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60명 임명

 

수원시는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하게 2016년 블로그 어워드 대상을 수상했다. 그동안 SNS 강자로 떠오른 수원사는 매년 시민써포터즈를 임명해 수원시의 각종 행사며 정보 등을 발빠르게 전하고 있다. 2013년 처음으로 시민써포터즈를 운영한 수원시는 2017년 제5포터즈 발대식을 가진 것이다.

 

12월이면 타 지자체에서는 써포터즈 해단식을 한다. 하지만 수원시는 어느 곳보다 빠르게 써포터즈 발대식을 갖고 2017년 초부터 활동에 들어갈 준비를 마쳤다. 가히 블로그 어워드 대상을 수상한 지자체로서의 위상을 알 수 있는 내용이다. 21일 오후 430. 수원시청 별관 2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발대식은 블로그 30, 페이스북 20명 인스타그램 10명 등 모두 60명의 써포터즈가 임명장을 받았다.

 

 

지금은 SNS 시대라고 한다. SNS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를 말하는 것으로 사교적 연결망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기존의 SNS는 주로 데스크탑 컴퓨터에서 작성되었다. 하지만 새로운 SNS는 주로 모바일 환경인 스마트폰에서 작성된다. 이는 위치기반 서비스 기술의 발달로 내가 있는 곳에서 처한 환경 그대로를 바로 전달하는 트랜드인 셈이다.

 

SNS란 순식간에 내가 있는 곳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순식간에 소식을 전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각 지자체마다 SNS를 활용해 시정홍보 등에 역점을 두는 것도 이러한 빠른 전달력 때문이다. 수원시는 지자체 중 가장 먼저 시민써포터즈를 운영하고 공보관(공보관 이 경우)실 뉴미디어팀에 SNS를 전담하는 인원을 배정했다.

 

 

2017년 더 많은 활동을 기대한다

 

김동근 제1부시장은 써포터즈 각자에게 인증서를 전달하고 나서 격려사를 통해 5기 써포터즈들은 단단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선정했다. 330명이나 되는 많은 사람들이 신청을 했는데 그 중 60명을 선정한 것으로 모두 5.51의 경쟁을 통해 이 자리에 앉게 되었다면서 써포터즈 여러 분들이 시의 운영에 도움이 되는 글을 작성하면 시정에 최대한 반영이 되도록 할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서 김동근 제1부사장은 내년에는 수원시 예산이 첫 해에 250억이 줄어들며 다음해엔 500억 그리고 800억원씩이 매년 줄어들게 된다. 또한 군공항 이전 등이 내년에 새로운 문제로 야기될 텐데 써포더즈들의 활동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올해 60명 중에 새로 임명장을 받은 사람이 43%나 되는데 경험자들과 함께 앞으로 수원시의 홍보에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김동근 제1부시장은 격려사를 마친 후 써포터즈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써포터즈들은 각 파트별로 회장과 총무 등의 선임에 들어갔으며 회장으로 선출된 사람들의 인사말이 있었다. 회장단은 2017년에는 더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다짐했으며 1시간 정도 걸린 발대식은 모두가 파이팅을 하는 것으로 마쳤다.

 

 

2017년 써포터즈로 많은 활동을 할 것

 

블로그 써포터즈 한 사람은 임명장을 받은 후 지난해에 처음으로 써포터즈 활동을 했는데 나름 생활하는 방식이 바뀌었다고 생각한다면서 “2017년에는 더 많은 소식을 전하는 활발한 활동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한 사람은 올해 처음으로 블로그 써포터즈로 임명을 받았다. 수원에 와서 생활한지 꽤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수원에 대해 잘 모른다. 앞으로 블로그 써포터즈 활동을 하면서 수원을 알아가겠다고 했다.

 

수원시는 2013년 처음으로 공보관실에 SNS팀을 신설한 후 팔도 파워쇼설러 팸투어를 비롯하여 써포터즈 워크샵 등으로 써포터즈들을 지원했다. 2016년에는 SNS팀을 뉴미디어팀으로 바꾸면서 수원시정신문인 e수원뉴스까지 뉴미디어팀이 관장하게 해 명실공이 지자체중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수원시에서 이렇게 적극적인 지원으로 써포터즈를 운영하는 것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써포터즈 명함과 프레스카드까지 발급을 해 많은 책임의식을 느낀다고 써포터즈 한 사람이 이야기한다. 2017년 한 해 동안 수원을 알려 더 많은 관광객들이 수원을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한 제5기 써포터즈 발대식. 앞으로 많은 활동을 기대한다.

 

사람들이 분노에 차 있다고 한다. 그 분노를 촛불이라는 작은 소망에 담아 표현을 한다. 예전처럼 과격하고 폭력적인 집회가 아닌 어느 축제라도 참가한 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 그러한 집회였다. 광화문을 비롯해 전국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을 구호로 외치는 촛불집회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거개가 원하는 있는 간절함이다.

 

사람들은 달라졌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국정농단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을 저지른 장본인들임에도 불구하고 욕을 하고 난리를 피우기보다는 양심껏 자리에서 물려나기를 바라고 있다. 그 함성이 연일 전국적으로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그 몸통으로 알려진 박근혜 대통령은 도대체 요지부동이다.

 

 

28일 찾아간 양산 통도사. 통도사는 우리나라 5대 보궁 중 한 곳이다.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는 적멸보궁이 있기 때문이다. 통도사 대웅전은 임진왜란 때 소실이 된 것을 조선 인조23년인 1645년에 우운스님이 중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국보 제 290호인 통도사 대웅전은 사방에 모든 다른 이름의 편액이 걸려있는 독특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

 

적멸보궁이란 부처님의 형상을 모신 대신 진신사리를 보관한 사리탑을 모신 곳을 말한다. 통도사 대웅전은 동편으로는 대웅전중앙계단인 남쪽으로는 금강계단’, 대웅전의 반대편인 서쪽에는 대방광전이라는 편액을 달고 있는 소중한 국보로 지정된 목조건물이다. 그리고 금강계단 뒤편에는 적멸보궁이라는 편액을 걸고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사리탑을 두고 있다.

 

 

많은 사람들 향로에 향을 피우고 있어

 

국보 제290호인 통도사 대웅전 및 금강계단 한편 대웅전 앞쪽에 거대한 향로가 놓여있다. 수많은 향이 꽂힌 향로에는 온종일 향이 피어오르고 있다. 대웅전을 들려 나온 사람들이 이 향로 앞에 마련한 향을 한 개비씩 집어들고 불을 붙여 향로에 꽂고 있다. 그 중 아이와 함께 온 부모들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디서 오셨습니까?”

형제들이 함께 왔는데 저는 포항에 살고 형님은 대구에 사세요. 그리고 누이는 경주에서 왔고요. 이곳 통도사 일주문 앞에서 만나 함께 대웅전에 들렸다가 나왔어요

오늘 특별히 통도사를 찾아 온 이유라도 있나요?”

나라 때문이죠. 살기가 바빠 남들처럼 촛불을 들고 광화문을 갈 수는 없지만 이렇게 형제들이 모여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에서 간절히 기원을 한 후 촛불 대신 향불이라도 피우려고요

멀리서 형제분들이 모이셨네요?”

, 다들 이 나라가 돌아가는 꼴이 정말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 정도니까요. 국민의 92%가 반대를 하는 자격없는 사람이 대통령이라고 자리를 지키고 앉아있으니 얼마나 국제적으로 망신입니까? 이제 제발 내려와야죠. 아직도 그 자리에 미련을 두고 있는 것을 보면 그동안 쌓아놓은 것이 아까운가 봅니다

 

더 이상 말을 붙일 수가 없다. 이름과 직업 등을 묻지 말아달라는 이 남성은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듯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을 한다. 도대체 아이들과 함께 가족이 행복하게 살아야 할 사람들을 누가 이렇게 촛불을 들고 목이 터져라 퇴진하라고 고함을 치도록 만든 것일까?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이 먼 길을 달려와 동참하지 못하는 것이 미안스럽다며 향을 피우게 만든 것일까?

 

 

통도사에 모인 많은 사람들, 마음은 오직 하나

 

통도사를 찾아간 것은 문화재를 촬영하기 위함이다. 그동안 몇 번인가 통도사를 찾아갔지만 정작 제대로 모든 문화재를 촬영하지 못하고 늘 쫒기는 시간으로 인해 아쉬움을 남기고 돌아서곤 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다만 몇 점이라도 소중한 문화재를 더 돌아보아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이번에도 역시 더 많은 곳을 돌아보는 것은 무리였다.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라 통도사를 찾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읽었기 때문이다. 먼 길을 이른 시간부터 달려와 하나같이 마음속에 염원하는 바를 이루게 해달라고 무릎을 꿇는 사람들.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의 서원은 오직 하나였다. 이 황폐해진 나라를 바로 세우고 그 주범들을 모두 법정에 세워야 한다는 간절함이다.

 

 

이른 시간에 출발해 몇 시간을 달려 찾아간 통도사.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곳이기 때문에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염원에 더 간절한가도 모르겠다. 촛불 대신 향을 피우고 망가져버린 나라를 바로 세우기를 바라는 사람들. 차를 주차장에 대놓고 소나무 숲길을 다리가 아프다고 칭얼대는 아이와 함께 손을 잡고 걷는 부모님들.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나라를 물려주기 위한 간절함이 걸음마다 배어있다.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찾아든 통도사. 그곳엔 촛불 대신 간절함이 깃든 향이 연기를 내며 타오르고 있다.

 

화성행궁 신풍루 앞에서 8쌍의 신랑신부 결혼

 

날씨가 갑자기 영하로 떨어져 쌀쌀한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지부(지부장 김영순)가 주관하고 수원시와 수원지방검찰청 등이 후원하는 32회 합동전통혼례9일 오후 2시부터 화성행궁 신풍루 앞에서 많은 축하객과 시민들의 참여한 가운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올해로 32회째 맞이하는 합동결혼식은 경기지역 법무유관기관과 법사랑위원, 공단 보호위원들의 후원으로 경기지부에서 매년 개최하고 있는 전통혼례식이다. 그동안 1985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계속되어 온 전통혼례식은 248쌍의 부부가 연을 맺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전통혼례식은 지난해 31회부터 전통혼례방식으로 합동결혼식이 진행되고 있으며 모든 행사에 자원봉사자들이 한복 복장으로 수모, 기럭아범, 가마꾼 역할 등에 참여하고 있다.

 

이날 8쌍의 부부가 새로운 여정을 함께하고 백년해로를 약속한 전통혼례합동결혼식에는 수원지방검찰청 신유철 검사장, 강득구 경기도 연정부지사, 김동근 수원시 제1부시장과 경기지역 보호위원연합회 박광원 회장 등 주요내빈과 자원봉사자 등 300여명이 참석해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는 신랑 신부를 힘껏 격려해 주었다.

 

 

새로운 시작의 기쁨을 축하해

 

이날 축사에서 수원시 김동근 지1부시장은 새롭게 가정을 꾸라는 8쌍의 신랑신부들에게 축하를 해주었으며 수원지방검찰청 신유철 검사장은 시작의 기쁨이 모두에게 전해지고 있으며, 우리는 이제 서로의 시작을 바라보며 다함께 배워 가는 이웃이 되었다고 전하며 행사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였다.

 

쌀쌀한 날임에도 불구하고 행궁 앞에 모인 많은 축하객들은 모두 새롭게 출발하는 신랑신부에게 아낌없는 성원을 보냈으며 합동전통혼례에 참석한 한 축하객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일시적 감정을 추스르지 못해 과오를 범하는 일이 많은 법이라면서 누구나 죄를 지을 수는 있지만 스스로 지난날을 반성하고 앞으로 남은여생을 온전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 사람이 되지 않겠느냐고 한다.

 

행궁 앞 홍살문 밖에서 가마를 타고 들어 온 신부들을 맞이하는 신랑들은 연신 싱글벙글하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으며 그런 신랑들을 보고 입 좀 다물라거나 결혼식을 보니 나도 전통혼례로 다시 한 번 하고 싶다는 등 농을 하는 바람에 사람들이 추운 날씨에도 훈훈함이 더해지는 시간이었다.

 

세상의 유일한 기쁨은 새로운 시작

 

세상 유일한 기쁨은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이탈리아의 시인 Cesare Pavese(체바레 파베세)는 말했다. 사람들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좌절을 하기도 하고 세상을 온전히 살아가지 못하고 실수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모든 지난 과오를 떨쳐버리고 새롭게 시작하는 8쌍의 신랑신부들에게 사람들은 아낌없는 격려와 박수를 보내주었다.

 

새롭게 시작하는 행궁 앞 전통합동혼례식은 범죄자에 대한 도움이 아닌 이웃에 대한 관심이었다. 사회가 날이 갈수록 험악해지고 사람들은 순간의 실수로 범죄자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들을 도와주는 것에 대해 색안경을 끼기도 하지만 그들 역시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 당당히 살아가야할 권리가 있는 것이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古之听言公, 惡其意不惡其人)”라는 말은 공자의 9대손인 공부가 편찬했다는 '공총자(孔叢子)'에 나오는 말이다. 실수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순간의 과오로 인해 많은 고통을 받아야한다면 그 또한 옳지 못하다는 생각이다. 9일 오후 정조대왕의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행궁 앞 신풍루 앞에서 열린 합동전통혼례식. 새롭게 가정을 꾸민 모든 이들이 날마다 행복하고 좋은 날이기를 기원한다.

 

5년 동안 드나들던 정겨운 통닭집 문 닫아

 

사람이 살아가면서 어느 집이 되었든지 정이 드는 집이 있기 마련이다. 수원에서 생활을 하면서 5년 동안 자주 가는 집이 있었다. 팔달문 통닭거리에 있는 이 집은 5년 전 수원으로 올라와 e수원뉴스에 기사를 올리면서 소개를 받아 일주일이면 한 두 번씩은 꼭 들리던 집이다. 이 집을 즐겨 들린 것은 통닭이 맛있을 뿐만 아니라 주인 부부가 너무 좋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성격이 까다로운 편이라 남들에게 쉽게 형이나 형수라는 명칭을 붙이지 않는 나지만 이집을 다니면서 참 쉽게 형이라는 칭호를 사용했던 것 같다. 주인부부도 워낙 사람들이 좋고 손님들에게 살갑게 대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사람들이 찾아오면 즐겨 이 집을 찾아가고는 했다. 그래서인가 꽤 많은 사람들이 이 집의 단골이 되었다.

 

기자님, 저희 가게 팔렸어요

무슨 말씀이세요. 어떻게 갑자기

, 사람들이 찾아와 3일 안에 집을 비워주는 조건으로 계약을 하자고 해서 그렇게 했어요

그래요. 잘 됐네요. 몸도 불편하신데 잘하셨어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마음은 영 편치가 않다. 5년이란 세월을 참 부지런히 드나들던 집이기 때문이다. 이 집을 찾아가면 무엇 하나라도 더 주려고 하는 마음 때문에 오히려 불편하기도 했지만, 워낙 마음 씀씀이가 착한 분들이라 늘 마음 편하게 들리고는 했던 집이다. 그런 집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추억 속으로 사라져버린 영동치킨

 

통닭거리 한 편에 조금 떨어져 있는 이 집은 실내가 우선 마음 편하게 만들었다. 옛 집을 그대로 이용한 실내는 천정을 보면 그대로 우리 한옥의 서까래들이 보여 늘 마음 편했던 곳이다. 전국을 돌면서 한옥답사를 한 나에게는 아 집이 마치 내 집에 와 있는 듯한 편안함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 뿐만 아니라 이 통닭집은 일반적인 장사를 하는 손님과 주인의 관계가 아닌 가족같은 그렇게 편한 기분이 들게 해주던 곳이었다. 주인 부부가 워낙 착한 분들이라 누구가도 늘 살갑게 대해주고는 하던 집이었는데, 얼마 전부터 두 부부가 몸이 워낙 좋지 않다는 소리가 들리고는 했다. 아무래도 연세가 드신 분들인데도 종업원을 두고 장사를 하는 집이 아니라서 불편하다는 소리에 신경이 쓰이고는 했다.

 

 

그런 통닭집이 갑자기 딴 사람이 들어와 가게를 고치는 모습을 보니 영 마음이 편치않다. 물론 단골가게라는 것이 바뀔 수도 있다. 하지만 남들이 생각하기엔 필요이상으로 집착한다고 할 정도로 단골집을 바꾸지 않는 나로서는 지나면서 외부공사를 하는 집이 생소하게만 느껴진다. 무엇인가 내 소중한 추억 하나가 사라져버린 듯한 기분이다.

 

이 집은 남다른 곳이었다. 그만큼 많은 추억이 쌓인 곳이기도 하다. 주인도 바뀌고 업종도 분식집으로 바뀐다고 하는 팔달문 통닭거리 닭집. 외장공사가 한창인 집 앞을 지나면서 이곳에 쌓인 엣 기억을 하나하나 떠올려본다. 말도 통하지 않는 외국인들과 만난 술잔을 기울였던 곳.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 만나 시간가는 줄 모르고 웃고 떠들던 곳. 생일을 맞아 시민기자들이 이곳에 모여 생일잔치를 벌였던 곳.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면서 추위에 언 몸을 녹이며 새해를 맞이하던 곳. 그 통닭집의 추억은 상당히 많다.

 

 

5년이라는 시간을 오직 이 한 집만 드나들었던 것은 닭 맛이 좋아서만은 아니다. 실내 분위기와 주인부부의 마음 때문이다. 그런 정겨웠던 집이 외부는 몰론 내부공사까지 하고 있다. 안팎이 모두 바꾸어 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그 안에 차곡차곡 쌓아놓았던 아름다운 추억이 사라져버리는 기분이다.

 

통닭집이야 많지만 닭 때문이 아니라 주인부부의 살가운 정 때문에 드나들던 단골집. 이제 그 집과 함께 정겨운 주인의 목소리도, 그 안에서 생겼던 수많은 이야기들도 모두 멀리 사라져버렸다. 다시는 만날 수 없는 그런 정겨운 일들이 새삼 그리워진다. 통닭거리에 쌓였던 추억을 이제 어디 가서 찾아야할까?

 

어쩌면 실패하는 도전이 될지도 모르는 도보행군

 

모처럼 맞는 휴가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처음에는 상당히 위험한 계획을 세웠다. 수원부터 고성까지 250km 구간을 5일에 걸쳐 도보여행을 계획했던 것이다. 며칠을 고민을 하다가 주위에서 절대로 불가하다는 만류로 생각을 고쳤다. 사실 현재의 내 체력으로는 그렇게 오기를 부려 도보여행을 한다는 것이 불가하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마음 같아서는 못할 것이 없었다. 30년 세월을 수도 없이 걸었기 때문이다. 답사를 나갈 때마다 하루에 6~7시간 정도는 족히 걸었다. 때로는 폭우가 쏟아지는 장마철에도, 눈보라가 치는 한겨울에도 길을 걸었다. 그리고 틈이 날 때마다 산을 올랐다. 그렇기에 못할 것이 없다는 생각에 이루기 힘든 계획을 세운 것이다.

 

첫날을 수원을 떠나 여주까지 걸어 묵고 양평을 거쳐 홍천, 인제와 원통을 거쳐 용대리 인공폭포를 지나 진부령을 넘어 고성으로 들어가는 250km 거리를 5일에 걸쳐 걸어보겠다는 생각이었다. 한낮 기온이 워낙 더우니 새벽시간과 오후 시간을 이용해 걷는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주위의 만류에도 도전을 하고 싶었다

 

절대로 안됩니다. 예전의 형이 아녜요

그래도 한 번 해보려고 작정을 했으니 시작은 해야지

요즘 기온이 35도를 웃도는데 큰일 나요. 동행이 있는 것도 아니고 혼자 그 길을 걷는다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를 바 없어요

 

아우들이 만류를 한다. 스스로 자살을 하겠다는 생각이 아니면 절대 불가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난 꼭 이번 도보여행을 하고 싶었다. 그동안 숱하게 길에 서 있었던 세월이다. 걷는 일이라면 누구보다 자신이 있다. 30년 세월을 문화재 답사를 하느라 걷고 또 걸었기 때문이다. 이번이라고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었다.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한 해가 다르게 몸이 달라진다는 것을 느낀다. 하기에 올해 여름휴가는 이렇게라도 달라지고 있는 육신에 대한 도전을 해보고 싶었던 것이다.

 

예전과는 달라요. 그리고 요즘 기온을 보세요. 35도를 넘나듭니다. 그늘에서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비 오듯 하는데 절대 불가능합니다

조금씩 쉬면서 아침저녁으로만 걸으면 가능할 것 같은데

탈진이 되면 대책이 없어요. 형이 예전 생각을 하고 있다가는 낭패를 당합니다

 

 

단 한 구간이라도 도보로 걸어보자

 

예정대로라면 어제(1) 이른 시간에 출발을 해야 했다. 하지만 주변의 만류로 길을 나서지 못했다. 이 시간에 글을 쓰고 있는 것은 오늘 고성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준비 때문이다. 고성에 소재한 암자 주지인 진관스님이 법당에 모신 부처님을 개금을 하고 점안식을 갖는다는 것이다. 겸사겸사 가야하는 고성이기에 좋은 기회라고 생각을 한 것이다.

 

오늘 아침 일찍 고성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그리고 5일을 걷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단 한 구간이라도 도보여행을 할 생각이다. 물론 무거운 두 대의 카메라를 가방 안에 넣고 등에 메고 걷는다면 그 무게 또한 만만찮다. 하지만 답사를 나갈 때마다 늘 그렇게 두 대의 카메라를 지고 다니지 않았던가?

 

차로 인제 매바위 인공폭포까지 이동한 후 그곳에서 차를 내려 진부령을 넘을 생각이다. 고성군청까지 28km 구간이지만 문제는 진부령을 넘어야 한다는 점이다. 긴 구간에 고갯길이라 결코 만만치가 않을 것이다. 가다가 실패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볼 생각이다. 무덥다고 하지만 다행히 강원도 고성지역은 수원처럼 무덥지가 않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아침에 길을 떠나기 전 짐을 다 챙겨놓고 마음에 다짐을 한다. 오늘 이 도보여행이 실패를 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시도를 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이다. 도전은 늘 아름답다고 했던가? 어쩌면 마지막 도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마음에 각오를 더 단단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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