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당굿은 매력이 있어요. 많은 굿중에서 경기도당굿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남다른 품위가 있어요. 제가 경기도당굿을 배우는 이유이기도 하죠.”

 

8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550-83에 소재한 애기씨당이라는 간판을 건 전안에서 만난 최남수(, 35). 작은 체구에 귀여움이 가득한 모습이다. 대개 이런 무속의 일을 하는 사람들과는 생김새가 조금은 다르다. 전안은 신령들을 안쪽에 모시고, 입구 쪽에서는 손님들을 접대할 수 있도록 꾸며놓았다. 넓지는 않지만 간결하면서도 깨끗하게 정리가 되어있어, 어찌 보면 경기도당굿의 굿제와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23세부터 찾아 온 신병

 

저는 남들처럼 그렇게 심하게 신병을 앓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23세 때부터 이상하게 꿈을 자주 꾸게 되었어요. 눈만 감으면 흰 고깔을 쓴 사람이 보이는데 고깔밑으로는 얼굴이 보이지 않는 거예요. 마치 공포영화를 보는 것 같은 그런 분위기였죠.”

 

그래도 처음에는 그렇게 심하게 아프거나 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병은 점점 깊어가고, 술만 먹으면 사람들에게 아는 소리를 해 댔다는 것.

 

밤에 이상한 꿈을 꾸기 시작하면서 술을 먹기 시작했어요. 잠이라도 편하게 자려고요. 그런데 술만 먹으면 사람들에게 무슨 말을 막 하는 거예요. ‘언니 남편 바람났다거나 팔 부러지겠다, 조심해라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그런 일이 일어나는 거예요.”

 

 

그래서 점집을 찾아갔더니 신병이 왔으니 내림굿을 받으라고 했지만, 콧방귀만 뀌고 돌아왔다는 것. 25세가 되던 해는 일본으로 건너갔단다. 제과를 제대로 배우기 위해 1년 반 정도 일본에 가서 살다가 왔는데, 그 이후부터 몸에 이상이 오기 시작했다고.

 

일본에서 돌아왔는데 이상하게 다리가 붙고 하혈을 심하게 하기 시작했어요. 병원에 가면 몸에 이상이 없다고 하고,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렇다고 의사가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그래서 의사에게 막 퍼붓기도 했어요. 몸이 아픈데 무조건 스트레스라고 하니 사람이 화가 난 것이죠.”

 

음식을 먹기만 해도 토해내기가 일쑤여서 먹지도 못했다고 한다. 그런 와중에 잠이라도 좀 청하려고 하면 도대체 이상한 것들이 모여 눈을 감을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더니 27세가 되던 해부터는 눈만 감으면 방울소리가 들렸다는 것. 내림굿을 받기 전에 여기저기 찾아다녀 보았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29세에 내림굿을 받아

 

굿을 몇 차례나 했는지 모른단다. 29세가 되던 해 할 수없이 내림굿을 받았다. 당시는 오산에서 살고 있을 때인데, 안산에 있는 무속인을 찾아가 내림굿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2012년에는 결혼을 해서 일가를 이루었다. 지금 생각해도 자신이 내림굿을 받지 않았다면 온전한 삶을 이룰 수가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단다.

 

지난해부터 이곳 수원 인계동에 자리를 잡고 경기도당굿의 전수를 받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전수생이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선생님 못지않은 도당굿의 무녀가 되려고요.”

 

 

중요무형문화재 제98호인 경기도당굿은 남자인 화랭이(악사로 지정)와 무녀 두 사람의 보유자가 있다. 남자 악사는 장단과 화랭이 굿인 의뎅이, 그리고 터벌림과 장문잡기 등의 제차를 맡아서 진행을 한다. 여무는 부정, 제석, 군웅 등을 맡아한다. 경기도당굿에서는 군웅굿을 할 때 쌍군웅이라고 해서 화랭이와 무녀가 함께 군웅상을 돌면서 굿을 진행한다.

 

배우면 배우수록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서 선생님 가까운 곳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려고 전안도 이곳에 차렸어요. 열심히 배워야죠.”

 

길 건너편에는 제석천궁이란 간판을 단 도당굿의 스승인 경기도당굿 이수자 승경숙씨의 전안이 자리를 하고 있다. 아직은 도당굿 판에서 한 거리를 맡아할 수가 없지만, 언젠가는 굿판에서 멋진 굿을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961-21에는 ‘어죽이네 천렵국’이란 식당이 있다. 이 식당 이름이 참 죽인다는 생각이다. ‘어(魚) 죽’, 즉 ‘물고기로 만든 죽’이라는 소리인지, 아니면 맛이 기가 막혀 ‘어! 죽이네’란 소리인지 구별이 되지 않는다. 어쨌거나 수원사람들이 이 집을 잘 모른다고 하면, 그 사람은 수원사람이라고 할 수가 없을 정도로 유명한 집이다.

 

이 집의 맛은 민물고기 매운탕도 일품이지만, 가끔 찾아가는 이유는 바로 철렵국이라는 어죽 때문이다. 천렵이란 시골의 냇가나 샛강 가에서 각종 민물고기를 잡아 솥에 넣고 끓여먹던 음식이다. 여기에 수제비며 국수, 대파, 마늘, 버섯, 홍고추 등을 집어넣어 맛을 더했다. 반주로 술 한 장 하기에도 적당한 음식이다.

 

 

저녁에 찾아간 식당도 만원

 

옛 기억을 되살리면 이 집이 가끔 생각이 난다. 예전에 춘원 이광수 원작의 ‘꿈’이라는 소설을 무용극화한 적이 있다. 국립무용단의 제24회 공연작인데 송범 안무, 김지일 극본으로 “꿈, 꿈, 꿈”이라는 제목으로 무대에 올랐다. 이 무용극의 작곡을 맡았는데, 그 때 강원도 경강이라는 마을에 들어가 곡을 쓰고 있었다.

 

딴 부분은 다 써놓고, 한 대목이 생각이 나질 않아 이곳을 찾아갔다. 이 마을은 앞으로 맑은 내가 흐르고 있었는데, 내가 묵던 집의 아들(기억으로는 방위병이었다)과 함께 곡괭이와 삼태기를 들고 냇가로 나간다. 내가 삼태기를 냇가 바닥에 대고 있으면, 주인집 아들이 곡괭이로 냇가 바닥에 긁는 것이다. 그러면 삼태기에 미꾸라지며 모래무지 등이 잡히곤 했다.

 

 

그렇게 잡은 물고기를 이용해 주변 밭에서 깻잎 몇 장 따고, 고추 몇 개 따서 툭툭 잘라 넣고 끓이다가, 준비해간 고추장과 밥 한 덩이를 넣으면 기가 막힌 어죽이 되었다. 그 맛을 한참이나 잊고 있었는데, 이 ‘어죽이네 천렵국’에서 그 맛을 다시 기억해 낸 것이다.

 

이 집은 평일에는 오후 8시 40분까지 영업을 하고, 주말과 휴일에는 9시 40분까지 한다. 하기에 초저녁에 가도 손님들로 북적인다. 요즈음은 여름철이라 조금 덜하지만, 날이 쌀쌀해지면 자리가 없다. 모처럼 이 집을 가자는 아우 녀석이 은근히 고맙기도 한 것은, 이 집 천렵국의 맛을 알기 때문이다.

 

 

매콤한 국물, 밥을 말아 먹으면 제 맛

 

1인 분에 천렵국 한 그릇에 7천원이다. 요즈음 음식 값에 비해 그리 비산 편은 아니다. 이 집은 굳이 밑반찬이 필요치가 않다. 즉 한 그릇만 먹어도 맛이 있기 때문이다. 네 사람이 가서 4인분을 시켰다. 커다란 솥에 가득 담아 내온 천렵국. 그리고 밥 반 공기정도와 앞 접시 하나를 준다.

 

내다 놓은 솥의 어죽을 한 2~3분 더 끓인 다음 먹으면 된다. 앞 접시에 떠서 수제비, 국수 등을 먹다가 국물에 밥을 말아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밥은 반 공기 정도를 주는데, 그 양이 어죽을 남기지 않고 먹을 만한 양이다. 처음에는 이 많은 것을 어떻게 다 먹지 하고 생각을 하지만, 먹다가 보면 어느새 바닥이 보이는 것이 이 집 어죽의 맛이다.

 

 

요즘 같은 날이면 그저 영양식으로 제격이란 생각이다. 먹다가 보면 가시가 씹히기도 하는데, 민물고기를 갈아 넣지만, 그래도 이렇게 씹히는 맛이 더 일품이다. 저녁시간 영업이 곧 끝난 때인데도 식당 안은 사람들로 가득하다. 오랜 시간 이곳에서 장사를 해 와서 그런지 단골이 여간 많은 것이 아니다.

 

가끔 생각이 나면 찾아가는 ‘어죽이네 천렵국’. 모처럼 더운 날 찾아간 집에서 땀 깨나 흘리며 저녁 한 그릇을 먹고 나서인가, 괜한 기운까지 솟는 듯하다. 그래서 ‘어! 죽이네’ 인지는 몰라도.

 

 

주소 :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961-21

전화 : 031-237-2288 / 010-6568-5535

특기 : KBS, MBC, 경기TV, OBS 등서 방영

 

8월 16일부터 3일간 청소년 문화공원 일원에서

 

지난해는 만석공원에서 나라꽃이라는 무궁화 110만 송이가 사람들을 반겼다. 8월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제23회 전국무궁화 수원축제가 ‘활짝피다. 제23회 전국무궁화 축제’라는 명칭으로, 수원 인계동 청소년문화광장 일원에서 화려하게 수를 놓는다. 이번 무궁화 축제는 산림청이 주최를 하고, 국립산림과학원 등이 주관을 한다.

 

우리나라 국화이기도 한 무궁화는 오래전부터 우리들의 생활 속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궁화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은, 그저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꽃 정도로만 알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무궁화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아볼 수 있는 축제장이, 청소년 문화광장 일원에서 사람들을 기다리게 된다.

 

 

꽃잎의 모양에 색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는 무궁화 꽃

 

무궁화 꽃은 그 형태에 따라 각기 이름이 다르다.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정도로 많은 종류가 있다. ‘단심계’란 꽃의 중심부에 묽은 색 또는 자색의 무늬가 있는 것을 말한다. 단심계 중에서도 ‘백담심계’는 흰꽃의 중심부에 붉은 무늬가 있는 것을 말한다. ‘배달계’란 단심이 없는 순백의 흰꽃을 말한다. ‘아사달계’는 꽃잎 가장자리에 무늬가 있는 것을 말한다.

 

무궁화의 원산지는 우리나라의 서해안 지방과 중국의 라오뚱 반도이며, 꽃이 아름답고 추위에 강해 지금은 세계적으로 널리 심겨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에로부터 무궁화 꽃이 많은 나라라는 뜻으로 ‘근역(槿域)’ 또는 ‘근화향(槿花鄕)’이라고 하였다. 동양 최고의 지리서인 <산해경>에는 ‘군자의 나라에는 무궁화가 아침에 피고, 저녁에 진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강인한 정신을 상징하는 꽃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무궁화에 대한 정의를 이렇게 내리고 있다.

1. 늘 부지런하면서도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 - 이는 무궁화는 이른 아침 늘 새로운 꽃을 피우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민족의 근면성과 진취적 정신을 표상한다.

2. 청렴하고 결백한 민족정신 - 꽃이 소박하고 깨끗하여 백의민족의 청렴한 민족성 표상

3. 강인하고 끈기 있는 민족정신 - 어떤 환경에서도 적응력이 강하며, 한결같고 강인한 끈기 있는 민족성 표상

4. 이웃과 서로 돕는 겨레의 얼 - 꽃잎이 각각 떨어져 있으나 근원은 하나로 어떤 고난이 있어도 협동하는 민족정신 표상

5. 자기완성 뿐 아니라 세계로 - 5개의 꽃잎이 5행 상생으로 협력하여 인류의 평화와 행복을 지향하는 박애정신 표상이라고 한다.

 

올 해 제23회 무궁화 축제에는 그동안의 획일적인 전시 등을 벗어나, 청소년들이 마음껏 끼를 발산할 수 있도록 무대를 마련하였다. 무궁화가 젊음의 기상을 상징한다고 한다면, 그들에게 강인한 정신력과 투철한 책임감이 무엇인가를 일깨우기 위한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대행사도 알차, 다양한 행사 마련되어 있어

 

이번 제23회 무궁화 축제는 다양한 행사도 마련되어 있다. 16일 식전 행사로는 무예24기 시범단의 화려한 무술시범과, 경기경찰홍보단의 공연이 마련되어있다. 개막식을 하고나면 무궁화 관람과 청소년밴드의 경연리허설이 있으며, 학생 글짓기와 그림그리기 대회도 열린다. 첫날 오후 7시부터는 개막 축하공연이 열린다.

 

이번 무궁화 축제에 가장 두드러진 것은 역시 청소년밴드의 경연이다. 모두 30팀의 청소년밴드가 첫날 10개 팀, 둘째 날 20개 팀이 경연을 벌여 셋째 날 최종 6개 팀이 결선 무대에 오른다는 것. 이번 무궁화 축제에서는 이들 청소년 밴드 외에도 피아, 슈퍼키드 등 인기 락 밴드 공연도 펼쳐진다.

 

이 외에도 다양한 행사가 마련되어 있다. 150종의 무궁화 분화와 분제 전시, 무궁화 연인의 거리, 무궁화 꽃 탑, 대형 한반도 지도 등을 만나볼 수가 있다. 체험 존에서는 부채만들기, 무궁화 떡, 무궁화 차 맛보기, 즉석사진 찍기 등 무궁화와 관련된 많은 체험 등이 마련되어 있다.

 

청소년들의 젊음과 나라꽃 무궁화가 어우러지는, 제23회 전국 무궁화 수원축제. 청소년 문화광장을 찾아 우리 꽃 무궁화와 뜻 깊은 날을 보내기를 권유한다.

 

신을 모시는 사람들을 흔히 ‘기자(祈子)’라고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통칭할 때는 ‘무격(巫覡)’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여기서 ‘무(巫)’란 여자를 말하고, ‘격(覡)’이란 남자를 말한다. 즉 무격이란 여자 무당인 만신(=많은 신을 모신다는 뜻이다)과 남자 무당인 박수를 통칭하는 말이다.

 

이렇게 신을 모시는 무격들은 일 년에 한번, 혹은 3년에 한번 정도 자신이 모시는 신령들을 위한 굿을 한다. 이를 ‘맞이굿’ 혹은 ‘진적’이라고 한다. 맞이란 신을 맞이하는 의식이라는 뜻이고, 진적이란 아마도 좋은 음식이나 맛있는 음식을 쌓아 놓은데서 붙여진 명칭이란 생각이다.

 

 

무격들의 굿판 중 가장 큰 굿인 맞이굿

 

11일(화) 수원시 인계동에 거주하는 승경숙(중요무형문화재 제98호 경기도당굿 이수자)씨의 맞이굿이 열렸다. 맞이굿은 처음에 ‘천궁맞이’라고 하여서 밖에서 굿을 한다. 고깔에 장삼을 입고하는 천궁맞이는 신령들을 맞아들이는 의식이다.

 

천궁맞이가 끝나고 나면 안으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인 굿이 시작된다. 맞이굿은 자신이 모시는 신령들을 모셔 놓은 전안에서 하게 된다. 맞이굿이란 자체가 자신이 모시고 있는 많은 신령들을 위하는 굿이기 때문이다. 맞이굿은 무격들이 하는 의식 가운데 가장 큰 의식이다. 이때는 자신들의 단골들을 다 초청을 하기 때문에, 굿판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도 맞이굿의 특징이다.

 

 

또 무격이 맞이굿을 할 때는 혼자하는 것이 아니다. 평소 친분이 있던 무격들을 초청하고, 악사들을 초청해 한바탕 신나는 굿판을 벌이기 때문이다. 이날 맞이굿을 한 승경숙씨는 중요무형문화재 제98호 경기도당굿의 이수자이자, 경기남부지부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그녀에게서 도당굿을 배우는 전수생들까지 합세를 했다.

 

경기도당굿도 볼 수 있는 즐거움

 

대개 서울과 경기도 지역의 무격들이 맞이굿을 할 때는 ‘선거리굿’(서서 굿을 진행하기 때문에 선거리굿이라고 한다. 이와 대비되는 말로 충청도 지역의 송경(誦經) 위주의 굿을 ‘앉은거리굿’이라고 부른다)으로 진행한다. 선거리굿은 신령을 나타내는 신복(神服)을 거리마다 갈아입으면서 진행을 하게 된다.

 

경기도당굿은 과거에는 신복이란 특별한 것이 없었다. 화랭이 위주의 굿이었기 때문에, 주로 등걸잠방이에 남쾌자 하나를 걸치고 굿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맞이굿은 전안에 모셔진 신령들을 위하는 굿이다보니, 각 거리마다 신복을 갈아입고 굿을 한다. 이 날 맞이굿의 특별한 점은 경기도당굿의 절차와 선거리굿의 절차가 복합적으로 나타나, 보는 사람들의 흥미를 자아냈다는 점이다.

 

 

무격이 신령들을 위하는 맞이굿을 할 때, 단골들이 모여드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각 거리마다 신탁(神託)이라는 ‘공수’를 주기 때문이다. 공수란 무격의 입을 빌어 신령이 단골들에게 이야기를 한다는 행위를 말한다. 즉 사업을 하는 사람에게는 ‘어떤 것을 조심하라’는 등의 말을, 장사를 하는 사람에게는 ‘어느 달에 좋은 일이 있다’ 등의 이야기이다.

 

신탁인 공수는 맞이굿을 할 때 가장 영험하다고 한다. 그래서 단골들은 맞이굿을 할 때는 앞 다투어 몰려든다. 무격들이 공수를 할 때 단골들에게 겁을 주는 행위는 올바른 행위가 아니다. 올바른 무격이라는 단골들에게 수도 없이 ‘도와주마, 생겨주마’를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전수생들도 한 거리씩 기량을 보여

 

맞이굿에서는 또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 그것은 어린 애동(내림굿을 하고 무격이 된지가 오래지 않아 굿을 잘 하지 못하는 사람을 말한다)들도 한 거리씩 굿을 하게 만든다. 이렇게 맞이굿에서 한 거리씩 익히면서 굿을 배우는 것이다.

 

 

“가슴이 터지는 것 같아요. 어떻게 해요”

 

이날 애동으로 대신(대신할머니를 상징하는 노랑색 몽두리 신복) 신복을 입고 굿판에 들어서면서 최남수(내림굿을 한지 5년이 된 애동)씨가 한 말이다. 굿판에 흔히 큰 만신이라고 하는 선생과 단골들이 줄을 지어 앉아있는 곳에서 굿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애동들이 굿을 할 때는 선생들이 일일이 대꾸를 하면서 맞장구를 쳐준다. 그렇게 해야 애동들이 편하게 굿을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밤새 상차림을 준비를 하고 오전 9시에 시작한 맞이굿은 밤 9시가 되어서 끝났다. 꼬박 12시간이 걸린 굿이다. 우리 굿은 직설적이다. 그 자리에서 공수를 주면서 수도 없이 ‘도와주마’라고 이야기를 한다. 하기에 굿판에 모여든 사람들 모두가 기분 좋게 돌아갈 수 있는가 보다.

능이버섯은 굴뚝버섯과의 식물로 가을에 활엽수림 내 땅 위에 군생(群生) 도는 단생하는 버섯이다. 능이는 예로부터 1. 능이 2. 송이 3. 표고라 하거나, 1. 능이 2. 표교 3. 송이라 할 만큼 그 향이 뛰어나고, 맛이 있기로 유명하다. 능이는 한국과 일본, 중국, 티베트 등에서 자라나고 있다.

 

능이버섯에는 유리 아미노산이 23종이 들어있으며, 지방 10종과 미량의 금속원소 13, 그 밖에 유리당과 균당이 들어있다. 능이는 항산화 효과로 폐암이나 위암, 자궁암, 간암 등에 효과가 크며, 항산화 효과는 합성 BHT보다 강한 항산화력을 갖고 있다고 한다. 암에 걸린 사람도 능이를 먹으면, 더 이상 전이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동의보감에는 능이버섯이 천식 및 감기에 효능이 있다고 기술하고 있으며, 특히 육류섭취 후 체한 아이나 어른에게 능이를 달인 물을 먹여 소화제로 이용을 한다고 하였다. 능이버섯을 돼지비계와 함께 놓아두면, 돼지비계가 녹아 물처럼 변하는 것으로 보아도, 능이가 지방을 분해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임자리에서 만난 능이요리

 

수원시 SNS 서포터즈 모임이 있어 찾아간 곳 능이버섯 전문집 능이촌’. 이 집은 벌써 서너 번 찾아가 음식을 먹었지만, 그때마다 맛에 취해 제대로 사진 한 장을 찍지 못했다. 사실 음식을 먹기 전에 장황하게 카메라 꺼내들고 사진을 찍는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함께하는 사람들이 격식을 갖추어야 할 자리라면.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1113-10 2층에 소재한 능이촌은,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기분이 좋은 집이다. 실내가 잘 정리가 되어있고, 분위기가 깨끗하기 때문이다. 모임을 갖는 사람들은 미리 예약을 하면 방에 자리를 마련해 주기도 한다. 사전 예약을 했기 때문에, 오래 기다리지 않아 상이 차려졌다.

 

능이촌에는 여러 가지 능이로 된 음식들이 있지만, 단체로 모임을 가졌을 때는 오리백숙(50,000)이나 닭백숙(40,000), 혹은 능이버섯 전골(40,000) 등을 시킨다. 오리탕(40,00)과 오리훈제구이(40,000) 등도 있다. 하지만 한 냄비를 가지면 4인 정도가 먹을 수 있기 때문에, 그리 비싼 가격은 아니다.

 

 

상 위에 가지런히 차려놓는 밑반찬은 5~6가지 정도이다. 부산하게 잔뜩 상을 차리지 않는 것도 이 집의 특징이다. 한약재와 능이와 함께 커다란 냄비에 가득 담아 내 놓은 오리백숙. 보기만 해도 침이 넘어간다. 어차피 모임자리인지라 술도 한 순배 돌아갈 것은 자명한 일이라, 이때 함께 하는 국물이 또한 맛을 더한다.

 

좋은 음식에 좋은 서비스, 자랑할 만한 능이촌

 

이 집의 자랑은 맛도 맛이지만, 종업원들의 손님에 대한 서비스이다. 몇 번을 같은 것을 시켜도 한 번도 얼굴을 찡그리지 않는다. 술을 마시면서 국물을 함께 먹으면 취기도 덜 하는 듯하다. 음식을 먹고 나면 국수사리를 시키거나 찰밥을 시며 국물에 말아먹는 맛도 일품이다.

 

 

능이버섯은 그 자체 내의 향이 여러 가지라고 한다. 흙냄새와 풀냄새, 꽃향기, 나무향, 우유향과 고기향이 어우러져 있다는 것이다. 특히 능이촌은 나트륨 줄이기 업소이며, 대한민국 맛집으로 선정된 집이기도 하다. 모임의 자리에 제격인 능이버섯 전문집인 능이촌’. 능이버섯의 제 맛을 보고 싶으면, 이 집이 제격이다.

 

능이촌 /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1113-10 이층

주인장 / 박동준

연락처 / (031)-238-7794. 010-9906-7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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