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일순 80, 최선예 81. 그림을 그린 할머니들의 이름과 연세가 적혀있다.

성한 곳이 없는 손으로 밭을 일구어 가꾼 푸른 보리밭 물결을 바라보는 농부의 미소에는 행복이 가득합니다. 투박한 손으로 일구어 낸 들녘의 생명들은 농부의 숨결이며 삶인 까닭이지요. 고단함을 고단함으로 여기지 아니하고 삶의 이야기로 그대로 드러낸 농부의 손이 아름다운 것처럼, 삶의 고단함을 이겨낸 우리의 어머니와 아버지의 손에는 지나온 세월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습니다(중략)

 

한 곳을 향해 온 정성을 다하는 마음은 휘어진 손가락을 만들고. 그 휘어진 손가락은 다시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그려냅니다. 평생을 고단하게 삶을 이겨내고 자식들을 모두 독립하도록 뒷바라지 하고. 이제는 노년이 되신 우리 어머니와 아버지의 손으로 소박한 크레파스가 다시 피어납니다.

 

삶의 모습이 제각각인 어르신들의 삶에서, 사람을 그리고 풍경을 그려낸 모습이 모두 다르지만, 그 안에 담겨진 삶의 이야기와 사랑은 투박한 손을 따라 그려진 그림 안에 고스란히 전해져 눈물이 됩니다(하략)

 

휘어진 손가락이라는 제목이 붙어있는 글귀이다. 13일부터 17일까지 수원시청 로비에서 열리고 있는 수원사랑, 효사랑 기획전을 설명하는 글귀이다. 이 기획전은 한국치매미술치료협회가 주최를 하고 있다.

 

75세 이상의 어르신들이 그린 그림전

 

이 그림을 만났을 때는 의아했다. 어느 그림은 초등학생이 그린 그림인 듯한데, 어느 그림들은 전문가의 솜씨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장화홍련을 연작으로 그린 그림도 있다. 그런데 크레파스로 그린 그림들의 설명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그림을 그리신 분들의 연세가 모두 80이 가깝거나 넘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이렇게 연세가 많이 드신 분들이 이렇게 그림을 그리셨을까? 여기 이 그림은 정말 우리가 마을에서 본 풍경을 그대로 묘사를 하고 있네. 할머니들께서 아트센터에서 그림을 그리시더니, 정말 이렇게 전시까지 하시네.”

 

전시가 되어있는 그림을 관람하던 몇 사람의 주부들이 박수를 치며 감탄을 한다. 그림 중애는 그림 안에 글을 같이 써 놓아 보는 사람들이 편하게 그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였다. 어르신들께서 젊은이들이 잘 알아보지 못할까봐 배려를 하신 것이나 아닌지. 아마도 어르신들은 평생 부모의 마음을 갖고 계신 것은 아닐까? 혹여 후손들이 제대로 알아보지 못할까 봐 그런 것까지 신경을 쓰셨다.

 

 

어르신들의 그림 놀라워

 

마을가꾸기로 달라진 효 영 실버 아트센터 - 영 실버 아트센터가 달라진 후 눈을 즐겁게 해준다고 우리들 보고도 고맙다고 한다. 우리 역시 자부심을 갖고서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 2013, 12, 2 최선예 81

 

마을가꾸기라는 제목이 붙어있는 그림에 적힌 내용이다. 영실버 아트센터는 수원시 권선구에 소재하고 있다. 한국치매미술치료협회와 3세대문화사랑회가 주관이 되어 매년 아동미술대회 및 어르신들의 그림을 기획전시하고 있다. 이번에 열린 수원사랑, 효사랑 기획전역시 이렇게 준비된 그림들이다.

 

 

정말들 대단하십니다. 이렇게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께서 수원을 사랑하는 마음과 효를 주제로 한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 전시를 한다는 것이. 이런 그림전은 단순히 한 번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학교마다 순회를 하면서 전시를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효와 마을사랑에 대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도록.”

 

꼼꼼하게 구경을 하던 한 시민의 말대로, 이 그림전시는 많은 사람들이 만나볼 수 있도록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모든 어르신들의 안녕을 함께 기원한다.

 

음료수를 담는 페트병. 그 페트병이 아름다운 벽걸이 화분으로 변신을 했다. 과연 그 변신은 무죄일까? 아니면 유죄일까? 가끔 길거리에서 바람에 따라 요란한 소리를 내며 굴러다니기도 하는 페트병. 그 페트병이 두 시간 여 만에 아름다운 벽걸이 화분으로 변신을 했다. 그것도 어린 꼬마의 손에서.

 

수원시 장안구 조원1. 조원시장 안에 자리한 대추동이 마을만들기에서 운영하고 있는 돈가스 집인 마돈나(마을을 가꾸는 돈가스 나눔 터의 준말). 이 가게 안에 사람들이 모였다. 오후 3시까지는 돈가스를 팔고, 3시 이후에는 누구나 학습마을을 운영한다고 한다. 말 그대로 누구나 배우는 곳이라는 뜻이다.

 

 

누구나 배울 수 있는 학습마을

 

누구나 학습마을은 수원시에서 운영하는 배움터이다. ‘마을에서 이웃들과 어울리며 누구나 배울 tn 있는 곳이다. ‘2013년도 Golden triangle 프로젝트인 누구나 학습마을은 경기도와 수원시의 재원으로 운영하는 수원시 평생학습관이 함께하는 프로젝트이다. 마을 주민 누구나 강의를 열 수 있고, 누구나 배울 수 있는 곳이다.

 

누구나 학습마을’. 마을 주민 누구나 참여를 할 수 있고, 이웃들에게 필요한 모든 주제가 강의가 된다고 한다. 마을 어디서나 열릴 수 있으며, 이웃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모든 주제가 강의가 될 수 있단다. 그런 누구나 학습마을이 돈가스 집 마돈나에서 준비한 것이 냅킨 아트라고 한다.

 

 

빈 페트병은 왜 들고 다녀?

 

조원종합시장 안에 소재함 마돈나에 오후 3시가 가까워지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초등학생부터 50대까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들마다 빈 페트병을 하나씩 들고 있다. 저 병은 도대체 무엇일까? 그 빈 페트병이 2시간 만에 아름다운 벽걸이용 화분으로 변할 줄은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

 

사람들이 찾아와 돈가스를 맛있게 먹던 테이블이 학습용 테이블이 됐다. 그리고 그 위에는 매직펜과 카터, 드라이기와 본드 등이 준비되었다.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그 간단한 도구를 갖고 페트병으로 화분을 만든다는 것이다. 10여 명의 사람들이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오늘의 주제는 냅킨 아트라고 한다. ‘우리 집 인테리어 내손으로 꾸미기란다.

 

 

이렇게 아름다워도 되는 거야?

 

시간은 두 시간에 불과하지만, 그 시간 안에 오려내고 칠하고, 말리고 또 말리고. 그리고는 냅킨을 손으로 찢어 붙이고 다시 말린다. 누구나 배울 수 있고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작품이 참여를 한 사람 모두가, 자신만의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화분을 만든 것이다. 2시간 만에 변신을 한 냅킨 아트인 페트병이 무한 변신을 한 것이다.

 

사람들이 재미있어 해요. 저희 마돈나는 매주 수요일마다 누구나 학습마을을 운영하고 있어요. 오늘은 냅킨 아트인데 빈 페트병에 냅킨을 오려 붙여 아름다운 벽걸이용 화분을 만드는 것이죠. 손쉽게 배울 수도 있지만, 만들어서 벽에 걸면 정말 아름답죠.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자신만의 벽걸이 화분을 만드는 것이죠.”

 

이날 강의를 맡은 정순옥 강사의 설명이다. 그만큼 손쉽게 배워 아름다운 벽걸이 화분을 가져간다. 중학생인 듯한 수강생은 정말 재미있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벽걸이 화분을 제 손으로 만들었잖아요.’라면서 즐거워한다. 누구나 학습마을이 재미있는 것은, 누구나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수원이라는 도시는 곳곳에 이런 재미가 있어 즐겁다.

 

남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봉사를 하다가, 오히려 자신이 즐거움을 느꼈다면 그보다 바람직한 일은 없을 것이다. 일 년이면 50회 이상을 남을 위한 봉사와 공연으로 사는 사람들. 수원시 장안구 정자 3동 문화 공연팀인 앤젤 벨리댄스 팀이 바로 그런 봉사를 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앤젤 벨리댄스 팀은 수원의 각종 공연장이나 봉사현장에서 가장 많이 만날 수 있는 공연 팀이다. 생태교통 주 무대인 파빌리온을 비롯해, 50회 수원화성문화제 시민거리축제, 성곽음악회와 거리로 나온 예술의 공연무대 등 그녀들이 빠지는 곳은 거의 없다. 지난 12일은 지동교에서 멋진 벨리댄스를 선보여 많은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앤젤 벨리댄스 팀의 이혜련 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봉사와 공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

 

저희들은 일 년에 30회 이상의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각종 공연까지 합치면 50회 이상을 무대에 서게 되죠. 저희들이 가장 즐거워하는 것은 바로 봉사를 하기 위한 공연입니다. 수원성노인주간보호센터와 아네스의 집, 그리고 동서요양병원 등은 매달 한 번씩 찾아갑니다.”

 

이혜련 회장은 앤젤 벨리댄스 회장 말고도 치매미술치료사와 건강미술요법사 등의 자격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가 불편한 노인들을 찾아가 춤으로 봉사를 하는 것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는 것이다. 남을 위해서 봉사를 하지만, 오히려 그들에게서 즐거움을 느끼고 온다고 한다.

 

 

저희들이 즐거움을 주기 위해 찾아가지만, 오히려 저희들이 그 분들에게서 행복이라는 것을 알아갖고 돌아오고는 하죠. 아마도 그런 행복이 있어서 언제나 마다않고 달려갈 수 있는 것이겠죠.”

 

봉사와 함께 공연까지 다양하게 할 수 있는 앤젤 벨리댄스 팀은 정자 3동 문화강좌에 중급반이 있어 월, 수요일에 연습을 하지만, 공연을 하는 회원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는 것.

 

30대에서 60대까지의 회원들

 

앤젤 벨리댄스 팀의 회원들은 3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고 한다. 인원은 17명에서 20명사이라는 것. 공연을 주로 맡아하는 30~40대의 회원들은 7~8명이지만, 봉사를 위주로 하는 50~60대의 회원들도 있다는 것이다.

 

 

저희 벨리댄스 회원들은 다양한 연령층으로 되어 있어요. 공연이야 30~40대가 주축이 되어서 하지만, 봉사를 나갈 때는 전체가 다 나가기도 하고 50~60대가 주축이 되어 나갈 때도 있죠. 저희들은 연령에 그렇게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연세가 60세인 언니들도 봉사를 하시는 것을 즐겨 하시니까요.”

 

모두가 다 주부인 앤젤 벨리댄스 회원들은 언제나 자신들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달려가겠다고 한다. 준비는 항상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제 창단 된지 4년이 지났다는 앤젤 벨리댄스 팀은 처음부터 이혜련 회장이 맡고 있단다.

 

앤젤 예술단도 조직해

 

정자 3동의 문화강좌를 하는 많은 팀들을 모아 앤젤 예술단을 창단 한 것도, 더 많은 봉사를 하기 위함이라고 하는 이혜련 회장.

 

처음에는 저희들만 다녔는데, 정자 3동에 많은 강좌 팀들이 있어서 함께 다니고 싶어 예술단을 만들었어요. 한국무용과 색소폰 연주 동아리, 방송 댄스 등을 모아 예술단을 구성했죠. 어차피 봉사를 다니는 것인데, 더 좋은 공연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전체 예술단의 인원은 100여 명 정도가 되죠.”

 

 

봉사를 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 그리고 그 봉사가 즐겁다고 하는 사람들. 요즈음 같이 척박한 세상에서 한 가닥 빛을 주는 사람들이 아닐까? 10월에는 하루에 두 번씩 공연을 하기도 한다는 앤젤 벨리댄스 회원들. 아직은 시기상조이지만 모든 예술단이 힘을 합해 자신들만의 무대도 만들고 싶다고 한다.

 

그렇게 열심히 봉사를 하고 다니다가 보니, 주변에서도 도움을 주겠다고 해 더 큰 힘을 얻었다고 하는 이혜련 회장. 그녀에게서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배운다. 행복은 결코 물질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7월 21일(일), 차 없는 거리인 카프리 데이가 열리는 수원 행궁동 일원. ‘생태교통 수원2013’을 준비하기 위해 사전에 미리 예행연습을 겸한 ‘차 없는 거리’가, 수원시 화성 북문인 장안문부터 화성 행궁 앞까지 오후 4시부터 시작되었다. 이날 차 없는 거리에는 많은 시민들이 찾아들어 다시 찾은 도로의 의미를 되새기며 즐기고 있었다.

 

장안사거리에서 화성의 서문인 화서문까지는 아예 모든 도로가 시민들에게 돌아갔다. 부스를 치고 그 곳에서 상품, 즐길거리, 체험, 먹거리 등이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화서문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간이 무대가 놓여졌다. 그 무대 위와 무대 앞에서 신바람 나게 춤을 추고 있는 사람들. 바로 장안구에서 하는 문화강좌인 ‘라인댄스’를 수강하는 주부들이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시작한 라인댄스

 

라인댄스는 자연스러운 '걷기' 움직임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운동이다. 흔히 ‘댄스’라고 명칭을 부치고는 있지만, 파트너가 필요 없이 여러 명이 선상(線上)에서 동서남북의 4방향으로 몸을 전환하여 정해진 루틴에 따라 추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에서 시작한 라인댄스는 전 세계에 급속히 확산이 되었다.

 

라인댄스는 다른 춤에 비해 배우기 쉽고, 심장과 관절 등에 큰 무리를 주지 않아서, 서구를 중심으로 그 인기가 높아지고 있으며 아시아에서도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라인댄스의 좋은 점은 이것만이 아니다. 고가의 무용복을 필요로 한다거나, 춤을 추기 위해 넓은 장소를 요하지 않는다. 그저 어디서나 어느 복장으로도 춤을 출 수 있기 때문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출 수 있는 라인댄스

 

7월 21일에 공연을 하는 모습을 보고 난 후, 22일(월) 오후 7시에 라인댄스 문화강좌를 하고 있는 장안구청 구민회관 연습실을 찾아보았다. 20여명의 동호회원들이 조성임(여, 53세) 전문강사의 지도로 열심히 춤을 추고 있다.

 

“라인댄스는 미국에서 컨트리 음악에 맞추어 시작했어요. 그래서 연세가 드신 분들이 추는 춤으로 오해도 하고요. 저는 장안구민에서 라인댄스 문화강좌를 하면서 케이팝의 음악을 접목했죠. 그래서 지금 저희 동아리들은 모두 4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어요. 한 마디로 라인댄스의 세대가 젊어진 것이죠.”라고 한다.

 

 

조성임 라인댄스 전문강사의 전공은 수학이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라인댄스를 접하게 되었고, 서울로 쫒아 올라가 전문 강사자격증을 취득했다고. 그 뒤 수원시 장안구 조원주민센터에서 시작을 한 것이, 이제는 동호회원이 100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저희들의 자랑이라면 우선은 춤을 추는 연령대가 젊어졌다는 것이고요. 또 하나는 저희들은 소외된 이웃을 직접 찾아가는 문화 봉사단이라는데 있어요. 대개 위문공연을 하면 그냥 무대에서 공연만 하고 그치는데, 저희들은 휠체어에 앉은 어르신들까지 손을 잡고 함께 춤을 추죠. 마음으로 함께 느끼는 것이죠. 그래서 다들 좋아하시고요”

 

“정말 추기 쉬워요. 그리고 흥도 나고요”

 

현재 장안구의 모든 라인댄스 강사들은 조성임 전문강사에게 배워나간 사람들이라고 한다. 구민회관 5층에서 학습을 하고 있는 라인댄스 동아리는 모두 4팀이라고. 이들은 매주 월, 수, 금요일에 모여서 춤을 추고 있단다. 이 4팀은 각각 동아리 회장이 있고, 그 모든 팀을 다 합한 동아리 총회장이 있다는 것.

 

“저는 이제 춤을 춘지 1년 정도 되었어요, 처음에 이곳에 와서 라인댄스 강좌가 있다는 소리를 듣고 신청을 하게 됐죠, 집에서 살림만 하던 주부가 이 춤을 추고 나서부터, 정말 춤에 푹 빠지게 된 것이죠. 저희 집은 아들만 셋에 남편까지 남자만 넷이 있는데, 이제는 남편과 아이들이 적극 후원을 하는 셈이죠.”

 

 

동아리 연합회 박정애(여, 58세) 회장의 이야기이다. 함께 춤을 추던 오후 7시 반의 'S라인 동호회‘의 김경희(여, 48세)회장은 원래 재즈댄스를 하다가 라인댄스를 접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라인댄스에 더 매력을 느낀다고.

 

“라인댄스는 재즈댄스에 비해 힘이 들지 않아요. 그렇다고 그에 비해 뒤쳐지지도 않고요, 저는 오랫동안 재즈댄스를 추어왔지만, 오히려 라인댄스가 제게는 더 맞는 듯해요. 재미도 더 있고요”라고 한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꼭 할 말이 있다고 찾아 온 S라인 동호회 회원들. 김명희(여, 48세), 엄명애(여, 47세), 함기분(여, 50세) 등은

“저희들 몸매 좀 보세요. 조금 살이 쪘어도 몸매가 끝내주지 않나요? 라인댄스를 추면 정말 몸매가 S라인으로 변해요. 그리고 복장도 필요하지 않아요. 등산복을 입고도 추고요. 아무 옷이나 입고 추어도 되요. 춤을 추는 장소도 넓은 공간이 필요 없어요. 그저 아무데서나 아무 옷이나 입고 추어도 되요. 정말 추기도 쉽고, 몸매 끝내주고 변하고. 이보다 좋은 댄스가 어디 있어요?”

라면서 깔깔 웃는다. 40~50대의 주부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소녀와 같은 마음을 갖고 있다. 아마도 라인댄스를 추면서 마음도 소녀들처럼 S라인이 되었나보다.

 

“벨리댄스로 우울증도 고치고, 활력도 되찾았죠.”

 

수원시 팔달구 지동에 소재한 지동 주민센터 2층에는 매주 목요일 오전 11시가 되면, 신바람 나는 음악에 맞추어 아름다운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동 주민센터 문화강좌 중에 목요일 11시부터 벨리댄스 초급반이 먼저 지도강사의 지도를 받으며 연습을 하고 나면, 12시 부터는 벨리댄스 동아리인 ‘아이리스’가 흥겨운 춤판을 벌이기 때문이다.

 

초급반 벨리댄스의 지도를 맡은 김민주 지도강사가 앞에서 이끄는 대로, 10여 명의 수강생들이 열심히 춤을 따라 춘다. ‘벨리댄스(BellyDance)’는 흔히 배꼽춤이라고 부르는데 그 역사가 상당히 깊다. 고대 이집트 신왕국 시대 제 18왕조의 무덤 속에, 현재의 벨리댄스와 똑같은 형태로 춤을 추는 무용수가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여신의 다산성을 의미하는 춤으로 해석

 

벨리댄스는 통상 그리스, 이집트, 터키 등에서 종교적으로 행해지던 제의의 춤의 형태라고 볼 수 있다. 벨리댄스는 나라마다 이름이 다르게 붙여졌다. 프랑스에서는 ‘danse du ventre’ 또는 ‘위(stomach)의 춤’이라고 불렀으며, 그리스에서는 터키의 전통 리듬이기도 한 ‘cifte tell’i로 불렀다. 중동에서는 ‘동양의 춤(dense orientale)’으로, 터키에서는 ‘Rakkase’로, 이집트에서는‘Raks Sharki’로 불렀다.

 

벨리댄스는 여신이 가지고 있는 다산성의 근원인, 복부의 움직임을 강조하는 특별한 춤이다. 벨리댄스의 기원은 명확하게 고대의 다산의식에서 시작됐으며, 전통적으로 어머니 땅에 경의를 표하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맨발로 춤을 춘다. 또한 여성의 신체에 맞춰 안무되었는데 복부 근육과 힙과 가슴의 움직임 등을 강조한다. 이 춤은 매끄러우면서 흐르는 듯 하고 복잡하면서 허리를 감각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특징이다.

 

 

“우울증이 말끔히 나았어요!”

 

오전 11시 벨리댄스 초급반이 연습을 마친 후, 수강생인 이금애(여, 48세)씨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허리 통증이 유난히 심해 벨리댄스를 시작했다고 한다.

 

“저는 허리에 통증이 와서 그것을 고쳐보려고 벨리댄스를 시작했어요. 벨리댄스는 온 몸을 다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많은 운동을 필요로 하죠. 그러나 자세만 정확하게 잡으면 아픈 곳이 없어져요. 그래서 계속하고 있어요.”

 

벨리댄스를 추기 시작하면서 우울증도 사라지고, 모든 일에 활력이 생겼다는 것이다. 12시부터 초급반의 연습에 이어 벨리댄스를 추기 시작하는 동아리 모임인 ‘아이리스’는, 이미 수원에서는 잘 알려진 벨리댄스 동아리이다. 일 년이면 거의 10회가 넘는 봉사를 하기도 하는 아이리스는, 현재 9명의 회원을 갖고 있다고 한다. 1998년에 아이리스라는 벨리댄스 동아리를 조직해 수원에서는 가장 먼저 벨리댄스를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고.

 

 

수원에서 가장 먼저 무대에 춤을 올린 ‘아이리스’

 

“그 이전부터 문화강좌로 벨리댄스를 추어왔어요. 그러다가 1998년에 정식으로 아이리스라는 동아리를 만들었죠. 그렇게 아이리스가 동아리로 조직이 된 후, 거의 한 달에 한 번 씩은 요양원 등을 돌면서 봉사공연을 하기도 했고요.”

 

현재 벨리댄스 동아리 아이리스의 회장을 맡고 있는 김미옥(여, 40세)씨의 말이다. 김미옥씨도 화려한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올라 춤을 추는 것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 것 같아 시작을 했다고. 그러나 처음부터 그렇게 쉽게 춤을 춘 것은 아니란다. 아이들의 반대가 심했기에.

 

“처음 춤을 춘다고 했을 때는 아이들이 먼저 반대를 했어요. 그러나 지금은 아이들도 남편도 모두 후원자가 되었죠.”

 

화려한 의상부터가 아이리스가 남다른 것을 알려줘

 

벨리댄스 동아리인 아이리스의 연습은 의상부터가 다르다. 그동안 6년 동안이나 무대에 올라 많은 공연을 해서인지, 화려한 의상을 입고 춤을 춘다. 초급반이 사진을 찍는다고 하니 노출된 부분을 가리기에 정신이 없는데 비해, 아이리스는 전혀 무관한 표정이다. 아니 자신들의 춤에 흠뻑 빠져들어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듯하다.

 

“취미생활로 시작한 지가 이제 4년이 지났어요. 벨리댄스는 여성들에게는 정말 최고로 좋은 운동인 듯해요. 벨리댄스를 추면 몸의 전체적인 균형이 알맞게 변하거든요. 거기다가 신나게 춤을 추면 스트레스도 풀리고요. 또 건강도 지켜갈 수 있고요. 살아가면서 긍정적인 사고를 함께 갖게 되죠.”

 

화려한 의상으로 몸을 감싼 채 열심히 춤을 추던 양수지(여, 39세)씨의 이야기이다. 굳이 그렇게 설명을 하지 않아도 춤을 추는데 몰입해 있는 모습에서, 얼마나 벨리댄스를 좋아하는가를 알 수가 있다. 한 때는 많은 노출을 꺼려 춤을 춘다는 것이 힘들었다는 한 회원은 취재를 마친 기자에게 큰 소리로 외친다.

 

“생활이 지루하거나 활력이 생기지 않으면, 벨리댄스를 추러 오라고 하세요. 인생이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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