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한 밤중에 자다가 일어나 연탄을 갈아야 하는 일은 참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 때는 왜 그렇게 꼭 한 밤중에 불을 갈아야했는지 모르겠다. 하긴 하루에 연탄을 두 번은 갈아야 했으니 꼭 한 밤중에 일어나지 않으면 안됐기 때문이다. 지금에야 그런 기억조차 가물거려 어떻게 긴 겨울을 지냈는지 생각도 나질 않는다.

 

수원출신 1969년생 모임 '69수원' 회원들이 126, 팔달구 지동에서 사랑의 연탄 나눔 자원봉사를 진행했다. 현재 지동일대에는 아직 연탄보일러를 사용하는 가구들이 많이 있고, 그중에서도 저소득 노인세대가 많기 때문에 69수원에서는 이런 특성을 고려하여 지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추천한 독거노인 2가구에 연탄 각 300장씩 전달하였다.

 

9일에는 경기문화재단 경기상상캠퍼스와 BNI스튜에드 직원들 15명이 지동을 찾아왔다. 이들은 이날 연탄 1,000장을 세 가구에 가구당 330장씩 배달했다. 이날 연탄을 받은 집은 팔달구 중부대로 125에 거주하는 이종성()씨와 팔달구 창룡문로 71에 거주하는 이명순(), 그리고 팔달구 팔달문로 571번길에 거주하는 고정자() 어르신 등이다.

 

 

연탄에 얽힌 사연, 나만은 아니다

 

6, 지동 연탄 나눔 봉사는 69수원 회원 15명이 참여하였다. 회원들은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연신 웃음을 지어보이며 즐겁게 봉사활동을 마무리 했다. 봉사에 참여한 박종배(현 한국투자증권 노조위원장) 69수원 회장은 "작은 나눔을 통해 겨울나기가 어려운 이웃들의 마음이 따뜻해지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69수원'은 수원에서 나고 자란 1969년생 70명의 회원으로 구성되어있으며, 매월 1회 수원시 장애인종합복지관 급식봉사 및 연말연시 이웃돕기 기부활동 등 꾸준히 지역사회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마음이 따듯한 사람들의 모임인 '69수원'은 늘 우리 이웃의 어려운 가정들을 챙기고 있다. 그들이 돋보이는 것은 함께 살아가는 복지수원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9일 경기문화재단 경기상상캠퍼스(이성열 차장)BNI스튜에드(백현수 대표) 임직원 등 22명은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지동을 찾았다. 경기상상캠퍼스와 입주단체 자원봉사 활동으로 이루어진 이날 연탄봉사는, 저소득 장애인 가정과 치매노인이 살고 있는 집, 그리고 고령의 노인가구로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집 등을 선정해 연탄봉사를 하였다.

 

 

아직도 연탄 사용하는 집 많은 지동

 

팔달구 지동은 원도심이다. 이곳은 문화재보호구역이기 때문에 내집이라도 마음대로 손을 댈 수가 없다. 연탄아궁이를 도시가스로 교체하는 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지역 주민들은 "낙후된 원도심인 지동은 40~50년 주택이 대부분이다. 그런데도 마음대로 집수리조차 할 수 없다면서 문화재 보호구역을 해제해야 한다"고 볼멘소리를 내지만 국가의 정책이라 그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고정자 어르신은 겨울에 나려면 연탄이 400장 정도 필요하다면서 그래도 이렇게 도움을 주고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고 하신다. 어르신은 집이 워낙 오래되었기 때문에 한기가 심해 방에다가 연탄난로를 설치했다고 하신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연탄가스가 걱정된다. 어르신이 밤에 연탄불을 갈다가 다치는 일이 없어야 할 텐데 걱정이다.

 

결국 연탄아궁이를 사용하는 원도심의 기옥들은 남들이 도시가스를 이용해 추은 겨울을 따듯하게 날 때도, 자다가 일어나 연탄불을 갈아야한다. 미처 잠이 깨지 않아 불이라도 꺼지면 그보다 난감한 일이 없다. 밤새 떨면서 잠을 청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생활이 어렵다보면 연탄을 아낀다고 하다가 불을 꺼트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런 가정에 한 겨울을 날 수 있는 연탄 300장은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상상캠퍼스 관계자는 상상캠퍼스 입주업체들과 날짜를 정해 연탄봉사를 하고 있다면서 경기문화재단 전체 인원이 연탄봉사를 하는 것이 아니고, 금액을 정해놓고 각 팀별로 날을 잡아 봉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상상캠퍼스는 9일 지동 연탄봉사가 올해 처음시작이라고 한다.

 

쌀쌀한 날씨에 추위도 아랑곳 하지 않고 봉사자들이 연탄을 나르는 것을 보고 있던 한 주민은 "이렇게 마음이 따듯한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우리들이 없이 살아도 외롭지가 않다"고 한다. 한 겨울을 따듯하게 날 수 있는 연탄봉사. 연탄 300장이면 한겨울 추운날씨에 세 달을 견딜 수 있다. 올 겨울도 따듯하게 보낼 수 있도록 더 많은 어려운 집에 혜택이 돌아가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어릴 적 한 밤중에 자다가 일어나 연탄을 갈아야 하는 일은 참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 때는 왜 그렇게 꼭 한 밤중에 불을 갈아야했는지 모르겠다. 하긴 하루에 연탄을 두 번은 갈아야 했으니 꼭 한 밤중에 일어나지 않으면 안됐기 때문이다. 지금에야 그런 기억조차 가물거려 어떻게 긴 겨울을 지냈는지도 가물거린다.

 

7일 아침 수원시 팔달구 지동 골목이 시끌벅적하다. 전날 밤에 차로 실어다가 쌓아놓은 연탄에 여기저기 한 뭉텅이씩 쌓여있었다. 그 연탄을 집안으로 날라다가 쌓는 것이다. 한 집에 300장씩 모두 20가구에 연탄을 날라다 준다. 골목에는 길에 줄을 선 사람들이 열심히 연탄을 건네주고 있다.

 

 

300장씩 20가구에 연탄 전달

 

연탄을 날라다 쌓는 사람들은 신협 직원들이라고 한다. 모두 20가구에 연탄배달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에 소재한 신협의 직원 200명이 이른 아침부터 지동으로 모였다. 한 집에 10여 명씩 줄을 지어 연탄배달을 하는 사람들의 이마에 땀이 맺힌다. 날이 춥지가 않아 다행이라고 한다.

 

저희 신협에서는 매년 이렇게 300장씩 20가구에 연탄을 드리고 있어요. 올해도 6,000장을 나누어 드리는 것이죠. 하루에 2장씩 때면 한 5개월 정도 땔 수 있고, 3장씩 때면 3달 반 정도 땔수 있으니, 한 겨울은 나실 수가 있을 겁니다.”

 

 

심필자 봉사팀장의 인솔로 집집마다 나누어 줄을 서서 연탄배달을 하는 사람들의 표정은 밝기만 하다. 열심히 연탄을 나르고 있는 한 직원은 쉬는 날 이렇게 봉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보람차다고 말한다.

 

이 연탄이 가격으로 치면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래도 이 연탄도 구입할 수 없는 분들이 계시잖아요. 그분들에게 한 겨울을 따듯하게 나실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니 나름 보람된 일인 듯해요

 

정말 고마운 분들입니다.”

 

주로 홀몸어르신들이 사시는 집에 연탄을 배급하고 있다고 한다. 지동은 타 지역에 비해 연탄을 때는 집들이 많은 곳이다. 문화재보호구역 안에 들어가 있어 집을 증축하거나, 개량을 한다는 것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곳이다. 거기다가 좁은 골목길들이 많아 도시가스도 들어가지 않는 집들이 상당수가 있다.

 

그런 지동을 매년 찾아와 이렇게 연탄을 나누어주고 있는 사람들. 창룡문로 일대 여기저기 연탄배달을 하느라 줄을 섰다. 그 중에는 봉사를 하고 싶어 왔다는 어린학생들도 보인다.

 

 

저희가 연탄을 나누어 드리는 집들은 봉사단체에서 선정을 했다고 해요. 지동에 20가구의 홀몸어르신들이 계시는 집들을 선정하고 난 후, 저희 신협으로 통보를 하시면 그 집에 연탄을 날라다 주죠

 

좁은 집 앞에 차까지 주차가 되어있어 연탄 나르기가 수월치 않지만, 그래도 불평 한마디 없이 열심히 연탄을 나르고 있다. 연탄 배달을 마친 일행이 정리를 하고 떠나려하자, 뒤따라 나오신 어르신이 연신 고맙다고 인사를 하신다.

 

정말 고맙죠. 올 겨울을 따듯하게 날 수 있도록 이렇게 300장이나 되는 연탄을 그득하게 쌓아놓았으니, 올 겨울은 춥게 살지 않아도 되겠네요.”

올 겨울은 유난히 추울 것이라고 했는데, 이런 따듯한 손길들이 있어 훈훈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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