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 동안 쇠를 다루면 산 정대봉 대장장이

 

수원시 팔달구 지동시장은 요즈음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러나 바로 곁에는 이름이 없어 무명시장이라고 호탕하게 웃는 장사꾼이 있는 시장이 있다. 점포라야 한 30여 곳. 그 중에는 문을 닫은 지가 오래인 상점도 있다. 지동시장에서 남수문 곁으로 터진 성 밑을 지나게 되면 만나게 되는 골목시장. 이곳은 남수동에 속한다.

 

327일 오후에 시장구경에 나섰다. 수원천 옆에 자리한 수원사라는 절집 담을 끼고 몇 개의 노점상이 줄지어 있고, 그 앞쪽으로 소망세광교회 앞으로 이어진 골목으로 점포들이 있다. 한가한 듯 한편에선 문 닫힌 점포 앞에서 윷놀이들도 하고 있다. 인구 120만의 대도시 수원에, 이렇게 한적한 시골의 장거리 같은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시장 이름이 없어. 그냥 무명시장이랄까!”

 

시장 안으로 들어서면 그래도 있을 것은 다 있다. 생선가게며 과일상회, 야채, 신발가게, 기름집에 옷 수선집도 있다. 허름한 식당도 있고, 열쇠집도 있다. 그야말로 어느 작은 면단위의 장거리 풍경이 그대로 남아있다. 하지만 이곳의 백미는 일방통행 길가에 있는 1960대의 점포들이다. 대장간, 솜틀집, 국수집들이 나란히 옛 간판을 간직한 채 자리하기 때문이다. 장을 느릿하게 걸으면서 구경을 한다.

 

이 장 이름이 무엇인지 아세요?”

이 장 모르지 이름이 없어. 그냥 무명장이라고 불러

무명장요?”

이름이 없으니 무명장이지

 

 

호탕하게 웃는 웃음을 뒤로하고 골목길을 빠져나온다. 대장간 앞으로 가니, 마침 시뻘겋게 불을 지피고 한창 쇠를 달굼질 하고 있다. 몇 번이고 달굼질을 하고 물에 집어넣기를 반복한다. 가게 앞에 서 있는 손님에게 무엇을 만드느냐고 물었더니, 자신이 산에 약초를 캘 때 쓰려고 주문을 했더니 호파라고 부른단다. 괭이처럼 캐는 것이 아니고 식물 밑으로 집어 넣어 그대로 떠 올릴 때 사용하는 도구라는 것.

 

70명 직원을 거느렸던 정대봉 장인

 

간판에는 붉은 글씨로 동래철공소라고 쓰여 있다. 화덕에는 뻘건 불이 연신 불꽃을 뱉어낸다. 올해 62세라고 밝히는 대장장이 정대봉씨. 이곳에 와서 풀무질을 한지 벌써 15년째란다. 원래 이 집은 처삼촌인 고 김달봉이 40여 년간 운영을 하던 철공소였다. 그것을 회사를 그만두고 난 뒤 본인이 맡아서 한다는 것.

 

 

저요 한 때는 부하직원을 70명이나 거느렸었죠. 용인 풍덕천 쪽에 있는 회사에 공장장이었는데, 일본도 자주 다녔고요. 그때 제 월급이 350만원에 공장장 수당 30만원을 더 받았어요. 그리고 차도 한 대 내주고요

그런데 왜 그만두셨어요.”

그곳에 물류창고가 들어왔거든요. 그 때는 좋았죠. 그래도 할 일은 다했죠. 아들 둘 다 대학 보내고 장가보내면서 아파트 한 채씩은 해주었으니까요. 원래 제가 눈썰미가 있고, 손재주가 있었나 봐요. 일본에서 기계를 들여와 세 번만 분해하면 바로 다 조작을 했거든요

 

초등학교 밖에 졸업하지 못했지만 공장에 들어가 공장장이 쇠를 다루는 것을 보고, 남들보다 먼저 실습을 마쳤단다. 남들보다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일을 한 덕분에 초등학교 졸업을 한 사람이 공장장까지 되었다는 것이다.

 

 

저 그래도요. TV에도 여러 번 나오고, 신문에도 자주 났어요. 인터넷 검색하면 다 나와요

 

담배 한 대를 피워 물고 눈을 지그시 감는다. 아마 지난 세월이 생각나는가 보다. 요즈음은 직접 찾아와 주문을 하는 사람들이 생겨서 단골들 때문에 열심을 낸다고 한다.

 

항상 부지런함이 몸에 밴 대장장이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은 날은 하루 종일 서 있어요. 아침 7시에 문을 열고 저녁 7시에 문을 닫죠. 음식점의 칼, 미장용 가위, 농사꾼의 낫, 심지어는 무속인들의 작두까지 만들어 보았다죠. 아마 나만큼 그동안 쇠를 많이 다룬 사람도 흔치 않을 겁니다.”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재미있느냐는 물음에 재미없었으면 이 날까지 쇠를 다루고 있겠느냐고 하면서, 지금도 오라는 곳이 있다고 한다. 50년 동안 자리를 지킨 동래철공소. 그리고 그곳에서 2대를 물리며 15년간 쇠를 다룬 대장장이 정대봉씨. 50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철공소의 모습에서, 옛 기억 하나를 끄집어낸다.

23() 수원시 광교저수지 아래 광교공원에서는 아침 10시부터 물의 날 행사가 열렸다. 원래 세계 물의 날은 322일이지만, 수원에서는 토요일인 23일에 연 것이다. 이날 많은 사람들이 행사장에 몰려들어 물의 중요성과, 물 부족 국가인 우리나라에서의 물을 아끼는 법 등을 깨우치는 소중한 행사를 연 것이다.

 

물의 날 기념식을 마치고 난 뒤, 광교산에 있는 수원천의 발원지를 찾은 기념식도 함께 가졌다. 사실 수원에서는 수원천의 의미가 남다르다. 그것은 정조대왕이 화성을 축성하면서 수원천을 화성 안으로 흐르게 축성을 했는가 하면, 수원펀 가까이인 팔달산에는 선사시대의 묘인 지석묘가 집단으로 발견이 되어, 아주 오래전부터 수원천 인근에 취락이 형성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19번이나 찾아 헤맨 수원천의 발원지

 

수원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난 수원천의 발원지를 찾아 19번이나 광교산을 뒤지고 다녔다. 발원지를 찾을 때는 주로 건기인 눈이 내리지 않은 한 겨울이거나 4월과 7~8월을 이용한다. 그때 물이 부족한 하천들은 대다수가 말라버리기 때문이다. 한 여름이라고 해도 비가 많이 올 때는 피해야 한다. 땅 속에 스며들었던 물들이 흐르기 때문이다.

 

산에 오를 때는 물과 김밥 등을 넉넉히 준비해서 오른다. 하루 종일 8시간 이상을 산을 뒤지고 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는 설날에 올랐다가 곤욕을 치루기도 했다. 식당 등이 다 쉬는 날이라 떡국의 국물을 빼고 가져갔는데, 날이 추운지라 떡국이 얼어버려 결국 얼음떡국을 한 겨울에 야외에서 먹기도 했으니.

 

 

발원지의 조건은 이렇다.

 

수원천의 발원지를 찾아다닌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서이다. 몇 년 동안 우리나라의 강이나 하천의 발원지를 찾아보았기 때문이다.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 금강의 발원지인 뜬봉샘, 낙동강의 발원지 황지, 그리고 섬진강의 발원지인 데미샘 등, 강과 하천의 발원지만도 꽤 많이 찾아보았다.

 

4대강의 발원지를 찾아다니면서 웃지 못 할 일도 많았다.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를 찾았을 때는 눈이 수북이 쌓여 있을 때였다. 눈길에 몇 번이나 미끄러져 넘어졌는지 모른다. 데미샘은 꽤 많이 걸어야 한다. 한 여름에 찾아가는 길에 미쳐 물을 준비하지 못했다. 팔공산의 천상데미(해발 1,080m) 바로 아래에 있는 데미샘. 목이 말라 남들이 고로쇠물을 받는 것을 조금 마시다가 혼이 나기도.

 

 

금강의 발원지인 뜬봉샘을 찾은 것은 밤 11시 경이었다. 9시가 넘어 찾기 시작하다가 2시간 이상을 처음으로 찾아간 길에서 헤매기도 했으니, 그 고생은 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가 없다. 인적 없는 밤의 산길을 왜 그리도 겁이 나던지. 그렇게 발원지를 찾아다니면서 나름대로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하였다.

 

1. 반드시 용천수일 것

모든 발원지들이 갖는 조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물이 여기저기서 스며들어 모이는 것이 아니라, 샘솟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용천수라고 한다. 용천수란 그야말로 그곳에서 샘이 솟아야 한다는 것. 용천수라는 명칭도 물이 솟다가 보면 수면보다 위로 솟는 모습이 용과 같다고 하여 부친 이름이다. 아니면 반드시 기포가 생겨야 한다. 기포가 없으면 주변의 지하에 있던 물이 고여 드는 것이다. 그것은 발원지가 아니다.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의 경우 검룡소 옆으로 더 큰 물줄기가 위에서 흐른다. 그러나 그 물은 솟는 물이 아니라 모여들어 흐르는 물이기 때문에, 더 높은 곳에 있어도 발원지가 되지 못한다.

 

2, 365일 마르지 않을 것

발원지의 조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365일 일 년 내내 마르지 않아야 한다. 어느 한 순간도 마르면 이것은 발원지가 될 수가 없다. 발원지를 찾을 때 건기를 이용하는 것은 바로 이런 마르지 않는 물줄기를 찾기 위해서이다.

 

3. 반드시 지표로 흐를 것

발원지에서 솟은 물이 흐르다가 어느 장소에서 지하로 스며들어 끊어진다면 그 또한 발원지가 될 수 없다. 발원지의 물들은 아무리 작은 물줄기라고 해도 반드시 지표를 흐르면서 주변의 물은 합해 큰 줄기가 되기 때문이다. 섬진강의 발원지인 데미샘의 경우 옹달샘 정도이지만 그 물은 계속 지표를 흐르면서 주변의 물을 합해 물줄기가 커지게 된다. 발원지에서 솟아난 용천수가 흐르면서 잠시라도 땅 속으로 스며들어 사라진다면, 그것은 이미 발원지의 조건이 될 수가 없다.

 

 

4. 가장 멀고 가장 높을 것

발원지가 갖는 조건 중 하나는 바로 가장 높고, 가장 멀어야 한다는 것이다. 위에 조건을 다 갖추고 있는 물이 솟는 장소 중에서 가장 높고, 가장 길어야 발원지의 조건을 갖추게 된다.

 

물의 발원지를 찾는다는 것은 조심스럽다. 모든 생물의 생명의 근원이 되는 곳이 바로 강이나 하천의 발원지이기 때문이다. 한 겨울에 찾은 검룡소 주변에는 눈 위에 수없이 많은 동물들의 발자국이 찍혀있었다. 바로 생명들이 그 처음의 물을 먹기 위함이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물의 발원지가 소중할 수밖에 없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사적 제3호인 수원화성. 요즈음 화성에는 주말과 휴일이 되면 몸살을 앓고 있다. 바로 KBS-2TV의 리얼 버라이어티 ‘12-등잔 밑이 어둡다편이 방송이 되고 난 후에 일이다. 전국의 많은 사람들이 앞 다투어 수원으로 몰려든다. 그리고 그들은 화성을 돌아보며, 12일의 추억에 젖는다.

 

이들이 화성을 돌아보면서 가장 즐겨 찾는 곳은, 바로 12일의 멤버들이 찾았던 곳이다. 그러나 정작 수원 화성을 제대로 즐기기에는 무리한 코스이다. 10년이라는 세월동안 틈만 나면 찾았던 화성. 안과 밖으로 돌아본 화성은, 방법에 따라 계절에 따라 제대로 즐기는 법이 따로 있다. 그동안의 경험에 의해 수원 화성을 백배로 즐기는 법을 소개한다.

 

 

 

어떻게 하면 제대로 화성을 즐길 수가 있을까?

 

사실 수원 화성을 한 번에 다 돌아본다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더구나 자녀들과 함께 찾아왔다면 더더욱 그러하다. 수원 화성을 100배로 즐기는 방법은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까? 우선 화성을 대번에 바람 지나 듯 획 지나간다면, 그것은 화성에 대해서 무지라고 생각한다.

 

화성은 그냥 일반적인 성이 아니다. <화성성역의궤>에 기록된 것을 보면, 기록과 정조대왕의 애민(愛民), 과학적인 방법, 자연친화적인 조형물 등, 우리나라의 축성 중에서 가장 뛰어난 거대한 자연친화적 조형물이기 때문이다. 그런 화성을 곳곳을 곱씹으면서 100배로 즐기며 돌아본다는 것은, 어쩌면 내 가족에게 그리고 아이들에게 100배로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100배로 즐기면서 화성을 둘러보자

 

(1코스)

연무대에서 국궁체험 후 출발(화성열차 탑승) - 성신사 하차 - 오솔길로 서장대 오름 - 성안 길로 장안문까지 이동(화서문에서 장안문까지는 화성열차를 이용시 성밖의 경치 관람함) - 장안문에서 성 밖의 길로 방화수류정 옆 북암문까지 이동 - 북암문을 이용 성 안으로 들어와 수원천을 따라 걸음 - 화성박물관을 돌아본 후 재래시장 탐방 - 지동벽화길 구경(소요시간 3시간 30. 천천히 아이들과 함께 거닐면 4시간 소요)

 

() 1코스는 현재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을 하고 있는 코스로, 국궁체험과 화성열차는 주말과 휴일에 관람객이 한꺼번에 몰릴 시 체험이 어려울 수도 있음.

 

 

 

(2코스)

장안문 출발 - 성안으로 화서문까지 이동 - 보물인 화서문을 둘러본 후 화령전 앞을 지나 행궁으로 이동 - 행궁 정문인 신풍루 앞에서 무예24기 관람(무예 24기 시범은 오전 11시와 오후 3시 두 차례 이루어지기 때문에 1시간 전에 장안문에서 출발해야 함) - 행궁 구경과 체험하기 - 공방길 구경 - 팔달문을 거쳐 재래시장 구경 - 남수문에서 성안으로 들어가 창룡문까지 이동 - 연무대 국궁체험(소요시간 3시간)

 

() 2코스는 화서문에서 행궁으로 이동할 때 만나게 되는 행궁동 일원에서 9월 한 달 동안 세계 최초로 생태교통 수원2013’이 열린다. 이때 자녀들과 함께하기를 권한다. 생태가 살아있는 마을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생태마을을 돌아본다면 관람시간은 1시간 정도가 추가로 필요하다.

 

 

 

(3코스)

팔달산 남쪽 중앙도서관 출발 - 오솔길을 걸어 산으로 오르면서 지석묘군과 부석소 관람 - 용도 끝의 외곽인 화양루 상 밖에서 서편으로 난 길을 이용해 서삼치까지 이동(이 길은 소나무 숲이 정말 좋다) - 관광안내소에서 성안으로 이동 - 우측으로 걸어 서남암문으로 들어가 용도 걷기 - 서남암문으로 뒤돌아 나와 팔달문 쪽으로 이동하기 - 팔달문 관광안내소에서 공방길을 따라 행궁으로 이동 - 무예24기 관람과 행궁 둘러보기 - 화성박물관 관람 - 수원천 - 재래시장 구경(소요시간 3시간)

 

() 3코스 역시 무예 24기를 관람하는 시간이 있어 시범시간인 오전 11와 오후 3시 공연 1시간 30분 전에 중앙도서관을 출발해야 함. 재래시장에서 먹거리를 즐긴 후 지동 벽화길 관람을 하면 더 바람직하다.

 

 

사실 화성을 돌아본다는 것은 일괄적이지 않다. 그것은 화성이라는 친자연적인 거대한 조형물이 계절에 따라 그 멋스러움을 달리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위와 같은 코스로 즐긴다면 남들과는 다른 화성을 만날 수가 있다. 화성과 행궁, 박믈관과 재래시장, 벽화길과 노을빛 전망대. 이 모든 것이 하나로 어우러져 딴 곳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재미를 주는 곳이 수원 화성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세상을 살다가 보면 가끔은 팍팍할 때가 있습니다. 더욱 주변에 함께 하는 사람이 없는데, 몸이 아프다거나 비가 부슬부슬 오는 날이면 무엇인가 모를 허전함도 생겨나고요. 그런 날은 괜히 누군가 해질녘이 되면, 전화라도 걸어 한잔하자고 하기를 기다리기도 합니다. 바로 어제 같은 날이 그런 날이죠.

 

마침 전화가 한통 왔습니다. 날도 꾸무럭한데 막걸리나 한 잔 하자고요. 예전에는 막거리를 잘 마시지 않았지만, 요즈음은 아주 좋은 막걸리에 푹 빠져 있습니다. 이 막걸리를 아무데서나 팔지 않는다는 것이, 좀 불편하지는 하지만요. 대충 정리를 하고 만나기로 한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갖은 양념에 한 냄비 가득한 도루묵 찌개가 단돈 만원입니다

 

항상 정갈한 찬이 마음에 들어

 

수원천 변 화성박물관 길 건너편에 있는 ‘소머리국밥’집은 제가 가장 자주 가는 곳 중 한 곳입니다. 우선은 이 집 주인은 항상 손님들을 반갑게 맞이합니다. 그리고 음식솜씨가 또 일품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이집의 밑반찬은 모든 것을 직접 만듭니다. 그리고 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런 것도 물론 다 좋지만, 이 집을 가는 이유는 다른데 있습니다. 우리가 즐겨 마시는 좋은 막걸리가 있고, 안주 값이 딴 곳에 비해 아주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한 달에 몇 번을 가보아도 늘 정갈한 음식에 싼 가격, 술을 가볍게 한 잔 하고 싶을 때는 참 부담이 없는 집이기 때문입니다.

 

 이 집의 정갈한 밑반찬(위)과 서비스로 내주는 소머리국입니다. 소머리국에는 수육이 가득합니다

 

착한 가격에 먹을 수 있는 계절별 음식

 

수원시 팔달구 남수동 71 -1 에 소재한 ‘소머리국밥’집. 이 집의 사장을 우리는 주모(김정희, 여, 55세)라고 부릅니다. 주모는 나이에 걸맞지 않은 미모를 자랑하고 있죠. 아름다운 데다가 음식까지 잘하니, 어찌 일석이조가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 집은 일석삼조나 됩니다. 바로 음식 값이 정말 저렴하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 집의 특징은 바로 서비스가 좋다는 점입니다. 국물을 달라고 하면, 수육이 많이 들어간 소머리 진국을 내어 줍니다. 딴 곳에 가면 이것도 7,000 ~ 10,000원을 받습니다. 또 하나는 바로 계절별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가을철에는 전어가 상당히 쌉니다.(이 집만 그렇습니다)

 

 도루묵에 알이 꽉 차 있습니다. 요즈음이 제철이죠

 

요즈음에는 꼼장어와 도루묵찌개, 거기다가 꼬막 등을 준비해 놓고 있습니다. 요즈음이 제철 들인 것들이죠. 어제 세 사람이 자리를 함께 해 도루묵찌개를 시켰습니다. 냄비 안에서 맛을 내며 끓고 있는 도루묵찌개는 정말 기가 막힙니다. 그런데 단 돈 10,000원이라는 겁니다. 세상에 이런 집은 없습니다.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  

 

계란찜 하나에도 딴 곳에서는 최하 5,000원입니다. 그런데 이 집은 3,000원입니다. 가오리찜을 딴 곳에서는 12,000 ~ 20,000원 정도 받습니다. 이 집은 6,000원입니다. 이렇게 싼 가격에 줄 수 있는 것은, 바로 코앞에 재래시장에 세 곳이나 있기 때문입니다. 하기에 항상 싱싱한 어물을 사용해 멋이 일품입니다.

 

 도루구 하나를 접시에 옮겼습니다. 누르자 알집이 쏟아집니다. 휴대폰으로 찍어 화잘 엉망입니다

 

아무튼 이 집만 가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어제 세 사람이 먹은 것은 도루묵찌개 한 냄비 10,000원, 계란찜 하나 3,000원에 막걸리 9병입니다. 막걸리는 형평에 의해 딴 집들처럼 3,000원씩을 받습니다. 그래서 세 사람이 정말 포식을 하고 난 뒤 지불한 돈이 4만원입니다. 거기다가 막걸리 한 병을 또 서비스로 더 마셨지만. 이 집 주모는 늘 이런 말을 합니다. "우리 집에는 어려운 분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이랬거나 저랬거나 이 집 이렇게 장사하고도 망하지 않는 것을 보면 참 이상합니다. 아무리 손을 꼽아가며 계산을 해보지만, 남는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장사를 계속하는 것을 보면, 참 이 집에 무슨 화수분이라도 있는 듯합니다. 다음에 수원을 들리시거든 꼭 한 번씩 찾아가 보세요. 애주가들에게는 정말 끝내주는 집입니다.

 

속리산 자락 지하 250m 암반수에서 길어올린 물로 빚는 막걸리입니다. 우리는 이 술만 먹습니다. 탄산을 섞지 않는 술입니다(위) 아래는 이 집의 가격표입니다. 정말 대단히 착한 가격이죠. 요즈음 조금 올린 것들도 딴 집과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주 소 : 수원시 남수동 71 -1(수원천 변)

문의전화 : (031) 253 - 6363)

사람들은 흔히 수원을 들려가는 곳쯤으로 알고 있다. 서울에서 기차로 30분, 전철이나 승용차, 버스를 이용하면 1시간 정도의 거리에 있기 때문이다. 수원 화성에는 년 중 수많은 해외 관광객들이 몰려온다. 하지만 그들이 수원에 머무는 시간은 고작 몇 시간, 그리고는 에버랜드나 한국민속촌을 들려 다시 서울로 돌아간다. 그것은 서울과의 거리가 가깝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수원에 오면 그저 아침 일찍 왔다가 저녁이 되면 돌아간다. 그런 사람들이 과연 수원을 온전하게 돌아보았다고 할 수 있을까? 물론 몇 번에 나누어서 수원을 돌아본다면 못 볼 것도 없다. 하지만 요즈음은 1박 2일이 대세 아닌가? 수원에는 1박 2일 코스가 없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전국 어디보다 좋은 아름다운 코스가 있다.

 

 

수원의 1박 2일 코스, 1박 2일 팀 한번 와보라

 

요즈음 사람들은 금요일과 토요일을 묶어 나들이를 한다. 하지만 아직도 토요일부터 일요일까지를 묶어서 가족나들이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코스가 있다. 당연히 수원의 가장 아름답고 좋은 곳을 돌아볼 수 있는 코스이다. 이 코스를 보지 않고는 수원을 보았다고 논하지 말라.

 

토요일과 일요일을 잡아보자. 토요일 오전에 길을 나서 수원 화성의 연무대 앞에 주차를 시킨다. 굳이 연무대를 시작점으로 잡는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연무대에는 활을 쏠 수가 있다. 그곳에서 활을 쏘고 난 뒤 화성열차를 이용해 화성을 구경한다. 열차요금은 대인 1,500원, 중고생 및 군인 1,100원, 어린이는 700원이다. 이 열차요금과 화성관람을 할 수 있는 관람료는 함께 묶여있다.

 

 

 

화성열차는 화성을 돌아 팔달산 성신사 앞까지 간다. 그곳까지 걸리는 시간은 30분 정도. 성신사 옆 약수터에서 서장대로 오르는 길이 있다. 서장대까지는 200m 정도. 아이들과 함께 올라가도 시간은 많이 걸리지 않는다. 서장대를 돌아보고 나면 화서문 방향으로 내리막길이다. 그곳을 걸어 화서문까지 도착을 하면, 화서문서부터 동문인 창룡문까지는 성 밖으로 돌아보기를 권한다.

 

성안에 있는 시설물도 중요하지만, 역시 성은 밖에서 보아야 제 멋을 느낄 수가 있다. 그렇게 동문까지 왔으면, 그곳에서 지동 벽화길로 들어서면 된다. 지동 벽화길은 1차 350m, 2차 680m의 골목으로 연장 1km 가 넘는다. 2차 골목길은 아직 조성 중에 있지만, 나름대로 재미있다. 올 11월 말이면 2차 벽화길도 마무리가 된다.

 

 

노을빛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화성 야경은 압권

 

지동 벽화길을 둘러보고 나면, 해가 설핏 하는 시간이다. 이때쯤 지동제일교회 종루에 마련된 해발 97m의(지동교회 13층) 노을빛 전망대에 오르면, 서쪽으로 넘어가는 노을이 환상적이다. 그리고 일몰 후 17분이 지나면 화성에 조명이 들어온다. 이곳에서 보는 야경은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그리고 밑으로 내려오면 지동시장 순대타운이 기다리고 있다. 곱창볶음 1인분에 8,000원인데 야채와 합해 철판에 가득 내어준다. 그 또한 별미 중 별미. 저녁을 먹은 후 소화를 시키려면 조금 걸어 올라가 화홍문 옆 방화수류정의 야경을 볼 수가 있다. 화성의 시설물 중 가장 아름다운 방화수류정이 아니던가?

 

 

그리고 잠은 행궁 앞 수원문화재단 뒤편의 사랑채를 예약하면 된다. 사랑채는 31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인터넷 예약이 가능하다. 만일 시간이 조금 일러 잠이 오지 않는다면 수원천 옆 통닭거리로 나가면 된다. 사랑채에서 걸어서 불과 10분 거리에 있다.

 

2일차 오전 관람 또 다른 재미

 

둘째 날의 수원은 또 다른 재미를 준다. 사랑채에서 묵은 후, 아침은 사랑채에서 해결을 할 수가 있다. 그리고 바로 옆에 있는 화성 행궁을 돌아보고 난 뒤, 11시에 행궁 신풍루 앞에서 펼쳐지는 무예24기를 관람 후 공방거리를 돌아볼 수가 있다. 공방거리 끝에서 팔달문을 거쳐 남수문과 봉돈을 돌아 본 후, 다시 내려와 수원천을 걷는다.

 

수원천에는 자연 그대로 풀이 우거지고 물고기들이 유영을 한다. 그리고 다리 밑에는 새로 마련된 벽화가 있고, 화성박물관이 있어 수원 화성의 축성과 장용영 군사들의 면모를 살펴볼 수가 있다.

 

 

그리고 화홍문으로 올라가 인근에 있는 갈비집에서 점심을 먹을 수가 있다. 여유가 있으면 수원갈비를 먹으면 되고, 주머니 사정이 만만치 않으면 갈비탕으로 해결을 하면 된다. 이렇게 돌아보는 1박 2일 코스. 수원의 문화와 역사를 알 수 있는 이러한 1박 2일의 역사코스를 가족들과 함께 즐긴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수원의 자랑거리인 이러한 1박 2일 코스를 돌아보지 않고 수원을 논하지 말라. 이참에 한마디 하고 가자.

 

“1박 2일 팀, 어여 오시오. 이렇게 좋은 1박 2일 장소를 놓아두고 어딜 돌아다니는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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