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는 참 지겹도록 안 좋은 소문이 나돈 지동이다. 그것도 지동에 터를 삶아 사는 주민들과는 전혀 무관한. 이제 그 지동이 마을 만들기와 벽화길 조성 등으로 인해 유명한 동네로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점점 아름답게 치장을 하고 있는 지동과 지동사람들. 과연 그들의 삶은 어떠한지 돌아본다.

 

나눌 줄 아는 지동사람들

 

지동은 수원에서도 낙후된 마을이다. 하지만 이곳에 50년 이상 뿌리를 내리고 사는 사람들은 마음이 착하다. 서로가 없는 사람들이 모여살기 때문인가? 지동 사람들은 나누는 것을 즐겨한다. 지동사람들은 이웃과 마음의 담을 쌓지 않는다. 그만큼 지동 사람들은 어려운 이웃이 있으면 그냥 넘기지를 못한다. 무엇이라도 하나 나누어야 마음이 편하다고 한다.

 

 

옥상음악회에서 염태영 수원시장이 윤건모 팔달구청장. 박찬복 지동장, 김상욱 수원시의원 등과 노래를 부르고 있다.(위) 지동영화제를 시작하기 전 공연(아래)


 

마을에 자원봉사를 하는데 직접 물을 끓여 차를 내오는 10통 통장님. 정성들여 모은 쌀을 불우한 이웃에게 전하는 40년 지동사람인 고성주씨. 불편을 감수하고도 자신의 옥상을 공연장으로 내놓는 13통 통장님. 그런가하면 마을에 행사가 있을 때마다, 하나라도 더 주고 싶어 하는 자치위원장님. 낮이나 밤이나 골목길을 돌며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는 유병남 할머니. 이런 분들이 지동을, 사람의 정이 가득한 마을로 만들고 있다.

 

마을 만들기도 박차를

 

좁고 또 좁은 골목, 그리고 어둡고 침침한 골목의 집안. 거기다가 낡아서 비가 새는 천정. 이런 집들이 지동에는 상당히 많다. 화성 창룡문 부터 복원된 남수문까지를 연결하는 화성을 바라보고 있는 지동마을. 이 지동이 마을만들기 사업을 펼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다.

 

 

노인들을 위한 프로젝트인 황금마차(위) 아름답게 조성한 벽화길(아래)


 

하지만 지동은 수많은 변화를 했다. 도로를 말끔히 정비하는가 하면, 지동영화제, 옥상음악회 등을 열기도 했다. 또한 젊은 작가들이 참여하여 ‘황금마차’라는 노인들을 위하는 프로젝트를 꾸미기도 했다. 이러한 것이 날마다 달라지고 있는 지동의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이다. 지동 사람들은 요즈음 많은 기대를 하고 산다. ‘내일은 또 어떤 재미있는 벌어질까?’에 대한 기대를 갖고.

 

아름다운 골목벽화길 조성

 

지난 해 350m, 올 해는 680m의 골목벽화가 생겨났다. 올 6월부터 현재까지 자원봉사자 1,200명이 참여를 하여, 지동 10통과 13통 일대의 골목에 벽화를 그리고 있다. 지동 벽화길은 사전에 전문 작가들의 치밀한 구성과 밑그림 작업을, 자원봉사자들이 그려내는 것이다. 자원봉사자들 중에는 부자, 혹은 부녀, 모녀, 조손 등이 참여를 했다.

 

 

 

서울여자대학 미술학과 학생들의 벽화그리기 자원봉사(위) 지동부녀회에서 마련한 비빔밥을 지동 벽화길 유순혜 작가와 박찬복 지동장, 서울여대 학생들이 조리를 하고 있다.(아래)


 

골목길 입구를 들어서면 봄이 시작이 된다. 골목을 돌 때쯤이면 여름이, 그리고 좁은 골목을 통해 길을 들어서면 가을이 눈앞에 펼쳐진다. 가을의 끝에는 겨울과 편지, 동화 벽 등이 선을 보인다고 한다. 지동의 벽화길의 정점은 노을빛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저녁노을과 눈앞에 펼쳐지는 수원과 화성의 야경이다.

 

지동제일교회 종탑에 마련한 전망대는 내년 봄 정식 개관을 앞두고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낡고 퇴락한 건물을 작가들의 창작 공간으로 바꿀 예정이다. 5개년 계획으로 진행되는 이러한 모든 과정이 다 끝나면, 지동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변화할 것으로 기대를 한다.

 

노을빛 전망대에서 바라본 화성


 

한 때는 사람들조차 회피하던 마을 지동. 이제는 그 지동이 새롭게 태어날 준비를 하고 있다. 마음 착한 지동사람들과 마을만들기 사업,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에 의한 벽화길 조성이 지동을 바꾸는 힘이 되었다. 멀지 않아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들 마을 지동. 우리가 지동을 자랑하고 싶은 이유이기도 하다.

9월 18일 오후 6시 30분경. 땅거미가 질 무렵 사람들이 종종걸음을 치며 어디론가 가고 있다. 수원시 팔달구 지동 271-181번지. 지동 13통장 댁의 옥상으로 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들. ‘노을빛, 옥상음악회’가 열린단다. 요즈음 지동에는 날마다 새로운 이야기꺼리가 생겨난다. 무대의 뒤 배경은 화성이다. 뒤편에 길게 자리를 하고 있는 화성에 조명이 들어온다.

 

옥상에는 사람들이 자리를 하고 앉아 있다. 10세 어린 꼬마부터, 80세의 할머니들까지 신바람나게 박수를 쳐 댄다. 세상에 어찌 이런 동네가 다 있을까? 그리고 가정 집 옥상에서 어떻게 음악회를 할 생각을 한 것일까? 거기다가 통장님은 집안 화장실까지 모두 주민들을 위해 개방을 했단다.

 

 

 

시장님도 노래 한 곡은 피해갈 수 없는 곳

 

음악회가 진행되는 동안 염태영수원시장이 함께 자리를 했다. 일정을 바꾸어 이곳이 궁금해 달려왔다는 것이다.

 

“화성을 배경으로 하늘이 맞닿은 곳, 옥상에서 음악회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입니다. 지동 주민들은 우리 수원에서 가장 행복한 분들이십니다. 올 해 안 좋은 기억이 있지만, 그것은 하나의 지나가는 일일 뿐입니다. 이제 그런 것을 다 잊어버리시고. 이렇게 행복한 생활을 즐기시기 바랍니다.”

 

손수 준비해온 과일까지 내주는 염태영시장도, 이 옥상음악회의 노래 한 곡은 피해갈 수 없었다.

 

  옥상음악회에서 노래를 하는 염태영 수원시장(우측에서 두 번째)

 

이날 옥상음악회는 송정희 외 7명이 들려준 오카리나 연주를 시작으로, 트롯가수 정은의 가요무대. 레인 하모닉스 밴드의 노래, 그리고 최수정과 학생들이 들려 준 플루트 앙상블에 이어 김관수의 성악독창으로 이어졌다.

 

선생님도 춤을 추게 만드는 옥상음악회

 

잠시 화성의 야경에 취해 있을 때, 갑자기 객석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무슨 일인가 해서 무대로 눈길을 돌렸더니, 얌전한 플루트 선생님께서 남학생과 함께 춤을 추고 있다. 얌전한 성생님도 춤을 추게 만드는 옥상음악회, 그래서 옥상음악회는 누구나 춤을 추고 노래를 하게 만드는 곳이라고 하는가 보다.

 

플루트를 지도하는 선생님도 학생과 함께 멋진 춤을. 뒷배경인 화성의 조명이 아름답다

 

음악회가 진행이 되는 중간중간 푸짐한 경품추천 또한 옥상음악회의 재미를 더했다. 자전거를 비롯해, 참기름, 김치 등 지역의 상인들과 주민들이 내 준 경품을 받아든 사람들은 지동에 사는 것이 정말 행복하다고 자랑이다.

 

“저는 지동이 이렇게 좋은 동네인지 몰랐어요. 안 좋은 기억만 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친구 집에 왔다가 옥상음악회라고 해서 궁금해서 왔어요. 정말 부러운 동네네요. 이제 지동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은 모두 지워야 할 것 같아요.”

 

 가수 정은이 ‘불타는 사랑’을 부르고 있다

 

지동에서 한 참 떨어진 고색동에서 왔다는 ‘김아무개(여, 47세)의 말이다. 그만큼 지동이 요즈음 달라지고 있다. 성을 끼고 조성된 마을 지동.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으로 인해 건물조차 마음대로 지을 수가 없어 수원에서도 낙후된 마을이지만, 지동사람들은 이제는 그 화성을 즐길 줄 알게 되었다. 날마다 이렇게 즐거운 일이 있기에, 지동사람들은 딴 곳으로 이사를 갈 수가 없다고 한다. 변해가는 지동을 마음에 품은 채.

 

‘살인의 추억’이란 불명예인 영화제목으로 유명한 수원시 팔달구 지동. 오원춘 살인사건으로 인해 지동은 사람들이 회피하는 마을이 되었다. 하지만 그 지동이 알고 보면, 딴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아름다움과 인정이 넘치는 마을이다. 날마다 변하고 있는 지동. 그 지동이 이제 새로운 마을로 탈바꿈을 하고 있다.

 

‘지동’이란 명칭은 정조가 화성을 축성할 때, 이 마을에 커다란 연못을 조성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어르신들은 아직도 지동이란 명칭보다, ‘못골’이라는 순 우리말 이름을 더 정감이 간다고 한다. 이 이름 안에는 지동이 훈훈한 정이 살아있는 마을이라는 것을 일려주기 때문이다.

 

주민들에게 문을 열어 준 '지동제일교회' 13층 꼭대기에서 내려다 본 수원과 화성의 야경이 마치 한 폭의 그림같이 아름답다

 

‘열린교회’가 주민들에게 준 선물

 

이 지동은 수원의 화성 밖에서 유일하게 성곽을 끼고 길게 늘어선 마을이다. 지동사람들은 날마다 이 화성을 바라보면서 살고 있다. 그렇기에 지동사람들은 화성이 단순한 성곽이 아닌, 사람의 일부로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곳은 개발이 제한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건물들은 낡고 우중충하다. 거기다가 살인사건 이후 사람들이 입주를 회피하다 보니, 마을 안에는 빈 점포들까지 생겨났다.

 

이런 지동의 변화에 가장 먼저 적극적인 호응을 한 것은, 지동에서 가장 높이 솟아있는 교회이다. ‘대한예수교 장로회 지동제일교회’는 지동의 가장 높은 길인 ‘용마루길’의 입구에 서 있다. 용마루길이란 지동시장을 벗어나 화성의 동문인 창룡문으로 가는 옛 길이다. 이 길은 남수문을 벗어나 위로 오르다가 보면, 지동제일교회에서 시작해 창룡문까지, 길게 외성과 같은 형태로 조성이 된 길이다.

 

 

화성에서 바라본 제일교회. 그 중앙에 솟은 높은 곳이 종루이다. 이곳을 주민들에게 개방해 갤러리와 전망대로 조성하였다.(위) 9월 15일 밤 9시에 찾아간 제일교회(아래)


가장 높은 곳에 서 있는 이 교회의 종탑은 어디서 보아도 제일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만큼 높이 솟아있기 때문이다. 지표에서 종탑 꼭대기까지의 높이가 47m나 된다. 사람들은 그런 지동제일교회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 교회가 가장 먼저 지동의 변화에 문을 열어 젖혔다.

 

사용하지 않고 있던 교회 종루를 개방한 것이다. 그것도 그냥 개방을 한 것이 아니라, 그 안을 갤러리와 전망대로 조성해 주민들에게 돌려주었다. 감히 우리가 알고 있던 교회들에게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을 한 것이다.

 

 

‘노을 길 전망대’, 그 마음이 하늘에 가깝다.

 

전망대의 이름은 ‘노을 빛 전망대’라고 했다. 그리고 8층부터 10층까지는 갤러리로 변했다. 층마다 배색을 맞추어 칠을 하고, 그림도 걸고 사진도 걸었다. 그리고 13층까지 나선형 계단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층마다 창밖으로 보이는 주변의 경관이 달라진다. 7층까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 천천히 꼭대기를 오르면서 즐기는 재미. 맨 위층에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면 아찔하다.

 

밤 9시에 지동주민센터 기노헌 총괄팀장의 안내를 받으며, 해발 99m 높이에서 내려다보는 화성. 한 눈에 화성이 들어온다. “저기는 동문, 저곳은 서장대, 저곳은 행궁". 종루 꼭대기에서 약간은 쌀쌀한 밤바람을 맞으며 돌아본 수원시와 화성의 야경은 그야말로 전설이었다. 고개를 들어 위를 보니 하늘이 가깝다. 잠시 주춤한다. 순간적으로 등을 쓸어본다. ‘혹 날개라도 하나 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8층에 마련한 위로 오르는 나선형 계단 입구. 붉은 옷을 입은 사람이 안내를 해준 기노헌 총괄팀장이다.(위) 그리고 9층에 마련된 갤러리(아래)


수원제일교회는 종탑의 7층부터 이 13층까지의 공간을 주민들에게 개방했다. 그리고 화성을 찾는 사람들 누구나가 이곳에 와서 화성 인근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하였다. 지금은 임시로 개관을 했지만, 내년 4월이면 모든 것을 마무리하고 완전 개방을 한단다. 거기다가 전망대와 갤러리를 운영하는 인적자원의 지원까지 약속을 했다. 유지 및 보수관리도 교회에서 전담을 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교회가 지역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를 생각한 것이다. 주민들은 물론 ‘노을 빛 전망대’를 올라본 사람이라면, 당연히 ‘열린교회’에 감사를 한다. 더구나 닫혀있는 문을 연 제일교회는 예배를 보는 신성한 공간까지, 음악회를 할 수 있도록 운영을 하고 있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을, 지역을 위해 문을 활짝 연 것이다. 이런 마을이 바로 지동이다.

 

 

끝없는 변화로의 추구, 지동은 날마다 깨어난다.

 

날마다 변해가고 있는 지동. 이 마을은 그저 골목만 들어서도 재미있다. 골목길마다 그려진 벽화를 구경하다가 보면, 그 안에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숨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어린꼬마들의 함성도 들린다. 꽃들의 속삭임도 있고, 나무인줄로만 알고 기어오르다, 이마에 혹을 붙인 벌레의 불평도 들을 수가 있다.

 

이런 지동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끄집어내고자 한다. 지동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요즈음 전보다 더 똘똘 뭉쳤다. 그 안에 훈훈한 정이 있다. 골목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가 내 가족이 된다. 그리고 무엇이나 함께 나눌 줄 아는 사람들이다. 수원 화성의 성벽을 바라보고 사는 지동사람들은, 모두가 한 가족이었다. 그 안에 수원제일교회도 있었다.

희대의 엽기적인 살인마 오원춘이 살인을 하고, 사람을 점점이 도려낸 살인사건이 난지도 벌써 100일이 지났다. 그동안 오원춘은 검찰조사와 법정에서도 계속 거짓된 주장을 하다가 결국은 사형을 언도받았다. 수원시 팔달구 지동, 살인사건이 난 곳은 지금 어떻게 변해가고 있을까?

 

외형적으로도 그 동안 뒤숭숭하던 분위기는 많아 가라앉았다. 거리는 새롭게 보도블록을 교체하고 있고, 마을 안길도 말끔히 포장이 되었다. 뙤약볕 아래서 작업을 하는 사람들도 한 낮의 더위에 지친 듯 그늘을 찾아들고 있는 시각, 지동을 찾아 골목골목을 돌아보았다.

 

화성 성곽을 길게 따라 조성이 된 마을 수원시 팔달구 지동


생각하기도 싫어요.

 

살인사건이 난 곳인 지동초등학교 후문 건너편의 사람들은 아직도 마음이 불안하다고 말들을 한다. 이곳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이 아무개(남, 53세)는

 

“생각하기도 싫습니다. 지금도 외국인들을 보면 섬뜩할 때가 있어요. 동네에 인식이 안 좋아져서 큰일입니다. 요즈음은 방을 구하러 오는 사람들도 뜸해졌어요. 외국인들도 주변의 눈초리가 불안하다고, 방을 내놓고 떠나기도 하고요”

 

 

 하수관거와 보도블록 등을 교체하고 있다. 마을 호나경개선 작업이다


한 마디로 아직도 분위기는 그리 좋지가 않다는 것이다. 지동은 수원시 중에서도 낙후된 마을 중 한 곳이다. 화성을 끼고 마을이 형성되어 있어, 개발조차도 함부로 할 수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주변의 주거환경이 나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변한다는 것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지동에서는 그동안 도로의 포장과 마을 안길 포장, 큰길가 보도블록 교체 등 많은 작업을 하고 있다. 아무래도 분위기 쇄신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래서인가 요즈음 지동은 눈에 띠게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정이 깊은 마을이었는데

 

지동은 노령층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 대개는 이곳 토착민들인 노인들은, 방을 세를 놓고 집세를 받아 생활에 도움을 얻기도 한다. 그러나 엽기 살인사건 이후, 방을 내어 놓아도 예전처럼 사람들이 빨리 찾아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은 조금 나아지긴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예전과 같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지를 않아요. 이곳은 집세가 수원에서도 가격이 낮은 편이라, 방을 내놓기가 무섭게 나가고는 했는데”

 

부동산 소개업을 한다는 신아무개(남, 49세)는 한 낮의 더위를 잊으려는 듯, 문 밖 평상에 앉아 부채질을 해댄다. 손님들이 찾아오지를 않다보니 에어컨을 틀기도 겁난다는 것이다.

 

 감시 카메라도 늘었다. 그나마 지금은 불안감이 많이 가셨다고


“요즈음 인심이 예전같지가 않아요. 우리 지동은 정말 인심하나는 좋았던 곳인데, 그 사건 이후 사람들이 낯 선 사람들을 보면 시선부터 피하곤 해요. 아마 이런 상태가 꽤 오래갈 것 같아요. 그래도 염태영수원시장님이나 윤건모팔달구청장님이 저희 지동에 남다른 신경을 써주시는 바람에 주변 환경은 매우 좋아졌습니다. 그것으로나마 위안을 삼고 살아야죠.”

 

지동 271번지에 거주한다는 이아무개(여, 46세)는 그래도 자신들은 조금 떨어져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한다. 사건이 난 주변에 살던 사람들은 보도가 나가고 난 뒤, 며칠씩 음식을 먹지 못했다는 것.

 

 

 도로와 마을 안길도 말끔하게 포장을 하였다


환경 개선사업은 계속될 것

 

낙후된 마을인 지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근본적으로 삶의 주거환경들이 변해야 하는데, 그런 것을 자비로 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집들이 많지가 않다, 도로포장이나 보도블록 교체, 하수관거 교체 등 그래도 많은 변화가 보이고 있다. 팔달구청 건설과 담당인 진상훈은

 

“이 보도블록 교체가 끝나면 지동초등학교서부터 못골 사거리까지 도장포장을 할 겁니다. 이미 주민센터(동사무소)까지는 포장공사를 마쳤고요. 지동은 환경개선에 더 많이 신경을 써서, 주민들이 쾌적한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라고 한다.

 

 

 아름다운 벽화가 있는 골목길에는 작은 쉼터도 있다


골목길마다 그려진 벽화. 일부러 그것을 보러오는 사람도 생겨났다고 한다. 올해도 골목길 벽화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 아마도 그런 주변의 노력이, 지동이 예전처럼 정겨운 마을로 되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그 악몽 같은 일이 쉽게 잊혀 지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최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