는 발자국 소리에 놀라 푸드덕거리며 날아가는 새에게 물어도 좋다. 하다못해 길가에 핀 꽃에게 물은들 어떠랴? 누가 대답을 하지 않아도 좋다. 그저 질문을 했으면 그것으로 족하기 때문이다.

 

소통을 의미하는 바라뫼 문을 지나다

 

'바라뫼'라는 뜻은 "산을 바라보면서 웅장하고 변함없는 기상을 닮아 살자"는 뜻과 "산에서 불어오는 신선한 바람과 같은 사람'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런 바라뫼문을 수원둘레길에서 만날 수 있다. 아마 이 길을 조성할 때 건너편 산길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길을 합해 형상화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뜬 구름 없이 길을 걷는데 홍살문이 앞을 막아선다. 옆에는 바라뫼 문이란 제목과 설명이 붙어있다. ‘정조의 수원화성 행차 시 조성된 한강의 배다리(정약용의 실학사상에 의해 토목학과 건축학의 이론을 바탕으로 설계되었음)에 설치된 홍살문을 형상화하였다는 것이다. 이는 나라와 백성이 함께하는 소통의 의미, 더 나아가 지역 주민들의 평화와 안녕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결국 이 길은 소통의 길인 셈이다. 이런 좋은 길을 가까이에 두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점심을 먹은 후 걸어본 수원 6색길 여담교, 그리고 바라뫼 문. 이 얼마나 좋은 길인가? 가까운 시일 안에 이 길의 남은 구간을 걸어보아야겠다. 그 끝에는 또 얼마나 아름다운 경관이 기다리고 있는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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