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고당, 정말 대단한 집일세. 왕후가 두 분이나 살다니
현재 여주 명성황후 생가 곁에 있는 감고당은 이 자리에 있던 가옥이 아니다. 원래 감고당은 서울 종로구 안국동 덕성여고 본관 서편에 있었다. 그 후 1966년 도봉구 쌍문동으로 옮겨졌다가, 쌍문고등학교 신축계획에 따라 철거될 위기에 처했다. 마침 여주군은 명성황후 생가의 성역화 당시였기에 2006년 현 자리로 옮겨 복원하였다.
수차례 이전을 하면서 원래의 모습이 변하기는 했지만, 감고당은 조선시대 사대부가의 건축구조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소중한 가옥의 형태를 지니고 있다. 이 감고당의 편액은 1761년 영조대왕이 효성이 지극한 인현황후를 기려 친필로 쓴 것을 하사하면서부터라고 한다.
영조의 친필로 알려져 있다 |
감고당은 조선조에 두 명의 황후가 기거하던 집으로 유명하다. 숙종임금의 계비인 인현황후(1667~1701)가 장희빈과의 갈등으로 물러나면서, 복위가 될 때까지 5년간을 이곳 감고당에서 기거하였다. 또한 명성황후가 8세에 서울로 올라간 뒤 왕비로 책봉이 될 때까지 이곳에서 살았다. 이렇듯 감고당은 우리나라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가옥으로 유명하다.
대문의 안편 |
머슴들의 생활을 엿보다
감고당을 들어가는 문 입구에는 영조의 친필인 감고당 편액이 걸려 있다. 솟을대문은 중앙과 우측에는 문을 내고, 안으로 들어가면 좌측 문이 있을 자리에는 방이 들어섰다. 누가 문이라도 열어달라고 하면 바로 나갈 수 있도록 구조를 만들었다.
솟을대문의 양편으로는 길게 행랑채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머슴 등 일꾼들이 작업을 하는 곳이다. 새끼를 꼬기도 하고 가마니를 짜기도 한다. 곡식을 저장하는 창고로도 이용을 하는데. 감고당을 둘러보다가 만나는 하인들의 모습이 재미 있다.
행랑채 방에서 새끼를 꼬는 머습의 모습이 재미있다 |
행랑채 방 중에서 곳간으로 사용되는 방에서 볏가마를 진 머슴 |
중후한 멋을 자랑하는 사랑채
행랑채의 앞에는 사랑채가 있다. 사랑채는 남성들의 공간이다. 이곳은 손님을 맞이하기도 하고, 시를 쓰고 정치를 논하기도 하는 곳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나랏일을 걱정하고는 했을 것이다. 감고당의 사랑채는 대청, 사랑방, 누마루로 구분이 되어 있다. 사대부가의 집이라고는 해도 정취가 있게 지어진 집이다.
감고당의 사랑채는 누마루, 대청, 사랑방으로 구분된다 |
이곳에서 손님을 접대하고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
철저하게 외부와 차단된 안채
우측에 사랑채를 비켜서면 중문채가 있다. 중문채는 사랑채와 안채를 가르는 곳이다. 중문채의 입구에는 중문이라는 또 다른 문이 있다. 문 안편으로는 안을 직접 들여다 볼 수 없도록 칸막이를 하였다. 이 중문채에 달린 방에는 집안에서 일을 하는 청지기 등이 기거를 하는 곳이다. 또한 김칫독을 저장하는 저장소나 곳간 등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중문채를 들어서면 안채다. 안채는 여자들의 공간으로 사랑채와는 담을 사이에 둔다. 감고당의 안채는 집안에서 가장 안편에 자리하고 있다. 또한 외부와는 차단되었다. 당시 사회상을 엿볼 수 있다. 이곳 안채는 명성황후와 인현황후가 기거를 했던 곳이다.
집안의 가장 안쪽에 자리하며 외부와 차단이 된다 |
사랑채와 담을 경계로 한 안채 |
두 분의 황후가 기거를 했다는 감고당. 이리저리 옮겨다니다가 이제야 제 자리를 찾은 듯 하다. 찬찬히 훑어본 감고당은 역사의 아픔을 알지 못한 채, 오늘도 그렇게 말끔한 모습으로 서 있다. 소용돌이치는 역사를 이제는 다 잊은 듯.
코로나19 대응의 표준을 만들어가는 수원시
기초지방자치단체 최대 역량 발휘해 위험요인 관리 시스템 다각화
코로나19는 만만찮은 상대였다. 최초의 중국발 위험을 관리하며 한숨을 돌릴 새도 없이 대구에서 종교집단 중심의 확산이 눈덩이처럼 불었고, 이제는 해외유입 사례가 늘어 또다시 긴장 사태가 길어지는 추세다.
전국 최대 기초자치단체인 수원시는 새로운 위기 요인을 맞닥뜨릴 때마다 적절한 대응 방안을 찾아내며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최적의 시스템을 고안했다. 확진자의 접촉자, 해외 입국자 등 고위험군을 성공적으로 관리해야 지역사회와 시민들의 안전을 지켜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수원시의 노력은 타 지자체는 물론 국가의 정책에도 영향을 끼쳤다.
다양한 위험 관리방안을 벤치마킹하려는 다른 시군의 문의가 잇따르며 수원시가 코로나19 대응의 표준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안심귀가-무증상 해외 입국자 관리
지난 3월 8일 이탈리아 등을 방문한 뒤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수원-17번 확진자 이후 3월 31일 저녁 발생한 수원-40번 확진자까지 수원시에서는 총 24명의 확진자가 늘었다. 이 중 해외 입국자 또는 그 가족이 22명이다. 지난 3주간 수원의 확진자 90%가 해외 입국자에서 유입된 것이다.
수원시는 일차적으로 공항에서 검역소를 거치지만 무증상으로 입국장을 통과한 뒤 귀가를 하더라도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주목했다. 해외 입국자들의 검체 검사 및 결과 통보가 이뤄지기 전까지 일정 기간 격리하는 것이 지역사회 감염 방지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판단, 무증상 해외 입국자 관리방안을 찾았다.
지난 26일부터 해외 입국자들을 개별 수송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생활동을 무증상 해외 입국자의 임시생활시설로 이용하기 시작한 것. 수원시에 주민등록을 둔 시민이 사전 신청한 경우 공항에서 선거연수원까지 단독 수송한 뒤 진단 검사를 진행하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1~2일간 선거연수원에서 대기해야 한다.
안심귀가 서비스 시행 첫날부터 29일까지 4일간 총 96명의 해외 입국자들이 입소해 서비스를 이용한 뒤 58명이 안전하게 귀가했다. 특히 선거연수원에서 진단 검사를 진행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입국자가 30일 기준으로 4명(수원-30, 수원 36, 수원-37, 수원-38)이 나왔다. 안심귀가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았다면 이들의 가족들까지 전염되거나, 지역사회로 감염 위험이 퍼졌을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무증상 해외 입국자들에게 임시생활시설을 제공하는 것은 수원시가 최초로, 인근 평택시와 충청북도 음성군 등 지자체에서 안심 입국 서비스에 관해 관심을 보였다.
■안심숙소-가족의 안전이 시민의 안전
해외 입국자 관리는 검체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온다고 해서 끝나지 않는다. 지역사회 확산을 막으려면 2주간의 자가격리가 필수적이다. 이를 방증하는 사례도 있다. 지난 23일 확진된 수원-23번 확진자의 경우 프랑스를 방문한 뒤 귀국해 외출을 자제했지만, 가족과 생활하는 거주 특성상 위험이 모두 관리되지는 못했다. 결국 수원-24, 수원-25, 수원-26 등 3명의 가족이 다음날 모두 확진 판정을 받았다.
즉, 해외 유입 관리의 핵심은 해외 입국자의 자가격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다. 입국자를 임시생활시설에 수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일반 숙박시설을 활용하는 데는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다. 이에 수원시는 발상을 전환해 입국자를 본인 집에 자가격리하고, 가족들이 다른 숙소를 이용하도록 ‘안심숙소’를 활용하고 있다.
지난 26일 시작된 안심숙소 서비스는 수원지역 대형호텔의 협조를 바탕으로한다. 이비스 앰배서더, 노보텔 앰배서더, 라마다 프라자, 코트야드 메리어트, 벨류 하이엔드 등 5개 호텔 숙박료가 최대 70% 할인된다. 이용 대상은 해외에서 입국한 사람이 아니라 가족이다. 입국자는 집에 남겨두고 가족이 호텔을 이용하면 호텔 측에도 부담이 되지 않으면서 실질적인 자가격리가 가능하다는 점을 활용한 것이다. 안심숙소 서비스 역시 전주와 안산, 강남구 등 각 기초지자체의 문의가 잇따르며 성공적인 대응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임시생활시설-확진자의 접촉자 분리
앞서 수원시는 기초 지자체 최초로 확진자들의 접촉자 등 자가격리 대상자들을 위한 임시생활시설을 만들어 운영하며 성숙한 대응을 선도했다. 우한 교민들이 입국한 뒤 생활시설을 활용하는 방안을 두고 사회적 논란이 가중되고 있던 당시 서둔동 지역주민들을 설득해 수원유스호스텔을 임시생활시설로 활용할 수 있었다.
이후 확진자의 가족이나 접촉자 등이 시설을 이용하며 철저한 자가격리로 지역사회 확산을 막았다. 수원에서 가장 첫 확진자로 기록된 천천동 거주자의 가족과 같은 건물 거주자가 첫 이용을 했으며, 수원지역 확진자들의 가족과 직장동료 등 접촉자, 해외 입국자 등이 이곳을 이용하고 있다.
3월 29일 기준 49명이 입소해 짧게는 3일에서 길게는 2주간의 자가격리를 마친 뒤 32명이 퇴소했고, 17명이 현재 이용 중이다. 이 같은 임시생활시설 역시 성남, 하남, 구리, 평택, 용인 등 인근 시에서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궁금증을 전화로 문의하는 등 사례가 많았다.
■투명한 정보공개-시민과 소통 표준
수원시는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시민들에게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호평을 얻고 있다. 첫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발생한 지 이틀만인 지난 1월 22일 수원시 홈페이지(https://www.suwon.go.kr)에 코로나19 전용 페이지를 개설해 감염자 현황표와 감염병 예방수칙 등 정보를 게시한 이후 시민 의견을 수렴해 정보를 꾸준히 늘리고 시각적인 효과도 가미해 필요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지속해서 개선했다.
이에 따라 현재 수원시 코로나19 전용 페이지에 ▲발생상황 시각화 정보 ▲착한 나눔 ▲방역·휴관 시설 지도 ▲마스크 판매처·사용법 ▲선별진료소 현황 ▲코로나19 상황보고 ▲확진환자 이동 경로 등 20여 가지 정보가 정리돼 있다. 특히 지난 2월 3일 전국 지자체에 코로나19 홈페이지 웹 소스를 공유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 전국 19개 시·군·구에 수원시가 자체 제작한 코로나19 홈페이지 형식이 확산됐다.
뿐만 아니라 확진자 발생 사실과 동선 등이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상황보고 형식으로 빠르게 알려지는데, 이 역시 인근 지자체에서 비슷한 형식을 차용하는 사례가 늘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방심하면 지금까지 쌓아 올린 방역의 둑을 한순간 무너뜨릴 수 있다”며 “해외 입국자는 ‘더 철저한 자가격리’로, 시민 모두는 ‘훨씬 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서로를 지켜 추가적인 지역사회 감염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주를 가면 한옥마을 ‘학인당’을 필히 들려보기를
전주시 완산구 교동 105-4에 소재한 학인당. 현재 전북 민속자료 제8호로 지정이 되어 있는 이곳을 일컬어 '서울 북촌에 윤보선 고택이 있다면, 전주 한옥마을에는 학인당이 있다'고 할 만큼 격식을 갖춰 지은 집이다. 한옥마을에 있는 많은 한옥을 대표하는 학인당은 100년이 지난 대형 한옥으로 건축 당시에는 2000평의 대지에, 건평만 99칸의 집으로 지은 집이다.
학인당은 조선조 말 왕조가 퇴락하자 반가의 상류층에서는 한국 전통 건축기술을 이어받은 도편수와 목공 등을 청해 집을 짓는 것이 유행이었다. 학인당은 당시 궁중건축양식을 민간의 가옥에 도입한, 상류층 주택의 전형을 보여주는 집으로 그 가치가 높다. 연인원 4280명이 압록강과 오대산 등지에서 구입한 우리 목재를 이용하여 2년 8개월 끝에 완공을 했다는 학인당. 당시 돈으로 백미 4000석(8000가마)을 들여 지었다는 학인당의 규모는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백낙중은 효자로 소문이 나 고종황제는 특별히 그의 효행을 높이 사 '승훈랑'이란 벼슬을 내려주었다. 백낙중은 이 집을 장남 백남혁이 태어남을 기념하여 1905년에 부친 백진수에게서 물려받은 대지에 지은 것이다. '학인당'이란 명칭은 백낙중이 서거 후 그의 호인 '인재(忍齎)'에서 '인'자를 따서 지은 명칭이다.
6·25 한국전쟁 이후 급격히 가세가 기울기 시작하여, 1960년대에는 안채와 행랑채를 매각. 했다. 1970년대에는 용인민속촌에 이 집을 통째로 옮기기 위해, 삼성그룹 고 이병철 회장이 거액을 제시하며 두 차례나 팔기를 권유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몇 번의 권유가 있었으나 백남혁 부친의 유지를 지키기 위해 힘을 썼다고 한다.
전북 예술의 산실 학인당
부친 백낙중의 서거 후에 일본에서 돌아 온 백남혁은 부친에게서 물려받은 재력으로 전북 예술인들의 후원에 힘을 쏟는다. 심농 조기석, 유당 김희순 등의 서예가와 청천 이상범, 금추 이남호 등을 후원했으며, 소리꾼인 남전 허남옥을 비롯하여 만정 김소희, 박녹주, 김연수, 박초월 등의 명창들을 지원했다. 학인당은 일제치하에서 전북 예술을 지켜가는 문화교류의 장이었다.
일제치하의 암울한 시절. 예술인들은 많은 고통을 당했다. 그러나 그 끈질긴 맥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학인당과 같은 보이지 않는 버팀목이 있기 때문이다. 학인당은 해방 후에는 영빈관으로 사용이 되기도 했다. 김구 선생이 전주를 방문하면 학인당에서 묵고는 했다는 것이다. 그만큼 학인당은 전북 모든 분야에서 구심점이 되었다.
변화된 모습의 학인당
학인당의 솟을 대문에는 '영릉 참봉 수원 백낙중지려'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전통문화 체험장으로 개방된 학인당에는 최근 전통찻집 '선다원'이 문을 열었다. 학인당에서 차 한 잔 여유와 휴식을 즐길 수가 있다. 학인당을 찾았다. 대문이 걸려있는데 집 앞에 전화번호가 적혀 있다. 전화를 걸었더니 쪽문을 열고 들어오라는 것이다. 안으로 들어가니 작지만 아름답게 꾸며 놓은 정원이 있고, 뒤편 학인당의 대청에는 주인과 객들이 차를 마주하고 담소를 하고 있다.
신문시에서 왔다고 했더니,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다고 한다. 안주인인 듯한 분이 손수 나와 반기며 학인당에 대한 설명을 해준다. 200년간이나 이 집터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정원에는 계단을 내어 깊은 곳에 물이 고여 있다. 지하샘이라고 하는 이곳은 원래 식수로 사용한 것이었는데, 현재는 김치 저장고로 사용하고 있단다. 계단 입구가 용꼬리가 되고 지하샘 위쪽이 용머리가 된다는 것이다. 그것 하나의 설명만으로도 이 집의 기운을 느낄 수가 있다.
학인당 앞에서 대문채를 보니 양편에 방을 드렸다. 대문을 팔작지붕으로 꾸민 것도 특이하다. 그 한편으로 건물 한 동이 있고, 학인당의 뒤편과 좌측에도 한 동이 있다. 학인당이라는 현판을 건 본채는 팔작집으로 지붕 처리가 남다르다. 지붕의 팔자로 갈라진 아랫부분에는 문을 내고, 끝부분의 둘레를 동판으로 싸 비바람을 막게 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잘 꾸며진 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마 안채와 행랑채 등 예전의 99칸 형태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면, 주변에서는 보기 힘든 저택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집안 구석구석을 살펴보다 보니 100여 년 전 상류층 사회의 집 구조가 옛 고택과는 많이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서울 북촌의 윤보선 전 대통령의 집과 비길 만 하다는 학인당.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전통문화 체험을 하면서 또 다른 즐거움을 느낄 것 같다.
함월정과 어우러진 충주 최함월 고택
수안보에서 충주로 3번 도로를 타고 나오다가 보면, 우측 길 밑에 고택이 있다. 충주시 살미면 용천리 428-1에 소재한 충북유형문화재 제87호인 최함월 고택은, 안채와 행랑채, 서재, 광채, 정자, 사당으로 구분이 되어 있다. 조선 숙종 때의 문장가인 함월 최응성이 거처하던 곳으로, 원래는 살미면 무릉리에 소재하고 있었다. 1983년도에 충주댐의 건설로 인해 인근의 많은 고택들이 자리를 옮길 때, 이 가옥도 현 위치로 옮겨 복원한 것이다.
최응성은 조선중기의 문인으로 자는 인보(仁甫), 호는 함월(涵月)이다. 아우 최응건과 함께 권상하의 문하에서 수학하였으며, 집 앞에 정자를 짓고 학문에 힘썼다. 권상하는 이를 칭찬하며 정자 이름을 '함월정'이라 하였는데, 이 정자의 이름을 따서 최응성이 호를 함월이라 했다고 한다.
정자 함월정과 안마당의 강돌 우물이 아름다운 집
고택의 앞에는 연못 뒤에 작은 정자가 서 있다. '함월정(涵月亭)'이란 현판이 걸린 이 정자는, 최응성이 학문에 전념하기 위해 지었다고 한다. 정자는 정면과 측면이 한 칸 정도로 꾸몄으며, 가운에 방을 드리고, 주변에는 툇마루를 놓았다. 방은 3면에 창호를 내고 한 벽만 담으로 쌓았다. 작은 정자지만 앞에 판 연못과 함께 어우러져 운치가 있어 보인다. 이 정자의 특이함은 바로 주춧돌이다. 밑은 사각형으로 하고, 그 위에 둥그렇게 제작을 해 기둥을 놓았다. 삼면의 창호는 모두 네 짝 문으로 마감을 하였다.
이 정자와 함께 최함월 고가를 멋지게 장식하고 있는 것은, 안마당에 있는 우물이다. 둥근 우물은 위로 올라 온 부분에 강돌을 붙여 아름다움을 더했다. 고택 자체가 조선조 중기의 건물로 독창적인 면이 돋보이고 있는 데는, 이러한 정자와 우물이 일조를 하고 있다.
함월의 서재인 염선재와 행랑채
염선재는 사랑의 구실을 하고 있는 곳이다. 정면 네 칸, 측면 세 칸의 이 함월재는 대문 좌측에 l 자로 형성되어 있다. 팔작지붕으로 꾸민 함월재는 밖을 향해 툇마루를 놓고, 좌측에는 뒤편 툇마루로 들어가는 문을 냈으며, 한 칸의 방을 두 짝 문과 한 짝 문으로 꾸며놓았다. 뒤편으로도 툇마루를 놓았다.
대문을 통해서 안으로 들어가면, 좌측에 조성된 염선재. 앞쪽으로는 마루를 놓았으며, 마루 뒤편에도 방을 드리고, 끝에 두 칸의 방을 드렸다. 두 칸의 방 앞에도 좁은 툇마루가 길게 놓여있어, 이동을 편하게 하였다. 집의 구조는 땅을 밟지 않고, 염선재 어디든지 갈 수 있도록 꾸며놓았다.
대문을 열면 바람벽이 있고, 그 옆으로 문을 내어 대문을 열고 닫기 수월하게 하였다. 집안 식구들의 이동하는 동선을, 최대한으로 줄여놓은 주인의 마음이 보인다. 행랑채는 대문을 포함하여 모두 다섯 칸으로 꾸몄다. 행랑채는 안채의 대청과 마주하고 있으며, 방과 광, 부엌 등으로 꾸며놓았다. 바깥 담장 역할을 하고 있는 행랑채는 광은 판자벽으로 마감을 하였으며, 한 칸짜리 방 세 개를 나란히 놓았다.
ㄱ 자형의 안채는 충북지방의 일반적 형태
안채는 충북지방의 일반적 평면형식인 ㄱ자형 집으로 구성되어 있다. 안채 중앙 부분에 두 칸의 넓은 대청을 만들고 있는데, 겨울을 나기 위해 그중 반을 막아놓았다. 안채를 바라보고 좌측으로는 건넌방과 칸 반의 부엌, 그리고 두 칸의 고방을 두었다. 부엌의 위쪽은 다락을 내었으며, 밑으로는 까치구멍을 냈다.
부엌문은 투박한 판자문으로 구성하였으며, 고방의 문도 역시 투박하다. 부엌문보다 더 크게 만든 고방의 문은, 물건을 넣고 뺄 때 편안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고방 문 옆에는 이단으로 낸 폭 넓은 끼치구멍이 있는데, 이도 막아 놓았다. 대청을 건너 꺾이는 부분에는 윗방과 안방, 그리고 부엌을 드렸다.
대청에서 안방으로 들어가는 문 옆에는 또 하나의 문을 벽 중간에 내어 놓았다. 그리고 부엌 위에는 다락을 꾸몄는데, 이곳에도 통풍을 위한 작은 창호를 내었다. 다락의 밑으로는 기둥에 붙여 또 하나의 문을 내고 있다. 안채와 행랑채, 그리고 서재인 사랑채는 큰 ㅁ자 형으로 놓여 있다. 평범한 듯 하면서도 나름대로 특징을 갖는 함월 고택이다.
판자벽을 두른 광채
낮은 담을 외곽으로 두른 최함월 고택은, 안채 안방 부엌의 뒤편에 판자벽으로 두른 광채가 있다. 광채는 ㄱ자 형으로 하였는데, 전체를 판자벽으로 마감하였다. 문은 꺾인 양편에 한 곳씩 내었으며, 자연석의 기단을 쌓고 그 위에 올렸다. 이 광채를 지나면 일각문이 있고, 그 일각문을 통하여 함월정과 사당으로 출입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함월정과 안마당의 우물이 아름다운 집. 최함월 고택은 평범한 가운데서도, 아름다움을 찾으려고 애를 쓴 흔적이 보인다. 그리고 유학자의 집안처럼 군더더기가 없다. 충청도 양반가의 틀이 되는 최함월 고택. 함월정 앞 연못에 꽃이 피는 계절이 오면, 집이 더욱 아름답게 변해 있을 듯하다.
수원시, 호텔을 해외입국자의 국내 가족 ‘안심 숙소’로
관내 5개 호텔과 협약 체결… 저렴한 가격으로 호텔 이용할 수 있어
수원시가 관내 5개 호텔을 해외입국자의 국내 가족이 임시로 생활할 수 있는 ‘안심 숙소’로 활용한다.수원시와 밸류 하이엔드호텔 수원·이비스 앰배서더 수원·노보텔 앰배서더 수원·라마다프라자 수원·코트야드 메리어트 수원 등 5개 호텔은 27일 수원시청 상황실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해외입국자가 자택에서 자가격리를 하는 동안 수원에 거주하는 가족이 호텔을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협약에 따라 해외입국자의 가족은 수원시와 5개 호텔이 협의한 숙박료로 호텔을 이용할 수 있다. 기존 숙박료보다 최대 70% 할인된 가격이다. 5개 호텔 객실 수는 총 1402개다. 이용을 원하는 가족은 해외입국자의 항공권(출입국 사실 증명서), 주민등록등본을 호텔에 제시하면 된다. 5개 호텔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해외입국자의 국내 가족에게 ‘안심 숙소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수원시는 임시생활시설로 이용하는 호텔과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행정적 지원을 한다.
이날 협약식에는 최중열 수원시 문화체육교육국장과 5개 호텔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최근 해외입국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후 가족이 감염된 사례가 늘어나면서, 수원시는 입국자 가족의 2차 감염을 막기 위해 호텔을 가족 임시생활시설로 활용하기로 했다. 입국자가 집에서 자가격리를 하고, 가족이 호텔에서 생활하면 감염 위험성을 차단하고 ‘완전한 격리’를 할 수 있다.
28일 정오 현재 이비스 앰배서더 수원에 2가족, 밸류 하이엔드호텔 수원에 1가족, 코트야드 메리어트 수원에 1가족이 예약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다소 불편하시겠지만 가족 간 감염,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안심 숙소를 이용해 달라”며 “자발적인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29일 오전 현재 수원시 확진자는 ‘검역소 수원 확진자’ 6명을 포함해 37명이다. 3월 8일 17번째 확진자 발생 이후 검역소 확진자를 비롯해 총 21명이 해외 방문 이력과 확진자에 의한 가족 감염으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특히 3월 17일 유럽에서 귀국한 수원시 23번 확진자의 가족은 전원(3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반면 3월 19일 미국에서 입국해 검역소에서 진단 검사를 한 후 20일 확진 판정을 받은 20대 청년(검역소 수원 확진자-1)은 집에 도착하기 전 부모에게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호텔에서 머무르라”고 말해 접촉을 피했고, 추가 감염을 막았다. 해외입국자 중 증상이 있는 사람은 공항 검역소 격리시설에서 검체 검사를 하지만, 무증상자는 별도 격리 조치 없이 귀가 후 자가격리를 하면서 3일 안에 진단 검사를 받도록 하거나(유럽발 입국자), 2주간 자가격리(미국발 입국자)를 의무화하고 있다. 정부는 유럽·미국뿐 아니라 모든 해외입국자의 자가격리를 검토 중이다.
지난 26일부터 무증상 해외입국자 임시생활시설(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을 운영하는 수원시는 모든 해외 입국자에게 일정 기간 자가격리를 하고, 가족·지인 등과 접촉을 피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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