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팔달구 지동 271-124번지(창룡문로 56번길 18)에 거주하고 있는 고성주씨(, 60). 이 집에는 언제나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천성이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일 년이면 수차례 사람들이 이 집으로 몰려온다. 경로잔치, 삼계탕 봉사, 육개장 봉사, 떡국나누기, 쌀 나누기, 김장나누기 등 해마다 10여 차례나 되는 나눔의 장을 갖는다.

 

고성주씨가 남과 나눔을 갖는 것은 그것만이 아니다. 필요에 따라 지동을 찾아오거나 어느 단체에서 부탁을 하면 삼겹살 파티를 푸짐하게 열어준다. 물론 사람들은 몸만 가면 된다. 삼겹살을 먹을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알아서 해주기 때문이다. 23일 낮 시간에 이집에 사람들이 또 모여들었다.

 

 

()동아시아전통문화연구원(원장 김용국)의 식구들을 위해 석화구이 잔치를 연 것이다. 동아시아전통문화연구원은 2005년도에 경기전통문화연구소로 출발을 했다. ‘천시불여지리(天時不如地利) 지리불여인화(地利不如人和)’란 설립취지를 갖고 시작을 했다. 이 말은 하늘이 주신 혜택은 땅이 주는 혜택만 못하고, 땅이 주는 혜택은 사람과 사람의 화합만은 못하다라는 뜻이다. 사람과 사람의 화합, 아시안의 문화적 소통을 이룩하고 동아시아의 모든 문화를 교류하고자 하는데서 시작을 한 것이다.

 

나눔이 없는 세상은 삭막해

 

이런 자리를 마련한 고성주씨. 해마다 이렇게 포항에서 부쳐오는 석화를 갖고 주변의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고는 한다. 이 자리는 항상 열려있다. 지나가던 사람 누가 들어와도 환영을 한다.

나눌 줄 모르는 사람은 세상을 올바로 사는 것이 아니죠. 어차피 우리가 세상을 떠날 때는 빈손으로 가는 것인데요. 나눔은 인간의 가장 큰 덕목입니다. 저는 이 세상을 하직하는 날까지 니누면서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나눔이 인간의 가장 큰 덕목이라고 이야기를 하는 고성주씨. 이날도 모든 준비를 아침부터 시작한다. 오후에 사람들이 모이기로 했다면서 가급적이면 많은 사람들이 참석을 해 함께 즐겼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한다.

 

이런 자리 정말 고마워요

 

하도 나누는 것을 좋아하다가 보니, 이집에 드나드는 사람들은 언제나 당당하게 먹을 것을 요구한다고 하면서 웃는다. 김장을 담아 홀몸어르신들께 나누어 드렸는데 소문을 듣고 한 어르신이 찾아와 통을 내밀더란다. 그러면서 이왕이면 썰어서 넣어달라는 주문까지 했다고.

포기김치를 용기에 담아드리면 몇 쪽 안 들어가요. 그런데 썰어서 담아드리면 그 두 배는 들어가죠. 어르신이 욕심을 내신 것이죠.”라면서 웃는다.

 

오후가 되자 동아시아전통문화연구원의 식구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안면도 없는 지나던 어르신도 함께 자리를 한다. 그래도 누구하나 간섭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석화를 잘 구워진 것을 앞에 놓고 술도 한 잔 따라드린다. 이집을 드나드는 사람들은 이미 그런 것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살이 통통히 오른 석화의 식감은 일품이다. 거기다가 밤고구마 상자까지 곁들여 열어놓는다. 불에 구워먹는 고구마가 일품이라면서.

저는 여기 두 번째예요. 지난번에는 삼겹살 파티를 했는데 정말 잘 먹었어요. 사실 저희 결혼이주민들은 이렇게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아요. 이런 자리를 마련해 준 것이 정말 고맙죠.”

 

결혼이주민들도 함께 자리해

 

동아시아전통문화연구원에는 모아라는 결혼이주민들의 모임이 있다. 25명 정도의 회원이 있는데 전통문화연구원의 국제적인 행사는 이들이 없으면 불가능할 정도로 자원봉사를 하는 모임이다. 매주 화요일에 모임을 갖고 있는 다문화가족들이다. 마침 자리에 함께 한 박경희 회장은 중국인이다. 18년 전에 유학을 왔다가 한국이 좋아 다시 찾아와 한국남자와 결혼을 했다고 한다. 벌써 한국인이 된지 14년이나 되었다고.

 

정말 저희들은 고맙죠. 이렇게 좋은 음식을 일 년이면 몇 차례나 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요. 오늘도 많은 회원들이 함께 했으면 좋았을 텐데, 시간들이 안 맞아서 조금 더 있어야 올 것 같아요.”

 

 

그렇게 웃고 즐기면서 석화와 고구마를 불에 구워 먹는 사이, 한 박스의 석화를 해치웠다. 다시 한 박스를 열면서 고성주씨는

시간도 많이 있어요. 앞으로도 몇 분이 더 오신다고 하니 천천히 드세요. 세 박스나 준비했으니 마음껏 드실 수가 있을 거예요. 오늘 이 석화 다 드셔야 돌아가실 수 있어요.”라고 한다,

나눔이 인간의 가장 큰 덕목이라고 하는 이사람. 한국에 와서 이렇게 푸짐하게 석화를 처음 먹는다고 하는 결혼이주민들. 정은 그렇게 쌓여가는 것인가 보다. 평생 나누며 사는 사람 고성주씨. 나눔이 인간의 가장 큰 덕목이라고 하는 뜻을 조금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최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