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대왕 능행차, 개막공연 ’, 음식문화축제는 전면취소

 

56회 수원화성문화제가 아프리카 돼지열병의 확산으로 인해 대폭 축소되었다. 수원화성문화제추진위원회 김훈동 공동위원장은 30일 오후 3, 수원시청 브리핑 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2019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연 경기구간을 전면 취소한다. 그 외에 시민들이 주도적으로 여는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한 곳이라도 더 확진이 늘어나면, 56회 수원화성문화제 전체행사를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수원화성문화제추진위원회 김훈동 공동위원장은 수원시는 경기도의 수부도시로 화성문화제의 축소를 두고 추진위원들이 수많은 고심과 논의 끝에 아프리카 돼지열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정조대왕 능행차의 경기도·수원시 구간을 전면 취소하고, 56회 수원화성문화재는 대폭 축소하여 개최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아프리카 돼지열병의 확산 추이와 관계기관, 수원시민의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서울 창덕궁을 출발하여 경기남부지역인 화성을 관통하는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은 아프리카 돼지열병 확산을 방지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경기도와 뜻을 같이하여 전면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음식문화축제 부스는 전면 설치하지 않아

 

수원화성문화제추진위원회 김훈동 공동위원장은 수원화성문화제는 56년간 끊임없이 개최되어 온 축제로 시민추진위원을 중심으로 범시민 기부캠페인을 벌여왔다면서 많은 시민들이 기부에 적극 동참하여 올해 목표 4억 원 중 3억 원 정도를 모금했으며, 지금도 기부를 하겠다고 의사표시를 하는 시민과 단체들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행사가 대폭 취소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으면 시민들이 기부를 하겠느냐고 물었다.

 

56회 수원화성문화제 행사 중 축소된 것을 보면 개막공연인 을 취소하고, 음식문화축제는 잔반처리 등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모든 음식부스는 설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수원화성문화제의 백미인 정조대왕능행차 역시 아프리카 돼지열병의 확산방지를 위해 취소하겠다는 것이다.

 

김훈동 공동위원장은 돼지열병으로 인한 축산농가의 두려움과 확산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면서 돼지열병이 추가로 발생할 경우에는 수원화성문화제 행사 전체를 전면 최소하겠다면서 앞으로 수원화성문화제가 시작하는 3일까지 더 이상 확산이 되지 않기를 간곡히 바라고 있다고 했다.

 

시민들의 축제는 예정대로 진행할 것

 

김훈동 공동위원장은 시민들의 성금을 내서 마련한 시민들의 축제는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면서 그 외에 행사는 돼지열병과 관계가 없는 것은 진행하고, 조금이라도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이 들면 모두 취소시켰다고 했다. 기자보고회를 마친 후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가졌다.

 

기자들은 축소보다는 전면 취소를 해야 옳지 않은가?”. “행사 취소로 인한 손실은 얼마나 발생했나?‘, ”공동재현은 얼마나 많은 지자체가 참여하는가?“ 등에 대해 물었고, 김훈동 공동위원장은 최선을 다해 손실을 막고, 가급적이면 시민들이 기금을 모아 진행되는 축제는 진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더 이상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확산되지 않도록 130만 수원시민과 함께 간구한다면서 보고회를 마쳤다.

 

5일 오후 1시가 조금 지나 수원시 팔달구 매향동 수원천 위에 걸린 매향교로 파발마들이 달려왔다. 정조대왕이 화성 행궁으로 납신다는 파발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세 필의 말은 그렇게 대로를 달려 행궁 앞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뒤이어 많은 무리들이 행궁을 향해 열을 지어 행진을 했다.

 

218년 전 정조대왕은 개혁정신과 당대 과학의 힘을 집대성하여, 자연과 가장 잘 어울리는 화성이라는 아름다운 성을 축조했다. 이 성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가 되었으며, 사적 제3호로 지정이 되었다. 화성은 정조대왕의 지극한 효심과 개혁사상의 산물이다. 강한 국권을 지향하던 정조대왕은, 가장 강한 군대인 장용외영의 무사들을 훈련시켜 이 화성을 지키게 만들었다.

 

 

수시로 화성 행궁으로 행행을 한 정조

 

조선조 제22대 임금인 정조대왕은 재위 24년간 총 66회의 행행을 하였다. 이는 1년 평균 약 3회 정도를 행행을 하였다는 것이다. 정조대왕의 행행은 아버지인 장헌세자의 묘소 참배가 그 절반을 차지하였다. 1789년에 아버지인 장헌세자(=사도세자)의 묘를 양주 배봉산에서 화산으로 이장하여 현륭원(顯隆園)’이라 칭하고, 해마다 1월 혹은 2월에 신하들을 거느리고 원을 참배하였다.

 

<원행정례>에 의하면 정조대왕이 현릉원으로 원행을 할 때는 창덕궁 돈화문을 나서 수원 현릉원의 원소재실까지의 지명과 행궁, 교량 등을 순서대로 나열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그 밑에 2행으로 지역 경계나 지역 간의 거리를 기록해 놓았다. 이 원행정례에 의하면 시흥로의 경우 전 노정의 길이는 83, 교량 24곳이라고 밝히고 있다.

 

 

행궁 앞 상설 한마당 개막

 

5일 수원 화성 행궁일대는 일대 장관이 펼쳐졌다. 바로 능행차반차도에 기록된 8일간의 화산릉 행차가 재현이 된 것이다. 수원 화성 행궁 앞에서 1년 동안 펼쳐지는 화성행궁 상설한마당이 시작되는 날에 이루어지는 어가행렬로 인해, 주변은 사람들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룬다.

 

능행차반차도는 정조대왕이 어머니인 경의왕후(=혜경궁홍씨)의 환갑을 기념하여 아버지 장헌세자가 묻힌 화성 현릉원을 행차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능행차반차도는 정조대왕화성행행반차도또는 화성행차도라고도 한다. 반차도란 궁중의 각종 의례장면을 그린 그림을 말한다.

 

 

1795년 음력 윤 29일부터 16일까지 8일간 이루어진 정조대왕의 화성 행차에는 어머니인 경의왕후를 비롯하여 두 누이인 청연군주와 청선군주가 동행하였다. 그 외에 우의정인 채제공을 비롯하여 문무백관과 나인, 호위군사 등 6천명이 동원되었다. 정조대왕의 능행차반차도에는 이들 가운데 1,779명의 사람과 말 779필의 모습을 세밀하게 표현하였다.

 

파발 뒤에 이루어진 어가행렬

 

5일 이루어진 어가행렬은 연무대에서 화성 행궁까지의 길지 않은 거리에서 이루어졌다. 행렬 또한 약식으로 나타나기는 했지만, 그 장엄함은 그 적은 인원임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당시의 모습을 기억해내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먼저 말 3필이 정조대왕이 화성 행궁에 행차함을 알리는 파발로부터 시작이 되었다.

 

 

뒤이어 경기감사, 훈련대장 등 말을 탄 정조대왕 당시의 인물들이 지나고, 뒤편에는 말을 탄 정조대왕과 어머니인 가마에 오른 혜경궁 홍씨가 이어졌다. 주변에 구경꾼들에게 손을 흔들면서 행궁을 행해 가는 정조대왕과 혜경궁 홍씨의 모습을 촬영하기 위해 외국의 방송사들까지 촬영에 열심이다.

 

정말 멋있습니다. 이런 행렬은 수원이 아니면 어디서 볼 수 있겠습니까? 제가 수원시민이라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낄 만 합니다. 정말 행복하네요.”

 

길에게 어가행렬을 구경하고 있던 한 시민의 말이다. 이렇듯 행궁 앞 상설한마당의 개막일에 만난 정조대왕. 20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대왕의 백성사랑과 그 품위는 여전히 그대로였다.

 

100필의 말, 각양각색의 옷으로 치장한 1,800여 명의 사람들. 화성문화제의 꽃은 역시 능행차를 재현한 거리행진이었다. 공설운동장을 출발해 장안문을 거쳐 팔달문까지의 거리에는 구경꾼들로 인해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매년 능행차 연시를 보기 위한 사람들이 모여든 것이다.

 

화성문화제에서 이루어지는 능행차 연시는, 조선 22대 왕 정조가 어머니 경의왕후( 敬懿王后 : 혜경궁 홍씨 )의 환갑을 기념하여 아버지 장헌세자(사도세자)가 묻힌 화성 현륭원으로 행차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인 정조대왕화성행행반차도(正祖大王華城幸行班次圖) 또는 화성행차도(華城行次圖)를 재현한 것이다.

 

 

이 기록은 경의왕후(혜경궁홍씨)의 환갑잔치 내용을 치밀하게 기록한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에 김홍도의 책임아래 최득현 김득신, 이인문, 장한종, 허식 등의 자비대령화원들이 제작한 목판화가 남아 있다. 반차도란 궁중의 각종 의식 장면을 그린 그림으로써 행사에 참여한 문무백관이 임무와 품계에 따라 늘어서는 차례를 기록한 도표를 가리키며 반열도 또는 노부도라고도 부른다.

 

늘어선 행렬이 장관이었다

 

매년 느끼는 것이지만 정조대왕의 능행차 시연은 말 그대로 장관이었다. 거리에 늘어선 사람들마다 환호성을 울리는 것은, 200여 년 전에 이토록 화려한 행렬이 있었다는 것에 대한 찬사이기도 하다.

 

종합 운동장을 떠난 능행차 일행은 장안문에서 화성유수로 분한 염태영 수원시장과 노영관 수원시의회 의장, 그리고 시의원 등의 영접을 받는다. 그 뒤로는 어머니인 경의왕후와 누이동생인 공주들. 그리고 정조의 시위무사들인 자용외영의 군사들과, 취타대 등 옛 모습 그대로 재현한 일행 등이 뒤를 따랐다.

 

 

예전에 이렇게 많은 인원을 대동하고 화성 행궁으로 들어 온 정조대왕은 정말 대단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이렇게 화려한 행군을 보면서도 가슴이 설레는데, 200여 년 전에는 정말 대단한 행군이었을 것 같아요. 오늘 우리 수원이 정말 대단한 곳이라고 느꼈습니다.”

 

장안문 위에서 지나가는 행렬을 보고 있던 시민 정아무개(, 44)씨는 연신 감탄을 하면서 박수를 친다.

 

시민퍼레이드도 뒤따라

 

따듯한 복지도시 등 수원을 상징하는 문구와 각 주민센터에서 내 놓은 문구를 적은 깃발이 시민퍼레이드의 맨 앞장을 섰다. 언제나 시민퍼레이드를 느끼는 것은 이런 장관을 어디서 볼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수원은 역시 사람살기 좋은 곳이라고 극구 칭찬하는 한 블로거는 능행차 연시와 시민퍼레이드를 다 관람한 후 눈물이 난다고 할 정도였다.

 

 

시민퍼레이드는 화성에서 춤추다라는 제목을 달고 시작하였다. 시민, 대학생, 기업, 시장상인들, 해외관광체험단까지 총 50개 팀 2천여 명이 참가한 시민퍼레이드는 길가에 운집한 군중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다.

 

정말 대단합니다. 능행차 연시가 장관이라면, 시민퍼레이드는 재미를 주네요. 화성문화제는 전국 최고의 문화제입니다. 어느 도시에서 이렇게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를 하는 퍼레이드를 생각할 수 있겠습니까? 수원이기에 가능합니다. 그리고 수원이 하면 전 나라가 따라하지 않습니까? 생태교통, 화성문화제 이 모든 것을 함께 할 수 있는 도시는 우리 수원밖에 없습니다.”

 

구경을 하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을 갖는다는 한 시민은 박수를 얼마나 열심히 쳤는지 손바닥이 벌겋다고 보여준다. 수원시 22개 전통시장들의 연합회의 행진이 지나간다. 보부상 차림을 한 상인회장들이 이것저것 전통시장의 상징인 것들을 사람들에게 나누어준다. 시장상인연합회가 다가오자 장안문 앞에 모여 있던 일부 시민들이 달려든다. 매년 이렇게 장안문 앞에서 이것저것을 나누어 주었기 때문에, 미리 자리를 잡고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2시간 여 동안 감동과 재미를 준 정조대왕 능행차 연시와 시민퍼레이드. 맨 마지막에는 생태교통에서 선보인 탈거리들을 탄 외국인들과 시민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그리고 그 뒤편에는 화성열차에 탄 외국인들과 전기차를 탄 염태영 수원시장과 노영관 수원시의회 회장이 시민들에게 인사를 했다. 장엄함의 극치인 정조대왕의 능행차 연시는, 수원시민들에게 자부심을 만들어 주었다고 한 시민은 이야기를 한다.

 

수원화성문화제가 올 해로 반세기를 맞이했다. ‘50주년 수원화성문화제가 반세기를 맞은 기념으로 지난해까지 3일간이었으나, 올해는 927일부터 101일까지 5일간 열린다. ‘생태교통 수원2013’과 함께 101일에 동시에 막을 내리게 된다. 이번 화성문화제는 화성 행궁과 연무대 등 수원화성 일원에서 성대하게 거행이 된다.

 

수원화성문화제는 정조대왕의 효심과 부국강병의 원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화성을 축조한 세계문화유산이자 사적인 화성 등에서 열리게 된다. 이번 50주년 문화제에서는 정조대와의 을묘년 화성원행에 따른 정조대왕 능햍차를 비롯해, 혜경궁 홍씨의 진찬연, 무예종합 총체공연인 야조, 과거시험 등 다양하게 펼쳐질 예정이다.

 

 

1964년 화홍문화제로 시작

 

1964년 화홍문화제를 시작으로 올해 반세기를 맞이한 수원화성문화제는,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수원화성, 꿈을 펼치다! 시민과 함께하는 소통의 울림 50이란 주제 아래 5대 특별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국제자매도시인 베트남, 인도네시아, 루마니아, 중국, 일본 전통예술단 등 5개 단체 초청공연을 비롯해, 50주년 수원화성문화제의 시작을 알리는 봉화대 봉수의식과 수원화성 브랜드 공연 무예도보통지 선의 노래’, 수원화성문화제 50년사 사진 및 능행도 자수전과 생태교통 수원 2013과 수원화성문화제 홍보하기 위해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지난 14일 진행한 서울 홍보의 날등을 기획했다.

 

문화제의 대표행사는 조선시대 최대의 군사퍼레이드인 정조대왕 능행차 재현. 능행차는 각종 문헌 및 자문 등 고증을 통한 원형을 바탕으로 재구성했다. 정조대왕과 어머니 혜경궁 홍씨 그리고 1800여명의 군사와 신하, 100여필의 말이 참여한다.

 

능행차 후미에는 시민 퍼레이드를 진행한다. 대학생 동아리, 시민, 단체, 기업, 해외관광체험단 등 50개팀 2천여명이 참여하는 대형 거리 퍼레이드다. 특히 올해 시민 퍼레이드의 부제는 화성에서 춤추다로 흥과 춤에 초점을 맞춰 참여하는 사람들 외에도 퍼레이드 행렬을 보는 관람객 모두 흥겹고 신나는 퍼레이드로 진행된다.

 

 

개막연과 폐막연은 격조 있고 내실 있게 기획했다. 개막연은 정형화된 의전 위주의 개막행사에서 벗어나 전통적이며 새로운 형식으로 웅장하고 장엄한 시작을 알린다. 별도의 의식행위 없이 공연진행 중 자연스럽게 개막선언을 진행하며, 시민 50명이 참여하는 색소폰 연주, 최소리의 물불 퍼포먼스, 팝핀 현준 박애리, 경기도립국악단 협연으로 진행되는 뮤지컬 갈라, 축하 가수 강산에 등이 무대에 서며, 개막 불꽃축제로 환상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

 

생태교통 수원2013 폐막과 함께 막 내려

 

생태교통 수원 2013 폐막행사와 함께 진행하는 문화제의 폐막연은 솥뚜껑(핸드팬) 연주 및 BMX(묘기자전거) 전문공연팀의 화려한 볼거리를 시작으로 정조대왕의 상하동락사상을 바탕으로 한 창작공연 낙성연 행사를 펼친다.

 

 

문화제 기간 동안 눈길을 끄는 또 하나의 작품은 지난해 연무대와 창룡문 일원에서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던 총체공연. 수원시의 자랑거리인 무예24기 지상마상무예 기예를 중심으로 박진감 넘치는 대형야외공연으로 구성했다.

 

총체공연은 광활하게 열린 성벽 야외공간을 무대로 빛과 소리에 중점을 두고, 5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정조대왕의 을묘원행 야간군사훈련을 토대로 진행한다. 28일과 29일 오후 82차례 걸쳐 영상쇼, 마상쇼, 3D프로젝션맵핑, 레이저쇼 등을 통해 60분간 스펙타클한 장면을 연출한다.

 

정조대왕은 화성을 축성할 때, 직접 화성축성 장소까지 행차를 하기도 했다. <원행을묘정리의궤>에 보면 8일 간의 화성행차(1795년 윤 2월 9일 ~ 16일)에 참여한 사람들의 명단은 물론, 행차에 들어간 비용과 물품, 재료, 비용 등 하루의 일과를 자세히 적고 있다.

 

정조대왕은 사도세자를 모신 현릉원에 참배를 한 후, 8일간의 행차 중 넷째 날인 윤 2월 12일에 오후와 야간에 화성에서 두 차례 대단위 군사훈련을 한다. 이 군사훈련의 모습은 ‘성조(城操)’와 ‘야조(夜操)’라고 하여, 김홍도의 그림 ‘서장대 성조도’와, <화성성역의궤> ‘연거도’ 등에 자세히 그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연거도에 보면 횃불을 든 군사들이 성을 에워싸고 있으며, 성안의 집집마다 등불을 밝힌 모습이다.

 

 

이산 정조의 꿈인 야조

 

정조대왕은 왜 두 차례에 걸쳐 화성에서 군사훈련을 강행하였을까? 정조는 왕권강화를 위해 무단히 노력을 한 군왕이었다. 그런 정조가 문무백관을 거느리고 화성에 행차를 한 것도, 군사 훈련을 두 차례 실시한 것도 알고 보면 그 안에 내재된 사연이 있었을 것이다. 즉 친위부대인 장용영 외영의 1만 명이 넘는 군사의 막강한 군세를 보여주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당시 화성의 장용영 군사들은 팔달문 일대에 주둔하는 팔달위에 3,218명, 행궁 일대인 신풍위에 1,651명, 화서문 일대의 병력인 화서위에 3,028명, 장안문 일대인 장안위에 병력이 3,098명, 창룡문 일대의 병력인 창룡위에 2,906명이었다. 그 전체 병력이 자그마치 13,899명이었다.

 

 

이 많은 인원이 군사훈련을 했다고 하면, 그 위세는 실로 대단했을 것이다. 더욱 장용영의 군사들은 가장 무예가 뛰어난 군사들로 구성되었다고 하면, 그 훈련을 보면서 누구도 왕권에 대한 도전을 생각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 훈련자체가 실로 어마어마한 압박으로 다가왔을 테니 말이다.

 

제50회 화성문화재의 야조 이렇게 기대한다.

 

올해는 화성문화재가 반백년을 지난해이다. 그만큼 의미 있는 해이기도 하다. 하기에 올해 화성문화재에서 선보일 ‘야조’는 그야말로 수원시민들이 참여를 하고, 정조대왕의 애민과 강한 국권을 상징 할 수 있는 그러한 모습이 보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외형적으로 화려하게 포장을 한 야조가 아닌, 그야말로 내적인 면에 충실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렇게 정조대왕의 뜻을 야조에 보여주기 위해서는, 먼저 야조를 제대로 꾸밀 수 있도록 ‘추진단’이 필요하단 생각이다. 정조의 뜻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야조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고 있는 자문단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생태교통에 맞물려 열리게 되는 화성문화재에 많은 관람객들이 찾아들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보여줄 것은 다 보여주어야

 

조선 후기에 사용되었던 진법 중에는 ‘원앙진(鴛鴦陣)’이 있었다. 원앙진은 12명이 한 조를 이뤄 짜인 진법으로 대장 1명, 등패수 2명, 낭선수 2명, 장창수 4명, 당파수 2명, 화병 1명으로 구성되었다. 원앙진은 한 쌍의 원앙은 암수 중 한 마리가 죽으면, 남은 한 마리도 따라 죽는다고 한다.

 

원앙진은 만일 12명의 무사 중 한 명이라도 전사하여 패배를 할 경우, 남은 무사들도 모두 침하도록 하였다고 한다. 중국의 명나라 장수인 척계광이 왜구를 상대하기 위해 발명한 진법으로, 우리나라의 군제에서도 사용을 했다. 화성 행궁 앞에서 무예24기 시범단이 시범을 보일 때마다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원앙진이다.

 

장용외영의 무사들은 가장 강한 군제였다. 그들을 그렇게 강하게 만든 것도 알고 보면 무예24기의 훌륭한 무술도 있었겠지만, 이와 같은 원앙진 등이 있어 서로가 서로를 보호하면서 진법을 펼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러한 원앙진이 대거 등장한다면 그도 놀랄만한 위용을 자랑할 것이다. ‘학익진’이 아닌 ‘원앙진’이 보여야 한다.

 

 

야조는 군사훈련이다.

 

‘정조의 꿈’이라는 야조를 사람들에게 보여주면서, 뜬금없이 나타나는 도살풀이나 신칼대신무의 변형 춤이 나타난 지난 해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이 춤들은 모두 사람이 죽고 난후 넋을 위로하기 위한 춤이다. 그런 춤들이 장용외영의 군사들의 잔치에 나타나다니, 실로 아연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올해는 이런 화려한 포장보다는, 실질적으로 정조의 강한 국권을 상징하는 무예 24기에 중점을 두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상재와 검술 등의 강한 정조대왕의 국권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일이지 않은가?

 

더불어 시민들이 참여를 하는 야조이기를 기대한다. 성 안 주변에 횃불을 들고 함께 동참을 했던 시민들이 야조를 보는 시각이 남달랐다고 한다. 흡사 자신도 장용외영의 군사가 된 기분이었다는 것. 그러나 외지에 빼앗겨 버린 정조의 꿈이 사라진 야조를 보면서, 의식 있는 시민들은 모두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리고 군부대를 동원한다고 해도 더 정조의 야조다운 야조를 연출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화성문화재 50주년. 올해는 정말 ‘정조의 꿈’이 그대로 배어있는 강한 국권과 애민사랑이 깃든 그러한 ‘야조’를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사진은 수원시청 정책홍보담당관실 이용창님의 사진을 사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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