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각루 아래 축대 위까지 담배꽁초 수북해

 

수원시 팔달구 지동에는 세 곳의 전통시장이 있다. 그리고 화성의 동문인 창룡문부터 남수문까지의 성곽이 바로 지동과 맞물려 있다. 지동 사람들은 화성의 동쪽마을 지동이라고 소개를 한다. 화성은 세계문화유산이자 국기지정 문화재인 사적 제3호이기도 하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산재한 많은 성곽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 지동에 세 곳의 전통시장은 지동시장과 미나리광 시장, 그리고 못골종합시장이 수원천을 끼고 형성되어 있다. 아마도 이 세 곳의 시장은 정조대왕이 내탕금을 들여 팔달문 안과 밖에 장시를 형성할 때, 함께 성밖 시장으로 조성이 된 듯하다. 그런 세월로 따진다면 벌써 200년을 훌쩍 넘긴 유서 깊은 장이다.

 

 

지동시장 순대 타운은 유명해

 

세 곳의 시장은 넓은 장시의 경우라면 하나의 시장으로 보아야한다. 다만 상인회가 별도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세 곳의 장으로 구분이 지어진다. 이 세 곳의 시장은 나름 특징이 있다. 그리고 활발한 상설장으로 소문이 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 중 지동시장을 대표하는 것은 역시 순대타운이다.

 

순대타운은 그야말로 상가 건물 1층이 온통 순대집들이다. 이제는 지동 순대타운은 전국적인 먹거리 명소이다.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순대타운에 대한 글을 포스팅하면서, 평소에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 되었다. 관광객들도 수원을 찾으면 화성과 행궁, 그리고 순대타운은 반드시 들려간다고 할 정도이다.

 

 

명소만큼 자아의식 필요해

 

순대타운이 명소가 된 것은 방송 등 많은 언론들과, SNS를 통한 인터넷 홍보로 인해서이다. 그런데 이 순대타운은 바로 위편에 화성의 동남각루가 있고, 화성 성밖 탐방로도 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대개 화성을 한 바퀴 돌아 순대타운으로 들어오거나, 팔달문을 거쳐서 화성을 돌아보기 위해 이곳을 지나게 된다.

 

그런데 참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로 창피하다. 수원시민들만이 아니라 관광객들도 수없이 이곳을 찾고, 이 순대타운 뒷길을 지나다닌다. 그런데 화성의 문화재 보호구역인 축대위에도 축대 밑에도, 널려 있는 것이 빈 담배갑과 담배꽁초 등이다. 화성은 수원의 자존심이요 가장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다.

 

 

널린 꽁초들, 거개가 순대타운 이용객들이 버린 것

 

이곳 화성의 문화재보호구역 안에 있는 축대와 그 인근에 널려있는 담배갑이나 종이컵, 담배꽁초들은 모두 순대타운에서 음식을 먹은 사람들이 버린 것이다. 실내에서 흡연을 할 수 없으니 이곳으로 나와 담배를 피우고 그냥 아무데나 버리고 간다. 어떤 때는 채 불도 끄지 않은 채 던지고 가는 경우도 있다.

 

세계문화유산이요 사적인 화성, 거기다가 문화재보호구역 안에 있는 탐방로까지 있어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에 날마다 수북이 쌓인 담배꽁초들을 보면서 낯이 뜨거워진다. 돈만 벌면 제일이라는 생각인지. 지난번에도 이곳의 담배꽁초에 대해서 기사를 쓴 일이 있지만, 도대체 이 순대타운은 수원시민이 아닌 것인지 변하는 것이 하나도 없다.

 

하다못해 질그릇이라도 갖다 놓고 그 안에 모래를 담아 놓으면, 이렇게 볼썽사납지는 않을 텐데 말이다. 이참에 해당부서에서는 이곳을 아예 문화재보호구역으로 묶어 금연구역으로 정하든지, 아니면 순대타운에 행정지시를 해서라도 이런 꼴불견이 사라지게 해야 한다. 봄이 되면 더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들 텐데, 세계문화유산을 품고 있는 수원시로서는 얼마나 창피한 일인가.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힐링허그의 날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 일원은 지난 해 9월 1일부터 한 달간 세계 최초로 ‘생태교통 수원2013’이 열린 지역이다. '생태교통 수원 2013'으로 명명된 생태교통 시범사업은 CLEI(자치단체 국제환경협의회) 및 유엔 HABITAT(인간주거계획) 등과 함께 한 달 동안 행궁동 일원에서 주민들이 자가용 이용을 자제하고, 자전거 등 무동력, 친환경 동력수단과 대중교통을 이용해 생활하는 과정을 기록하기 위한 것이었다.

 

생태교통 기간 중 100만 명이 넘는 인원이 행궁동을 방문했으며, 그들은 자동차가 없이도 인간이 생존하는 방법을 배워가면서 즐거워했다. 지난 해 9월에 열린 생태교통은 2013년 3월 1일 처음으로 자동차로부터 해방을 선언하고 차 없는 거리를 준비했다. 그리고 주민 모두가 불편함을 감내하면서 생태교통 시범을 마친바 있다.

 

 

화서문로에서 자유 독립선언 1주년 기념행사 가져

 

3월 1일 생태교통 시범지역의 중심도로였던 화서문로. 중간지점이 차단이 되었다. 지난 해 3,1 자동차로부터 자유 독립선언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길이 막혔는데도 불구하고 차를 갖고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은 한 마디 항의도 없이 자연스럽게 우회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곳이 자동차 없는 거리였음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는 장안동과 신풍동의 마을만들기 주제인 ‘장풍마주넷’과 생태교통마을사무소 등이 주관을 하고, 정조로상가번영회, 화서문로상가번영회, 생태교통마을네트워크 등이 후원을 하였다. 오후 2시에 풍물패가 생태교통 마을사무소 앞에서 한바탕 풍물놀이로 행사가 시작이 되었다.

 

 

핼로 댄스 등 옛 기억 되살려

 

생태교통이 끝난 지 6개월이 되는 날 자동차 없는 거리에는 아이들이 탈것들을 타고 돌아다니고 주민들이 여기저기 모여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그런 모습이 자연스러운 것은 지난 해 이미 그렇게 살아보았기 때문이다. 마을사무소 앞에는 뻥튀기 기계가 연신 ‘펑’소리와 자욱한 연기를 내뿜고 있다.

 

“오랜만에 자동차 없는 거리를 보니 정말 반갑습니다. 오늘 이렇게 예전 생태교통 때처럼 비록 몇 시간이긴 하지만 차 없는 거리에서 마음껏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정말 보기 좋습니다. 앞으로 한 달에 단 하루만이라도 자동차 없는 날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해 생태교통 주민추진단에서 봉사활동을 한 신풍동 주민의 말이다. 주민들은 자동차가 없는 거리에서 헬로 댄스를 추며 허그를 행했다. 행사 중에 이곳을 방문한 수원시장은 주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뒤 주민들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지난 해 정말 여러분들이 고생을 많이 하셨다. 그렇게 여러분들의 협조로 수원은 세계 최초로 차 없는 거리를 시범운영하였고, 이곳을 찾은 많은 사람들이 행궁동을 기억하고 있다. 행궁동으로 인해 수원이 국제적안 도시로 위상을 높였음을 주민 여러분에게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의 차 없는 거리 운영 기대한다.

 

그동안 주민들에 의해 차 없는 거리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고 있었지만, 6개월 째 접어들면서도 잠잠했다. 생태교통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이대로 차 없는 거리는 다시 볼 수 없을 것 같다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마을주민들이 의해 다시 차 없는 거리를 기억하고, 차로부터 자유 독립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마을에서는 비록 옛 차 없는 거리를 기억하고, 많은 사람들이 차 없는 거리가 불편하지만 행복했다고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행궁동 일원의 차 없는 거리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주민들 간의 협력을 이루어 내야만 한다. 서로가 의견을 하나로 만들지 못한다면, 차 없는 거리의 운영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3.1 자동차로부터 자유 독립선언 기념행사 장에도 많은 사람들을 이끌어내지 못했으며, 일부 주민들의 볼멘소리도 들렸다. 마을주민들이 먼저 하나로 마음을 같이 할 때, 또 한 번 행궁동이 많은 사람들에게 그 이름을 기억하게 할 것이다.

 

수원시의 주민센터들은 각기 문화강습을 하고 있다. 주민센터에서 시민들을 위해 열고 있는 문화강좌는 다양하다. 많은 곳은 20여 가지가 넘는 종류가 있는가 하면, 적은 곳은 10여 가지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주민센터 중에서 가장 노후 된 시설이라고 하는 장안구 연무동. 장소가 넓지 않은 연무동은 학생 2개 프로그램, 성인 9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20일 찾아간 연무동 자치센터 문화공간. 연무동 주민센터는 건물이 협소해 강의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 하기에 생활체조인 에어로빅의 경우 하절기에는 광교공원을 이용하고, 동절기에는 주민센터의 체육교실에서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게 어려운 가운데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올렸다.

 

 

지난 해 기준 다양한 성과 올려

 

지난해 연무동 주민센터에서 운영한 문화강좌 등에 참여한 사람은 모두 16,741명이다. 이 중 아동이 1,331, 청소년 1,633, 성인 12,481, 노인 1,296명 등이다. 또한 지난해 연무동 문화강좌 팀들이 이룬 성과를 보면 놀랍기만 하다. 에어로빅, 댄스스포츠, 유화 수채화반 등이 행사에 참여해 명성을 얻었다.

 

댄스 스포츠반은 54일 수원시 생활체육대축전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1020일에는 에어로빅반이 수원시 생활체조연합회에서 실시한 대회에 입상을 했으며, 113일에는 수원시장배 아마추어 경기대회에서 댄스스포츠반이 우수상을 수상했다. 유화·수채화반은 9월에 행궁동에서 열린 생태교통 및 주민자치박람회에 참여를 했고, 105일부터는 행궁동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개최하기도 해 가장 많은 활동을 했다.

 

 

7~8년씩 그림을 배우고 있는 사람들

 

유화·수채화반이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는 자치센터 2층 강의실을 찾아보았다. 몇 사람의 강습생들이 그림에 열중하고 있다. 연무동 유화·수채화반을 지도하고 있는 임주현(, 57) 화가는 목우회 회원으로 개인전을 여는 등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 2008년 봄에 문을 연 서양화 반의 강사로 벌서 7년 째 주민들을 지도하고 있다.

 

저희 연무동 유화·수채화 반은 모두 19명인데 아침부터 오후까지 하루 종일 그림을 그려요. 수강생들이 자신이 정해놓은 시간에 나와서 그림을 그리면 되고요. 저희 서양화반의 명칭이 예연회인데 지난해는 행궁갤러리에서 작품 전시를 할 만큼 실력들이 뛰어나죠. 많은 전시 등에 참여를 한 실력 있는 분들이에요.”

 

유화·수채화반의 반장을 맡고 있는 이경애(, 61)씨는 처음부터 이곳에서 그림을 그렸다고 하면서, 아무것도 모르던 사람들을 이렇게 그림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준 임주현 강사에게 늘 고마움을 갖고 있다고 한다.

 

 

가족들도 그림을 즐기게 됐어요.”

 

그림을 그리게 되면 정서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전시회 등에 그림이 걸리면 가족들이 그림으로 인해 더 가까워지고, 남편이나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죠. 또 전시를 했던 그림을 집에 걸어놓으면 가족들이 그 그림을 보고 즐거워하기도 하고요. 언제 또 어떤 그림을 걸리게 될까도 기대하는 것 같아요.”

 

그림으로 인해 생활에 안정을 찾게 되고, 그림으로 인해 가족들에게 대우를 받는다고 한다. 아마도 자신이 그린 그림이 전시회장의 벽면에 걸린 것을 보면, 누구라도 가슴 뿌듯할 것이다. 거기다가 가족들까지 그림을 보기위해 모인다고 하니,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있겠는가? 그림은 물론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 작업이다.

 

그림을 그리게 되면 기본적으로 사진을 찍는 방법도 알아야 되요. 어디를 가도 경치가 좋으면 사진에 담아와 그림을 그리고는 하죠.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여러 가지로 많은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만들죠.”

 

오후 시간이 되면서 몇 사람이 강의실로 들어온다. 오자마자 그림을 그릴 준비를 하는 사람들. 10여명의 사람들이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도 조용하기만 하다. 그래서 정서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16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98호인 경기도당굿 전수소가 문을 열었다. 경기도당굿 남부지부 승경숙 지부장이 경기도당굿의 전수를 위해 마련한 전수소의 개소식에는, 경기도당굿 전수교육조교인 장영근을 비롯해 전수생 등 20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경기도당굿 남부지부의 개소식을 축하해 주었다.

 

경기도당굿이란 경기도와 서울 근교의 마을에서 열리는 대동굿이다. 마을의 안녕과 풍농, 풍어를 위해 열리는 마을굿으로 한 수 이남 지역에서 주로 열린다. 경기도당굿의 시원은 대개 200년 정도로 알려져 조선조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시흥 군자봉 도당굿의 경우에는 고려 때부터 전래했다고 하고 있어, 조선조 이전에도 마을굿이 전승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전통예술의 모체 경기도당굿

 

경기도당굿은 대개 세습남무인 화랭이들이 굿을 이끌어 가고 있으며, 음악과 장단 등도 판소리 기법으로 나타난다. 하기에 경기도당굿은 우리 전통예술이 모체가 되며, 많은 춤을 생성한다. 경기도당굿에서 파생된 춤은 태평무를 비롯하여, 진쇠춤, 제석춤, 터벌림, 군웅춤, 도살풀이 등이 있다.

 

이 중에서 태평무와 도살풀이 등은 중요무형문화재로 독단적인 춤의 유파를 만들어 냈으며, 진쇠춤, 신칼대신무 등도 경기도당굿의 류파로 본다. 특히 판배개창이라는 굿꾼들의 소리는 경기, 충청간의 판소리인 중고제의 시원이라는 설까지 있어, 경기도당굿이 얼마나 예술성이 뛰어난 굿인가를 알 수가 있다.

 

특히 경기도당굿의 춤과 장단, 소리와 음악 등이 다양하게 발달이 되어 우리 전통예술의 산실로 자리를 잡고 있다. 조선시대에 120년간이나 존속이 되었던 화성 재인청(才人廳)이 수원에 자리하고 있었다. 이 재인청에 속한 무리가 3만 여명이나 되었다고 하니, 가히 이 지역의 전통문화가 오늘날까지 이어오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경기도당굿에서 파생이 되었거나, 굿에서 추워지는 춤은 고 오수복 선생의 군웅굿 중에서 활춤, 제석거리의 장삼놀이, 중요무형문화재인 태평무와 도살풀이, 남무인 화랭이들이 추는 터벌림과 진쇠춤, 고 이동안 선생에게서 전해 진 엇중모리 신칼대신무 등이 있다.

 

 

군웅굿의 활춤

군웅굿은 경기도당굿에서는 가장 중요한 굿거리 제차이다. 일반적으로 굿에서 군웅굿은 혼자 진행하는데 비해, 경기도당굿에서는 쌍군웅이라고 하며 군웅상을 사이에 두고 두 사람이 진행을 한다. 군웅굿은 화랭이들이 군웅노정기라서 해서 군웅이 해동 대한민국으로 나오게 된 내력을 풀어내는 소리이다. 경기도당굿의 전 보유자였던 고 오수복 선생이 살아생전 가장 많은 연희를 한 군웅굿의 활춤은 도당굿의 백미로 꼽히고 있다.

 

 

제석굿 중 장삼놀이

제석은 인간의 수명재복을 관장한다는 신이다. 제석굿은 일반적으로 중부권 이북의 굿에서는 간단하게 처리가 되지만, 경기도당굿이나 경기안택굿에서는 중요한 굿거리 제차 중 하나이다. 특히 경기도당굿에서는 군웅굿과 쌍벽을 이루는 제차로 제대로 굿거리를 진행하자면 11번이나 장단이 바뀌기도 한다. 제석굿의 가장 화려한 춤사위는 바로 장삼놀이이다. 장삼을 펄럭이며 추는 장삼놀이는 춤으로도 손색이 없다.

 

 

화랭이 춤인 터벌림

터벌림 춤은 도당굿 판에서 화랭이들이 추는 춤이다. 화랭이들이 자신의 기량을 선보이기 위해 꽹과리를 들고 반설음장단에 맞추어 춤을 춘다. 터벌림은 굿판의 터를 벌린다혹은 터를 불린다등의 뜻이며, 도당굿의 굿거리 제차 중 화랭이들이 한 사람씩 나와서 춤을 춘다. 터벌림의 장단은 3분박 5박자로 15/8 박자로 두 장단이 한 짝을 이룬다. 반설음장단은 경기도당굿의 손굿과 터벌림 등에 사용이 된다.

 

 

엇중모리 신칼대신무

엇중모리 신칼대신무는 엇중모리 장단을 사용한다고 하여서 붙여진 명칭이다. 춤꾼인 고 이동안 선생으로부터 전승이 되었다. 이동안 선생은 어려서부터 재인청에서 기예를 익힌 재주꾼이다. 엇중모리는 4분의 20박으로 장단이 빠르고 경쾌하다. 엇중모리 신칼대신무는 망자의 한을 달래는 춤으로, 빠른 장단과는 달리 느린동작으로 종이로 만든 신칼을 어루듯 추는 춤이 일색이다.

 

중요무형문화재인 경기도당굿. 16일 수원 인계동에 문을 연 경기도당굿 남부지부의 개소로 인해, 지역의 중요한 전통예술이 제대로 자리를 잡아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은 비록 보유자가 타계를 해 전승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기는 하지만, 전수소를 통해 앞으로 더 많은 발전을 하기를 기대한다.

 

난 이 사람을 볼 때마다 부끄럽다. 세상을 살면서 나름 열심히 산다고 생각을 하지만, 유독 이 아우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지는 느낌이다. 일 년 동안 이 사람이 하는 일은 그야말로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라는 말이 생각난다. 누구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일이 아니고, 마음에서 우러나서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사람이 일 년 동안 하는 일을 좀 짚고 넘어가보자. 정월이 되면 쌀 몇 말을 떡을 뽑아 일일이 봉지에 담아 이웃의 홀몸어르신들께 나누어 준다. 정월에 떡국이라도 끓여먹으라는 것이다. 정월 대보름 전에는 온갖 나물에 오곡밥을 지어, 일일이 도시락 통에 담아 찾아오는 어르신들께 나누어 드린다.

 

 

초복이 되면 이 집은 식당이 된다. 삼계탕을 200그릇이나 준비를 한다. 그 준비하는 과정만 해도 만만찮다. 하루 전날부터 끓여대기 시작한다. 초복에는 집안이 온통 여기저기 어르신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서 삼계탕을 드신다. 거기다가 중복에는 육개장을 맛있게 끓여 대접을 한다. 동지에는 동지팥죽을 끓이고, 김장철이 되면 김장을 700~1000포기를 해 이웃 어르신들께 일일이 배달을 한다.

 

그렇게 일 년이면 철마다 이웃 어르신들을 공경한다. 그리고 일 년에 한 번은 날을 잡아 경로잔치를 베푼다. 경로잔치를 할 때면 고기며 과일, 떡에 음료수, 술까지 내어놓는다. 이 날만 해도 300분 정도가 경로잔치에 와서 즐기고는 한다. 어느 단체가 하는 일이 아니다. 개인이 일 년 동안 하는 일이다. 돈으로 환산해고 아마 수천 만 원은 될 것이다.

 

 

대보름에 맛있게 드시라고 준비 했어요

 

13일 오전, 취재를 나가 있는데 전화가 왔다. 도와달라는 전화다. 그러고 보니 이 날이면 이 집은 상당히 분주해진다. 대보름에 홀몸어르신들이나 마을에 어르신들이 드실 수 있도록 음식을 준비하는 날이다. 수원시 팔달구 지동 271-124에 거주하는 고성주(, 60). 집에 들어서자 음식냄새며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가 왁자하다. 몇 사람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한편에선 오곡밥을 시루에 쪄내느라 땀을 흘리고 있다. 또 한편에서 도시락에 나물이며 오곡밥, 식혜와 햇김치, 물김치 등을 담아 포장을 한다. 어르신들이 찾아와 봉지 하나씩을 들고 가신다. 그 안에 나물이며 오곡밥 등이 들어있다. 오늘 준비한 것만 해도 100여 분의 어르신들이 가져가신다고 한다. 이웃까지 합하면 족히 300인분은 준비를 하는 것 같다.

 

 

대보름에는 원래 묵은 김치를 먹는 것이 아녜요. 그래서 햇김치를 새로 담갔어요.”

사람들과 열심히 용기에 이것저것 담고 있던 고성주씨가 하는 말이다. 일일이 손을 가야 하는 나물만 해도 10여 가지가 넘는다. 취나물, 콩나물, 호박나물. 시레기, 가지나물, 도라지, 시금치, 거기다가 김에 나박김치, 햇김치, 식혜를 정성스럽게 용기에 담아 포장을 한다.

 

누구에게 보이려고 이런 일 하나요?”

 

이렇게 철마다 남에게 베풀고 있는 햇수가 자그마치 30년이라고 한다. 그 오랜 세월동안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이웃에 대접을 하고 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이렇게 밖에는 안돼요. 남들처럼 많은 돈을 기부를 할 수도 없고요. 이렇게 철마다 정성을 들여 음식으로 어르신들께 나누어 드리고는 하는 것이, 모두 저희 자식들을 위하는 길이거든요.”

 

 

고성주씨는 흔히 시회에서 사람들이 말하기를 박수라고 하는 무속인이다. 이렇게 철마다 남에게 베푸는 것은, 다 자신을 찾아오는 수양부리(단골들은 신도라는 말 보다는 수양부리라고 하여서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맺는다. 물론 신의 부모와 자식의 관계이다)들이 잘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게 오랜 시간 봉사를 하면서도 한 번도 자기 스스로를 내세우지 않는다. 남들 같았으면 벌써 자랑을 해도 골백번은 했을 일이다.내가 자식들을 위해서 베푸는 일인데, 누구에게 잘 보이거나 소문을 낼 일이 아닌 것 같아요. 그저 이렇게 베풀면 우리 수양자식들이 다 잘되니 그것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어요?”

말을 하면서도 연신 손은 쉬지를 않는다. 곧 점심시간이 되면 어르신들이 몰려올 것이라면서 바쁘게 재촉을 한다. 고성주씨 앞에서 내가 작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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