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뒤에 오는 통증을 그림으로 승화시켜

 

전시관 안에 걸린 크지 않은 틀 안에는 온통 붉은 색들이 난무를 하고 있다. 연산홍인지 진달래인지 봄을 알리는 색들이 온갖 기묘한 암석들과 산들과 어우러져 지나는 행인들의 발길을 붙들고 있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길거리 미술관인 남문로데오거리 상인회(상인회장 김한중)에서 전시를 주관하고 있는 남문로데오갤러리에 걸린 작품들이다.

 

사막의 여행자에게

태양은 왜 그렇게 나쁜 동행자일까?

그리고 왜 태양은

병원 정원에서는 그렇게도 마음에 맞는 친구일까?

이 달빛 그늘 속에 있는 건

새들인가 아니면 물고기인가?

내가 마침내 나 자신을 찾은 곳은

그들이 나를 잃어버렸던 곳이다.(작가노트에서)

 

 

 

 

수술 후 오는 통증을 그림으로 승화

 

작가 안택근은 중앙대학교 조소과를 졸업 후 4번의 개인전을 수원미술관, 대안공간 눈, 단원미술관, 크로키 등에서 가졌다. 90년부터 국내외 공모전과 그룹전, 기획전, 동인전 등에 참여를 해왔으며, 수원미술관 전시기획 편집위원과 수원시 장식물 심의의원, 미술협회 조각분과장 등으로 활동을 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와 한국조각가회, 중앙조각회, 수원미술협회 회원이기도 하며, 한국미술협회 교육분괴위원을 역임하고 중앙조각회 신진작가전, 흠뻑전 등의 전시기획 및 커미셔너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 화성시 정남면 보통리에서 작업 중인 안택근은, 미술학원인 호우와 자명의 원장이기도 하다.

 

작가 안택근은 세 번의 수술과 오랜 병원생활, 지금도 지속적으로 삶의 익숙한 동행이 되어버린 통증으로 인해 작가의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고 한다. 작가는 주로 자연과 인간의 갈등관계, 문명의 끝없는 탐욕으로 인한 도시주거와 가족관계의 변화, 성과 소비문화에 대해 철저히 노동력이 밑바탕이 작업을 조각, 설치, 영상 등으로 개념적 접근을 통한 표현을 해왔다.

 

 

 

 

자연염료에 대한 관심이 봄 산을 표현하게 된 것

 

두 번의 수술은 그림을 그리고 작업을 한다는 일상의 생활에서 단절과 지속에 대한 불편을 주고 있다. 지난 2(2014) 겨울산을 주제로 드로잉과 수채화로 전시를 갖은 후 재수술과 지속적 통증으로 고통 받던 중, 병원 창밖으로 만화방창한 봄풍경을 내다보며 네루다의 말년 질문을 떠올리고 삶을 받아들이는 자세와 예술가에게 행복은 무엇일까를 생각해보았다.”

 

작가 안택근은 퇴원 후 쭉 관심을 기울이던 자연염료에 대한 관심을 작업실 주변에서 쉽게 채취할 수 있는 꽃이나 열매, 나뭇잎, 식물 줄기 등을 가지고 먹을 혼용하여 긋고, 찌고, 문지르고 하는 방법으로 봄 산을 표현하였다고 한다.

 

 

 

 

작가의 크지 않은 액자 안에 그려진 작품 속에는 온갖 붉은 자연염료를 갖고 그려 낸 그림들이 봄을 재촉하고 있다. 13일 오후에 찾아간 남문로데오갤러리 유리 전시관 안에서 만날 수 있는 작가 안택근의 화무십일홍은 그렇게 작가의 진한 고통을 승화시킨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다. 31일까지 열리는 안택근의 화무십일홍 전은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 751-12에 소재한 송산주차장 외벽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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