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달구 지동이 변화하고 있다. 2019년 들어 지동 창룡문로 34에 소재한 지동 창룡마을 창작센터가 지동 문화의 거점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그동안 지동 창룡마을 창작센터는 주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시키기보다 개인 작가의 터전으로 이용되어 왔다. 그랬던 공간을 이제 지동 주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시키고 주민을 대상으로 생활밀착형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창룡마을 창작센터 문화프로그램 운영은, 마을사업 참여 주민 확대 역량강화를 통한 마을만들기 활성화 및 추진동력 확보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지동은 수원에서도 노인연령층이 가장 높은 곳으로 문화향수에 대한 기대치가 낮은 곳이다. 이렇게 문화적인 면에 있어 타 지역보다 열악한 환경을 갖고 있는 지동이 창룡마을 창작센터를 지역주민들의 문화거점으로 활용하여 주민들의 문화체험장으로 거듭나겠다고 한다.

 

지동의 문화프로그램 추진계획은 마을공동체와 협력을 통해 마을활동 주체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마을만들기 추진동력 발굴로 주민 문화프로그램 추진을 통한 창룡마을 창작센터홍보효과 발생으로 센터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생활밀착형 문화수업을 통해 주민의 문화수준 향상과 교육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마련되었다.

 

 

세대공감이 있는 문화마을로 거듭난다

 

지동은 창룡마을 창작센터를 지역주민들이 자주 이용하지 못하는 점을 감안해 201911월까지 창작센터를 문화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많은 프로그램을 준비 중에 있다. 그 첫 번째 사업이 바로 세대공감이 있는 문화마을조성으로, 창작센터 공간을 활용해 주민들에게 문화프로그램을 추진, 마을공동체 ()()”을 운영한다.

 

이번에 새롭게 시작하는 세대공감 문화마을 프로그램은 사진수업 젊은 그대, 낭만을 담다와 도자기페인팅, 꽃차 수업 꽃을 담은 도자기를 운영한다. 각 프로그램 당 10명의 주민을 모집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사진프로그램 젊은 그대, 낭만을 담다는 사진에 대한 이해와 촬영 기본기 익히기, 관내 경로당 어르신 스냅사진 찍기, 지동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사진 찍기 등으로 구성됐다.

 

도자기페인팅, 꽃차 수업인 꽃을 담은 도자기수업은 도자기 페인팅, 꽃차 수업으로 진행하며, 작품 전시 및 시음회를 통해 주민들과 활동 결과물을 공유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창룡마을 창작센터를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시도를 하는 것은 세대별 지역 주민 간 화합 도모와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 간 연결을 도모하여 공동체 성장에 대한 관심 확산, 주민이 직접 마을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공동체 주체들의 역량 강화 및 지역에 대한 자긍심 고취 등을 기대하고 있다.

 

 

그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 준비한다

 

이 외에도 지동은 창룡마을 창작센터 공간을 활용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한글을 깨우치지 못한 어르신을 위한 힌글힉교와 문학강좌, 음악과 문학이 어우러지는 시낭송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에 있는 창룡마을 창작센터를 거점으로 한 프로그램이 활성화되면 지동은 지금과는 다른 문화마을로 변화하게 된다.

 

그동안 창룡마을 창작센터가 주민들에게 문화센터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갖지 못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주민들이 즐겨 찾아오고 언제나 내집 안방처럼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에 세대공감이 있는 문화마을이라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게 된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마치고나면 교육을 받은 강습생들의 작품을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지동행정복지센터 김정선 주무관은 원도심에 노인층이 가장 많은 지동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프로그램을 마련하게 되었다면서, 앞으로 주민들이 언제나 찾아와 편히 쉴 수 있도록 공간을 활용하겠다고 한다. 이번 문화프로그램 역시 주민과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공간활용을 위해 마련했다는 것이다. 지동 창룡마을 창작센터가 진정한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주민참여예산 대상 사업지 발굴 위해

 

수원시 팔달구 지동이 43일 오전, 지동행정복지센터 3층 회의실에 팔달구 주민참여예산 지역위원과 이현희 지동장, 지동주민자치위원회 지영호 위원장, 천창범 행정민원팀장, 주민참여예산 담당자 등 15명이 모였다. 이날 모인 것은 지동 주민참여예산 대상 발굴을 위한 현장을 돌아보기 위해서였다.

 

회의실에 모인 일행은 이현희 지동장이 오늘 주민참여예산위원들과 함께 한 것은 지동에 무엇이 필요한 지 알아보고 동네를 한 바퀴 돌며, 현장에 왜 그런 것이 필요한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입니다. 지동은 원도심으로 어르신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오늘 돌아보시면서 왜 그런 것이 필요한지를 따져보시고 꼭 주민참여예산에 반영해 주셨으면 합니다라고 했다.

 

지영호 주민자치위원장은 팔달구 지동은 수원에서 오래된 마을이지만 주민들이 살아가기에는 어려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그래도 지동은 행자부에서 예산지원을 받아 안심마을을 올해까지 시행 중에 있으며, 그 외에도 지동행정복지센터 신축, 팔달경찰서 신축, 지동 원도심 개선 등 많은 일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오늘 주민참여예산 팔달구 지역위원님들이 지동을 돌아보시고 지동에 필요한 예산을 세워주시기 바랍니다라고 했다.

 

 

원도심인 지동은 화성을 끼고 있는 아름다운 마을

 

팔달구 지동은 자연 마을명을 못골이라고 부른다. 이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의 동편에 길게 자리한 지동에 과거 연못이 있기 때문에 붙여진 명칭이다. 지동은 지동시장, 미나리광시장, 못골종합시장 등 전통시장을 끼고 있으면서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개발이 제한되어 있고, 그에 따라 원주민들이 30~50년을 한 곳에 거주하고 있는 마을이다.

 

더구나 지동은 수원시 중에서도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타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은 마을이다. 팔달구 노인인구 12.6%보다 높은 17.3%의 노인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다문화 가정이 타 지역에 비해 높은 곳이다. 지동은 다문화가족이 전체 주민 중 12%1,778명이 가주하고 있는 마을이기도 하다.

 

이날 동네 한 바퀴를 팔달구 주민참여예산 위원들이 돌아본 것은 이렇게 삶의 질이 타동에 비해 낮은 지동이기 때문에, 대중교통 이용 시 연세가 많은 어르신들이 그만큼 많은 불편을 겪고 있으며, 마을버스를 이용할 때 마을버스 도착시간을 알려주는 알리미와 장시간 밖에 노출되어 있는 고령자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주민참여예산위원들 마을 돌아보며 꼼꼼하게 챙겨

 

이현희 지동장과 지영호 지동주민자치위원장, 팔달구 주민참여예산 위원들이 돌아본 곳은 지동 소재 팔달구 경수대로 613에 소재한 수병원부터, 도로를 따라 팔달구 중부대로 93에 소재한 성빈센트병원까지였다. 이곳은 마을주민 중 어르신들이 많이 사용하는 곳으로 버스도착시간을 알리는 마을버스 도착시간 알리미, 장시간 기다리는 주민들을 위한 온열의자, 그리고 추운 날 기다릴 수 있고 미세먼지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인 건강부스 설치 등이었다.

 

팔달구 주민참여예산위원들과 지동 동네 한 바퀴를 돌아 본 이현희 지동장은 지동은 어르신들이 많은 곳이기 때문에 주민참여예산위원들이 이런 점을 고려해 가급적 지동이 요구하는 것들이 다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예산위원들을 안내한 천창범 행정민원팀장도 지동은 딴 곳과는 달리 원도심이기 때문에 주민참여예산위원들이 그런 점을 감안해 지동이 요구하는 사안들이 꼭 주민참여예산에 반영되길 바란다고 했다.

 

지동 창룡마을 창작센터 2층 회의실에서

 

팔달구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3월 정례회의가 21일 오전 지동 창룡마을 창작센터 2층 회의실에서 이훈성 팔달구청장 및 팔달구 각 동 주민자치위원장 및 사무국장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는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안건을 먼저 처리한 후 11시부터 이훈성 구청장이 참석하는 월례회로 진행됐다.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는 첫 번째 안건으로 팔달구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장 선출과 사무국장 선임으로 시작됐다. 현 팔달구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장인 한창석 협의회장이 지난 3월 수원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에서 수원시 주민자치위원회 협의회장으로 선출된데 대해 차기 팔달구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장의 선출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날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장은 참석한 인원들을 상대로 호선하여 의결로 선임하게 되어 있었으나 한 사람의 단독추천으로 인해 김윤재 인계동 주민자치위원장이 팔달구 협의회장으로 선임되었으며,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사무국장은 김윤재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장의 주청에 의해 차기 월례회에서 협의회장이 임명하기로 결정했다.

 

두 번째 안건인 팔달구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야유회에 대한 안건은 419일 충청남도 태안군 태인 세계튤립축제를 다녀오는 것으로 결정을 보았다. 이어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에 참석한 모든 이들이 팔달팔달 파이팅을 외치는 것으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를 마쳤다.

 

 

이훈성 팔달구청장 환절기 건강 유의하라당부

 

이훈성 팔달구청장은 정기 월례회 인사말을 통해 오늘이 춘분인데 경칩에 나와야할 수원청개구리가 미세먼지 때문인지 아직 나오지 않았다면서 환절기에 모든 분들이 건강에 유의하라고 말했다. 이어 이 구청장은 수원고등법원 개원, 수원컨벤션센터의 준공 등으로 수원시는 광역시급의 위상을 갖추게 되었다면서 앞으로 수원시에 맞는 행정권한과 재정기반 확보를 위한 특례시 실현을 위하여 팔달구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가 중심적 역할을 하여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인사말에 나선 한창석 협의회장은 축복의 땅, 수원의 중심이 되는 팔달구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장으로 그동안 여러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했다면서 앞으로도 수원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에서 수원이 발전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한창석 협의회장은 김윤배 신임 햡의회장을 도와 팔달구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진 순서는 이연희 지동장이 지동행정복지센터 주민대표단 회장 소개와 팔달구 행정지원과 장성임 주민자치팀장의 소개로 3월 수원시 및 팔달구 홍보로 이어졌다. 이 순서에서는 특례시가 궁금해팔달구 각 행정복지센터 일정과, 대힌노인회 팔달구노인지회 개관식 소개, 광교호수공원 프라이부르크 전망대 및 생태환경체험교육관 개관식 등의 소개가 있었다.

 

 

지동 안심마을 돌아보는 시간도 가져

 

월례회를 마친 후에는 지동을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에 소개하는 시간으로 이어졌다. 지동 주민자치위원회 사무국장이 지동에 관한 일반현황을 소개하기 전, 지영호 지동주민자치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동을 찾아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면서 지동은 전국 최장의 벽화골목을 갖고 있고, 안심마을 프로젝트가 완성단계에 있어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지동행정복지센터 천창범 행정민원팀장의 소개로 안심마을 지동의 그간 변화에 대한 자세한 소개 등으로 이어졌다. 팔달구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월례회를 마친 다음에는 참가한 모은 이들이 창작센터 앞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후 지동 안심마을 여기저기를 돌아보는 투어시간도 가졌다.

 

 

제사에 쓰는 장은 정월에 담아야 정화기능 있어

 

우리민족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식품을 물으면 단연 ()’이라고 한다. 장은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식품이다. 우리민족은 된장과, 간장, 고추장 등을 갖고 음식을 조리하기 때문이다. 하기에 옛 어르신들이 그 집 장맛이 좋아야 그 집이 번창한다.”라고 까지 했다. 그렇듯 장은 우리에게는 남다른 식품이요, 소중하게 여기던 간을 내는 음식이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장이라고 하면, 간장과 된장, 고추장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이 중에서 된장은 콩으로 빚은 메주를 띄워 오랫동안 숙성시킨 것을 말한다. 된장은 발효 숙성기간 동안 바실러스(Bacillus)균과, 공기 중에 존재하는 여러 균이 된장 특유의 맛과 향을 만들게 된다.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된장은 2년에서 3년 사이의 된장이 가장 맛있고 영양 가치도 높다는 것이 밝혀졌다. 옛 문헌 속에 처음으로 ()’이라는 낱말이 등장한 것은, 기원 전 300~400년 전에 썼다고 알려진 중국의 경전 <주례(周禮)>에서이다. 주례에 보면 고기를 햇빛에 말려 가루로 곱게 빻아 술에 담근 후, 여기에 조로 만든 누룩과 소금을 섞고 항아리에 넣는다. 잘 밀폐한 상태에서 백일 동안 어두운 곳에서 숙성하도록 띄워 익힌다.’라고 적고 있다.

 

장이 언제 적부터 있었는가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으나 콩의 원산지를 만주로 보는 학계의 이론에 따르면 장 문화도 이곳에서 시작이 되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장 역시 대부분의 발효식품처럼 콩 재배지에서 자연적으로 생겼다고 치면 이미 기원전 1,500년 전인 청동기 시대부터 장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삼국시대부터 장을 이용해

 

우리나라에 장의 기록은 언제부터였을까? <삼국지>에 보면 고구려 사람들이 발효식품에 능하다는 구절이 나오고, <삼국사기>에 보면 신라의 이바지 음식에 술, 기름과 함께 메주가 등장한다. 고구려 유민들이 발해를 세운 직후인 7세기 말에는 이미 메주가 발해의 명물로 널리 알려졌다고 한다. 하기에 장은 우리마라에서 처음 담갔던 것으로 보기도 한다.

 

실제로 중국의 <박물지(博物志)><학재점필(學齋佔畢)> 등의 문헌을 보아도 메주를 소개하면서 외국에서 건너온 음식이라고 표현했다. 이 장은 8세기경 일본으로 건너가면서, 나라마다 제각기 다른 기후와 식생활 속에서 독특한 장맛을 낸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를 거쳐 일본으로 전래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장은 음력정월에 담는 장이라야 제 맛을 낸다고 한다. 장은 단순히 음식을 조리하는 데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각종 제사음식을 만들 때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장을 담을 때는 정월부터 삼월까지 적당한 시간에 담지만 정월에 담은 장이 가장 맛있다고 한다. 장을 담그는 날의 특징은 첫째 손이 없는 날을 택하는 경우, 둘째 소날이나 말날 등과 같이 유모일(有毛日)을 택하거나 네 발 달린 동물에 해당되는 날을 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동 잠 담그기 시범 보어

 

지동 잠 담그기가 27일 오전 창룡마을 창작센터에서 열렸다. 김인분 강사의 시범에 따라 지동 주민들이 장 담그기에 동참했다. 창룡마을 창작센터는 지동의 각종 행사와 전시, 교육 등을 열어 주민들이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를 하고 있다. 창작센터 1층은 공구박물관과 카페, 그리고 사람들이 교육과 모임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창작센터 1층 앞마당에 지난 25일 장독대를 만들고, 27일에 장 담그기를 한 것이다. 장을 담글 때는 메주와 소금으로 간수를 만드는데, 생달걀을 간수에 띄워 3/2정도가 물에 잠기면 간수의 염도가 적당하다고 한다. 선조들은 그렇게 장의 염도를 측정했다는 것이다. 알맞게 염도를 맞추는 것 하나까지도 지혜가 돋보인다.

 

장을 담고 나면 장독에다 버선본을 붙이거나 왼새끼를 두르기도 한다. 또한 붉은 고추와 청솔가지를 왼새끼에 끼워놓기도 하는데 이는 장맛을 버리는 잡귀잡신을 물리치는 주술적인 힘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지동 창룡마을 창작센터 앞마당에 마련한 장독대. 시간이 지나면 장 익는 냄새가 솔솔 풍길 듯하다.

 

지동 고성주명인의 정월대보름 음식 나눔

 

백가반(百家飯)’이라는 풍습이 있다. 자신의 성과 다른 타성을 사용하는 사람들, 혹은 100집이나 되는 집을 돌면서 밥을 얻어먹어야 병 치례를 하지 않는다는 우리 고유의 풍속이다. 동국세시기에도 봄을 타서 살빛이 검어지고 야위는 아이는 백가반을 빌어다가 절구에 올라타고 개와 마주앉아, 개에게 한 숟갈 먹인 다음 자기도 한 숟갈 먹으면 다시는 그런 병이 도지지 않는다는 기록이 있다.

 

동국세시기에 백가반은 제삿밥을 나누어 먹는 옛 풍속을 답습한 것이라 하였다. 과거에는 정월 열나흘이 되면 오곡밥을 지어 이웃과 나누는 풍습이 있었다. 기전지방에서는 보름 전날(일부지방은 보름날) 아이들이 대나무소쿠리를 들고 집집마다 다니면서 밥과 나물을 빌어 왔다. 이렇게 정월 열나흘에 많은 집의 밥을 먹어야 좋다는 속설 때문이다.

 

이런 정월 보름을 기해 먹는 백가반은 오곡밥과 많은 나물을 준비한다. 보통 일반가정에서는 아홉 가지의 나물과 오곡(멥쌀·찹쌀··수수·보리)을 넣어 밥을 지은 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는 풍습이 있었다. 이렇게 정월 보름에 오곡밥을 짓는 이유는 삼국유사(三國遺事)1 기이(奇異)에 전하고 있다.

 

사금갑조(射琴匣條)에는 신라 21대 소지왕이 경주 남산기슭의 천천정(天泉亭)이라는 정자로 행차하던 중 까마귀가 날아와 봉투 하나를 떨어뜨리고 갔다. 봉투를 열어보니 "금갑을 활로 쏘라"고 적혀있었다. 왕이 궐로 돌아와 글대로 금갑을 쏘니 금갑 안에서 왕비와 역모를 꾀하고 있던 신하를 발견한 것이다. 소지왕은 까마귀를 만난 날을 기념하기 위해 까마귀 제삿날(오기일)로 정하고 오곡밥을 지어 제사를 지냈다는 것이 오곡밥을 지어먹게 된 유래라고 한다.

 

 

매년 오곡밥을 짓고 나물 무쳐 이웃과 나눠

 

정월 대보름이 가까워지면 바빠지는 사람이 있다. 바로 팔달구 지동에 거주하는 경기안택굿보존회 고성주명인이다. 고성주명인은 매해마다 오곡밥과 나물을 준비해 이웃과 나누고 있다. 2017년에는 200명분, 2018년에는 150명분을 준비했는데, 올해는 두 배로 늘린 300명분을 준비한다는 것이다.

 

올해는 많은 분들이 힘들다고 하네요. 마을어르신들도 집 앞을 지나면서 오곡밥을 드시러 오신다고 하는데 올해는 사전에 약속이 되어 있는 분들이 너무 많아, 와서 드시고 가시는 것은 좋은데 싸드릴 수는 없다고 했어요. 내일 오곡밥을 먹으러 오는 사람 중에 다문화가정 동남아사람들도 상당히 많아 온다고 해서요

 

17일 아침부터 세 명이 대보름 음식을 장만하고 있다가 고성주 명인이 말한다. 올해 300명분의 음식을 준비한 것은, 그만큼 경제도 어렵지만 찾아오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하루 종일 준비한 대보름 나물을 평상에 늘어놓으니 평상 한 가득 대보름 나물이 가득하다.

 

 

많이 드시고 건강하시면 좋겠어요

 

고성주명인의 오곡밥은 딴 집의 오곡밥과는 맛이 다르다. 우리 전통방식인 시루에 밥을 쪄내기 때문이다. 시간이 걸려도 그렇게 정성을 들이는 것은 정월대보름에 오곡밥을 든든히 먹어야 일 년 동안 건강하기 때문이란다. 17일은 대보름 나물을 준비하고 18일엔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음식을 대접한다.

 

그 뿐만이 아니다. 꼭 챙겨서 음식을 골고루 싸서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17일 오후 들린 고성주명인의 1층 거실에는 18일 전해줄 오곡밥과 나물, 김치를 담을 용기가 가득 쌓여있다. “올해 상당히 힘들다고 하는데 이 음식을 드시고 모든 분들이 건강했으면 좋겠다고 고성주명인은 이야기한다.

 

세월이 다변화하면서 우리 고유한 전통문화와 풍속 역시 변하고 있다. 이렇게 변화하는 가운데도 우리 풍속을 지키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 고성주명인. 기해년 정월 열나흘에 나누는 대보름 나물과 오곡밥을 먹은 모든 사람들이, 날마다 건강하고 복된 나날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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