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아빠’ 단식농성 우리도 함께 합니다.
수원시의회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소속 18명. 당대표 백정선)들이 21일부터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이날 백정선 대표의원 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18명은 시의회 4층 세미나실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동조단식’을 시작한다면서, 세월호 유가족이 원하는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21일간 릴레이 단식농성에 돌입한 것..
22일 오전 단식 농성중인 수원시의회 4층 세미나실을 찾아갔다. 마침 세미나실에는 백정선(파장,송죽,조원2) 당 대표를 비롯해, 김미경(매교,매산,고등,화서1·2,서둔), 백종헌(영통1·2,태장), 장정희(권선1·2,곡선), 양진하(매탄1·2·3·4) 의원 등이 농성을 하고 있었다. 백정선 당 대표는
“우리기 어제부터 동조단식을 시작한 것은 세월호 유가족 유민 아빠 김영오씨를 살리기 위해서입니다. 오늘 40일째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농성을 하며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다가 쓸어져 병원으로 실려 갔는데도 불구하고, 도대체 무엇이 두려운지 피하고 만 있지 않느냐"며
"하루빨리 유가족이 원하는 대로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진 진상조사위를 꾸리는 내용의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 동조만을 바라고 있는 유가족들
9월부터는 정례회기를 시작하기 때문에 8월 31일까지 한시적인 농성을 하겠다고 밝힌 수원시의회 의원들은, ‘밖에서는 중앙당 지시를 받은 것 아니냐’고 한다면서, 이번 농성은 순전히 의원들의 의견을 수용해 이루어진 것이라고 한다.
“저희들은 어제부터 24시간 끊이지 않고 동조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 번에 2명씩 조를 이루어 기본적으로 24시간을 계속하고 있으며, 함께 동조하는 의원님들은 함께 이곳에 와서 이렇게 힘을 보태주고 계십니다. 릴레이로 돌아가면서 두 분씩은 24시간 자리를 비우지를 않고 있습니다.”
한시작인 동조단식농성이라고 한다. 하지만 세미나실에 들어가니 땀을 흘려 퀴퀴한 땀 냄새에 모기향을 뿌렸는지 표현하기 힘든 야릇한 냄새가 난다. 밤새 이렇게 자리에 앉아 달려드는 모기를 쫒느라 모기향을 뿌렸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세월호 참사로 인해 경제가 많이 침체 되었다고 이야기들을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세월호 유가족들 대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견해입니다. 세월호 참사가 났을 때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어떻게 해서든지 이렇게 길게 끌고 나가서는 안 될 일이었죠. 이번에 유민 아빠의 단식농성도 언제까지 이렇게 바라다만 보고 있을 것입니까? 저희들은 그런 것들이 안타까워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진 진상조사위를 꾸리는 특별법을 제정해 달라는 것입니다. 그래야 유민아빠가 단식을 끝낼 수 있죠.”
국민이 함께해야만 특별법 끌어낼 수 있어
수원시의회 18명의 의원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함께 동조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이렇게라도 힘을 보태는 것이 유민아빠의 단식농성을 멈추고, 유가족들이 목숨 걸고 이루고자 하는 특별법 제정에 도움을 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지금 가장 힘든 것은 역시 세월호 유가족들일 것입니다. 이제 그들은 정부와 정치권 그리고 언론조차 믿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들이 믿을 수 있는 것은 오직 국민의 힘뿐이라고 합니다. 저희들은 하루빨리 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도울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동조단식을 벌이고 있는 수원시의회 새정치민주연합 18명이 의원들. 작은 힘이나마 도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앞으로 남은 10일, 기도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다.
무대에 오른 결혼이주민과 노숙자들이 겪은 이야기
남들은 그들을 알아주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의 아픔조차 제대로 파악을 하지 못했다. 그들은 연극이라는 몸동작을 통해 자신들이 사회에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을 보여주었다. ‘2014 수원화성국제연극제’에서 가장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바로 결혼이주민들이 펼치는 연극, 극단 모아의 ‘결혼’과, 노숙인 21명이 무대를 꾸민 극단 노자의 ‘집’이었다.
16일과 17일 오후 7시에 수원시민소극장 무대에 오른 극단 노자의 ‘집’은 노숙자들의 입을 통해 직접 들어보는 ‘집’이라는 의미를 다른 작품이다. 집에 안달을 하는 많은 사람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세상 속에서 괴연 나만의 공간인 집이라는 곳을 떠나 새우처럼 몸을 굽히고 누운 자신을 발견한다.
“극단 노자가 집이라는 연극으로 국제연극제에 참석을 하면서, 처음부터 저희에게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취재도 일체 하지 않아야 하고, 사진 촬영 등도 일체 하지 않아야 된다는 것이죠. 그런 조건이 수락되지 않는다면 무대에 서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극단 노자의 집은 사진 촬영조차 할 수가 없었다.
극단 모아가 들려준 이주여성들의 이야기
올해 극단 MOA는 ‘우리에게도 햇살이’라는 작품으로 경기도 다문화연극제에 참여를 하였으며, 단체상으로 경기도의회의장상인 최고작품상을 수상했다. 개인상 부문에서는 남자주인공인 구릉굽더 마하둘이 최우수연기상을, 여자 주인공인 강애신은 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또한 익사이팅 페스티벌에서는 강애신, 왕그나, 꾸우찌샤가 중국 장족의 춤인 ‘시이그’로 대상을 수상했다.
이렇게 지난해부터 다문화연극제에서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던 극단 모아가 수원화성국제연극제 무대에 올랐다. 극단 모아의 ‘결혼’은 16일 오후 8시 화성 화서문 밖에 마련한 성곽극장인 사북공심돈 무대에 오른 것이다. 김성렬 연출로 강애신, 구릉굽더 마하둘, 진입유, 잉케, 왕그나, 구미영 등이 출연했다.
극단 모아의 ‘결혼’은 이주여성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이야기를 테마로 한 것이다. 한국남자와 결혼을 한 베트남 여성들은 부푼 꿈을 안고 한극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처음으로 낯선 나라에 온 결혼이민자들은 한국생활이 부자연스럽다. 더구나 문화도 다르고 음식과 언어 등 모든 것이 다 다르다.
이렇게 자신이 꿈을 꾸어 온 결혼생활과 많이 달라져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사랑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가족 간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그려낸 작품이다. 연극을 마치고 큰 박수를 받은 극단 모아의 단원들은 뒤풀이를 한다고 다시 모였다.
결혼이민자들 조금 더 이해해 주었으면
뒤풀이 자리에서 만난 결혼이민자들은 하나같이 활발한 성격이었다. 물론 극단 모아의 회원들은 이미 한국으로 이주를 한지 세월이 꽤 흘렀고, 그동안 한국생활에도 많이 익숙해져 있는 결혼이민자들이다. 하기에 서먹한 분위기는 많이 해소되었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외국의 다양한 민족들 중 더 많은 사람들이 한국으로 들어올 것 같아요. 저희들이 만나는 사람들을 보면 점차 다양해지고 점점 그 숫자가 늘어나고 있거든요. 이제는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결혼이민자들을 좀 더 이해하고 따듯한 눈으로 바라보았으면 좋겠어요. 다문화라는 말로 구분을 지을 것이 아니라, 우리 이웃이라는 생각으로요.”
뒤풀이 장에서 만난 모아 회원 한 사람이 하는 말이다. 자신들의 사정을 연극으로 무대에 올려 박수를 받기는 했지만, 정작 앞으로도 이런 일이 많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술을 한 잔씩 나누면서 모처럼 가진 좋은 만남. 그런 만남이 점차 다문화라는 언어를 녹여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꽃집에서 마시는 커피는 특별한 맛이 있다.
꽃집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신다. 물론 돈을 주고 마시는 커피 한 잔이다. 그런데 주변이 온통 꽃으로 쌓여있어 기분이 색다르다. 흡사 어느 꽃밭에 들어와서 꽃들이 대접하는 커피 한 잔을 하고 있는 느낌이다. 요즈음은 행궁동을 자주 나간다. 변화하고 있는 행궁동도 들리지만, 2014수원화성국제연극제 때문에 여기저기 찾아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아침에 행궁동을 나갔다. 볼일을 보아야하는데 너무 이른 시간에 사람을 만나러 나온 것인지 문을 열지 않았다. 주변에 마땅히 들어가 쉴 만한 곳이 없다. 그런데 이렇게 이른 시간에 문을 연 집이 보인다. 상호를 보니 ‘꽃과 커피’란다. 일찍 문을 열어 반가움에 안으로 들어섰다. 싸한 커피 향이 기분 좋게 만든다.
“꽃을 보러왔다가 차도 마시고 하죠.”
커피를 한 잔 시켜놓고 앉았는데 외국인 두 사람이 들어온다, 아마도 부부인 듯하다. 지도를 꺼내서 어떻게 찾아가느냐고 묻는다. 꽃집 김민주 대표가 친절하게 설명을 해준다. 고맙다고 하면서 자신들도 커피 한 잔씩을 주문한다. 꽃집에서 카피를 판다는 것이 예전 같으면 생소하겠지만, 요즈음은 여기저기서 눈에 띤다.
“커피 마시러 사람들이 자주 오나요?”
“꼭 커피를 마시러만 오는 것은 아닌 듯해요. 꽃을 사러 왔다가 커피를 주문하는 분들도 계시고요. 커피 한 잔 하러 들어오셨다가 꽃을 사 가시는 분들도 있어요.”
“재미있네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셨어요?”
“꽃은 저희 어머니와 언니도 좋아하세요. 저희 집이 고색동이었는데, 그곳에서 농사를 지었어요. 자연스럽게 농사를 지으면서 풀과 꽃들을 접하게 되었고요. 그래서 제가 꽃을 좋아하거든요.”
그런 이유로 꽃집을 하게 되었단다. 수원여고를 졸업했다고 하는 김민주 대표는, 결혼 후 서울로 올라갔다가 다시 수원으로 내려와 이곳 정조로에 꽃집을 차렸다고.
“커피는 제가 좋아하기 때문에 한 잔씩 마시려고 준비를 했는데, 꽃을 사러 오시는 분들도 한 잔씩 드리다가 아예 커피를 함께 팔게 되었어요.”
꽃도 보고 커피도 마시고 일석이조
가끔 이 집을 지나치다가 보면 밖에 마련해 놓은 테이블에 앉아있는 젊은 연인들을 볼 수가 있다. 행궁동 벽화 구경을 하거니 생태교통 지역, 혹은 행궁을 구경하러 왔다가 들리고는 한단다.
“외국인들도 많이 들어와요. 길도 물어보기도 하고 차도 마시기도 하고요. 그렇게 들어오셨다가 꽃을 사 가시는 분도 상당히 많아요.”
아름다운 꽃구경도 하고 향이 좋은 커피까지 한 잔 할 수 있는 곳. 그저 커피만 마시는 것보다 무엇인가 좀 색다르게 보인다.
“이 집에 오면 우선 분위기가 좋아요. 안이 좁아서 밖에 이렇게 베란다는 만들고 그곳에 테이블을 놓아서 지나는 사람들 구경도 할 수 있고요. 이래저래 답답하지 않아서 좋아요. 거기다가 딴 곳보다 커피 값이 저렴해서 자주 찾아와요”
자주 들려 커피고 마시고 꽃도 사간다는 한 분. 딴 집보다 꽃집에서 커피를 마신다는 것이 색다르다고 한다. 그래서 늘 이집에 오면 일석이조로 즐기고 간다는 것이다. 행궁동을 나갈 일이 있으면 이 꽃가게를 들려 커피 한 잔에 취해봄도 괜찮을 듯.
어느 부부가 전해준 행복과 미안함
아름답게 생활을 하는 부부가 있다. 이 부부는 모두 작가들이다. 원래 그림을 그리는 부부지만 지금은 사는 방법을 달리했다. 남편은 장작가마에서 구워낸 도자기 등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고, 부인은 그림을 그리는 틈틈이 유기농 채소를 키우고 있다. 이 부부가 애써 지은 작품과 농산물을 ‘해현재 꾸러미’라고 해서 한 달에 한 번 택배로 보내온다.
문제는 이 택배를 받을 때마다 정말 죄송하다는 것이다. 그 택배 안에는 야채와 각종 차, 심지어는 커피와 효소, 거기다가 도자기 작품은 물론, 실생활에서 필요한 다양한 것들이 들어있다. 한 달에 한번 받는 이 꾸러미를 받을 때마다 자꾸만 미안한 생각이 드는 것은, 바로 그 꾸러미에 든 내용물 때문이다.
도자기 작품 하나만으로도 감동해
이번에 해현재 꾸러미가 세 번 째 배달이 되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손 편지로 쓴 깨알 같은 글씨는 늘 해현재에서 애써 마련한 꾸러미의 내용물을 설명하는 것이다.
‘Art Farm 해현재에서 띄우는 꾸러미 세 번째 편지. 꾸러미 가족 여러분 안녕하세요. 연일 계속되는 무더운 날씨에 고생이 많으시지요? 비가 오지 않아 해현재 들의 작물들로 타들어 가고 있답니다. 세상을 촉촉이 적셔줄 단비가 곧 내렸으면 좋겠어요.’라고 적고 있다.
서신의 내용을 보면 커피는 직접 로스팅해 갈았으며, 도자기 중 접시는 지난 6월 25알과 26일에 갈쳐 이틀 동안 장작가마에서 소성된 작품이다. 이 작품 하나만 갖고도 가격이 20만 원 대에 이른다. 거기다가 나뭇잎 수저받침이 6개나 들어있다. 그 외에도 깨갈이 작은 단지와 산수유나무를 깎아 만든 공이까지 들어있다.
거기다가 오디 효소와 직접 채취한 어성초, 카모마일, 박하 등을 섞어 만든 기능성 비누도 들어있다. 또한 올 4월과 5월 채취해 말린 다래순 등도 들어있다. 유기농으로 재배한 감자와 양파, 옥수수 등도 꾸러미 안에 들어있다. 그저 도매가격으로 구입을 한다고 해도 30만원 이사의 가격을 지불하야 살만큼의 물건이 들어있다.
꾸러미 안에는 부부의 마음이 담겨져 있어
항상 송금을 하는 돈보다 몇 배의 가치있는 물건이 오는 꾸러미상자. 받아들 대마다 미안함이 앞선다, 그 가뭄 속에서 농사를 짓느라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을까? 그 무더위 30도를 웃도는 찜통더위 속에서 가마에 불을 붙이느라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 어느 것 하나 허투루 할 수가 없는 것들이다.
어쩌다 내려가게 된 여주에서 이젠 그곳에 뿌리를 내리고 여주사람으로 산지가 20년 새월이 훌쩍 지났다. 그리고 그 20년 세월 수많은 일들을 하면서 땅을 익히기 시작했고, 그 당이 인간에게 주는 것들을 감사하게 받기 시작했다. 그래서 여주 해현재의 것들은 자연이 싫어하는 것들은 일체 사용치 않는다.
그렇게 소중하게 자연에서 채취한 먹거리와 두 작가 부부의 정성이 깃든 작품들이 한 달이 한 번 꾸러미라는 상자에 담겨 택배로 송달이 된다. 그 상자를 열 때마다 가슴이 설레는 것은, 그 상자 안에 들어있는 내용물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안에 것들이 나에게 얼마나 많은 도움을 주는가를 알기 때문이다.
좋은 것은 나누라고 했던가? 혼자만 이렇게 귀한 것들을 차지하고 있다는 죄스러움에 함께 공유할 분들이 있을 듯해 소개를 한다.
해현재 연락처 : 010-2631-9584 장순복 화백
꾸러미 내용 : 장장가마에서 소성한 도자기류와 자연에서 채취한 먹거리들
꾸러미 가격 : 한 달에 1회 가격 10만원(신청 후 꾸러미를 받고 입금)
이 여인들, 본인이 가장 행복하다는 것을 알까?
요즈음 수원은 어디를 가나 마을만들기 사업이 한참이다. 그런 마을 르네상스사업은 허름했던 주거환경을 바꾸면서, 사람들의 삶의 질까지 바꾸어놓는 대단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그런 재미를 들인 주민들은 점차 마을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이 재미를 들였고, 그런 재미는 마을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고 있다.
“저희 연립은 참 낙후가 된 곳이죠, 아마도 지은 지가 30년은 되었을 거예요. 지난 해 마을만들기 사업을 하면서 시에서 지원을 받아 그림을 그리고 텃밭을 조성했어요. 사람들은 저마다 시간이 날 때 직접 참여를 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요. 이제 지난해에 이어 2년차인데 이렇게 변했어요.”
만석거와 영화정을 뒤로 두다
수원시 장안구 정조로 1051번 길 4에 해당하는 송도빌라. 몇 개동의 높지 않은 오래 묵은 다세대 주택이 자리하고 있다. 뒤편으로는 만석공원이 있고, 그 옆으로는 수원시 배드민턴 전용경기장이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소나무 숲 가까이에는 옛날 교귀정이었던 복원된 정자가 자리하고 있다.
‘만석거(萬石渠)’, 정조대왕이 수원 화성을 쌓으면서 정조19년인 1795년에 인공으로 축조한 저수지이다. 이 만석거로 인해 쌀 생산량이 1만석이나 늘어나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니, 정조대왕의 위민정책을 알만하다. 이 만석거는 일왕저수지, 교귀정방죽, 북지 등 많은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만석거 한편에는 1996년에 복원한 영화정이 있다. 영화정을 교귀정이라고도 부르는데, 이곳에서 화성유수 등이 서로 거북모양의 관인을 주고받던 데서 유래한다. 영화정을 지나면서 소나무의 멋진 늘어짐에 김탄을 하고 있는데, 다세대 주택 담장에 붙어 무엇인가를 열심히 그리고 있는 여인들이 몇 사람 보인다.
“우리 손으로 그리고, 우리 손으로 만들었어요.”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날이다. 시간이 오후 2시가 넘었으니 제일 더운 시간인데, 이 더위에 저 벽에 붙어서 무엇을 저리 그리고 있을까? 도로 한 편에 보니 물감 통들이 놓여있다.
“이곳에 사시는 분들이세요?”
“예”
“지금 무엇들을 그리고 계세요?”
“벽화 그리고 있어요.”
“덮지 않으세요?”
“더워요 많이”
대답은 그렇게 하면서 선 듯 벽에서 떨어지지를 않는다. 이 더위에 돈을 준다고 해도 그리기 쉽지 않을 텐데, 자신들이 살고 있는 이 낡은 건물을 아름답게 만든다고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한다.
“저 해바라기와 벽에 그림 보셨어요? 앞으로 돌아가면 더 좋은 그림들이 있어요.”
그 말을 듣고 앞쪽으로 돌아가 보았다. 다세대주택의 측변 벽면 가득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남녀노소가 손을 잡고 행복한 미소를 띠고 있다. 그리고 그 옆에는 ‘행복한 사람들’이라고 글씨를 써 놓았다. 보는 사람이 절로 행복해진다.
“이 연립주택이 너무 오래되었어요. 그래서 이렇게 이곳에 사시는 주부들이 시간이 날 때마다 벽에 그림을 그리고 텃밭도 조성했어요. 정말 예쁘죠?”
무엇이라고 대답을 할 것인가? 당연히 예쁘다고 대답을 한다. 그리고 이렇게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집을 아름답게 꾸미고 있는 이분들. ‘자신들이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인들’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는 것일까?
집이 넓고 좋은 아파트나, 넓은 전원주택에서 호화롭게 좋은 차타고, 좋은 옷 입고, 비싼 음식을 먹어야 잘 사는 것일까? 이분들을 보니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겠다. 오늘 무더위에 길을 걷다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운 여인들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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