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다’ ‘없다’라는 말을 한다. 과연 전주에는 굴뚝 공원이 있을까? 대답은 ‘있다’이다. 그 이름이 굴뚝 공원은 아니다. 본 이름은 <태평문화공원>이다. 그런데 왜 ‘굴뚝공원’이란 이름으로 불리워질까? 그것은 공원 안에 있는 조형물들이 굴뚝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름은 바로 ‘비빔밥공원’이기도 하다.

왜 비빔밥공원이라고 할까? 그것은 전주가 비빔밥의 고장이라서가 아니라, 이 공원 안에 비빔밥에 대한 내력을 적은 석조물이 서 잇기 때문이다. 즉 한편은 굴뚝공원이요, 또 한편은 비빔밥 공원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태평공원 입구를 들어서면 비빔밥상징원이라 쓴 조형물을 발견할 수 있다.



전주 태평문화공원의 정문과 담장의 문양

비빔밥거리에 있는 태평문화공원

조형물 앞에는 커다란 소 한 마리가 서 있고, 그 안 담벼락으로 만든 조형물에는 전주비빔밥에 대한 내력이 소개되어 있다. 비빔밥은 밥에다가 육회나 쇠고기볶음, 튀각과 나물 등을 넣어 잘 섞어 비벼먹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음식 중 하나이다. 비빔밥에 대해서 처음으로 기록한 문헌은 19세기 말에 나온 작자미상의 『시의전서』이다.

이 책에는 ‘부븸밥’이라 하였으며, 밥에 나물과 볶은고기, 튀각 등을 넣고, 기름과 소금을 섞어 잘 비벼서 먹는다고 하였다. 비빔밥이 언제부터 전하여졌는지는 확실치가 않다. 그러나 궁중음식에서 유래했다고도 하고, 제사를 마친 후 여러 가지 음식을 담아 음복을 한데서 비롯했다고도 한다.



정문 안으로 들어가면 비빔밥상징원이 있고, 비빔밥에 대한 설명을 한 조형물이 있다.

또 일설에는 묵은 음식을 처리하기 위해, 남은 음식을 섞어서 먹기 시작했다고도 한다. 또 한 가지는 농번기 유래설도 전하고 있다. 바쁜 농사철에 반찬을 가려가면서 먹을 수가 없으니, 한꺼번에 모두 섞어서 먹기 시작한 것이 바보 비빔밥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네 가지 유래설 가운데, 농번기 유래설이 가장 그럴듯하다는 생각이다.

연초제조창에 자리한 공원

중간에 친 담벼락 밑으로 들어가면 태평정이 보인다. 그리고 그 앞으로는 물안개를 피워내는 연못이 있다. 이곳에는 굴뚝조형물들이 서 있는데, 예전 구중궁권이라도 들어 온 느낌이 든다. 왜 이렇게 굴뚝 조형물을 만든 것일까? 그것은 이 공원을 조성한 자리가 1921년에 연초의 경작, 수납, 제조, 판매를 하는 ‘원동아 연초주식회사’ 전주공장이 들어서 있던 자리이기 때문이다.




안으로 들어가면 갖은 형태의 굴뚝과 호랑이가 담배피우는 조형물이 있다.
 
이곳에 이렇게 굴뚝의 조형물을 설치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당시 연초제조창의 대형 굴뚝은 전주의 랜드 마크였다는 것이다. 또한 하루에 세 번씩 울리는 사이렌은 시계와 다름없는 고마운 존재였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연초제조창 자리였던 이곳을 공원으로 조성을 하고, 그 안에 갖가지 굴뚝을 세워 아름다운 미를 추구하였다.

공원 안에 정자 태평정은 낙서정

이 공원안에 자리한 작은 정자는 현판에 ‘태평정’이라고 써있다. 아마도 이곳이 태평공원이니 그렇게 이름을 붙였을 것이다. 단청을 하지 않은 소박한 정자는, 이곳에 서있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굴뚝에 비해 참으로 초라한 느낌이다. 정자를 돌아보기 위해 계단을 올랐다.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 담배꽁초에 쓰레기들. 정말 한심하기 그지없다. 뒤편에는 아파트가 있고 그 아파트에서라도 사람들이 볼 텐데, 이렇게 더럽혀져 있다니 이해가 가질 않는다.

더욱 황당한 것은 정자에 쓰인 낙서들이다. 초등학생들이 갈겨 쓴 듯 욕지거리가 태반이다. 도저히 쳐다보기가 민망할 정도의 낙서들이다, 어디 한 곳 빈틈이 없을 정도로 들어찬 낙서. 어떻게 이렇게 관리를 했을까? 좋은 뜻으로 예산을 들여 아름답게 지어진 공원이라면, 사후관리라도 철저하게 해주었다면 좋았을 것을.




공원 안에 자리한 정자에는 담배꽁초와 쓰레기, 그리고 온통 낙서투성이다.

아름다운 공원. 그리고 전주의 자랑거리로 삼을만한 특별한 공원. 그런 공원이 이렇게 방치가 되고 있다는 것에 부끄럽기만 하다. 주변에는 고층아파트가 서 있고, 그 앞에 이렇게 아름다운 공원이 잇는데, 그 안에 정자는 참으로 불결하기만 하다. 하루 빨리 시정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