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름철 보양식은 산양새싹삼 비빔밥

 

사람마다 여름을 이겨내는 방법이 다르다. 누구는 삼계탕이나 보신탕으로 여름을 이겨낸다고 한다. 또 누구는 물 맑고 시원한 계곡을 찾아가거나 바닷가를 찾아 피서를 하기도 한다. 생활에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해외로 나가 여행을 하면서 무더위를 파하기도 한다. 하지만 바닷가와 계곡, 혹은 해외에 나가서 두 달 이상 지속되는 더위를 피할 수는 없다.

 

결국 무더위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내 몸을 여름을 이겨낼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런 좋은 방법은 바로 내 몸을 튼튼하게 만들어 더위에 지치지 않고 견딜 수 있도록 만드는 방법이다. 내 몸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내 몸을 보호하는 보양식을 먹어야하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그마져 자유롭지 못하다.

 

 

 

여름이 되면 유난히 고통을 당하는 사람 중 한명이 바로 나란 생각이다. 이 무더위에도 현장을 쫒아 다니면서 취재를 해야 하는 직업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기자라는 직업이 그리 녹녹치가 않은 것이 시간과 장소를 내 마음대로 정할 수 없으니 내가 건강해야 그 모든 것을 취재하고 버텨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유난히 땀을 많이 흘리는 체질이기도 한 나로서는 사실 여름처럼 힘든 계절이 없다. 차라리 눈이 내리고 기온이 떨어진 겨울철이면 아직도 내복을 입지 않고 버티고 있기 때문에 그런대로 살만 하지만, 여름은 흐르는 땀을 주체할 수 없다. 하기에 여름이 되면 꼭 몇 번인가 건강을 위해 나만의 보양식을 먹는다.

 

 

 

우연히 먹어본 산양새싹삼 비빔밥에 빠져들다

 

남들처럼 삼계탕이나 보신탕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인 여름 보양식을 판매하는 전문식당을 찾아다니는 것조차 좋아하지 않는다. 더구나 화학조미료 등을 첨가한 음식을 먹고나면 이상하게 뒤탈이 생겨 식당이라는 곳도 잘 알고 있는 몇 집을 빼놓고는 찾아가지 않는다. 음식에 대해 까다롭지는 않지만 MSG 등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닭을 선호하지 않는 나로서는 여름이 되면 여기저기 삼계탕을 끓여 봉사하는 곳을 수없이 취재 다니고 있지만 선뜻 음식상에 달라붙어 음식을 먹지 못한다. 남이 정성껏 조리한 음식을 맛있게 먹지 못하는 것 또한 결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우연히 지인인 스님이 산에서 채취한 산삼 두세 뿌리를 준 것을 갖고 잎까지 넣어 비빔밥을 해먹었는데 그해는 더위에도 크게 힘들이지 않고 여름을 낫다.

 

그 뒤부터 직접 산을 다니기도 하고 지인에게 연락해 산양새싹삼 몇 뿌리를 받아 비빔밥을 해먹었더니 무더운 여름도 별반 어렵지 않게 넘어가곤 했다. 그것만이 아니라 혹한기에도 버틸만한 체질이 되었다는 점이다. 원래 몸에 열이 많아 산삼 한 뿌리를 먹고 혼이 난 적이 있는지라 산삼은 절대 입에도 대지 않는다. 다만 산에서 씨를 뿌려 키운 산양새싹삼은 탈이 없어 여름철이 되면 몇 번 비빔밥을 해먹는 것이 모두이다. 지인 한 사람은 이런 나를 보고 푸드 브르죠아라고 놀리기도 하지만 사실 알고보면 이렇게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이 삼계탕 한 마리 값보다 저렴하다는 것이다.

 

 

 

고추장과 참기름만 있으면 더 이상 필요없어

 

요즈음 혼밥족이라는 말이 있다. 혼자 밥을 먹는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다. 늘 혼밥족인 나는 모든 것을 편하게 해결해야 한다. 굳이 많은 찬의 종류를 차릴 필요도 없다. 새쌈삼과 참기름, 그리고 고추장만 있으면 훌륭한 비빔밥이 되기 때문이다. 조리법도 간단하다. 깨끗하게 세척한 산양새싹삼을 잎과 뿌리만 먹기 좋도록 잘라넣고 고추장 한 숟갈에 참기름을 조금 넣어 비비기만 하면 된다.

 

가장 짧은 시간에 힘들이지 않고 한 끼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여름이 되면 곧잘 비빔밥을 해먹는 편이다. 그것만 갖고는 부족하다 싶으면 잘 익은 열무김치나 오이지 정도만 갖고도 훌륭한 상이 마련된다. 그저 모든 것을 편하게 먹고 치우는 것이 생활하면서 몸에 익었기 때문인지, 여름 혹서기가 다가오면 몇 그릇 신양새싹삼 비빔밥으로 여름을 피하고는 한다. 큰돈들이지 않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은 여름철 보양식은 없을 듯하다.

 

지인이 산에 뿌려놓은 산양새싹삼을 채취하는 날이면 난 어김없이 비빔밥을 해먹는다. 올여름 유난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고 하는데 그런 날을 이겨내려면 아무래도 몇 그릇 더 비빔밥을 먹어두어야 할 듯하다. 잘 비벼 넣고 씹으면 새싹삼의 조금은 쓴 맛이 기분좋게 입안에 감돈다. 몇 뿌리만 갖고도 한 그릇을 비빌 수 있으니 이 또한 좋은 점이다. 올해도 난 삼계탕보다 싼 가격의 비빔밥 한 그릇으로 여름을 이겨낸다.

 

 

 

23일은 일 년 중 가장 덥다는 대서(大暑)이자 중복이다. 대서는 24절기 중 12번째 해당하는 절기로 이때가 되면 장마전선으로 비도 많이 오고 더위도 극에 달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음력절기에 맞추어 모든 일을 행하게 된다. 그래서인가 중복인 23일은 비도오고 날도 무던히 후텁지근하다.

 

사람들은 초복이나 중복이 되면 몸을 보할 수 있는 음식을 찾는다. 예전에는 보신(保身)을 할 수 있는 음식을 먹는다고 하여, 냇가 등으로 나가 불을 피워 커다란 보신용 동물을 잡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그만큼 건강을 위해서는 이것저것 가리지 않는 것이 우리의 식생활이기도 했다.

 

지금이야 동물보호 차원에서 많이 사라진 제철 풍습이긴 하지만, 아직도 복날이 되면 사람들은 그런 음식을 찾아 음식점으로 몰려든다. 복날에는 그저 땀을 비 오듯 흘려가며 음식을 먹어야 몸 안에 노폐물도 쏟아내고 건강해진다는 속설 때문이다. 그런 것을 보면 참으로 사람이란 것이 모질다는 생각을 한다.

 

 

 

구지뽕 백숙 한 그릇으로 만족해

 

어정 7, 동동 8이라고 했던가? 시골에서는 7월이 되면 세벌매기가 다 끝나고 잠시 농사일이 한가로움을 맞이하게 된다. 이때는 논에 나가 물꼬를 보고, 봄부터 사용한 호미 등 농기구를 잘 닦아 말려둔다. 하지만 8월은 다르다. 모든 농산물이 수확을 하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바쁜 일손을 빗대 부지깽이도 뛴다.’라고 표현을 했을까.

 

그만큼 많은 일을 해야 하는 것이 바로 8월이다. 8월에는 입추와 처서가 끼어있다. 즉 아무리 더워도 아침저녁으로 조금은 서늘한 바람이 불어온다. 가을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래서 복중에는 날씨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몸을 보하는 음식 한 그릇을 먹는가보다. 복날이 되면 영양가 높은 보양식을 먹는 집마다 사람들이 넘쳐나는 것도 몸을 건강하게 보해 다음 절기를 잘 맞이하기 위함이다.

 

 

 

지인들에게서 연락이 왔다. 용인시 이동면 서리에 있는 전문음식점에서 만나자고 한다. 이곳저곳에서 모인 사람들이니 그 중간 쯤 지역에서 만나는 것은 좋은데 과연 그 집의 음식은 어떤 것일까? 이것저것 음식이 나온 뒤에 끝에 나온 음식이 구지뽕 닭백숙이다. 구지뽕은 항암약초로 알려져 있는 식물이다.

 

구지뽕의 잎과 뿌리에는 항암억제력만 아니라 당뇨와 혈압 등 성인병애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혈액 중에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줄여주기 때문에 당뇨를 예방하고, 신장작용을 활발히 하여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한 뇌졸증 등 각종 성인병의 예방에도 탁월하다는 것이다.

 

 

 

요리대가가 만든 음식, 복달임 제대로 했네.

 

대개 초복과 중복, 말복 등에 먹는 음식을 복달임이라고 한다. 복달임은 일반적으로 개장국이나 삼계탕, 육개장 등 고기를 넣고 끓인 국을 의미한다. 예전 궁에서는 삼복이 되면 팥죽을 먹기도 했다. 팥죽은 더위를 쉽게 물리치고 병에 걸리지 않는다하여 삼복에 먹었던 음식이기도 하다.

 

<동의보감>에는 팥이 설사를 치유하고 열독을 다스리는데 효과가 있다고 했다. 즉 복중에 팥죽을 먹는 것은 더운 여름에 뜨거워지는 몸을 식히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동지에 먹는 시절음식이 팥죽으로 알고 있는데 말이다.

 

 

 

이날 용인시 이동면 백자로(서리) 156번길에 소재한 라는 음식점에서 구지뽕 잎과 줄기, 황기 등을 넣어 조리를 한 여 대표는 전국요리경연대화에서 수상을 한 전문가이다. 그림과 도자 등에도 상당한 조예가 있는 대표가 정성들여 조리를 해준 복달임 음식인 구지뽕 백숙 한 그릇. 시원한 냉채와 함께 먹는 그 맛이 일품이다.

 

더구나 냉채에 양념을 해서 조리를 한 족발을 얹어 먹는 맛이 가히 일품이다. 복을 맞아 좋은 음식을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좋은 사람들과 한 자리에 앉아 담소를 나누며 즐겁게 먹는 음식. 그것도 요리대가인 주인이 직접 조리를 해 내주는 구지뽕 백숙 한 그릇. 올 중복의 복달임은 정말 제대로 한 그릇 챙겼다고 생각이 든다.

 

 

가끔 여주나 이천의 지인 집을 가면 난 바로 신선이 된다. 항상 우리들이 일반적으로 먹는 음식이 아닌, 대단한 것을 먹기 때문이다. 주로 찬거리는 찾아간 집의 주변에서 해결을 한다. 100% 무공해 채소들을 이용하여 쌈을 싸고 조미료를 일체 집어넣지 않은 반찬을 만들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소주를 그냥 마시는 법이 거의 없다. 연잎 하나를 따서 연잎주를 만들어 마시기 때문이다. 연잎 줄기를 자른 후 그 줄기를 소주병에 꽂아두거나, 이의 중앙부에 구멍을 내서 줄기로 술이 흘러 밑으로 떨어지게 만드는 것이 바로 연잎주이다. 그렇게 술을 만들면 술이 일반 소주보다 더 연해지고 거의 소주 특유의 냄새가 나질 않는다.

 

 

 

 

 

좋은 먹거리로 차린 밥상

 

요즈음은 집밥이나 그 외에 삼시세끼 등이 인기이다. TV에서는 먹거리에 관한 프로그램이 많이 생겼다. 그 나름대로 모든 프로가 인기가 있다. 사람이 먹지 않고는 살아갈 수가 없는 것이고 보면, 자연 이런 먹거리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 수밖에 없다. 하기에 요즈음 세프라고 부르는 요리사들이 부쩍 인가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내가 찾아가는 지인들의 음식은 그것과는 전혀 무관하다. 아무나 먹을 수 있는 음식과 술이 아니라, 그 자리에 모인 몇몇 사람들만이 먹을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음식들을 가르쳐 흔히 신선이 먹는 음식이라고 한다. 그만큼 독특한 음식을 준비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누구나 먹을 수 없다는 산삼백숙과 더덕백숙은 물론 한방오리십전대보탕에 주변에서 채취한 더덕 잎과 민들레 잎, 그리고 고소 등 향기가 짙은 채소를 갖고 밥을 비비거나 쌈을 싸먹기 때문이다.

 

 

 

 

푸짐한 상에 연잎주까지 한 잔

 

29일 일요일. 장작가마에 불을 지핀다고 해서 찾아간 이천시 백사면 도립리에 소재한 우연요. 심인구 대표의 연락을 받고 아침 일찍 이천으로 향했다. 벌겋게 불길을 내뿜고 있는 가마 곁에 서 있는 것도 버거운 날씨이다. 가만히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히는 날에 가마에 불을 땐다니, 이건 말이 되지 읺는다.

 

그렇게 많은 땀을 흘렸으니 당연히 영양보충을 해야 할 것 아닌가? 심인구 대표의 제자 한 분이 식당을 하고 있는데 그곳에서 토종 오리를 갖고 한방오리백숙을 만들아 왔다. 오르를 먼저 건저 먹고 난 뒤 그 국물에 찹쌀을 넣어 죽을 끓이고, 김치며 주변에서 채취한 상추, 고소, 더덕, 미나리 잎 등을 갖고 쌈을 싸 먹기로 했다.

 

 

 

 

그 뿐인가? 춤꾼들이 온다고 해서 이것저것 찬을 준비한 후 상을 차렸다. 이 상에 차려진 된장과 고추장이 또 일품이다. 된장은 바닷물로 메주를 쓴 것으로 나트륨이 거의 없다. 고추장도 일반적으로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고추장이다. 거기다가 씨고추장이라고 한다.

 

연잎주까지 한 잔 곁들였으니 이것이 어찌 신선의 밥상이 아니겠는가? 러시아와 남아공에서 온 여인들까지 연잎주가 맛이 있다고 하니, 금상첨화가 아닐까? 연잎주 만드는 과정을 보면서 즐거워하는 사람들. 바로 곁에는 1000도가 넘는 가마가 이글거리고 있지만, 상을 만나는 기분이야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세상 다 이렇게 사는 것이란 생각이다.

 

 

단오는 더위를 이기는 음식을 먹는 날

 

오늘은 음력으로 55일이다. 이 날을 우리말로는 수릿날이라고 하며 단오(端午)’ 혹은 천중절(天中節)’이라고도 한다. 우리 민족은 이 날을 4대 명절 중 하루로 꼽았다, 경기도의 각 지역에서는 단오다례(端午茶禮)’라고 하여 아침 일찍 일어나 여러 가지 음식을 장만하여 가묘(家廟)에 제사를 올렸다.

 

또한 남녀가 모두 모여 옷을 정갈하게 차려입고 가족이 모여 하루를 보낸다. 단오를 수릿날이라고 하는 것은 <경국잡지(京國雜誌)><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거의 같은 기록이 보이는데, 단오를 속명에 무의일(戊衣日)’이라고 하며 무의는 우리말로 ()’로 수레의 뜻이다.

 

이날 민가에서는 쑥 잎을 찧어 팥가루를 넣고 푸른빛이 나게 하여 수레바퀴 형상으로 둥근 떡을 만들어 먹었다. 그런 떡으로 인해 수릿날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경도잡지에는 端午俗名 無衣日, 無衣者來語車也是日이라 해서 단오라는 명칭이 수릿날에서 비롯했음을 밝히고 있다. 또한 동국세시기에도 같은 기록이 보인다.

 

 

 

창포로 머리를 감는 날인 단오

 

단오(端午)()’는 숫자 ()’와 상통하는 글자이며 55일은 기수(奇數)로 중국에서는 이날을 양수가 겹치는 날로 보기 때문에, 이렇게 양수가 겹치는 날을 대개 명절로 삼았다. 이 날을 천중절이라 함은 일 년 중 태양이 하늘의 한 가운데 위치하기 때문에 양기가 왕성한 날이라고 해서 붙인 명칭이다.

 

단오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중국과 일본 등에서도 이 날을 명절로 삼았다. 우리나라에서는 단오에 대한 의미를 남다르게 해석하는데, 단오가 되면 파종이 모두 끝나게 되므로 이날 농사를 짓느라 힘을 쓴 일꾼들을 위해 단오씨름판을 벌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기록에 보면 씨름은 고려 때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그 역사가 오래임을 알 수 있다.

 

단오절에는 논두렁 등에 나는 창포를 뿌리 채 뽑아다가 삶아서 그 물에 머리를 감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여자가 머리에 숱이 많고 길며 윤기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삼단 같은 머리란 바로 그런 아름다운 머리를 비유한 말이다. 단오절에 창포로 머리를 감으며 머리카락이 윤기가 돌고 빠지지 않는다고 한다. 이날 창포뿌리로 비녀를 만들어 머리에 꽂았는데 이를 딘오장(端午粧)’이라고 했다.

 

 

 

더위를 이기는 음식을 먹는 날

 

단오가 지나면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다. 하기에 이 날은 수리떡, 쑥덕, 창포주 등을 즐겨 먹었다. 이날 만드는 쑥떡을 쑥범이라 부르는데, 궁중에서 쑥을 이용해 호랑이를 닮은 떡을 만들어 대신들에게 나누어 주면 그 떡을 머리에 얹었다. 이는 호랑이가 동물 중에 으뜸이므로 그 형상을 머리에 얹어 잡귀를 물리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시골에서는 단오절에 들에 나가 쑥과 익모초 등을 뜯어다가 대문에 걸어 놓는다. 단오날 오시(오전 11~ 오후 1)에 쑥을 뜯어다가 말려 한약재로 사용하기도 했다. 소를 키우는 집에서는 소가 새끼를 낳을 때 난산이면 이 쑥을 소 등에 얹고 문지르면, 순산을 한다는 속설이 있다.

 

 

 

단오를 전후 해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는데, 이는 여름철 더위를 이기기 위함이다. 19일 저녁 몇 사람이 한 자리에 모였다. 단오절을 맞이해 백숙을 먹는 자리이다. 마침 한 사람이 생일을 맞이해 겸사겸사 모인자리이기도 하다. 그 곳에 모인 사람들은 그것이 단오음식이라는 것은 모르고 있다. 그 또한 대접을 하는 사람의 즐거움이 아니던가?

 

늘 단오 때가 되면 산삼 몇 뿌리는 넣은 토종닭 백숙을 사람들을 모아 함께 즐긴다. 하지만 요즈음 누가 세시절기(歲時節氣)를 지키고 있을까? 괜히 그런 말을 하면 시대에 뒤쳐진 사람으로 매도당하기 일쑤이니 밀이다. 그저 핑계 삼아 모인 자리지만 나는 항상 그렇게 준비를 한다. 명색이 우리 민속을 찾아다니는 사람이 아니던가? 오늘은 멀리 답사나 다녀와야겠다.

 

 

민물새우 매운탕 맛과 분위기 다 일품

 

늘 이야기 하는 것이지만 답사를 하는 날은 식사를 제 시간에 맞출 수가 없다. 한 곳이라도 더 돌아보아야 하고 한 가지 문화재라도 더 만나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늦은 시간에 밥을 먹다보면 맛을 느끼기보다는 허기진 배를 채우기에 바쁘다. 그런데 그런 허기진 배를 달래가며 음미를 할 수 있는 음식을 만났다고 하면 그 또한 행복이다.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어비리는 지금은 이동저수지를 끼고 있는 곳이다. ‘어비(魚肥)’라는 말은 물고기가 살찐다는 뜻이다. 이 저수지가 있는 곳이 예전에는 논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비리라고 했다는 것이다. 선조들은 이미 이곳에 물이 고이고, 물고기가 자랄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니 어찌 놀랍지 아니한가.

 

 

 

 

저수지가 보이는 창가에 앉아

 

이동면 어비리 978에는 미락이라는 식당이 있다. 매운탕 전문점인데 가끔 이곳을 지날 때면 이곳에 들려 민물새우 매운탕을 먹고는 했다. 이동저수지에서 잡은 민물새우를 이용해 매운탕을 끓인다고 한다. 미락은 이층에 자리하고 있어 창가에 앉으면 저수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여 조망이 좋은 곳이다.

 

오후 3시가 다 되어서야 늦은 점심을 먹으려고 들어섰다. 먼저 작은 사각진 그릇에 반찬을 내다 놓는다. 이 집은 모든 반찬을 직접 조리를 하는 집이다. 깨끗한 접시에 놓인 반찬들이 정갈하다. 그리고 사리를 함께 내어 놓는다, 민물새우매운탕은 2인분은 30,0003인분은 40,000원을 받는다.

 

불에 올려놓은 매운탕이 끓기 시작한다. 매운탕에는 민물새우를 비롯해 버섯과 올갱이, 그리고 수제비까지 떼 넣었다. 끓여낸 매운탕은 바로 먹을 수 있어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다. 밥은 조밥을 갖다 주는데 그 또한 매운탕 국물에 말아먹으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입구를 들어서면서부터 기분 좋은 곳

 

미락은 어비1리 도로변 이층에 자리하고 있다. 미락 조금 못미처에는 동도사라는 절이 있어 찾아가기도 편하다. 장서교차로에서 306번 지방도를 이용하면 된다. 이 집은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부터 사람을 기분좋게 만들어주는 집이다. 양편으로 온갖 아름다운 화초들이 계단까지 이어져 있어 흡사 꽃밭을 들어가는 듯하다.

 

난 음식을 먹으로 식당을 가면 우선 기본적인 사진촬영을 먼저 한다. 그리고 나서 내가 만족하면 소개를 해주고 그렇지 않으면 바로 사진을 삭제시켜 버린다. 전국을 답사하면서 수없이 많은 식당의 음식들을 촬영했지만 그중 소개를 한 곳은 극히 일부이다. 그만큼 까다롭게 음식 맛을 본다.

 

 

 

 

 

물론 내가 맛있다고 해도 일부 사람들은 맛이 없을 수도 있다. 그것은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화학조미료(MSG)를 거의 먹지 않는 내 입맛이 딴 사람들에게는 텁텁하고 맛이 없을 수도 있다. 하기에 맛집 소개는 늘 조심스럽다. 그리고 맛집 전문 블로그들처럼 많은 사진을 촬영하지도 않는다.

 

그저 내가 음식을 먹을 때 몇장 찍어놓는 것이 다이기 때문이다. 음식을 앞에 놓고 사진을 찍어대는 것도 반갑지 않지만 행여 주인이 걱정이라도 할까봐 조심해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락은 언젠가 꼭 한번 소개하고 싶었던 집이다. 전날 과음이라고 했다면 속풀이로도 적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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