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 다문화 가정의 모임인 모아(MOA)’라는 결혼이민자들의 모임이 있다. 이들 모임에는 중국을 비롯해. 일본,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몽골 등 각국에서 우리나라로 결혼이민을 한 사람들 40여 명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다. 이들은 ()동아시아전통문화연구원(이사장 김용국)의 회원이기도 하다.

 

22일 오후 동아시아전통문화연구원 사무실에서 만난 박경희 회장은 3년 째 모아의 회장을 맡고 있다. 벌써 한국과 인연을 맺은 지 20년 세월이 흘렀다고 한다. 중국 북경에서 태어난 박경희 회장은 할아버지 때 중국으로 건너간 조선족 3세이다. 북경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살고 있던 박경희 회장이 한국으로 나온 것은 1995.

 

당시에 중국에 들어와 있는 한국영사관에서 한국어 교육을 시키기 위해 학생들을 선정 해 한국으로 보냈어요. 저도 그 때 들어 와 서울시립대 학생으로 공부를 한 것이죠. 처음에는 말이 통하지 않아 상당히 어려움을 겪기도 했어요.”

 

 

2001년에 한국인과 결혼해

 

한국에서 생활을 하던 박경희 회장은 2001년에 한국인 남편을 만나 결혼을 했다. 그리고 남편을 따라 다시 중국으로 들어갔다. 남편이 중국에서 컴퓨터 관련 회사를 차렸기 때문이다.

 

남편을 만나 결혼을 했는데 마침 남편이 컴퓨터와 관련된 회사를 중국에 차려 다시 중국으로 들어갔어요. 7년 간 중국에서 머물다가 다시 한국으로 나왔죠. 그렇게 한국과 디시 인연을 맺게 된 것이죠.”

 

처음에 한국으로 다시 나온 박경희 회장이 결혼이민자들의 모임인 모아와 인연을 맺은 것은 동아시아전통문화연구원의 김용국 이사장 때문이란다. 한국으로 나온 박경희 회장은 서수원 희망샘도서관(고색동 905-19)에서 다문화 가족들과 함께 책도 읽고, 음식도 만드는 모임에서 활동을 했다고. 그러던 중 김용국 이사장이 도서관에 와서 강의를 했는데 그 때 인연을 맺었다는 것이다.

 

그 때 도서관에 와서 다문화 가족들을 상대로 강의를 하던 김용국 이사장이 저에게 동남아전통문화연구원이라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 와서 함께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때부터 인연을 맺어 지금까지 모아의 회장을 3년 째 맡고 있어요.”

 

 

다문화 가정을 위한 일을 하고 싶어

 

처음 한국으로 나왔을 때는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일부러 한국인 친구들을 사귀었다고 한다. 외국인(중국) 친구들과 새기면 아무래도 중국어로 대화를 하기 때문에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지금은 모아에 많은 회원들과 함께 활동을 하기 때문에 외국인 친구들이 많은 편예요. 우리 모아에는 동아시아 각국 사람들이 다 모여 있기 때문에, 여러 나라 사람들을 사귈 수 있죠.”

 

 

결혼이민자들은 대개 취업을 한단다. 하지만 박경희 회장은 취업보다는 다문화 가정을 위한 일을 하고 싶다고. 그래서 일부러 취업을 하지 않고 다문화 가정을 위한 일을 할 수 있는 동아시아전통문화연구원의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는 취업을 하기보다는 다문화 가족들을 위한 일을 하고 싶어요. 그래서 동아시아전통문화연구원이 다문화 가족들을 위한 많은 일을 하는데 동참을 하고 있죠. 한국에 결혼이민자로 나온 많은 동아시아 사람들을 무슨 일을 하려면 힘이 많이 들어요.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었으면 해요.”

 

3년 째 결혼이민자들의 모임인 모아의 회장을 맡고 있는 박경희 회장. 동아시아전통문화연구원이 하는 모든 행사에는 빠지지 않고 참석을 한단다. 앞으로도 다문화 가족을 위한 자리에는 어느 곳이나 박경희 회장의 환하게 웃는 얼굴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남들은 그들을 알아주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의 아픔조차 제대로 파악을 하지 못했다. 그들은 연극이라는 몸동작을 통해 자신들이 사회에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을 보여주었다. ‘2014 수원화성국제연극제에서 가장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바로 결혼이주민들이 펼치는 연극, 극단 모아의 결혼, 노숙인 21명이 무대를 꾸민 극단 노자의 이었다.

 

16일과 17일 오후 7시에 수원시민소극장 무대에 오른 극단 노자의 은 노숙자들의 입을 통해 직접 들어보는 이라는 의미를 다른 작품이다. 집에 안달을 하는 많은 사람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세상 속에서 괴연 나만의 공간인 집이라는 곳을 떠나 새우처럼 몸을 굽히고 누운 자신을 발견한다.

 

 

극단 노자가 집이라는 연극으로 국제연극제에 참석을 하면서, 처음부터 저희에게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취재도 일체 하지 않아야 하고, 사진 촬영 등도 일체 하지 않아야 된다는 것이죠. 그런 조건이 수락되지 않는다면 무대에 서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극단 노자의 집은 사진 촬영조차 할 수가 없었다.

 

극단 모아가 들려준 이주여성들의 이야기

 

올해 극단 MOA우리에게도 햇살이라는 작품으로 경기도 다문화연극제에 참여를 하였으며, 단체상으로 경기도의회의장상인 최고작품상을 수상했다. 개인상 부문에서는 남자주인공인 구릉굽더 마하둘이 최우수연기상을, 여자 주인공인 강애신은 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또한 익사이팅 페스티벌에서는 강애신, 왕그나, 꾸우찌샤가 중국 장족의 춤인 시이그로 대상을 수상했다.

 

 

이렇게 지난해부터 다문화연극제에서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던 극단 모아가 수원화성국제연극제 무대에 올랐다. 극단 모아의 결혼16일 오후 8시 화성 화서문 밖에 마련한 성곽극장인 사북공심돈 무대에 오른 것이다. 김성렬 연출로 강애신, 구릉굽더 마하둘, 진입유, 잉케, 왕그나, 구미영 등이 출연했다.

 

극단 모아의 결혼은 이주여성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이야기를 테마로 한 것이다. 한국남자와 결혼을 한 베트남 여성들은 부푼 꿈을 안고 한극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처음으로 낯선 나라에 온 결혼이민자들은 한국생활이 부자연스럽다. 더구나 문화도 다르고 음식과 언어 등 모든 것이 다 다르다.

 

 

이렇게 자신이 꿈을 꾸어 온 결혼생활과 많이 달라져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사랑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가족 간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그려낸 작품이다. 연극을 마치고 큰 박수를 받은 극단 모아의 단원들은 뒤풀이를 한다고 다시 모였다.

 

결혼이민자들 조금 더 이해해 주었으면

 

뒤풀이 자리에서 만난 결혼이민자들은 하나같이 활발한 성격이었다. 물론 극단 모아의 회원들은 이미 한국으로 이주를 한지 세월이 꽤 흘렀고, 그동안 한국생활에도 많이 익숙해져 있는 결혼이민자들이다. 하기에 서먹한 분위기는 많이 해소되었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외국의 다양한 민족들 중 더 많은 사람들이 한국으로 들어올 것 같아요. 저희들이 만나는 사람들을 보면 점차 다양해지고 점점 그 숫자가 늘어나고 있거든요. 이제는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결혼이민자들을 좀 더 이해하고 따듯한 눈으로 바라보았으면 좋겠어요. 다문화라는 말로 구분을 지을 것이 아니라, 우리 이웃이라는 생각으로요.”

 

뒤풀이 장에서 만난 모아 회원 한 사람이 하는 말이다. 자신들의 사정을 연극으로 무대에 올려 박수를 받기는 했지만, 정작 앞으로도 이런 일이 많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술을 한 잔씩 나누면서 모처럼 가진 좋은 만남. 그런 만남이 점차 다문화라는 언어를 녹여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대담) 국제연극제 무대에 서는 극단 모아의 진입유씨

 

813일부터 시작하는 ‘2014 수원화성국제연극제가 서서히 불을 붙이기 시작했다. 개막공연이 열릴 화성행궁 광장에는 막바지 준비를 하느라 분주하고, 12SK 아트리움에서 막을 올릴 대학생 연극 페스티벌은 오늘부터 시작을 한다. 이번 수원화성연극제에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다문화 가정의 모임인 극단 모아, 노숙인들의 모임인 극단 노자일 것이다.

 

816일 오후 8시에 무대에 오를 극단 모아의 연극 결혼, 화성의 서북공심돈 앞에 마련될 성곽극장에서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극단 모아의 연극 결혼은 우리사회의 모습을 반영한 이주 여성들의 한국 정착기를 그려냈다.

 

한국 남자와 결혼을 한 베트남 여성은 부푼 꿈을 안고 한국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이주 여성들에게 한국의 생활이 그리 녹녹치가 않다. 극단 모아의 공연시간 30분 정도의 연극 결혼은 아주 여성들이 겪는 어려움과 인내의 시간을, 가족 간의 이해와 사랑을 극복하는 모습을 그려낸 작품으로 실제로 모아의 회원이 겪은 이야기를 주제로 설정했다.

 

 

욕심 많은 당당한 연극인 진입유씨

 

수원시 영통구에 소재한 수원영통출입국관리소에서 진입유(, 34. 중국)씨를 만났다. 이곳에서 서류구비와 번역, 안내, 통역 등을 맡고 있는 진입유씨는 올해 한국으로 이주를 한지 13년째라고. 현재 남편과 두 명의 아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진입유씨는 결혼과 동시에 한국에 들어왔단다. 중국에서 남편과 함께 삼성에서 근무를 하다가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게 되었다는 것.

 

저는 그냥 바로 결혼을 하려고 생각했던 것은 아녜요. 3년 정도 연애를 하다가 좀 더 알아보고 결혼을 하려고 했던 것인데, 시아버님께서 많이 아프셔서 돌아가시기 전에 결혼식을 올리면 안 되겠느냐는 거예요. 그래서 어차피 결혼을 할 것이라면 그렇게 하는 것이 효도를 한다고 생각을 했죠.”

 

23세의 나이에 그렇게 결혼을 하고 한국으로 나왔다고 한다. 진입유씨를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있자면 절로 힘이 생기는 듯하다. 잘 웃고 잘 이야기 하고,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인 듯해서이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아픔은 있는가보다.

 

사실은 시아버님께서 결혼을 하고 1년 정도 지나서 운명을 하셨어요. 늘 손자를 보고 돌아가시겠다고 말씀 하셨는데,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제가 임신한 것을 알았어요. 그래서 그때 알려드리지 못한 것이 늘 마음이 아파요

 

 

지난 해 다문화연극제 최우수연기상 수상

 

사단법인 동남아시아전통문화연구원(원장 김용국) 소속 연극모임인 극단 MOA(Mon of Asian)는 수원에 거주하는 결혼이민자들로 구성된 극단이다. 20134월에 결성되었으며, 3회 경기도 다문화연극제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 해 공연작은 ‘Welcom, 구잘이었다. 진입유씨는 독한 시누이 역을 맡아 최우수연기상을 받은바 있다.

 

지난해는 포천시 반월아트홀에서 경기도 8개 시 군이 참가를 해 수원이 대상을 받았어요. 지난 해 내용은 결혼을 해서 한국에 온 이주여성을 시어머니와 시누이가 못살게 구는 내용인데, 결혼이주여성들이 겪는 많은 이야기 중 하나죠. 결혼을 한 여성이 친정을 다녀왔는데 임신이 된 거예요. 그래서 시어머니와 시누이가 올케를 못살게 굴었죠. 어떻게 임신이 되었느냐며 오빠의 아이가 아니라고 다그쳤어요.”

 

자신이 직접 못된 시누이역을 맡아서 연기를 해서인지, 점점 더 신이 나서 이야기를 하는 진입유씨. 그런 열정이 있었기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고 생각한다. 함께 대담을 하는 사람조차 괜히 같이 열을 올려본다,

 

 

그런데 나중에 아이를 낳고 보니까 오빠 아이가 맞는다는 거죠.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를 각색한 내용예요. 결혼이민자들은 이런저런 오해를 많이 받아요. 그런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죠.”

 

올해 16일에 성곽무대에 오르는 작품 결혼에서는 혼자 12역을 감당해 내야 한단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끝나간다. 다시 기다리고 있는 일터로 돌아가야 한다는 진입유씨. 16일 공연에는 꼭 공연장을 찾아 연기에 빠져보아야겠다.

 

아침부터 연신 연락이 온다. 한 마디로 자랑이 하고 싶어서이다. 결혼이민자로 한국에 와서 살고 있는 다문화 가족들이 포천 반월아트홀 소극장에서 열린 제4회 경기다문화연극제에서 최고작품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이번 다문화연극제는 경기예총 주최로, 주관 ()한국연극협회 경기도지회, 후원은 경기도와 경기도의회, 수원시 등이다.

 

지난 13() 포천 반월아트홀 소극장에서 9시부터 개최된 이 연극제에는 시흥시 극단 어울림, 김포시 극단 하루, 포천시 극단 ngels of peace, 수원시 극단 MOA, 구리시 극단 비빔밥, 부천시 극단 무지개주말학교를 비롯해 총 6개시에서 참여하여 각기 자신들의 실력을 가늠하는 경연을 가졌다.

 

다문화 가족들의 한국어 교육과 예술활동을 진작시키기 위해 펼쳐지는 경기도 다문화연극제는, 지난해에도 포천시 반월아트홀 소극장에서 개최되었었다. 지난 해 연극제는 경기도내 8개시군의 극단이 참가하였으며, 수원시를 대표하여 사단법인 동아시아전통문화연구원(이사장 김용국)의 연극 모임인 극단 MOA(Mom Of Asian)가 영예의 대상을 수상한바 있다.

 

 

지난해 이어 또 한 번 영예의 최고작품상 받아

 

올해 극단 MOA"우리에게도 햇살이"라는 작품으로 참여를 하였으며, 단체상으로 경기도의회의장상인 최고작품상을 수상했다. 개인상 부문에서는 남자주인공인 구릉굽더마하둘이 최우수연기상을, 여자 주인공인 강애신은 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또한 익사이팅 페스티벌에서는 강애신, 왕그나, 꾸우찌샤가 중국 장족의 춤인 시이그로 대상을 수상했다.

 

사실 이번에도 저희들은 대상을 욕심냈어요, 그런데 지난해 이미 대상을 받은 팀이기 때문에, 같은 팀이 대상을 연속 받을 수 없다면서 최고작품상이라고 명칭을 바꾸어 맨 뒤에 시상을 했어요.”

 

 

대상을 받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며 극단 모아의 조성진 대표가 말한다. 여자주인공 역으로 처음 연극제에 참가를 했다는 강애신은 재미있었다.’고 한다.

 

현실의 이야기를 각색한 작품

 

이 이야기는 결혼이민자라면 누구나 다 있을 수 있는 그런 이야기였어요. 처음 한국으로 결혼을 한 이주 여성이 겪는 이야기인데, 결혼을 하자마자 여자가 임신을 한 거예요. 그래서 남자가 자기 아이가 아니라고 하면서, 자신과 결혼을 하기 전에 이미 임신을 했다고 남자가 이야기를 하게 되고 여자와의 갈등이 시작되죠. 그러나 아이를 낳고나서 유전자 검사를 통해서 자신의 아이라는 것이 밝혀져 가슴속에 묻었던 앙금을 풀었다는 내용예요.”

 

 

듣고 보면 누구나 다 주변에서 겪을 수 있는 이야기이다. 이 내용은 실제로 결혼이주여성이 겼었던 일을 수기로 쓴 것을 각색한 것이라고 한다.

 

저는 개인적으로 지난해가 더 재미있었어요. 우리 단원 중 한 명의 이야기를 각색하여 무대에 올렸는데, 누구나 다 공감을 하는 그런 내용이었어요, ‘Welcom, 구잘은 중앙아시아 출신의 주인공이 한국에서 겪어야 했던 애환을 다루었던 작품예요. 문화적 차이로 인한 갈등과 언어의 소통으로 인한 오해와 사건 등을 다루었죠. 다문화 결혼이민자들이 모두가 공감하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극을 하면서도 몰입을 할 수 있었어요.”

 

지난 해 Welcom, 구잘에서 시누이역을 맡아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한 진입유(중국)의 말이다. 지난해는 탄탄한 연기력과 짜임새 있고 감동 있는 연극’, ‘배우들의 연기가 살아있었다는 등의 극찬을 받았다고. 올해 역시 최고의 노력으로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언어구사 등과 연기들을 펼쳤다는 평을 받았단다.

 

 

2년 연속 커다란 상을 받은 이주민 극단 모아. 15일 오후 ()동아시아전통문화연구원 강의실에서 만난 다문화연극제 참가자 일행은 이번 813일부터 열리는 ‘2014 수원화성 국제 연극제에 수상 작품을 갖고 장안문공원 무대에 올린다고 한다.

 

그때도 꼭 잊지 말고 찾아와 달라며 당부를 하는 모아 연극단원들. 결혼이민자들의 아픔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 절실했다는 그들의 이야기를 수원화성 국제연극제 무대에서 꼭 한 번 만나고 싶다.

 

 

수원시 팔달구 지동 271-124번지(창룡문로 56번길 18)에 거주하고 있는 고성주씨(, 60). 이 집에는 언제나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천성이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일 년이면 수차례 사람들이 이 집으로 몰려온다. 경로잔치, 삼계탕 봉사, 육개장 봉사, 떡국나누기, 쌀 나누기, 김장나누기 등 해마다 10여 차례나 되는 나눔의 장을 갖는다.

 

고성주씨가 남과 나눔을 갖는 것은 그것만이 아니다. 필요에 따라 지동을 찾아오거나 어느 단체에서 부탁을 하면 삼겹살 파티를 푸짐하게 열어준다. 물론 사람들은 몸만 가면 된다. 삼겹살을 먹을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알아서 해주기 때문이다. 23일 낮 시간에 이집에 사람들이 또 모여들었다.

 

 

()동아시아전통문화연구원(원장 김용국)의 식구들을 위해 석화구이 잔치를 연 것이다. 동아시아전통문화연구원은 2005년도에 경기전통문화연구소로 출발을 했다. ‘천시불여지리(天時不如地利) 지리불여인화(地利不如人和)’란 설립취지를 갖고 시작을 했다. 이 말은 하늘이 주신 혜택은 땅이 주는 혜택만 못하고, 땅이 주는 혜택은 사람과 사람의 화합만은 못하다라는 뜻이다. 사람과 사람의 화합, 아시안의 문화적 소통을 이룩하고 동아시아의 모든 문화를 교류하고자 하는데서 시작을 한 것이다.

 

나눔이 없는 세상은 삭막해

 

이런 자리를 마련한 고성주씨. 해마다 이렇게 포항에서 부쳐오는 석화를 갖고 주변의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고는 한다. 이 자리는 항상 열려있다. 지나가던 사람 누가 들어와도 환영을 한다.

나눌 줄 모르는 사람은 세상을 올바로 사는 것이 아니죠. 어차피 우리가 세상을 떠날 때는 빈손으로 가는 것인데요. 나눔은 인간의 가장 큰 덕목입니다. 저는 이 세상을 하직하는 날까지 니누면서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나눔이 인간의 가장 큰 덕목이라고 이야기를 하는 고성주씨. 이날도 모든 준비를 아침부터 시작한다. 오후에 사람들이 모이기로 했다면서 가급적이면 많은 사람들이 참석을 해 함께 즐겼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한다.

 

이런 자리 정말 고마워요

 

하도 나누는 것을 좋아하다가 보니, 이집에 드나드는 사람들은 언제나 당당하게 먹을 것을 요구한다고 하면서 웃는다. 김장을 담아 홀몸어르신들께 나누어 드렸는데 소문을 듣고 한 어르신이 찾아와 통을 내밀더란다. 그러면서 이왕이면 썰어서 넣어달라는 주문까지 했다고.

포기김치를 용기에 담아드리면 몇 쪽 안 들어가요. 그런데 썰어서 담아드리면 그 두 배는 들어가죠. 어르신이 욕심을 내신 것이죠.”라면서 웃는다.

 

오후가 되자 동아시아전통문화연구원의 식구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안면도 없는 지나던 어르신도 함께 자리를 한다. 그래도 누구하나 간섭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석화를 잘 구워진 것을 앞에 놓고 술도 한 잔 따라드린다. 이집을 드나드는 사람들은 이미 그런 것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살이 통통히 오른 석화의 식감은 일품이다. 거기다가 밤고구마 상자까지 곁들여 열어놓는다. 불에 구워먹는 고구마가 일품이라면서.

저는 여기 두 번째예요. 지난번에는 삼겹살 파티를 했는데 정말 잘 먹었어요. 사실 저희 결혼이주민들은 이렇게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아요. 이런 자리를 마련해 준 것이 정말 고맙죠.”

 

결혼이주민들도 함께 자리해

 

동아시아전통문화연구원에는 모아라는 결혼이주민들의 모임이 있다. 25명 정도의 회원이 있는데 전통문화연구원의 국제적인 행사는 이들이 없으면 불가능할 정도로 자원봉사를 하는 모임이다. 매주 화요일에 모임을 갖고 있는 다문화가족들이다. 마침 자리에 함께 한 박경희 회장은 중국인이다. 18년 전에 유학을 왔다가 한국이 좋아 다시 찾아와 한국남자와 결혼을 했다고 한다. 벌써 한국인이 된지 14년이나 되었다고.

 

정말 저희들은 고맙죠. 이렇게 좋은 음식을 일 년이면 몇 차례나 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요. 오늘도 많은 회원들이 함께 했으면 좋았을 텐데, 시간들이 안 맞아서 조금 더 있어야 올 것 같아요.”

 

 

그렇게 웃고 즐기면서 석화와 고구마를 불에 구워 먹는 사이, 한 박스의 석화를 해치웠다. 다시 한 박스를 열면서 고성주씨는

시간도 많이 있어요. 앞으로도 몇 분이 더 오신다고 하니 천천히 드세요. 세 박스나 준비했으니 마음껏 드실 수가 있을 거예요. 오늘 이 석화 다 드셔야 돌아가실 수 있어요.”라고 한다,

나눔이 인간의 가장 큰 덕목이라고 하는 이사람. 한국에 와서 이렇게 푸짐하게 석화를 처음 먹는다고 하는 결혼이주민들. 정은 그렇게 쌓여가는 것인가 보다. 평생 나누며 사는 사람 고성주씨. 나눔이 인간의 가장 큰 덕목이라고 하는 뜻을 조금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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