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좀 색다른 음식이 먹고 싶을 때가 있다. 꼭 술을 먹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저 저녁을 먹으면서, 반주 한 잔 하기 알맞은 음식이 필요한 것이다. 이럴 때 찾아가는 집이 있다.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1013-2에 소재한 기분좋은 밥상이라는 크지 않은 식당이 바로 그렇게 밥 한 그릇에 반주 한 잔 하기가 딱 좋은 집이다.

 

수원시청에 들렸다가 동료들과 함께 찾아간 기분좋은 밥상. 초저녁이라 그런지 손님이 없이 한산하다. 전날 먹은 술이 있어, 술을 먹기보다는 그저 저녁 한 그릇을 먹으면서 간단하게 반주를 한 잔 하고 싶었다. 메뉴판에는 단 곳에서는 보기 힘든 메뉴들이 있다. 치즈김치전골, 치즈얼큰갈비찜 등 치즈를 이용한 음식이 이 집의 특별한 메뉴인 듯하다.

 

 

집 반찬 같은 밑반찬

 

조금 기다리고 있으니 먼저 밑반찬을 갖다가 놓는다. 그저 집에서 먹는 밑반찬과 다를 바가 없다. 특별한 것도 없지만, 그렇다고 빠질 반찬도 없다. 김차와 콩나물무침, 계란말이, 절임고추와 깍두기, 나물과 젓갈이다. 반찬을 하나씩 들어 맛을 본다. 옛날 먹던 맛 그대로라고 일행 중 한 사람이 이야기를 한다.

 

특별한 맛이 아니지만, 딴 식당들처럼 화학조미료 맛이 나질 않는다. 그렇다 보니 맛이 담백하다. 커다란 냄비에 가득 담은 동태탕이 나왔다. 그런데 국물이 진하다. 그리고 국물이 졸아들면 더 부으라고 육수를 한 대접 더 갖다가 놓는다. 그 국물을 보니 생선 머리를 고운 듯하다. 1인분에 6,000원이니 가격도 비쌎 편이 아니다.

 

 

국물을 일부러 떠 먹어본다. 아마도 동태의 머리를 사람은 것인 듯 국물 맛이 고소하다. 이 집은 육수를 생선머리를 삶아 사용하는 듯하다. 그렇다가 보니 화학조미료 맛을 낼 필요가 없을 듯하다. 눈앞에서 보글거리고 끓는 동태탕을 보니 호가 동한다. 작은 접시에 떠다가 국물을 먹어본다. 역시 진한 국물 맛이 조금은 텁텁한 듯하다.

 

이런 맛은 MSG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게 밥 한 그릇을 비우고 나니, 일행 중 한 명이 다시 밥 한 그릇을 주문한다. 국물 맛이 좋아 남기고 가기가 아깝다는 것이다. 평소에는 밥을 더 주문하지 않는 사람들이지만, 그만큼 얼큰한 동태탕의 국물이 입맛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입맛이야 제 각각이니

 

사실 음식을 먹고 나서 그 집을 소개할 때가 가장 조심스럽다. 사람마다 입맛이 제각각인지라 어느 집 음식 맛이 좋다고 선뜻 이야기를 하기가 쉽지가 않기 때문이다. 화학조미료에 입맛이 배어있는 사람들은 이렇게 생선머리를 이용해 텁텁한 맛을 내는 국물은 맞지 않는다고 표현을 한다.

 

하지만 화학조미료가 사람에게 좋지 않다는 것은 이제는 알만큼 알고 있다. 하기에 어딜 가서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는다고 해도, 화학조미료를 많이 사용하는 집은 아예 소개를 하지 않는다. 소개는커녕 몇 술 뜨다가 조미료가 많이 들어갔다 싶으면 그저 수저를 놓고 나와버라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지인들과 입에 맞는 음식을 먹고, 거기다가 기분 좋게 이야기까지 곁들이면서 반주 한 잔을 한 저녁밥상. 이 집의 상호처럼 기분좋은 밥상이 되었다. 식당을 나와 천천히 길을 걸어 집까지 오는 동안 그 텁텁한 국물 맛이 가시지를 않는다. 다음에 이 집을 들리게 되면 치즈김치전골을 한 번 주문해 보아야겠다.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1024-14에 소재한 <송가네 빈대떡 집>. 이 잡을 찾아가면 언제나 푸짐한 빈대떡 한 접시에 술 몇 잔을 마시고는 한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술자리는 언제나 즐거운 법이지만, 이 집처럼 푸짐함을 느끼는 집은 그리 흔하지가 않다. 각종 전을 주문대로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송가네 빈대떡집의 대표인 오범석 사장은 이른 저녁부터 준비를 한다.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기 때문에, 가끔은 낯모르는 분들과 합석을 하기도 한다. 합석이라고 하기보다는 한 테이블을 나누는 정도이다. 이 집의 빈대떡은 주문을 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부쳐주기 때문에 언제나 맛있게 먹을 수가 있다.

 

다양한 빈대떡을 취향에 맞게

 

 

 

설이 이틀이 남았다. 여기저기 인사를 하고 다니다가 가까운 지인들과 송가네 빈대떡집에서 함께 자리를 했다. 요즈음 들어 그래도 일주일에 한 번은 이곳을 찾는 이유는, 우선은 음식이 푸짐하기 때문이다. 푸짐하게 한 접시 가득 내오는 전을 보면, 절로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송가네 빈대떡집의 전의 종류는 세 가지로 구분이 된다. 녹두빈대떡류와 파전류, 그리고 기타전류가 있다. 가격은 10,000원에서 15,000원 정도로 그저 세 사람이 찾아가 푸짐하게 전 두 접시를 먹고 술 몇 병 먹으면 4~5만원 정도의 가격이 나온다. 그레도 언제나 기분좋게 요금을 정산하고 나올 수 있는 집이기도 하다.

 

 

벌써 몇 년째 이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기 때문인가? 이 집은 늘 손님들로 만원이다. 조금 늦게 찾아갔다가는 자리가 없어 낭패를 당하기도. 크게 욕심 내지 않고 손님들에게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바로 이 집의 장점이다.

 

서비스로 주는 어묵국도 푸짐해

 

빈대떡 두 접시를 시켜 먹고 나면, 서비스로 내놓는 어묵국이 있다. 이 어묵국 역시 푸짐한 편이다. 그저 마음 편하게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언제나 기분좋게 마련이다. 8일 저녁에 찾아간 송가네 빈대떡집에서 처음에 시킨 것은 고기파전’(13,000) 돼지고기와 파가 적당히 어우러져 한 접시 그득하다.

 

 

맛을 낸 양념장에 찍어 입에 넣으면 향과 맛이 일품이다. 술을 몇 순배 돌고나니 한 접시 그득하던 빈대떡 접시가 바닥이 났다. 다시 모듬전(15,000) 한 접시를 시킨다. 그리고 또 다시 술이 몇 순배 돌았다. 서비스로 내어주는 어묵국까지 상 위에 먹을 것이 그득하다. 원래 맛집 소개를 해도 일일이 과정을 사진을 찍지 않는 인사이기 때문에, 간단하게만 늘 소개를 한다.

 

맛집 전문 블로거라면 하나하나 다 찍겠지만, 그도 답사를 다니거나 가끔 지인들과 술자리를 하면서 먹는 음식만을 소개하기 때문이다. 하기에 누군가 이런 댓글을 달아 놓기도 했다.

 

 

앞으로는 제대로 일일이 과정을 담아 소개를 해주시고. 약도 좀 함께 넣어주세요

 

하지만 앞으로도 그럴 생각은 없다. 음식을 먹을 때 기본으로 사진을 찍기는 하지만, 전체를 소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은 내가 음식을 먹을 때 만족스럽지 않으면, 일체 소개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입맛이 다른데 내 입맛에 맞는다고 해서, 그 집이 맛이 있다고 소개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맛 보다는 분위가나 착한 가격, 아니면 특이한 집만을 골라서 소개를 하는 것이 나에게 맞는 듯하다. 송가네 빈대떡집은 바로 그런 집이다. 우선은 주인의 정성이 가득한 음식을 먹을 수가 있고, 그 자리에서 먹는 따끈한 전이 좋기 때문이다. 수원 인계동을 들릴 깅회가 주어진다면, 이 빈대떡집을 찾아가 푸짐한 빈대떡을 즐겨보시기를 권하고 싶다.

 

주소 /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1024-14

전화 / 031-225-9563

이틀사이로 전국을 강타하고 지나간 태풍. 이젠 그 이름조차 듣기가 싫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인지. 그런 생각을 하다가 보면 마음만 아프다. 모처럼 비가 그쳤다. 그저 저녁시간을 무료하게 보내다가 인계동으로 향했다. 수원 인계동은 밤만되면 불야성으로 변하는 곳이다.

 

해가 지면 수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곳으로 향한다. 물론 돈 많은 사람들이야 비싼 집에 가서 편안하게 시중을 받으면서 술 한 잔 하겠지만, 우리 같은 민초들이야 가장 편안한 곳이 바로 인계동 포장마차이기 때문이다.

 

 

 

‘매운 닭발’이 일품인 곳

 

30일 저녁 7시가 조금지난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골목에는 차와 사람들이 뒤엉켜 난리법석이다. 참 사람들은 왜 그렇게 술을 마시는 것일까? 나 역시 거르지 않고 술을 마시는 편이지만, 왜? 라는 질문을 하면 딱히 대답을 하기가 어렵다. 다만 좋은 사람들과 만나 편안하게 한 잔 할 뿐이다.

 

요즈음은 ‘포차’가 성업 중이다. 인계동 뒷골목에는 별별 포차가 다 있다. 그 중에는 한두 가지 음식만을 고집하는 집들이 많아, 골라먹는 재미가 쏠쏠한 곳이 바로 인계동 뒷골목이다. 그 중 가끔 찾아가는 집이 한 곳 있다. 매운 닭발을 팔팔 끓여주는 ‘한신포차’라는 곳이다.

 

 

 

 

‘닭발매운탕’이라고 들어는 보셨소?

 

술을 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간인데도 실내에는 사람들이 꽤 많다. 늦게 가면 아예 자리조차 없는 날도 있는 집이다. 닭발을 시키면 시원한 콩나물국과 당근 몇 조각을 내온다. 그리고 닭발을 놓고 먹을 앞 접시와 수저, 들고 먹을 비닐장갑이 다이다. 닭발은 익혀 나오지만, 불에 올려놓고 끓이면서 먹는 맛이 일품이다.

 

난 이집 닭발을 ‘닭발매운탕’이라고 부른다. 그저 한 냄비면 두 사람이 소주 2~3병을 먹을 양이 된다. 가격이 한 냄비에 15,000원이니 소주 값까지 합해도 20,000원 정도이다. 이 정도로 기분 좋게 술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태풍이 지나고 난 뒤, 모처럼 마음 편하게 먹는 포차의 매운 닭발 한 냄비. 이런 음식이 있어 저녁이 즐겁다.

 

주소 :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1038-9

전화 : 031)221-8359

 

살다가 보면 가끔은 술이 한 잔 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하긴 요즈음처럼 날 덥고 왕짜증이 나는 날이면 저녁에 술이라도 한 잔 해야 잠을 편케 잘 수가 있지만. 그럴 때면 가끔 찾아가는 곳을 자랑 좀 해야겠다. 내가 가는 술집은 뻔하다. 고급 룸살롱이라는 곳은 태어나 한 번도 가보질 않았고, 비싼 유흥주점도 나는 별로란 생각이다.

 

하긴 주제도 안 되지만, 그런 곳에 가서 목에 힘주고 목소리를 까는 것이 나에게는 정말로 생리에 맞질 않는다. 그래서 자주 찾는 곳은 거의 정해져 있다. 빈대떡 한 장에 막걸리를 마시거나, 두부김치 한 접시에 만원이면 소주 2병을 해치울 수 있는 곳, 그렇지 않으면 그저 시원하게 소주 몇 병을 비우고 나올 수 있는 포장마차 정도이다.

 

'술집포차'의 대표적인 술안주인 '할매돼지볶음'

 

수원의 새 명소 인계동 포장마차 골목

 

수원시 인계동에 자리한 인계종합상가 인근은 요즈음 새로운 명소로 자리를 잡아간다. 한 집씩 늘어나기 시작한 실내포장마차가 어느 새 골목골목마다 자리를 하고 있다. 이 포장마차들은 각기 나름대로 내세우고 있는 음식들이 달라, 가끔 찾아가면 입맛에 맞는 대로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술 한 잔 마시는데 무엇을 그리 까다롭게 구느냐고도 하겠지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이것저것 먹을 수 있다는 것 또한 작은 행복이다. 이곳을 가면 찾아가는 집이 있다. 새롭게 문을 연 집이라고 하는데, 주인 부부가 손님들에게 참 친절하다. 나는 이 집을 갈 때마다 ‘정말 짜증나게 친절하다’ 라고 표현을 한다.

 

 

추신수(남, 38세)씨와 정진경(여, 39세)씨가 운영을 하고 있는 ‘술집 포차‘는, 인계동 990-9에 소재한다. 이 집을 찾아가는 것은 다름이 아니다. 안주인이 요리를 해서 내어놓는 ’할매돼지볶음‘ 때문이다. 그저 별 것 아닌 듯한데 묘하게 입맛을 다시게 만든다. 이 할매돼지볶음 한 접시면, 그저 소주 서 너 병은 거뜬하기 때문이다.

 

3대째 물려받은 요리비법 ‘할매돼지볶음’

 

‘할매돼지볶음’ 이란 명칭은 할머니에게서 전수 받은 요리이기 때문이란다. 안주인 정진경씨는 부산 사람으로 어릴 적 양념이 풍족하지 않던 시절에, 할머니가 돼지볶음 요리를 해주면 담백한 맛이 있어 좋았는데, 그 요리를 자신들의 주력상품으로 삼자 손님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한 접시 내 오는 요리를 보면 특별하지도 않다. 그저 눈에 보이는 것은 통마늘을 썰어 넣고, 양파와 당근, 피망, 고추 등이 보인다. 맛을 보면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춘 듯한데, 무엇인가 알 수 없는 맛이 사람을 사로잡는다.

 

“요리는 누구에게 배우셨나요?”

“어릴 적부터 할머니께서 해주시던 요리를 어머니께서 저에게 알려 주셨어요. 포장마차를 하면서 이 요리를 손님들에게 드렸더니 생각 밖으로 반응들이 좋아, 저희 집의 대표 안주가 되었죠.”

“들어간 것들은 다 알겠는데 특별한 양념을 사용하시나요?”

“그건 비밀인데요. 아마 그걸 말씀드리면 모두 다 따라 하잖아요. 그럼 단골이 많지 않은 우리는 장사 못해요.”

 

담백한 맛이 일품

 

하긴 그렇다. 어느 집이나 자신들이 자랑하는 음식은 꼭 한 가지 비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괜히 묻고도 머쓱해진다. 조용하던 홀 안이 갑자기 사람들이 몇 테이블 들어왔다. 들어오는 사람들마다 ‘할매돼지볶음’을 찾는다. 그만큼 이 음식에 대한 마니아들이 생겨난 모양이다. 술을 하고 있는 옆 자리 손님들에게 물어보았다.

 

주인이 추천한 안주 '닭똥집볶음'은 12,000원이다. 

 

“할매돼지볶음, 맛이 어때요?”

“담백하니 돼지냄새도 나지 않고 정말 좋습니다. 매운 것을 잘 못 먹는 저로서는 최고입니다”

“옆에 게신 선생님은요?”

“이 집은 주인이 요리를 시킬 때 미리 물어봅니다. 매운 것을 좋아하느냐고요. 매운맛을 좋아한다고 하면, 맵게 해주더라고요. 이런 안주라면 언제나 술 마실 수 있죠”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담백하다’라고 한다. 하긴 몇 번을 먹었지만, 먹을 때마다 돼지고기 특유의 향이 나질 않아 좋다. 맛집 탐방을 하라고 했더니, 술집 탐방이냐고 눈을 흘겨도 할 수 없다. 어차피 음식점이나 술집이나 요리는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이러다가 나중에 전국에 있는 ‘포장마차 음식특선’이라는 책 한 권 펴내자고 하지 않으려나?

 

(찾아가는 길)

 

주소 :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990-9 '술집포차'

전화 : (031) 235 - 9673

점심시간이 되면 항상 고민을 하는 것이 오늘은 무엇을 먹어야 할까? 라는 질문이다. 사무실 주변의 식당을 벌써 5개월이 넘게 헤매고 있지만, 딱히 입맛에 드는 음식이 흔치가 않다. 오늘(5월 14일) 도의회에 들렸다가 일행들과 함께 옛날식 짬뽕을 파는집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 보았다.

 

봄비도 내리는 후줄근한 날. 따듯한 국물이 일품이라는 옛날식 짬뽕을 한다는 집으로 찾아갔다.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골목에 후줄근한 식당이다. 세지로 243번길 ‘대흥각’이라는 중국집이다.

 

 

 

돼지고기까지 곁들인 짬뽕

 

옛날 어릴 적에 먹던 짬뽕에는 돼지고기가 들어있었다. 학생 때 참 많이도 먹던 자장과 짬뽕이 아니던가. 지금도 그 때의 맛을 놓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마도 그 시절이 그리운 이유도 있을 것이다.

 

식당 안에 들어가니 한 편에 목이 부러진 선풍기를 받침대를 만들어 바람을 낼 수 있도록 하였다. 그것만 보아도 이 집이 상당히 오래 된 집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간판에는 ‘30년 전통의 자장면’이라고 했다. 두 노인 양주가 운영을 하는 집이다. 식당 안에 테이블은 고작 4조. 그것도 비좁다.

 

 

30년 동안 한 자리에서 장사를 한다는 대흥각의 실내와 선반에 올려놓은 목부러진 선풍기

 

한편으로는 방이 길에 자리를 잡고 있다. 3사람이 들어가 짬뽕 2 그릇과 자장 1 그릇, 그리고 군만두를 시켰다. 식당 안을 둘러보아도 어림잡아 상당히 오래된 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차림표는 그동안 몇 번을 고쳤는지 흰 종이로 요금표를 써 붙여놓았다. 짬뽕은 4,500원, 자장은 3,500원, 그리고 군만두는 4,000원이다.

 

겉보기와는 다른 담백한 맛

 

답사를 다니다가 보니, 그동안 얼마나 많은 식당을 거쳤는지 헤아릴 수가 없다. 전국의 내노라 하는 집들도 상당히 들려보았다. 그러면서 늘 생각하는 것은, 겉만 보고 음식의 맛을 판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겉보기와는 달리 상당히 감칠맛 나는 음식들이 상당히 많았기 때문이다.

 

 

군만두와 짬뽕

 

먼저 군만두가 나왔다. 그런데 일반적인 군만두와는 다르게 색이 짙다. 그리고 껍질도 상당히 단단하다. 그래도 한 입 베어 물었다. 만두 속이 실하게 차 있다. 집에서 직접 만들었다는 군만두이다. 맛이 담백하다. 이어서 나온 짬뽕은 양이 푸짐하다. 딴 집의 두 배는 양이 될 것만 같다.

 

야채를 잘게 잘라 넣어 끓여서인가? 야채의 양이 상당한데도 거북하지가 않다. 바로 뽑는다는 면발도 상당히 쫄깃하다. 돼지고기며 홍합, 그리고 각종 해산물들이 들어있다. 먹으면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그러면서도 전혀 느끼하지가 않다. 기름을 최고로 좋은 것을 쓰기 때문이란다. 30년 전통의 맛은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쫄깃한 면발에 돼지고기까지 곁들인 담백한 맛을 내는 짬뽕

 

비가 오는 날 우연히 찾아들어간 30년 전통의 자장면집. 물론 짬뽕 한 그릇을 맛있고 배불리 먹고 나왔지만, 가격 또한 착하다. 30년이란 세월을 그렇게 한 곳에서 장사를 하신 분들이니, 오죽이나 정성스레 음식을 만드실까? 다음에 이 집을 찾아갔을 때는 시간을 내어 두 분 어르신의 살아오신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아야겠다. 비가 오는 날 담백한 맛에 취한 짬뽕 한 그릇. 그래서 세상은 살맛이 나는 것인지. 짬뽕 한 그릇이 준 행복함이다.

(주) 짬뽕을 먹어가며 휴대폰으로 찍었더니 사진이 질이 안 좋습니다. 알아서 보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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