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하게 작창 된 판소리에 관객들 매료되다

 

씨구‘, ’좋지소리가 절로난다. 근래에 들어 이렇게 신명나는 공연을 보기 힘들었다. 수원에서 수많은 공연이 열리지만 그 중 전통을 기반으로 한 공연은 만나기가 힘들다. 그런 수원을 스토리텔링으로 한 전통공연이 사람의 마음을 흐뭇하게 만든다. 그것도 우리가 잊고 있었던 우리의 옛 이야기를 만난 것이다.

 

27일 오후 7. 수원시 장안구 이목로 24-25(정자동)에 소재한 SK아트리움 소극장 무대에 오른 북수동 274번지, 수원의 옛길을 걷다는 창작 판소리로 꾸며졌다. 아트컴퍼니 달문이 무대에 올린 북수동 274번지는 한 때 전국에서 가장 큰 우시장이 섰던 수원천가에 있던 장시를 말한다. 현재 북수동 팔달노인복지관 인근을 생각하면 된다.

 

 

창자는 무대에 나와 혼자 아니리를 하고 발림을 하면서 소리까지 소화해낸다. 우리 판소리는 1인극이다. 그런 판소리의 몫을 제대로 해냈다. 거기다 중간 중간 국악가요 풍의 노래까지 곁들였다. 대금과 피리, 해금, 가야금, 신디사이져 등의 악기와 북과 장구가 곁들여져 새롭게 작곡한 반주음악도 분위기를 도왔다.

 

북수동 274번지는 수원 우시장에 얽힌 이야기다. 창극으로 작창을 했지만 이야기의 내용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그저 남녀가 만나 우시장을 돌아보고 수원팔경을 노래하면서 화홍문에서 떨어지는 수원천 물길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안성에 살고 있는 아버지와 아들이 수원 우시장으로 송아지를 팔러온다는 이야기로 진행된다.

 

 

수원의 이미지 높인 창작 창극

 

소리꾼은 안성을 떠난 부자가 오산장에 들려 송아지를 팔지 못하고 디시, 수원 우시장으로 오면서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심좋은 수원사람 때문에 부자는 서로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게 되고 수원 우시장의 인심을 이야기한다. 그런 와중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의 도움으로 잃었던 소도 되찾는다는 내용이다.

 

우시장에 관한 이야기야 어디서나 들을법한 스토리지만 문제는 무대에 오른 작창을 한 소리꾼 서어진과 반주음악을 작곡한 작곡가 송준성이다. 한 자리에 앉아 무대와 객석을 누비며 소리꾼의 소리와 반주음악이 극을 생동감 있게 살려냈다. 조금은 필요이상의 효과음 사용으로 인해 귀에 거슬리는 부분도 없지 않았으나 전체적인 분위기로는 적은 반주악기를 사용하면서 상당히 비중있게 효과를 내었다고 생각한다.

 

소리꾼은 무대에서 객석으로 나와 관객과 대담을 이끌어내면서 관객들에게 함께 무대를 이끌어가도록 한 것도 상당히 효과적인 연출이었다. 관객과 하나가 되고 관객이 소리꾼과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작품속으로 끌려들어가 함께 호흡한다는 것은 그만큼 관객들이 작품에 참여하고 호응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간단한 무대영상도 관객들에게 이해도와

 

창작 판소리극 <북수동 274번지 - 수원의 옛길을 걷다>는 아트컴퍼니 달문이 준비한 첫 반째 음악극이라고 한다. 하지만 기존의 쌓아온 실력들이 있는 달문 단원들의 노력이 그대로 무대에 배어나왔다, 그저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이야기를 1인 판소리극으로 꾸며 관객과 함께 호흡했다는 것은 박수를 보낼만하다.

 

수원의 먹거리 중 하나인 왕갈비와 전국 최대의 우시장. 그리고 수원팔경을 하나로 얽어 이야기를 전개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무대에 세벌의 한복 윗도리를 진열하고 그 한복들을 각기 다른 인물로 묘사하여 함께 대화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갔다는 것도 새로운 시도였다. 적은 비용으로 마련한 판소리극을 극대화시켰다고 생각한다. 연출가의 학습능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무대 뒤편에 간단한 영상이나 수원팔경 등을 자막처리를 해 관객들에게 이해를 도왔다는 점도 좋았다. 아트컴퍼니 달문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것도 이번 첫 번째 무대에서 보여준 작곡가와 작창가, 작가, 연주가 등이 모두 하나가 되어 마음을 합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모처럼 만난 기분좋은 무대, 젊은 무대에서 보여준 출연자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 좋은 공연을 더 많은 관객이 함께할 수 없었다는 점과, 1회로 마쳐야했다는 점이다.

 

111일 경기문화재단 다산홀서 공연, 누구나 무료입장

 

<그림책음악여행>국내의 유능한 국악 연주자와 동화 구연가, 연출자, 그림 작가들이 모여 구성한 단체이다. 국내 유일의 그림책 영상 전문 국악실내악 단체인 <그림책음악여행>이 추구하는 것은 전통음악·문화와 더불어 함께하는 삶의 소중함을 공연으로 대중과 함께 느끼고자 창단됐다. 이 단체가 111일 오후 7시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인계로 178에 소재한 경기문화재단 3층 다산홀에서 그림책 음악여행인 정조, 화성을 꿈꾸다를 무대에 올린다.

 

수원문화재단 형형색색 문화예술지원사업에 선정된 이번 공연은 국악 실내악(전통음악, 창작음악), 그림책 영상, 동화구연 등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진 작품으로, 국악으로 듣는 그림책음악여행 정조, 화성을 꿈꾸다는 정조대왕의 꿈과 삶을 전통음악(궁중음악, 민속음악)과 그림책 영상, 나레이션을 통해 극적으로 묘사하여 정통 전통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이번 공연을 준비한 박경숙 음악감독은 전래동화를 현실적 감각에 맞게 각색하고 동화에 어울리는 음악을 전통음악 기법으로 창작하였습니다. 그림책 영상 또한 새롭게 창작하여 그동안 어린이들과 가족들이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음악의 장르를 향유할 수 있도록 준비하였습니다라고 한다.

 

 

1부와 2부로 나누어 다양한 이야기 전해

 

이날 공연 중 1부 전래동화 중 꿈꾸는 대나무는 대나무가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대금이 되듯, 누구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적인 주제의 작품이다. ‘양치기소년은 거짓말을 하면 그에 따른 대가를 치른다는 인과응보의 주제를 표현한 작품이다. 또한 방귀쟁이 며느리는 자신이 가진 것을 잘 활용하여 위기를 넘길 수 있다는 긍정적이고 교훈적인 주제를 표현한 작품이다.

 

청개구리는 우리들이 어릴 적 듣던 이야기로 <>의 중요성을 표현한 작품으로, 작품 내에 섬집아기’, ‘엄마야 누나야등 동요가 삽입되어 애절한 서정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소가 된 게으름뱅이는 자신의 본분을 잊지 않고 부지런하게 살아가자는 주제를 표현한 작품이며, ‘요술항아리는 욕심을 부리면 화를 부른다는 주제를 표현한 작품이다.

 

2정조, 화성을 꿈꾸다정조대왕의 어린 시절과 아버지를 잃는 과정을 담고 있으며, 왕이 되어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를 이전한 후, 끊임없이 암살에 시달리지만 개혁과 애민정신의 실현으로 수원을 계획신도시인 농업과 상업의 도시로 만들고 화성행궁을 완성해간다. 이러한 내용을 기반으로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게 스토리텔링하고,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하여 각 장면별로 그림을 그리고 음악 효과를 주어 이해를 돕고자 전통음악으로 음악을 구성하였다.

 

 

전문가들이 참여한 그림책음악여행

 

경기도립국악단 단원인 해금연주자 박경숙은 그동안 우리 국악인구의 저변확대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동안 박경숙과 함께 떠나는 그림책 음악여행(충주학생회관. 2015.10.29), 화성방문의 해 수원문화재단 지원사업(수원 SK아트리움. 2016.10.19.), 국립민속국악원 초청공연(2017.11.4.), 수원문화재단 지원사업 선정공연(청소년 문화센터 온누리 아트홀. 2017.11.7.), 그리고 올해는 신나는 예술여행 순회공연(한국문화예술위원회지원사업)10회에 걸쳐 순회 공연한 바 있다.

 

이번 <국악으로 듣는 그림책 음악여행 - ‘정조 화성을 꿈꾸다>의 출연진과 스태프들을 보면 전문가들이 참여해 수준높은 무대를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박경숙 음악감독(해금, 그림책음악여행 음악감독, 경기도립국악단 상임단원), 이병준 그림책음악여행 단장(권선청소년오케스트라 단장), 전규학 총진행(국립국악원), 노부영(대금. 그림책음악여행 단원, 전 국립국악정악단, 전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지휘자), 조금옥(대금. 그림책음악여행 단원), 박영기(피리, 기곡. 그림책음악여행 단원, 경기도립국악단 상임단원), 이종관(피리. 테평서. 경기도립국악단 상임단원), 이에리사(피리, 그림책음악여행 단원, 민화국악관현악단 단원), 문수연(거문고. 그림책음악여행 단원, 경기도립국악단 상임단원), 이종표(타악, 그림책음악여행 단원, 민화국악관현악단 단원), 이충우(구연동화, 경기도립극단 상임단원), 송현지(구연동화, 그림책음악여행 단원), 이희선(건반), 김용민(음향) 등이 참여했다.

 

 

 

“111일 경기문화재단 3층 다산홀을 찾아오시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새로운 장르의 국악과 전래동화, 구연동화와 그림책이 만나는 이번 공연은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불어넣어주고, 새로운 장르의 예술을 만날 수 있는 기회입니다. 부모님과 같이 경기문화재단 다산홀을 찾아오시어 우리의 다양한 전해동화와 정조대왕의 효와 수원회성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즐기시기 바랍니다

 

박경숙 음악감독은 111일 다산홀에서 오후 7시부터 시작하는 <국악으로 듣는 그림책 음악여행 정조 화성을 꿈꾸다’>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당부하면서, “다산홀은 객석 숫자가 많지 않이 늦으면 관람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수원남문로데오거리 청소년문화공연장에서

 

가을이다. 곳곳에서 각종 축제가 열리고 있다. 날마다 가야할 곳이 너무 많다. 미처 다 돌아보지 못해 안타까울 때도 있다. 그 정도로 축제가 벌어진다. 마을마다 각종 축제가 열리고 대규모 전문적인 축제도 열린다. 하기에 가을에는 찾아갈 곳이 많다. 그런 가을이기에 발이 부르틀 정도로 축제장을 찾아다닌다.

 

21일 오후, 수원남문글로벌 시장 중 한 곳인 남문로데오거리를 찾았다. 이곳에 소재한 청소년문화공연장에서 2회 수원 글로벌 춤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많은 무용단들이 모여 한 시간 30분 정도 가을을 화려하게 수놓는다고 한다. 안갈 이유가 없다. 서둘러 오전 취재를 마치고 찾아갔다.

 

주최와 주관을 글로벌 춤 축제 추진위원회(위원장 장정희)가 하고 남문로데오상인회와 샤샤난타팀, 뉴저지 한을 무용단, 송파 난 무용단, 손희경 무용단, 소담 무용단, 장정희 무용단, 춤 집단 MIN무용단 등이 무대에 올라 북놀이&베바, 헝가리무곡(난타 샤샤 대표 송민정), 강선영류 태평무, , 그 향기 따라(춤 집단 MIN 주니어무용단 대표 오민경), 검무(송파 난 무용단 대표 전혜란), 한영숙 류 살풀이(손희경 무용단 대표 손희경), 소고춤(춤 집단 MIN 주니어 무용단), 진쇠춤(대표 송민정), 수건흥춤(뉴저지 한울 무용단 대표 정태희), 흥에 겨워(소담 무용단 대표 김귀님), 장구춤(장정희 무용단 대표 장정희), 진도북춤(송파 난 무용단)등의 작품이 무대에 올려졌다.

 

 

다양한 지역의 춤을 한 곳에서 만나다

 

남문로데오상인회 송봉수 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제2회 수원글로벌 춤 축제는 1회 때는 장정희 무용단의 장정희 대표가 전액 비용을 부담했다고 한다. 이번 2회 때는 수원시가 공연비를 일부 부담해 무대를 꾸몄다고 한다. 각지에서 모인 춤꾼들은 무대에 올라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양한 종류의 춤과 다양한 춤꾼들을 만날 수 있는 2회 수원 글로벌 춤 축제. 시작도 하기 전에 청소년공연장을 찾아 온 관객들은 휴일 오후의 시간을 춤꾼들과 함께 보낼 수 있다는 즐거움으로 한껏 분위기가 고조되었다. 출연자 중에는 미국 뉴저지에서 공연을 위해 찾아 온 한울 무용단 대표 정태희와, 모녀가 대를 이어 우리 춤을 추면서 한 무대에 선 손희경 무용단의 손희경 대표와 딸 남효영도 있었다.

 

그런가하면 춤 집단 MIN 주니어 무용단은 어린 학생들로 오민경 대표의 안무로 창작무용을 선보였으며, 전국 각처에서 모인 춤꾼들답게 다양한 형태의 춤을 보여주었다. 글로벌 춤 축제라는 이름답게 가히 글로벌스러운 춤판이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어느 공연이나 그렇듯 이렇게 좋은 공연을 망치는 몰지각한 사람들이 객성에 자리하고 있었다는 것은 옥에 티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다.

 

 

 

추임새는 제대로 맞게 해야 제격

 

우리 전통은 객석에서 함께 동참하는 방법으로 추임새라는 소리를 덧붙인다. ‘좋다혹은 얼씨구와 같은 말이다. 추임새는 제 박에 맞춰 제대로 해야 한다. 추임새를 제 박에 넣지 않으면 공연자의 호흡을 흩트리는 경우도 있고, 심한 경우 춤을 제대로 출 수 없게 만든다. 그런데 추임새를 넣는다고 박자도 안 맞는 괴성을 내는가 하면 아무 때나 소리를 계속 질러대 분위기를 완전히 망친 결과가 되었다.

 

일부 사진작가들은 사진을 찍는다고 공연 증 계속 춤을 관람하고 있는 객석의 사람들 잎을 오가는가 하면 예의에 벗어나는 행위를 하면서도 자신이 무슨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지도 모르는 듯했다. 공연은 예술이다. 예술을 관람할 때는 그만한 양식이 있어야 하고 남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 우리 전통공연이기에 그런 행동을 했다고 하면 더더구나 이해가 되질 않는다.

 

행사 주관자의 부탁을 받았다고 헤도 이런 행위는 절대로 안 된다. 앞으로는 행사 관계자가 사전에 공지를 하거나 포토라인 등을 설치해 좋은 공연에 옥의 티를 만드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단 몇 사람으로 인해 아까운 춤판의 흥이 다 깨져버렸다.

 

김경희의 도자장신구 전도 함께 열려

 

정월행궁나라갤러리는 팔달구 행궁동(동장 민효근) 행정복지센터 민원실 벽면에 마련한 전시공간이다. 행궁동을 찾아오는 민원인들이나 행궁동을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마음대로 관람할 수 있는 정월행궁나라갤러리 전시는 한 달에 한 번 전시품목을 교환한다. 매번 미술작품 전시와 공예전시를 동시에 하고 있는 행궁동은 작지만 실속있는 전시공간이다.

 

15일 오후 행궁동을 찾았다. 벌써 전시품목이 교환되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일부러 찾아가지 않으면 만나기 쉽지 않은 전시공간이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는 1031일까지 전시되는 초우 김선화 문인화 전김경희의 도자장신구 전이 열리고 있다. 상단 벽면에는 문인회가 걸려 있고 하단 장식장 안에는 김경희 작가의 작품이 진열되어 있다.

 

 

어릴 적 고향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풍경. 앞마당엔 닭이 한가로이 노닐고, 화단엔 한 가득 꽃이 피고, 과실이 열리고, 산밭을 오갈 때면 새와 곤충들 노랫소리. 그 안에서 나는 자연의 일부가 되었다. 그때를 추억하며 그 느낌 그대로 맘속에 스케치를 하고 붓을 잡는다. 그 안에 사랑을 담고 평온함을 담아 안식을 주려 한다. 나와 더불어 누군가가 행복하길 바라며.

 

작가 김선화는 어릴 적 고향에서 본 자연을 그대로 붓으로 작품 안에 옮겨 놓았다고 한다. 그래서인가 작가는 그런 작품에 대한 기획의도를 , 글씨, 그림이 어우러진 문인화에 담긴 맑고 향기로운 정신으로 마음의 평온함과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라며, 우리 민족의 문화 향기가 숨 쉬는 문인화를 지키고 널리 알리며 계승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히고 있다.

 

 

먹 향이 묻어나는 김선화의 문인화에 반하다.

 

작가 김선화는 원광대학교 미술교육과를 졸업했다. 그동안 개인전은 4, 단체전과 부스전은 80여 회를 가졌다. 수원 문인화 협회 회장, 수원시 서예가 총연합회 이사, 한국미술협회 수원지부 문인화 분과장 등을 역임한 작가는 한국문인화협회, 한국미술협회, 수원문인화협회, 수원서예가총연합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활동을 보면 대한민국 문인화대전 특선 2,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 4, 목우회 특선, 전국대학미전 특선, 수원시 여성기예대회 최우수상 등 다수의 수상 경력도 갖고 있다. 그런 김산화가 이번에 네 번째 개인전으로 정월행궁나라갤러리에서 찾아가는 미술관 전으로 전시를 갖게 된 것이다.

 

문인화를 만나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그것은 화선지에 수묵담채로 그려낸 문인화의 경우 우리가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던 풍광을 그려낸 작품이기 때문인 듯하다. 문인화는 사부화·사인화·이가화·예가화 등 여러 가지 명칭으로 불린다. 문인화를 조선시대에는 유화라고도 불렀다. 문인화는 사대부를 비롯한 벼슬하지 않은 선비와 시인묵객이 주로 그렸다고 한다. 김선화의 문인화를 보면서 그 작품에 매료된 것은 어릴 적 늘 보아오던 정겨움 때문인 듯하다.

 

잔잔한 그림 속에 보이는 작가의 심성

 

많은 미술작품들 중에서도 유난히 문인화 전시를 관람할 때는 마음도 편해지고 작품을 그녀려낸 작가들을 생각하게 된다. 그것은 가끔은 문인화를 그릴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답사를 하면서 만나게 되는 온갖 풍경과 많은 문화재들. 그리고 한가한 시골길에서 만나게 되는 것들. 그런 것들을 그려낼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늘 해왔다. 아마 나의 작은 소망이었는가도 모르겠다.

 

초우 김선화 작가의 작품을 보면 한 여름의 축복’ ’봄 마중‘ ’함박웃음연꽃향기등 우리주변에서 늘 보아오던 풍광들을 그려냈다. 가을국화, 매화꽃이 핀 뜰에 선 닭 등,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런 정겨운 사물들을 그려낸 작가의 문인화를 감상하면서 문인화를 그리는 작가들은 아마 세상에서 가장 선한 심성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은 마음이 악하지 않아요. 항상 아름다운 경치를 보고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기 때문이죠”. 언젠가 전시회에서 만났던 작가 한 분이 한 말이다. 미술 작품, 특히 문인화를 그리는 작가들의 심성이 가장 선하다는 말을 하면서, 그렇게 선한 것은 바로 선비의 마음을 갖고 있어야 문인화를 그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당시는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김선화 작가의 문인화 전을 관람하면서 그 말의 뜻을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대안공간 눈에서 소리 있는 아우성(Meaning of Noise)’

 

오예람 작가는 장애인 가족과의 자전적 경험으로부터 사회적 약자와 사회구조를 작업의 주제로 다루고 있다. 사막이나 물속의 배경에 눈코입이 없는 인물들을 그리는 작업은 일반적 의식주 생활조차 지속하기 어려운 장애인의 불평등한 삶을 은유한다는 것이다. 작가의 작품들은 장애인들의 무언의 함성을 표현한다는 것이다.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으로 디지털 미디어의 드로잉을 재현하는 작가의 회화는 대상의 특성을 소거하기 위한 것으로, 가족의 장애로 인한 삶에서의 제약을 드러내고 나아가 이와 관계된 내면의 정신을 드러내고자 한다. 전시 제목 소리 있는 아우성은 유치환 시인의 시 깃발의 일부 소리 없는 아우성을 패러디한 표현이라고 한다. 그런 깃발에서 그려진 사회적 약자의작지만 분명한 목소리를 함축한다는 것이다.

 

오예란 작가가 그려낸 작품은 대안공간 눈이 사회적 소수자의 인권 보장과 공존’, ‘상생’, 그리고 예술의 가능성을 실천하는 사회참여적 활동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다. 사회적 관심과 확대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마련된 작품 공모에 선정된 참여자()는 장애인과 장애인가족, 난민과 예술교육, 입양아와 미혼모 등 사회적 소수자의 정체성과 사회 구조를 주제로 작업을 했다는 것이다.

 

 

 

오예람 작가의 작품에서 난 무엇을 보았나?

 

오예람 작가가 장애인 가족의 이야기를 전시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10일 오후 대안공간 눈을 찾았다. 땐 때 같으면 전시실 전체를 돌아보며 전시작품들을 관람하겠지만, 10일 찾아간 대안공간 눈에서는 단지 오예람 작가의 작품만을 보기 위해 찾아간 것이다. 장애인 가족을 주제로 작품전을 열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작품에 대한 의미를 크게 두었기 때문이다.

 

내가 장애인의 삶을 살아 보지는 못했지만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서 현실이 얼마나 각박한지 알게 되었다. 나는 그 약자를 대변할 수는 없다. 사회를 바꿀 수도 없다. 하지만 한 번쯤 누군가가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 준다면 마음에 아직 조금의 희망이 있다고 이야기하며 나를 다독일 수 있지 않을까. 나의 그림은 단순하면서도 심심한, 소금기 없는 여백이 때로는 많이 중요한 그림들이다. 그림 속에 공허와 아무도 소리 낼 수 없는 환경들, 표정을 드러낼 수 없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작가노트에서 오예람 작가는 본인이 장애인은 아니지만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 현실이 얼마나 각박한지 알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사회는 늘 장애와 비장애가 함께하는 사회를 외치고 있지만 실제로 사화에서 장애인이 받는 냉대는 상상을 초월한다. 언젠가 어느 커피숍에서 휠체어를 탄 장애인을 출입거부 했다는 소식을 접하기도 했다. 이런 우리사회의 단면을 작가는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 것일까?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소리 없는 아우성이었나?

 

대안공간 제2전시실을 들어가면서 좌측 벽을 보니 작은 그림 네 점이 걸려있다. 제목은 안 들려요란다. 입 대신 커다란 스피커와 같은 기구를 달고 있지만 그렇게 크게 이야길 해도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그림 한 점으로 이미 작가기 하고자 하는 표현을 이미 본 것이나 다름없다.

 

고요한 밤’, ‘열매등의 제목에서 보이는 작품들 속엔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그들에게는 눈과 귀가 없다. 그리고 입도 없다. 그저 그림 속에 공허와 아무도 소리 낼 수 없는 환경들, 표정을 드러낼 수 없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작가의 설명대로 작품 속 사람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작가는 작품을 구상하면서 장애인들의 소리를 듣지 않는 사회를 그대로 풍자한 것은 아니었을까?

 

단국대학교 예술대학 서양화과에 재학 중인 작가 오예람은 이번 대안공간 전시가 첫 번째 개인전이다. 첫 번째 개인전을 얼면서 장애인에 대한 작품전시를 하고 있는 오예람 작가. 대학에 재학 중인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해본다. 아마도 작가가 내가 장애인의 삶을 살아 보지는 못했지만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서 현실이 얼마나 각박한지 알게 되었다.”라고 한 것을 보면 작가의 가까운 사람 중에 장애인이 있고, 그 장애인의 아픔을 작품으로 형상화한 것이란 생각이 든다. 오예람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쉽게 전시실을 떠나지 못했던 것도 작품 속에 깃든 아픔을 보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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