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팔달구 지동 벽화골목의 백미는 무엇이라고 해도, 수원제일교회 종탑에 있는 노을빛 전망대이다. 그 노을빛 전망대를 주민들을 위해 개방을 한 수원제일교회(담임목사 이규왕), 510일 또 다시 지역주민들을 위한 커다란 잔치를 열었다. ‘교회설립 60주년 기념 지동주민초청마을잔치가 바로 그것이다.

 

수원제일교회는 문이 열려있는 교회이다. 오전 1030분부터 지동의 어르신들 300여명을 초청하여 벌린 마을잔치에는, 염태영수원시장을 비롯하여 국회의원인 남경필의원, 경기도의회 이승펄 의원, 수원시의회 김상욱의원과 박찬복 지동장을 비롯하여 지동자치위원회 표영섭 위원장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제일교회는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곳

 

염태영 수원시장은 축사를 통해 제일교회는 이 시대에 교회가 가져야 할 바람직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 제일교회는 종탐을 노을빛 전망대로 꾸며 지동주민에게 개방하였다. 이러한 제일교회가 있는 지동에 사시는 어르신들은 정말 행복한 것이다. 오늘 60주년을 맞은 제일교회의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했다.

 

제일교회 이규왕 담임목사는 우리 제일교회는 60년 전 판자집에서 시작을 하였다. 남들은 교회가 자기들끼리만 서로 아낀다고 하는데, 우리 제일교회는 언제나 열려있다. 주민 여러분들이 아무 때나 찾아와도 늘 반길 것이다. 제일교회는 바로 지동 주민과 수원시민의 교회이기 때문이다.”라고 인사말을 하기도.

 

 

어른들을 위한 공연도 마련

 

제일교회 2층 본당에서 마련한 마을잔치의 2부는 음악회로 마련이 되었다. 신혜숙의 사회로 진행된 음악회는 다양한 공연을,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준비를 했다. 지동어린이집의 원생들이 나와서 하는 율동인 더위 먹은 갈매기쿵따리샤바라를 비롯하여, 서울예술대학에서 한국음악을 전공한 서하나의 가야금 독주(캐논 변주곡, 25현을 위한 아리랑변주곡) 등이 선보였다.

 

이정순 외 4명이 추는 북춤도 무대에 올렸으며, 마을잔치를 위해 외부에서 초청을 한 경기민요(김명옥, 김숙현)와 부채춤, 그리고 7080메들리를 수원레이디합창단이 들려주었다. 공연을 관람한 한 어르신은 제일교회가 이렇게 교인뿐만 아니라 지역주민 전체를 위해 마을잔치를 열 수 있다는 것에 우선 감사를 한다. 이 수원제일교회는 이 시대 교회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 가를 직접 알려주고 있는 교회라는 생각이 든다.”라고도.

 

 

선물과 함께 식사대접도

 

오늘 저희들이 잔치에 초대를 한 어르신들은 모두 600명입니다. 그런대 아침부터 비가 내리는 바람에, 300명 정도 밖에 참석을 하지 못했네요. 음식도 많이 준비하고 선물도 분비했는데 그런 점이 좀 아쉽습니다.”

 

제일교회의 사무를 맡고 있는 박종각 장로는 많은 분들이 참석을 하지 못해, 못내 아쉽다고 이야기를 한다. 제일교회에서는 이날 마을잔치에 참석을 한 어르신들께 밤길을 다니실 때 유용하게 사용하라고 할로겐 손전등과 기념 타월 등을 일일이 선물을 했다. 또한 지하 1층에 마련한 식당에서는 많은 음식을 준비해, 주민잔치에 참석을 한 어르신들께 칭찬을 받기도.

 

교회가 열려있다는 것은 마을에서는 반가운 일이다. 항상 지역 주민들에게 개방을 한다는 수원제일교회. 제일교회야 말로 교회가 주민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교회설립 60주년 기념으로 열린 마을잔치에서, 지동 주민들은 또 하나의 행복을 느꼈다고.

 

(사진설명 / 위로부터)

1. 제일교회 설립 60주년 기념으로 준비한 마을잔치. 제일교회 2층 본당에 모인 마을주민들

2. 축사를 하는 염태영 수원시장

3. 주민들을 위해 준비한 음악회(시계방향으로 북춤, 가야금독주, 경기민요, 수원레이디합창단)

4. 7080 메들리를 부르는 레이디합창단원의 모습

5. 제일교회가 준비한 식사를 하는 주민들

6. 어르신들께 식사를 대접하느라 바쁜 제일교회 봉사자들

자연이 사람들에게 그냥 주는 것은 참 많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자연의 고마움을 잘 모른다. 그런 사람들에게도 자연이 필요한 것인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자연으로의 회귀. 요즈음 많은 사람들이 힐링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지만, 정작 그들이 쉽게 이야기를 하는 힐링이 진정한 몸과 마음의 치유가 되기는 할까?

 

수원에서 파워소셜러 팸투어를 마친 후,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과 그냥 헤어지기가 섭섭해 술을 한잔 나누었다. 그런데 그 술이 문제! 한 순배 돌아가자 여주로 가자고 다들 마음에 통했다. 밤늦게 달려간 여주. 그리고 다음 날, 사람들은 자연을 마음껏 즐겨보잔다. 싫다할 사람 없으니 더 더욱 좋지 않은가?

 

 

 

여주 상교리는 자연의 보물창고

 

함께 팸투어에 참가를 했던 여주군 북내면 상교리에 사는 아우네 집 근처에 있는 산은, 예전에 금광이 있던 곳이다. 지금도 산을 오르면 여기저기 굴이 보인다. 가끔 여름에 찾아가면 그 근처만 가도 찬바람이 나오고는 하기 때문에, 일부러 굴을 찾아가고는 하지만. 이 산에서 흐르는 맑은 물과 지천에 깔린 나물들.

 

함께 동행을 한 블로거 장유근(보라미랑)님과 정덕수(한사), 한 사람은 들판에서 달래와 냉이를 캐고, 아우(김원주님)와 장유근님은 고기를 잡으러 나섰다. 맑은 물속에 담가놓았던 그물 안에는 꽤 많은 물고기들이 들어가 있다. 그것을 일일이 손질을 해 매운탕을 끓이고. 정덕수님이 캔 달래와 냉이는 양념을 해서 잘 무쳐놓았다.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 마련한 술상. 매운탕에 달래와 냉이무침, 그리고 된장국, 시원한 공기, 발밑에서 봄기운과 함께 올라오는 흙냄새. 그리고 좋은 벗들. 이러한 자연에서 구한 좋은 음식과 좋은 벗들. 절로 술 한 잔 들어가지 않겠는가? 그렇게 먹다가 보니, 또 하루가 지나버렸다. 그래도 좋지 아니한가?

 

자연에 묻혀, 자연으로 돌아가는 생활. 조금만 노력을 하면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푸짐한 먹거리들. 이런 것이 바로 힐링이 아닐까? 자연은 늘 우리 곁에 그렇게 많은 것을 주고 있지만, 정작 우리들이 그런 것의 고마움을 알지 못한다.

 

 

자연에게서 받은 선물들

 

벗들이 물고기를 잡고 나물을 채취하는 동안 산으로 올랐다.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산에는 항상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산등성이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발밑에서 낙엽이 부서지는 소리들이 정겹다. 조금 올라가니 낙엽 틈에서 벌겋게 색이 든 것이 보인. 영지버섯이다.

 

사실 이곳에 들릴 때마다 산을 오르고는 하는 이유가 바로 버섯 때문이다.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줄 수 있을까 해서 꼭 오르는 산이다. 3월이기는 하지만 날이 푹해서 땀이 다 난다. 밤늦게까지 마신 술로 인한 숙취가 가시는 듯하다. 산을 이리저리 돌다가 보니 손에는 영지버섯 몇 개가 들려있다. 욕심을 낼 필요가 없다. 다음에 또 오면 되기 때문이다.

 

 

필요한 만큼만 가져가면 된다. 내려오니 모든 음식이 차려져 있다. 바람이 선선하게 부는 밖에서 자연에게서 받은 음식들. 그것만도 좋은데 사진을 찍는다고 하니, 이 집의 안주인인 장화백이 담 밑에 핀 제비꽃 세 송이를 따다가 달래무침과 냉이무침 위에 올려준다. 그 작은 꽃으로 인해 그저 덤덤한 나물무침이 작품이 된다.

 

그저 모든 것 하나가 다 즐겁고 고맙다. 아우가 오더니 집에서 키우는 흑염소에게 손짓을 한다. ‘일어서라고 하자, 흑염소가 앞발을 들고 벌떡 일어난다. 순간 다들 자지러진다. 자연 속에서 자연을 맞는다. 그리고 자연이 된다. 이런 것이 요즈음 몸과 마음을 다 치유한다는 힐링이라는 생각이 든다.

 

문화재 답사를 다니다가 보면 천연기념물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부끄럽게도 나무에 대해서는 전혀 문외한인 나는 천연기념물을 만날 때마다 곤욕을 치른다. 한 마디로 그 나무에 대해 감칠맛 나게 설명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소나무의 경우에는 그래도 워낙 많이 보아온지라 조금은 알 수가 있지만, 그 외에 나무에 대해서는 고작 할 수 있는 설명이 자료를 이용하거나, 아니면 '웅장하다'거나 '보기가 좋다' 혹은 '소중하다'가 내 지식의 끝이다. 조각자나무에 대한 지식도 그러하다.

 

 

독락당 안에 자리한 천연기념물

 

경북 경주시 안강읍 옥산리 독락당 뒤편에서 자라고 있는 천연기념물 제115호 조각자나무. 이름부터가 생소한 이 나무는 독락당과 옥산서원을 경계로 하는 울안에서 자라고 있다. 이 나무의 수령은 약 470년 정도이며, 나무의 크기는 높이가 15m에, 둘레는 5m 정도이다. 이 조각자나무는 중국산으로 회재 이언적이 중국사신으로 다녀온 친구에게 받아 심은 것이라고 전한다.

 

조각자나무(Gleditsia sinensis Lam)는 콩과의 갈잎큰키나무이다. 높이가 20 ~ 30미터까지 자라는 조각자나무는 껍질은 흑회색이고 줄기나 가지에 가시가 돋는다. 독락당 조각자나무에는 원줄기에 길이 10㎝, 지름 1㎝정도의 갈라진 가시가 있다. 잎은 어긋나고 소엽은 타원형 내지 피침형이다. 가장 자리에는 물결모양의 톱니가 있다.

 

조각자나무는 황록색의 꽃은 6월에 피고, 꼬투리는 편평하며 길이 20 ~ 30㎝, 너비 3cm로 곧고 쪼개면 매운 냄새가 난다. 종자와 가시를 모두 약용으로 한다. 독락당 조각자나무를 담 밖에서 촬영을 하는 바람에 가시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 독락당 울안에서 자라고 있는 이 조각자나무는 독락당 뒤편의 담을 안으로 돌려쌓아 놓은 곳에 소재한다.

 

나무 앞에는 보호철책을 둘러 이 나무를 소중히 여김을 알 수 있다. 담 밖에서 촬영을 하는 바람에 자세한 것은 알 수 없지만, 나무의 상태는 양호한 편이다. 천연기념물을 촬영을 할 때는 잎이 무성한 계절에 다녀야 하므로 시기적으로 맞추기가 힘들다. 더구나 독락당의 조각자 나무가 있는 울 안은 들어갈 수가 없어, 할 수 없이 담 밖에서 촬영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집안에 있는 문화재 등을 답사하는데 가장 어려움은 바로 이런 점이다.

 

약용으로도 사용한 진귀한 나무

 

조각자나무는 가시와 잎 등이 모두 약용으로 사용이 된다. 중국 금세기 최고 최대의 중약학 성서라고 일컫는 <중약대사전>에는 조각자의 효능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하고 있다. 즉 조각자의 가시는 일 년 내내 채취할 수 있으나, 9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가 채취시기로써 적당하다. 이 가시의 성분은 플라본 배당체, 페놀류, 아미노산을 함유한다.

 

불순물을 제거하고 물에 불려서 얇게 썰어서 햇볕에 말린다. 이 가시의 효능은 급성편도선염, 옹종, 창독, 여풍 등과 태반이 나오지 않는 증상을 치료한다. 조각자나무의 열매를 ‘조엽’이라고 하는데 맛은 매우며, 성질은 따뜻하고 독이 없다. 풍담, 습독을 제거하고 기생충을 구제하는 효능이 있다. 가래를 삭이는 작용, 항균작용, 회충성 장폐색증, 귀지가 막힌 증상, 중풍으로 인한 안면 신경 마비, 돌발적인 두통, 해수 및 가래가 끓는 증상, 개선과 나병을 치료한다.

 

이와 같이 조각자나무는 모든 것을 약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소중한 나무라는 것이다. 나무에 대해서 문외한이기 때문에 독락당 조각자나무의 가치를 잘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되었다면 생물학적이나 역사적으로도 가치를 지니고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 산재해 자라고 있는 수많은 종류의 나무들 중,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나무들 하나하나가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모처럼 마음 편하게 기차에 올랐다. 그저 단 며칠이지만, 세상 시름 모두 내려놓고 쉬러가는 길이다. 기차에서부터 몸을 축 늘어트린다. 3일간이지만, 세상에서 피곤했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다. 잠시 눈을 붙인 것 같은데, 벌써 내릴 때가 되었다. 아마도 그동안 이일저일로 쌓였던 스트레스가 사람을 지치게 만든 것인가 보다.

역에서 내려 차를 타려고 택시 승강장 쪽으로 걸어가는데 누군가 부르는 것 같다. 뒤를 돌아보니 낯선 남자 하나가 쫒아온다.

“선생님 저 모르시겠어요?”
“잘 모르겠는데요.”
“벌써 한 8년 된 것 같네요. 잘 모르실거예요”
“죄송합니다만 기억이 나질 않아서요. 누구신지?”
“저 예전에 역전에서 노숙하던 사람입니다. 선생님께 매번 술값을 달라던”
“예....”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아가는 도시. 그 안에는 별별일이 다 있게 마련이다.

밥 대신 술을 사달라던 사람이

그렇게 이야길 듣고 보니 얼굴이 조금 떠오르는 듯도 하다. 하지만 그때는 정말로 몰골이 추했을 때고, 지금은 이렇게 멋진 신사가 되어있으니 알 수가 있나. 잠시 이야기를 하자고 근처 커피숍으로 들어갔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선생님이 아니시면 저는 아마 지금도 역에서 노숙을 하고 있을 겁니다.”
“아니,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그나저나 지금 몇 살이세요?”
“저 지금 마흔 일곱입니다. 이름은 ○○○이구요”
“그래 지금은 무엇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어떻게 된 것인지 궁금하네요.”

쉴 새 없이 퍼붓는 질문에 이 분 웃어가면서 이야기를 한다. 당시 매년 연말이 되면 내가 하는 일이 있었다. 세상에서 많은 분들게 너무 많이 받았다고 늘 미안한 생각이 들었을 때다. 조금이나마 남에게 베풀겠다고 생각을 한 것이 털목도리와 털장갑, 양말 그리고 과일과 빵 등을 봉지에 담아 50봉지 정도를 준비해, 역에서 노숙을 하는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는 했다.

그런데 그 중 한 사람이 이런 것 말고 10,000원만 달란다. 술이나 한 잔 먹겠다고 하면서. 그래서 돈을 주었더니, 이 사람이 역에서 만날 때마다 술값을 달라는 것이다. 노숙을 하면서 오죽이나 힘이 들면 그럴까하고 이해도 하지만, 심한 것 같아 혼을 낸 적이 있다. 나이도 별로 많지 않은 사람이 이게 무슨 짓이냐고, 술 먹을 돈으로 밥을 먹고 힘을 내 살아갈 궁리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준 것이다.

그 뒤로 그 사람을 역에서 볼 수 없었다. 사람들에게 물어보아도 어디로 갔는지 그 뒤로 보이질 않는다는 것이다.

“선생님께서 그렇게 혼을 내시고 난 뒤 처음에는 더러워서 살아보겠다고 일을 시작했습니다. 선생님 원망을 하면서요. 그런데 돈이 모이고 방이라도 얻고 보니, 선생님의 마음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어서 여기저기 찾았는데 영 소식을 듣지 못하겠대요.”

세상은 음지가 양지가 되고, 양지가 음지가 된다고 했던가? 그 일 이후 난 그곳에서 사람들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받고, 그 고장을 떠나버렸다. 그리고는 그쪽으로 몇 년을 발길도 돌리지 않았다. 그런데 이렇게 신수가 훤해진 사람을 만난 것이다. 역시 세상은 이래서 재미가 있는 것인지.

아마도 이 사람은 무슨 이유로 노숙을 했는지는 몰라도 심성이 착한 사람이었나보다. 그렇게 바로 일어설 수가 있었다고 하는 것을 보면, 노숙인들이라고 다 탓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아마 지금와서 생각해 보면 나도 남들에게 아픔을 당한 것이, 다 이렇게 마음을 아프게해서 나도 그런 일을 당한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도 해본다. 결국 그 모든 것이 그대로 받는 업보는 아닐까 모르겠다. 

“선생님 연락처 하나 주세요. 제가 아이들하고 꼭 한 번 찾아뵙고 싶습니다. 제 아내도 선생님을 꼭 만나고 싶어합니다”

명함 한 장을 건네주고 돌아 나오면서, 어쩌면 이것이 올 한가위 선물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마도 이 사람이 내 생애 최고의 선물이 아닐는지. 날이 잔뜩 흐렸는데도, 기분은 그 어느 때보다도 맑음이다.


그래도 연말인데 어렵고 힘든 아이들에게 무엇을 선물하는 것이 가장 좋은가를 두고, 참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던 중 주변에 한 분이 아무래도 운동화가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저희가 매달 도움을 주는 국내의 학생들에게 일인당 오만원 정도를 들여, 무엇인가를 해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이것저것 많은 이야기들을 했습니다. 영양제를 보내주자, 혹은 목도리와 장갑 등을 보내주자. 혹은 피자 교환권을 보내 주자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아이들에게 잠시는 기쁨을 주겠지만, 한 겨울을 즐겁게 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최종적으로 결론을 지은 것인 운동화입니다.

아이들에게 선물로 줄 운동화를 포장을 마치고

준비한다고 전화를 걸었더니

메이커 운동화를 사주기로 마음을 먹고 알아보았더니, 다행히 연말 세일을 하는 곳이 있었습니다. 그 가격을 물었더니 우리가 준비한 금액과 흡사하기에, 이것도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죠. 먼저 아이들의 신발문수를 알아보는 것이 가장 큰 일이었습니다. 할 수 없이 일일이 집으로 전화를 걸어 문수를 알아보는 수밖에요.

“거기 ○○이네 집이죠?”
“예, 그런데요. 어디세요?”
“예, 여기는 자선은행입니다.”
“예 정말로 고맙습니다. 매번 이렇게 도움을 주셔서요”
‘이번에 운동화를 한 켤레 사서 보내려고 하는데, 발 사이즈를 알고 싶어서요“
“예, 230mm인데요. 고맙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운동화가 다 헤어져서 걱정을 했는데”


아이들에게 전해 줄 운동화와 편지


더 무슨 말이 필요할까? 그 말 한 마디만으로도 가슴이 따듯해진다. 역시 운동화로 결정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다. 운동화를 준비하고 일일이 편지를 써서 아이들에게 보낼 준비를 한다.

모두가 하나가 되는 마음. 그것이 사랑이란다.

저녁에 어린이 구호단체 NGO인 자선은행의 이상직 대표와 이사들이 사무실로 모였다. 아이들에게 전해 줄 운동화를 일일이 포장을 하고, 그것은 1월 1일에 직접 집을 찾아가 전달을 해주기로 했다. 아이들이 살아가는 모습도 볼 겸. 운동화를 포장지로 싸는 모습을 보니, 하나같이 행복한 모습이다. 작은 것이지만 늘 나눔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직접 운동화를 포장하고 있다. 맨 우측이 이상직 대표, 류근태이사, 세번째가 전북도 행정관인 양심묵이사.

후원자 한 분이 한 달에 3,000원, 5,000원씩을 도와주는 것으로, 아이들에게 나눔을 실천하는 모임이다. 그러다가 보니 모든 것 하나를 하더라도 여간 조심스러운 것이 아니다. 후원금은 단 한 푼도 딴 곳에 사용되지가 않는다. 100% 아이들을 후원하는 데만 사용을 한다. 그것이 굿월드 자선은행(
www.goodworld.kr)의 자랑이기도 하다.

포장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는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감돈다. 이 운동화 한 켤레가 대단한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마음은 세상 어느 것보다도 클 수가 있다. 이 운동화를 신고 2011년 새날을 맞이할 아이들의 밝은 표정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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