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속초시 동명동 565 - 40에 소재한 ‘풍년 육개장’. 속초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영랑호 방향으로 걸어가다 사거리를 지나면 바로 우측에 있다. 식당 앞에는 ‘매일 육개장을 직접 끓입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양양에 들렸다가 소문을 듣고 찾아간 식당 안은 점심시간이 지나서인지, 조금은 한가로운 모습이다.


‘시장이 반찬’이라 말은 이 집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말끔하게 정리가 된 주방과 홀. 그리고 그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가 오히려 사람의 마음을 푸근하게 만들어준다. 육개장 3인분을 주문해 놓고, 벽에 걸린 가격표를 보았다. 육개장과 비빔밥은 7,000원, 소고기 수육 대(大)는 30,000원 중은 20,000원이란다.

 

 


육개장 전문집인 속초시 동명동 풍년육개장

    

이 집은 많은 음식을 하지 않는다. 육개장 전문집이다. 육개장과 수육, 그리고 비빔밥이 이집의 메뉴 전체이다. 그만큼 전문 음식점의 맛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메뉴가 많지 않네요?”

“예, 한 가지를 해도 제대로 손님들에게 대접을 하려구요”

“아침마다 직접 국물을 끓이시나요?”

“전날 9시면 문을 닫고 밤새 끓도록 놓아두어야 진국이 우러나죠.”


이야기를 하는 동안 찬이 나왔다. 백김치와 콩나물, 멸치볶음 등, 보기에도 정갈한 상차림이다. 하기야 육개장을 먹는데 많은 반찬은 필요하지 않다. 문제는 육개장의 맛이기 때문이다. 큼직한 뚝배기에 담긴 육개장과 밥 한 그릇을 차려놓는다. 보기에도 푸짐하다. 양양으로 행하면서 휴게소에 들려 먹은 라면과 김밥이 아직 꺼지지도 않았는데...

 

 

 


탕 그릇에 담긴 건더기를 건져본다. 고기가 푸짐하다. 이 집 주인의 인심을 알만하다. 밥을 말아 먹어본다. 국물이 정말 진하다. 많은 집에서 육개장을 먹어보았지만, 이렇게 진한 맛이 감도는 집도 드물 것이란 생각이다. 함께 식사를 한 지인들도 정말 진국이란 말로 덧붙인다.


맛집에 소개를 해도 좋을 '풍년 육개장'


전국을 답사를 하면서 그동안 만난 식당을 생각하면 아마 꽤나 많을 듯하다. 하루에 두 곳을 들린다고 해도 한 번 답사를 나가면 4곳의 식당을 찾아간다. 한 달에 네 번만 나갔다고 해도, 한 달이면 16곳을 식당을 들리는 셈이다. 그것이 일 년이면 192곳의 식당을 드나들었다.

 

 


그렇게 20년이면 자그마치 3,840곳이다. 그 중에는 정말 맛이 있는 집도 있었고, 도저히 먹을 수가 없어 그대로 계산을 하고 바쁘다는 핑계를 대고 나온 집도 있다. 물론 사람마다 입맛이 각각 다르니, 내가 맛있는 집이라고 해도 상대방에게는 별로일 수도 있다. 그런 생각을 하기 때문에 그 많은 음식점을 드나들면서도 음식에 대한 글을 별로 쓰지 않았다.


요즈음 들어 가끔 맛집에 대한 포스팅을 하는 것도, 꽤나 조심스럽다. 신문사에서 취재를 다니다가 보면, 일주일에 10여 곳의 식당을 들어가 끼니를 해결하지만, 정말 맛이 있거나(이것도 물론 내 입맛이지만), 아니면 특별하지 않으면 소개를 하기를 꺼려하는 나이다. 같이 동행을 한 일행에게 맛을 물어보는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모두가 다 맛이 있을 때, 그 집의 음식이 정말 맛이 있다는 생각이기 때문이다.

 


세 사람이 다 배들이 불렀지만 남가지 않고 그릇을 비운 것을 보면, 이 집의 육개장이 나만 맛있었던 것은 아닌 듯하다. 여름철 휴가 때 혹 속초로 가게 되면, 이 풍년육개장에 가서 진국인 육개장 한 그릇을 권하고 싶다. 며칠 동안 쌓인 피로와 숙취가 싹 가시는 듯한 맛이기 때문이다

역삼동 ‘찌개사랑 고기마을’ 집에서 놀라다

 

“고기가 정말 연하고 맛이 있네요.”

“예 저희는 가장 질이 좋은 생고기를 손님들에게 드리기 위해 항상 노력을 합니다.”

“밑반찬도 깔끔하네요.”

“저희는 모두 우리 가족들을 위해 음식을 한다는 생각으로 모든 요리를 합니다.”

“조미료는 사용하지 않는 것 같은데요?”

“예, 저희는 화학조미료 등은 일체 사용하지 않습니다. 강원도 진부령에서 생산한 황태를 직접 구입해 가루로 내어 사용하고, 다시마 등은 완도 등에서 공판장을 통해 구입을 해서 조미료를 대신합니다. 누구나 믿고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역삼동에 자리한 '찌개사랑 고기마을'과 앞에 있는 역삼소나무숲 공원 

 

서울 시 강남구 역삼동 839-3에 소재한 ‘찌개사랑 고기마을’은 주변에서는 이미 소문이 자자하다. 한 마디로 가장 좋은 생고기를 손님상에 내어놓는데, 그 가격 또한 착한 편이다. 벽면에 가득한 메뉴에는 모든 생고기가 모두 국내산임을 적고 있다.

 

주부의 마음으로 만든 음식

 

이 식당의 주인 김영애 사장은 “저희는 먹을 것을 갖고 야박하게 손님들을 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늘 손님들을 위한 이벤트를 열고 있죠. 가끔은 너무 많이 퍼준다고 제가 종업원들에게 오히려 제재를 당하기도 합니다.”라며 웃는다.

 

 

각종 착한 가격의 생고기 메뉴와 점심특선으로 생선구이를 무한리필 한다는 현수막

 

이 집의 특징은 업소를 이사를 했는데도, 종업원들이 계속 손을 맞추어 왔다는 것. 그러다가 보니 이젠 업주와 종업원의 관계이기 보다는, 한 집안 식구들처럼 손발이 척척 맞는다. 그런 모든 것이 손님들을 편하게 해 줄 수 있으며, 이 집이 자랑하는 음식 맛을 잃지 않는다는 것.

 

“저희는 모든 음식을 언제나 신선하게 손님들에게 대접을 합니다. 모두가 내 가족이라고 생각을 해보세요, 어떻게 정성이 깃들지 않음 음식을 상에 낼 수 있는지. 항상 모든 손님들은 내 가족이려니 하는 마음으로 대합니다.”

 

서울 강남구, 그것도 역삼동에서 점심 특선이 6,000원이란다. 김치찌개와 생선구이를 내놓는 점심은, 생선은 무한리필이 된다는 것. 그래서 11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시간을 정한 점심시간에는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한단다.

 

“밥은 무조건 달라는 데로 더 드립니다. 사람이 정이 무엇이겠어요. 그저 우리 집에 오셔서 맛있게 드시고 건강하시면 그것이 제일 큰 행복이죠.”

 

 

 

 

생 오리구이 한 마리에 탕까지 곁들인 가격이 30,000원

 

거기다가 소주 한 병은 그냥 나온다. 늘 손님들을 위한 이벤트를 준비한다는 김영애 사장은 다음에는 오리 두 마리를 먹는 손님들에게는 한 마리를 싸 주겠다고. 모든 것이 생고기 요리인 이 식당에는 맛으로 승부를 건다고 한다.

 

“저희 집은 찌개에 넣는 돼지고기도 생고기만을 사용합니다. 냉동고기를 사용하면 아무래도 맛이 떨어지게 마련이죠. 그것도 꼭 연한 암돼지만을 사용합니다.”

 

 

 직접 고기를 굽는 것을 도와주는 김영애 사장과(위) 먹음직한 생오리고기 

 

직접 오리고기를 구우면서 이야기를 하는 김영애 사장은, 이미 이 일대에서는 잘 퍼주는 마음 좋은 주인으로 소문이 나 있단다. 바쁜 점심시간을 피해서 들어갔는데 주방에서는 아직도 부지런을 떤다. 저녁시간에 고기를 드시는 손님이 두 팀이나 예약이 되어있다는 것이다.

 

“그저 식당이라는 곳이 손님들이 와서 편하고, 맛이 있게 드시면 최고의 행복이죠. 저희는 좋은 생고기를 사용하면서도 딴 집들보다 저렴하게 드실 수가 있습니다. 손님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더 많은 분들이 찾아오고 게시죠. 역시 소문 중에는 입소문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고기마을의 밑반찬과 고기를 먹고 난 후 내오는 탕

 

마침 곁에서 생선구이를 먹고 나가던 손님이 계산을 하면서 ‘밥값’을 더 낸다는 것. 밥 한 공기를 더 먹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밥은 그냥 드린다면서 굳이 사양을 한다. 생 오리고기를 먹고 나니 탕을 내온다. 오리고기를 먹고 남은 뼈를 이용해 끓여주는 탕이다. 그 맛 또한 담백한 것이 술을 먹고 난 후 해장을 해도 될 만하다.

 

인심 좋은 집 역삼동 ‘찌개사랑 고기마을’. 그저 언제나 편안하게 찾아가 배불리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나올 수 있는 집이다. 맛집을 소개하는 전문가도 아니고, 그저 시사와 문화를 취급하는 기자에게는 이런 기사를 쓰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남들처럼 맛깔스런 소개를 할 수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한 마디로 이 집의 고기 맛을 소개하자면 이렇다. 몇 사람이 고기를 구워먹으면서 한 마디 거든 말이다.

 

“정말로 생고기가 입에서 살살 녹는 맛입니다. 저도 고기를 많이 먹어보았지만, 이렇게 육질이 좋은 고기는 별로 먹어보지 못했네요. 그보다 가격이 착한 것도 이 집의 장점입니다"

 

주소 ; 서울 강남구 역삼동 839-3 역삼소나무공원 앞

예약 : (02) 555 - 3926

 

점심시간이 되면 항상 고민을 하는 것이 오늘은 무엇을 먹어야 할까? 라는 질문이다. 사무실 주변의 식당을 벌써 5개월이 넘게 헤매고 있지만, 딱히 입맛에 드는 음식이 흔치가 않다. 오늘(5월 14일) 도의회에 들렸다가 일행들과 함께 옛날식 짬뽕을 파는집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 보았다.

 

봄비도 내리는 후줄근한 날. 따듯한 국물이 일품이라는 옛날식 짬뽕을 한다는 집으로 찾아갔다.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골목에 후줄근한 식당이다. 세지로 243번길 ‘대흥각’이라는 중국집이다.

 

 

 

돼지고기까지 곁들인 짬뽕

 

옛날 어릴 적에 먹던 짬뽕에는 돼지고기가 들어있었다. 학생 때 참 많이도 먹던 자장과 짬뽕이 아니던가. 지금도 그 때의 맛을 놓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마도 그 시절이 그리운 이유도 있을 것이다.

 

식당 안에 들어가니 한 편에 목이 부러진 선풍기를 받침대를 만들어 바람을 낼 수 있도록 하였다. 그것만 보아도 이 집이 상당히 오래 된 집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간판에는 ‘30년 전통의 자장면’이라고 했다. 두 노인 양주가 운영을 하는 집이다. 식당 안에 테이블은 고작 4조. 그것도 비좁다.

 

 

30년 동안 한 자리에서 장사를 한다는 대흥각의 실내와 선반에 올려놓은 목부러진 선풍기

 

한편으로는 방이 길에 자리를 잡고 있다. 3사람이 들어가 짬뽕 2 그릇과 자장 1 그릇, 그리고 군만두를 시켰다. 식당 안을 둘러보아도 어림잡아 상당히 오래된 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차림표는 그동안 몇 번을 고쳤는지 흰 종이로 요금표를 써 붙여놓았다. 짬뽕은 4,500원, 자장은 3,500원, 그리고 군만두는 4,000원이다.

 

겉보기와는 다른 담백한 맛

 

답사를 다니다가 보니, 그동안 얼마나 많은 식당을 거쳤는지 헤아릴 수가 없다. 전국의 내노라 하는 집들도 상당히 들려보았다. 그러면서 늘 생각하는 것은, 겉만 보고 음식의 맛을 판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겉보기와는 달리 상당히 감칠맛 나는 음식들이 상당히 많았기 때문이다.

 

 

군만두와 짬뽕

 

먼저 군만두가 나왔다. 그런데 일반적인 군만두와는 다르게 색이 짙다. 그리고 껍질도 상당히 단단하다. 그래도 한 입 베어 물었다. 만두 속이 실하게 차 있다. 집에서 직접 만들었다는 군만두이다. 맛이 담백하다. 이어서 나온 짬뽕은 양이 푸짐하다. 딴 집의 두 배는 양이 될 것만 같다.

 

야채를 잘게 잘라 넣어 끓여서인가? 야채의 양이 상당한데도 거북하지가 않다. 바로 뽑는다는 면발도 상당히 쫄깃하다. 돼지고기며 홍합, 그리고 각종 해산물들이 들어있다. 먹으면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그러면서도 전혀 느끼하지가 않다. 기름을 최고로 좋은 것을 쓰기 때문이란다. 30년 전통의 맛은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쫄깃한 면발에 돼지고기까지 곁들인 담백한 맛을 내는 짬뽕

 

비가 오는 날 우연히 찾아들어간 30년 전통의 자장면집. 물론 짬뽕 한 그릇을 맛있고 배불리 먹고 나왔지만, 가격 또한 착하다. 30년이란 세월을 그렇게 한 곳에서 장사를 하신 분들이니, 오죽이나 정성스레 음식을 만드실까? 다음에 이 집을 찾아갔을 때는 시간을 내어 두 분 어르신의 살아오신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아야겠다. 비가 오는 날 담백한 맛에 취한 짬뽕 한 그릇. 그래서 세상은 살맛이 나는 것인지. 짬뽕 한 그릇이 준 행복함이다.

(주) 짬뽕을 먹어가며 휴대폰으로 찍었더니 사진이 질이 안 좋습니다. 알아서 보아주세요^^ 

수원 영통구 영통동 영덕대게 전문점

흔히 시쳇말로 이런 말을 한다. ‘누구도 먹는 데는 치사했다’는 말이다. 이 말은 그만큼 사람들은 먹거리에 신경을 쓴다는 말이다. ‘다음 뷰’ 등 포털이나 일간지, 심지어는 방송까지 먹을 것 소개 일색이다. 가끔 그런 정보를 믿고 찾아갔다가 낭패를 당하기도 한다. 아마도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12월 13일, 아우가 요즈음 한창 ‘활문어’가 제철이라고 한다. 활문어라면 살아있는 문어를 말한다. 낙지 정도야 산 것을 얼마든지 먹을 수 있지만, 큰 문어가 살아있는 것을 먹으려면 좀 그렇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나 역시 먹는 데는 조금 치사했던 모양이다. 두말 않고 따라나섰으니 말이다.


살아있는 해산물만 취급하는 전문점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 1040-6번지 영덕대게 전문점. 사실 은근히 기대를 하고 간 것은, 대개 한 마리 먹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예전에 영덕에 가서 대게를 물어보았다가 한 마리에 이십 만 원이라고 하는 바람에, 입맛만 다시다가 돌아선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것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이 집은 신선도를 제일로 치는 집이라고 한다.

수족관에는 꽃새우, 대게, 활문어, 골뱅이 등 살아서 수족관을 가득 채운 활어 들이 차 있다. 바닷물을 사용해 신선도를 유지한다는 이 집의 수족관 온도를 보니 2.9도C이다. 3도 정도에서 보관을 해야 한다는 이 해물들은 기온이 높아지면 전부 죽어버린다고.




수족관 안에 있는 생물들입니다. 유리를 통해 찍어서 선명하지가 않지만, 분위기만 느껴 보시라고...

수족관을 들여다본다. 싱싱한 대게들이 서로 엉켜있다. 그 위에는 동해에서 잡혔다는 꽃새우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 집에서는 닭새우도 먹을 수 있다고 하는데, 이 날은 닭새우가 들어오지 않았다고 한다. 꽃새우는 독도 인근 심해에서 잡히는 것으로, 청정지역의 해물로 손꼽힌다. 한편에는 걸망에 담긴 문어가 움직이고 있다. 저 녀석 조금 후의 운명을 모르는 것인지. 그 모습을 보면서 침을 ‘꿀꺽’ 삼킨 나야말로, 정말 속물이 틀림없다.

이 집의 특징은 밑반찬이 많이 없습니다. 자칫 해물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색깔 좋은 문어가 입안에 넣으면 그대로 사라진다는....


영덕대게 전문점에서 먹는 활문어의 맛

이 집의 특징은 밑반찬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쌈을 싸먹는 <날김>과 해초라고 하는 <꺼시래기>, 그리고 곰피라고도 하는, 썰물대 낮은 곳에 서식하는 다시마과의 갈조류인 <쇠미역> 등이다. 그리고 초장과 과일 샐러드, 따끈한 미역국 정도이다. 이렇게 밑반찬을 많이 놓지 않는 이유가 있단다. 밑반찬을 많이 놓으면 정작 활문어의 맛을 제대로 볼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 또힌 입이 닿도록 이야기를 하는 음식물 찌꺼기를 줄이기 위한 방법이라고도 한다. 괜히 손님들이 잘 먹지도 않는 밑반찬 잔득 차려놓아야 잔반만 많이 남아, 괜한 찌꺼기만 배출하게 된다는 것. 

잠시 후 접시에 담아 문어가 나왔다. 살짝 데친 문어를 김에 놓고, 거기다가 쇠미역과 꺼시래기를 함께 올린 후 초장을 찍어 입에 넣어본다. 찬찬히 씹으며 음미를 해보니, 동해바다가 입 안에 가득하다. 제철이라고 하더니, 과연 그 맛인지. 그저 쫄깃한 문어가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남들은 음식 평을 하라고 하면, 글을 잘들도 쓴다. 하지만 나야 맛에 대해서는 표현력이 부족하다고 늘 생각한다. 이럴 때를 대비해 좋은 말이라도 미리 배워둘 것을. 그 문어의 쫄깃한 맛을 다 보기도 전에 골뱅이를 삶아 내왔다. 이 맛은 또 다르다. 살아있는 것을 그 자리에서 데쳤으니, 그 싱싱함이야 두말할 필요가 없다.

영덕대게 전문점에서 맛본 문어와 골뱅이. 요즈음 이 집을 찾는 단골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것은 활문어라고 한다. 아마도 제철에 바닷가까지 가지 않아도 본 맛을 볼 수 있기 때문인 듯하다. 이런 종류의 해물들은 가격이 정해져 있지 않다. 들어오는 가격이 매일 다르다보니, 제일 좋은 가격이 ‘싯가’라는 이야기이다.


그때그때 달라진다는 살아있는 것들. 요즈음 대충 시세가 꽃새우는 1kg에 13만원, 대게는 10만원 정도이며, 문어는 7만원, 골뱅이는 6만원 정도라고 한다. 아우 때문에 맛본 문어와 골뱅이. 아마도 며칠은 그 맛이 입안에 감돌고 있을 듯하다. 전문점에서 먹는 맛이란 그래서 다른 것인지. 정말로 소중한 분들의 만남이나, 집안에 경사가 있을 때 추천하고 싳은 집이다.



(주) 영덕대게 전문점은 사전에 예약을 해야 이용하기가 수월하다. 특히 평일보다는 주말이나 휴일이 이용하기가 좋다고 한다.

(예약전화) 031) 206 - 2567 / 영통 수원우편집중국 건너편 골목

저녁에 사람을 만나서 밥이라도 먹으며 담소를 하고자 하면, 딱히 어디로 가야 좋을지 난감할 때가 있다. 전국을 이곳저곳 답사를 할 때는, 더 더욱 먹을 것 때문에 곤욕을 치루기도 한다. 낯선 곳이라 어느 집이 음식을 맛깔스럽게 하는 집인지, 선뜻 문을 열고 들어서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입이 까다롭지 않은 나로서는 그저 적당히 맛이 있어도, 하루 종일 걷고 난 다음 먹는 음식은 꿀맛일 경우가 있다. 워낙 음식의 맛에 대해서는 남들처럼 미식가가 아닌 나이기에, 항상 정해놓고 음식점을 드나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나지만 전국을 다니면서 몇 집은 나름대로 잘 찾아가는 곳들이 있다.


수원 영통의 장수 돌 곱창

수원 인근에서는 나름대로 몇 집의 단골집들이 있다. 음식 맛도 좋으려니와 주인장의 후덕한 마음 씀씀이 때문이다. 언제 찾아가도 항상 손님들로 북적거리는 집이지만, 늘 살갑게 맞아주는 안 주인장의 따스한 마음이 사람을 편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 1036-4번지에 소재한 ‘장수 돌 곱창’ 집은, 국내산 횡성 한우를 이용해 조리를 하는 곱창집이다. 음식의 종류야 이것저것 몇 가지가 있지만, 내가 즐겨먹는 것은 ‘마늘곱창구이’와 '곱창전골'이다. 불판에 횡성한우 곱창 안에 통마늘을 넣어서 맛을 낸 것인데, 잘 익은 것을 한입 베어 물면 마늘의 향이 입안에 가득차는 것이 좋다.



이 집 마늘곱창구이의 특징은 심한 마늘 냄새가 불편하지 않다는 것이다. 거기다가 함께 불판 위에 올라오는 대창은, 찧은 마늘을 넣어서 건강에도 좋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랄 수밖에.

몸에 좋고 독성을 해소하는 곱창

곱창이 좋다는 것은 모두가 다 아는 일이다. 『동의보감』에는 곱창의 효능을, 「정력과 기운을 돋우고, 비장과 위를 튼튼히 해준다. 오장을 보호하며, 어지럽증(혈압)을 다스리는 효과가 있다. 당뇨, 술중독, 몸의 독성해소, 장내해독, 이뇨, 피부미용, 피로회복, 골다공증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하였다.




『본초강목』에도 「음식의 성질로는 온하다고 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비위를 보호하고 게우거나 설사하는 것을 멎게하고, 소갈과 수종을 낫게한다」고 적고 있다. 이러한 곱창에 마늘까지 들어있으니 그야말로 금상첨화이다. 영통 장수돌곱창 집은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집을 찾는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맛도 맛이지만, 주인과 종업원들의 살가운 손님맞이가 더 마음에 든다’고 한다.

사람 사는 맛을 느끼게 하는 집

그래도 전국을 다니면서 꽤 많은 음식을 맛본 나이다. 그런데도 영통 장수돌곱창 집을 찾아가면 늘 기분이 좋다.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하면 더 더욱 편해지는 것이 이 집의 특징이다. 12월 7일, 오후에 들린 집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손님들로 북적인다. 그 많은 사람들로 종종걸음을 치면서도, 한 사람도 그냥 지나치지를 못하는 것이 이집 주인의 심성이다.




항상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지만, 늘 웃음 띤 얼굴로 맞아준다. 장수돌곱창은 그야말로 사람 사는 정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주는 집이다. 요즈음에는 두 곳에 체인점을 냈다고 한다. 이젠 어엿한 체인망을 갖춘 본점인 셈이다. 부부가 정말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이더니, 이젠 체인망까지 갖추는 모양이다. 그도 기분 좋은 일이다.

고단백 저 콜레스테롤 성분인 곱창. 씹는 맛도 일품이지만 술안주로 함께 먹으면, 분해작용이 뛰어나 위벽 등을 보호한다고 한다. 이러한 곱창에 20여 가지의 각종 양념을 첨가해 맛을 더했다. 맛이 고소하고 쫄깃해 씹는 맛이 일품인 수원 장수돌곱창. 사람들과의 만남이 있을 때 찾아가면 좋을 듯하다. 작은 방도 준비되어 있어, 늘 편하게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수원지역의 맛집을 소개하라고 한다면, 그 중 몇 안 되는 집 중 한곳으로 늘 추천하는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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