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거리를 걷다가 보면 재미난 모습들을 볼 수가 있다. 예전 같으면 그거 그러려니 하고 지나치겠지만, 요즈음은 나이가 먹어서인지 모든 것이 다 반갑고 새롭기만 하다. 이런 나를 두고 아우 녀석은 “형님도 많이 늙었나보네요. 이제 얼마 보지 못할 것 같으니 그런 것이 다 새록새록 재미가 있는 것인가 봅니다.”란다.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3월 17일(토) 오전에 취재를 나갔다가 행궁길로 접어들었다. 행궁길에는 지난해부터 조성한 화분이 길에 놓여있다. 오늘 보니 그 화분에 심겨져 있던 나무들이 다 사라져버렸다. 아마도 계절이 봄이다 보니, 딴 꽃으로 갈아 심으려는 것인가 보다. 그런데 그 화분 두 개에 참 낯선 것들이 놓여있다.



이런 풍산개 두 마리가 천연덕스럽게 화분 안에 들어가 있다. 배를 깔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보고 있는 두 녀석. 풍산개인 행궁이(암, 3개월)와 풍산이(수, 3개월)이다. 이 녀석들 안에 넣어두었더니 스트레스를 받아서 저희들끼리 치고 받는다고. 그래서 화분 위에 올려놓았다는데, 이 녀석들 아무래도 저희가 개 꽃인줄로 알거나, 아니면 전생에 꽃이었거나.



이 두 녀석들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녀도, 화분 안에서 나오려고 하질 않는다. 토요일 졸지에 행궁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인가가 좋아진 행궁이와 풍산이. 이 녀석들은 인가가 무엇인지를 알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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