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자들 넋을 달래는 따듯한 길

 

신칼대신무는 막대에 한지를 오려 만든 신칼을 양 손에 들고 추는 춤이다. 신칼대신무는 고 이동안 선생이 재인청의 춤으로 알리면서 그 제자들에게 전승이 되어왔다. 그 유래는 예전 한 여인이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그리워하면서 추웠다고 한다(일설에는 여인이 공주였다고도 한다) 양 손에 잡은 신칼을 이리저리 휘두르는 이 춤은 엇중모리 장단에 맞추어 춤을 춘다고 해서 엇중모리 신칼대신무로 불린다.

 

수원의 행사에서 망자를 그리는 추모공연을 할 때는 빠지지 않고 추어지는 춤이기도 하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수원 연화장에서 화장을 하는 날도, 고 이동안 선생의 무릎제자인 고성주가 이 춤을 추었다. 6일 수원 화성 행궁 앞에서 오후 2시부터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공연인 따듯한 길에서 김복련에 의해 이 춤이 추어졌다,

 

 

소리꾼 김보미의 소리에 눈시울 붉혀 

 

오후 2시부터 신풍루 앞 가설무대는 큰 북을 놓고 마치 영혼을 깨우는 듯한 타고(打鼓)로 시작이 되었다. 공연은 경기도무형문화재 제8호 승무살풀이 보유자인 김복련을 비롯해 광개토 사물놀이 예술단, 전통예술단 호연, 소리꾼 김보미 등이 무대에 올랐다.

 

날이 무더운 탓인지 관람석보다는 그늘로 찾아 든 구경꾼들은 1시간 정도의 공연을 땀을 흘리며 구경을 했다. 수원문화재단(이사장 라수홍)이 주관한 이날 공연에서는 사물놀이와 관현합주를 광개토 사물놀이 예술단의 전통타악합주와 국악관현악단, 그리고 소리꾼 김보미 가 국악가요 꽃분네야인연등을 불렀다.

 

 

곱게 흰 한복을 차려입은 김보미가 소리를 하자 눈시울을 훔치는 사람들이 보이기도. 이 땅에서 다시는 이런 슬픈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는 한 관람객은

이렇게라도 해서 젊은 사람들의 원혼을 달래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도 아이들을 키우고 있지만 이번 세월호 참사는 정말 너무 심한 인재였다고 본다. 날이 덥긴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끝까지 보고 가야겠다.”고 하기도.

 

아직도 풀지 못한 한(), 하루 빨리 치유되길

 

30도를 웃도는 더운 날. 그리고 오후 2.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날인데, 무대에 올라 공연을 하는 사람들은 더 힘이 들것만 같다,.

시간을 오전에 하던지 오후 늦게 했었더라면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할 수 있었을 텐데, 이렇게 더운 시간에 공연을 하느라 공연자도 구경하는 사람들도 모두 힘이 드네요.” 연신 흐르는 땀을 닦아내면서 공연자 한 사람이 이야기를 한다.

 

 

행궁동에 살고 있다는 이아무개씨는

이렇게라도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공연을 해서 살아있는 사람들이 기운을 차렸으면 좋겠습니다. 그 아이들을 잊지는 말아야 하지만, 이렇게 모두가 힘이 빠져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요. 아이들도 그런 것을 바라지는 않을 것이고요라고 한다.

 

토요일이라 유난히 많은 외국인들도 구경꾼들 속에서 공연을 보고 있었다. 연신 통역을 하는 사람과 이야기를 주고받는 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해 물어보았다,

저 외국분이 독일에서 왔는데 사람이 죽어서 슬픈데 왜 춤을 추느냐고 물어보아서요. 살풀이나 엇중모리 신칼대신무는 사람이 죽어서 한이 맺히면 그것을 풀어주기 위해서 추는 춤이라고 설명을 해드렸어요.”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공연인 따듯한 길’. 이 공연으로 인해 희생자들의 넋을 달래고, 유가족들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추슬러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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