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시에서 59번 도로를 따라 김룡사 방향으로 가다가 보면 문경시 산북면 이곡리라는 마을을 만나게 된다. 고갯길을 넘어서 내려가다가 보니 다리를 건너 삼거리가 나오고, 그 전 좌측에 정자가 서 있다. 주변은 숲이 울창하고 정자의 앞과 옆으로는 내가 흐르고 있다.


지금은 도로가 발달하는 바람에 이 정자의 운치가 감소되었겠지만, 예전에는 나름대로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차에서 내려 내를 건너 정자 가까이 다가갔다. 정자 앞면에 붙인 현판에는 <석문정(石門亭)>이라고 적혀있다.



구곡원림에 서 있는 정자

문경의 구곡원림 가운데 하나인 ‘석문구곡’은 아름다운 경치를 지니고 있는 곳을 말한다. 그 중에서 가장 마지막인 제9곡은 도화동을 뜻하며 석문구곡의 옛 지명은 ‘문경 대도촌 아천 상류’라고 일컬었다고 한다. 이 아천 상류가 바로 현재 문경시 산북면 이곡리 일원이라는 것이다.


내를 건너 석문정으로 돌아가는 길에 커다란 석비 한기가 서 있다. <이곡마을 숲>이라고 적힌 석비 앞으로는 맑은 냇물이 소리를 내고 흐르고 있다. 숲과 암벽이 어우러진 냇가는 일품이다. 정자로 올라가니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지어진 정자는 규모는 크지 않으나 나름대로 운치가 있다.





정자는 비탈진 경사면에 지어 앞쪽으로는 밑기둥을 세워 올려놓았다. 높은 난간을 두르고 두 칸의 방을 마련했다. 방 앞과 옆면에는 누마루를 깔았으며, 팔작지붕으로 멋을 더했다. 정자 안에는 중수기를 비롯해 두어 개의 게판이 걸려있다.


길손 잃은 정자

방은 온돌을 놓을 것을 보니 정자는 사시사철 주인에 의해 이용이 되었을 것이다. 주변 경관으로 보나 정자의 형태로 보나 꽤 세월이 흐른 것 같은데, 아무런 설명을 한 간판이 서 있지 않다. 문경시 홈페이지에 들어가 찾아보아도 자료가 나오지를 않는다. 결국은 문화재로 지정을 받지 못해 이렇게 방치를 한 것이려니 생각하니, 조금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예전에는 이곳을 찾은 많은 사람들이 시 한수라도 읊었을만한 곳이다. 그런데 주인 잃은 정자 석문정은 찾아드는 길손도 없는 것일까? 정자 한 동을 지으려면 많은 예산이 들어야 하거늘, 이렇게 좋은 풍광에 자리한 정자가 점점 퇴락되어 간다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 처음 이 정자의 주인은 석문정을 짓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였을까? 단청도 되지 않은 정자는 그 나름대로 단아한 멋을 지니고 있건만, 이제는 시인도 나그네도 찾아들지 않는 것만 같다.


많은 사람들은 문화재로 지정이 된 것에만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곳에는 이러한 정자 하나쯤은 반드시 있었다. 문화재로 지정을 받지 못한 많은 정자와 누각들이 망가져 가고 있는 현실이 마음이 아프다. 오늘 석문정은 그렇게 길손마저 끊긴 채 외로이 서 있다.


이 곳에는 이런 내용들이 있습니다. 이 내용들은 2009년부터 '오마이뉴스'에 게재되었던 300 여개의 기사를 옮겨놓는 것으로 시작하여, 답사를 하면서 만나게 되는 이야기를 적어가려고 합니다.

정자기행
'바람 정자 위에 불다'는 전국에 산재해 있는 수많은 정자들을 둘러보면서 적은 글입니다. 정자에 얽힌 이야기와 나그네가 정자를 보고 느낀 것들을 적는 곳입니다.

고택답사
'고택을 따라 나서다'는
중요민속자료, 문화재자료와 비지정인 옛 고택들을 둘러보면서 그 안에 내재된 이야기를 끌어내고 있습니다. 고택답사는 사람이 거주하지 않는 곳은 거의가 잠겨있고,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은 마음대로 돌아볼 수가 없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런 점을 감안해 주시기 바랍니다.

마애불답사
'천년 마애불의 미소'는
마애불을 따로 모았습니다. 마애불은 거대한 암벽 등에 조각한 불상을 말합니다. 대개는 선각이나 돋을새김을 하는 마애불은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노력을 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선조들의 한 없는 마음을 읽을 수가 있습니다. 

천연기념물
'천년세월 그 자리에'는 천연기념물과  기념물, 고목 등을 모은 곳입니다. 답사를 다니면서 만나게 되는 천연기념물에 대한 생각이나 모습 등을 담았습니다.

유형문화재
'기억해야 할 것들이'는
석불, 석탑, 부도, 석교, 석실, 선돌, 고인돌, 동종 등 문화재 등을 다루는 곳입니다. 수많은 문화재들을 일일이 구분을 지을 수가 없어서 이 곳에 모았습니다. 

역사의 흔적
'걸어도 매번 그 자리'에는
절집, 사지, 향교, 서원, 성곽 등의 답사내용입니다. 때로는 그러한 것들 하나가 더욱 재미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어디를 가나 만날 수 있는 곳,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나를 봅니다.

풍물이야기
'이런 것도 있었다네'는
예전 우리 생활 속에 있던 사물을 현대에 새롭게 만나보는 것입니다. 아스라히 잊혀져 가는 정겨운 모습들입니다. 옛 풍물을 비롯해 장승, 당집, 살아가는데 필요했던 놀이나 도구 등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사람사는 이야기
'사람이 사는 세상사'는
사람들을 만나서 보고 들은 것을 적는 곳입니다. 이 곳은 '여주 5일장' 책을 쓰기 위해 9개월 동안 여주장을 돌아보면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와, 앞으로 만나게 될 사람들의 이야기를 적는 곳입니다. 때로는 애환도 있고, 때로는 진한 고통이 있기도 하지만 사람사는 세상이 다 그렇다는 생각입니다.

지역축제
'가보자 축제 한마당'은
지역의 축제를 돌아보면서 그 모습들을 올리는 곳입니다. 그저 즐거운 모습만이 아닌 지역축제의 문제점들을 함께 다룰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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