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신문사에 출근을 해서 한창 기사를 쓰고 있는데, 멀리 계신 지인 한 분이 전화를 하셨다. 아침 일찍 전화를 하지 않는 분인지라 무슨 일인가 궁금하여 전화를 받았더니, 이건 또 무슨 말씀이시래.

 

“티스토리에 추천박스가 안보이네”

“무슨 말씀이세요”

“아침에 고물상연합회장 기사 읽고 추천을 하려고 했더니 추천박스가 없어”

“그럴리가요”

 

 얼라 내 추천박스가 보이질 않네


 

얼른 티스토리 블로그를 열어보았다. 얼라 정말 없네. 다음 뷰에 송고를 했으니 그곳으로 가서찾아보았다. ‘일상다반사’에는 있다. 그런데 왜 사라졌을까? 그리고 보니 두 개나 있다. 일단 추천이 적은 하나를 지워버렸다.

 

그래도 다시 한 번 와서 들러보았다. 그런데도 보이지 않는다. 예약송고를 한 것인데 무엇이 잘못 되었나? 이리저리 궁리를 하다가 수정을 눌러보았다. 틀림없이 일상다반사에는 있는 글이 발행은 되었는데 분류선택을 하란다. 다시 한 번 분류선택에 사는이야기를 눌렀다. 그랬더니 또 발행한 글이 두 개가 되었다.

 

틀림없이 다음뷰 '일상다반사'에는 있다


 틀림없이 송고를 했는데, 또 다시 발행분류선택을 하라니. 나 쫌 그만 미워하시면 안될라요?


거 참 이렇게 저렇게 해보았지만 소용이 없다. 하긴 글은 써도 이런 것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다. 그러니 고민만 하는 수밖에. 설령 뮨화로 송고를 하지 않아서 그런 것은 아닐 테고.

 

다음 뷰 관계자님 내 손가락 돌려주세요. 그거 나이살 께나 먹은 인간인지라 질기고 맛이 별로 없어요. 한 시간 넘게 시간을 빼앗겠으니 이것도 보상해주셔.(추신 / 이렇게라도 웃고살자구요. 세상 참 웃을 일이 없어서 그래요)

아름다운 자태로 춤을 춘다. 음악이 무대에 흐른다. 무대 위의 춤꾼은 그 음악에 맞추어 아름다운 몸짓을 한다. 10월 28일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광주광역시에 소재한 염주종합체육관에서는 특별한 공연이 열렸다. 바로 ‘천수관음춤’으로 유명한 유네스코 평화예술단의 공연이 무대에 오른 것이다.

이 공연은 2011 남도문화축제의 첫날 기념 공연이었다. 이 공연이 특별한 것은 출연자 모두가 청각 및 시각장애인, 혹은 두 팔을 모두 잃은 장애인들이라는 점이다. 이 중 ‘공작새 춤’이란 아름다운 춤을 춘 ‘타이리후와’ 역시 청각장애인이다.


장애를 딛고 일어선 인간 승리

이날 많은 공연이 있었지만 특별히 이 공작새 춤에 눈길이 간 것은 춤을 춘 무희가 바로 중국장애인예술단의 감독이라는 점이다. 타이리후와는 중국인들이 뽑은 ‘가장 대중적인 무용수’ 1위에 오를 만큼 아름다운 춤을 추는 무희이다.

타이리후와는 두 살에 청력을 잃었다. 음악을 듣지 못하는 사람이 몸으로 표현을 하는 춤을 춘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춤을 열렬히 사랑한 타이리후와는 비록 음악은 듣지 못하지만, 그녀는 마음으로 음악을 보는 법을 터득했다. 그리고 그 음악에 몸을 맡기고 한 마리 아름다운 공작이 되었다.




손가락 마디에서 표현되는 공작의 꿈

공작새 춤은 손가락의 마디로 이야기를 한다. 아름답게 표현되는 손가락 끝에서 공작새가 수도 없이 날아오른다. 공작새 춤은 타이리후와의 내면세계를 표현하는 아름다운 수단이다. 그리고 세상이 준 관심과 기회뿐만 아니라, 행운과 감사하는 마음의 표현이다. 타이라후와는 지성과 상실함 때문에 뛰어난 무용수가 되었다고 한다.





한 사람의 무용수가 무대를 꽉 채우기는 쉽지가 않다. 하지만 그녀는 손가락 마디마디로 수도 없는 공작새들을 무대에 날려 보낸다. 그 공작새들이 타이라후와의 분신이 되어 무대를 채우고 있는 것이다. 감동적인 무대, 그 무대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냈다.







(주) 300m 렌즈를 갖고 삼층 위에서 촬영을 하다가 보니, 손가락을 크로즈 업 시키는 데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진만으로도 타이리후와의 아름다움은 충분히 전달될 것으로 생각이듭니다.

답사를 하는 길은 늘 바쁜 걸음이다. 하나라도 더 문화재를 만나야겠다는 욕심 때문이다. 경기도 가평에서 여주, 양평을 거쳤다. 원주에서 횡성으로 올라오는 길에 갑자기 치악산 좁을 길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잠시 길을 벗어났다. 원주 공군비행장 맞은편 소로로 길을 접어들어 치악산 쪽으로 가다가 보면, 소초면 소재지가 나온다.

주말에는 항상 밀리는 영동고속도로이다. 올라가는 차들이 심상치가 않다. 아무래도 길이 막힐 것 같아 길을 서둘러 돌아 나오는데, 마애공양보살상의 안내판이 있다. 길옆으로 들어가 여기저기 둘러보아도 암벽이 없다. 마애보살상이란 암벽에 새긴 것이라 바위만 찾아본다. 낮은 등성이 있는 산 어디에도, 마애불을 조각할 만한 바위가 보이지를 않는다.



길에서 조금 아래 개울가에 솟은 바위 암벽에 선각된 마애불, 선각을 해서 멀리서는 알아볼 수가 없다 


개울가에 자리한 바위, 그곳에 마애불이

원주시 소초면 평장리. 산 밑을 바라다보니 돌계단이 있고 그 밑 기슭에 암벽하나가 솟아 있다. 세상에 저 밑에 저렇게 숨어있었다니. 암벽에 보살좌상 1구가 선각 되어 있다. 높이 3.7m, 넓이 6.2m 크기의 암벽에 가득히 조각하였는데 보살의 높이는 3.5m이다. 이 보살은 측면상으로서 머리에 보관을 썼는데, 하단에 좌우로 관대가 보인다.

보발의 표현이 부드러우며 상호는 원만한 상으로 양미안과 비량 등은 잘 남아 있으나, 입은 파손되었다. 삼도가 돌려지고 천의는 편단하였으며, 오른발을 구부려서 앉고, 왼발은 직각되게 펴서 왼손을 받치고 있다. 각부의 조각수법으로 보아 조성연대는 고려 전반기로 추정 된다. 이 보살입상에서 특이한 것은 왼손을 넓게 펴고, 그 위에 연꽃등의 공양물을 올려놓아 오른손으로 이것을 잡고 있는데 이러한 형상은 흔한 것이 아니다.



이 작은 동산 한편 물이 흐르는 작은 골짜기 한편에 다소곳이 앉아 천년을 보내다니. 암벽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음각을 한 선이 굵지가 않아서 언뜻 눈에도 띠지 않는다. 그렇게 천년 세월을 이곳이 앉아 역사의 변화를 보면서, 묵묵히 한손에 받친 공양물을 부처님께 올리는 저 보살상은 우리에게 무엇을 알리려고 했을까?

총탄을 맞은 마애공양보살, 역사의 아픈 흔적

작은 계곡 앞에 철버덕 주저앉아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바라다만 보고 있다. 무엇인가 우리에게 암시를 하는 것은 아닐까? 저 손에 들고 있는 공양물이 혹 이 어지러운 세상을 바로 잡아줄 정신적인 먹을 것은 아니었을까? 아니면 세상에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을 향해, 나에게로 와서 배를 채우라는 고함소리는 아니었을까? 그렇게 눈을 들어 앞을 바라다보는 마애공양보살상은, 말없이 한손을 들어 사람들에게 무엇인가를 알려주는 것만 같다.

이 보살상의 입은 심하게 파손이 되었다. 누가 일부러 무엇인가 단단한 것으로 찍은 듯하다. 그도 마애보살상은 우리에게 암시를 하려고 한 것 같다. 시끄러운 세상, 그저 입단속 잘하고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뜻으로 말이다. 그러고 보니 입만이 아니다. 얼굴에도 신체 부위에도 총탄을 맞은 흔적이 나 있다. 아마도 전쟁 중에 이곳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었나보다.



이렇게 훼손이 된 문화재를 만날 때마다 가슴이 미어지는 듯하다. 사람들에 의해 훼손이 되고, 전쟁 통에 부서지고, 그것도 부족해 별별 이유로 훼손이 되어가고 있는 소중한 문화재들. 현재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119호로 지정이 된 이 평장리 마애공양보살상은 이렇게 아픈 역사를 보듬고, 천년 세월을 개울가에 무릎을 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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