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총체예술인 ‘경기안택굿’이 참 좋다
경기도의 전통적인 종합예술 그대로 간직해
‘경기안택굿’은 경기도에서 전해지고 있고 집안의 평안과 식솔들의 안녕을 위한 굿이다. 경기안택굿은 타 지역의 굿과는 다르다. 우선 푸짐한 소리와 춤, 그리고 음악 등을 한 자리에서 오롯이 즐길 수 있는 굿이기 때문이다. 굿이란 과거 하늘에 감사하는 제천의식에서 비롯되었다. 그런 굿이 삼국시대를 거치면서 어느 특정인이나 집단의 초복축사(招福逐邪)를 하는 의식으로 변했지만 말이다.
우리는 흔히 굿은 ‘미신(迷信)’이나 ‘우상숭배’로 치부한다. 우리나라에 이국의 종교가 전해지면서 이들은 흔히 우리 굿을 우상숭배, 혹은 미신을 믿는 행위로 간주하고 배척했다. 하지만 이런 갖은 외압에도 불구하고 굿이 전승되고 있는 것은 그 안에 우리정서와 맞는 종합예술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굿을 행하는 이들을 우리는 ‘무당(巫堂)’ 혹은 박수나 만신 등으로 부른다. 과거에는 신을 받은 이들은 남녀를 합해 ‘무격(巫覡)’이라 통칭했다. 이런 호칭을 논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왜 경기안택굿을 보고 있으면 절로 흥이 나고 어깨춤이 나는지, 우리 선조들은 왜 굿을 좋아하는 것인지. 그리고 일제치하에서 왜 우리 굿을 ‘미신’이라고 했는지 등을 생각보해면 굿이 주는 평안함과 그 안에 내재된 공동체를 결속하는 강력한 힘 때문이다.
종합예술의 산실 경기안택굿
14일. 팔달구 지동에 거주하는 경기안택굿 고성주 명인의 집에서 굿이 열렸다. 고성주 명인은 춤과 소리 등을 문화재급 스승들에게서 사사받은 재주꾼이다. 또한 4대 100년 이상 가계로 경기안택굿 전승해 온 단 한 명의 굿꾼이기 때문이다. 고성주 명인의 굿판을 만나면 절로 흥이 나는 것은 그 굿 안에 경기도의 모든 전통예술이 그대로 묻어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고성주 명인의 경기안택굿은 좋아한다.
푸짐하게 놀이판이 벌어지는 경기안택굿은 말 그대로 과거 제천의식에서 벌어지던 ‘악가무희(樂歌舞戱)’의 총체극이다. 종합예술인 경기안택굿은 그 놀이판 안에 함께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온 몸에 힘을 받는다. 그것은 종교적인 배타심과는 무관한 우리 전통적이 의식에서 전해진 우리만의 문화예술이기 때문이다.
현대에 사는 우리들은 그런 수천 년을 전해진 우리의 종합예술을 단지 종교적인 모습으로만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그 안에는 경기도의 판소리인 ‘경제(京制)라는 소리와 굿을 하면서 보이는 몸짓, 그리고 경기도 특유의 음악 등이 그래도 내포되어 있다. 그런 것을 구별할 줄 모르는 문외한들이 미신이나 우상숭배로 배척하고 있을 뿐이다.
굿은 우리가 지켜가야 할 전통문화
굿은 아주 오래 선사시대부터 우리 민족의 정신적인 지주였고, 그 굿을 통해 우리는 감사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삼국지 위지 동이전(三國志 魏志 東夷傳) 고구려편에 以十月祭天, 國中大會, 名曰東盟(시월에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국중대회를 여는데, 이를 '동맹'이라고 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즉 이 시대의 고구려의 동맹이나 예의 무천, 부여의 영고 등은 모두 하늘에 감사하며 사람들이 어울려 춤추고 즐겼다는 것이다.
우리민속 문화의 특징을 ‘백리부동풍(百里不同風)’이라고 한다. 이 말은 백리만 떨어져 있어도 삶의 방식과 생활하는 풍속 등이 다르다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우리민속을 구분할 때 지역적 특성을 먼저 따져본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민속 문화는 지역마다 다 각기 다른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굿은 열린 축제다. 남녀노소 빈부귀천을 가리지 않고 굿판을 모두에게 개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어느 집에서 굿을 한다고 하면 그 집으로 발길을 옮기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굿판에 가면 '굿이나 보고 먹는' 것이 옛 풍습이 아직 그대로 전해지고 있다. 고 명인의 집에서 열리는 굿판은 100년 넘게 가계로 전승되고 있는 판 그대로의 모습이다.
“무당은 많은데 제대로 굿을 하는 무당이 없어요”라며 고성주 명인은 걱정한다. 고 명인에게서 굿을 배워나간 제자들이 수없이 많지만 그들은 굿을 ‘제대로 베우지 않고 내 이름만 훔쳐갔다“고 명인은 걱정한다. 그래서 다만 한두 명이라도 제대로 굿을 배워 경기안택굿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한다.
총체예술의 정점에 서 있는 경기안택굿. 이 흥겨운 연희판에 들어서면 절로 어깨춤이 난다. 그렇기에 난 고성주 명인이 굿을 한다고 하면 열일 젖히고 달려간다. 그곳에서 경기도의 모든 전통문화공연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원미술관에서 자연의 정취를 만나다
길벗 사생회 ‘2018 제9회 정기전’을 돌아보다
벽면에 걸린 많은 작품들이 모두 자연과 풍경을 담아낸 작품들이다. 길벗 사생회 회원들이 ‘2018 제9회 정기전’으로 마련한 이 전시회는 길벗 회원들이 지난 1년 동안 전국의 산천을 찾아다니며 화폭에 담아낸 작품들이다. 그래서 전시공간에 걸린 작품들은 대작이 아니라 들고 다니기 좋은 크기의 작품들이다.
4월 9일까지 어이지는 길벗 사생회 회원들의 작품전에 참가한 회원들은 강영식, 강춘옥, 김규식, 김원정, 김지현, 김창희, 손지숙, 연현숙, 윤숙자, 조경문, 천경보 ,최정문(가나다순) 등 모두 12명의 작가들이 그린 작품들이다. 길벗 사생회란 명칭 그대로 길을 따라나서 자연과 풍경을 작품 속에 담아냈다.
‘유난히도 춥고 지루하던 겨울이 봄과 함께 물러갔습니다. 고대했던 봄, 이 봄과 함께 조그만 축제를 준비했습니다. 지난 1년간 산천을 찾아 더위와 추위를 감래하며 그린 작품들을 산보이려 합니다(하략) - 길벗일동’
초대 글에서 보이듯 이들 길벗 사생회 회원들의 작품은 전국을 누비며 담아낸 작품들이기에 그 의미가 더 크다. 이들 길벗 회원들은 현재 화성, 오산, 용인, 충남 태안, 수원, 서울 강남 등에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으며, 2010년 4월 수원미술관에서 창립전을 연 후 매년 한 차례씩 정기전을 열고 있으며 2회의 초대전도 가졌다.
전시실서 만난 다양한 작품들
“다양한 풍경의 그림들을 만날 수 있어서 정말 감동입니다. 길벗 사생회 회원들은 함께 여행을 하면서 작업을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작품을 보면 작가마다 개성이 있어서 작품만 본다면 함께 여행을 하면서 작품활동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없을 정도입니다”
전시실에서 만난 이아무개(여, 44세)씨는 자신도 그림을 그리는 작가라고 소개하면서 함께 본 경치를 표현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길벗 사생회 회원들의 작품을 좋아하게 됐다고 한다. 작가들은 각자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갖고 있어야 하는데 길벗 사생회 전시는 그런 면에 대해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매년 길벗 사생회 전시를 찾아가는 것은 다름이 아니다. 5일 충남 서산과 대천을 돌아오면서 들린 수원미술전시관. 9일까지 계속되는 전시를 놓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바로 나의 문화재답사와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30년 동안 전국의 곳곳을 찾아다니며 문화재를 답사해 온 나로서는 답사를 다니면서 돌아본 경치가 이 전시에 가끔 등장하기 때문이다.
작품을 보면서 기억 떠올려
전시관 등을 찾아다니며 작품을 관람하다보면 낯익은 풍경을 만날 때가 있다. 그런 광경을 유심히 살펴보면 언젠가 답사여행을 하면서 만났던 정겨운 곳이다. 그럴 때는 작가와 내가 한 공간에 있었다는 것 하나만으로 괜히 으쓱해지기도 한다. 혼자 무작정 걸으면서 답사를 하는 나로서는 그런 작품을 만날 때마다 혼자 하는 답사의 외로움을 잊게 만들기 때문이다.
수원미술전시관에서 만난 길벗 사생회의 작품들. 작가마다 개성있는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지만 그 크지 않은 작품 안에는 작가들의 수많은 이야기가 들리는 듯하다. 빗길을 달려와 만난 작품들을 돌아보다가 한 곳에 눈이 멈춘다. 한옥의 작은 대문을 그린 곳. 바로 송광사 설법전으로 들어가는 곳에서 만났기 때문이다.
봄이 되면 많은 전시가 열린다. 그런 전시를 찾아가 봄을 느끼고 작가들의 작품 속에 내재된 정신을 느낄 수 있다면 이 나른한 봄날도 활기가 넘쳐나게 된다. 며칠 남지 않은 전시기간. 수원미술전시관을 찾아가 작가들의 여행에 동참하기를 권한다.
모든 감각을 동원해 작업을 한다는 이주이 작가
대안공간 눈에서 ‘The boundary 경계에서’를 만나다
<‘절대성’의 보이지 않는 실체 속에서 현실의 능동적 주체가 아닌 무기력한 나 자신의 모습을 본다. 쌓여지는 시간들 속에서 이러한 무능한 인간의 모습을 고민한다. 이러한 현상은 해결 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조금씩 알아가면서 작업의 실마리는 풀어져 가고 이미지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무기력한 인간은 동시에 또 다른 약자에게는 권력으로서 존재하는 스스로를 발견한다. ‘절대성’을 가진 대상이 되느냐? 혹은 힘에 의해 움직여지는 ‘약자’가 되느냐? 우리는 결국 어느 한쪽으로 정의되지 않는 상대적인 현실에 살고 있는 것이다. 본인의 작업은 이러한 두 가지의 대립에서 이루어지는 내용들을 함축적으로 나타낸다>
대안공간 제2전시실에서 만난 작가 이주이의 ‘The boundary 경계에서’는 검은색과 흰색, 평면과 공간, 그리고 작품과 감상자들을 서로 마찰시켜 우연의 조형성과 시간성을 드러낸 작품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작가는 작품을 구상함에 있어 명확함과 모호함의 경계에서 느끼는 감촉, 시각, 냄새, 소리 등. 모든 감각들을 동원하여 그 실체를 나타내고자 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작가의 작품 앞에 서서 경계를 생각하다
2012년부터 꾸준히 개인전을 열어 온 이주이 작가는 이번이 일곱 번째 개인전이다. 2012년 홍익대(현대 미술관. 서울)에서 개인전을 가진 후, 2013년 “권력의 드로잉“(갤러리도스. 서울 ), 2013년 “2D≒3D!≒4D?“(서울영상센타 후원. 오재미동 갤러리. 서울), 2014년 개인전 (노은아트리브로. 대전), 2015년 “관찰자들”(모아레갤러리, 서울), 2016년 “경계에서”(이안갤러리, 대전), 그리고 이번에는 “The boundary 경계에서”(대안공간눈, 수원)를 연 것이다.
그동안 2010년부터 그룹전에도 참가했던 이주이 작가는 2010년 Korea Philippines Fine Art Festival (필리핀마닐라 국립현대미술관. 필리핀), 2012년 제 31회 대한민국미술대전(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13년 아트리에소속작가 전시 (아트리에갤러리. 안양), 2014년 모아레 갤러리 상설전 (서울), 2016년 갤러리 이레 Contemporary Art Exhibition 공모작가 그룹전 등에도 함께했다.
그동안의 수상경력을 보면 이주이 작가의 면면을 알 수 있다. 2012년 제31회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등 2회, 2013년 오재미동갤러리 공모 개인전 선정 작가 등 다수, 2014년 단원미술대전 입상 등 2회, 2015년 아시아프 히든 아티스트 100인 선정, 2016년 이안갤러리 청년작가 공모 선정 등 다수의 수상경력이 있다.
작가의 작품을 만나는 설레임
작가의 작품을 만나는 즐거움은 언제나 즐겁다.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주이 작가의 작품을 4월 1일 오후 북수동에 소재한 대안공간 눈 제2전시실에서 만났을 때 괜한 즐거움으로 가슴이 쿵쾅거린다. 4일까지 이어지는 이주이 작가의 개인전은 작품을 관람하는 것만으로도 무엇인가 신비한 것에 이끌리는 듯하다.
알 듯 모를 듯. 이주이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내심 속으로 작가의 작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에 죄스런 마음이 든다. 하지만 이렇게 보고 또 보면 언젠가는 작가들의 의도를 조금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다. 문외한인 나만의 생각일 수도 있지만, 그런 마음조차 갖지 못한다면 미술전은 아예 찾아갈 수 없을 것 같아서이다.
그렇기에 작가의 작품을 만나는 길은 늘 마음이 두근거린다. 이번엔 조금은 알겠지 하는 생각으로 찾아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속내를 모른들 또한 어떠랴. 내가 보고 내가 그 작품에서 느끼면 되는 것을. 오늘도 난 마음만 두근거리다가 전시실 문을 나섰다.
정향영의 ‘Chioris! 카오스를 깨다’ 전을 보다
수원미술전시관에서 만난 작품에 매료당하다
“저 그림 한 점, 집에 걸어놓으면 좋겠다”
왜 그런 생각이 든 것일까? 작품 앞에 서는 순간 숨이 막힐 것만 같다. 화려한 작품의 색감 때문이 아니다. 그 작품 안에 고무신 한 켤레에 눈이 가는 순간 많은 생각이 떠오른다. 작가 정향영은 왜 작품마다 고무신을 그려 넣은 것일까? 25일까지 전시가 된다는데 만일 이 작품을 직접 보지 못하고 누군가를 통해 이 작품을 만났다면 얼마나 후회를 했을까 생각 든다. 그렇게 느낄 정도로 그림에 빠져들게 만든다.
“이렇게 좋은 작품을 단 6일간만 전시를 한다는 것이 안타깝네요. 이 작품을 보려고 안산시에서 왔는데 정말 작가의 정성이 대단한 것 같아요. 작품 한 점마다 모두 느낌이 달라서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네요”
전시 작품 관람을 하고 있던 관객 김아무개(여, 49세)씨는 인터넷에 뜬 작품을 보기위해 일부러 찾아왔다면서 좀 전시기간을 길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한다. 나 역시 수원시 서포터즈 한 사람이 올린 자료를 보고 오랜만에 만석공원도 한 바퀴 돌아볼 겸 찾아왔지만 이렇게 좋은 작품을 만나리란 것은 생각지도 못했다.
꽃망울을 터트리려고 애쓰고 있는 벚꽃 길을 걸어 만석공원을 한 바퀴 돌았다. 많은 사람들이 따듯해진 날씨 때문인가 만석공원 주변 산책로를 걷고 있다. 그 틈에 끼어 공원을 한 바퀴 돈 후 찾아간 수원미술전시관. 홈페이지에는 이런 전시를 한다는 내용조차 알리지 않고 있다. 왜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것일까? 자칫 홈페이지만 믿고 있었다면 정향영 작가의 작품을 만나지 못할 뻔했다.
첫 번째 개인전에 정신을 빼앗기다
직기 정향영은 수원시 영통구에 거주하고 있다. 이번 수원미술관에서 갖는 전시가 제1회 개인전이라고 한다. 첫 번째 개인전에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것이 이해가 가질 않지만 그의 이력을 보면 그럴 만하다는 생각이다. 현재 한국코스모폴리탄아트협회(한중일 교류전) 이사와 대한민국아카데미미술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작가의 수상경력을 보면 제21회 나혜석미술대전 입상, 제5회 대한민국나라사랑 미술대전 강원도의회 의장상, 제15회 대한민국아카데미 미술대전 특선, 제17회 신사임당 미술대전 특선, 제45회 구상전 공모대전 입상, 제14회 대한민국아카데미 미술대전 특선, 제20회 한국산맥회 회원미술제 특별상 등 다수의 수상경력이 있다.
개인전은 처음이지만 평창동계올림픽기원 세계미술축전 한국예술문화원(인사동 한국미술관), 제2회 여성작가회 회원전 아카데미 미술협회(인사동 한국미술관), 새해맞이 연하장전(인사동 하나로갤러리), 제22회 한국산맥회 회원미술제(인사동 하나로갤러리) 등 단체전 등에서 활동했다.
작품 안에 그려진 고무신, 그 의미는 무엇일까?
생각 같아서는 작가에게 연락을 취해 작품 안에 그려진 고무신의 의미가 무엇인지 묻고 싶었다. 하지만 작품이란 보는 사람이 그 뜻을 이해하기 나름이란 생각이다. 늘 작가들의 작품을 대하고 작가노트를 보지만 조금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었다. 하기에 정향영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나만의 생각으로 작품을 대하기로 마음먹는다.
화려한 색채의 작품 안에 그려진 고무신들. 그 화려함만큼이나 고무신의 색도 다양하다. 작가의 작품 앞에 서서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있는데 “정말 작품이 색다르다”고 누군가 이야길 한다. 봄날의 따스함처럼 마음 편하게 만들어주는 정향영 작가의 작품들. 어릴 적 툇마루 앞에 가지런히 놓였던 고무신을 본 것처럼 가슴이 뛴다. 이 전시에서 만난 작품들이 한참이나 눈에 어른거릴 것만 같다.
‘사진을 만드는 사람들’ 사진전시회 열어
지동 창룡마을 창작센터 갤러리서 4월 7일까지
봄이 되면서 즐거운 것은 여기저기 전시회가 열리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전시공간이 많은 수원은 가볼 곳도, 보아야 할 것도 많다. 거기다 좋은 강습회며 세미나 등이 봄이 시작하면서 열린다는 소식이 들려오기 때문에 집 밖으로 나가기만 하면 마음에 드는 전시나 세미나, 강습회 등을 만날 수 있다.
21일이 춘분(春分)이었다. 꽃이 피는 것을 시샘이라도 하듯 눈발이 날렸지만 ‘봄눈’이라 하지 않았던가? 내리면서 다 사라져 버렸다. 그런 봄날이다. 이제 며칠 안 있으면 온 산천에 꽃이 피어나고 연두색 잎이 나무마다 잎을 피울 것이다. 봄이 오면서 점차 활동영역이 넓어지는 것은 그런 많은 전시회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2018년 올해도 어김없이 ‘사진을 만드는 사람들’의 전시가 열린다. 작년 한 해는 풍경사진가들에게는 참으로 힘든 한 해였다. 극심한 가뭄으로 자연이 메말랐고, 무더위에 카메라를 메고 다니기조차 어려운 해였던 것 같다. 전 세계가 기후이상으로 어딜 다녀도 마찬가지로 사진 작업이 힘들었고 고생한 만큼 성과도 시원찮았다. 이 어려움 속에 작업한 작품을 여러분에게 조심스레 내 놓습니다>
‘사진공방 李’의 시잔강사 이경로 작가는 제9회 사진공방 李의 전시에 모시는 글에서 지난해 작가들의 작업이 상당히 어려웠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3월 22일부터 4월 7일까지 지동 창룡마을 창작센터 2층 갤러리에서 열리는 사진전 개막을 앞두고 들린 창작센터 갤러리에서 제자들과 함께 전시할 작품을 게시하고 있는 일행을 만났다.
23명 사진가들의 작품을 만나다
창룡마을 창작센터 2층 갤러리에는 모두 23명의 사진가들의 작품이 걸려있다. 크지 않은 작품들이 걸려있는 벽면에는 개성있는 사진가들의 작품이 다양한 형태의 사진들이 반긴다. 이경로 사진강사의 제자들이라고 하는 사진가들이 매년 봄, 가을 두 차례 전시회를 갖고 있다고 한다.
사진전에 작품을 제출한 지현옥씨는 “저는 사진을 접한 지는 10년 정도 되었어요. 작품을 제출하고 활동을 한 지는 3~4년 정도 되었고요. 저희들이 매년 두 치레씩 갖는 사진전은 이경로 선생님께 사진을 배운 사람들이 작품을 제출해 전시회를 갖고 있어요”라고 설명한다. 한 사람의 사진강사에게서 배운 많은 사람들이 전시회를 열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진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경노 강사는 계원예술대학교 사진학과를 졸업했으며 수원국제 사진제 부운영위원장, 수원시예술인 100인 선정, 사진공방 李를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의왕, 안양, 수원, 치앙마이 등에서 5회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치앙마이 국제사진제 초대전(태국. 2016년), 정월 행궁나라 갤러리 초대전(2016년), ARTBIT 초대전(수원, 2016년), 동경 3331 아트페어(일본 치요다) 등에서 초대전을 가졌다.
다양한 작품을 만나는 즐거움
이번 지동 창룡마을 창작센터 2층 갤러리에서 전시되는 사진전은 모두 세 파트로 구분되어 있다. <비체>라는 부분은 고웅배, 고행숙, 공남혜, 김옥자, 나순자, 빅용숙 사진가의 작품이, <빛놀>이라는 부분은 김숙윤, 신순희, 신현진, 전영란, 전영미, 정태자, 조경춘 사진가이의 작품이, 그리고 <Light room>이라는 부분은 고은숙, 기종석, 김상은, 김정국, 김종남, 노창래, 우은희, 이영남, 지현옥 사진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이와 함께 이경로 지도강사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3월 23일 오후 5시에 창작센터에서 개막식을 연다는 ‘사진을 만드는 사람들’ 사진전시회를 찾아 많은 사진작품들을 만나보고 꽃망울이 터지는 이 계절에 새봄의 기운을 마음껏 받아가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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