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국제연극제 무대에 서는 극단 모아의 진입유씨

 

813일부터 시작하는 ‘2014 수원화성국제연극제가 서서히 불을 붙이기 시작했다. 개막공연이 열릴 화성행궁 광장에는 막바지 준비를 하느라 분주하고, 12SK 아트리움에서 막을 올릴 대학생 연극 페스티벌은 오늘부터 시작을 한다. 이번 수원화성연극제에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다문화 가정의 모임인 극단 모아, 노숙인들의 모임인 극단 노자일 것이다.

 

816일 오후 8시에 무대에 오를 극단 모아의 연극 결혼, 화성의 서북공심돈 앞에 마련될 성곽극장에서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극단 모아의 연극 결혼은 우리사회의 모습을 반영한 이주 여성들의 한국 정착기를 그려냈다.

 

한국 남자와 결혼을 한 베트남 여성은 부푼 꿈을 안고 한국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이주 여성들에게 한국의 생활이 그리 녹녹치가 않다. 극단 모아의 공연시간 30분 정도의 연극 결혼은 아주 여성들이 겪는 어려움과 인내의 시간을, 가족 간의 이해와 사랑을 극복하는 모습을 그려낸 작품으로 실제로 모아의 회원이 겪은 이야기를 주제로 설정했다.

 

 

욕심 많은 당당한 연극인 진입유씨

 

수원시 영통구에 소재한 수원영통출입국관리소에서 진입유(, 34. 중국)씨를 만났다. 이곳에서 서류구비와 번역, 안내, 통역 등을 맡고 있는 진입유씨는 올해 한국으로 이주를 한지 13년째라고. 현재 남편과 두 명의 아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진입유씨는 결혼과 동시에 한국에 들어왔단다. 중국에서 남편과 함께 삼성에서 근무를 하다가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게 되었다는 것.

 

저는 그냥 바로 결혼을 하려고 생각했던 것은 아녜요. 3년 정도 연애를 하다가 좀 더 알아보고 결혼을 하려고 했던 것인데, 시아버님께서 많이 아프셔서 돌아가시기 전에 결혼식을 올리면 안 되겠느냐는 거예요. 그래서 어차피 결혼을 할 것이라면 그렇게 하는 것이 효도를 한다고 생각을 했죠.”

 

23세의 나이에 그렇게 결혼을 하고 한국으로 나왔다고 한다. 진입유씨를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있자면 절로 힘이 생기는 듯하다. 잘 웃고 잘 이야기 하고,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인 듯해서이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아픔은 있는가보다.

 

사실은 시아버님께서 결혼을 하고 1년 정도 지나서 운명을 하셨어요. 늘 손자를 보고 돌아가시겠다고 말씀 하셨는데,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제가 임신한 것을 알았어요. 그래서 그때 알려드리지 못한 것이 늘 마음이 아파요

 

 

지난 해 다문화연극제 최우수연기상 수상

 

사단법인 동남아시아전통문화연구원(원장 김용국) 소속 연극모임인 극단 MOA(Mon of Asian)는 수원에 거주하는 결혼이민자들로 구성된 극단이다. 20134월에 결성되었으며, 3회 경기도 다문화연극제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 해 공연작은 ‘Welcom, 구잘이었다. 진입유씨는 독한 시누이 역을 맡아 최우수연기상을 받은바 있다.

 

지난해는 포천시 반월아트홀에서 경기도 8개 시 군이 참가를 해 수원이 대상을 받았어요. 지난 해 내용은 결혼을 해서 한국에 온 이주여성을 시어머니와 시누이가 못살게 구는 내용인데, 결혼이주여성들이 겪는 많은 이야기 중 하나죠. 결혼을 한 여성이 친정을 다녀왔는데 임신이 된 거예요. 그래서 시어머니와 시누이가 올케를 못살게 굴었죠. 어떻게 임신이 되었느냐며 오빠의 아이가 아니라고 다그쳤어요.”

 

자신이 직접 못된 시누이역을 맡아서 연기를 해서인지, 점점 더 신이 나서 이야기를 하는 진입유씨. 그런 열정이 있었기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고 생각한다. 함께 대담을 하는 사람조차 괜히 같이 열을 올려본다,

 

 

그런데 나중에 아이를 낳고 보니까 오빠 아이가 맞는다는 거죠.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를 각색한 내용예요. 결혼이민자들은 이런저런 오해를 많이 받아요. 그런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죠.”

 

올해 16일에 성곽무대에 오르는 작품 결혼에서는 혼자 12역을 감당해 내야 한단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끝나간다. 다시 기다리고 있는 일터로 돌아가야 한다는 진입유씨. 16일 공연에는 꼭 공연장을 찾아 연기에 빠져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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